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술쟁이 아기 괴물
완다 가그 글.그림, 정성진 옮김 / 지양어린이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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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위한 재미난 동화책을 선택할때, 먼저 읽어보게 되면서 이제는 동화책을 같이 즐기는 수준이 되었어요. 글밥이 많건 적건 그림과 함께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지는 동화책들이 어렸을 적에 제가 못 읽어본 책들도 많아 재미나게 읽히더라구요. 이 책 심술쟁이 아기 괴물 역시 처음 만나는 이야기랍니다.


어느 화창한 날, 착한 난장이 할아버지 보보가 맛있는 먹이를 차려놓고 동물들을 기다리고 있었어요. 보보 할아버지는 동물들 각자에게 맞는 요리를 엄선해서 맛있게 대접했지요. 다람쥐들에게는 도넛을 새들에게는 씨앗 푸딩을, 토끼들에게는 양배추를..그리고 작은 생쥐들을 위해서는 체리처럼 작게 치즈를 잘라 준비했어요.



어, 그런데 그날은 강아지처럼 생겼지만 기린처럼 기다란 목을 갖고, 머리에서 꼬리까지 파란 볏들이 돋아난 동물이 찾아온 거예요. 자기는 동물이 아니라 괴물이라고 하면서 사나운 목소리로 먹을 거리를 찾네요.

할아버지가 맛있는 음식들을 권유하자, 고개를 돌리고, 흥이라고 외면해요. 괴물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인형이 맛있다면서 즐거워하네요.

할아버지는 깜짝 놀라, 인형을 잡아먹으면 아이들이 울음을 그치지 않을텐데? 하고 말을 해도 심술쟁이 아기괴물은 상관없다고 말해요. 착한 보보 할아버지는 심술쟁이 아기괴물이 아이들을 울릴까봐 마음이 아파 눈물이 흘러내렸어요.


아이가 좋아하는 장난감을 흔히 잘 잃어버리곤 해요. 우리 아기 같은 경우에는 인형이 아니라 자동차를 더 좋아하지요. 자동차가 없어지면, 침대밑이나 쇼파 밑을 뒤질 정도로 열심히 찾아다닙니다. 그러고도 못 찾으면 아기가 낙담하는 모습이 안타깝기까지 해요. 혹시, 요 심술쟁이 아기 괴물이 우리 아기 자동차도 먹었던건아닐까요? 아이들이 이 동화책을 읽으면, 아하. 무서운 아기괴물이 내 인형을 먹었던 거야? 아니, 앞으로 먹으러 오면 어떡하지? 하고 두려움을 갖기 시작하겠네요. 그래서 보보 할아버지가 사랑스러운 우리 아이들을 울리지 않기 위해 걱정합니다.





궁리하던 할아버지는 한가지 생각이 떠올랐어요.

"네 꼬리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무엇보다도 너의 등뒤에 돋아난 멋진 파란 볏들은 매우 놀라워."

"점.질을 많이 먹어서 네가 그렇게 멋진게 아닐까?"



할아버지의 칭찬에 너무 기뻐 데굴데굴 구르던 아기괴물은 다급히 물어요.

"점질은 어떤 인형이야?"



"아, 아니야, 점.질은 맛있는 작은 과자야. 점질은 꼬리에 돋은 푸른 볏들을 더욱 멋지게 해주고 꼬리를 커다랗게 자라게 하지." 아기 괴물은 꼬리와 푸른 볏들이 무척 자랑스러워서 꼬리를 자라게 하고 볏을 멋지게 하고 싶었어요.

"보보 할아버지, 제게 점질을 많이 주세요.제발."


할아버지에게 시큰둥 반말로 대답하던 아기괴물이 다급해졌는지 공손하게 존댓말까지 하네요.

이 책에는 영문판이 같이 들어 있어요. 그래서, 간단한 그림 동화를 영어로도 읽을 수 있기에 아이들에게 더욱 유익할 것 같아요. 번역의 어려움으로 일부러 영문판을 같이 넣었다고 하니 같이 읽어보는 재미도 쏠쏠해서 더욱 좋은 것 같아요. 영문판에서는 아마도 우리나라와 다른 문화이기에 반말, 존댓말등의 차이는 없을 것 같아요. 하지만, 다급해진 심술쟁이 아기괴물이라면 갑자기 공손해지지 않았을까요?



대체 점, 질이란 무엇일까요? 심술쟁이 아기괴물만큼이나 읽는 우리들도 궁금해집니다.

과연 앞으로 아기괴물이 인형을 먹지 않을 수 있을까요?



인형을 잘 잃어버리는 아기들의 심리를 이용해 심술궂은 아기 괴물이 등장했어요. 공룡 같아 보이는 아기 괴물, 외관은 그렇게 무서워보이지는 않은데, 왜 이리 못된짓을 하고 다니는 걸까요? 하지만, 보보 할아버지는 꾸짖거나 나무라지 않고, 머리를 써서 괴물을 설득합니다.



바로 칭찬이라는 최대의 무기였지요.

그래서 아이들의 인형을 지켜주고, 괴물의 마음까지 헤아려주게 되었어요.



우리 아기도 밥 먹을때 혹은 뭔가 하고 싶은 게 있을때 자기 고집대로만 하려고 할때가 있네요. 자기 주장이 형성될때라 그런가 봅니다. 그럴때 무조건 안돼. 하지마, 하면서 나무라면 아이가 더 고집을 부리고 떼를 쓰더라구요. 조금은 들어주면서, 관심을 슬쩍 다른 쪽으로 유도하면 심술도 부리지 않고, 마음이 금방 풀리는데 말입니다. 게다가 아이가 조금이라도 잘 한다고 칭찬을 해주면 열심히 힘을 내어 밥도 잘 먹고, 책도 잘 보고 착하고 귀여운 아가로 다시 돌아오는 걸요?



이 책은 아이뿐 아니라 엄마에게도 유익한 교훈을 주는 그림책 같아요. 새로운 내용이라 참신하기도 하였는데, 책을 쓴 저자가 1893년생이라 해서 깜짝 놀랐답니다. 완다 가그는 미국 그림책의 황금기를 연 작가분이라네요. 난쟁이 할아버지, 아기 괴물 등 환상의 세계로 우리를 초대하는 이 책 심술쟁이 아기 괴물, 원본의 제목은 The Funny Thing 이랍니다. 원본과 함께 즐기는 재미난 그림책의 세계, 아이들과 함께 같이 즐겁게 읽어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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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쿠다 히데오의 올림픽
오쿠다 히데오 지음, 임희경 옮김 / 작품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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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오쿠다 히데오. 그의 이름만 듣고도 많은 사람들이 열광을 하며, 그의 신간에 주목하는 것을 보았다. 얼마나 재미있는 작가이길래 이렇게 팬이 많은 걸까? 아직 오쿠다 히데오의 작품을 읽어보지 못한 나로써는 더욱 그의 작품을 읽어야겠다는 의지가 불타올랐다.
 
그래서 선택한 그의 신간, 올림픽.
이 책은 소설가로 명성이 자자한 그가 쓴 여행에세이+ 올림픽 관전기이다. 처음에는 에세인지도 모르고 펼쳐들었다. 이렇게 내가 무신경하다. 
   


처음 몇줄을 읽어나가니 그의 말투가 마음에 든다. 어딘가 시니컬하면서도 재미있는 말투, 45살이라는 (책을 쓸 당시 2004년도의 나이이다.) 나이를 잊을 수 있는 그만의 재치가 어딘지 얄밉지가 않다. 물론 나중에 얄미워지는 대목이 나오긴 했지만 말이다. 편집자들과의 회식자리에서 올림픽에서 나가시마 재팬의 경기를 보고 싶어"라고 말하며 이런저런 구상안을 아무렇게나 지껄였는데, 다음날 담당 편집자인 t군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아테네, Ok입니다. 회사에서 승인이 났습니다. 저도 카메라맨으로 동행하겠습니다."
그리고 그는 나오키상 시상식에도 참여하지 못한채 그리스 아테네로 날아간다.
회사에서 끊어준 비즈니스 클래스를 즐기며..
 
여행에세이를 무척 좋아하는 터라, 털털하게 그가 풀어내는 여행 에세이의 시작과 중간중간 과정은 무척 재미가 났다. 음식 품평이라던지, 숙소 품평, 혹은 그가 겪은 택시에서의 경험 등은 다음에 그리스를 방문할때 참고하면 좋을 것 같았다.
 
그런데, 이미 6년이나 지난 그것도, 우리나라도 아닌 일본의 올림픽 경기들을 그의 눈과 입을 통해 관전을 하려니 다소 지루해졌다. 아, 그가 흥분하고 열변을 토하며 이야기하는 많은 선수들, 나는 관심도 없고 모르는 사람들이다. 일본인이니까.. 나는 한국인이고..
 
어쩌면 올림픽이 아닌 다른 여행의 이런저런 이야기였으면 더 재미있었을지 모르겠단 생각도 들었다. 그러고 있던 차에 에게해 1일 크루즈를 하는 이야기가 나왔다. 아, 이런.. 여기에서 그는 반중 감정을 살짝 드러낸다. 거기까지도 뭐 나쁘지는 않았는데.. 중국과 대립하는 이야기가 영토에 대한 분쟁때문이었다. 그건 우리나라와도 엮여있는 거잖아. 독도는 우리땅. 그런데, 작가는 중국이 어이없는 주장을 한다며 광분을 한다. 물론 일본 작가 입장에서는 그럴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독도는 우리땅을 외치는 나로써는 잘은 모르는 중국과 일본의 관계 역시 또 비슷한 상황이 아닐까 싶어 작가가 흥분할때 공감할 수가 없었다. 
   


일본 작가의 시선으로 일본 국민을 위해 쓰여졌다는 느낌이 드는 에세이라 다소 아쉬웠다.
물론 수출을 생각하고, 글을 쓰는건 아니겠지만..
재미있는 표현으로 공감가는 많은 이야기를 쓸 수 있는 사람일 거란 생각이 들었기에 첫 작품으로 그의 에세이를 만난건 실수였단 생각이 들었다.
 
다음번에는 꼭 그의 소설들을 읽어보리라.
그러면 진정으로 사람들이 오쿠다 히데오에 열광하는 이유를 알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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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석식품 - 만드는 사람은 절대 먹지않는
아베 쓰카사 지음, 황미숙 옮김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첨가물 및 식재료 전문 상사에서 10년 넘게 일하면서, 히트상품도 꽤 많이 만들어내어 '식품 첨가물의 신'이라는 별명까지 생겼던 아베 쓰카사. 국가가 정한 법의 테두리 안에서 하는 일이라 합법적이었고, 그를 풍요롭게 해주는 일이라 스스로가 마법사, 식품업계의 구세주가 되는 양 일을 즐기고 재미있어 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딸 아이의 세돌 생일이 되어 자신이 "만든" 미트볼을 아내가 생일 상에 올리고, 그 미트볼을 너무나 맛있게 먹는 딸을 보며 아빠는 정신이 번뜩 들고 말았다.
 
내가 먹는 미트볼은 '마법'이 풀리면 저급 쓰레기에 지나지 않는 고기였다. 동물 사료 수준이랄까?
"아빠가 만든거니까 안심할 수 있잖아." 라고 말하는 아이, 하지만 과연 그럴까?
그런 정체불명의 식품을 자식에게 먹여도 될리가 만무하다. 어린아이에게 첨가물을 계속 먹이면 몸에 부담이 되는 것은 누가 봐도 자명한 일이다. 아이들은 부모를 믿기 때문에 부모가 사오는 것, 만들어주는 것을 아무런 의심 없이 먹는다. 즉 , 아이들은 식품을 고르지 않는다.
나는 그 다음날로 회사에 사표를 던졌다. 12p
 
인스턴트 식품이나 외식으로 식사를 하는 것이 아이들에게 특히 좋지 않다는 것은 여기저기서 짤막하게 들은 상식으로 알고 있었다. 엄마표 음식이 가장 좋다는거, 조미료를 쓰지 않고, 자연 식품으로만 맛을 내어 집에서 해먹이는게 가장 좋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과일도 잘 안먹고, 입이 짧아서 밥을 잘 먹지 않는 아기를 보며 나도 모르게 "유기농" 이라고 씌여있다는데 안도하면서 아기용 쥬스 등을 사다가 거의 매일 먹이고 있었다.
 
아기가 보챌때 손쉽게 쥐어줄 수 있을뿐 아니라 무엇보다도 과일은 거의 뱉어내는데, 쥬스는 잘 마신다. 유기농이니까 괜찮겠지. 우리나라 분유회사나 일본의 저명한 회사가 만든 제품들이니까 믿을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아기가 남겨서 내가 먹어보면 분명히 달다. 유기농과일만으로 이런 맛을 내기는 힘들테고, 실온에서 이렇게 장기간 보관해도 된다는 건 분명 보존제가 들어있음이 분명하였다. 잘 알고 있으면서도 별 생각없이 먹이고 있던 나.
게다가 이유식 할때는 많이 까다로웠던 아이 음식이 갈수록 대범해지고 있었다. 아이가 입이 짧다는 이유로 많이 먹지를 않으니, 먹기만 하면 다른 것들도 과감히 먹이기 시작하였다. 이러면 안되는데 하면서 엄마 먹을때 짜장면도 조금 감아 먹이고, 감자칩도 달라는대로 쥐어주기도 하였다. 이러지 않기로 했잖아. 양심은 엄마를 콕콕 찌르고 있었다. 두돌도 안된 아이에게 무슨 짓이야?
 
사랑하는 아이를 위해 과감히 자신의 천직(?)을 버린 저자는 자신이 아는 대로 이제는 반대로 나서게 되었다. 식품 첨가물들이 얼마나 해로운지, 우리 곁에 얼마나 많은지를 이야기 하고 직접 설명해주는 사람이 된 것이다. 들어도 못 미더워 하는 사람들을 위해 직접 첨가물 몇가지로 무수한 맛을 만들어내고, 사이다를 만들어보이기도 하였다.
 
특히나 각종 첨가물 덩어리인 그 무시무시한 화학 합성물 음료를 유치원 아이들은 열심히 손을 들어 서로 먹겠다 하였다. 뒤에서 바라보는 엄마들은 얼굴이 흙빛이 되고 말이다. 그 중 딱 한 아이만 골라서 조금만 맛을 보게 하니 너무너무 맛있다고 한다. 포도당과당액당을 물에 넣고, 구연산, 아스코르빈산을 넣는다. 아스코르빈산 1g을 넣었으니 레몬 50개분의 비타민 c가 들어있는 거라고 이야기한다. 어른들은 기가 막혀 웃고 아이들은 못 알아들어 어리둥절하다. 그리고 폴리덱스트로스 분말을 숟갈로 떠 녹이고 양상추 5개분의 식이섬유라고 이야기한다. 광고에서 말하는 영양소란 바로 이런 것이다.
맛있어 보이게 식용색소를 넣는다, 녹색을 내기 위해서는 황색과 청색을 섞으면 된다. 물감과 같다.
또 향을 내기 위해 착향제까지 추가로 들어간다. 자, 그렇게 완성된 사이다를 아이는 맛있게 마신다.
그리고, 맨 처음 포도당과당액당(설탕이 비싸 대용품을 쓴다.어디에서? 당연히 회사에서)만을 물에 탄 상태의 용액을 아이에게 다시 먹이니, 도저히 달아서 못 먹겠다고 놀라워한다.
 
200cc의 물에 20~25g의 설탕을 녹인것과 같은데 아마 절대 마실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왜 주스로 마시면 마실 수 잇는 걸까? 산미료라는 첨가물이 만들어내는 마법이다. 너무 달아서 마실수 없는 설탕물에 눈물이 날 정도로 신 산미료를 섞으면 '맛있다'고 한다. 거기다 탄산가스를 녹여서 시원하게 만들면 더 편하게 마실 수 있다. 49p
 
어렸을 적에 사이다에 대한 환상적인 꿈을 꾼 적이 있었다.
꿈속에서 시원한 유리병에 레몬라임 한 조각을 넣으니 기포가 시원하게 뽀글뽀글 올라오면서 투명하고 맛있는 사이다 한병이 완성되었다. 하지만, 실상은 저렇게 처참하였다. 정체를 알 수 없는 각종 화합물들의 조합, 그것을 난 여름마다 시원하다고 마시고, 소화제라고 마시고, 임신해서부터 아기 수유하는 지금까지 집에 떨어지지 않게 비치해두고 짬짬이 마시고 있었다. 
   

 


아 정말 무시무시하다.
첨가물이 초래하는 염분, 유분, 당분의 과잉섭취 또한 아이들의 비만과 과체중 등 무시무시한 결과를 초래한다. 과다 섭취 삼형제, 그것은 소금과 기름과 당이라는 사실을 기억하자. 이것들은 대부분의 정크푸드에 포함된 것들로 인스턴트라면, 스낵과자, 패스트 푸드 등이 대표적이다.
 
그렇다면 첨가물이 왜 쓰이나?=우리가 장볼때 상품을 선택하는 기준은? 과 동일한 결론이 된다.
 
싸다. 간단하다. 편리하다. 겉보기 좋다. 맛있다. 
   

 


모든 것이 첨가물이 있어 가능해진다. 유통기한 역시 오래 늘릴 수 있는 것이다.
 
무서운 사실들을 연이어 알려준 후 그럼 어떤 것을 먹어야 하나요? 라는 질문에 작가는 이렇게 대답한다.
첨가물을 줄이는 비법 10가지를 공개하였고, 그리고 자신의 원칙으로 비부미 원칙을 이야기한다.
 
비: 비 전통적인 것은 먹지 않는다.
부: 부자연스러운 것은 먹지 않는다.
미: 미경험한 것은 먹지 않는다.
 
되도록 많이 먹어온 전통식, 그 중에서도 시골요리를 고집해서 먹고 제철 야채를 먹는다. 즉석요리도 먹지 않고, 되도록 내가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것을 먹는다.
 
책을 읽고, 그동안 방만했던 아기 식단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나 하나 편하자고, 아이에게 무엇을 먹이고 있었던가? 절대 먹여서는 안될 식품 첨가물들, 만든 사람은 절대 먹지 않을 그 무서운 것들을 내 아이에게 내가 골라주고 있었다는 사실에 다시 한번 경악하였다.
 
엄마인 내가 아이의 식습관을 결정한다. 다소 거친 음식이라도 직접 만들어주고, 맛없는 것이라도 제철 야채와 식재료로 만들어 아이 입맛을 길들이게 해야한다. 나라에서 정해준 법률이란 아이의 건강을 지정해준 것이 아니다. 식품 첨가물들이 합쳐져서 벌여낼 무시무시한 결과를 우리는 아직 겪어보지 못했다. 검증되지 않은 것은 안전한 것이 절대 아니라는 저자의 말을 다시 한번 되새기며 안이한 마음이 들때마다 다시 한번 책을 펼치고 마음을 다잡아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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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리
나카무라 후미노리 지음, 양윤옥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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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7년생의 작가 나카무라 후미노리. 그의 사진과 주인공의 표지 그림이 너무 닮아 있어 깜짝 놀랐다.
아마도 스스로 분신이라 생각하고 애착을 갖는 주인공이기에 그의 소설을 읽은 삽화가가 그를 닮은 주인공을 그려낸게 아닌가 싶었다. 2010년에 오에 겐자부로가 직접  뽑은 오에겐자부로 상을 받은 작품. 쓰리 
 

 
내가 그려내는 주인공은 다양한 의미에서 나의 분신이기 때문에, 다른 모든 것도 그렇지만,
나는 이 주인공에게도 특별한 마음을 품고 있다.
소매치기라는 반사회적 존재에 대해 호감을 느끼는 것은 내 원래 성향이니 용서해주기바란다.
그렇지만 원래부터 그런 성향이 아니었다면 나는 소설을 쓰지 않았을 것이다.
 
246p 작가후기 중에서
 


 
소매치기를 주인공으로 하는 소설, 그래서 어떻게 내용이 진행될지 궁금하면서도 다소 껄끄러운 기분으로 읽어내려갔던 소설.
주인공이 부자만 털기 위해서 그들을 공략하는 것을 보며 부자는 아니더라도 평소에 더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읽고 있었다. 읽으면 읽을 수록 비록 소매치기일지언정 인간적인 주인공의 모습에 동정이 가기까지 하였다.
 
적어도 그와 친구 이시카와는 충분히 인간적인 사람들이었으니..
 
" 사실 참 아름다워. 하지만 우리는 그 아름다움을 이용해서 우리의 목적을 달성하지. 사람들이 불꽃의 아름다움에 흠뻑 빠져 있을 때, 우리만은 그 아름다움을 보는 대신 그들의 주머니를 보고 있어."
내 눈에 그의 움직임은 바로 인생의 아름다움 중의 하나였다. 그때 나는 그 아름다움이 내 눈앞에서 사라지리라는건 생각하지 못했다. 38p
 
이시카와가 정체를 알기 힘든 어떤사람의 밑에서 일을 한다는 정도만 알고 있었을때.같이 일을 하자는 제안을 받는다. 물론 거절은 할 수 없는.. 대신에 큰 돈을 받을 수 있고, 계획적인 그 일은 아주 쉽게 진행되는 것이었다. 우리가 왜 필요할까? 싶은 의문이 생길정도로..
 
어느날 슈퍼에서 어린아이에게 물건을 훔치게 하고 있는 엄마를 발견한다. 슈퍼에서 고용한 도둑감시직원을 발견하고, 어린아이에 대한 동정으로 그들에게 언질을 주었다. 그것도 두번이나. 여자는 화를 내고, 어린 아이는 나를 따르기 시작하였다. 어쩐지 죽은 연인인 사에코와 사에코의 아이가 생각이 나서 주인공은 그들을 모른 체 할 수가 없었다.
 
여자는 매춘을 하고, 아이에게 도둑질을 시켰다. 마치 심부름을 시키듯이 종이쪽지를 쥐어주고, 아이를 빈손으로 슈퍼로 내모는 것이었다. 집에는 남자친구가 상주하고 있어서 아이를 수시로 때리고 괴롭혔다.
사실 주인공은 속마음을 잘 표현하지 않는 성격인지라 그의 마음을 온전히 느낄 수는 없었지만, 어린 아들을 둔 엄마로써 정말 화가 치밀었다. 어떻게 자기 어린 아이를 수단으로 이용할 수가 있을까? 엄마 자격도 없는 사람 같으니.. 
   

 


이시카와를 고용했던 그 남자, 웬지 소름끼치는 그 남자가 주인공에게 제안을 해온다.
"세가지 일을 수행해라. 수행하지 않으면 아이와 아이엄마를 끔찍하게 죽일 것이고, 수행하다 실패하면, 널 죽일 것이다." 라고.. 일은 쉬운 일이라 하였지만, 절대적으로 쉽지가 않았다. 
 
일을 진행하기에 앞서 역시나 나를 찾아온 아이에게 제안하였다. 남자의 폭행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아동 시설에 가는게 어떻겠냐고.. 아이는 엄마와 떨어지더라도 가고 싶다고 한다. 그래서 엄마에게 돈을 줄테니 아이를 시설에 맡기라고 하였다.
 
"그런 곳(아동 위탁시설)에 맡길 수 있구나, 난 몰랐어. 아무튼 여기로 연락하면 된단 말이지?
돈, 그만큼이면 여행도 갈 수 있겠네."
코트에서 돈을 꺼내자, "나, 엄청 좋아, 아, 뭘 살까,
아니, 그보다 왜 애는 태어나고 그럴까. 그렇게 생각 안해? 예쁜 건 처음 뿐이잖아."
212p
 
아, 정말. 상황이 어쩔수 없다고 해도 자신의 아이에게 왜 태어나고 그럴까. 라며 친정에 맡기듯 시설에 맡기고 물건사고 여행을 다니겠다는 엄마의 마인드에는 넌덜머리가 났다.
적어도 아이에게 주인공이 있어 다행이었다. 그래도 우리 주인공의 운명이 어떻게 될 것인가?
정체를 알기 힘든 그.. 절대적 악의 화신, 사람의 인생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고 믿는 그는 정말 거물 중의 거물이었고, 악마 중의 악마였다.
 
돈, 하고 싶은 일 모든 걸 다 갖고, 다 할 수 있는 자의 궁극의 쾌락은 무엇인가? 신에 가까워지겠다 생각하는 삐뚫어진 인간의 마리오네트 인형이 되어버린 주인공. 그의 운명은 책 속에서 만나게 될 것이다.
 
계란으로 바위치기 격인 주인공과 남자의 대결, 절대적으로 승산없어보이는 이 싸움이 비극으로 끝나게 될 것을 예상하면서도 너무나 빠르게 읽히는 그 속도감에 놀라워하며 글을 읽어내려갔다. 그리고 책장을 다 덮을 무렵.나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
 
정말 이렇게 무서운 세상도 존재하는 구나.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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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배우는 아이 vs 온몸으로 깨치는 아이 - 특별한 아이로 키우는 엄마표 글로벌 스쿨링
진주영 지음, 상진아 감수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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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7살난 딸아이와 엄마의 한달간의 유럽 여행.
이 책은 육아서와 여행에세이 그 중간적 성격을 갖고 있는 책이었지만, 딱딱한 육아서와 달리 여행에세이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 들어간 모녀의 대화를 다시 한번 전문가가 짚어 보고 배울 점과 참고할 점 등을 설명해주는 참신한 구성의 책이었다. 
 
여행을 워낙 좋아하는 터라, 자주 다니고 싶었지만 여건은 그러지 못해 늘 아쉬웠다. 결혼 전에 다녀왔어야 할 유럽 배낭여행은 직장을 핑계로 가본 적이 없었고, 결혼 후에는 신랑을 두고 혼자 다녀올 수 없어서 포기하게 되었다. 아기를 낳고보니 너무 어린 아기와 어딘가에 여행을 한다는것은 더더욱 어려운 일이 되어 아마도 당분간은 이런 책들을 꿈의 책으로 바라봐야할 것이다. 그래도 나도 언젠가는 이렇게 아이와 유럽도 가보고, 여러 나라를 돌아다녀보고 싶은 마음이었기에 굳이 육아서가 아니더라도 꼭 한번 읽고 참고하고 싶었던 책이다.
 
여행지에서 만난 외국인조차 어린 딸과 엄마가 단둘이 여행을 다닌다고 하니 대단하다고 놀라워했던 모녀의 결정. 한국에서 당연히 주위의 반대와 우려를 들어야 했지만, 엄마는 아이와 함께 당당히 떠났다. 그리고 실제로는 걱정했던 아이와의 일정이 오히려 엄마보다도 강한 체력으로 버텨내며 여행을 즐거이 즐기는 딸의 모습에서 이번 결정이 잘한 선택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아이들에게 동화를 읽어주는 것은 여러가지 면에서 중요하다. 동화가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과 상상력을 심어준다는 점이 더욱 중요하다. 동물들이 말을 하는 세계, 동물들이 음악을 연주하며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세계, 그런 상상의 세계를 아이들에게 직접 보여줌으로써
아이들을 무한한 상상의 세계로 이끌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볼때 유럽은 아이의 상상의 세계가 닫히기 전에 꼭 가보아야 하는 곳이다.
영국,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 유럽 전역에 동화의 배경인 도시들이 퍼져 있고,
대부분의 도시가 동화가 연상될 정도로 아기자기하고 아름답다.
그 중에서도 가장 돋보이는 곳은 단연 독일이다.
브레멘의 동물 음악대의 브레멘, 피리부는 사나이의 하멜른, 허풍선이 남작의대모험의 보덴베르더, 라푼첼의 트렌델부르크, 빨간모자의 알스펠트 등 수많은 도시와 더불어 동화의길이라는 의미의 메르헨 가도까지..
각각의 도시는 동화 속 등장인물들의 조각상과 삽화, 박물관, 공연 등 많은 볼거리가 아름답게 잘 보존되어 있어서 아이는 물론 어른들까지도 동화 속 세계로 풍덩 빠져들게 만든다.
47P


 
책속의 정민이는 7살이 맞나 싶을 정도로 정말 똑부러지는 귀여운 공주님이다. 엄마와의 대화도 정말 놀라울 정도이다.
"첫째 나는 이 침낭이 아주 맘에 들어요. 둘째 멀쩡한 물건을 왜 버려요? 셋째 따뜻해서 잠을 푹 잘 수 있어요. 무거운 거는 제가 좀 들어 드리면 되잖아요. 그러면 문제 해결됐죠?" 89p
침낭이 무거워 버리려고 하는 엄마의 말에 또박또박 짚어가며 대답할줄 아는 현명한 딸아이다.
 
매일 밤 잠자리에 들기전 10권 정도의 책을 읽어야 잔다는 정민이, 그래서인지 정말 생각도 명확하고, 세살부터 책을 통째로 외워 읽기 시작했다고 하였다. 우리 아기도 돌전까지 책을 참 열심히 읽어주고 그랬는데 언젠가부터 DVD를 더 좋아하기 시작하더니 엄마도 아기책 읽어주는 것을 자꾸 소홀히 하게 되었다.
 
10권쯤이야 하는 엄마들도 많은 편인데, 나는 그 10권도 못 읽어주고 있는 것이었다. 아직 22개월인 우리 아기에게 이러면 안되겠다 싶어서, 생각도 똑부러지고 표현도 아주 다양하게 하는 똘똘한 정민이를 보며 반성하였다. 내일부터라도 아기에게 다시 책을 읽어주기 시작해야지 하고 말이다.
 
여행을 하다 보면 여행이 마치 무거운 숙제처럼 느껴질때가 있다. 정민이는 내게 "엄마, 그건 아니잖아요." 하고 일깨운다. 어쩌면 많은 숙제를 해온 나의 경험이 나를 조급하게 만드는지도 모른다. 97p
아이에게서 배울 줄 알고, 아이와 끊임없이 대화하고, 또 결정을 내릴때도 아이에게 조언을 구하기도 하는 엄마, 그 모습이 정말 멋져 보였다. 아이는 이런 엄마와의 대화를 통해 자존감을 높이고,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게 되는 것이 아니겠는가. 다른 일정으로 빡빡하게 이동하려던 엄마가 아이가 스페인을 가고 싶어하니, 고민 끝에 스페인으로 여행을 가게 되었는데, 세상에나 정민이는 스페인을 유럽 여행 최고의 추억으로 꼽게 된다. 
   

 


여행을 아이와 함께 한다는 것,(다니기만 하는게 아니라 결정도 같이 하고, 정말 여행의 동반자로써 아이를 대우해주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앞으로 아이와 대화할때 역시 이 모녀간의 즐거운 대화법을 많이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은 어리고, 할 줄 아는 말이 많지 않아 대화보다는 행동으로 표현하는 우리 아들. 우리 아들도 이렇게 깜찍한 정민 공주님처럼 귀여운 일곱살이 되어 엄마와 알콩달콩 대화할 그런 날이 언제쯤 오려나 싶다.
그리고, 그런 날 과연 내가 아들의 손만 붙잡고 여행을 과감히 떠날 수 있을지.. 겁쟁이 엄마는 오히려 겁을 더 낼 것 같긴 하지만..(아빠도 같이 가~ 하면서..)  모녀의 정다운 여행, 그리고 고되었지만 서로에게 힘이 되주고, 많은 것을 얻었던 이 여행이 정말 부럽기에 나 또한 용기를 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일곱살은 힘들더라도..아이가 좀더 큰 이후라면 혹시나 가능할까? 아이가 동화책을 많이 읽고, 상상력을 키우고 자신을 당당히 표현할 줄 아는 아이가 되게 하기 위해서는 훗날로 마냥 미루기 보다 아이와 함께 하는 여행에 보다 더 의미를 부여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유럽이면 좋고, 유럽이 아니더라도 어떤 여행이든 아이와의 여행에 의미를 부여하고 아이의 의견을 존중하고, 수용할줄 아는 엄마가 되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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