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이름은 비밀 비룡소 걸작선 57
익명의 보쉬 지음, 지혜연 옮김, 길버트 포드 그림 / 비룡소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질문 : 한사람으로는 부족하고 두 사람이면 딱이고, 세사람이면 넘치는 것은?
 
답: 비밀
 
49p
 
아주 색다른 책을 만났다. 책의 이름도 비밀이고, 저자의 이름도 익명의 보쉬이다. 그리고 심지어 책의 내용인 제 1장도 xxxx로 가득차 있다. 작가는 끔찍하고 무서운 비밀로 가득찬 이 이야기를 어떻게 시작해야할지, 사실은 시작하기 싫다며 독자인 우리에게 경고를 보내고 있다.
 
이를 어떡할 것인가?
어쨌거나 이 독특한 책을 이미 펼쳐 들었고, 게다가 나는 어른이다. 나중에 책 중간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의 나이가 열한살인걸 보면, 아이들도 읽을 수 있는 책이건만, 작가는 심오하게 경고하고 있다. 아마도 아이독자들을 걱정하는 마음에서 정말 이 비밀을 털어놓아야 할것인지 많이 망설이고 고뇌하는 부분이 엿보인다.
 
그래도 잘 숙성된 브리 치즈를 좋아하고, 카카오가 많이 들어간 고급 초컬릿을 좋아하는 그녀는 어쩔 수 없이 (작가에 대해 밝혀진 것은 그게 전부다. 아, 아니다 마요네즈를 싫어한다는 것도 한가지 더 밝혀진 사실이다.) 중간에 바뀌었던 마음도 바로잡고, 우리에게 비밀에 대해 조금씩 털어놓기 시작한다. 담력이 대단한 독자들을 위해 말이다.
 
아니, 첫 시작부터 뭐가 이리 장황해? 하면서 난감해하거나, 사설이 길다며 투덜거리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난 이런 시도가 무척 마음에 들었다. 대신에 내용까지 어영부영이면, 그건 정말 용서 못할 것 같았는데.. 그녀가 호언장담했듯이.. 음.. 평범할 줄 알았던 일상이 놀라운 모험으로 바뀌어 버렸다.
 
 독자인 우리가 위험에 빠지지 않게 하기 위해 저자는 최선을 다해 배려하려 하였다. 마을 이름도 숨기고, 아이의 특징도 설명하지 않으려 했는데, 이런.. 자기도 모르게 아니 극의 설명상 어쩔수없이 묘사가 되었다.
언제고 사건이 발생할거라 믿고 사는 주인공 카산드라, 줄여서 카스라 불리는 열한살 난 여학생은 뾰족하고 이상하게 생긴 귀를 갖고 있다. 모험에 대비하여 그녀의 가방안에는 각종 생존 도구로 가득차 있다.
또 3장에 등장하는 맥스-어니스트는 태어나면서부터 그의 이름을 부모님들이 각자의 아버지 이름을 붙이겠다고 고수하며 싸우는 바람에 둘다 이름으로 사용하게 된 비운을 타고 태어났다. 게다가 그 일로 부모님이 이혼까지 하고, 맥스 어니스트를 잘 키우기 위해서 두집이자 한집 살림을 하는 아주 독특한 집을 지어 가운데에아들의 방을 만들어 놓고 각각의 독립된 공간에서 생활하고 계셨다. 그리고 맥스는 무척이나 말이 많아 치료를 받으러 다닐 정도였고 말이다.
 
이 두 주인공의 만남, 그리고 향기의 심포니라는 이상한 상자에서부터 그들의 모험은 솔솔 향기를 피워올리기 시작했다. 죽은 마법사의 집에서 발견된 향기의 심포니라는 상자에는 수십개의 약병과 각각의 향기들이 들어 있었다. 그 상자를 분석하다가 HELP라는 암호를 풀게 되고 마법사를 구하기 위해 그의 집을 무작정 찾아나선 두 아이는 웬 낡은 노트 한권을 찾게 되고, 때마침 집을 보러온 모비스 부인과 엘박사라는 너무나 잘생긴 부부의 등장에 아이들은 자기도 모르게 도망을 가게 된다. 그들은 바로 두 아이가 찾은 노트를 찾기 위해 그 집을 방문한 것이었다.
 
노트의 비밀, 그리고 노트를 찾아 나선 몹시 잘생기고 예쁘지만 나쁜 기분이 드는 무서운 두 남녀.
본격적인 이야기는 이제 시작된 것이다.
작가가 계속 망설이는 와중에도 이야기는 계속 흘러간다. 대체, 어떤 내용이 진행될까? 재미있으면서도 궁금한 와중이라 손에서 책을 놓을 수 없었다.
어린 아이들이 어떻게 이 난관을 해결할까 싶은 그 와중에도 서로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았던 서먹서먹했던 두 소년소녀의 우정이 응집되어 나중에는 모험을 해결하는 가장 큰 실마리로 작용하게 되었다.
 
그리고, 결말은 무지 노트로 되어 있다. 바로 우리에게 적어보라는 것이었다. 아, 뭐라고 어떤 결론을 내릴까 싶은데..이미 많이 약아진 어른인 나는 바로 그 다음장 다음장을 넘기고 말았다.
 
그리고, 에피소드처럼 각각의 이야기가 다시 흘러나온다. 사건 종결 후에도 그 비하인드 스토리처럼 궁금했던 부분들이 해소가 되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 이야기가 끝이 아님을...계속 진행되는 이야기임을 암시해준다. 아니, 암시라기 보다 아예 말해준다. 그래, 이 한권으로 끝난다면 너무 아쉬울 뻔했다. 작가의 입담이 이대로 끝난다면 말이다. 작가의 시크릿, 비밀 시리즈는 아직도 진행중이라 하니, 다음 권 그 또 다음권에서 우리의 주인공들이 어떤 활약을 또 펼쳐낼지 기대를 해본다.
 
이 책을 못 읽었더라면 너무나 아쉬울 뻔했다.
아이들 책이지만, 무척이나 재미났기에..
2편, 3편에서는 더 큰 모험이 기다리고 있을거라 기대해보면서..겉으로는 관심없는듯 무심하게 기다려봐야겠다.
 
작가 보쉬님도 아마 내가 매달리면 더 안알려주려고 버티시지 않을까 싶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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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느리고 빠른 비니 아빠랑 소리 내어 읽는 동화책 6
아네트 헤르조그 지음, 에블린 다비디 그림, 최용주 옮김 / 큰나(시와시학사)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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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직접 큰 소리로 읽어주면 좋을텐데, 아직까지는 엄마가 주로 읽어줬네요.
가끔은 (아빠는 아마 자주라고 생각하겠지만) 아빠가 책을 읽어주며 놀아주기도 하니, 그때 이 책을 내밀며 꼭 이 책은 아빠가 읽어주는 거예요 하고 말을 해봐야겠어요.

아빠랑 소리내어 읽는 동화책, 가장 느리고 빠른 비니를 소개합니다.

녹색의 싱그러운 표지에 익숙한 친구가 눈에 띄네요.
네..바로 느림보 달팽이예요.
이름은 비니라네요.

이 친구가 가장 느린건 알겠는데, 어째서 가장 빠르기도 하다는 걸까요? 느림보 거북이와 토끼의 경주가 떠오르는 제목을 생각해보면서 동화책을 펼쳐 읽기 시작했어요.

엄마가 먼저 읽고, 아가와 처음 읽기는 아가 데리고 유모차 태워 나가는 외출 시간에 보여줬답니다.
새로운 책이다 보니 새로운 환경에서 접하게 해주면 더욱 적응을 잘하는 것 같아요.
보통은 기존의 책들을 좋아하는데 외출해서는 처음 만나는 책에 금새 빠져들더라구요. 게다가 한번 마음에 들기 시작한 책은 그 이후로도 대박북이 되구요. ^ㅡ^

아기에게 책을 읽어주다 보니 엄마에게도 이런 저런 요령이 생기는 것 같아요.
외출할때 장난감보다도 항상 책이 먼저 생각나고, 여행 갈적에도 책 몇권은 반드시 챙겨가고 말입니다. 그럴때 좋아하는 책 한두권과 새로운 책 한두권을 적절히 섞어서 가져가보심이 어떨까 싶어요.


자자, 얼른 달팽이 친구 이야기를 들려달라구요? ^ㅡ^

이 친구의 이름은 비니예요.
비니는 아네트 헤르조그라는 독일 출신 작가가 만들어낸 귀여운 달팽이랍니다.

언제나 꼴찌인 비니가 아침 일찍 길을 떠나기 시작했어요. 게다가 오늘은 자동차를 탈 생각이니 비니가 생각을 잘 했네요. 바구니에 맛있는 도시락과 예쁜 접시도 책였구요. 자동차까지 가는 길에 개구리, 두더지, 딱따구리 등의 친구를 만나 같이 자동차를 타고 바닷가에 놀러가기로했네요.

비니의 여행길이 부러웠는지 다들 하던 일을 멈추고 따라오기 시작했어요. 염소와 생쥐도 비니 일행에 끼워줬어요. 어느덧 모임이 커져버리고 말았어요.

모두들 앞으로 달려가는데 비니가 뒤에서 소리쳤어요.
"얘들아 너무 빨리 가지마! 나는 너희들처럼 빨리 갈 수 없어."

하지만, 아무도 비니의 말을 듣지 않았어요.
모두들 먼저 자동차에 타려고 했지요.

여행의 설레임이 친구들을 이기적으로 만들었나봅니다. 처음의 주체 멤버였던 비니를 놔두고 휑하니 떠나버린 친구들. 떠나버린 자동차를 슬프게 바라보고 있는 힘을 다해 뒤따라가보아도 절대 따라갈수가 없는 비니.
비니의 모습이 너무 서글퍼 보였어요.

이를 어쩌죠? 우리 친구들이 가서 비니를 위로해주면 좋을 텐데 말입니다.

다음 장을 읽기가 겁이 났어요. 비니가 앙앙 울고 있으면 어떡하죠? 못된 친구들 같으니라고..

어, 그런데? 엄마 생각이랑 좀 달랐어요.
우리 씩씩하고 활발한 비니는 울지 않았어요.

오히려 친구들이 가고 나자 시간이 많아졌다며 천천히 혼자만의 소풍을 즐기기 시작했어요.

게다가 하늘에서 비까지 내려와줘서, 작은 웅덩이가 생겨서 비니만의 작은 수영장까지 마련되었네요.

"바닷가가 따로 없구나. 와, 정말 기분 좋아."

비니가 큰소리로 말할때, 친구들이 돌아왔어요.
비니를 태우기 위해 돌아온건가? 생각했는데, 이런..

바닷가 여행이 친구들에게 맞지 않아서 서둘러 돌아온 것이었네요. 게다가 천둥 번개까지 쳐서 서둘러들 집에 가느라 비니에게 인사할 생각도 못했네요.

우리 친구 비니는 어떠냐구요? 비니도 집에 가야지요.

머리를 쏘옥..

비니는 집을 등에 지고 다녀서 언제나 가장 빨리 집에 갈 수 있답니다.

세상에서 가장 빠른 비니!

느리지만, 넉넉한 마음씨로 안정된 삶을 살고 있는 비니친구를 만나봤어요.

우리 아기는 조금 늦게 기고, 걷기 시작했어요. 손잡고 걷는것은 그래도 한참 되었지만, 혼자서는 영 걸어보려 하지 않더라구요. 워낙에 엄마, 아빠가 운동신경이 둔한 편이라 그럴수 있겠지 하고 느긋이 기다려보았지만, 나중에는 슬슬 걱정도 되더라구요. ^ㅡ^

그래도 믿고 기다려줬더니 우리 아기 늦었지만 혼자서도 잘 걸어다니고, 거의 뛰다시피 하네요.
비니처럼 느린게 있으면 빠른게 있듯이, 우리 아기도 여느 아기들처럼 장단점을 골고루 갖고 있는 것 같아요.
사실 엄마 눈에는 장점만 보이지만 말입니다.

엄마를 닮아 사교성이 좋다는 (주위 어른들 말씀입니다..)우리 아들, 앞으로 비니처럼 예쁜 성격으로 좋은 친구들 많이 만나 행복한 어린이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엄마의 바램대로 건강하게 자라주길 바라구요 ^ㅡ^

아기와 함께 읽는 독서시간은 언제나 즐겁습니다. 비니처럼 예쁜 그림친구를 만날때는 더 그렇구요.

앞으로도 아기와 함께 하는 좋은 그림책들 더욱 많이 만나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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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쉬허쉬 허쉬허쉬 시리즈 1
베카 피츠패트릭 지음, 이지수 옮김 / 북폴리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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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트와일라잇의 명성과 인기에 힘입어 수많은 뱀파이어 소설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그리고, 뱀파이어가 아닌 불사자들의 이야기들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추락천사와 네필림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까지 나오게 되었다.

검은 표지의 날개를 펼친 남자 천사의 모습, 타락천사를 연상케 하는 멋드러진 표지를 지닌 이 소설, 바로 허쉬허쉬다.

 

그동안 제법 여러편의 재미있는 뱀파이어 소설, 불사자 소설을 읽었으면서 아직까지도 불사자 소설의 원조격인 트와일라잇을 못 읽어봤다는게 아쉽기만 하다. 어쨌거나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허쉬허쉬를 먼저 읽게 되었으니 에버모어, 블루문 등을 재미있게 읽은 나로써는 또 한번 기대감을 갖고 읽게 되었다.

 

천사가 날개를 찢긴 존재가 되고, 사악한 존재가 된다는 것. 악마가 되어버린 루시퍼의 이야기를 듣고 충격을 먹은 적이 있긴 했지만, 그외의 추락천사에 대한 이야기는 여전히 생소하면서도 궁금한 영역이었다. 영화 콘스탄틴에서 가브리엘 천사가 뒷통수를 치는 이야기도 충격적이긴 했지만..허쉬허쉬의 추락천사는 존재일까? 짧은 식견으로 많이 궁금해지는 부분이었다.

 


 

이브를 꾀었다가 지상으로 추방당한 천사들이 날개가 없어지고 인간이 되었다는 소문이 있었거든. 그래서 난 추락천사가 날개를 강제로 뜯긴다는 것도, 그렇게 되면 인간의 몸을 차지하고 싶은 굶주림에 시달리면서 지상을 방황하게 되는 저주를 받는다는 것도 몰랐어. 355p

 

추락천사와 인간의 성적 교섭으로 태어나는 초인적 존재를 네필림이라 칭한다. 네필림 종족은 사악하며 자연의 섭리에 어긋나는 존재로 원래 지상에서 살 운명이 아니었다. 285p

 



 

평범한 여학생인 노라는 어느 날 갑자기 생물 수업시간의 파트너가 되어버린 전학생 패치때문에 골치를 썩는다.  잘생기고 몸매도 좋지만, 정체를 알 수 없는 그, 게다가 특유의 검은 눈으로 나를 응시하고 놀려댈때면 그가 안전하지 않은 사람이라는 직감이 들곤 한다.

 

패치가 손을 내밀때 손목 안쪽에 있는 뭔가가 눈에 들어왔다. 처음에는 문신인가 했지만 다시 보니 약간 도톰한 적갈색 반점이었다. 페인트가 튀어서 난 자국 같았다.

내 손목에 있는 자국과 너무나 비슷한 자리였기 때문에 난 상당히 놀라고 당황했다. 38p

 

게다가 아버지가 사고로 돌아가신 이후로부터 누군가가 나를 지켜보는 느낌이 들고, 패치와 엮인 이후로부터는 신상에 위협을 가하는 무서운 사건들이 연이어 발생한다. 스키 마스크를 쓴 남자가 나를 죽일듯이 덤벼들고 쫓아다니는 일은 다반사고, 더 끔찍한 것은 사건을 신고하거나 다른 이들과 함께 그 자리에 다시 가보면, 사고가 나서 찌그러졌던 차도 멀쩡해져 있고, 마구 흐트러져 있던 방안도 깔끔하게 정돈된 모습이 되어 있다는 것.

 

그 일을 패치와 연결을 시키지 않으려 해도 자꾸만 신경이 쓰이고, 그러면서도 패치에게 빠져드는 감정으로 곤혹스럽다. 나쁜 남자 컴플렉스일까? 어쨌거나 노라는 자기도 모르게 패치에게 마음이 쏠린다.

 

노라의 단짝 친구 비와 함께 패치에 대해 궁금증을 풀어나가려 하지만, 일은 쉽게 풀리지 않는다. 게다가 또 다른 전학생이자 잘생기고 멋진 두 남자 엘리어트와 줄스가 노라와 비에게 접근한다. 게다가 아주 우연히 검색을 통해 예전 엘리어트의 학교에서 살인사건이 있었고, 그 사건에 엘리어트가 조사를 받았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새로운 상담 선생님 또한 그녀에게 패치와의 1:1 시간을 경계하라는 조언을 해주니, 갈수록 그녀 주위의 일들은 미궁에 빠질 뿐이었다.

 

패치에 엘리어트까지..잘생긴 남자들이 연달아 생기지만, 그녀가 믿고 따를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 그리고, 스키 마스크를 쓰고 그녀를 괴롭히는 이는 과연 누구일까?

 

정신없이 읽다보면 400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책이 어느 덧 마지막 장을 남겨두고 있는 것을 알게 된다.

첫 시작은 여느 불사자 소설들과 매우 비슷한 시작이었으나,  중반을 넘어서부터는 가속도가 붙어서 얼마 안남은 책장이 아쉬워질 정도였다.  

 

결말은 다소 약했지만, 예상치 못한 반전이 있어 재미나기도 하였다. 어쨌거나 분명 재미있게 읽은 소설이었지만, 궁금한 점은 남는다. 여기에 물어보면 스포일러가 되어 그냥 나 혼자만의 궁금증으로 남겨둬야하는건지..사실 이 책 이후에도 2부, 3부가 이어진다는 이야기가 있으니, 그래서 결말이 약했나 싶은 생각도 든다. 어쨌거나 다음 이야기는 어떻게 진행될지 궁금증을 주는 책, 타락천사를 다룬 허쉬허쉬와의 만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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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이야 (양장)
전아리 지음, 안태영 그림 / 노블마인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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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세의 직장여성이 미소년 아이돌 그룹의 열혈 팬이 된다?

한창 사춘기때도 연예인은 커녕, 학교 선생님도 좋아해본적이 없는 내게는 공감하기 어려운 소재였다.

하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감칠맛 나게 빠져들게 된 소설. 그리고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면서 나도 모르게 방긋 웃어버리게 되어 지나가는 이들이 미친 여자로 오해할까봐 주춤하게 만들만큼 재미났던 소설, 팬이야를 소개하고자 한다.

 

내 나이 스물 아홉은 어떠했던가? 다른 나이의 나에 비해 스물아홉의 나는 불안한 미래에 두려움을 갖고 있는 그런 시기였다. 30이 되면 마치 인생이 끝장나기라도 할 것처럼..두려움이 앞서고, 29에 뭐라도 특히, 당장 결혼할 사람을 찾아둬야 할것같아 불안해했던 걸 생각하면 지금도 웃음이 난다. 오히려 30이 넘어서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고, 지금의 신랑과 만났던 때도 30이고, 결혼을 한 해도 30의 겨울이었다.

 

지나고 나면 별것 아닌 시기지만, 어쩐지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나이.

주인공 김정운의 나이는 올해 스물아홉.

계약직 사원으로 근무하는 직장에서는 부장서부터 말단 사원까지 모조리 정운에게 잔심부름을 시키며 마음껏 부려먹는다. 심지어 같은 계약직 사원인 현정조차도 그녀를 만만하게 대한다. 말 그대로 동네북이랄까?

항상 실연의 연속이었던 그녀의 애정전선에 백마 탄 기사처럼 등장한 너무나 멋진 남자친구는 알고 보니 딸아이에 부인까지 버젓이 있는 유부남이었다. 기가 막힌 그녀가 남자와 헤어지고, 적적하게 보내던 어느 날, 아주 우연히 시리우스라는 아이돌 그룹의 cd 경품에 당첨되어 소년들과 허그를 하게 되는 부상을 받았다.

 

생각하기도 창피한 이 경험을 통해 아이러니하게도 그녀는 그 아이돌 그룹에게 푹 빠져버리게 되었다.

시리우스의 티켓을 구하기 위해 웃돈을 주고 30만원짜리 티켓을 사고, 그녀에게 티켓을 판 차주희라는 여고생을 통해 그녀의 사촌오빠인 방송국 피디 장우연을 소개받았다. 물론 순전히 차주희의 장사속이었지만 말이다. 정운보다 두살이나 어린 우연은 무척이나 다정다감하게 정운에게 대해주었다.

 

"누나만 있으면 좋은데 뭐가 더 필요해요."

그래, 그럼 됐지 뭐. 그의 솔직함에서 나오는 밝은 에너지는 그야말로 싱싱한 브로콜리처럼 탐스럽고 푸르렀다. 고작 두 살 차이였지만 혹시라도 내가 칙칙해 보이진 않을까 싶어 우연을 만나기 전에는 틈만 나면 거울을 들여다보게 되었다. 100p

 

정운이 시리우스 멤버 중 마음에 들어한 현우 덕에 그녀는 아줌마 소리를 들어가며 열심히 팬활동을 하였다. 그리고 현우와의 일일 데이트에 출연하여 온갖 수모를 견디어내면서도 왕자님 옆에 있다는 행복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고 말이다.

 

현우가 손을 내밀었다. 새삼 남자라는 걸 깨달을 만큼 큰 손은 보들보들했다. 얼마 오른것같지도 않은데 금세 오케이 사인이 떨어졌다. 형민의 "컷!"소리와 함께 기형도 시인의 시 한 구절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가엾은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 127p

 

그리고 첫 만남부터가 아주 괴팍했던 시리우스 프로그램의 담당 피디 형민은 어쩐지 정운과는 엇나가기만 하고 말이다.

 

지금 내 입술에 맞붙어 있는 남자가 이 갈릴만큼 얄미웠던 어제의 적이라니.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와 목에 핏대를 세우고 싸운 기억을 떠올릴수록 혀의 감촉이 더욱 짜릿하게 느껴졌다. 눈을 감고 있자 탄산이 솟듯 몸 깊은 곳에서부터 술기운이 회오리치며 올라왔다. 이대로 쭉 눈을 감고 있으면 다른 세계로 쑤욱 빠져나갈 수도 있겠다, 는 생각이 들 무렵 몸이 뒤로 기울었다. 151p

 

여자의 성공, 안정 등을 남자와의 사랑 문제로 해결한다는 것에는 좀 반대하고 싶지만, 세부적으로 꼬집을 일들을 일일이 떠나 이 소설은 무척 재미난 소설, 그리고 오랜만에 나를 들뜨게 만들어주는 소설임에는 틀림없었다. 그러면서도 정운이 더이상 주위 사람들에게 휘둘리지 않고, 자기 목소리를 크게 내는 과정은 짧은 동안이나마 그녀에게 바람직한 변화가 생긴것으로 볼 수 있었다.

 

"변화라는게 그렇잖아. 기존의 자기를 깨부수고, 당당하게 상처받고, 남은 파편들을 치우고. 그 빈자리에새로운걸 세우는게 아니겠어?"

177p

 

"좋아하게 만들었으면 끝까지 책임을 지란 말이야." 270p

 

가볍고 코믹하고, <내이름은 김삼순>이라는 드라마나 <올드미스 다이어리>처럼 재미나면서, 누구에게나 존재하는 "사랑스러운 나"를 발견하도록 도와주는 특별한 소설. 지금 우울하다 생각하는 여성이라면, 이 책을 읽고 기운을 바짝 낼 수 있길 바래본다.

 

아기 엄마인 나도 이렇게 유쾌해지는걸. 싱글인 그녀들이 읽으면 얼마나 더 발랄한 기분이 들까?

 

저자의 다른 책들을 아직 읽어보지 못했지만, 분명 독자들이 듣고 싶어하는 이야기를 쏙쏙 잘 끄집어내는 놀라운 재능을 가진 작가임에 틀림없단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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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아이들은 낯선 사람을 따라갈까?
EBS <아동범죄 미스터리의 과학> 제작팀 지음 / 지식채널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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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살난 딸을 둔 친구가  어느 할머니가 아이 팔을 만지자, 아이가 움츠러 들어서 친구가 다시 말해주었다고 한다. "저, 할머니가 우리 @@이 예쁘다고 한거야." " 그럼, 나도 저 할머니 좋아."

그 이야기를 듣고, 나도 모르게 얼마 전 본 티브이 프로그램이 떠올라 아이가 낯선 사람의 접촉에 호감을 느끼도록 가르치면 안될텐데..하고 조언해주자, 친구가 자기도 모르게 화들짝 놀라는 것을 보았다.

사실 나도 우리 아들과 같이 외출할때 낯선 아저씨나 아주머니들이 예쁘다고 아기를 만질때 "그러지 마세요" 라는 말이 선뜻 나오지 않는다. 낯설어 우는 아기에게도 "아저씨가 예쁘다고 그러시는 거야." 하며 나도 모르게 아이를 굿보이 신드롬에 휩싸이게 만들려 한다. 나도 모르게...

 

하지만, 낯선 사람, 이상한 사람, 무서운 사람이 결국은 아주 낯선 생소한 사람일수도 있지만, 우리 주위의 어느 누군가가 무서운 일을 저지를수도 있다는 것..그 무서운 진실로부터 우리 아이를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

 

 

아직 어린 아기를 두고 있기에 사실 이 책을 읽을때 두려움이 더 앞섰다. 이렇게 무서운 이야기는 자꾸 외면하고 싶은게 현실이었기에, 설마 우리 아이에게? 하는 생각으로 이 책을 읽는걸 두려워했었다.

하지만, 아이들의 심리를 알지 못하면 정말 무서운 일이 벌어질때 대처할 수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지금 조금 무섭더라도 확실히 알고 대처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펼쳐든 서문에서부터 나는 소름이 끼쳐버렸다.

 


 

미국의 어린이 안전 전문가 켄 우든은 우리에게 아주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놀이터에 아이들이 놀고 있을때, 아동 대상 범죄자들은 어떤 아이를 범죄 대상으로 삼을지를 거의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고 합니다. 그들은 자존감이 낮아 보이는 아이, 다른 아이들과 잘 어울리지 못 하는 아이, 애정이 부족해 보이는 아이에게 접근했습니다. 또한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자신을 좋아하고 신뢰하게 될 것인지도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가 암시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우리는 이런 범죄자에 맞서 어떻게 우리 아이들을 지켜내야 할까요?

7p



 

우리나라 아이들과 미국의 아이들이 생각하는 낯선 사람에 대한 인상은 아래와 같이 크게 달랐다. 나또한 어렸을적에 생각한 낯설고 무서운 범죄자의 모습은 아래 한국 아이들의 생각과 같았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낯선 사람은 '험악한 얼굴에 무서운 인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대답했다. 또한 그 대상은 거의 남성이었으며 모자, 선글라스, 마스크 등으로 얼굴을 가렸다고 묘사했다. 이것이 바로 우리 아이들이 생각하는 낯선 사람의 실체였다.아이들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상상 속의 사람을 낯선 사람으로 규정하고 있었던 것이다.

28p

 

미국 아이들이 낯선 사람을 묘사하는 표현 중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는 anybody. 즉 '누구나'였다. 누구나 낯선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사실, 그 어디에 있는 누구라도 낯선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그들은 알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낯선 사람이 특별한 sombody였지만 미국 아이들은 그렇지 않았다.

36p

 

실상 유괴범, 성범죄자들의 외형은 평범한 사람들에 가깝다한다. 미국 아이들처럼 우리나라 아이들이 생각하도록 가르치는 것, 그것이 기본이 되어야 할 문제였다.

 

유괴범이 아이를 유괴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 정답은 평균 35초 57p

 

아이들은 불쌍한 사람을 도와주고 어른 말씀 잘 듣는 착한 아이가 되어야 한다'는 전통적인 일반 교육을 장기 기억 창고에 저장하면서 굿보이 신드롬을 갖게 된다. 하루가 멀다하고 진행되는 반복교육의 효과다. 하지만, 날을 잡아서 진행하는 어른이 도와달라고 해도 함부로 도와줘서는 안된다. 아는 사람도 따라가서는 안된다는 주입식 특수교육은 단기 기억 창고에 대충 저장하고 만다.

이처럼 정반대되는 두가지 교육이 병행되어 이것이 현장에서 충돌하게 되고 아이와 부모들은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다. 76.77p

 

사실 나또한 위의 질문에 대답할 수가 없었다. 그래, 그러니까 어떻게 가르치라는 거야? 나도 모르겠는걸.

맨처음에 언급한대로 어른들에게 퉁명스럽게 대하라고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모르는 어른들에게 친절을 베풀다가 정말 무서운 일을 겪을 수도 있는 평범하지 않은 사회에 살고 있는데 말이다.

미국의 어린이 전문가 켄우든의 가르침은 아래와 같다.

 

낯선 사람을 따라가는 대신 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찾아주는 요령을 가르치라고 말했다. 도와주되 도와주지 않는 것. 80p

 

어른은 아이에게 도움을 청하지 않는다. 이 얼마나 명쾌하면서 충격적인 말인가? 아이들은 그것을 생각지 못하고 있는것이다. 어른들은 어른에게 도움을 청하면 된다. 아이에게 도움을 청하는 경우 정말 그 계기를 의심할 수가 있는것이다.

 

자존감이 높은 아이는 스스로를 방어하고 자존감이 낮은 아이는 스스로를 방치한다. 132p

 

많은 육아서적을 읽어봤지만, 이 책처럼 정말 절실하게 와닿는 정답을 내려준 책은 없었다.

정말 모든 엄마들이 꼭 읽어봐야할 필독서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무서운 것이 그 35초의 판단에 의해 아이가 낯선 이에게 유괴되는 경우 죽음으로 돌아오는경우가 많았다 하기 때문이었다. 내목숨보다도 소중한 내 아이를 지키는 방법, 아이의 24시간과 평생을 마크하며 살아갈 수가 없다면, 아이의 자존감을 높여주고, 범죄로부터 아이를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는 방법을 제대로 알아야할것이다.

 

진정, 이 시대의 부모에게 필요한 아동 범죄에 대한 예방 노하우가 들어있는 책, 이 책은 정말 읽기 무섭지만, 반드시 꼭 읽어봐야할 필독서란 생각이 들었다.

 

끝으로 힐러리의 연설을 통해 아동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  한 마을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수십 수백가지 어른들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마을에는 병원, 학교, 파출소,동사무소, 공원, 어린이집, 식당, 은행, 영화관, 교회 등 공적인 부분과 알게 모르게 애쓰시는 유무형의 사회적 가치가 융합되어야 합니다. 이렇게 잘 돌보면 아이들이 무럭무럭 자라 이 사회의 중추가 될 것을 의심치 않습니다.

28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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