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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아이들은 낯선 사람을 따라갈까?
EBS <아동범죄 미스터리의 과학> 제작팀 지음 / 지식채널 / 2010년 6월
평점 :
3살난 딸을 둔 친구가 어느 할머니가 아이 팔을 만지자, 아이가 움츠러 들어서 친구가 다시 말해주었다고 한다. "저, 할머니가 우리 @@이 예쁘다고 한거야." " 그럼, 나도 저 할머니 좋아."
그 이야기를 듣고, 나도 모르게 얼마 전 본 티브이 프로그램이 떠올라 아이가 낯선 사람의 접촉에 호감을 느끼도록 가르치면 안될텐데..하고 조언해주자, 친구가 자기도 모르게 화들짝 놀라는 것을 보았다.
사실 나도 우리 아들과 같이 외출할때 낯선 아저씨나 아주머니들이 예쁘다고 아기를 만질때 "그러지 마세요" 라는 말이 선뜻 나오지 않는다. 낯설어 우는 아기에게도 "아저씨가 예쁘다고 그러시는 거야." 하며 나도 모르게 아이를 굿보이 신드롬에 휩싸이게 만들려 한다. 나도 모르게...
하지만, 낯선 사람, 이상한 사람, 무서운 사람이 결국은 아주 낯선 생소한 사람일수도 있지만, 우리 주위의 어느 누군가가 무서운 일을 저지를수도 있다는 것..그 무서운 진실로부터 우리 아이를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
아직 어린 아기를 두고 있기에 사실 이 책을 읽을때 두려움이 더 앞섰다. 이렇게 무서운 이야기는 자꾸 외면하고 싶은게 현실이었기에, 설마 우리 아이에게? 하는 생각으로 이 책을 읽는걸 두려워했었다.
하지만, 아이들의 심리를 알지 못하면 정말 무서운 일이 벌어질때 대처할 수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지금 조금 무섭더라도 확실히 알고 대처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펼쳐든 서문에서부터 나는 소름이 끼쳐버렸다.
미국의 어린이 안전 전문가 켄 우든은 우리에게 아주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놀이터에 아이들이 놀고 있을때, 아동 대상 범죄자들은 어떤 아이를 범죄 대상으로 삼을지를 거의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고 합니다. 그들은 자존감이 낮아 보이는 아이, 다른 아이들과 잘 어울리지 못 하는 아이, 애정이 부족해 보이는 아이에게 접근했습니다. 또한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자신을 좋아하고 신뢰하게 될 것인지도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가 암시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우리는 이런 범죄자에 맞서 어떻게 우리 아이들을 지켜내야 할까요?
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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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아이들과 미국의 아이들이 생각하는 낯선 사람에 대한 인상은 아래와 같이 크게 달랐다. 나또한 어렸을적에 생각한 낯설고 무서운 범죄자의 모습은 아래 한국 아이들의 생각과 같았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낯선 사람은 '험악한 얼굴에 무서운 인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대답했다. 또한 그 대상은 거의 남성이었으며 모자, 선글라스, 마스크 등으로 얼굴을 가렸다고 묘사했다. 이것이 바로 우리 아이들이 생각하는 낯선 사람의 실체였다.아이들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상상 속의 사람을 낯선 사람으로 규정하고 있었던 것이다.
28p
미국 아이들이 낯선 사람을 묘사하는 표현 중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는 anybody. 즉 '누구나'였다. 누구나 낯선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사실, 그 어디에 있는 누구라도 낯선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그들은 알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낯선 사람이 특별한 sombody였지만 미국 아이들은 그렇지 않았다.
36p
실상 유괴범, 성범죄자들의 외형은 평범한 사람들에 가깝다한다. 미국 아이들처럼 우리나라 아이들이 생각하도록 가르치는 것, 그것이 기본이 되어야 할 문제였다.
유괴범이 아이를 유괴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 정답은 평균 35초 57p
아이들은 불쌍한 사람을 도와주고 어른 말씀 잘 듣는 착한 아이가 되어야 한다'는 전통적인 일반 교육을 장기 기억 창고에 저장하면서 굿보이 신드롬을 갖게 된다. 하루가 멀다하고 진행되는 반복교육의 효과다. 하지만, 날을 잡아서 진행하는 어른이 도와달라고 해도 함부로 도와줘서는 안된다. 아는 사람도 따라가서는 안된다는 주입식 특수교육은 단기 기억 창고에 대충 저장하고 만다.
이처럼 정반대되는 두가지 교육이 병행되어 이것이 현장에서 충돌하게 되고 아이와 부모들은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다. 76.77p
사실 나또한 위의 질문에 대답할 수가 없었다. 그래, 그러니까 어떻게 가르치라는 거야? 나도 모르겠는걸.
맨처음에 언급한대로 어른들에게 퉁명스럽게 대하라고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모르는 어른들에게 친절을 베풀다가 정말 무서운 일을 겪을 수도 있는 평범하지 않은 사회에 살고 있는데 말이다.
미국의 어린이 전문가 켄우든의 가르침은 아래와 같다.
낯선 사람을 따라가는 대신 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찾아주는 요령을 가르치라고 말했다. 도와주되 도와주지 않는 것. 80p
어른은 아이에게 도움을 청하지 않는다. 이 얼마나 명쾌하면서 충격적인 말인가? 아이들은 그것을 생각지 못하고 있는것이다. 어른들은 어른에게 도움을 청하면 된다. 아이에게 도움을 청하는 경우 정말 그 계기를 의심할 수가 있는것이다.
자존감이 높은 아이는 스스로를 방어하고 자존감이 낮은 아이는 스스로를 방치한다. 132p
많은 육아서적을 읽어봤지만, 이 책처럼 정말 절실하게 와닿는 정답을 내려준 책은 없었다.
정말 모든 엄마들이 꼭 읽어봐야할 필독서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무서운 것이 그 35초의 판단에 의해 아이가 낯선 이에게 유괴되는 경우 죽음으로 돌아오는경우가 많았다 하기 때문이었다. 내목숨보다도 소중한 내 아이를 지키는 방법, 아이의 24시간과 평생을 마크하며 살아갈 수가 없다면, 아이의 자존감을 높여주고, 범죄로부터 아이를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는 방법을 제대로 알아야할것이다.
진정, 이 시대의 부모에게 필요한 아동 범죄에 대한 예방 노하우가 들어있는 책, 이 책은 정말 읽기 무섭지만, 반드시 꼭 읽어봐야할 필독서란 생각이 들었다.
끝으로 힐러리의 연설을 통해 아동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 한 마을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수십 수백가지 어른들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마을에는 병원, 학교, 파출소,동사무소, 공원, 어린이집, 식당, 은행, 영화관, 교회 등 공적인 부분과 알게 모르게 애쓰시는 유무형의 사회적 가치가 융합되어야 합니다. 이렇게 잘 돌보면 아이들이 무럭무럭 자라 이 사회의 중추가 될 것을 의심치 않습니다.
28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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