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첫 번째 선생님 - 1등을 강요하는 대신 방법을 알려줘라
전상희 지음 / 맘에드림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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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1등을 강요하지 않으면서 아이의 공부를 도와줄 수 있는 진정한 스승이 되게 해주는 책, 엄마는 첫번째 선생님을 만났다.

우리 아이가 최고가 되기를 바라는 것은 대부분의 엄마의 소망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아이가 놀고 싶어하고, 쉬고 싶어하면 남들처럼 혹은 남들보다 더 열심히 해야한다는 생각에 자꾸만 "공부해라" 게임하지마라"하는 식으로 채찍질을 하게 되는 것이 아닌가 한다. 아직 초등학생 자녀가 없고, 아이가 네살밖에 되지 않아 학부모들이 읽을 책에 너무 일찍 관심을 갖는게 아닌가도 싶지만, 너무나 이르게 조기 교육을 시작하는 다른 엄마들을 보면서 자꾸 불안한 마음이 들었던게 사실이었다. 그래서, 엄마의 마음을 바로잡기 위해서라도 아이 교육에 있어 엄마가 어디까지 관여해야 할지 어떤 가르침을 주어야 할지를 제대로 배워보고 싶은 마음에 이 책을 펼쳐들게 되었다.

 

책을 읽으며 내 어릴적 모습을 자꾸 떠올려보았다. 나는 어땠던가? 부모님은 이럴때 내게 무어라 하셨던가? 기억안나는 부분도 많고, 인상적인 어느 몇 부분은 지금도 기억이 나기도 한다. 엄마 어릴 적엔 이랬는데, 하는 방식이 요즘 아이들에게는 먹히지 않을 거란 생각도 들었지만, 그래도 자꾸 생각이 나기는 한다. 우리때보다도 훨씬 더 많은 학원 사교육과 이른 조기교육에 시달리고 있는 요즘 아이들, 밖에서 뛰놀 시간도 없이 학원 가방을 이리저리 들고 여기저기 끌려다닐 아이의 미래를 생각하면, 과연 어떤 게 옳은 길일까 하는 생각마저도 들었다.

 

그냥 구김살없이 키울거야. 라고 말했던 친구조차, 요즘은 생각이 바뀌어 후회하지 않으려면 열심히 노력은 해봐야지 하는 말을 들었는데 나 또한 그 생각에는 공감이 되었다. 이 책에도 나왔다시피 부모들은 자신의 어릴적 모습을 생각해 아이들에게 자신이 이루지 못한 꿈을 대리 투영시키려 한다는데 내가 그 대표적인부모가 아닌가 싶다. 아이를 생각하면 이런 생각을버려야하는데 왜 자꾸 그런 생각에 집착하게 되는건지..

 

사실 초등학생을 위한 책이라고 생각했는데, 아이를 바르게 키우기 위한 기본원칙인 첫번째 챕터는 어릴적의 유아기에도 도움이 될 설명들이 가득했다.

부모도 화가 났을 때는 화난 얼굴을 보여야합니다. 화를 삼키고 조용하게 타이르는 방법도 필요하지만 화를 내야할때 잠자코 있으면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은가 보다'라고 아이가 부모의 마음을 제멋대로 단정해버릴 수 있습니다. 혹은 이중적인 모습에 아이는 부모에 대해 혼란을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지나친 화를 가라앉히는 것은 필요하지만 화난 모습을 애써 감출 필요도 없습니다. 65p

 

이 책의 좋은 점은 이론적인 내용에 치우치기보다 실제로 실천하거나 활용할 수 있는 방안들이 많아, 참고할 점이 많다는 점이었다. 실제 학생들의 비교 사례도 제시되어 있어 내 아이는 어디에 해당되는지, 이런 모습이 객관적으로 어떤 결과를 미칠 수 있는 지 등을 헤아려보기에 좋았다. 털털하고 게으른 아이를 걱정하느라 엄마가 아이의 모든 스케줄을 챙기고 걱정하면 아이는 점점 더 게을러져만 간다. 오히려 엄마가 직장 다니며 집에서 인터넷으로 공부하느라 너무나 바빴던 H양의 집에서는 바쁘게 공부하는 엄마를 보며 아이들까지 덩달아 공부하는 모습이 생활에 배어버렸다 한다. 말로만 공부해라, 내지는 입에까지 떠먹여주는 그런 엄마가 되기보다 직접 실천하는 모습을 보이는게 더 바람직하는 이야기였다.

 

 어렸을 적에는 계획을 따로 세우기보다 미리 공부하는데 초점을 맞췄는가 하면 공부량이 너무나 많아진 중고등학생 시절에는 계획표를 짜느라 허비하는 시간이 너무나 많았다. 심지어 계획만 짜다가 잠든 적도 많았다. 대부분 허사가 되어버렸던 나의 무리했던 계획들. 이 책에는 smart원칙에 따라 목표를 세우라 말하고 있다.

SMART원칙이란 구체성(specific), 측정 가능성(measurable),행동 중심성(action oriented) 현실성(realistic) 마감시간 정하기 (time based)를 말합니다. 138p

목표는 구체적이로 명확하게 정하고, 생각이 아닌 행동 중심으로 작성해야 하며 마감시간이 정해져야 한다라는 것이었다. 

 

엄마들이 궁금해하는 아이의 학습법에 대한 이야기가 체계적으로 분류되어 꽤 많은 비중을 차지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아이의 진정한 꿈을 위한 이야기도 중요하게 언급이 되어 있었다. 엄친아의 부모로 불리우는 알파맘들과 좀더 자유 분방하게 비칠수도 있는 베타맘의 비교가 바로 그것이었다. 작가는 어느 부모가 더 옳다라고 콕 집어 말하기는 어렵다 했지만 엄마들에게는 여러생각을 하게 만드는 파트였다.

 

한권의 실용서적이라고 하기에는 참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어서 작가가 어떤 분인지 다시 살펴보게 되었다.

저자이신 전상희님은 현재 청소년 수련시설인 서대문 청소년 수련관 관장으로 재직중이고, 자녀 교육에관련된 일이라면 무엇이든, 최선의 길을 제시하려 노력하는 교육 전문가로써 MBTI를 비롯한 성향 분석 교육, 진로 교육, 학습치료, 체질학습법, 미술치료 등 아이들을 만나는 데 필요한 것이라면 어디든 달려가서 배우려는 자세로 아이들을 만나고 있다고 한다. 

 

아이들의 첫번째 선생님이자 인생 교육의 가장 모범이 되어야 할 엄마라는 위치에 있으면서 이 책을 읽으니 더욱 밑줄 그으며 읽고 싶은 점들이 많았다. 보고 배울 점이 많았다라는 뜻이다. 딱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흑백사진도 문제될 것은 없는데 컬러를 흑백으로 바꾸어 그런지 사진이 너무 어둡게 나와 그림의 내용을 살피기가 어려웠다는 점이었다. 별책부록으로 포함된 아이와 부모들이 참고할 여러 좋은 정보들을 참고하면 상대적으로 아주 미흡한 흠이었지만 이 점만 개선되면 더 나은책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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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리더십 iLeadership - 애플을 움직이는 혁명적인 운영체제
제이 엘리엇 & 윌리엄 사이먼 지음, 권오열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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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도 안해본 아이폰, 아이팟, 아이패드의 명성은 무관한 나에게조차 단단히 인식될 정도로 아주 유명한 제품들임에는 틀림이 없었다. 거의 전세계를 열광의 도가니로 몰고 간 뛰어난 제품들의 창조자, 애플의 CEO인 스티브 잡스에 대한 이야기로 채워진 책을 만났다. 아이리더십.

 

스티브 잡스와 애플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책은 많아도 진짜 애플 최측근의 시선으로 쓰여진 책은 이 책이 처음이라 하였다. 왼손잡이인 스티브 잡스의 왼팔을 자처하는 제이 앨리엇, 전 애플 부사장이 밝히는 인사이드 애플 스토리. 책을 읽으면서 다시 눈여겨보니 우리나라 최대 검색 포탈의 톱뉴스, IT기사등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애플과 아이폰 등의 기사였다.

 

애플의 뛰어난 명작들만 사용해보지 않은게 아니라, 전 세계인들을 흥분하게 한 주인공 스티브 잡스에 대해서도 본격적으로 책을 읽어보는 것이 이 책이 처음이다.

아니, 어디 첩첩산중에 살다온 사람인가? 싶은 사람들도 있겠지만, 얼리어댑터도 못 되고, 경제 경영쪽에도 큰 관심이 없다보니, 미처 그에 대해 알지 못했을따름이었다. 다만 너무나 유명해서 내가 귀를 닫고 살아도 그에 대한 이야기는 조금씩 조금씩 그렇게 스며들어 많이는 몰라도 약간은 알고는 있었다.

 

어제 마침 안철수 님의 세미나에 참석하고 온 동생이 어제 강연에서 스티브 잡스의 이야기도 큰 화제로 등장했다면서, 열정적인 삶을 살고 있는 안철수도 스티브 잡스의 아이폰 발명에는 너무나 충격을 받아 (파격적인 폰의 개발에 대한 궁금증이 가득하여) 본사에까지 찾아가 직접 질문을 할 정도였다고 한다.

 

이 책에는 스티브 잡스의 뛰어난 경영 철학과 인재를 골라내는 눈, 그리고 소비자에게 완벽한 제품을 만들어내려는 스티브 잡스의 지치지 않는 열정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 채워져있었다. 어느 책에선가 스티브 잡스의 창의성에 대한 이야기를 짤막하게 읽은 적이 있었는데, 그는 참으로 괴짜면서도 최고의 제품을 내놓고, 기업 애플 또한 최고의 자리에 올려놓은 주인공이기도 하다.

 

스티브는 제품 창조의 미켈란젤로가 아닌가? 그는 이제 됐다고 확신할때까지 캔버스에 붓질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62p

 

제이 엘리엇의 스티브 잡스 예찬론은 식을줄을 모른다. 첫 부분 한국의 삼성의 CEO들에게 보내는 서문에서 지나치게 애플 우월론적인 글에 다소 불편한 심경이 되기도 했는데, 오늘 바로 뜬 어느 기자의 글을 보니, 애플이 다른 어느 기업의 비판에도 묵묵부답이면서 유독 삼성에 대해서는 스티브 잡스또한 독설을 하였다 한다. 기자의 생각으로 그것은 삼성이야말로 애플이 라이벌로인정할 유일한 기업이라는 반증이 되겠다는 기사였다. 사실 이 책의 서문에서도 그런 내용이 나온다. 애플을 위협할 유일한 가능성을 지닌 기업이 삼성이다라고 말이다.

 

애플이 최고의 인재들이 동경하는 기업이 된 것은 최고가 되어야 한다는 데 절대 타협이 없기 때문이다. 115p

 

한때 전직원(임원이 아닌 비서, 일반 엔지니어까지도) 출장에 일등석 항공권을 끊어주고, 전 직원에게 탁월한 복리 후생제도를 도입하여 모든 인재들의 꿈의 기업이 된 애플. 제이 앨리엇의 애플과 잡스 예찬론의 배경에는 나 또한 이런 곳에서 잡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일한 능력있는 인재라는 자신감 또한 배어있을 것이다.

 

스티브는 "우리가 지금 하는 일은 우주에 엄청난 파문을 일으킬 겁니다"와 같은 말로 끊임없이 직원들의 사기와 열정을 고취시키는 최고의 치어리더였다. 126p

 

직원들을 고무시키는 일 또한 엄청나게 중요한 일이지만, 토요일 일요일 또 24시간 가리지 않고, 원하는 제품을 완벽하게만들기 위해 직원들을 수시로 체크하고 채찍질한 스티브가 있었기에 오늘날의 애플이 있었을 것이다. 최고의 경영자가 되기 이전에 그는 제품 지향적인 기업을 추구하는 최고의 리더였다.

 

나는 우리가 하는 일에 대해서만큼이나 우리가 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자부심을 느낍니다. 229p

 

너무나 유명한 일화 중 하나인 스티브가 자신의 회사 애플에서 10년여를 떠나 있었던 일에 대해서도 이 책에서는 솔직히 사건을 다루고 있다. 우리가 알고있듯이 쫓겨난것이 아니라 매킨토시 사업을 통째로 뺏긴 것에 분개하여 그가 스스로 나가 돌아오지 않은 것이라고 말이다. 스티브가 떠나있던 10여년간 애플은 큰 시련을 겪었고, 그가 다시 돌아와 잭팟을 터뜨리며 애플을 다시 세계 최고 시장에 우뚝 세워놓는 데에는 그의 과감한 결단들이 한몫을 단단히 했다.

 

저자는 스티브의 아이 리더십, 경영철학을 노력만한다면 누구나 따라 실천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보통 사람이 그만큼 따라하기는 몹시 어렵지 않을까 싶은 마음이 들었다.

다만, 최고가 되기까지 거저 얻어지는 것은 절대로 없으며 예스맨들로 구성된 보수적인 사회의 리더로서는 기업을 안정적으로 이끌수는 있겠지만, 최고로 만들 수는 없겠다라는 진리도 터득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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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란다 채소농장 - 하루하루가 싱그러워지는
오렌지페이지 출판편집부 지음, 정난진 옮김, 김은경.서명훈 감수 / 팜파스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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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원전 사고로 인한 방사능 비로 시끌시끌한 요즘, 해산물은 커녕 채소를 살때도 잠깐이라도 고민을 하게 된다. 도시에 살면서 모든 식자재를 자급자족할 수도 없고..라고 고민하다보니, 베란다 텃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요즘이다. 예전에 대파는 잠깐 심었던 적이 있었는데, 게을러 그런지 몇번 잘라 먹고 벌레 생길때까지 방치해서 결국 흙이랑 처리하느라 힘만 뺐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섣불리 도전을 못하고 있었는데 아이가 있다보니 싱싱하고 농약을 치지 않은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은 좀처럼 꺼지지를 않는다. 그래서일까? 요즘 베란다 텃밭, 채소농장에 대한 책들이 눈에 자주 띄고 꽤 많은 인기를 끌고 있었다.




얼마전 같은 취지로 읽었던 베란다 시작합니다의 내용은 베란다를 보다 더 예쁘게 꾸미는 데 착안했다고 한다면 이 책은 말 그대로 베란다 채소 농장이라고 할 정도로 다양한 채소 기르는 노하우에 대한 글로 가득채워져 있다. 책에 끼워져 있던 로켓 샐러드 씨앗은 모두 같은 보너스인줄 알았는데 다른 분들은 다른 씨앗을 받았다는 것으로 보아 어떤 씨앗이 올까 기대하는 재미도 쏠쏠할 듯 싶다.





이 책의 저자인 오렌지 페이지는 일본의 정보 매거진이라 한다. 그래서인지 우리에게 익숙한 채소 외에도 생소한 채소들도 제법 눈에 많이 띈다. 일본에서도 우리나라 못지않은 베란다 채소 농장 붐이 일고 있는지, 꽤나 다양한 정보들은 나같은 초보자도 채소 농장 입문 단계에서부터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내실이 알찬 그런책이었다.

채소의 기본이 될 배양토부터 시작해서 채소재배에 기본적으로 필요한 용어 설명까지 덧붙여져서 좀더 꼼꼼히 배울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된다. 사실 어려운게 아니라 각각의 채소들에 들어가면 더욱 자세히 설명이 되어 있어서 시기별자란 모습의 사진까지 생생히 수록이 되어 있어 비교해보기 좋고, 수확한 채소로 만들수 있는 레시피까지 소개되어 이 채소로 뭘 해먹지? 하는 고민까지 한번에 말끔히 해결해준다.

농약 걱정 없이 공영식물의 도움으로 토마토와 바질을 같이 키우면 같이 요리하기에도 궁합이 잘 맞는 식물군이고, 바질로 인해 토마토에 해충이 생기는 것을 막아준다니 정말 윈윈 농법이 아닐 수 없었다. 토마토와 바질 외에도 공영식물의 예가 여러 건 소개가 되어 한 화분에 같이 심을 좋은 식물군을 추천받기에 적합하다

마트에 가서 한번 사려고 해도 물가가 비싸 그런지 채소 값도 예전 같지가 않고, 게다가 가족의 건강을 고려해 무농약이라도 고를라치면 계산대 앞에서 금새 얇아지는 지갑에 한숨이 나오곤 하였다. 베란다 채소농장, 이 책과 함께 진짜 베란다 채소농장에 과감히 도전하게 되면 이제 그런 걱정은 한풀 꺽이지 않을까 싶다. 아이와 함께 알록달록 예쁜 방울 토마토도 길러보고, 아이가 좋아하는 오이도 직접 따서 물에 씻어 바로 아삭아삭 씹어먹어보고, 연한 잎이 올라오는 상추를 따다가 한 상 가득 푸짐하게 채소 쌈을 차려놓고 먹으면 잃었던 입맛이 금새 돌아올 것만 같다. 시작도 하기전에 벌써 먹을 궁리부터 하고 있으니 모종과 씨앗들이 나를 비웃을지도 모를 일이지만, 선인장도 말라죽이는 그녀도 따라할 수 있다는 베란다 채소농장 책이기에 화초와 친하지 않은 나도 조금 자신감이 생기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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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클래식 보물창고 5
윤동주 지음, 신형건 엮음 / 보물창고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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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다닐때 유난히 시를 사랑하는 문학소녀는 아니었지만, 또한 시보다는 읽기 편한 소설을 더 좋아하는 학생이었지만, 그래도 좋아하는 시를 꼽으라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시가 바로 윤동주님의 시 서시별헤는 밤이다. 또한 자화상, 참회록, 쉽게 씌어진 시 등은 교과서와 시험 등에 많이 나오고 출제되었던 시인지라 오랜만에 봐도 너무나 낯익은 그런 시들이었다. 이 시집에서는 이전에는 만나기 힘들었던 윤동주님의 동시까지 같이 소개되어 있어 아이와 함께 시를 즐길 수 있었다.

 

5부작으로 나뉘는데, 2부 오줌싸개 지도 편이 바로 동시 모음 편이었고, 5부는 산문이 소개되어 있었다.

워낙 많은 곳들에 인용이 되고, 별헤는 밤 같은 경우에는 책꽂이, 연습장 어디에나 인용되곤 하던 멋진 문구가 포함된 시라고 할 수 있었다.

 



 

참새

 

가을 지난 마당은 하이얀 종이

참새들이 글씨를 공부하지요

 

째액째액 입으론 받아 읽으며

두발로는 글씨를 연습하지요

 

하루종일 글씨를 공부하여도

짹 자 한 자 밖에는 더 못 쓰는걸.

 


 

동시에서는 윤동주님의 다른 시들과는 또다른 느낌이 나서 좋았다. 어려운 시국이었어도 아이들에게만은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주고픈 시인의 마음이 전해지는 느낌이었다. 아직은 아기가 많이 어려서 시까지 이해하기는 힘들겠지만, 그래도 아이에게 "시 한편 읽어줄까?" 하니 "네~" 하고 대답하면서 엄마의 목소리를 기다리는 모습에 낭랑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열심인 목소리로 읽어주었다. 아이도 속뜻을 이해하고 즐기는 단계까지는 아니더라도 시 자체의 있는 그대로의 재미는 곧 받아들이는 날이 오리라. 새로운 시인을 만난 느낌으로 몰랐던 윤동주님의 동시들을 즐겨보았다. 철없는 어릴 적에는 매일 검사받는 일기장 채우기가 갑갑할때 동시 한편 후딱 써서 하루 일기란을 메워 넣곤 했는데, 그렇게 큰 감흥 없이 기계적으로 써넣은 시들은 지금은 남아있지도 않지만 어른이 되어 읽으면 부끄럽기만 하지 않을까 싶은데..

윤동주님은  소학교 시절 고종 사촌 송몽규와 함께 어린이, 아이생활 등의 아동잡지를 1년여 정기구독하고, 이듬해에 <새명동>이라는 문예지를 발간해서 동요, 동시등을 발표했다는데 그때 윤동주님의 나이가 12세 무렵이었다. 내 어릴적에는 감히 그런 생각이나 할 수 있었을까? 또 중학교 이후에 상급학교 진학을 앞두고 부친은 의학 공부를 원했으나, 그의 열정을 꺾을 수가 없어서 연희전문학교 문과에 진학하기로 했다는 이야기도 이 책의 연보를 통해 알게 된 사실이었다.

 

너무나 유명한 윤동주 시인이 생전에 문단에 이름을 날린 적도 없이 다만 자기 혼자 시를 쓰며 시인의 꿈을 키우다가 독립 운동 혐의로 일본 경찰에 체포되어 스물아홉이라는 이른 나이에 감옥에서 순절했다는 사실은 정말 놀라운 사실이었다.  정지용시인은 그래서 윤동주야말로 순결한 영혼과 저항의 정신이 깃든 시를 남긴 진짜 시인이라고 말했다 한다. 165p 엮은이의 말중에서 윤동주님의 시가 너무나 유명해서 생전에 그가 문단에 제대로 이름을 날린 적도 없었다는 사실이 도저히 믿기지가 않았다.

 

현재 초중고 국어 교과서에만 20여편의 시가 실릴 정도의 명성을 자랑하고 전국민이 사랑하는 시인이 되신 고 윤동주님.

그분의 시집은 오랜만에 다시 만나도 너무나 반가운 그런 시집이었다.

친구들과의 편지에 시 한편 인용하고 싶을때 가장 먼저 떠올리곤 하던 서시와 별헤는 밤을 다시 한번 되뇌이며 학창시절의 그때 그 기분으로 되돌아간 심정이 되었다.

짬짬이 곁에 두고 그분을 기리며 읽고 또 읽고픈 그런 시들의 모음으로 소중한 추억을 되새기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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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섬을 품다 - 섬은 우리들 사랑의 약속
박상건 지음 / 이지북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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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라는 말은 그 단어가 주는 울림만으로도 충분히 설레게 하는 말이다.

작년에 어린 아기와 바다에 갔을 적에 그때만 해도 말을 잘 하지 않을 때였는데, 차에서 내리자마자 눈앞에 펼쳐지는 바다를 보더니, 아기가 "우와~"하는 탄성을 지르고, 이후로 바다에 관련된 영상을 볼적마다 눈을 반짝이며 "바다에 가고 싶다"라는 말을 하곤 해서 엄마는 어부지리로 아들 핑계로 바다 여행에 동참할 기회를 종종 얻게 되었다. 어린이날인 오늘도 그런 행운의 여행을 가게 되었다. 공휴일에도 출근하는 신랑 덕에 특별한 계획을 세우지 않고 있었는데, 친정 부모님께서 시골에 다녀오시면서 아기와 나를 데리고 바다 구경을 시켜 주시겠다 하신 것이었다. 아기가 하도 바다를 노래해서 여름 방학 (어머니와 여동생이 모두 선생님임)에나 갈 수 있겠거니 했는데, 아이 덕에 나도 일찌감치부터 바다구경을 하게 된 것.

 

때마침 바다를 그리며 읽고 있던 책이 이 책, "바다, 섬을 품다" 였던 지라, 햇볕 따사로운 오월의 오늘, 푸르른 바다와 끼룩끼룩 갈매기 소리를 듣고 눈요기 제대로 하고 오니 정말 숨통이 다 트이는 기분이었다. 내륙에서 살아서 그런지 바다는 상상만해도 행복해지는 그런 곳이 되고 말았다.

 

작년 여름 아버지께서 "섬 여행"을 가고 싶다 하셨는데, 섬까지는 부담스럽다 해서 가족들과 함께 (나는 아기가 어려서 몇박 몇일의여행일정에서 빠지게 되었고) 남해 일대를 자동차로 둘러보고 오시는 여정을 다녀오셨다. 이 책에는 섬만 다뤄지는게 아니라, 바닷가 마을 이야기도 담겨 있다. 아버지께서 다녀오시지 못한 섬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실 수 있을 책이었고, 또 앞으로 얼마든지 갈 수 있는 (들어가기 어려운 섬 뿐 아니라 자동차만으로도 갈 수 있는 포구 등의 이야기도 같이 담겨 있기에 ) 바다 이야기가 담겨 있어서 즐거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었다. 책 속 사진이 너무나 수려하고 아름다워서, 이런 빛깔의 바다를 내가 본 적이 있었던가? 같은 바다라도 어쩜 이리 다른 느낌의 바다를 만났을까? 하는 작가에 대한 부러움의 마음이 들 정도였다.

 

동해안 화진포의 경우에는 너무나 유명한 드라마 가을동화의 촬영지로 준서가 은서를 업은 라스트 신을 찍은 유명한 바다라 하였다. 게다가 김일성 별장까지 있는 곳이고 (1948년부터 1950년까지 김일성 가족이 하계 휴양을 오던 곳이라한다.) 이승만, 이기붕의 별장까지 있다고 하니 얼마나 아름다운 곳이길래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사람들의 별장이 몰려 있는 곳인지 이 책을 읽고 가장 궁금해지는 곳이 되었다.

 

책에는 그동안 예사로 봤던 등대의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등대, 포구, 그리고 섬의 이름에 대한 역사 등등. 딱딱한 분위기가 아닌 자연스럽게 전설과 역사를 짚고 넘어가면서 그 지역 특산물과 둘러볼 거리에 대해서도 친절한 설명을 들을 수 있는 책이었다. 충남에 살아서 주로 가까운 서해 바다로 놀러가곤 했는데 (대천, 무창포, 오늘은 홍원항) 매번 가는 곳이었지만 작가의 설명을 들으니 몰랐던 부분도 새로 배울 수 있었다.

무창포 해수욕장이 서해안 최초 개장한 해수욕장이었다는 것도 처음 알게 된 사실이었고, 바닷길이 열릴때 직접 채취할 수 있는 해산물이 너무나 다양하다는데 새삼 놀라게 되었다. 이번 여름에는 정말 엄마와 함께 조개잡이 등을 체험해봐도 재미날 것 같았다. (아기가 싫어하려나?)

 

또 바다와 섬 여행 전문가가 되었을 작가가 "가도 가도 또 가보고 싶은 섬, 사량도"라고 소개한 남해의 사량도는 얼마나 멋진 곳이길래 그토록 추천을 하는지 궁금해졌다. 겨울에도 늦가을 분위기와 이른 봄 분위기를 연출해주는 곳이라언제 찾아도 좋은 섬이다. 서해보다 수온이 높아 물고기 유영이 좋고 풍부한 해산물도 맛 볼 수 있다. 329p

 

작가의 발자취를 따라 전국의 섬과 바다를 둘러보는 그 시간이 무척이나 행복한 시간이었다. 가고 싶은 곳도 꼽을 수 있었고, 가보지 못할만한 곳은 대신 아름다운 사진과 설명으로 아쉬움을 달랠수 있었다. 책을 다 덮고, 오늘 다녀온 홍원항의 바다를 떠올리며, 절경은 아니었지만 눈에 가득 담긴 푸른 물을 연상하는 이 순간이 참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올 여름에는 아기가 좋아한다는 핑계로 더더욱 많은 바다를 눈과 마음에 담아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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