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 독특한 향기의 나라 All That Travel!(위캔북스) 3
김완준.송주영 글.사진 / 위캔북스 / 2007년 5월
평점 :
절판


 

 

하얀 아오자이를 입고, 논이라는 모자를 쓰고, 긴 생머리를 흩날리며 자전거를 타는 베트남의 젊은 아가씨들..

베트남 하면 한폭의 그림같은 그 사진이 가장 먼저 연상이 된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쌀국수와 월남쌈 역시 베트남을 이야기할때 빼놓으면 섭섭한 목록들이고 말이다.

 

동남아뿐 아니라 한중일 모두 면요리가 제법 잘 발달되어 있는 나라들인 것 같다. 서울에 살 적에 누들 바라는 곳이 있어서, 동남아의 각종 면요리들, 국물 있는 요리와 볶음 면 국수까지 나라별로 메뉴가 설정되어 있어서 골라 먹는 재미가 있었다. 사실 그런 곳은 드물고, 대개는 우리에게 익숙한 동남아의 면요리 하면, 가장 먼저 대중화된 베트남 쌀국수가 먼저 떠오른다. 양식도 익숙하게 먹는 사람이라면 괜찮겠지만, 밥 먹을땐 꼭 쌀밥이 있어야 한다거나, 아니면 우리와 비슷한 국수 등이라도 먹어야 한다는 사람이라면, 여행하기에 좋은 지역이 아무래도 식문화가 비슷하게 발달하고, 큰 차이가 없는 아시아권 여행이 권유되지 않을까 싶다.

 

사실 동남아 중에서 가장 쉽게 여행지로 생각나는곳은 태국이었다. 워낙에들 많이들 다녀오는 곳이고, 나도 한번 패키지 관광으로 후배와 함께 다녀온 적 있는 곳이다. 베트남은 쌀국수는 그리 먹었음에도, 또 티브이에서 하롱베이의 멋진 모습을 그렇게 봐왔음에도 여행을 가야지 하는 생각을 왜 하지 않았을까?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다소 늦게 읽은 이 책 베트남.

 

물가가 비싼 일본이나 유럽 등과 달리 동남아는 물가가 많이 싸다는데, 패키지로 관광을 다녀온 태국에서는 사실상 저렴한 물가를 실제로 실감해볼 기회가 거의 없었다. 아무래도 관광객을 주로 상대하는 관광지의 물가는 대체적으로 비싼 편이었고, 중간에 가이드가 끼어 있어서 수수료가 많이 붙기도 해서, 그렇게 느꼈던 것 같다. 그런데, 이 책 베트남을 읽고 보니, 베트남의 물가는 정말 너무너무 싼게 아닌가.

 

2007년판이니, 몇년 전 기준이라고 해도, 몇년만에 물가가 폭등을 한다고 예상을 하더라도? 그래도 싸다.

우선 그때 기준으로 본다면, 환율이 1000동당 한화 60원 꼴이라는데, 최근에도 62.6원 정도니 환율 차이는 거의 없었다.

 

노점카페의 블랙커피는 4000동(250원), 밀크/아이스커피는 5000동(313원), 반미 (바게트 샌드위치 ) 4000동(250원) , 쌀국수 (노점식당) 1만동(626원), 여행자식당 15000동(939원), 체인점 2만동(1252원), 맥주 비아호이 500cc, 2000동(125원), 여행자식당 맥주 1병 1만동(626원), 숙소 게스트하우스 6달러(7173원), 중급 호텔 15달러(17932원), 고급호텔 30달러 이상(35865원). 각 물가는 당시 2007년 기준, 환율은 2010년 7월기준으로 환산하였다. 

 

우리나라에서 최근에는 거의 만원 가까이도 한다는 쌀국수가 현지에서는 600원부터 1200원까지..다양한 가격인 것이다. 물론 예전 기준이니 지금은 조금 더 올랐겠지만, 말이다. 게다가 유명한 베트남 커피가 우리나라 자판기 커피 가격이니 이 얼마나 감격스러운 일인가? 베트남이 세계 제 2의 커피 생산지라, 품질이 뛰어나서 맛도 아주 괜찮다. 맛이 좋고 값도 저렴한 커피를 마음껏 음미할 수 있는 베트남은 커피 마니아들에게 최고의 여행지임에 분명하다. . 47p

술 좋아하는 분들은 비아 호이라는 저렴한 생맥주를 거의 120원이라는 놀라운 가격대에 즐길 수도 있고, 책에 나온대로 비아 호이는 가난한 여행자들을 즐겁게 해주는 멋진 술이지만, 파는 집의 위생상태에 따라 냄새가 이상하거나 배탈이 날 수도 있으므로 조심해야한다. 48p

 

고로, 알뜰여행자의 1일예산은 숙소 3달러, 식비2만동, 투어 및 입장료 5달러, 잡비 합쳐서 10달러.

럭셔리 여행자 1일예산은 숙소 50달러, 식비 20달러, 투어 및 입장료 20달러, 잡비 해서 모두 100달러.

아무리 돈쓰고 싶어도 크게 돈 쓸데가 없는 곳이 베트남이다. 20p 아, 정말 꿈의 관광지가 아닐 수 없다.

 

저자는 노점의 음식들도 과감히 즐기라고 권유하고 있다. 단지, 비아호이나 쌀국수 등을 선택할때의 주의점을 알려주는데 비아호이는 사람이 많은 곳에서 먹어야 맛과 위생상태가 좋다고 알려준다. 쌀국수는 펄펄 끓는 커다란 솥이 있는지를 확인해야한다. 이런 솥에서는 뼈와 고기를 우려낸 맛있는 국물이 끓고 있고, 솥이 없는 집은 조미료로 맛을 내는 곳이다.  

 

베트남은 남북의 길이가 상당히 길어서 종단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 하노이에서 호치민까지 비행기로는 2시간 남짓이지만, 열차는 30시간, 버스는 40시간 넘게 걸린다.

도시내 교통수단은 택시, 버스, 쎄움, 씨클로가 있다. 혼자서 돌아다닐때 가장 유용한 교통수단은 쎄움으로 오토바이 택시를 말한다.

씨클로는 관광수단의 성격이 강한데, 쎄움과 씨클로의 경우 관광객에게는 바가지를 씌우려고 하므로 조심해야한다.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를 둘러보고, 하노이에서 약 160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위치한 하롱베이를 보면 수천개의 기암괴석이 코발트 빛 바다 위에 점점이 떠 있는 광경이 평생 잊지 못할 감동을 준다고 한다. 육지의 하롱베이라는 땀꼭은 또 다른 절경을 선사한다고 하니 베트남을 처음 가게 되면 꼭 하노이부터 들르고 싶다.

베트남에서 긴 여정으로 돌아다닐 수 있다면 이외에도 고산지도 가보고, 베트남 최고의 해변 휴양지라는 나짱도 가보고 싶었다. 하지만, 워낙에 도시간 거리가 먼 나라라 시간적 제약이 많으면 원하는 도시들을 모두 훑어보기가 힘이 들것같았다.

 

이 책은 다소 객관적인 베트남 관광 안내서 같은 느낌의 책이었다. 요즘 내가 여행서를 보면서도 에세이처럼 씌여진 약간은 말랑말랑한 책들을 주로 보다 보니 오랜만에 접하는 관광 전문 책자라 처음에는 좀 딱딱하게도 느껴졌지만, 되도록 많은 팁과 정보를 주기 위해 노력한 저자의 세심한 배려들이 눈에 많이 띄어서 고마운 느낌으로 마지막 책장을 덮게 되는 그런 책이었다.

 

진하고 달콤한 베트남의 아이스커피를 마시고, 맛있는 쌀국수를 먹으며 하롱베이의 절경을 구경하고 오게 될 그 날이 손꼽아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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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쉬운 뚝딱 요리 - 까탈스런 솔로 입맛을 사로잡는 메기맹이의
서지명 지음 / 경향미디어 / 2010년 7월
품절


2030들이 기다려온 바로 그 책! 이란다. 나 또한 메기맹이님을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알지 못했지만, 책을 다 읽고 나니 내가 좋아하는 음식들이 많아서 얼른 룰루랄라 만들어보고픈 그런 책이었다.



전문 요리사님의 책들도 관심가지만, 요즘은 파워블로거들의 레시피가 인기 만점이다. 나 또한 레시피를 검색해서 요리할때 주로 듣던 이름들이 파워블로거 분들이었고, 대부분은 몇년 안에 멋진 요리책들을 내곤 하셨다. 그 맛있는 요리들을 따라 해먹으며 어찌나 그 재능들이 부럽던지..




메기맹이님은 생물학을 전공했지만, 요리를 잘하시는 어머니와 손재주가 좋으신 아버지를 닮아 어려서부터 뭔가만들기를 좋아하고, 대학 이후에는 자취 요리실력을 쌓아 인기 블로거로써 거듭나신 분이다. 요리가 전공이 아니었지만, 요리로 성공하게 되는, 정말 부러운 분들 중 한 분인것이다.

맛있는 요리를 먹는 것을 더 좋아하기에 만드는 재주를 가진 분들을 보면 부럽다는 생각부터 들었다.

다행인 것은 이 분들이 그 재능을 조금씩 나눠주고자 이렇게 친절한 레시피 책까지 만드신다는 것!



신랑이 좋아하는 한식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레스토랑 레시피 등의 화려한 만찬, 완소 도시락, 베스트 간식, 안주까지.. 정말 책장을 넘길수록 침이 고여가는 레시피들로 가득해 보는 내내 눈이 호사를 했다.

방법도 까다롭지 않고, 솔로들이 간단히 뚝딱 만들어 먹을 수 있도록 되도록 쉬운 레시피들로 엄선을 해서 올리신듯 하다. 아니면, 메기맹이님의 기본기가 원래 쉽게 요리하는 방법을 전수하시는 분이시던가.


화려한 싱글들이 좋아하고, 아이들 간식으로도 훌륭히 어울릴. 그러니 내 입맛에는 정말 딱인 그런 요리책.

먹고 싶은 요리가 있어도 아기 데리고 외식하기가 녹록지 않아 좌절했던 지난날을 잊고, 이 책을 옆에 끼고 매일매일 새로운 메뉴를 해보는 재미가 새로울 듯 하다. 물론 아기는 잠시 동생이나 부모님께 부탁드리고, 나는 뚝딱 뚝딱 메뉴를 만들어보는 것이다. 외식비도 절감하고 맛있는 요리도 해먹고 할 생각을 하니, 동생과 엄마의 방학 동안 내 몸무게가 또 늘지 않을까 미리 걱정도 되었다.



대부분 짐작되는 메뉴들인데, 이름부터가 생소한 마스찬콜라. 메뉴에서 보고서 이 게 무슨 메뉴지? 하고 제일 궁금했던 음식이다. 아, 크로스무슈도 처음 보는 구나. 두 요리를 살펴보니 크로스무슈는 샌드위치 같은 데에 위에 치즈를 뿌려 구워낸 것이고, 마스찬콜라는 해물 크림 스파게티를 그릇처럼 구워낸 또띠아에 담아내어서 또띠아까지 먹는 것이었다. 그 요리를 판매하는 보노빠쓰또라는 이탈리아 레스토랑의 메뉴 명을 그대로 따온듯 하였다. 같은 이름은 아니지만, 다른 레스토랑에서 얇은 빵 반죽 안에 크림 스파게티가 들어있고, 빵으로 덮여 있다가 빵을 찢어서 안의 파스타와 빵을 적셔서 먹는 메뉴를 먹어봤던 터라, 이 메뉴(마스찬콜라)도 제법 맛있을 것 같았다.



레스토랑에서는 맛있게 먹곤 했지만, 정작 집에서는 직접 만들지 못했던 감자 수프도.. 책의 쉬운 레시피를 보니 얼른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고소하게 끓여서 아기와 함께 나누어 먹어도 부드럽게 잘 넘어갈 듯 한 메뉴였다.


보기만해도 침부터 고이는 메뉴 중에는 게살 크루아상 샌드위치가 있었는데, 서브웨이의 시푸드 샌드위치(게살이 들어간)를 좋아했던 터라, 이 메뉴는 조만간 꼭 해보자는 다짐이 생겼다. 어쩌면 더 맛있을지 모르게 촉촉해보이는 그 느낌이 참 좋았다.


김치와 돈까스를 결합시킨 김치동의 경우에 양은냄비에 끓여낸 것이 정겹기까지 하였다. 솔로들이라면 라면 맛있게 끓이려고 하나쯤 갖고 있는 그 작은 양은냄비 말이다. 한끼 뚝딱 맛있게 해결한 한끼 밥상들. 이 메뉴들은 신랑과 같이 해먹어도 좋을 일품요리들이었다. 닭고기 당면덮밥, 해물볶음우동, 매운갈비찜, 그리고 유명한 유가네 닭갈비까지..


아이들이 좋아하는 메뉴들이 무척 많아서, 수제 버거, 또띠아 피자, 퀘사디아 등 집에서 엄마가 해주면 "엄마 최고야"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난 아직 아기가 어려서 해줄 수 있는 메뉴가 제한적이긴 하지만, 내가 아이 입맛이니 스스로 해먹고 만족하는게 우선은 빠를 것 같다.)


베니건스의 몬테크리스토, 아웃백의 오지치즈 후라이, Tgi의 케이준 치킨 샐러드, 그리고 느끼함을 개선해주는 김치 햄버그 스테이크까지.. 다양한 요리들이 나를 유혹한다.



레스토랑이 별거랴. 맛있는 요리와 좋은 사람들이 함께 하면, 바로 그 곳이 최고의 레스토랑이지~

패밀리 레스토랑이나 카페의 맛있는 음식을 사랑하는 내 입맛에 부합하는 책 , 메기맹이의 손쉬운 뚝딱 요리로 우리집 외식비를 확 줄여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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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모차를 끌고 맨해튼에 서다
김동욱.오선주 지음 / 예담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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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책이 꼭 나왔으면 하고 바랬다. 아직 아기와 해외여행을 가진 못했지만, 막상 가려고 해도 어른들끼리만 가는 여행이 아닌지라, 어떤 세부사항을 더 준비해야하는지 주의할 점은 무엇인지, 출발부터 여행지에서, 또 돌아올때까지 필요한 정보들이 무척 많았기 때문이었다. 즐겨가는 여행카페나 육아 카페 등에서도 사실 아기엄마들이 쓴 여행기 몇편을 제외하고는 제대로 참고할 정보들이 많지 않아, 아기 여행 전용 카페나 서적들이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램을 갖고 있었다.



해외는 커녕 국내 제주도만 가는데도, 짧은 2박 3일 일정에도 트렁크에는 아기 옷과 아기짐만으로도 벌써 가득차기 일쑤였다. 물론 어릴수록 기저귀부터 시작해서, 분유 먹이는 아이들은 분유 세트, 이유식 먹이는 아이들은 이유식 관련 물품들이 가득하게 들어가서 그랬겠지만, 유아기로 넘어간다고 해도 짐이 확 줄어드는 것은 아니었다. 하물며 말도 잘 통하고, 마트도 잘 되어 있는 한국의 여행에서도 이럴진대, 해외에 나가서는 정말 가뿐한 짐이 필요하면서도 유모차 같은 것은 꼭 챙겨가야할 것 같았고, (실제 유럽 여행을 유아와 다녀온 경우, 가벼운 초경량 아발론 유모차 등을 구입하라는 조언을 많이 읽었었다.) 짐이 많으면 자유여행이 그만큼 힘들어지는 터라, 어떻게 해야 효율적인 아기 여행 준비가 될 것인지가 나의 가장 큰 관심사였다.



이 책에서는 일러스트레이터 부부와 네살바기 아기 지아의 미국 여행기를 다루고 있다. 4년의 육아와 살림, 그리고 아이가 잠든 시간에만 할 수 있는 프리랜서 업무로 지쳐가는 엄마, 그리고 원하던 일을 접고 처자식을 먹여 살리기 위해 사업을 하며 서서히 지쳐갔던 아빠, 엄마가 일때문에 자주 못 놀아줘서 심심한 일이 많았던 네살 딸 지아. 이 셋이 친구 가족에게 고무되어 갑자기 여행을 계획하고, 한달간 생업을 접고, 과감히 떠나는 것으로 시작한다.




빽빽한 도시 속에서 이웃과 살을 붙이고 살아왔던 나에게 획일적인 틀을 벗어나 다양함 속에서 조화를 이룬 미국 소도시의 모습은 꽤 자극적으로 다가왔다. ..언제라도 도시의 이미지를 그려야 할 때가 온다면 반드시 오늘 본 이 모습들을 기억해내리라고.



'그래, 여행은 이런 거였어.'



단순히 일상적인 삶을 멈추는 것에 두려워했다. 하지만, 여행은 오히려 더 멀리나가기 위한 방법을 가르치고 있었다. 보다 높고 보다 넓은 인생에서 나아가게 해주는 방법을...

50p








일러스트 작가들이라 그런지, 그림으로 소개된 설명들도 무척 귀여웠고, 지아가 그린 가족 그림도 엄마 그림 못지 않게 예쁘고 앙증맞았다. 특히 여행가방의 목록들을 그림으로 그려넣은 것은 한눈에 보기도 무척 좋았다.

여행지에서의 식사 팁으로 엄마표 도시락인 샐러드와 샌드위치 만들어 먹기, 그리고 미니밥통을 가져간 센스! 햇반만 생각했는데, 모텔에서 냄새도 불도 필요없는 미니 밥통으로 밥을 해서, 아침에 장조림, 장아찌등을 넣어 주먹밥을 만들어서 아침, 점심을 해결했다 하니 정말 아이디어가 좋았다. 아이가 좋아하는 플레이 존이 있고, 편안하게 쉴 수 있는 패스트푸드점으로 맥도날드, 웬디스 등이 이용하기 좋았다한다. 색다른 곳으로는 타코벨과 데니스를 추천했다.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지시에 따라 포인트 전망대에 서니 신의 위대한 작품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78p

카메라를 꺼내들었다. 두 눈으로도 보기 버거운 대자연의 풍경을 도저히 담을 수가 없었다.

이럴때 이런 카메라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바로 현장에 있는 것처럼 풍경이 그대로 재생되는 것은 물론 공기까지 전해지는 그런 카메라.

360도로 회전되면서 이 모든 것을 담아둘 수 있는 그런 카메라.



지금으로서는 나의 기억 속 냉장고에 보관하는 수 밖에없다.

부디 나의 머릿속 지우개가 제 역할을 하지 않기만을 바라면서.

79p





15살때 친정엄마와 함께 한국인 관광 코스로 그랜드캐니언을 다녀온 엄마, 한국말로 설명을 듣고, 짜여진 일정대로 다니다보니, 아름다운 협곡을 보고서도 큰 감흥을 얻지 못한 그녀가 17년만에 다시 찾은 곳에서 진정한 추억을 만들었다.



"자, 지아야, 눈을 크게 뜨자. 그리고 탐험가의 눈으로 아름다운 세상과 자유를 마음에 듬뿍 담자, 휴식과 여유를 만끽하며 느릿느릿 이 자연을 누려보자." 82p



"엄마, 빨간 해님이 돌색을 바꾸고 있어, 이렇게 예쁜건 처음 봐." 176p

어느덧 지아의 눈은 반짝반짝 빛나는 붉은 빛으로 뒤덮인 브라이스캐니언에 매료되어 있었다.




렌터카로 이동하고, 잠은 모텔에서 자고, 빨래는 모텔 내 세탁기 등을 이용했다. 때로는 모텔에 수영장이 딸린 곳들이 많아, 더운 여름에 아이와 시원하게 즐길 수 있어 좋았다. 모텔이 아닌 텐트에서 잔 적도 있었고, 즉흥적으로 티피라는 인디언식 숙소에서 잠을 청하기도 하였다. 미국 여행에 대해 큰 기대를 해본 적이 없어서 그랜드캐니언, 디즈니랜드, 뉴욕 등을 제외하곤 가보고 싶다고 생각한 곳도 없었는데.. 이 책을 읽고, 아치스 국립공원과 브라이스캐니언을 알게 되니 미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조금씩 더 관심이 가기 시작하였다.

멋진 풍경으로 눈은 즐거웠지만, 모래 먼지가 많고, 뜨거운 곳이라 아이와 함께 하는 여행이 고달프기도 했을 그들은 오히려 더 똘똘 뭉쳐 재미나게 여행하였다. 다만, 동부 대도시로 넘어와서 긴장이 풀리니 투닥투닥 싸우게 되고, 사진에 그런어색함이 남고, 아이에게도 엄마 아빠의 어색한 분위기를 느끼게 해 많이 미안하였다고 한다. 여행 가서는 절대 싸우지 말것. 소중한 시간 아낌없이 보내야하니 말이다.



라스베이거스부터, 샌프란시스코, 그리고 엄마가 꿈에 그리던 맨해튼까지..

친구를 만난 캐나다의 일정도 후일담에 들어있었지만, 아이와 함께 하는 즐거운 여행은 바쁘면서도 보람된 한달의 일정으로 이 책에 소중하게 기록이 되어 있었다.



아기엄마로써, 처음에 아기 옷이 좀 적게 준비한 느낌이라고 생각했는데, 역시나 미국의 저렴하면서도 좋은 옷들을 세일기간에 많이 많이 구입하기 위해 가방을 비워간 것이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고가에 팔리는 갭, 짐보리, 올드 네이비 등의 많은 옷들을 정말 큰 맘 먹고 잔뜩 샀다고 한다. 250달러로 향후 2년간 입을 옷과 조카 선물까지 몽땅 샀다고 하니, 그저 부러울 따름. 정말 우리나라는 아기 옷값뿐 아니라 아기 용품들이 모두 너무너무 비싸다.



서점에서 아이와 함께 두시간 동안 책을 보기도 하고, 공원에 누워 쉬기도 하고, 보통은 바쁘게 걷거나 유모차를 태워 여기저기 구경을 하고.. 숙소도 대부분 호텔에서 보낸 것이 아니라, 깔끔한 민박, 깔끔한 모텔등을 잘 선택해서 경비도 많이 줄이고 (맨해튼은 정말 너무너무 비싼 숙박비를 자랑하는 곳이라니..) 한달간 너무나 그리워질 경험을 가득 안고 돌아온듯 하였다.



지금은 둘째가 태어나, 향후에는 둘째까지 데리고 떠날 멋진 여행을 꿈꾼다는 네 가족!



아이와 함께 하는 여행이 절대 쉽지는 않겠지만, 너무 어리지 않는 이상, 아이에게도 엄마, 아빠와 떨어지지 않고, 같이 무언가를 함께 한다는 소중한 느낌을 심어주고, 멋진 풍경도 보여주고 다양한 경험을 하게 해줄.. 세상 밖으로의 여행.



그 곳에 나도 한번 유모차를 끌고 서 있고 싶었다.

지금은 감기에 걸려 콜록콜록 기침하는 우리 아들.

앞으로 말도 잘 하고, 걷기도 더 잘 걷고, 의사소통하는데 문제도 없고, 몸도 더 튼튼해지면..

그때는 가까운 곳부터 천천히 다녀봐도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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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단골 가게 - 마치 도쿄에 살고 있는 것처럼 여행하기
REA 나은정 + SORA 이하늘 지음 / 라이카미(부즈펌) / 2010년 1월
절판


나의 첫 해외여행이자, 자유여행이 되었던 홍콩 여행은 무척 즐겁기는 했지만, 짧은 2박 3일 동안 (거의 한달을 준비한) 방대한 양의 자료로 구성된, 갈 곳들을 섭렵하려니, 몸이 열개라도 모자랄 지경이었고, 친구들 또한 지쳐서 날카로워지기도 하였다. 첫 여행이라 포부도 컸고, 가고 싶은 곳도 너무나 많았다. 그러나 사실 몸이 안 따라주는 무리한 일정은 오히려 여행의 재미를 반감시키게 된다.

여행을 몇번 다니다 보니, 나중에는 욕심을 버리고, 느긋이 보겠다는 마음으로 다니게 되었고, 그러다보니 스트레스도 덜 하고, 현지인처럼 즐기는 여유도 누리게 되었다. 물론 이런 최근의 여행은 주로 국내 여행이었던 터라 해외여행에서는 현지인같은 여유를 부려보진 못했다. 하지만, 짧은 일정으로 (한달이상이 아니라, 단 며칠일지라도 ) 다녀오더라도, 하루라도 아니 몇군데라도 현지인처럼 다녀볼 수 있다면..?

현지인이 가는 단골 식당에 가고, 단골 가게에 가고, 공원에 들러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듣고 그런 멋진 휴식의 시간을 갖는다면? 그냥 시간이 아깝고,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아니라 정말로 바쁘게 쫓겨다니듯이 스파팅 하는 여행은 이제 그만 두고, 몇 군데 가고 싶은 명소를 콕콕 골라 둘러 보고, 편안하게 즐기는 그런 여행을 해보고 싶었다.




자유 여행으로 제일 먼저 가 보고 싶은 곳, 도쿄.

일본은 하우스텐보스를 위해, 후쿠오카, 나가사키 쪽으로 여행을 다녀온적이 있었지만, 도쿄는 아직도 못 가봤다. 가보려고 몇번 시도만 해봤을뿐. 어쩌다보니 아직까지도 인연이 없어서..마음속으로만 계속 그리워하고 있는 중이다. 도쿄에 대한 여행 책자와 에세이 등을 꾸준히 읽으며 그 그리움을 더욱 키워가고 있는 중에, 아주 불을 활활 붙여줄 책을 한권 만났다.



내가 좋아하는 감각적인 표지와 예쁜 책을 만들어내는 부즈펌에서 나온 도쿄, 단골 가게!

서태지를 좋아한다는 이유로 급 친해진 소라와 레아 두 여자 친구가 일본 시모키타자와에서 같이 거주한 1년여의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들이 다녔던 소중한 단골가게들의 추억을 공유해주는 그런 멋진 책이다.



시모키타자와는 영화 냉정과 열정 사이에서 주인공들의 데이트 장소였고, 드라마 시모키타 선데이즈에서 연극 학도들의 꿈이 펼쳐지는 거리여서, 일본 젊은이들 뿐 아니라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도 주목을 받는 곳이라 한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그저 카레빵으로 유명한 안젤리카가 있는 곳으로만 알았는데, Love&free라는 책을 쓴 다카하시 아유무의 카페 Free factory도 이 곳에 있다고 한다.


또 두 친구가 한 눈에 반한 남자점원이 있던 곳, 다이콘망이라는 오코노미야키 가게도 그들은 무척 사랑했다.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서점이 되길 목표로 한다는 빌리지 뱅가드는 일본 특유의 귀여운 물건이 가득해서 친구 선물을 살때 가장 먼저 그들이 들른 곳이다. 단독 판매 물건이 많아서 다른 곳과 겹치지 않는게 최대 매력! 선데이 브런치라는 카페는 드라마의 영향인지는 몰라도 시모키타자와에서 가장 유명한 브런치 카페라 하였다. 생각 외로 갈 곳이 쏠쏠하게 많은 시모키타자와



워낙에 맛집 여행을 좋아하고, 옷 등에는 관심이 없어서 훑어 보게 되었지만, 두 여인의 책이다 보니 예쁜 잡화점, 그리고 예쁜 옷 가게 등에 대해서도 세심하게 잘 나와 있었다. 무엇보다도 좋은 것은 정말 많은 사진들을 꼼꼼히 싣고 있어서, 글 못지 않게 좋은 정보가 된다는 것이었다. 가게 안의 상품의 예를 볼 수도 있고, 카페의 분위기를 조금이라도 맛볼수 있고..

시모키타자와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잡화점이라는 티포에서 그녀들이 찍어뒀던 것은 맥주 캔을 놓아둘 수 있는 캔 디스펜서. 술 좋아하는 우리 신랑을 위해서 나도 탐이 나는 제품이었다.


도쿄에서 워홀을 하면서 많은 카페와 레스토랑 등을 섭렵한 그녀들은 우리나라와 다른 일본만의 구제 옷에 푹 빠져들어서, 과감한 옷들도 시도해보고, 예쁜 아이템들을 골라 사는 일도 많았다 한다. 도쿄 여행 준비를 할 적에 여자들이 정말 좋아한다는 곳들로 다이칸야마와 지유가오카 등을 추천하는 경우를 많이 봤는데, 정말 아기자기 예쁜 곳들이 참 많았다. 일본 친구인 렌(유미코의 3살난 딸)의 추천 스팟으로 크레욘 하우스가 있었는데 어린이 동화책 서점으로 유명한 곳이라 아가엄마인 내 눈에도 띄었다. (우리나라에도 일본 동화가 많이 소개되는데, 물론 여기서는 일어 원서라 보기는 힘들겠지만 말이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곳이고, 지하에 히로바라는 오가닉 푸드 레스토랑이 있어 점심때 런치 바이킹을 먹으면 아기와 함께 식사를 하기 좋다고 한다.

다이칸야마의 300엔샵 코코는 예전에 내가 점찍어놨던 곳. 100엔숍보다 가격은 좀더 세지만, 오히려 더 쓸만한 물건들이 많다고 해서 가보고 싶다 맘먹은 곳이었는데, 아니나다를까.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귀여운 잡화들이 많아서 여자 친구들의 선물을 사기에 좋은 곳이란다.



Zats 버거라고 일본에 생긴 최초의 햄버거인 사세보 버거를 만든 체인이 있는데, 이 곳의 사세보 버거맛은 소라의 친구 햄버거 마니아 루루짱이 추천한 최고의 맛이란다. 모스 버거 이야기는 들어봤는데 사세보 버거 이야기는 처음 들었다. 와, 이 버거를 먹어봐야겠구나~ 오늘도 맛집 하나를 추가한다.




도쿄에 가면 신주쿠, 하라주쿠, 시부야 등의 혼잡함을 꼭 즐겨야 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이 책을 보니, 오히려 위 세 북적거리는 곳들은 맨 뒤에 평범한 곳들로 아주 잠깐 소개될 뿐이었다. 이 책을 따른다면, 앞으로 나의 도쿄 여행 계획은 대폭 수정되는 셈이다.



그저 지브리 미술관이 있고, 맛있는 멘치까스가 있는 곳으로 (역시 난 먹거리 정보쪽으로 강해) 알았던 키치죠지. 그 곳이 살고 싶은 동네 1위란다. 저자들도 놀라고 나도 놀랐다. 이유는 이노카시라 공원이라는 큰 숲으로 이루어진 공원이 있기 때문이고, 사계절의 변화가 무척 아름다운 곳이란다. 또한 역 주변에 큰 상점가와 백화점들이 포진하고 있어서 저렴한 쇼핑, 고급 쇼핑을 모두 즐길 수 있는 곳이니 굳이 신주쿠, 시부야에 갈 필요가 없다고 한다. (좀더 싼 물건을 혹은, 구하기 힘든 물건을 사기 위해 여러 곳을 돌아다녀야 한다고 믿었던 나의 계획은 마구 흐트러졌다.)


일년 남짓 워킹 홀리데이 생활을 하면서의 일본에서 만난 친구들과의 우정도 책에 조금씩 소개가 되고, 527페이지라는 , 일반 책 두배의 분량에 두명이 쉼없이 쏟아내는 단골가게들의 정보는 우리를 정말 즐겁게 만들어준다.



올 가을 싱글 친구들과 함께 도쿄 여행을 계획한 여동생이 부러워지면서.. 이 책을 추천해주려고 한다. 여기에서 가보고 싶은 곳 몇곳을 딱딱 골라 체크해가라고 할 생각이다. 우선은 여동생 먼저 다녀오고..그 다음엔 아기 좀더 큰 후에 엄마랑 아기랑.. 다른 사람은 아빠나 이모? 암튼 도쿄, 반드시 아기와 함께라도 다녀오고 싶은 블링블링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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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권으로 읽는 삼국지
장연 편역, 김협중 그림 / 김영사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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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나절도 안되는 시간 동안 삼국지를 전부 다 읽었다!

10권이라는 전집이라면 불가능한 일이었겠지만, "한권으로 읽는 삼국지"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한중일, 삼국에서 가장 많이 읽힌 고전 중 하나인 삼국지, 이 유명한 책은 우리나라에서도 수많은 유명한 작가들에 의해 번역이 되었고, 이제는 누구의 삼국지를 읽었느냐가 독자들의 관심이 될 정도로 삼국지를 번역하고, 다시 재구성하는 사람들의 역할도 중시될 정도로 많은 이들이 애독하고, 사랑하는 책으로 자리잡았다.


부끄럽게도 나는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삼국지를 완독한 적이 없었다. 예전에 고우영의 만화 삼국지를 한 두권 정도 읽었고, 중간중간 유명한 일화 등은 여기저기서 읽거나 짤막하게 접했던 기억이 나지만, 열권의 삼국지를 꾸준히 읽어내린 적은 없어 많이 아쉽고, 기회가 닿으면 꼭 한번 읽어보고자 하였다.




하지만, 사실 10권이라는 방대함에 선뜻 손이 가지 않는게 사실이었다. 유명한 고전을 읽어보지 못한 데에 대한 나의 치졸한 변명이라면 변명이겠지만 말이다.

사실 논술이나 기타 습작 등을 연습하며, 글을 요약해 본 사람들은 잘 알겠지만, 요약이라는 것이 참 쉬워보이지만, 절대로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10권이나 되는 고전을 명쾌하게 한권으로 압축해 낸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게다가 삼국지처럼 사람들이 많이 읽고, 관심을 갖는 책을 요약한다는 것은 정말 삼국지에 정통한 사람이 아니고서는 쉽게 해낼수 있는 일이 아니리라.

역대 수십종의 판본과 각종 자료를 섭렵하고 철저한 고증을 거쳐 짧지만 강렬한 삼국지로 변모시켜 이미 읽은 사람에게는 다시 고전의 감동을, 시간에 쫓겨 방대한 원전을 선뜻 집어들지 못한 청소년에게는 충실한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라고 작가는 설명한다.-저자설명




방대한 분량을 한권으로 축약하기란 벅차고 힘든 일이었지만, 원작에 충실하였다고 자부한다. 역사의 진실에서 벗어난 듯한 내용과 미신적인 부분은 과감히 생략했고, 반복되는 전투의 세세한 묘사도 가능한 한 압축했다. 내용을 줄이고 생략할때 문어체를 사용하는 것이 불가피하긴 했지만, 그대로 독자들이 보다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최대한 대화체를 살렸다. -머리말

사실 책을 영화로 만드는 경우에 한정된 시간동안 방대한 스토리를 소화하지 못해서, 영화가 산으로 가는 경우나, 내용없이 너무 휙휙 건너뛰는 모습에 실망한 적이 많았다. 삼국지 전집을 읽지 못해서, 더욱 큰 재미를 못 느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요약본이라 기대 않고 읽었는데, 생각보다 무척 재미있었다. 고전이라 지루할 거라는 편견에서 벗어나, 정말 난세의 영웅 혹은 간웅들까지도 계책을 세우고, 전투에 임하는 모습들이 정말 전쟁은 뛰어난 명장 뿐 아니라, 우수한 두뇌를 가진 사람이 꼭 필요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게끔 하였다.


게다가 한권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삼국지 깊이 읽기란을 통해 본문의 내용을 한번 더 짚어줌으로써, 우리가 놓칠 수 있는 부분들을 상기시켜 주었고, 나관중의 삼국지연의 중에 왜곡된 것으로 보이는 부분들은 수정해주어,역사를 바로 알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예를 들어 털북숭이 거한으로 묘사되는 장비의 경우 최근 사천성 일대에서 출토된 자료에는 삼국 시대 그림 속의 장비가 놀랍게도 수염이 없고 얼굴이 보름달 같고, 부드러운 표정을 갖고 있다고 한다. 더구나 서예에 뛰어나 지금도 그의 글씨가 전해내려오며 그림에도 재질이 있었다고 한다.



또 삼국지에서 폄하된 주유의 경우에는 타고난 겸손함과 친화력으로 동오의 무장들을 감화시킨 인물로, 죽음의 원인도 화병이 아닌 조인과의 전투에서 얻은 부상때문이었다. 나관중이 주유를 지나치게 폄하한 것은 그가 실의를 맛본 과거에서 장원을 차지한 사람이 주유의 후손 주서였다고 한다. 최근의 이 연구는 족보 분석을 통해 홍콩의 영화배우 주윤발이 주유의 직계 후손이라는 사실도 밝혀냈다.




이 책을 읽기 전에도 삼국지 인물 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인물이 제갈량이었고, 그 다음이 관우, 조자룡 등이었는데, 책을 다 읽고 나니, 그 생각이 더욱 확고해졌다. 요즘까지도 회자되는 제갈공명의 지혜는 그 깊이를 가늠하기 힘들 정도였다. 정말 제갈공명만 곁에 있으면 천하도 손에 들어올 것 같았는데, 세상사가 인간의 힘에서만 좌우되는게 아니기에 하늘의 뜻에 따라 그가 꾸민 계책이 어긋나기도 한다. 사마의와 두 아들을 없앨 수 있는 절호의 기회에 하늘에서 소나기가 내려 위기를 모면하자, 제갈량이 길게 탄식한다.

"일을 도모하는 것은 사람이나 일을 이루는 것은 하늘이니, 억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509p



짧지만, 그 어떤 소설보다도 재미있게 다가왔던 이 책 삼국지, 정말 많은 인물들이 등장해 읽으면서 다소 헷갈리기도 했지만, (부자지간, 형제지간의 이름이 거의 비슷하거나 아니면 다른 부하라고 해도 이름이 비슷한 경우가 많아서, 유비, 관우, 장비, 조조 등의 인상적인 이름을 제외하고는 헷갈리는 이름이 제법 많았다.) 워낙 많은 영웅들이 그 힘을 유감없이 발휘한 시대의 이야기였기에 그들이 힘을 합치고, 다시 등을 돌리고, 견제하며 세력을 형성하는 과정을 스펙터클한 기분으로 즐겨 나갔다.



이 책 한권으로 어느 정도 뼈대를 세우고 나니, 이제 살붙이기 하는 심정으로 전권에 도전하고픈 용기가 생겼다. 그리고 전권을 다 읽고, 정리하는 기분으로 다시 이 책을 읽으면 정말 책에 나온대로, 삼국지를 읽는자, 사람을 얻을 것이고, 삼국지를 다시 읽는자, 세상을 가질 것이다! 라는 말처럼 빛나는 지혜를 얻게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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