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음식 백과 - 가족 건강을 위한 최고의 밥상
최재숙.김윤정 지음 / 담소 / 2011년 7월
절판


주부 경력이 몇년 쌓였지만 아직도 시장에 가면 신선한 채소와 식품을 고르는데 서툰 풋내기 주부이다. 오늘도 친정 어머니와 모 마트에 갔다가 요즘 잦은 비와 여러 재해로 채소가 워낙 귀해져 그런지 값도 너무나 비싸고 무엇보다도 비싼 오이를 오래 된 것과 신선한 것을 섞어서 랩핑해 팔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엄마께서 설명해주셨다. 나같은 초보 주부라면 오이가 필요하다고 덥썩 샀을 일이었지만 정말 잘 보니, 절반은 오래 되어 먹기 힘든 오이였다. 먹거리를 갖고 눈속임 장사를 하면 안될터인데, 이런 일이 참으로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니 씁쓸하기만 하다. 요즘이 유난히 신선한 채소를 구하기 힘든때라 그런 것일 수도 있겠지만..

사정이 이렇다보니 유기농은 커녕 일반 채소도 신선한 것을 구하기 힘든 형편이다. 있다 해도 가격이 정말 천차만별로 올라버렸다. 아파트 주일 장터에 판매되던 채소 중에 애호박은 5000원까지 올라있어 엄마를 놀라게 하기도 했다. 대형 마트에서도 3000원에 판매되고 있었고 말이다. 일반적으로 유기농이나 친환경 매장 혹은 유기농 상표를 달고 있는 제품들은 일반 제품보다 조금 더 비싸다. 유기농과 친하지 않았던 나도 아기 이유식을 시작하면서 유기농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그러다 모든 먹거리를 유기농으로 하는게 부담스러워 조금씩 일반 제품도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예전과 달리 요즘에는 일반제품을 제법 많이 쓰고 있었다.

대형 마트의 유기농 코너를 보면 제법 수입산 제품도 눈에 많이 띈다.
(수입되는) 유기 농산물이라고 해서 안심할 수는 없다. 외국에서 발행한 인증서만으로도 유기농산물로 인정되기 때문에 신뢰하기가 어렵다. 16p
그래서 저자들은 국내산 제품을 추천하고 있다. 사실 유기농 바나나라고 해서 구입하는 것도 해외에서 들어온 제품들이라 과연 보존제를 전혀 쓰지 않고도 신선하게 들여올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들기는 했다.

또 아기 어릴적부터 채소를 꾸준히 시도해왔는데 어느 순간부터 아이가 채소를 먹지 않게 되면서 요즘에는 채소를 "나뭇잎"으로 모두 치부해버리면서 거부해버리는 사태가 발생했다. 사실 그동안 잘먹었던 고기, 어류, 갑각류까지도 잘 안먹고 오로지 계란과 김만 선호해 편식이 시작되나 싶어 걱정도 된다. 채소를 잘 안먹어요 하고 방심하기에는 채소의 역할이 너무나 크다고 하니 계속 노력해볼 일이다. 채식은 우리가 가장 건강하게 살아갈수 있는 주도로이기때문이다. 65p

초보 주부로써 놀라웠던 점이 방대한 정보에 있었다. 천연 식품과 양념 등 우리가 접할 수 있는 다양한 식재료들을 하나하나 분석하고, 영양성분까지 설명해주어 장보기에 참고할 사항부터 밥상 위에 올릴 레시피까지.. 주부가 알아야할 친환경 음식의 백과사전과도 같은 정보가 총 망라되어 있었다. 그러다보니 두께가 제법 두툼해져서 필요한 부분만 그때그때 찾아읽어보면 더 유용할 것 같았다.

채소와 과일등은 씻어서 바로 먹는 제품이 많아 웬만하면 농약을 치지 않는 제품을 구입해야한다고 한다. 특히 딸기처럼 무르기 쉬운 과일은 더욱 그럴 것이다.
구입한 딸기를 씻어먹을때 농약 오염이 걱정되어 소금물을 사용하기도 하는데, 이렇게 하면 삼투압 현상에 의해 오히려 표면의 농약이 딸기 속으로 스며들 우려가 있다. 딸기는 그냥 소쿠리에 담아 흐르는 수돗물에 살짝 헹구어 내는게 좋다. 108p
헉. 잘못 씻으면 도로 농약이 스며든다니 꼭 기억해둘 일이었다. 소금물로 씻어본적은 없지만..


요즘 우리 아기가 좋아하는 간식이 두 가지가 있는데 바나나 쥬스 (바나나와 우유를 갈아 만든 홈메이드 음료)와 아이스크림이 그것이다.
아이스크림도 처음에는 짜먹는 요구르트를 얼려서 주었는데 아이가 좋아하는 것이 별로 없다보니 설득 차원에서 배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을 사주다보니..이제는 거의 하루에 한 두개 이상은 먹어야 되는 통과 의례가 되어버렸다. 바나나와 우유 갈은 것도 가끔 집에 떨어졌을때 밖에서 바나나 우유를 사주었더니 이제는 그것도 꼭 먹고 싶은 메뉴가 되었고 말이다. 아직 너무 어린 아기기에 인스턴트를 덜 먹이려 하는데 매일 많이 먹는 아이스크림과 바나나 우유는 조금 걱정이 되기도 했다. 그래도 우유가 대부분이니 괜찮겠지 했는데..웬걸.
간혹 콜라와 사이다를 먹을 바에는 바나나맛, 딸기맛, 커피맛 우유를 먹는 것이 훨씬 더 낫다고 생각하는 부모들이 있는데, 이것은 크나큰 오해이고 잘못된 판단이다. ..실제로 과일맛 우유에는 과일은 없고 과일맛을 내는 첨가물과 함께 단맛을 내는 액상과당 또는 백설탕만이 포함된다. ..당 수치만으로 본다면 콜라와 과일맛 우유 사이에 차이점이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우유가 주는 혜택은 흰 우유에만 한정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한다. 184p

귀찮아도 바나나우유보다 (그래도 색소 없는 바나나우유를 사먹였다 안심했건만) 집에서 갈아주는 바나나 쥬스를 다시 해주어야겠다. 아이스크림도 되도록 양을 줄이고 말이다

여러 정보 끝에 맨 뒤에는 특별부록으로 친환경 육아를 꿑꾸는 엄마가 꼭 알아야할 살림의 기술 17가지가 소개되어 있었다. 하나하나가 얄팍한 지식이 아니라 하나의 주제로 몇 페이지 씩의 정보가 실려있는 살이 될 정보였다. 그중 내가 취약한 청소에 대한 부분을 보다가 우리집 나무 바닥에 적용하면 좋을 정보도 찾았다. 나무 바닥이라 애초에 스팀 청소기를 사지도 않았고 선물로 받은 것도 다른 사람에게 양보하고 했는데, 물만으로 청소하기가 안심되지 않는다면 식초를 활용하라는 것이 그것이었다.
나무 바닥의 경우 스팀 청소기는 1달에 1~2회 정도 사용하고 오래 머물지 않도록 한다. 참고로 식초와 물을 1:3으로 섞어 닦아내면 스팀 청소기 없이도 살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388p

저자 두 분중 한분은 예전에읽었던 내 아이를 망치는 위험한 칭찬의 저자 중 한분인 김윤정님이었고 또다른 분은 에코 생협 상무이사로 재직중인 최재숙님이었다. 그러다보니 아무래도 생협 제품 소개가 많이 실려서 처음에는 홍보 책잔가 하고 갸우뚱하기도 했다. 하지만 마트 등에서 쉽게 구하는 유기농 제품 외에도 생협 등에서 정말 다양한 유기농 제품을 구할 수 있다는 이야길 읽으며 생협 이용도 괜찮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실제로 집 근처에 걸어서 갈만한 곳에 유기농 전문 매장이 서너 군데가 있는데 그 중 가장 인기 있는 곳이 한살림 생협이었다. 멀리서 차까지 타고들 오는 걸 보면 인기긴 한가보다, 요즘 사람들이 먹거리에 관심이 정말 많구나 생각했는데 이용 안해봤던 생협의 다양한 먹거리를 배울 수 있었고 그리고 간과하기 쉬운 정말 많은 식품 첨가물들을 더욱 주의해야겠다는 생각 등 많은 깨달음을 주는 그런 책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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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메이드 칵테일 - 맛있고 어렵지 않은
김상우 지음 / 청출판 / 2011년 8월
품절


직장 다닐때 친구들과 함께 혹은 동료들과 함께 가끔 칵테일 바를 찾곤 했다. 그때마다 나의 선택은 항상 무알콜 칵테일이나 깔루아 밀크. 술을 좋아하지 않아 친구들과 술을 즐기지 못하는 내게 알콜이 들어가있지않으면서도 맛있게 즐길수 있는 칵테일은 무척이나 반가운 선택이 아닐 수 없었다. 주로 달콤한 그런 메뉴를 선택하곤 했는데..어찌 됐건 술을 좋아하지 않아 대부분 친구들과 카페에 가는게 일상이었던 내게 칵테일 바는 신선한 일탈이기도 했다.

성인이 된 후 처음 마셔 본 미도리 사워 맛에 반해 바텐더가 되기로 결심했다는 저자, 저자의 바텐더가 되기 위한 열의는 군대까지 이어져 군대에서도 열심히 미래를 준비할 정도로 일을 즐기는 것이 눈에 선연히 보인다. 게다가 청출판의 홈메이드 시리즈는 내가 즐겨보는 시리즈 중 하나라 더욱 애착을 갖고 펼쳐든 책이기도 했고 말이다. 이 책의 저자분이 사람들이 어렵게 느끼는 칵테일을 집에서 신선한 재료로 가까운 사람들과 즐거이 만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썼다는 부분은 그래서 무척이나 와닿는 부분이 되었다. 칵테일에 사용되는 기구 등, 일반 가정에서 구비하기 어려운 재료들을 실제 집에서 구하기 쉬운 재료로 대체해 소개하는 꼼꼼함도 실제 칵테일을 만들 용기를 갖게 해준다.

부어라 마셔라 하는 양으로 승부하는 음주 문화를 더없이 싫어하는 내게 칵테일 한 잔은 정말 편안하고 부담없는 (가격이 아니라 위에) 음주 문화가 아닐 수 없었다.
그래서 종종 마시곤 하던 깔루아 밀크를 깔루아 리큐르만 구하면 쉽게 만들수 있다는 생각에 마트에서 깔루아 병을 보고 몇번이나 담을까 말까 망설이곤 했는데, 모유 수유 중인 엄마라 참을 수 밖에 없었다. 이제는 수유도 떼었으니 언제고 마음만 먹으면 깔루아 밀크 한잔 마셔도 뭐랄 사람은 없겠지만..

또한 요즘 고속도로 휴게소에 가면 시원한 휴양지의 바다가 펼쳐지는 가운데 모히토 칵테일에 대한 이야기가 한편의 광고 포스터로 실려 있어서, 아니 휴게소에서 모히토를 판매한다는 것도 아니고 무슨 광고지? 했었는데 잘 보니 모히토 향이 나는 담배 광고였다. 담배 역시 싫어하는 나로써는 모히토에 더욱 관심이 갔다. 그래서 이 책을 펼쳐들고 제일 먼저 찾아본 것도 모히토 레시피였다. 59가지의 칵테일 중에 두 가지의 모히토가 나온다. 소주 오이 모히토와 무알코올 모히토. 당연히 내겐 무알코올 모히토지. 아직 마셔보지 못한 맛이지만, 쿠바가 본고장인 모히토는 '노인과 바다'의 저자로 유명한 헤밍웨이가 다이퀴리와 함께 죽을때까지 즐겨마셨던 칵테일이라고 한다. 원래 들어가는 레시피에서 럼만 빼면 시원하고 신선한 무알코올 모히토가 된다는 설명에 어떤 맛일지, 한잔의 모히토로 헤밍웨이의 기쁨을 같이 누려보고픈 마음이 들었다. 레시피를 찾다보니, 딸기 모히토 재료까지 추가되어 사실상으로는 총 3종의 모히토 레시피가 소개된 셈이었다.

술을 싫어하는 나와 달리 뒤늦게 술맛을 알았다는 신랑은 맥주를 비롯한 다양한 주류 세계를 섭렵하고 있는 중이다. 와인과 고량주 등을 제외하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에 있는 와인병 역시 어느새 다 비어 있었다) 어지간한 술들을 모조리 좋아하는 편인데 칵테일은 아직 친하지 않은 듯 했다. 우선 술 자체를 집에서 마시는 것을 좋아해 칵테일과 더욱 친해질 계기가 없었을 듯. 건강을 위해서라도 신랑이 술을 좀 줄이기를 바라는 마음이기에 비타민 가득한 과일 야채 칵테일이나 피로와 건강에 좋은 칵테일을 만들어주고 싶은 마음이다. 단 맛을 싫어하는 신랑이니 단맛만 좀 줄이면 신선한 칵테일의 세계에 새로이 빠져들지도 모를 일이기도 하고.. 저자분처럼 미도리 사워를 해주면 그 맛에 홀딱 빠질 수도 있지 않을까? 아, 아쉽게도 미도리 사워는 재료때문인지 레시피가 소개되지는 않았다.

집에서 포틀럭 파티나 간단한 홈파티를 열기를 희망하는 꿈을 갖고 있는 나로써는 (사실 막상 현실화되면 얼마나 귀찮을지 상상하기 힘들지만) 가벼운 식사 후에 멋진 디저트로 홈메이드 칵테일을 짜잔 하고 내놓고 신선한 반응을 살펴보고 싶기도 하다. 그럴때 어울리는 홈파티 칵테일과 디저트 칵테일 코너도 눈에 띄었다. 총 8장으로 구분되어 있는 칵테일 소개글을 읽고 있으면 무알콜 칵테일이 아니라도 얼마든지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칵테일의 세계가 무궁무진해보였다.

보기도 예쁘고 맛도 즐거울 것이 상상되는 칵테일. 제대로 만든 칵테일인지 판단하기도 힘들었던 초보 손님으로써 그저 만들어주는 대로 먹을 수 밖에 없었는데 (저자 말에 의하면 어느 바에서는 제대로 된 주 재료보다 주스 등을 과하게 넣어 흉내만 내는 곳도 있다고 해서 아쉽기도했다) 이 책을 쓴 취지대로 집에서도 신선하게 좋은 재료로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칵테일이라면 얼마든지 환영이다. 실천하는 사람이 많지는 않아도 집에서 간단한 커피 머신 들이고 홈카페 분위기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는 요즘, 홈 칵테일은 더욱 드물지만 그래서 더 맛있는 인생이 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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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거나, 뉴욕
이숙명 지음 / 시공사 / 2011년 7월
품절


전직 패션지 에디터의 이야기라서일까? 우선 말투부터가 참으로 재미나다. 여행기라기보다는 좌충우돌 코믹 시트콤처럼 되어버린 이야기지만, 외국에 나가 고생한번 안하고 살다왔어요는 거짓말이라는 그녀말처럼 아니, 그 이상으로 참으로 처절한 이야기가 한가득 펼쳐진다. 한국에서부터 뉴욕까지 말이다. 어느 직장이건 힘들긴 매한가지겠지만 마감에 시달리고, 인터뷰에 시달리다 갑자기 7년 다닌 직장에 사표 던질 결심을 한 그녀의 일상은 아, 정말 이렇게 빡빡하게 살면 미치겠다 싶은 동질감을 느끼게 해준다. 난 어땠던가? 아무도 없는 사무실에 홀로 남아 늦게까지 야근하는 일은 드물었어도 사람을 상대하는 직업이라 부서상대하기, 또 업무 수행함에 있어서도 나날이 날이 세워지는 느낌에 오래 직장생활하다가 성격 다 버리겠다란 생각만 가득 들었었다. 뭐 매력만점 둥근 성격은 아니었어도 그렇게 모나지는 않았다 싶었는데 어찌나 날이 서 있었는지 결혼도 용케 했다 싶을 정도. 누가 한마디만 하면 다다다다다 그대로 뱉어줄 상황이었으니 말이다. 지금 같아선 많이 유해져서 컴플레인 할 상황인데도 좋은게 좋은거지 뭐 하고 푸념 정도로 그냥 넘어가고 마는데..예전 직장 생활 할때의 내 모습은 정말 참고 넘어가면 나만 바보된다라는 강박관념에 제대로 독기가 올라있는 상태였다.

헉헉. 그녀의 글을 읽다 괜히 내가 흥분해버렸다.
아뭏든 그녀의 말투, 무척이나 흥미롭다. 글재주는 괜히 나오는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음.. 뭐랄까 약간 시니컬한듯 하면서도 세상을 재미나게 읊조릴 수 있는 그런 말투랄까? 내가 좋아하는 이웃님들의 냉철하면서 유머를 즐길줄 아는 그런 말투랑 많이 닮았다. 그래서 그녀의 이야기에 푹 빠져서 하루를 보냈다. 아침 나절 아기 자는 동안 한참 읽고 있는데.. 갑자기 아기가 "너클 크레인" 하면서 일어나는 통에 (오늘은 재활용 분리수거일, 아기가 좋아하는 너클 크레인 소리가 때마침 들려왔고 좀더 자길 바랬던 울 아기 잠을 날려버렸다.) 잠시 뉴욕으로 날아갔던 내 정신은 우리 동네 아파트로 다시 돌아왔다.

뉴욕에 간다해서 거창한 무슨 목표나 관광 의지를 갖고 간 것이 아니라, 그냥 편히 쉬러 가는게 목적이었던 그래서 다른 사람들을 의아하게 만들었던 그녀의 뉴욕행. 멋지게 시작할 것같았던 그녀의 삶이 하루 아침에 법정에 그녀를 증언대에 세우게 하고, 친절한 nypd들과의 만남까지 즐기게 한 (거의 영화 스토리같은) 그런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원룸 사기를 당하는 바람에 후배와 친구가 사는 방에 얹혀 지내는 신세가 되고, 후배들이 떠나자 혼자서 주거공간을 찾다가 어느 외국인룸메이트와 동거를 하게 되었는데 또 그동안 사귄 남자친구 (굳이 보이프렌드인지 어떤지 이야기하긴 그렇지만, 남자인 친구라고 말하는게 옳을듯) 또한 한국에서 보기 힘든 똘끼 가득한 사람이었다. 홈리스가 아닐까 의심이 될 정도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뉴욕을 단단히 사랑하게 된다.

나이 찬 여자의 해외여행이라 하면 십중팔구는 <파리의 연인><프라하의 연인> 속편쯤 될 시나리오나, '누구누구는 유학 갔다가 파란 눈에 금발 머리 연하남을 만나서 결혼하고 눌러 앉았다더라' 등의 이웃집 금송아지 스토리에 가슴 부풀기 마련인데, 이건 뭐 잡지나 케이블 TV에서 실용정보랍시고 대놓고 조언할 주제가 아니니 다들 궁금증만 한 가득인 모양이다. 133P

내 눈에는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은 영화배우 루시 리우건만 외국인들에게는 참으로 매력적인 인상인가보다. 그래서인지 동양인 여성들이 외국에 나가면 꽤나 많은 대시를 받게 된다는 이야기를 여기저기서 접했고, 그녀 또한 그런 소문의 희생양(?)처럼 되기도 한다. 클럽 같은 데서 그런 일이 특히나 많이 일어났다고 그녀의 일화들이 전해진다. 그녀 또한 나처럼 클럽보다는 발라드를 좋아하는 사람이었음에도 뉴욕의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는 또 흥이 나게 즐길 분위기가 되었나 보다. 눈에 불화장(?)을 하고 관광차 가볼 생각을 다해봤다니 말이다.

아뭏든 평범한 관광지로서의 뉴욕 (물론 뉴욕을 그렇게 보는 사람들은 드물겠지만)보다는 몇달간의 휴식같은 삶을 통해 뉴욕에서 일어난 각종 사건들, 룸메이트 L양의 뉴욕 보따리 장수 동참기서부터 나홀로 사립탐정 놀이 등등 그녀의 재미난 에피소드들은 예쁜 이야기로 가득 채우고픈 평범한 여행기와는 확연히 다르다. 책을 읽기전 처음에 쭈르르 훑어보고, 사진이 많지 않아 아쉽다 생각했던 것이 다 읽고 나서는 와 정말 재미있었다로 바뀌어버렸다.

해외 셀렙을 데리고 커버 촬영을 한다는 건 한국 잡지로선 꽤나 큰 프로젝트다. 설상가상 프로덕션도 뜻대로 되지 않는다. 친구의 몸속에 사리가 생성되는 현장을 실시간으로 지켜보다 보니, 껌처럼 달라붙어 좀처럼 떼어지지 않던 잡지에 대한 미련이 말끔히 사라져간다. ... 모처럼 현장에 나와 보니 '그래 이거였어. 이래서 일을 관둔 거였어. 그만두길 참 잘했어.'라는 쪽으로 생각이 기우는 것이다. 213P

무엇보다도 동질감 팍팍 드는 그녀의 털털한 말투들이 마음에 들었다. 명품을 팔면 자신이 명품인양 거들먹거리는 명품 직원들을 꼬아 말했던 그녀의 말처럼, 그녀의 생각 곳곳이 배어있는 공감가는 이야기랄까? 패션지 엘르 에디터였음에도 남들 생각과 달리 소탈하고 평범했던 그녀의 일상은 거리감을 싸그리 날려주는 그래서 가깝게 느껴지게 하는 재주가 있었다. 패션지 기자라고 하면 정말 연예인들처럼 쫙 빼입고 근사한 파티를 즐기며 옷차림이 허술하면 사람취급도 안할 것 같은 (요즘에 그런 사람 너무 많다. 하물며 동네 H모 은행에서조차, 옷차림으로 사람을 판단해 정말 기분이 팍 상했었다.) 그런 이미지를 하루아침에 날려주어 공감팍팍. 그래도 진지한 그녀의 이야기에 돌아오는 길에 눈물로 무릎까지 적셨단 스토리에는 가슴이 좀 아파오기도 했다. 뭔가 현재진행형이었으면 더 좋았으련만.. 오랜 여행 끝에 남는 것은 정말로 시야가 넓어지고 또다른 여행객들을 진심으로 부러워하는 마음이 남았다 하니. 긴 장기 체류 여행은 꿈도 못 꿔본 소시민으로써, 어떤 느낌일지 부럽기만 한 기분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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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여진의 Aloha Hawaii
최여진 지음 / 페이퍼북(Paperbook) / 2011년 7월
품절


하와이는 어렸을 적에 신혼여행지로 최상의 장소로 생각해왔던 곳이었는데, 어른이 되어 막상 내가 신혼여행을 갈 나이가 되자, 그때 그때의 트렌드가 상당히 많이 반영된다는 것을 알았다. 주로 동남아 고급 휴양지나 몰디브 등의 다른 휴양지가 새로이 부상되었고, 나의 선택도 결국 발리 풀빌라였는데 못 가본 하와이란 곳에 대해서 막연한 궁금증만은 언제나 남아있었다. 게다가 요즘 들어 하와이를 극찬하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어 다시금 하와이에 대한 흥미가 샘솟고 있는 때에 때마침 최여진님의 알로하 하와이 책이 나왔다고 해서 반가운 마음으로 펼쳐들었다.



얼마전 읽었던 김정민님의 아내 루미코님이 하와이를 너무 좋아해 신나게 가족여행을 즐기고, 집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남편 김정민씨가 다음 여행은 어디로 갈까? 했더니 다시 또 하와이~ 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하와이만 거의 열 네번 이상 여행했을 정도로 (어려서부터) 하와이 사랑에 담뿍 빠져있던 루미코님. 얼마나 좋으면 그렇게 한 곳을 계속 사랑할 수 있을까? 기대되었고..


오랫동안 연락하지 못했던 예전 직장 선배님과 카카오톡으로 연락을 하게 되었는데 (최근에 내가 스마트폰 사용자가 되었기에 ) 마침 프로필 사진이 하와이 특유의 차임이었고, 인삿말조차 "알로하"여서.." 하와이 다녀오셨어요?" 하고 짧은 인삿말을 보냈더니 (아직 익숙하지 않다 스마트폰 자판이..-.-) 얼마전 가족과 10일 정도 여행을 다녀왔는데 둘째가 여섯살로 어리니 아무래도 여행을 좀 버거워하더라고 이야길 해주셨다. 비행 시간이 길어서 그랬나보다. 그 외에는 너무나 즐거웠다는 후문.


이래저래 나를 설레게 만드는 하와이. 그 이야기를 듣기 위해 최여진님의 상큼 발랄한 이야기 속으로 풍덩 빠져들었다.

처음에 좀 아쉬웠던 점은 하와이에 대한 가득한 정보를 기대했는데 책이 기대보다 좀 얇아서 아쉬웠다는 것이다. 예전 YB의 미국 공연 이야기를 페이퍼북으로 만날때와 비슷한 느낌, 두께의 책이었는데 읽다보면 잡지의 스페셜 페이지를 읽는 듯한 재미도 들고, 짧은 내용에 비해 의외로 쏙쏙 들어오는 문구들이 신선해 재미난 점도 있었다. 어..그런데 읽다보니 제법 내용도 실하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나 내가 좋아하는 맛집 정말 소개가 제대로 되어 있다.



그리고 최여진님의 글을 사실상 두권째 만나는 셈이라 연예인 이전에 인간적으로 매력적인 그녀만의 상큼한 이야기에 풍덩 빠진 느낌도 추가되었다. 모델이라 예쁘게 사진찍는건 어쩔수없지만 그럼에도 그게 얄미워보이지 않고 참 건강하고 발랄해보인다. 그녀만의 매력일것이다.


맛집도 그녀가 순서를 정해서 추천해주어 보기 좋았고 소개도 정말 하나하나 먹고 싶을 만큼 세세히 소개를 해주어 기대치를 높여주었다. 하와이가 왜 그리 인기있을까? 싶은 것이 그녀와 그녀를 배경으로 한 사진을 들여다보면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아, 정말 눈요기 실컷 하게 해주는 멋진 사진들이다. 얼른 가고 싶은 곳. 그러나 언제 가게 될지 아직은 장담하지 못하는 그런 곳.



Roy's는 스테이크 뿐 아니라 다른 메뉴도 맛나지만 식사 전에 시켜야만 맛볼 수 있는 초코 브라우니가 정말 일품이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따뜻한 브라우니를 자르면 그 속에서 용암같이 흘러나오는 초콜릿은 머리가 쭈뼛 설 정도로 달콤하다. 그 달콤함과 따뜻한 맛이 마치 첫사랑에 빠진 소녀가 사랑하는 이의 품에 안겼을 때의 기분이랄까... 갑자기 상상하니까 사랑이 하고 싶어진다. 그 브라우니 같이 부드럽고 달콤한 사랑이. 42p



하와이 여행 중 순간적인 행복을 느끼고 싶다면 꼭 지오반니 새우트럭에 들러 새우 맛을 보는게 어떨까. 주인 아저씨도 새우 맛도 즐거웠던 그 곳. 64p


그리고 매력적인 그녀가 강추해주는 패션, 미용 아이템 등도 여성들에게는 쇼핑할때 참고할 목록으로 요긴할 것 같다. 수영복 고르는 요령서부터 그녀의 파우치 대공개까지.. 지금은 화장을 잘 하지 않아서 큰 관심이 없었는데 예전 같으면, 아, 이런거 저런거 다 사고 싶다 생각이 들 정도였다.

흐.. 그리고 보기만 해도 사랑스러운 우크렐레. 처음에는 좀 장난감 같은 그 악기가 그다지 매력적인지 몰랐는데 워런 버핏도 즐겨 연주한다는 그 우쿨렐레 사랑에 빠진 사람이 제법 많음에 놀랐다. 하와이에서 탄생한 악기라고 하니 악기점에 들러 특별한 기념품을 챙겨봐도 좋을 것 같다.



사실 이러니저러니 해도 풍경이 가장 하와이를 가고 싶은 곳으로 만드는 비결이 아닌가 싶다. 하와이의 선셋비치는 그녀가 29년간 본 선셋중 가장 아름다웠다고 하니..사진으로 도저히 담아낼수없다는 그 선셋을 언젠간 꼭 보고 오리라.



그녀의 하와이 이야기에는 나의 제주도 사랑과 조금 닮은 부분이 있었다. 일을 하기 위해 사진찍고 들렀던 하와이에는 매력을 느끼지 못했던 그녀가 스탭을 모두 돌려보내고, 친구와 둘이 남아 편하게 드라이브를 하며 진정한 하와이를 느끼기 시작하면서 분명히 왔던 곳, 봤던 곳인데 느낌이 하늘과 땅 차이였다고 말하는 대목에서 말이다. 갑자기 제주도 이야기를 해서 좀 그렇지만, 못 가본 하와이지만 그런 느낌이 들 것 같았다. 관광 여행으로 여기저기 휘둘려다니는 제주도보다 렌트카로 가족들과 편안히 쉬면서 둘러보는 모습이 더욱 매력적이었던 섬. 하와이의 진정한 매력도 그런 것에 있지 않을까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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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를 위한 인생 10강
신달자 지음 / 민음사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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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에는 "여자"라는 말로 구분짓는 것이 너무나 싫었다. 남자들은 앞에 남성이라는 말이 따로 붙지 않지만, 여자들은 꼭 여성이라는 말이 붙는 것도 못마땅했다. 그렇다고 무척이나 강력한 여성도 아니었고, 대학에 들어가 남녀평등을 부르짖는 그런 서클에 가입하지도 않았으면서도 어렸을 적의 억울한 감정은 계속 남아있었다. 오빠에 비해 덜 사랑을 받은 것도 아니었고 (어렸을 적에 잔병치례를 많이 해서 어른들의 관심이 끊일 수가 없었다 한다) 욕심이 많은 편이라 그 이후로도 부모님의 관심을 놓치지 않는 둘째가 되기 위해 무던히 노력을 했던 나였다.



결혼하고 아기를 낳기 전까지도 전업주부가 될 내 모습을 상상하기는 어려웠다.

결혼 후 남편이 벌어오는 돈을 쓰는게 미안해서 (마치 연애할때 더치 페이를 하지 않으면 큰일이라도 나듯) 한동안 그 돈에 손도 못 대던 때도 있었으니 말이다. 똑같이 벌고 똑같이 집안일도 해야지 했는데, 어릴적의 그 고집이 어느새 사라지고 잘하던 못하던 아이를 키우면서 아동바동 살고 있는 주부가 되어 있는 내 모습이 지금도 잘 믿어지지 않기도 하다.



이 땅의 여성으로 산다는 것.

사실 전업 주부가 아니라 직장 여성일지라도 여성이라는 위치는 큰 차이가 없을 것이다. 태어나면서부터 남성과 비교당하고 때로는 아쉬운 처지에 놓여야 하는 이땅의 여성으로서의 현실을 말이다.

저자 신달자님이 항상 20대에서 50대 여성들과 만남을 가져왔고 교류해왔음에도 그들에게는 "외로움"이라는 공통점이 늘 존재해왔다고 한다. 가장 두려운 것이 바로 외로움. 어떤 의미로든 쉽게 다가오는 것이 그 외로움이었나보다. 나 또한 학창 시절부터 화장실에 갈적에도 친구와 함께 가고 (남자들이 가장 이해하기 힘들다는) 지금도 잠깐 밖에 나갈 적에도 핸드폰을 손에 들고 수시로 친구들의 목소리나 가족의 목소리를 찾는다.



신달자님의 이 글을 읽으며 강연을 듣는 기분도 들었지만 하나하나의 글이 참 쉽게 귀에 쏙쏙 들어와 신기한 기분마저 들었다.

가장 초점이 되는 사람은 아마 40대 여성이 될 것 같은데 40대를 향해 다가가는 30대 중반의 내게도 여전히 큰 도움이 될 그런 내용들이 많았던 것. 10대까지만 해도 시간가는 줄 모르고 학교 공부에 매달려야했던 현실이고, 고삐풀린 망아지와 같은 20대가 되고, 또 다시 취업이라는 관문을 통과하기 위해 또 직장 생활에 매였던 20대를 보내고 나니 결혼생활과 함께 30대가 시작되어 버렸다. 치열한 경쟁은 더이상 없어졌지만 아이를 낳고 나니 육아라는 전쟁을 치루면서 앞으로 있을 자녀 양육에 대한 부담이 조금씩 조금씩 현실로 다가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아이를 낳아 키우면서도 우울증을 경험하고, 그렇지 않아도 우울증을 경험하고..

꽤 많은 여성들이 우울증, 외로움 등으로 몸살을 앓는다. 사실 그런 정신적인 문제를 차치하고서라도 저자 말씀대로 꽤나 많이 아프다. 통증과 너무나 가까운 우리 여성들. 남성은 통증과 상대적으로 멂에도 불구하고 통증을 참아내지 못하고 엄살이 강해 진통제 역시 남성 위주로 개발되고 있다는 아이러니한 말에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씁쓸하지만 맞는 말이란 생각에 말이다.



쌓여가는 것을 풀어내는 방법, 그리고 지금의 위치를 자꾸 망각하고 뭔가에 끌려가는 여성들에게 주위를 돌아보게 하는 방법.

신달자님의 여자를 위한 인생 10강에 녹아있던 많은 지혜들이 하나둘씩 살아가면서 되살아날것같다.

그리고 "누군가"를 위한 삶을 살고 허무해진 모습을 발견하기보다 자신이 원하는 모습, 진짜 원하는 모습을 재발견하도록 자신을 위한 투자도 게을리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 역시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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