한입 코끼리
황경신 지음 / 큐리어스(Qrious)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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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때 『어린왕자』를 처음 읽었다. 영락없는 모자 그림을 보고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 그림이라고 박박 우기는 아이의 심리가 궁금했다. '도대체 그 마음을 어떻게 알아채라고?' 오히려 그 동화가 마음에 와닿은 것은 어른이 되고 나서였다. 어렸을 때와는 다른 부분이 마음에 들었고, 가슴 속에 소중한 문장 하나 남겨두기도 했다. 어른이 되고 나서도 여전히 『어린 왕자』를 주기적으로 읽게 되었다. 예전에 읽던 마음과 지금의 감동은 다르기 때문이다. 다양한 버전의 책을 읽으며 그때 그때 느낌은 다르다. 때로는 그림으로, 때로는 어린 왕자의 마음을 짐작하며, 여러 번 손에 집어들게 되는 책이다.

 

독특한 소설을 만났다. 제목은 『한 입 코끼리』인데, 여덟 살 소녀가 보아뱀을 만나 열여덟 편의 동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구성으로 되어 있다. 라푼젤,빨간 모자와 늑대, 헨젤과 그레텔 등 어린 시절 읽은 동화이지만 기억에 희미한 무언가를 다시 떠올리며 창의적인 상상력의 세계로 들어가본다.

 

이 책은 어른들을 위한 동화 이야기이다. 그러면서도 내가 원하던 류의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해하지 못했던 옛날 동화 속 이야기를 함께 생각해보기도 하고, 동화 속 문장을 다시 찬찬히 들여다보며 함께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이 책에 이런 문장이 있었나? 이 부분을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구나!' 아이와 보아뱀의 대화를 보다보면 저절로 웃음이 나기도 하고, 감탄하게 되기도 한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다 하지? 나의 상상력은 여전히 빈약하구나!

 

동화를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만, 바쁜 일상 속에서 동화책을 다시 손에 든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항상 뒷전으로 미루다보니 일 년이 금세 흘러가버린다. 이렇게 다른 책을 통해서 옛날에 읽었던 동화를 생각해보는 것이 정말 좋다. 동화를 통해 구성한 책을 읽고 싶었는데, 이 책은 내가 원하던 100%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정말 괜찮다, 마음에 든다.

 

[한우리 북카페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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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괜찮아요 - 소아정신과 의사 서천석의
서천석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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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부모에 의해 트라우마가 생긴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 더욱 상처를 입을 수 있는 것이 사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부모가 되면 생각처럼 아이를 잘 키우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엄마가 딸에게 한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너도 아이 낳아서 키워봐라. 딱 너같은 딸."

 

부모들은 제게 종종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제 자신이 너무 한심해요. 이렇게 부족한 제가 부모 노릇을 한다는 것이 우스워요." 그러면 저는 이야기합니다. "부족하지 않은 사람만 아이를 낳으면 아마 인류는 이미 멸종했을 것입니다." 어느 시대, 어느 나라의 부모도 완벽한 모습으로 아이를 낳고 키우지 않았습니다. 부족함은 부끄러운 것이 아닙니다. 그저 인간의 본래 모습입니다. (작가의 말 中)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세상의 모든 부모가 아이를 키우면서 완벽할 수는 없고, 상처를 주고 받으며 지낼 것이다. 힘들고 괴로운 때도 있지만, 행복하고 보람된 시간도 있기에, 아이와 어른은 함께 성장하며 삶을 채워가는 것이리라.

 

이 책은 육아에 지친 부모들을 위한 따뜻한 위로와 명쾌한 해법을 담은 한 권의 책이다. 부모들을 위한 단 한 권의 육아 지침서를 꼽자면, 이 책 한 권을 추천하고 싶다.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대한민국 부모들의 고민과 해법을 공감 가득한 말로 시원시원하게 풀어나가고 있다. 기억해두고 싶은 말도, 위안이 되는 말도 가득 담겨있는 책이다.

 


 

이 책의 저자는 서천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로 일하던 중 어른들이 앓고 있는 마음속 병의 뿌리가 어린 시절에 있다는 것을 느끼고 소아청소년정신과 과정을 밟았다고 한다. 전문 분야를 연구하는 사람의 글이지만, 딱딱하지 않고 부드럽게 풀어나가는 것이 이 책의 특징이다. 부모의 고민을 이해하고 어떻게 행동할지 생각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도움이 많이 되는 책이다.

 

 

 

부모는 아이를 '당장' 변하게 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결국' 변하게 하는 사람입니다. 그러니 포기하면 안 됩니다.

아이를 받아주라고 하면 그냥 놔두란 이야기냐 되묻습니다.

아닙니다. 더 길게 보고, 더 꾸준하게, 더 계획적으로

부모의 인생을 걸고 도와주라는 뜻입니다.

 

 

이 책에서는 총 8 Part로 나뉘어 있는 고민과 해결을 볼 수 있다. 아이를 키우면서 고민할 만한 거의 모든 것이 담겼다고 볼 수 있다.

좋은 부모가 될 수 있을까요?

우리 아이 잘 크고 있는 걸까요?

바른 습관을 들여 주고 싶어요,

아이 성격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요?

친구와 잘 지내지 못해요,

남보다 뒤처질까 봐 불안해요,

우리 가족 이대로 괜찮을까요?

이러다 엇나가는 것 아닐까요?

 

때로는 자신의 판단이 잘못된 결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어른이 되어서도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이 많은 것이 아니겠는가. 생각해보면 어른의 모든 생각과 행동이 완벽한 정답은 아니기에, 어쩔 수 없이 나오는 결과였을 것이다. 세상의 어떤 부모가 자식 잘못되기를 바라겠는가? 부모의 입장에서 잘못된 판단으로 아이에게 고통을 준다면, 그것 또한 부모가 원하는 일은 절대 아닐 것이다. 부모로서, 지금 이 시점에서 이런 행동이 자식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 지 답답한 심정이 들 때, 이 책을 잘 찾아보면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방향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Q&A 형식으로 되어 있다. 세상 모든 부모는 아이를 키우면서 고민이 많을 것이다. 이렇게 하면 되는 것인지, 이렇게 두면 안되는 것인지, 혼란스럽다. 아이 키우는 부모의 모든 고민을 담지는 못했겠지만, 핵심적인 궁금증을 해소하게 해주는 책이다. 두꺼운 책 한 권으로 압축하여 담아냈다. 혼자 고민하고 불안해할 것이 아니라,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는 점에 위안 받으며, 어떻게 할지 방향을 찾아보는 시간이 될 것이다. 책장에 꽂아두고 아이를 키우다가 답답한 생각이 들 때, 이 책을 들춰보면 비슷한 고민으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의 질문을 볼 수 있고, 그에 대한 답변을 찾아볼 수 있다. 그 답변으로 막힌 곳이 뚫리는 느낌을 갖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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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엄마 김치
배명자 지음 / 상상출판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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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를 사먹은지 한참 되었다. 몇 번은 실패도 해보고, 귀찮기도 해서, 결국 맛을 보장할 수 있는 방법을 사용하기로 했다. 물론 아쉬운 면도 있다. 가장 믿을 수 있는 방법은 좋은 재료를 선택해서 직접 깔끔하게 김치를 담그는 것이니 말이다. 이 책에서는 자신있게 이야기한다. "힘들게 했는데 맛없다는 말은 안 듣게 해줄게!" 그 말 한 마디가 일단 위안이 된다.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 이왕이면 시간과 노력이 들어간 이상 맛도 보장되어야할 것이다. 안그러면 기운 빠지는 일이니까.

 

일단 궁금했다. 김치를 소재로 한 권의 책을 엮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정말 따라만 하면 맛 보장은 기본인 것인지. 여러 모로 호기심을 불러일으켜 이 책 『시골 엄마 김치』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은 사계절 김치를 위한 책이다. 가을 김치와 겨울 김치를 시작으로 봄 김치, 여름 김치까지! 한 권의 책에 고스란히 다 담겨있다. 목차를 보고 새삼 놀라게 되었다. 김치는 배추김치, 깍두기, 총각김치, 파김치, 백김치, 갓김치 정도만 알고 있던 나에게 이 책은 어마어마하게 다양한 김치를 소개해준다. 이렇게도 김치의 종류가 많았나?

 

 

이 책의 저자는 배명자. 『시골 엄마밥』이라는 책을 출간했고, 이번에는 김치책을 냈다.

이번 책에서는 텃밭을 일구어 얻은 제철 재료와 간수를 뺀 천일염과 직접 담근 초피액젓, 설탕 대신 넣는 배즙이나 매실청 등의 건강 재료에 60여 년 살아온 엄마의 손맛이 버무려진 맛깔스러운 우리 김치를 소개한다. (저자소개 中)

소개만 보아도 맛있는 김치를 떠올리며 입맛을 다시게 된다. 저자의 요리스승인 시어머님은 이제 아흔을 넘은 연세라고 한다. 책으로 배우는 것이어서 한계가 있긴 하겠지만, 정확한 레시피와 꼼꼼한 요리 과정 설명 등 이 책을 통해 알게 되는 정보는 가득하다. 손쉽게 김치 담그는 법을 익힐 수 있는 책이다.

 

 

김치 레시피로 바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김치 재료 이야기와 비밀 재료를 양념처럼 살짝 보게 되는 책이다. 이 책을 보니 잘 익은 김치가 떠오른다. 맛있는 김치 하나면 밥 한 그릇 뚝딱은 기본이다. 다른 반찬 부럽지 않은 기본 중의 기본인 반찬이 김치다. 이 책으로 우리 나라에 있는 수많은 김치를 접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기본적인 김치에서부터, 사과김치, 청경채 김치, 머위김치, 뽕잎김치, 파프리카 오미자 물김치 등 신기한 김치 체험을 해본다. 마지막에는 김치를 활용한 별미 요리를 소개해주어 입맛을 돋군다.

 


홍시가 많이 나는 계절이다. 그러니 홍시 배추 김치가 눈에 띄었다. 담그는 법에는 4인 가족 한 달치 분량을 기준으로한 레시피가 담겨있다. 홍시 이야기와 함께 엄마의 비밀 팁도 한 줄로 소개되어 있다. 어떤 맛이 나올지 궁금해진다. 홍시는 깍두기를 담글 때 써도 맛있다고 하니 남아도는 홍시를 어떻게 해볼까 고민이 된다.


시금치는 된장국으로 먹거나 무쳐먹기만 했는데, 이렇게 김치를 만들어 먹는 것도 시도해보고 싶다. 겨울을 이겨낸 봄 시금치는 향이 강하고 생으로 먹어도 단맛이 나는데, 시금치는 대개 나물이나 국으로 요리하지만 겉절이나 김치를 담가 먹어도 좋다는 설명이 되어 있다. 20인분을 기준으로 담그는 법을 알려준다. '적당히'가 아니라 이렇게 정확한 용량을 알려주니 이대로만 하면 실패하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만들면 15일 정도 맛있게 먹을 수 있다고 하니, 내년 봄에는 한 번 시금치 김치를 만들어 먹어 보아야 겠다.

 

자연을 담은 엄마 요리, 시골 엄마 김치가 궁금하다면, 이 책 속의 김치 레시피를 따라해보면 좋을 것이다. 따라하기 쉽게 설명해놓아서 요리 초보도 얼른 만들어보고 싶은 자신감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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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 하나, 처음 요리 - 요리 초보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요리 수업
김현숙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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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는 어렵다. 즐겨 하지 않기 때문이리라. 기껏 레시피를 이용해서 성공적인 요리를 만들어도 그 음식만 계속 먹을 수는 없는 법! 냉장고에 남아도는 자투리 재료는 또 어쩔 것인가? 요리 시간을 줄이고 그 시간에 다른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도 요리 실력을 제자리걸음으로 만든다. 이왕이면 맛도 살리고 초보 티 안 나게 만들고 싶은 욕심은 있다. 시간과 노력은 적게 들고 결과는 만족스럽게 얻고 싶은 욕심.

 

이 책의 제목을 보자마자 '나를 위한 요리책?!'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요리 초보도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요리 수업이라는 점에서 부담없이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재료도 많이 필요 없고, 한 가지 재료를 가지고 여러 레시피를 다룬 것이 좋다. 건강하게 집밥을 만들어 오래오래 행복하게 먹고 살기 위해 이 책 『재료 하나, 처음 요리』가 도움이 되리라 생각된다.

 

 

 

 

이 책은 요리 초보를 위해 친절하고 꼼꼼하게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요리 하기 전 알아두어야 할 것, 즉 주방 살림 장만하기나 식재료 바로 알기, 맛국물 내기, 조리의 기본 배우기를 먼저 알려준다. 요리에 대해 완전 초보도 편안한 마음으로 익힐 수 있는 부분이다. Basic에서 Part 1 까지는 기본적인 상차림을 위한 밥짓기나 나물,전,김치 등의 요리를 소개해준다. 각종 밥을 짓거나 김치를 담글 생각이 현재는 들지 않으니 통과.

 

Part 2부터는 본격적으로 고기와 해산물, 채소, 늘 집에 있는 시판 식재료를 이용한 요리를 알려준다. 요리책을 보다가 한 가지 요리에 꽂혀서 요리를 하고 나면 자투리 식재료가 고민되었는데, 이런 식으로 다양한 레시피를 이용해 질리지 않게 먹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니 마음에 든다.

 


오징어에 대한 요리는 여러 가지가 있다. 이 책에는 오징어뭇국, 물오징어조림, 오징어양파초무침,오징어장똑똑이,통오징어깻잎조림,매운오징어우동볶음,실오징어채볶음,오징어채아몬드조림,오징어파전,오징어채꼬마주먹밥의 레시피를 볼 수 있다. 식재료의 손질부터 보관까지, 다양한 조리법과 함께 볼 수 있어서 도움이 된다. 레시피에는 그 요리를 할 때 주의해야할 Tip도 알려준다. 좀더 맛을 낼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손길이다. 요리 실력이 조금은 향상되는 느낌이다.

 

 

 

이 책에서 다루는 식재료는 다음과 같다.

고기와 해산물: 돼지고기,소고기,닭고기,오징어,조개,전복,삼치,고등어,갈치,멸치,북어,황태,미역,김,새우

채소: 콩나물,연근,우엉,무,고추,파프리카,오이,감자,시금치,양배추,배추,버섯,가지,브로콜리

늘 집에 있는 시판 식재료: 두부,어묵,참치통조림,달걀

 

집밥으로 만들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같은 요리 초보에게는 이 정도만 되어도 일년 내내 든든하다. 밥상 걱정 손 놓을 수 있을 것이다. 무언가 색다른 요리가 생각날 때에는 이 책을 집어들고 원하는 식재료 하나 찍어보아야겠다. 그러고 나서는 장을 보고 와서 관련 레시피로 다양한 반찬을 만들어낼 것이다. 이제는 간단하고 편리하게 요리하고, 맛도 살리며, 요리에 욕심을 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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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짝도 하기 싫은 사람들을 위한 요가 - 폐허를 걸으며 위안을 얻다
제프 다이어 지음, 김현우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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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보고 '앗, 나를 위한 책이다!'라고 생각했다. 요가를 하면 몸이 가뿐해지고 좋다는 것을 알지만, 한 번 거르면 자꾸 귀찮은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꼼짝도 하기 싫은 사람들을 위한 요가는 무엇일까? 이런 궁금증으로 이 책을 읽는다면, 먼저 의아한 생각이 들 것이다. 이 책은 요가 책이 아니라 여행 산문집이기때문이다. 그 점이 이 책의 첫 번째 반전이었다. 독특한 제목을 짓고, 사람들의 시선을 모을 수 있는 책, 일단 제목에 이끌려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제프 다이어. "영국 최고의 생존 작가" "국가적인 보물" "영국문학의 르네상스인"등으로 평가받는 영국 최고의 논픽션 작가이자 소설가. 그의 소설은 읽어보지 못했지만, '무라카미 하루키, 알랭 드 보통 등 동시대 작가들에게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는 작가 소개에 솔깃해진다. 이 책이 2004년 W.H 스미스 가장 훌륭한 여행서 상을 수상한 작품이라는 점에서도 꼭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게 되었다.

 

보통 '여행'이라고 하면 바쁜 일정으로 빠듯하게 돌아다니며, 관광지 위주로 보고 듣고 느끼고 돌아오는 여행기를 접하게 마련이었다. 하지만 배낭여행객들이 자주 찾는 곳에 가보면, 다른 방식으로 여행하는 사람들을 보게 된다. 가끔은 그들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이 책은 그런 이야기를 들려준다. 때로는 너무도 솔직담백하고, 정서적으로 맞지 않는 듯한 느낌마저 들고,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어디까지가 사실일까?' 처음에는 작가 스스로 실제로 일어난 일과 머릿속에서만 일어난 일이 섞여 있다고 고백했다는 말에 괜시리 사실과 상상을 구분해보게 되었다. 하지만 읽어나가면서 그런 작업은 무의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특이한 여행담에 집중해서 읽어나가는 것 자체로 신선했으니까.

 

이 책을 읽게 만든 제목인 '꼼짝도 하기 싫은 사람들을 위한 요가'는 소제목에 나오기도 한다. 귀찮아서 쓰지 못한 자기계발서라! 흥미로운걸!

케이트는 내가 "무슨 작가"라는 이야기를 들었는지, 어떤 글을 쓰냐고 물어보았다.

"자기계발서를 하나 써볼까 생각 중입니다." 내가 말했다.

"<꼼짝도 하기 싫은 사람들을 위한 요가>라고."

"귀찮아서 못 쓰고 계신 것 같은데요. 맞죠?"

"들켰네요." (120쪽)

 

'이런 여행도 있구나!' 이 책을 읽으며 세계각국의 다양한 여행객을 떠올리게 된다. 자신만의 어조가 있는 책인 것은 분명하다. 어찌되었든 다른 사람의 여행은 내가 경험하지 못한 것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이렇게 글을 통해 바라보는 것이 흥미로웠다. 여행에 대한 책이 여행에 관한 이야기로만 채워지지 않고, 저자의 다양한 생각이 글로 표출된 것이기에 색다른 시도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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