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사기의 행복한 도시락 - 세상에서 가장 즐거운 점심시간
남은주 지음 / 미호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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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도시락 메뉴는 뭐야?"



나는 늘 한 줄 짧은 웃음으로 대답을 대신하지만, 어린아이 같은 남편의 아침 인사가 참 좋다.

점심시간에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도시락 뚜껑을 여는 그 누군가보다,

내 도시락을 기다리는 누군가의 두근거림을 상상하며 준비하는 그 마음이 어쩌면 더 행복한 것 같다.

반듯하게 정해진 백지 공간 안에 나만의 아이디어로 정성스럽게 만든 요리를 곱게 담은 후

작은 사랑을 하나 더해 살포시 남편의 가방에 챙겨 넣으면 나도 모르게 소르르 미소가 지어진다.



prologue 중에서

보기만해도 사랑스럽고 먹음직해보이는 도시락 메뉴들에 들어가기 앞서 프롤로그 글을 읽고 어제 신랑과의 일이 생각나 가슴이 아팠다.

트러블이 있을만한 일이 있었던 데다가, 매일 "오늘 뭐 먹고 싶어" 묻는 내게 그동안 쌓인 화를 풀듯 딱 한마디말을 담아냈기 때문이었다.

"내가 무슨 영양사도 아니고, 매일 내게 식단을 물어.." 라면서 말이다. 예전에는 생선도 잘 먹었는데 요즘에는 생선도 잘 안먹고, 원래 고기나 느끼한 음식을 좋아하지도 않아 무얼 해줘야할지 너무 막막할 때가 많았다.


뭔가 해놓아도 맛없다는 듯 안먹어버리면 참 그게 얼마나 맥빠지는 일이었는지..

내 딴엔 자기 생각해서 한말이었는데 듣는 상대는 그게 아니었나보다.

우사기님 이야기를 들으며 두근거림을 상상하며 요리하는 즐거움을 되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리 만들어 두면 편한 도시락 단골 손님들은 소위 우리가 밑반찬이라 부르는 것들이다. 또한 밥 위의 원 포인트 후리가케 만드는 법도 재료별로 소중히 잘 나와 있었다.

일본 도시락 느낌이 풍성한 식단답게 소스 만드는 법도 소개되어 있고 맛있는 도시락에 빠질 수 없는 도시락 디저트까지 친절히 소개되었다.

메인 메뉴 하나로 간단히 끝나는 직장인 매일 도시락이 소개되고 수제 냉동식품으로 만드는 도시락, 학창시절에 무척 좋아했던 햄 소시지 도시락, 한 가지 메뉴로 폼나는 한그릇 도시락들이 소개된 후, 밥이 아닌 면과 빵으로 된 도시락, 그리고 테마에 맞춘 스페셜 도시락까지


도시락이 이렇게 다양하게 펼쳐질 수 있다는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지지난주 주말에 아기와 처음으로 단둘이 기차여행을 떠났었다.

급하게 떠나느라 식사도 못하고 떠난 여행 (사실은 대전-논산간 짧은 기차 여행이었다. 신랑 마중가는 여행~ 아이에게 기차를 처음 태워보는 자리였다.) 이라 역내에 있던 매점같은 식당에서 옛날 도시락이라는 것을 사먹어봤는데, 분홍색 소시지가 인상적이긴 했지만 너무 시어 맛이 없는 김치 볶음과 콩자반 등이 맛이 너무 없어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남이섬에서 사먹었던 옛날도시락은 따끈하게 데워서 흔들어 비벼 먹는 맛이 정말 일품이었는데 하면서 말이다.


향수를 갖고 먹었던 도시락에 대한 실망을 금치 못했을때 마침 시기 적절하게 읽은 우사기님의 행복한 도시락은 그때의 실망감을 덮어줄 유용한 도시락 레시피로 풍성한 고마운 책이었다.


일본 요리와 일본 여행을 테마로 블로그를 운영중인 우사기님의 도시락에는 그래서인지 일본 느낌의 도시락 메뉴가 무척이나 많다. 일본이 도시락 문화가 발달한 나라기도 하고, 레스토랑이나 편의점 등에서도 아주 다양하게 만날 수 있는게 도시락이기때문에 그녀의 책에는 다양한 일본의 도시락이 레시피와 팁 등으로 소개되고 있는 것이다. 직접 일본을 방문했을때 사먹을 수 있는 도시락 판매 식당에 관한 이야기도 들려주고 에키벤이라고 해서 기차 여행에서 즐길 수 있는 명물 도시락 이야기도 들려준다.







이런것도 도시락으로 만들 수 있었어? 싶은 면요리 도시락의 경우에는 예전에 모 탤런트가 스파게티를 도시락으로 챙긴다고 해서 인상적이었었는데 이 책에 바로 그런 면요리 도시락 레시피들이 소개가 된다. 야끼소바, 다양한 파스타 등의 도시락이 말이다. 밥과 빵에 지루해진 사람들이라면 파스타 도시락으로 주위의 환기를 끌어봐도 좋을 법 했다.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 다양한 도시락 레시피와 사진들. 보고만 있어도 행복해졌지만, 이제는 실생활에 신랑 반찬을 위해서 메뉴에 올려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눈으로만 요기를 해서야 되겠는가? 도시락 싸들고 나들이 갈 기회는 많지 않지만 일상 식탁 위에서 펼쳐지는 먹음직한 도시락의 향연은 입맛이 없다는 신랑의 식욕까지 되살릴 수 있을 듯 하였다. 사실 내 입맛에 맞을 메뉴들이 더 많아 더욱 해보고픈 마음이 들었는지도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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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이름 1 왕 암살자 연대기 시리즈 1
패트릭 로스퍼스 지음, 공보경 옮김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11년 5월
평점 :
품절


 

 

긴 이야기의 시작은 웨이스톤 여관에서 익숙한 이야기(-그러나 우리에게는 처음 듣는..음유시인이 들려주는 전설, 혹은 영웅 등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는 어느 무리의 이야기로 시작이 된다. 평범한 소설이라면 그 무리 중 어느 한 사람이 주인공이거나 주인공과 관련된 사람일거라 예측되지만, 놀랍게도 그들의 이야기를 묵묵히 듣고 있던 여관 주인이 정체를 숨기고 속세에 묻혀 살아가던 놀라운 전설 속의 주인공이었다. 코우트라는 이름의 여관주인을 주인님이라 부르는 단짝 같은 지기가 한명 있었는데 그 이름은 배스트였고, 코우트를 도와 여관 운영을 돕고 있었다. 배스트에 대한 비밀은 책의 중반쯤에 밝혀진다.

 

스크래얼이라는 거대한 거미를 혼자 힘으로 여럿을 상대해 물리치고, 자신을 알아보는 사람들 앞에서는 짐짓 아닌척 능청을 떤다. 그리고 끝내 정확히 알아낸 연대기작가 앞에서 그는 자신의 진정한 본모습을 장장 사흘에 걸쳐 풀어내기로 약속을 한다. 그렇게 시작된 크보스(코우트의 본명)의 이야기는 화목했던 그의 가정사와 함께 행복하게 시작되었다. 이디마 루우(일반 유랑예인에 비해 격이 높은 편이었던 )의 일원이었던 자긍심 높았던 크보스. 그는 보통 사람들에 비해 유난히 뛰어난 머리를 갖고 있었다. 아무리 어려운 것도 금새 외웠고 어려운 약기인 류트도 손쉽게 터득하였다. 그의 재능을 알아본 신비술사 벤이 그에게 수많은 지식을 사사하였고, 가장 배우고 싶었던 "바람의 이름"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지만 벤에게서 대학에 가면 수많은 장서를 접할 수 있다는 소식에 눈을 뜨게 되었다.

 


하지만 내가 벤을 처음 만난 날, 벤은 바람을 불렀다.

 그것은 단순한 공명술이 아니었다.

이야기책에 나오는 마법이었다.

내가 무엇보다 알고 싶은 비밀스러운 마법이기도 했다.

181.182p


 

이디마 루우의 수장이자 당시 전설 등을 노래로 만들어내는데 천부적인 재능이 있던 크보스의 부모님은 아무도 시도하지 않았던 거의 금단의 전설이나 다름없었던 "란레"에 대한 새로운 노래를 만들고 있었다.  결국 그들은 금단의 노래와 불러서는 안될 이름을 불렀다는 이유만으로 챈드리언들에 의한 끔찍한 살해를 당하고 만다. 란레. 누구도 제대로 알고 있지 않았던 그 이름. 어린 나이에 부모를 잃은 크보스는 영리했지만 자신을 지킬 힘이 미약해서 끝없는 나락과도 같은 고통을 수년간 경험하게 되었다. 아이엄마다 보니, 아이가 겪는 고통이 너무나 끔찍하게 느껴져서 괴로운 마음을 겪어야했다.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영웅은 더이상 없다. 현재의 그가 있기까지, 아니 여관에 몸을 숨기기전까지 대활약을 펼쳤던, 심지어 왕의 암살자라는 이름까지 붙은 크보스가 되기까지 그가 겪어야 했던 가족의 비극적인 죽음과 어린 아이의 한계를 넘어선 고생은 비극 속에서 갈고 닦아 수양해야 하는 노력형 영웅의 면모를 보여준다.

소설 속에 액자식으로 들어가있는 테일루, 란레 등의 신화같은 이야기들은 당시 구전되어 떠도는 노래에 끊임없이 등장을 하면서도 절대 현실과 동떨어진 일이 아님을 (실제로 챈드리언이 존재함을 보았고, 그들에 의해 부모가 살해당한 모습까지 목격하였으니 말이다.) 보여주고 있다. 1편에서는 아직 맛보기처럼 란레의 비밀스러운 이야기만 살짝 드러났을뿐, 크보스의 진정한 이야기는 아직 시작되지도 않았다. 그가 앞으로 어떤 일을 겪고, 어떻게 강인해져 가는지.. 까지의 과정이 언급되었을뿐..

 

1권과 2권까지의 이야기인줄 알았던 이 환타지 소설은 장장 9권 정도의 시리즈로 구성될 듯 하였다.

바람의 이름이라는 1부만 해도 3권까지 있었고, 그 이후 2부 현자의 두려움과 3부 돌의 문이 예정되어 있었으니 말이다.

이 책이 작가의 최초 데뷔작이라는데 뉴욕 타임스 등의 미국내 수많은 언론들이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7년여의 장시간의 집필 끝에 완성된 바람의 이름은 그가 대학졸업 2개월을 앞두고 완성한 작품이라 하였다.

겨울이 긴 날씨에 케이블 티브이도 나오지 않는 집에서 책을 읽고 쓸 수 밖에 없는 환경에 처했던 지라 더욱 집필에 몰두할 수 밖에 없었던 패트릭 로스퍼스.

그는 책에 나온 신비술사처럼 실제로 지하실에서 연금술을 연마하기도 하는 특이함을 보이기도 하였다. 진정 소설 속 주인공을 사랑하는 듯, 그에게 투영된 최고의 두뇌를 자랑하는 크보스의 존재는 어떤 모습으로 2권에서 활약을 펼치기 시작할지 정말 기대가 되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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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고교야구 여자 매니저가 피터 드러커를 읽는다면 만약 고교야구 여자 매니저가 피터 드러커를 읽는다면
이와사키 나쓰미 지음, 권일영 옮김 / 동아일보사 / 2011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일요일에 아기를 재우면서 옆에 누워 잠깐 읽으려던 것이 읽다보니 눈아픈줄도 모르고 침침한 스탠드불에 의지해서 책 한권을 다 읽고 잠이 들어버렸다.
 


"야구부 여자 매니저가, <매니지먼트>를 읽고 야구구부를 매니지먼트한다고....?"

그러더니 마사요시가 불쑥 "설마, 너 진심이야?" 라고 소리치더니 배를 잡고 웃기 시작했다. 46P


 

아마 이 책을 읽기 시작한 대다수의 사람들이 마사요시와 같은 반응을 보일 것이다. 나 또한 경영학에 대해 조예가 깊지 않아 아직 피터 드러커의 매니지먼트를 읽어본적은 없지만, 야구부 여자 매니저가 읽을만한 권장독서라는 생각은 쉽게 들지 않았다. 게다가 저자도 언급했듯이 서양에서의 매니저가 감독의 개념을 담고 있다면 흔히 말하는 고교 야구의 여자 매니저는 점수나 적고, 사소하고 간단한 심부름이나 해결하는 자질구레한 업무를 담당하고 있어서 같은 단어라도 그 의미가 크게 다르다. 그런데 그 고교야구 매니저가 매니지먼트라는 경영학의 총서와 같은 책을 읽고 야구 자체를 매니지먼트한후에 초라한 성적의 모교 야구단을 고시엔(전국 고교 야구 대회) 대회에 출전시키겠다는 어마어마한 꿈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다소 엉뚱해보이는 그녀인데다가 남들보다 똑똑하지도 않고 야구를 엄청나게 사랑하는 매니아도 아니었지만 (꼼꼼히 읽다보면 그녀는 오히려 야구를 싫어했던 것으로 나온다.) 갑작스레 매니저를 맡으면서 고교 야구 최고의 대회인 고시엔 대회 출전을 목표로 삼는다니, 사차원 같은 그녀의 생각에 모두들 깜짝 놀랄 수밖에 없지만, 그녀에게는 남들에게는 없는 것이 하나 있었다. 바로 진지함이었다.

 

 


사람을 관리하는 능력과 함께 의장 역할이나 면접 능력은 배울 수 있다. 관리 시스템, 승진과 포상 제도를 통해 인재 개발에 효과적인 방법을 강구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근본적인 자질이 필요하다. 진지함이다.  피터 드러커 책 130P 이 책의 원문에서는 18P


 

사실 제목과 더불어 표지의 만화 그림을 보고 다소 엉뚱한 상상을 하게 되었다. 흔한 로맨스가 흐르는 혹은 계기가 되는 그런 소설이 아닐까 싶었는데 놀랍게도 처음부터 끝까지 소설 속 남녀 사이에는 로맨스라고는 눈꼽만큼의 언급도 없다. 그래서 주인공과 함께 같이 진지해진 기분으로 책을 읽게 되었다. 피터 드러커라는 이름을 익히 들어봤음에도 따로 책을 읽지는 않을 정도의 무심한 대상이었는데 책속에서 평범한 여고생 한명이 그에게 아주 깊은 감명을 받아 우연히 사게 된 그 책을 너덜너덜해질때까지 읽고 또 읽으며 참고하는 것을 보고 무척이나 놀라웠다.

 

야구부내 규율이 전혀 잡혀있지가 않고 감독과 아이들간, 특히나 주동이 될만한 투수 한명간의 분위기는 묘한 긴장감을 형성하기까지 한다. 부원들은 연습 빼먹기를 마치 밥먹듯이 하고 다들 취미생활의 일환으로 대강대강 하고 있는것이지 열심히 하려는 사람은 드물게 찾아볼 수 있었다. 1학년 여자 매니저라는 사람은 미나미가 무슨 질문을 해도 말을 더듬으면서 얼버무리다가 심지어 도망가기까지 한다. 제대로 매니지해보잔 생각에 책까지 사읽고 대입해보려는데, 도대체가 도움을 주는 사람들이 없다. 미나미는 어려운 난제들을 하나하나 해결해나가기 시작한다. 물론 그녀 혼자의 힘에 의해서가 아니라 적절한 사람들의 도움을 얻어 현명하게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것이다. 경영은 바로 그런것이 아닌가 싶었다. 혼자서 잘난 맛에 모든 것을 해결하는 것이 아닌, 제갈공명과 같은 현자를 옆에 두고 그 도움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뛰어난 재량을 발휘하는 것, 미나미에게서 그런 놀라운 점을 발견하였다. 

 


다들 규율이 없어서라거나 부원들의 의식이 낮기 때문이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매니지먼트>를 읽던 중 아주 기본적인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건 야구 연습을 하는 데 있어 원래 이렇다할 매력이 없다는거였다. 연습이 재미없으니 부원들이 빼먹는 것이다. 121P


야구부의 연습 출석율을 높이려는 시도를 하기 전에 먼저 근본적인 문제점부터 해결하기 시작한다. 정말 그렇겠단 생각이 들었다. 소설 속 일로 끝날일이 아니라 정말 어느 상황에서나 그렇지 않았던가. 이 책은 정말 읽으면서 무릎을 치게 하는 부분들이 많았다. 딱딱한 피터 드러커의 매니지먼트라는 책이 이와사키 나쓰미 저자의 미나미라는 소설 속 주인공을 통해 현실로 풀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평범했던 아니 초라했던 실적의 야구부를 고시엔 대회에 출전시키기까지의 감동적인 과정이 너무나 놀랍게 펼쳐진다. 그리고 이것은 비단 야구부만의 문제가 아니라 어느 상황, 어느 인생의 난제에서도 대입가능한 그런 것들로 보인다. 다만 같은 상황을 어떻게 분석적으로 판단할수 있느냐가 달라질뿐.

 


성과란 야구의 타율 같은 것이다. 약점이 없을 수 없다. 약점만 지적당하면 사람들은 의욕도 잃고 사기도 떨어진다. 뛰어난 사람일수록 많은 실수를 저지른다. 뛰어난 사람일수록 새로운 일을 시도하려고 든다. 145~146P <매니지먼트> 이 책에서는 172P


 

야구부의 일만으로도 벅찰텐데, 심지어 매니지먼트에 나온 것들을 모조리 감당하기 위해 사회적인 공헌 분야에까지 발을 넓힌다. 그 지역적 사회로 학교를 선택하고, 학교내 부서들에게 매니지먼트를 도입시키고, 또 더 나아가서는 타 학교 어린이들을 위한 야구 지도, 또 인근 대학 야구부에의 강연 의뢰 등으로 발을 넓혀나간다. 사회적 공헌이 작은 규모의 야구부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미처 몰랐는지라 감동으로 되돌아오는 야구의 현 주소를 바라보면서 아, 이래서 어느 것 하나 소홀할 수 없는 거구나. 눈에 띄는 실적만 중요시해서는 안되는 거겠구나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소 규모의 인생, 그리고 기업 이야기를 한 야구부의 변모를 통해 읽을 수 있는 자리였다.

 

1Q84를 누른 놀라운 소설, 260만 독자를 감동시키고 영화와 만화로 제작되어 그 다음의 인기몰이에 들어갈 소설

만약 고교 야구 여자 매니저가 피터 드러커를 읽는다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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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화유산답사기 6 - 인생도처유상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6
유홍준 지음 / 창비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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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히 정말 신드롬이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유홍준님의 책으로 인해 열풍이 불었던 문화유산답사에 대한 관심들.

나 또한 근처 유적지를 간간히 여행다니기는 했어도 안내문에 적힌 내용 외에 더 배우고 기억나는 것들을 취하기가 어려웠는데, 유홍준님의 해박한 지식을 통한 깊이있는 설명은 정말 말 그대로 잠들어있는 문화유산의 신비를 그대로 일깨워주는 듯 했다.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1권을 읽을 무렵만해도 어지간한 책들을 잘 읽지 않을때였던지라 오랜만에 읽은 베스트셀러 한권이 정말이나 인상깊게 느껴졌었다. 아무리 책을 안 보던 때였어도 그 책을 놓칠 수는 없었고 가족들 모두 재미있게 읽고 난 후에 방학때 남도로 가족여행을 같이 떠난 기억이 난다. 저자님이 설명해주신 코스 그대로 다녀오지는 못했어도 최초로 시도한 남도 여행이자 답사 여행이었기에 그 의미가 무척 컸다고 생각한다. 그 이후로 몇권을 더 보았었는데, 북한 편까지 소개되었는 줄은 미처 몰랐다. 아마 그 무렵에는 정말 더 책을 안 읽고 있을 무렵이라 아무리 유명한 책이 나와도 돌아볼 겨를이 없었나보다.


그리고 10년이 흘러 유홍준님의 문화유산 답사기 시즌 2에 해당할 6권이 새로이 나왔다.

우리나라의 경복궁, 광화문등과 더불어 유홍준님이 스스로 고향으로 삼은 백제 유적지인 부여, 그리고 답사여행때마다 반드시 꼭 끼워넣는다는 사랑하는 절 선암사까지..

이번 6권은 더욱 에피소드도 많이 들어가고 개인적으로도 인연이 깊은 곳을 골라 담아낸 책이라 하였다. 그리고 새로이 예정된 7권에는 제주도 편 이야기가 소개될 것이라는 암시가 책 뒤에 붙어 있어 6권을 금새 읽어버린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다.


최근 2~3년간 소설, 여행 에세이 등의 책으로 취미생활을 대신하며 보내왔는데 여행책을 좋아해 세계 여러 나라의 여행기뿐아니라 국내의 여러 여행에세이 또한 즐거이 읽고 있었지만 역시나 유홍준님의 문화유산 답사기는 예의 그 명성을 다시 부활시킬만큼 재미도 풍부하고 얻을 거리 배울 거리가 풍성한 그런 책이었다. 특히 경복궁과 광화문 등에 대한 이야기는 그가 문화재청장으로 근무하던 때의 이야기가 담겨 있어서 가끔 뉴스에서 보도되던 고궁에서의 행사유치에 대한 비난의 글 등을 접했던 시민으로써 문화재청에서 왜 허가를 내주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상세히 소개되어 오해가 풀리기도 하였다.




경복궁관리소장에게 경복궁이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 언제냐 물어보자 다음과 같은 답변이 돌아왔다 한다.



"청장님, 비오는 날 꼭 근정전으로 와 박석 마당을 보십시오.

특히 갑자기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날 여기에 와보면 빗물이 박석 이음새를 따라 제 길을 찾아가는 그 동선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모릅니다.

물길은 마냥 구불구불해서 아무리 폭우가 쏟아져도 하수구로 급하게 몰리지 않습니다.

옛날 분들의 슬기를 우리는 못 당합니다. "

36.37P



서울에 10여년을 살았을때도 경복궁에 들어가본 것은 딱 한번이었던 것 같다. 그것도 아주 잠깐. 제대로 둘러볼 새도 없이 친구들 만나 근처에서 모임이 있었기에 그냥 잠깐 들어와 둘러보고 나갔던 기억이 난다. 근정전 앞 바닥이 박석으로 되어 있다는 것도 미처 신경을 쓰지 못했었는데 책에서는 내가 놓친 부분들을 다시 짚어주어 꼭 다시 둘러보고 싶게 만드는 그런 소개글들이 많다. 조각보를 만들듯 자연스런 형태로 이어붙인 근정전 박석. 월대 앞에서 본 근정전이 아닌 행각 오른쪽 모서리에서 본다는 근정전은 정말 그야말로 가장 아름답게 보이는 지점이라고 했다. 책을 읽다보면 정말 아무 것도 모르고 찾아갔을때보다 이 책을 읽고 가면 더욱 배울 점이 많을 것이라는 것과 한술 더 떠 유홍준님의 답사여행에 직접 동참하면 더욱 유익한 정보도 얻고 우리 것을 제대로 배울 수 있을 거라는 막연한 기대감이 심어진다.



하나하나의 이야기를 모두 다 소개하고 싶을 만큼 꼭지 하나하나를 읽는 재미가 무척이나 쏠쏠했다. 정말 답사지를 내가 한번 더 다녀온양 깊이있는 무언가를 배울 수 있는 느낌이 한 가득이다. 안내문에 써있지 않은 놀라운 정보들, 그리고 기억에 남는 것들. 강녕전에서부터 이어진 굴뚝이 교태전 양의문 옆으로 나와 교태전의 굴뚝인양 세워진 것은 그가 설명을 해줘도 사람들이 농담인줄 아는 놀라운 사실이라는 점도 책을 덮고 나서도 생각나는 대목이었다.



책에는 분명 서울 출신이라고 했는데 내 고향 부여라는 충청도의 이야기가 나온다. 충청도 사람이다 보니 아, 반가운 충청도 이야기를 답사 코스로 만나보게 되어서 찾아가기 쉽겠구나 하는 행복감이 있었는데 뭔가 앞뒤가 안맞아 무슨일인가했었다. 사연인즉슨 성루 토박이인 유홍준님이 시골 고향을 하나 만들고 싶어서 서울에서 세시간 이내의 지역을 고르다가 산책할만한 절이 가까이 있어야 하고, 유구한 역사까지 자랑할 명소를 찾다보니 부여를 제2의 고향으로 삼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래서 부여 반교리에 적을 두다 보니 반교 노인이라는 도장까지 파놨는데, 60이 넘어도 청년회 소속인지라 65세까지는 여전히 반교 청년회의 일원이라는 농촌의 안타까운 현실이자 농담처럼 여겨지는 말도 들리었다


내가 미처 느끼지 못했던 충청도 사람들의 이야기를 객지 사람이 본 시선에서 분석한 것에서부터 패망한 나라라는 인식이 강하게 남아있는 백제의 안타까운 유적에 대한 현실을 다시 짚어주는 그의 이야기들은 무척이나 흥미로웠다. 또한 선암사에 대해서도 제대로 한번도 찾아가 본적 없는 나로써는 문화유산답사여행의 최고봉이라 할 수 있는 저자분이 가장 애용하는 코스이자 사랑하는 곳이라 하여 관심이 가는 절이 되었다. 사계절 꽃도 너무나 아름답고 뒷간 역시 놀랍게도 문화재로 지정될 정도로 기억할만한 곳이라 했다. 우리나라의 광주 비엔날레에 크게 실망한 외국인들을 데려가 선암사를 통해 한국의 아름다움을 다시금 느끼게 해주기도 하였다 한다.


많은 것을 보고 느끼게 해준 그의 답사 여행기.

새롭게 떠나보고픈 우리 문화유산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책이었다. 평범한 시각으로 진정한 아름다움을 놓치는 경우가 많았는데, 세계의 유명 문화유산에 절대 뒤처지지 않을 고유의 아름다움이 가득한 진정한 참맛을 되새기게 해주는 책이었기에 선조들에 대한 고마움을 다시금 일깨워주는 행복한 책이기도 했다.




신랑 직장이 있어 더욱 가깝게 느껴지는 논산 관촉사의 이야기도 잘 나와 있어서 꼭 한번 이 책을 참고해서 둘러보고 올 예정이다.

책에 소개된 곳들을 찾아가기 쉽게끔 뒤에 답사여행 코스와 일정 (시간 포함)등이 잘 소개되어 있어 개별 답사를 시도할때에 참고하기 좋게 되어 있었다.

1주일에 2일, 주말에는 부여 반교마을에 내려와있다는 유홍준 저자님. 주말에는 그가 항상 부여에 와있다는 소식에 손님이 너무 많아 고민이라 하셨지만, 꼭 한번 들러보고픈 게다가 유홍준과 함께 하는 부여 답사 프로그램(4,5,10,11월 마지막주 토요일)에는 꼭 참여를 해보고픈 마음이 들었다. 가깝고도 먼 저자분의 설명을 직접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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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내 거야 노란우산 그림책 4
줄리 개스먼 글, 제시카 미캐일 그림, 김현좌 옮김 / 노란우산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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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래 친척들이 없고 어린이집이나 문화센터 등에서 정기적으로 친구들을 만날 일이 적다보니 주로 어른들과 지내는 시간이 많은 우리 아들.

장난감이든 뭐든 다 자기 것이었기에 욕심낼 필요가 없었으나 가끔 만나는 친구 한명, 동갑내기인 엄마친구 딸 윰양을 만날 적에 장난감을 서로 나누어야 할 상황이 오곤 하였네요. 더 어렸을 적에는 서로 양보도 잘 하고 (양보라기 보다는 굳이 별 욕심을 내지 않았다) 그랬는데 이제 슬슬 소유욕이 생기는지 내것도 내것, 친구것도 내것 하는 마음이 생기나 봅니다. 할머니댁이나 우리집에서는 모든 것이 다 아기것이어서 가능한 일이었지만 친구네 집에서 같이 놀때도 그러면 정말 곤란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 아이보다 6개월 빠른 윰양도 약간 일찍 소유욕이 생겨서 인형놀이는 절대 못 만지게 한다거나 하는 예외사항이 있긴 했는데 서로 큰 싸움 없이 잘 양보해왔거든요. 두 아이 다 사실 순한 편이기는 해서 부딪힐 상황이 늦게 온 것이 사실이었지요. 아이들이 놀때 엄마들끼리 수다를 떨다가도 혹시나 싸울까봐 옆에서 지켜보게 되는데 장난감 갖고 혹은 책 갖고 서로 양보안하려고 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말로 설명해주긴 했어도 그림책을 통해 친구에게 양보하는 방법에 대해 좀 알려주면 좋겠다 생각이 들어서 읽게 된 책이랍니다.


다 내거야.

사실 어린 아이들에게는 세상 모든 재미난 장난감들을 보면 다 만지고 싶고 갖고 놀고 싶은 마음이 들고 내거 네거 할 것 없이 다 갖고 놀다가 나중에는 정말 자기만 갖고 놀겠다는 그런 마음도 들게 될 거예요. 태어나 처음으로 남과 무엇인가를 나누어야 하는 것을 배워야 하는 아이들을 위한 책.



비키는 참 좋은 아이예요. 하지만 아주아주 심각한 문제가 있죠 무엇이든 혼자만 가지려고 하거든요.

친구들과 함께 장난감을 나누어야 하는것을 알지만 나누는게 싫은 비키는 자기만의 규칙을 만듭니다.


하나, 내가 싫어하는 것만 친구에게 양보한다.



둘 친구의 것을 내것처럼 갖고 논다.



셋 혼자 할 수 없을때만 같이 가지고 논다.


하하.. 바라볼수록 참 얄미운 구석이 많은 비키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어울려주는 친구들이 신기할 따름이었어요.

사실 잘 들여다보면 친구들의 표정도 그리 밝아보이지는 않네요. 비키의 허무맹랑한 말과 행동들을 보면서 아이들이 스스로, 아 이건 좀 지나치구나 하는 마음이 들게 만드는 책 같았어요.



아들에게 책을 읽어주니 "인형을 많이 갖고 있네?"하면서 그림을 바라보면서 대답합니다. "응, 친구와 나누지 않고 다 혼자 가질거래." "아가도 아가가 다 가질거야." (하도 제가 아가아가 불렀더니 이제는 이름보다 아가라 부르길 더 좋아하네요. ) "그래? 친구와 나누어 놀아야지. 그럼 더 읽어볼까?" 하면서 책을 마저 읽어주었어요.


비키는 참 밉살맞기 그지 없습니다. 자기것은 남 주기 싫으면서 남의 것은 갖고 노는 재미가 있다고 좋아합니다. 간식을 양보할때도 자기가 먹기 싫은 것이라고 말하면서 주지요. 비키의 이런 얄미운 짓들을 친구들이 언제까지 참아줄 수 있을까요? 아무에게도 주지 않겠다고 역할놀이 옷을 몽땅 차지해버린 비키를 보고 친구들은 기분이 정말 나빠졌답니다.



친구들의 화난모습, 그리고 비키 혼자 심심한 모습 등을 보여주며 책을 마저 읽어주니 아이 왈 " 조금씩 갖고 놀아야겠네. 차례차례."하고 말을 합니다.

아, 그래 바로 이거였어. 그림책 등에서 한번 배우면 말로 타이르고 가르칠때보다 꽤 오래 기억하고 따라하더라구요. 비키의 행동들을 보면서 이렇게 하면 친구들이 싫어하겠구나, 이러면 안되겠는걸? 을 바로바로 알아차리니 정말 유익했지요.



앞으로 친구와 만나 놀때 장난감 서로 양보 안하려고 하면 비키 이야기를 다시 들려주려고 해요.

책 속 비키도 결국에는 착한 아이로 되돌아오거든요.

어떻게 해야 친구들과 사이좋게 놀 수 있는지, 딱 한가지 심각한 비키의 문제, 아이들과 함께 현명하게 해결해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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