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스퍼 존스가 문제다
크레이그 실비 지음, 문세원 옮김 / 양철북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오스트레일리아의 <앵무새 죽이기>라는 평을 받고 있다는 <재스퍼 존스가 문제다>를 읽었다.

왕따 청소년들의 사춘기 성장 소설이라는 짧은 글을 접하고서는 도대체 어떤 내용일까 궁금해졌다. 그러면서 괴롭힘을 당하는 왕따 이야기에 읽는 나까지 마음이 괴로워지는 건 아닐까? (나는 종종 주인공에게 감정이입이 되어 같이 괴로움과 슬픔을 공유하기도 하기에..) 하며 두려운 감정에서 읽기 시작하였다.

 

분명 괴롭힘을 당하는 소년들의 이야기인데, 거기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기 보다 그들의 성장에 더욱 눈길이 간다.

 

사건은 1960년대 경 오스트레일리아의 작은 탄광 마을 코리건에서 시작되었다.

마을 최대의 문제아 소년 재스퍼 존스가 나 (찰리)를 찾아왔다. 내 이름도 모를 줄 알았던 그 아이가 내게 도움을 청해, 두렵기는 했지만, 아이들의 선망인 대상인 그와 함께 하고자 길을 따라 나섰다.

 

그리고, 보았다.

한 소녀의 죽은 시체를..

 

이건 폭설이다. 평온하고 확실하고 견고하기만 했던 나의 세계가 흐트러졌다. 소용돌이치며 날리는 색종이 조각들처럼 어디론가 흘러가고 있다. 내가 알고 있던 교과서는 갈기갈기 찢겨진채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매서운 혼란이 모든 것을 뒤흔들었다. ..마치 알을 깨고 나온 기분이다. 재스퍼 존스처럼 선택권을 갈취당하고 말았으니 말이다. 43p

 

찰리는 똑똑하다는 이유로 죽어야 한다? 똑똑하다는 이유로 동급생에게 괴롭힘을 당한다. 그리고 그보다 더 심하게 왕따를 당하는건 찰리의 제일 친한 단짝 제프리이다. 찰리보다 똑똑해서 월반까지 한 아이이지만, 키가 유난히 작고, 베트남계 출신이라는 이유로 아이들 뿐 아니라 어른들에게서까지 배척을 당하고 괴롭힘을 당하는 아이. 하지만, 정말 편한 친구이자 마음이 최고로 잘 맞는 아이이다.

 

그리고 재스퍼 존스. 튀기라는 말도 있고, 엄마는 죽고 아버지는 아들에게 무심한. 온갖 나쁜 짓은 다 일삼고 다닌다고 해서, 부모들은 항상 재스퍼 존스와 놀지 말라는 말을 한다.

 

사람들이 날 항상 두려워했다는 말을 하는거야. ..나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거든. ..그러고는 바로 그게 이유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어. 그래서 난 더이상 사람들을 미워하지 않기로 했어. 42p

 

문제아소년과 모범생과의 조합. 어쩐지 어울리지 않지만, 왕따라는 이유로 그들은 같은 환경에 처해 있다고 볼 수 있었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미처 끝까지 다 보지 못하고 중간에 나오고 만 영화 <도그 빌>이 생각이 났다.

사람들이 다 미쳐 돌아가는 거 같다고 느꼈던 영화. 사실 이 소설 속에서도 진실이 하나둘 밝혀지면서 아무것도 모른체, 마치 다 아는 양 진실을 왜곡시켜 나간 사람들에 대한 부아가 치밀었다. 너무 화가 나 미칠 지경으로.. 허구의 이야기라고 해도 세상 어느 곳에서는 반드시 재스퍼 존스가 있고, 로라가 있고, 제프리가 있을 것이기에..

 

배트맨은 달라. 배트맨은 보통 사람이거든. 위험에 처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그런 보통 사람말이야. 그렇기에 우리와 똑같이 공포심을 가지고 있어. 그렇기 때문에 배트맨의 용기가 최고라는 거야. 그런 장애물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싸우니까....잃을 것이 많을 수록 용기가 더 많이 필요한법이거든. 94p

 

제프리와 찰리와의 말장난 같은 여러 이야기들, 그리고 그 또래 소년들간에 있는 이야기 치곤 좀 음담패설 같은 그런 이야기들도 섞여 나오지만, 천박하다는 느낌보다는 그저 따뜻한 심정으로 그들을 바라보게 되었다. 왜일까? 게다가 제스퍼 존스가 문제라고 말한 제목과 서두서부터도 진행이 되는 이야기지만, 읽으면 읽을 수록 문제는 제스퍼 존스가 아님을 알게 된다. 그를 문제아라고 생각하게 만든 그 환경과 그를 제외한 사람들이 문제인 것이었지..

 

이 소설을 스포일러 없이 소개한다는게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한 장정일님 이야기처럼 나도 더 이야기하면 소설 속 핵심을 읊게 될까봐 두려워 이쯤 마무리하려 한다.

끝으로 갈 수록, 그 반전을 알수록 더 재미있지만 그 앎이 슬픔으로 바뀌어 너무나 가혹하게 느껴졌던 그런 책.

죄없는 사람을 죄인으로 몰아가고, 선량하다 믿는 사람들의 우두머리는 사실 가장 큰 추악함으로 물들어 있고..

 

어쩌면 우리가 눈가리고 아웅하며 살아가는 이 사회가 바로 그런 사회인지 모르겠지만..

자꾸 난 아니라고.. 부인하고 싶은 것은 미안함 때문이리라.

문제아라 생각한 이들의 진정한 내면을 들여다 본적이 없다면 손가락질도 하지 말아야 함은..

이 책을 통해 처음 깨달은 그런 감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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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 슬럼버 - 영화 <골든슬럼버> 원작 소설 Isaka Kotaro Collection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소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평점이 별 다섯개라.. 아쉽다. 더 늘릴 수만 있다면 별을 더 주고 싶은 그런 소설이었다.

 

이사카 고타로.

아직 책으로 만나보지 못한 작가였으나, 워낙 독자들에게 인기가 많아서 그 이름만큼은 익히 들어 알고 있는 작가였다. 그리고, 8/26에 개봉한 영화 골든 슬럼버, 이 영화의 동명 원작 소설이 바로 이사카 고타로의 작품이라는 것을 알고는 영화가 아닌 소설이 너무나 읽고 싶었다.

 

한때 책을 거의 보지 않고, 영화, 연극 등에 심취해 있던 때가 있었다. 지금은 그와 정 반대로 모든 것을 책을 통해 느끼고 있다. 아기를 낳고 나서 영화관에 못 가게 된 까닭도 있지만, 그와 동시에 언제 어느때고 휴대하기 편한 책이 지금의 내게는 훨씬 더 편하게 즐길 취미생활이 되기도 한 이유에서다. 게다가 화려한 영상이 아니더라도 책을 통해서는 좀더 자세한 상황을 들을 수 있고, 유추할 수 있고, 등장인물들 또한 내 머릿속에서 더욱 근사한 사람으로 재탄생되기때문에 영화에 나온 인물이 혹시라도 내 마음에 들지 않을까봐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이병헌을 닮은 듯한 눈매의 남자, 그의 서글픈 눈빛 아래로 눈물 한 줄기가 흘러내린다. 

온세상이 추격하는 한 남자.

 

책의 시작부터가 독특하였다.

시간 구성이 뒤섞여 있는 배열이었던 것이다. 정치가로서는 보기 드물게 국민들의 신망을 얻은 가네다 총리가 센타이 시 퍼레이드 도중 암살을 당했다. 색종이 사이로 하얀새처럼 날아든 무선조종비행기에 장착된 폭탄을 이용한 암살이었다. 전국이 발칵 뒤집히고, 범인을 알아내기 위한 날카로운 날을 세운 경찰과 매스컴의 보도가 시작되었다.

 

사건이 발생되고, 사건을 보고 있던 시청자, 그리고 갑자기 사건 20년 후의 보다 더 객관적인 이야기, 그리고 메인이 되는 사건이 이 책의 중심으로 다시 진행되며, 끝으로 사건 석달뒤 이야기로 종결된다. 처음 차례만 보았을땐 왜 이렇게 복잡하게 구성이 되었나 했는데, 소설을 읽으며 탁월한 구성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전직 택배기사이자, 호감이 가는 외모에 착하고 성실한 아오야기. 몇년전 아이돌 스타를 우연히 치한의 공격으로부터 구해줘서 세간의 이목을 받아 서민 스타로 떠오른 것 이외에는 독특한 이력이 없던 그에게 이상한 일들이 생긴다. 절친한 친구였지만 8년이나 연락이 없었던 모리타에게서 만나자는 연락이 오고, 직장인 택배회사에서는 악의성이라고 보기에도 애매한 장난질이 계속되어 결국 회사를 나오게 된다. 치한을 세상에서 가장 싫어하는 정의감에 불타는 아버지를 탓에 절대 치한이 될리 없는 그가 전철 내에서 치한으로 몰린 일이 있는 가 하면, 직장에서 갑자기 접근한 여자가 취미가 무선 조종비행기라고 하였다.

 

정말 그뿐이었다.

사소하게 이상한 그 몇가지.

 

...

 

그리고 아오야기는 갑자기 가네다 총리 암살범이 되어 있었다.

모든게 확실해질때까지 실명을 거론하지 않는 매스컴이 연일 그의 이름을 거론해대고, 세상은 온통 그를 향해 칼날을 겨눈다. 국민의 지팡이인 경찰이 그와 그 주변의 인질을 향해서도 마구 총을 겨누고 쏘아대는 상황. 누구를 믿어야할지도 모를 상황. 끝이 보이지 않는 도망. 그리고 결백을 주장하고자 하나 믿어줄리만무하게 철저하게 조작된 시나리오.

 

매스컴에 나오는 커다란 사건 보도등을 보면서 그 사건이 조작된 것이라 의심하게 된건 얼마되지 않았지만, 아직도 나는 매스컴이 들려주는 이야기 속에 빠져 들고 은연중에 세뇌되고 있는게 사실이다. 책속의 많은 사람들 또한 그렇게 매스컴의 이야기를 믿는다.

 

철저하게 고독해진채 도망자의 신세가 된 아오야기, 그리고 그를 믿어주는 몇 안되는 사람들.

골든 슬럼버는 비틀즈의 마지막 앨범 수록곡이자 아오야기의 절친한 친구 모리타가 마지막으로 읊조리며 불렀던 노래 가사이기도 하다. 전혀 눈치도 못채고 그대로 봉변을 당할뻔한 소중한 친구를 깨워 "도망쳐"라고 말해준 친구. 그 친구가 눈물을 흘리며 자장가를 읊조리며 차안에 남아 있었다. 그리고 자신은 도망을 가야하는 신세. ...어쩌다가?

 

작고 커다란 여러 사건. 사고들이 나와는 무관하다고 믿었다. 그리고 아직까지는 그랬다.

내가 일으키지만 않았고, 내가 그 사건 현장에 없었다면 그냥 뉴스를 보고 저런 쯧쯧 하고 넘어가는 시청자로 끝나리라 믿었다. 아마 아오야기도 처음에 그랬으리라. 아무리 그랬어도 엄청난 배후세력의 조작된 시나리오 앞에서 한 인간의 삶이 얼마나 연약하게 무너지는지 미처 몰랐다. 매스컴,? 경찰? 평소에 서민을 보호해줄거라 믿었던 그 가까운 존재(?)들이 적으로 돌변하는건 순식간이었다. 그리고, 내가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려 해도 억지로 나를 범죄자로 만들기 위해 누군가가 심오하게 계획을 한다면 그 계획이 얼마나 무시무시하게 진행이 될 수 있는지 미처 몰랐다.

 

그들이 바라는 것은 진상을 밝히는게 아니다.

가네다 총리가 암살된 진짜 이유나 동기, 방법, 그리고 진짜 범인에는 관심이 없다. 그들은 그저 만인이 끄덕일만한 형태로 매듭짓기를 바랄뿐이다. 259p

 

그들이 진실에 관심이 없는데, 무죄를 증명할 방법이 있을까? 260p

 

거대한 힘에 맞서 싸우는 한 인간은 마치 구둣발 아래 놓인 개미 목숨이나 마찬가지였다.

 

아오야기. 판초콜릿 하나를 쪼개도 조금이라도 더 큰 것을 여자친구에게 내밀고, 눈이 부시게 푸른 날엔 기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어디에선가 고통 받을 사람들이 생각나 가슴이 아프다는 여린 사내. 그를 어찌하면 좋단 말인가? 진실은 20년이 지나서야 밝혀졌다.

 

너무나 재미있게 읽은 소설.

그리고 계란으로 바위치기 격인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날카로운 긴장감으로 끝까지 재미나게 읽어내려갔던 바로 이 소설.

 

가슴 저 밑에서 뜨거운 수증기 같은 것이 습기와 함께 솟아오른다. 이러면 안된다고 자신을 말렸지만, 아오야기의 눈초리에서는 이미 눈물이 방울방울 흘러내린다. 슬픔이나 분노가 아닌, 혼란스러움에서 오는 눈물이었다.

어떻게된, 어떻게 된 셈판이야. 모리타. 어떻게 된거야. 가즈. 254p

 

 

한편의 길고 긴 이 싸움을 영화 속에서는 어떻게 그려냈을지 정말로 궁금하다.

한 인간의 처절한 전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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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플래너 0~4세 - 노 스트레스 초간단 육아 매뉴얼
조 윌트샤이어 지음, 안진이.이고은 옮김 / 나무발전소 / 2010년 8월
구판절판


한국 나이로는 세살, 다음 달에 두돌 생일을 맞이하는 우리 아기의 연령대에 딱 맞는 육아서를 만났다. 0~4세의 아이를 둔 부모를 위한 육아서, 육아 플래너.

아이가 있다 보니, 아이의 연령대에 맞는 그림책이나 육아서를 발견할때마다 손이 먼저 가고, 얼른 읽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워낙 많은 책들이 나와서 그 책들을 모두 다 읽을 순 없겠지만, 지금 우리 아기에게 혹여 놓치는 부분은 없을까 싶어 기회가 닿는다면 더 많이 알고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 때문이다.







대다수 평범한 부모들에게 요즘의 육아서들은 스스로의 무능력을 절감하게 하고 스트레스와 죄책감만 잔뜩 안겨준다. ..성실히 아이를 키우려 하지만 몸과 마음이 너무나 고달픈 우리 시대의 부모들을 위해 쓴 책이니까. 육아법을 일일이 설명하기 보다는 실제 부모들의 목소리를 담아내고, 우리와 우리의 어린 아이들이 모두 즐겁게 살아갈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을 탐색하고자 했다.

(그리고 꼬마 독재자와 함께 살면서 최대한 스트레스를 줄이는 방법도. )

6p






이 책의 저자는 영국 작가이자 저널리스트인 조 윌트샤이어로 두 아이의 엄마다. 까다로운 유명인사들과 인터뷰를 하며 사람다루는 기술을 육아문제에 적용한 육아서를 집필하여 유명인사가 되었다 한다. 외국인 작가다보니 음식 문제라던지 하는 부분에서는 우리나라 문화와 많은 차이가 있었다. 책 본문 속에서도 예를 든 이들의 이름이 다 외국아이들이었고 말이다. 재미난 것은 중간중간 Action tip으로 소개된 상자 속 글들은 한국 엄마들의 사례였다는 것. 그래서 처음에는 응? 내가 잘못 봤나? 하고 다시 읽어보기도 했는데 분명 한국 엄마들의 사례가 짬짬이 팁으로 소개되고 있었다. 그래서 외국 작가가 쓰는 육아 문제와 우리나라 부모들이 보는 육아 문제와의 거리감을 어느 정도 보완해주는 완충역할을 할 수 있었다.


책에 나온 여러 이야기 중에 사실 많이 공감하면서도 실천하지 못한 것들이 아이의 수면 교육과 기저귀 떼기 등이었다. 소위 순하다고 해서 밤에 잘 자는 아기를 둔 엄마들은 그 고충을 모를 것이다. 처음에는 우리 아들도 무척이나 잘 잤다. 갓 태어났을때 엄마 젖이 부족해 분유를 충분히 주었을때는 정말 너무 오래 자서 문제였다고 했다. 하지만, 나는 잘 나오지 않았음에도 모유 수유를 고집했고, 워낙 모자란 탓에 분유와 혼합을 하더라도, 되도록 모유를 주려고 노력했던 터라 충분히 배를 채우지 못했던 아들은 제대로 잠이 들지 못해 예민해지는 듯 했다. 그리고, 백일의 기적이라는 그 시기가 지나고 이백일이 되어도 아들은 밤에 깊이 잠들지 못했다.




아기를 안고 날밤을 새우기 일쑤다 보니, 다른 일들은 하나도 할 수가 없었고, 워낙 잠이 많았던 나는 그저 잠만 자지 못하는 그 상황이 세상 그 어떤 일들보다도 힘들게 느껴졌었다. 그리고 아기에게 배불리 젖을 먹이지 못한다는 죄책감이 이유식을 시작할때까지 이어졌고 말이다. 다행히 아가는 건강하게 잘 자라주었고 억지로 교정하지 못해서 시간이 오래 걸리긴 했지만 어느 정도 시기가 지나니 밤에 길게 잠도 자게 되었다.



잠을 못 잘때에는 베이비 위스퍼 같은 책을 세트로 모두 들여가면서 모조리 읽어댈때도 있었지만, 강압적으로 우리 아기에게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배불리 먹인다면 모를까 배가 고파서 우는 아기를 억지로 재운다는게 사실 내 마음으로는 용납이 되지 않았기에..



이 책에서도 수면 교육에 대해 간략하게 언급이 되고 있다. 많은 이야기들을 다루다보니 수면교육을 비중있게 다루지는 않았지만 읽으면서 예전 내 기억을 되살려 보았다. 엄마젖이 충분히 잘 나오거나, 분유수유로 언제나 배가 잘 부르는 그런 아기라면 충분히 시도해볼 만할텐데 하는 생각을 하며 읽었다.


사실 가장 큰 관심을 갖고 읽게 된 파트는 4장 여행 파트와 7장 대소변 파트였다.

아기와 함께 국내 여행은 몇번 다녀봤지만 처음으로 버스를 세시간이나 타고 (아기와 버스 자체가 처음이다) 다섯시간이나 비행기를 타야하는 장거리 여행은 9월 초 계획한 이번 여행이 첫 여행이기에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없었다. 사실 기대되는 마음이 더 컸지만, 두돌이 안된 아기와 여행을 가려니 어른들만 갈때보다 짐도 두세배 더 많아지고, 마음의 부담감 역시 커졌다. 이 책의 작가분도 두돌 딸과 첫 비행기 여행을 가는데 거의 노이로제에 걸릴 정도로 걱정을 하였다 한다.



아기 좌석을 굳이 안끊어도 되는데 따로 끊자고 할 정도였고, 여행 담당자들을 얼마나 귀찮게 닥달했는지 모른다고 반성하고 있었다. 자유여행이라 가이드에게 기댈 수도 없어서 나는 오로지 혼자서 이 모든 짐을 떠맡아야 했다. 그래서 저자가 적어놓은 파트를 더욱 꼼꼼이 읽었다. 그 중 인상적인 부분이 아기를 달래기 위해 단 것을 너무 많이 먹이지 말라는 것이었다. 아이가 지나치게 흥분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단 것을 먹고 아이가 흥분하는 것을 보지는 않았지만,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절대로 그런 일은 없을거라 생각하지만, 아기가 아장아장 걷다가 길을 잃을수도 있으니 아이에게 미아방지용 팔찌를 채우거나 팔에 볼펜으로 전화번호를 적어두라는 조언도 기억해둘만한 것이었다.



여행을 다녀오면 곧 두돌이 되는 우리 아들, 모유를 두돌까지 먹여야지 했는데 모유 뗄 일도 걱정이고, 기저귀 뗄 일도 걱정이다. 출산 후에는 모유 수유라는 커다란 산맥이 있다고 친구가 말을 해주었는데, 젖떼기와 기저귀 떼기도 어려운 일임에는 틀림 없는 듯 하다. 이 책에서는 12개월이 지나면 기저귀 떼기를 시도한다고 나와 있었는데, 다른 책들에서는 18개월 이후부터 시작해서 24개월 이후를 권장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터라 약간 차이를 느끼기도 하였다. 뭐, 빨리 시작해도 잘 해내는 아기도 있을 수 있겠지만 말이다.



어쩐지 머리글부터 소제목까지 내 마음을 대변해주는 듯한 이야기들이 많아 더 정이 가는 육아서였던 육아 플래너. 육아서의 장점이 한번 읽고 덮어버리는 책이 아니라 필요할때마다 다시 찾아보는 그런 책이라는 점을 상기하면서 여행을 다녀와서 심호흡 다시 하고 본격적으로 기저귀 떼기도 하고, 단계적으로 아이에 맞는 그런 것들을 시행하도록 노력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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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리나 올리비아 올리비아 TV 시리즈 7
나탈리 쇼 글, 재러드 오스터홀드 그림, 김경희 옮김 / 효리원 / 2010년 7월
평점 :
품절


 

 

 

우리 아들의 친구 윰양은 어려서부터 문화센터를 다니기 시작해서, 지금도 일주일에 세번 정도의 교육을 받으러 다닙니다. 그중의 하나가 트윈클 영어발레인데, 아이가 예쁜 슈즈와 튀튀 등을 입고 춤을 추는 모습이 무척이나 예쁘다고 하더라구요. 친구보다 6개월 어리고, 돌쯤 되었을때가 바로 신종플루가 대유행했던 한해라서, 문화센터 가려던 생각을 애초에 접어야했던 저로서는 두돌이 되어가는 이제서야 아가를 데리고 문화센터에 다닐 생각을 하게 되었답니다.
 

그래서 친구에게 물어보니 발레 수업에는 모두 공주님들만 있다고 해서 우리 아들을 위해서는 음악수업부터 신청하기로 했지요. 낯가림이 한참 심해서, 문화센터에서 잘 적응할까도 걱정이기는 한데, 아이들을 좋아하는 터라 어쩌면 잘 적응해줄거라 기대감도 조금 갖고 있어요. 아이와 함께 직접 가보지는 못한 발레.

그 이야기를 동화책으로 만나 친구 딸의 발레 수업을 생각하며 즐거이 읽어주었답니다.

 

칼데콧 수상 작가이자, 애니메이션으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는 올리비아. 유명세는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아직 아기에게 직접 보여준 적은 없었어요. tv 만화가 아니더라도, 인터넷 동요나 호비 등을 너무 좋아해서 되도록 자제해주려 노력하는 편이었거든요. 사실 tv만 안 봤지, dvd는 너무 좋아해서 걱정일 정도랍니다. 그런 우리 아기에게 이 책을 보여주니, 천편일률적인 네모난 책이 아니라 우선 모양부터가 신기했던 모양입니다.

 

그리고 귀여운 꿀꿀 친구 올리비아를 보니 아기가 좋아하네요. 엄마도 사실 학교다닐때 잠깐 무용 수업시간에 듣고, 또 대학땐 교양강좌로만 접했던 무용인지라, 튀튀, 레오타드, 파드되 이런 용어들이 새롭게 다가오더라구요. 아주 잠깐이었지만, 올리비아가 가족과 함께 멋진 발레 공연을 보고 발레리나를 꿈꾸며 연습하면서 소개된 그 용어들이 쏙쏙 쉽게 귀에 들어왔답니다.

 

게다가 이 검은 고양이 보세요. 올리비아와 함께 춤추는게 귀찮은지 눈이 다 감겨 있네요. 어쩜 이렇게 귀여울 까요? 공주님들이라면 정말 드레스 같은 튀튀를 입고 예쁘게 앙증맞게 춤추는 모습이 정말 환상적일 것 같아요. 가끔 놀러가면 윰양이 발레 흉내를 좀 내곤 했는데, 그 모습이 제대로 앙증맞았었거든요. 튀튀까지 입고서 추는 모습을 보면 아마 엄마, 아빠는 물론이고 저까지도 껌뻑 넘어갈 것 같아요.

 

지나치게 겁이 많은 엄마 덕에 문화센터에 일찍 못 다닌 우리 아들이었지만, 얼마전 아빠 생신때 온 가족이 모인 자리에서 갑자기 한 다리를 번쩍 들어올리는 공연을 하지 않겠어요? 넘어질까봐 살짝 벽에 기대어 서서 다리를 번쩍 번쩍 들어올리는데, 그때마다 그 큰 눈을 다 감고, 애교 샤방샤방, 눈웃음 가득하게 미소를 띄우니 가족들 모두 환호하고 인기 만점이었답니다. 신랑은 대 가수가 온다한들 이렇게 멋진 공연이 되겠냐고까지 했구요.

 

마침 이 책을 읽은 얼마 후였던 터라 아들이 책이 생각나 다리를 올리며 춤을 추기 시작한 것이었는지, 어떤 것이었는지는 몰라도, 우리 아들도 발레 배워봤음 좋겠단 생각이 드는 하루였답니다.

 

발레리나 올리비아~

멋진 친구와의 만남으로 아이와 즐거운 시간이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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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도감 - 장난감을 만들며 놀자!
기우치 가쓰 글, 다나카 고야 그림, 김창원 옮김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10년 7월
품절


남녀간의 구분을 짓는다기 보다 성향의 차이였겠지만, 어릴 적 오빠는 유난히 무엇인가를 뚝딱거리며 만들기를 좋아하였고, 나는 주로 그림을 그리거나 글짓기 하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었다. 그래서는 안되는 일이었지만, 방학숙제로 나온 만들기 숙제를 오빠에게 부탁하고, 오빠의 그림 숙제는 내가 대신 해준 적도 있었다. 오빠의 손에서 요술처럼 뚝딱뚝딱 완성된 것을 보면 무척이나 신기했지만, 내가 본드를 들고 붙이고, 조립하고 하는 것은 영 소질에도 안맞는 듯 하였고, 무엇보다도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난감하기 일쑤였다.



어릴적에는 지금처럼 많은 장난감이 있지도 않았지만, 게다가 시골 할머니댁에라도 가는 날엔 정말 아무것도 갖고 놀게 없어 무척 심심할때가 많았다. 뛰어노는 것도 한계가 있어 지루해질 무렵, 오빠는 집에서 하던 부루마불 게임을 머릿속으로 생각해내곤 종이를 오리고 글씨를 써서, 거의 흡사하게 부루마불 게임을 만들어 내어 한참 재미있게 놀았던 적이 있다.


이 책은 우리 아들과 놀아주기 위해 직접 엄마 아빠가 장난감을 만들어주거나 아니면 아이가 어느 정도 자란 후에 같이 만들게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일찌감치 관심을 갖고 읽기 시작한 책이었다. 책을 읽다보니 어릴적의 공작왕 오빠가 생각이 났고, 지금부터 약 20년전에 출간된 적이 있는 책인지라 (1991년판이 있었다.) 한참 오래된 책임에도 어쩜 이렇게 다시 봐도 재미나 보이는 장난감이 많은 건지, 우리 어릴 적 놀던 수공 장난감들을 우리 아가들에게도 만들게 할 수 있겠단 생각에 흥분이 되는 그런 책이었다. 사실 요즘 엄마표 놀이, 엄마표 학습 등이 활발하게 진행되어 새로운 책들이 많이 나오고 있지만, 이미 이런 책들이 예전에도 나와 있었던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책들이 주로 여행, 요리, 육아, 소설 등에 편중되다 보니 신랑이 역사 서적이나 인문 서적을 좀 읽어보는게 어떻냐고 했다가, 이 책은 눈에 유독 들어서 관심을 갖고 보았다고 하였다. 20여년전의 책이라고 하니 본인도 대학 다닐때 1910년 경에 쓰여진 한의학 책을 보고 깊은 감명을 받은 적이 있다며, 나온 시기가 중요한게 아니라 그 사람이 책에서 얻을 수 있는 그 감동의 깊이가 중요한 것이라 하였다.




책에는 각종 도구나 손 등을 이용해서 만들 수 있는 공작법들이 소개되어 있었고, 초등학교 3학년생을 기준으로 난이도를 네가지로 나누어 각각의 난이도를 보고 원하는 작품을 만들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었다. 아직 어린 우리 아기가 직접 만들 수는 없겠지만, 엄마가 만들어주면 너무나 재미있어 할 그런 작품들이 제법 있었다. 그래서, 비싼 외국 회사들의 움직이는 , 또 소리가 나는 그런 장난감이 아니더라도 이렇게 엄마, 아빠가 뚝딱 만들어줄 수 있는 장난감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하고 싶었다.





공작도감은 장난감을 만들며 놀고 싶을때 장난감 만드는 순서와 노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입니다. ..

신문지가 구렁이가 되고, 비닐 주머니가 문어로 바뀌며, 골판지가 예쁜 집으로 변신합니다.

공작도감에는 장난감 만드는 법이 무려 120가지나 실려 있습니다.

-저자 기우치 가쓰








게다가 요즘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인터넷 게임등에 빠져서, 책도 덜 보고, 이렇게 손을 이용해서 다양한 창작 활동을 하기 힘든 일이 많은 것을 바로잡기 위해서라도 아이가 직접 만들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게 느껴졌다. 칼, 송곳, 망치 등을 이용해 만드는 것들도 있었지만, 난이도가 있거나 위험한 도구를 사용해 만드는 작품들은 부모와의 협력 아래 만들어내는 과정이 곁들여진다면 아이들에게 더욱 힘이 되는 과정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 만들어진 장난감으로 어떻게 갖고 놀면 좋을지 방법까지 그림으로 설명이 되어 있는 책이라 어려움 없이 아이, 부모 모두 익힐 수 있을 것 같다.




오랜만에 과거로 타임머신을 타고 되돌아간 느낌을 전해준 책.

그리고 앞으로 우리 아기를 위해 더욱 소중하게 쓰여질 명저라 생각되는 책, 공작도감과의 만남으로 신랑과 오랜만에 책에 대한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더욱 좋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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