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라면 꼭 가봐야 할 100곳 - 언젠가 한 번쯤 그곳으로
스테파니 엘리존도 그리스트 지음, 오세원 옮김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11년 7월
절판


여행할 곳이 이렇게 많다는 것을, 새삼 새로이 알게 해 준 책이었다. 저자는 여행 칼럼니스트로 이 책은 10여년간의 자신의 여행 기록 중에서 여자로서 당당하게 인정받고 존중받을 수 있는, 그래서 그 곳에 가면 새로운 힘과 열정에 사로잡히게 되는 그런 장소들에 대한 기록이다. 6p

여성들의 여행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은, 예전에 읽었던 책 <여자 혼자 떠나는 여행의 기술>이라는 책을 읽고 쓴 리뷰로 내 블로그로 유입되어 온 사람들이 무척이나 많았던 것을 봐도 잘 알 수 있었다. 사실 나도 여행을 좋아하지만, 혼자서 여행 떠나는 것은 겁이 많아 실행을 거의 못해봤다.



얼마전 같은 곳을 두번이나 다녀왔다. 한번은 여동생을 비롯한 친정 식구들과, 또 한번은 신랑과 아기 이렇게 셋이 단촐하게였다. 신랑과의 여행이 더 즐거울 것 같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여동생과 함께 한 여행이 더 즐거웠다. 엄마도 같이 계시고, 여성들이 많아 그런지, 아니면 수십년을 함께 해온 가족들과의 여행이라 그런지 마음 속까지 편안한 그런 여행이 되었는데, 신랑과도 분명 즐겁긴 했으나, 움직이기 싫어하고 쉬고만 싶어하는 신랑과는 거의 돌아다니지 못하고, 자꾸 눈치를 보게 되는 아쉬움이 있었다. 비단 여행뿐이겠냐만은.. 작가의 이분법에 100% 공감하는 것은 아니지만, 여성과의 여행이 분명 더 재미있겠다는 것에 조금은 동의를 한다. 나도 경험한 일이었으니까..결혼 전 친구들과도 같은 주제, 흥미를 갖고 여행을 다녀오니 정말 더 설레고 재미났던 기억이 나니 말이다.



좋아한다 말만 무수히 늘어놓고, 막상 다녀온 곳은 많지 않은 나에 비해, 작가의 여행 기록은 참으로 눈부시다.


책에 빼곡한 여행지들은 한 꼭지에 여러 나라가 실려있기도 하고, 각각의 여행지를 자신이정한 테마에 맞추어 분류해놓았는데 그 중에서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무조건 가봐야할 곳들>이 가장 관심가는 파트였다. 그 중 첫 장소가 세상의 절반이라는 이란의 에스파한. 페르시아의 오랜 속담이라는데, 도대체 어떤 곳이길래 그런 속담까지 생겨난것일까? 과거 페르시아의 영화를 반영하고 있는곳인지, 미처 여행지로써 염두에 두지도 못했던 이란(워낙 내가 못 가본 곳들이 많아서)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진 글이었다.

전원과 주택, 궁전과 지붕 덮인 다리들, 파란 색조를 띤 이 도시는 모든 도시의 전형이라 할만하다. 누구든 이곳에 몇주만 머무르면 미국의 재즈피아노 연주자 듀크 엘링턴처럼 이곳을 찬양하는 노래를 작곡하게 될지도 모른다. 170p

에스파한을 즐기는 방법 중 하나는 그곳의 모든 커피하우스를 둘러보는 것이다. 171p



여행을 풀어내는 방식도 여성들의 초점에 잘 맞춰진 칼럼이다보니 한결 더 몰입하기가 쉬웠고 금새 재미나게 읽을 수 있었다. 사실 남자가 읽어도 큰 무리가 없을 여행서긴 하지만, 여성을 위해 쓰인 책이라니 더욱 친근한 느낌이랄까?



쿠바에 대한 여행서를 조금 접해봤지만, 기적의 여인에 대한 부분은 처음 읽었다.

1901년 아멜리아 고이리 드 호즈라는 이름을 가진 젊은 여인이 출산중 사망하자 발치에 아기를 놓고 매장했다고 한다. 몇년 후 사람들이 그녀의 관을 열어보았을때 그녀는 딸을 가슴에 품고 있었다고 한다. 그 후 현지인들은 ..그녀를 임산부들의 수호자로 여기게 되었다. 32p 나 또한 아기엄마였기에 가슴아픈 그녀의 모정에 가슴이 다 뭉클해질 정도였다.



여행지의 기본이 될, 그리고 많은 여성들이 좋아할 쇼핑 추천지, 아이스크림과 초콜릿의 명소 등 흥미로운 곳들도 눈에 많이 띄지만, 세계적인 여성 명사를 비롯해서 이렇게 전설과 관련된 기억할만한 여성들에 대한 기록도 이 책만의 장점으로 자리잡았다.

아이스크림의 경우 이탈리아나 미국 등이 추천되는 것은 예상했지만 멕시코, 그리고 쿠바가 추천될지는 미처 생각지 못한 부분이었다.

세상에서 가장 인정받는 아이스크림 가게를 꼽으라면 단연 쿠바 하바나 베다도의 아바나리브레 호텔 근처 공원에 자리잡고 있는 우주선 모양의 코펠리아다. 92p 과연 얼마만큼의 맛일까? 쿠바의 아이스크림을 맛보러 머나먼 여행을 떠나게 될날이 과연 올까?



소녀시절로 되돌아가 다양한 모험을 하고 싶은 파트에서는 진주 조개잡이의 바레인과 더불어, 대한민국의 제주도 해녀들의 물질 이야기까지 나와 반가운 마음으로 읽어내렸다. 맨 끝에 다시 한번 대한민국의 이야기가 100번째로 등장하는데, 나의 땅, 나의 하늘이라는 제목으로 씌여 있어서 작가가 우리나라 출신인가?하고 깜짝 놀랐다. 다시 읽어보니, 그 파트만 김지선이라는 한국 여행가가 쓴 부분이고, 세계 여러나라를 둘러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중요한 우리의 근본을 놓쳐서는 안되지 않겠냐는.. 독자들을 위한 배려로 "나의 땅"이라는 표현이 들어간 것이었다.



여성을 위한 여행서라길래 처음에는 쇼핑, 휴양, 맛집 등에만 치중한 책이 아닐까싶었는데 나의 좁은 견문을 확 넓혀주는 다양한 이야기가 담긴 책이라 더욱 재미나게 읽었다. 사진도 컬러로 삽입되어 좋았지만 워낙 많은 곳들 다루다보니 일일이 다 사진을 실을 수 없어 궁금증을 자아낸 점은 좀 아쉽기도 했다. 여행을 좋아하는 여성들을 위해 참고가 될, 그리고 나처럼 여행을 떠날 여건이 충분치 않은 사람을 위해서도 대리만족이 될 재미난 여행서, 여자라면 꼭 가봐야 할 100곳을 읽는 내내 세계일주를 잘 마치고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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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여행사전 - 신비로운 바람의 섬, 오름에서 한라까지!
김우선.오희삼.이종진 지음 / 터치아트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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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후 매년 한번 정도 제주도로 여행을 다녀왔는데, 올 여름에는 거의 일주일차를 두고 두번이나 다녀올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였다.

한번은 친정 식구들과 또 한번은 신랑과 가는 휴가여행이었다. 같은 곳을 왜 두번이나 갈까 싶겠지만, 해외여행을 가는 것 이상의 기쁨을 누리게 해주는 곳이 제주도이기에 제주도 여행의 매력을 저버릴 수가 없었다. 결혼 전에는 정작 제주도에 한번 정도밖에 다녀온 적이 없었는데 결혼 후부터 렌트카로 신랑과 편안하게 쉬다 오는 여행 (첫 시작은 태교 여행이었다)이 즐거워 아기와 멀리 가지 않고 가까이 즐기는 그 매력에 흠뻑 도취되었다.

 

그 동안 제주 올레 여행이 큰 인기를 끌었는데, 정작 나는 제주올레는 책으로만 읽고 여행을 한 적은 없었다. 태교여행, 혹은 아기가 아주 어릴때의 여행들이었는지라 더욱 그랬을 것이다. 이번에는 네살 난 아기와 함께 하는 두번의 여행이라, 뭔가 좀 알만할 나이기에 좀더 기대가 되었다. 제주도에 관한 책들을 무척 관심있게 챙겨보고, 즐겨 찾는 여행카페도 있고 했지만 이번에 새로 제주여행사전이 나왔다는 말에 이번 두번의 여행은 모두 이 책을 참고하면 되겠다 마음의 준비를 하였다. 예전에 많이 알아두었던 정보들에 추가로 책을 한 권 더 보니 눈에 더 쏙쏙 잘들어왔다.

 

아버지께도 책을 권해드렸더니, 올레길 걷는 여행이 주가 되는 것 같다 하셨지만 내가 다시 살펴보니, 올레길 걷기와 드라이브 코스 각각으로 나뉘어 얼마든지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가 있었다. 여행 정보 백과사전같은 터치아트의 여행사전 시리즈는 그동안 몇권의 책을 먼저 읽었던 터라 이번에도 기대를 가득 안고 읽어내려갔다. 거의 매번 비슷한 정보를 얻기 일쑤인데, 두꺼운 만큼이나 정말 다양한 정보를 담고 있어서 읽는 재미까지 더해지는 책이었다.

 

두번의 가족여행이었지만 제주도를 15년만에 가시는 친정 부모님과의 여행은 빡빡하게는 아니더라도 한 군데라도 더 꼼꼼히 관광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둘러보았고, 매일 일에 치여 살아서 휴가는 전적인 휴양이다 믿는 신랑과의 여행은 호텔에서의 휴식을 위주로 짜여졌다. 두번째는 아니, 계획없이 그냥 편하게 책을 찾아보며 다니자 하면서 그냥 간 여행이었다.

책이 워낙 두꺼워 꼼꼼히 다 읽지를 못하고 원하는 정보 위주로 발췌해 읽었던 나와 달리 아버지께서는 정말 한자 한자 토씨 하나 빼지않고 읽으셨는지, 여행 기간 내내 유익한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셨다. 초등학교 선생님으로 퇴직하셨던지라 평소에도 박학다식하신 편이었지만, 산방산의 둘레가 한라산 백록담 둘레와 같다는 이야기는 여행과 맞물려 더욱 생생히 기억날 이야기였다.

 

부모님과의 여행에서는 소인국테마파크, 협재 해수욕장, 정방 폭포, 쇠소깍, 섭지코지 ,성산일출봉(나와 아기는 안 올라갔고)등을 다녀왔고 마지막날에는 절물자연휴양림을 가본후 공항으로 향했다.

아기가 좀더 잘 걸을 그럴때가 되면 올레길에도 동참해보고 싶은데 이번 두번의 여행에서는 아쉽게도 올레길과는 인연이 닿지 못했다.

예전에도 사려니 숲길 추천을 듣긴 했는데 책 속에서의 묘사(사려니 숲길은 절물오름 남쪽 비자림로에서 물찻오름을 지나 남원읍 지경의 사려니 오름까지 이어지는 환상의 숲길이다. ...물찻오름과 사려니 오름 오르막길 외에는 오르내림이 없는 평지에 가까워 어린 자녀를 동반한 트레킹코스로도 더없이 좋다. ... )가 무척이나 인상깊어서 돌아오는 길에 사려니 숲길에 들르려 했는데 절물자연휴양림이 더 찾기 쉬운 것 같아 결국 태교여행때 가봤던 절물자연휴양림에 가는 것으로 낙찰을 봤다. 부모님, 아기 모두 다 즐거워한 시원하고도 멋진 산책이 되어서 여행의 마지막이 멋지게 마무리되었던 것 같다.

 

 

정방폭포 근방의 서복공원도 간김에 들르게 되었는데, 책에는 요금이 있는것으로 나와있지만, 가보니 무료였다. 잠깐의 관광코스였지만 아이가 둘러보고, 불로초를 찾아 배에서 내리는 서복 일행을 보더니 인상이 깊었는지 "사람들이 배에서 내려요." 하면서 유리창에 대고 그림그리는 시늉을 하다가, 차안에 돌아오자마자 정신없이 배에서 내리는 사람들을 그리고, 또 정방폭포도 제법 제대로 (물론 엄마 눈에) 그려내어, 아무리 유아라도 보고 듣고 느끼는게 충분히 있다는 것을, 여행의 효율성을 실감하게 되는 순간이었다.

 

보통은 여행 서적을 읽고 나서, 한참 후에나 여행을 가게 되곤 했는데 이 책은 두번의 여행기간 동안 소중히 함께 한 책자라 더욱 애착이 간다.

드라이브를 하면서 제주도에 참으로 많은 관광 명소들이 있구나 하는 생각은 했었지만, 미처 다 둘러보지 못한 곳들에 대해서도 간단한 설명과 함께 이용정보가 소개되고 때로는 전설 등까지 소개되어 새로운 사실들을 많이 깨닫게 되었다. 셰프라인월드라던지 성 김대건 신부 제주표착 기념관 등 모르고 있던 곳들을 꽤 많아 알게 되었다.

 

여러번의 제주여행에도 불구하고 아직 가보지 못한 곳이, 그리고 가보고 싶은 곳이 너무나 많음을 알게 해준 책, 다음에 가고 싶은 곳은 여기여기여기 하고 많은 페이지를 접게 한 책, 바로 제주여행사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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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파더
이사카 고타로 지음, 권영주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1년 7월
품절


엄마 하나에 아빠 넷, 믿기지 않는 가족의 외동아들 유키오, 처음 간단한 소개글만 접했을때는 뭐 이런 콩가루 집안이 다 있나? 하는 거부감부터 들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고 싶게 만든 것이 바로 "이사카 고타로"작이라는 점이었다. 정말 이상했는데, 읽다보니 참 이만한 가정도 없다란 생각이 들 정도로 따스하다.

물론 중간중간 이해하기 힘든 점도 등장한다.

제일 이상한 점은 역시나 한 여자와 네 남자가 동시에 결혼해 한 집에 살고 있다는 점이었고, 친자 확인을 하면 될 것을 왜 다들 거부하고 그렇게 살고 있냐는 점이었다. 소설이기에 가능한 아주 황당무계한 소설. 하지만 그들이 가족이라는 점 하나는 확실하다.



신문 연재로 이 소설을 쓰면서 언제 단행본이 나올 거냐는 문의를 무척이나 많이 받았다는 이사카 고타로. 사실 나는 예전에 읽은 책들보다 다소 코믹하면서도 감동이 있는 이 소설이 더 재미나게 느껴졌다.



표지의 평범하지 않은 인상을 대변해주듯 아버지의 직업들도 제각각이다. 커다란 덩치에 도박에서 손을 못 뗀 타카, 천재적인 두뇌를 갖고 있는 대학교수 사토루, 운동광에 중학교 교사인 이사오, 중년의 나이에도 수많은 여성 팬을 거느린 주점 경영인 아오이 네 명의 아버지는 네 명분의 유전자를 물려주지 않았음에도 공동 양육을 통해 유키오를 시니컬하면서도 똘똘한 아이로 만들어냈다. 아버지들의 넘치는 사랑은 (유키오가 자신의 아들일거라 믿고 싶은) 읽는 내내 미소를 떠나지 않게 한다.



그동안 엄마는 많이도 글 속에서 떠나 있다. 사실 네다리를 걸친 그녀가 진짜 대단할 것임에도, 엄마, 네 아버지 모두가 사랑하는 것은 유키오라는 하나의 교집합이 형성되어 이상한 가족관계는 정상적으로 아주, 정상적으로 유지되고 있었다.

'사람이 생활하는데 있어 노력해도 답이 나오지 않는 일은 그리 많지 않다. 답이나 정답을 몰라서 번민하며 사는게 인간이다. 그런 의미에서는 해법과 해답이 반드시 있는 시험 문제는 귀중한 존재다. 답을 누가 가르쳐 주다니, 그런 일은 좀처럼 없다. 그러니 최대한 즐거운 마음으로 시험에 임해야 한다.' 사토루가 한 말이다. 98p



이 특별한 남자 유키오는 어느 덧 고 2가 되었고, 중학교때의 오지랇 넓은 친구 마스지 덕분에 복잡한 사건에 자꾸 얽매이게 되었다.

푼수끼 가득하고 좀 주제넘기도 하는 타에코까지 유키오 주변을 얼쩡거리면서 마이 웨이를 가려 해도 갈 수 없는 유키오가 되어 버렸다. 복잡한 환경 속에서도 사랑으로 완벽하게 자라고 있는 유키오에게도 위기란게 닥쳐온다. 위기에 대처하는 네 아버지의 자세, 어떤 방식으로 위기를 타개하게 될 것인가?



이사카 고타로가 아니었으면 상상하기 힘들었을 희한한 설정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키오와 그 가족의 끈끈한 사랑과 친구들과 네 아버지의 우스꽝스러운 모습들 덕분에 읽는 내내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이사카 고타로, 읽을 때마다 참으로 다른 느낌을 주는 그런 소설을 던져준다. 글을 참 잘 쓰는 사람이구나 역시 이사카다. 생각했던 그의 전작들과 달리 이 책은, 거기에 한술 더 떠 제.대.로. 재미난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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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포트 피크닉
김민서 지음 / 노블마인 / 2011년 7월
품절


해외여행을 많이 다녀보지는 않았어도 한동안 너무나 그리고 꿈꾸던 그런 때가 있었다. 누구는 백화점 공기를 들이마셔야 숨통이 트인다는데, 난 공항 공기만 마셔도 좋을 것 같은 그런 시기가 있었다. 남들이 여행하러 타는 공항 버스에 출장차 (공항 근처에 있던 곳에 출장을 가야할 일이 있어) 탔을 적에는 스튜어디스를 비롯, 캐리어를 든 많은 이들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 자주 타기 힘들어 그런지, 어쩐지 설렘과 기대가 증폭되는 곳, 공항. 그 곳에 얽힌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진다.

갇힌 공간, 전혀 다른 사람들, 이들이 한 공간, 그것도 공항이라는 아주 특별한 장소에서 며칠을 부데끼며 같이 살아야했던 아주 독특한 상황의 이야기가 소설로 재구성되었다. 아이슬란드 화산 폭발 사건으로 유럽행 항공기가 전편 결항된 적이 있었다 한다. 난 그 사실도 까마득히 모르고 살았던 뉴스에 둔감한 아기엄마였을 뿐이고.. 예전의 기대는 어디로 사라져버렸는지 그냥 하루하루 보내기 바빴던 것 같다. 아뭏든 그런 뉴스 기사를 보고 작가는 바로 소설을 떠올렸다 한다. 에어포트 피크닉. 공항에서의 소풍이라..

모든 사람은 자기만의 공항을 품고 있다. 그곳엔 아무것도 머물 수 없다. 채워지는 순간 필연적으로 비워지는 곳. 가족과 연인, 친구와 일, 멋진 집이나 차, 세상에 존재하는 그 어떤 것으로도 채울 수 없는 거대하고 황량한 벌판. 그것은 인간이 철저히 홀로 끌어안아야 할, 인류 공동의 블랙홀과도 같다. 어쩌면 사랑은 그 미지의 땅을 정복하기 위한 인간의 마지막 몸부림일지도 모른다. 277p

다양한 국적,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공항에서 노숙을 하게 된다. 돈이 많은 사람들은 호텔에 갈 수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노숙 신세를 지게 되고, 공항의 모든 라운지를 공개하고, 최대한 배려를 하려는 시도는 책에서처럼 아마 다른 공항에서는 보기 힘든 대우였을 것이다. 어쨌거나 우리나라에 온 사람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려는 시도가 좋아보였다.

B급 영화지만 프랑스 대중 영화로 상업적으로는 크게 히트를 친 <누라>의 영화 감독 기욤과 그의 가족, 런던으로 입양된 한국인 입양 청년 제임스, 미국에서 크게 성공한 한인 출신 여자은행장이 된 엘리자베스 김, 나오미 켐벨보다 아름답지만, 이름을 알리지 못한 무명 모델 크리스티나, 6.25 참전 용사로 60주년 기념으로 한국으로 초청받은 전사 해리, 그리고 호주라는 독특한 이름을 가진 한국인 항공사 여성 직원, 이들의 이야기가 항공기 결항으로 갇힌 공간 속에서 펼쳐지고, 결항 사태가 풀리고 다시 인천을 떠나는 그 시간이 될때까지 일어나는 일들은 다소 희극적이기도 하고, 읽는 재미가 참신한 그런 사건들이 발생을 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드나들고 오가는 공항, 미국에서는 가장 로맨틱한 사랑의 장소로 꼽히는 곳이라지만, 잠시 공항에 묶여야했던 그들에게는 인생 자체를 되돌아보게 되는 성찰의 시간이 되기도 하고, 정말로 로맨스가 발생하기도 하고, 백지였던 시나리오가 극적으로 써지는 그런 공간이 되기도 한다. 에어포트 피크닉. 공항 버스가 서는 터미널이 집에서 가까워, 종종 캐리어를 끈 사람들을 볼 수 있다. 그리고 내일 국내긴 하지만 나도 캐리어를 끌고 비행기를 타러 떠날 것이다. 지방 공항이라 협소해서 인천 공항의 느낌이 되살아나지는 않겠지만, 공항 속 다양한 사연을 가진 사람들의 얼굴을, 조금씩이라도 살펴보고픈 그런 마음이 생겼다.

김민서 작가의 책으로는 처음 읽어본 작품이었는데, 보통의 날들 사이로 찾아온 가장 찬란한 선물이라는 띠지의 말처럼 선물처럼 찾아온 특별한 일상의 해프닝이 참신하면서도 재미난 작품이라 공항을, 아니 여행을 꿈꾸는 다른이들과도 공유해보고픈 그런 색다른 소설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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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를 위한 두뇌 음식 - 아이 음식에 숨겨진 7가지 비밀
패트릭 홀포드 지음, 김재일 옮김 / 세상풍경 / 2011년 8월
품절


머리로 아는 것과 아이에게 실제로 먹이는 것은 다르다라고 나와 있었다. 실제로 그렇다. 아이에게 정말 중요한 채소와 과일을 실컷 먹이고 싶은데, 아이는 몸에 좋은 것은 신기하게도 골라가면서 안 먹는 것 같다. 책에서는 하루 다섯 접시 이상의 채소를 먹이라 하였는데 다섯 접시는 커녕 하루 한접시, 아니 한 젓가락도 먹지를 않으려 하니 어쩌면 좋을지 참 막막하다. 예전에는 그래도 골고루 먹던 아기가 요즘 들어 (간식으로 아이스크림이 자리잡히고 나서부터인것 같은데 ) 잘 먹던 반찬도 거부하고, 김과 계란 후라이만 고집해서 속상한 생각이 들고 있었다.

이론만 정립해가는 듯, 여러 책을 읽어가면서도 정작 아이의 식습관 하나 제대로 바로잡지 못하고 있으니 부끄러울 따름이었고, 이번에 읽은 두뇌 음식의 저자는 패트릭 홀포드 박사로 이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라 한다. 실제 그가 친햄파크 초등학교 두뇌 음식 프로젝트를 통해서 음식과 학습의 상관관계를 밝혀낸 것은 간과하기에는 너무나 뚜렷한 수치들이었다. 특별 부록인 cd도 관련 자료를 방영한 내용을 담고 있었다.

엄마인 나조차 과일을 특별히 좋아하지 않고, 신랑은 나보다 더 과일을 먹지 않는 편이라 아기가 그나마 과일을 잘 먹을때는 신기한 생각마저 들었다. 가장 좋은 것은 음식을 골고루 먹고 음식 안에서 영양분을 섭취하는 것이라지만, 실천이 가장 어렵고, 게다가 그렇게 골고루 먹는 사람조차 비타민, 미네랄 등을 완벽하게 섭취하기는 어렵다고 한다. 특히 아이들의 두뇌 개발을 위한 비타민은 저자 생각으로는 거의 최대치를 먹어야 월등한 성장이 있다는 말을 언급하고 있었다. 즉 종합 비타민을 꼭 복용하라는 말이었다. 약과 참 친근한 직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부터도 비타민이나 영양제를 잘 챙기지 않는 편이었고, 치료 위주의 약만 생각해왔다. 그래서 아이들 열심히 비타민 챙겨먹이는 사람들을 보면서 꼭 그럴 필요가 있을까 싶었는데, 이 책을 보니 조금 생각이 달라진다.

아직 네살 밖에 안된 아기라 비타민을 먹이기가 좀 조심스러운데, 한참 두뇌가 폭발적으로 성장할 시기라고 강조되어 있으니 오메가 3가 풍부한 등푸른 생선이라도 이제부터라도 열심히 먹여야겠다. 생선도 무척이나 가려 먹여서 갈치나 가끔 먹였던 것 같은데 지난 제주도 여행에서 처음 먹여본 등푸른 생선인 고등어 구이도 제법 잘 먹었고, 이제 골고루 먹일때가 되어서인지 다행히 알러지 반응 등의 이상반응도 나타나질 않았다. 엄마입에도 고소하고 맛있던 고등어 요리 자주 해줘야겠단 뒤늦은 후회가 든다. 언제나 한발 늦은 엄마.

수은이 다량 농축될 수 밖에 없는 연어와 참치는 참으로 딜레마에 빠질 어류였다. 상당히 많은 오메가 3를 섭취하게 도와주는 어종이면서도 수은 농축률이 무척 높아서 먹여야 할지 고민만하고 있던 처지, 여태 단 한번도 먹인 적이 없었다. 꽤 많은 아이 요리책에서는 벌써들 먹인다 되어 있었는데 수은을 생각하면 망설여지고, 아이의 건강을 생각하면 먹여야 하나 싶고.. 이 책에서도 나의 고민을 반영하는 내용이 나와 있었다. 참치는 수은 함량이 높은 경향이 있으므로 격주에 한 번으로 섭취횟수를 제한하는 것이 좋다.(통조림으로 된 것은 오메가 3 지방의 함량이 훨씬 적기 때문에 통조림이 아닌 것을 먹어야 한다.) 또 연어는 자연산이나 유기농 사료로 키운 것을 고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152p

아이의 두뇌 개발이라는 측면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라 종합적인 건강을 고려한 먹거리 이야기가 소개되어 많은 부모들이 꼭 한번 참고할만한 책이 아니었나 싶었다. 주요 영양소와 비타민 , 미네랄 등의 효과와 많이 들어 있는 식품군, 올바른 섭취 등이 소개되고, 각종 아이들 건강상의 문제인 비만, 음식 알러지,감기, 피부 장애, 수면 장애, ADHD, 자폐 등의 문제도 음식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함을 소개하였다.

영국 저자의 책이라 식단의 음식이 서양식인 점이 다소 아쉬웠지만, 기본적인 섭취 음식이나 조리법(튀기는 것을 지양하는등) 등을 참고하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 아는 내용도 많았고, 새로이 배울 점 역시 많았다. 종합 비타민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이 바뀐 시각이었고, 아이들이 갖고 있는 각종 문제점들을 치료제가 아닌 먹거리와 영양제 등으로 고쳐나갈 수 있다는 점은 주의깊게 다시 읽어볼 필요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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