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소녀들
안드레아스 빙켈만 지음, 서유리 옮김 / 뿔(웅진) / 2011년 8월
절판


엄마, 아빠는 집에서 주무시고, 오빠는 외출중일때 앞을 볼 수 없는 열살 소녀 하나가 집 앞 그네를 타고 있다 감쪽같이 사라져버렸다.
그 후 10년이 지나 똑같은 나이, 똑같은 빨간머리와 주근깨, 그리고 똑같이 앞을 볼 수 없는 소녀 하나가 또다시 침대에 누워있다 유괴되었다.

10년전 유괴된 소녀 지나의 오빠인 막스 웅게마흐는 세계적인 권투 챔피언으로 성장했다. 알콜중독인 아빠와 엄마가 그에게 소녀를 맡기고 친구들과 어울리지도 못하게 하는 현실 속에 또래 소년들이라면 누구나 그랬다시피 소년은 축구가 너무나 하고 싶었고, 동생은 자신때문에 피해보는 오빠를 걱정하면서 축구 경기를 다녀오라고 독려해주었다. 그리고 그 두시간 동안 다녀온 후 동생은 사라져버리고 이전부터 이어져온 아버지의 구타는 더욱 심해졌다. 바로 너 때문에 동생이 사라진 거라면서..아픔을 간직한 소년은 결국 집을 탈출해 동생에 대한 죄책감과 그리움을 간직한채 최고의 펀치를 자랑하는 권투 선수가 되었다.

그리고, 최근의 유괴사건을 수사하게 된 프란치스카, 여형사인 그녀는 유사 범죄를 검색하다가 막스 웅게마흐라는 이름과의 연관성을 알고서 그와의 면담을 갖게 된다. 너무나 큰 시간 차가 존재하긴 했지만 사건 사이에는 분명 떼어놓을 수 없는 유사성이 있었고, 사건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만났던 사이였지만, 프란치스카와의 만남을 통해 막스 또한 또다시 자신에게 영원히 트라우마가 된 동생을 잡아간 범인에 대한 추격이 새로이 시작되었다.

쥐는 죽었고 공포와 사냥도 없었고 자신의 무력함을 인지하는 일도 더 이상 없었다.
그가 그토록 황홀하게 생각하는 모든 것이 죽음과 함께 갑자기 끝나버렸다.

그는 죽음에는 관심이 없었다.
45p

또래 딸아이가 있어서 이 소설을 번역하게 된 것이 처음에는 무척 부담스러웠다는 아이엄마인 번역자님의 말이 책을 읽는 내내 가장 머리속을 맴돌았다. 나 또한 어린 아이가 하나 있어 아동 학대나 유아 성범죄자들에 대한 이야기, 뉴스 등을 접하는 것이 너무나 껄끄럽고 부담스러웠기때문이다. 이 책은 그동안 쉽게 만나온 일본, 미국 등의 소설이 아닌 독일 작가의 소설이었다. 독일 심리 스릴러 소설계의 신동으로 평가받는 안드레아스 빙켈만의 세번째 장편 소설로 치밀한 플롯으로 수개월간 아마존 베스트셀러를 석권한 작품이었다 한다.

하나의 시선으로만 이야기가 전개되는 것이 아니라, 범인이 누구인지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지나가 납치되던 끔찍한 상황부터 시작해서, 이후 막스의 현재와 과거 회상, 프란치스카의 시선, 그리고 밝혀지지 않은 범인의 시선 등이 교차적으로 나타나며 서술된다. 누구인지 모르고 읽다가 어느 줄에선가 아, 그 사람이구나를 깨닫게 만드는... 초반의 지나 납치 사건 이후로는 다소 느슨해진 구성이었다가 중반이후부터 급속도로 진행되는 사건의 흐름은 뒤로 갈수록 책장을 넘기는 마음이 더욱 빨라지게 만드는 구실을 하였다. 도대체 두 소녀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그는 희생자에서 사냥꾼으로 변신해야만 머리가 깨끗해지고 전략을 세울 수 있었다. 221p

소설은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아이들이 어렸을때 받은 상처가 커서 어떻게 작용할 수 있는지 등을 여실히 보여주는 작품이었다.
무시무시하고 끔찍한 사건을 일으킨 "그"가 어릴 적 받은 트라우마는 사실 어른인 내가 읽어도 그게 그렇게 무서운 일인지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부분이기는 했다. 다만, 어떤 사람에게 어떻게 일어나느냐에 따라 보통 사람들은 그냥 참고 견뎠을, 아니면 극복했을 그 문제가 비정상적인 범죄자로 삐뚫게 성장시킬 수도 있음을 알았다.

상대적으로 힘이 약한 소녀들, 더욱이 앞을 보지못하기에 더욱 숨을 곳도 피할 방법도 없을 무력한 소녀에게 스멀거리고 참을 수 없는 고통이 엄습한다. 약자들을 상대로한 범죄였기에 더욱 그 잔인함이 참을 수 없게 느껴졌다. 번역자가 표현한대로 끔찍한 모습은 상상만 하게 될뿐 다행히(?) 실제로 묘사되는 것을 피하고, 독자의 상상에 맡겨졌다. 그럼에도 그 스멀거리는 느낌은 깊이 아로새겨졌다. 지금 내 몸에도 뭔가가 지나간듯 갑자기 가렵다. 따끔거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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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 2011~2012년 최신정보, 자유여행자를 위한 map&photo 가이드북 저스트 고 Just go 해외편 26
최철호 글 사진 / 시공사 / 2011년 7월
구판절판


유럽 여행의 기회를 여러번 놓치고 나니 (물론 공짜 기회는 아니었고, 시간을 말한다) 앞으로 언제 가게 될지 막막한 유럽 여행에 기대와 불안이 동시에 자리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프리카나 라틴 아메리카 등지에 비하면, 갈 확률이 더욱 높을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 하나만으로 유럽 여행의 꿈과 아쉬움을 서적을 통해 대신하고 있다. 워낙 여러 나라, 많은 볼거리가 몰린 곳이라, 또 한번 비행 시간이 워낙 오래 걸리고 항공료가 비싸기에 이왕 여행 가는 거, 볼수있는 만큼 제대로 보고 오면 좋겠다라는 강한 인상을 주는 곳이 또한 유럽이다. 그래서 계획에 잡히지 않았더라도 다양한 책 여행을 통해 대리만족을 누림과 동시에 가볼만한 명소, 코스, 식당 등을 나름대로 꼽아두는 것도 큰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갑작스레 여행을 계획하게 되면 준비가 하나도 안되어 있어서 가서 어영부영 시간을 보내다 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가까운 곳이라면 그래도 덜 아깝겠지만 유럽이 어디 그런 곳인가. 이왕 갈거, 미리미리 차근차근 준비를 해야한다. 쓰다보니 더 절실해진다. 난 꼭 유럽을 다녀와야겠다.

우선 워낙 많은 나라가 있는 여행지라 책 자체가 두꺼워질 수 밖에 없다. 나라별 여행서가 나와 있기도 하지만, 대부분 배낭 여행 등으로 여러 나라를 한데묶어 다녀오는 경우가 많아 이렇게 두툼한 여행서가 필독 가이드가 될 수 밖에 없었다. 저자는 유럽 8개국, 50여개 도시로 최대한 가볼만한 곳을 압축하였는데도 100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정보양을 더이상 줄이기가 힘들었다고 표현한다. 그리고 지나친 압축은 정보의 부실을 낳을 수도 있다. 여행 가이드 북의 경우는 여러 성격을 띠고 있는데 저스트고 유럽의 경우에는 지면이 할애하는 선에서 최대한 자세한 정보를 소개하고 있어서 여행 전 미리 공부할 책자로 안성맞춤인 책이었다.

지인의 지인 분이 지난 여름방학에 유럽여행을 다녀오면서 부모와 자녀 둘, 가족 네명이 다녀오다보니 며칠 안되는 여행 (아마도 7~10일이 아니었을까?)에도 불구하고, 예상 소요 경비만 수천이 들더란 이야길 했다. 대학생때의 혈기왕성함, 아니면 싱글이면서 직장다닐때의 20대의 풋풋함만 남아있더라도 배낭 여행 그까짓거~(물론 당시에도 소심한 나는 그걸 실천을 못했다)를 외칠 수 있었겠지만, 이젠 아이도 생겼겠다 나이도 먹었겠다 겁은 먹을대로 더 먹은 그런 나이가 되었다. 어째 나이를 더 먹어도 겁은 줄지를 않는다. 배낭여행은 이제 힘든 나이가 되었지만 그래도 호텔팩을 이용해서라도 좀 넉넉한 배낭여행? 혹자는 트렁크여행이라고 하는 그런 여행이라도 하고 싶다. 이왕 갈 유럽 여행이라면, 젊은이들의 완전 자유스로운 배낭여행까지는 아니더라도, 얼마간의 사전 지식을 쌓고, 꼼꼼히 훑어보는 여행은 필수라 생각한다.

유럽에서는 비행기가 아닌 철도, 유레일 만으로 나라별 여행이 손쉽게 이뤄진다한다. 유럽 철도의 도시간 이동시간이 소개되어 계획을 짜는데 더욱 도움을 주고 있었고, 세세한 지도들이 제법 많이 첨부되어 머릿속 여행을 구체화하는데 도움이 될 계획서였다.
철도 정보가 상당히 중시되어 나라별 패스 가격, 영국의 경우 레일카드의 사용 팁, 좌석 찾기, 역에서 필요한 영어와 유의할점 등 참고사항등이 초보자도 이해하기 쉽게 잘 설명되어 있었다.

각 나라, 도시별 기본 정보부터 시작해서, 다른 책을 참고하지 않아도 될만큼 자유여행에 빼곡한 정보들이 수록되어 여행을 가지 않아도 떠나는 설렘을 충분히 느끼게 할 정보가 쏠쏠히 많았다. 게다가 나라별 문화이야기, 특히 프랑스 영국을 대표하는 인물들의 일화들은 익히 알고 있는 이야기도 많았지만 다시 읽으며 더욱 머릿속에 새기게 되는 기회가 되었다. 유명 박물관의 경우에는 그 속에서 감상할 유명 작품들의 소개글까지 수록되어 있었다. 또 워낙 방대한 정보이기에 책을 두권으로 분책할 수 있게 중간에 나뉘어 있었다. 오스트리아, 체코, 헝가리, 이탈리아가 후반부에 따로 소개되었으니 말이다.

철저한 배낭 여행, 자유여행을 위한 책이다보니 철도에 관한 부분이 워낙 중시되어 테마별 기차 여행 코너도 마련되어 있었다. 세계에서 가장 느린 특급열차인 빙하 특급은 예약 필수인 기차였지만 꼭 한번 타보고픈 그런 멋진 기차였다. 또 최근에 읽은 이탈리아 소도시 여행 덕분에 이탈리아에도 많은 관심이 생겼는데 이탈리아에서 가장 인기있다는 철도 노선을 보니 관심이 높아지기도 했다.

책의 말미에 여행 짐 꾸리기서부터 빠짐없이 필요한 부분들이 다시금 짚어 있었는데, 그 중 쿠셋의 좋은 좌석 등이 소개되어 2층>1층>3층의 순서로 좋다는 설명 또한 포인트에 나와있어서 기억나는 부분이었다. 사실 워낙 빼곡한 책이라 전부 빠짐없이 보기는 힘들었지만, 원하는 부분들을 찾아 읽으며 마치 내가 지금 여행을 떠나는 양 행복감에 젖을 수 있었다. 책을 읽는 동안은 내 마음도 유럽을 향해 있었으니 말이다.

* 해당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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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저택 사건
조세핀 테이 지음, 권영주 옮김 / 검은숲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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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실제 유괴사건을 재구성해낸 이 작품은 영화, 드라마로 세 차례나 리메이크 될 정도로 인기를 끈 작품이었다 한다. 요즘처럼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내용 일색인 미스터리 소설과 달리 이 책에는 선정적인 내용이 전혀 들어있지 않으면서도 충분히 매끄럽게 사건이 진행되고, 흥미롭게 독자를 몰입시킨다. 초반에는 이렇게 명명백백한 사건을 어떻게 해결하려는거지? 하고, 다소 느슨해보이는 인물들의 등장에 지루해질 뻔했는데, 웬걸 책장을 넘길수록, 흥미진진해지는 내용에 몰입해서 결론이 어떻게 날지 기대감이 잔뜩 샘솟게 되는 그런 책이었다.

잔인하고 폭력적인 소설을 좋아하지 않는 아버지께도 권해드릴만한 추리소설이었다.
평화롭고 일상적인 하루하루를 보내던 로버트라는 변호사에게 어느 날 걸려온 다급한 전화는 전혀 예상 밖의 사건으로 그를 이끌어낸 일이었다
가끔 마주친 적 있는 프랜차이즈 저택의 여인으로부터 걸려온 전화였는데, 지금 자신이 누군가를 납치했다는 누명과 함께 집에 스코틀랜드 야드(런던 경찰청)에서 나온 사람들이 와 있다는 전갈이었다. 복잡한 일에 끼이고 싶지 않은 그였으나 매리언, 전화를 건 그 여인은 똑똑한 변호사가 아닌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줄 자신과 같은 사람을 찾아 로버트를 기억해냈다고 말한다.

사건은 이랬다. 마을 사람들의 호감을 얻지 못하는 낡고 큰 저택에 사는 늙은 엄마와 40대의 딸이 살고 있었다. 하녀를 부릴 형편이 되지 못해 일도 직접 해야했던 그녀들이었고, 엄청 구형의 차를 몰고 다니며 마을 사람들의 이런 저런 입소문의 대상이 되기 딱 좋은 그녀들이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한 여학생이 그녀들로부터 납치를 당해 한달간 하녀 생활을 강요당하며 구타까지 당한 후에 가까스로 도망쳐나왔다는 이야기였다. 게다가 소녀의 이야기가 너무나 프랜차이즈 저택을 명확히 설명해냈고, 모든게 상황에 딱 들어맞는 이야기였다. 다만 프랜차이즈 모녀는 그녀를 처음 봤다고 말하는 상황이었고 말이다. 어떻게 된 일일까?

게다가 로버트는 소녀가 아닌 프랜차이즈 모녀를 변호하게 된 상황이었다.
소녀는 딱 보기에도 모범적인 가정에서 자랐을 법한 깔끔하고 여린 인상의 여학생이었고, 그가 변호하게 될 두 모녀는 평판까지 그리 좋지 않은 사람들이었다. 소녀가 말한 것들이 너무나 정확했기에 처음에는 무슨 이런 사건이 다 있을까? 싶었는데, 오히려 너무 정확하게 증거를 들이대는 소녀를 로버트는 믿을 수 없게 되었다. 너무 정확한 알리바이. 게다가 만나면 만날수록 알면 알수록 그녀가 범인일리 없다는 확신이 들게 하는 매리언에 대해서도 강한 믿음이 생겼고 말이다.

만나보면 그 모녀가 범인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라는 마음 속 믿음 만으로는 사건을 해결할 수 없다.
로버트가 일을 풀어가는 방법, 게다가 그는 유괴 등의 사건을 다뤄본적이 없는 평온한 일만 맡아온 변호사였다. 그런 그가 일생 일대의 중대한 사건을 맡아 (당시 꽤나 이슈화되었을, 요즘에는 이 사건이 큰 사건으로 이슈화될 정도도 아니지만) 그가 할 수 있는 온힘을 다해 열정적으로 빠져드는 모습은 읽는 재미를 더해주는 부분이었다. 무엇보다도, 이 소설은 영국소설이다. 그것도 영국 클래식의 느낌이 강하다 라는 인상을 받았을 정도로 로버트와 그의 주변 일상을 통해 과거의 영국인들의 생활상과 가치관 등을 살펴볼 좋은 기회가 되었다. 지나치게 폭력적이 아니면서도 흥분 상태가 되면 조용한 말과 생각으로써 그에 적절한 대응을 하는 로버트와 영국인답지 않은 괴짜였지만, 솔직한 평가와 격렬한 반응으로 로버트를 만족시킨 네빌(로버트와 같이 일하는 동업자이자, 후에 그의 사업을 이어받을 수 있는 인물로 나온다)의 반응은 나까지 시원해지는 대리만족을 느끼게 해준 것이기도 했다.

때로는 너무나 우연히 해결되는 일도 있긴 했지만 그럼에도 지나치지 않게 흘러간 이야기와 적절하게 매듭된 결말은 참 만족스러웠단 생각이다.
살인사건이나 성폭력, 폭행 등의 이야기 없이 (물론 소녀가 폭행당한 흔적은 있지만, 이야기를 읽다보면 우리가 알고 있는 잔인한 폭력과는 다소 다른 성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흥미롭게 이야기가 서술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참으로 낭만적인 뉘앙스로 이야기가 진행된다는 것이 색달랐던 느낌이었고, 뒷끝없이 개운한 느낌이 정말 만족스러운 그런 깔끔한 소설이었다는데 가장 높은 점수를 주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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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세에서 7세 사이, 내 아이의 미래가 바뀐다
시오미 도시유키 지음, 김정화 옮김 / 라이카미(부즈펌) / 2011년 8월
절판


만 세돌을 코앞에 두고 있는 네살바기 아들의 엄마이기에 이 책은 더욱 와닿는 책이었다. 제일 궁금한 이 시기에 대해 가장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는 육아서였기에 지금 내가 놓치는 부분이 무엇인지, 무엇을 더 해주면 좋을지 등을 배울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가 되었다.



얼마 전부터 우리 아들, 드디어 "왜?" 라는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대답하고 또 대답해줘도 다시 묻는다. 가장 먼저 물어봤던 질문이 "비가 왜 내려?" 라는 질문이었다. "구름이 슬퍼서." 라는 유아적인 대답을 해주어야 할지, 아니면 과학적인 대답을 좀 간단히 해주어야 할지 몰라 좀 난감했다. 드디어 시작된 왜? 시즌이건만, 제대로 준비되지 않았던 엄마는 좀 혼란스러웠던 것이다. 과학적인 내용을 간략하게라도 설명해주려 하니 말도 꼬이고 아들도 갸웃거린다. 또 물어봤을 적엔 "우리 아기 시원하라고 구름이 내려주는거야." 하고 또다른 대답을 해주었다.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까? 옆에 있던 초등학교 선생님인 여동생이 "작은 구름 알갱이가 자꾸자꾸 모여서 구름주머니가 무거워서, 툭 하고 터져서 내리는게 비란다." 라고 설명을 해주니 그럭저럭 받아들이는 것 같았다.



책에서는 만물에 생명이 있다는 애니미즘적인 시각으로 아이가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주는 편이 아이의 상상력을 키우는데 좋습니다. 68라고 한다. 왜 무한테 매일 물을 줘야할까요? 라고 어느 어린이집 선생님이 묻자, 아이들이 "무가 목마르니까요?" 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이걸 ?무에는 실뿌리가 있어서 삼투압의 차이로..."라고 설명하면 아이의 상상력은 시들어버리고 말것이다. 5세부터 6세 아이들에게 과학자가될만한 싹이 풍부해진다는 것은 아주 흥미로운 일이다. 중요한 것은 아이들의 상상력을 불러일으켜주는 것임을 기억하라고 서술되었다.



또, 아직 보내고 있지 않은 유치원에 대해서도 나름 정의를 내려준다. 5세부터는 엄마 곁을 떠나 유치원에 보내는게 더 낫다는 의견을 제시해주었다. 마침 오늘 아침에 "나도 유치원 갈래요."라고 처음으로 말을 한 (그 전에는 절대로 유치원에 가겠단 말을 하지 않았다) 아이를 보면, 남은 몇달간 유치원에 대한 호기심이 더 급등할 수도 있을 일이었다. 유치원에서 무언가를 배우기를 기대하기 보다, 친구를 사귀고 (지금은 친구가 딱 한명이다) 사회성을 키우는 등, 초등학교 입학 준비의 가장 기본이 될 자세를 배울 단계라 생각하자면 엄마 곁을 떠날 시기로 5세가 나쁘지 않다 하였다. 내년에 꼭 보내야지. 라는 마음이 아니라, 내년에 상황을 보고 결정하자 라는 주의였던 나는 조금은 유치원 보내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게 되었다.



실제 딱 우리 아이 연령의 책을 읽다보니, 그것도 지금이 아이 인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시기가 될 수도 있다는 책의 관점을 보니, 아이에게 좀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겠단 생각이 든다. 네살 투정, 몇살 투정 등 아이들이 부리는 까탈스런 감정들도 나이에 따라 원인이 다양할 수 있음을 배웠고, 엄마까지 같이 힘들어하기 보다, 원인을 제대로만 분석하면 아이와 밖에서 놀아주는 등 아이의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것만으로도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임을 배웠기에 읽는 내내 얻은 소득이 꽤 많은 책이었단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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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문 이모탈 시리즈 2
앨리슨 노엘 지음, 김경순 옮김 / 북폴리오 / 2010년 5월
절판


에버모어 1권을 읽고, 블루문의 내용이 무척 궁금해졌었다. 앞으로 어떻게 스토리를 이끌어갈지에 대해서 말이다. 그 설렘과 기대가 무척이나 컸던 그날을 기억하며, 다시 또 블루문에 빠져들었다. 에버모어 1권만 보면, 그들은 그렇게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라고 끝날것만 같은데 (대부분의 동화는 그렇게 끝이 나던데..) 동화가 아닌 소설이기에 그렇게 단순하게 매듭지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행복하길 바라는 그들에게는 가혹한 시련이 다가올 따름이었다.

악역 하나가 사라졌다고 해서 세상 모든 사람들이 밝은 빛으로 존재하는 것은 아니었다. 다시 봐도 처연한 블루문의 모습.
그러고보니 에버모어 시리즈들이 다른 권들은 모두 꽃 그림이 배경인데 블루문만 달을 배경으로 하고 있구나. 표지와 제목이 주는 상징적인 의미도 무척이나 클 것이다. 게다가 일정한 틀을 깨는, 그것도 초반부에 깨고 다시 돌아오는 틀로써는 더더욱 말이다.

데이먼과 에버의 행복한 사랑만이 남아있을줄 알았는데, 새로운 전학생 로만이 오면서 모든것이 놀랍게 바뀌어버리고 말았다.
둘이 아름답게 사랑했던 과거의 모습들을 드라마 보듯 펼쳐보게 되는 그런 공간도 등장을 하고, 불사자의 세계에서만 존재하는 환상적인 공간 (이부분은 에버모어부터 언급되었던 부분) 서머랜드를 만들어내 그들이 현실로부터 잠시 쉬어갈 수 있는 틀을 마련한 것도 작가의 상상력의 소산이었으리라. 현실도피의 공간으로써의 환타지에 대한 매력은 무척이나 큰 편이지만, 환타지의 공간이 거의 무궁무진함에 있어 매력적이기도 하지만, 독자들의 역치가 높아져 웬만한 설정으로는 기대를 채우기가 힘이 들고 있다. 그런 면에서 이모탈 시리즈는 뱀파이어를 벗어나 불사자, 그것도 과거 수백년의 삶을 살아온 데이먼을 보여주면서 사람들이 궁금해마지 않는 불로불사의 삶에 대한 장단을 모두 여실히 보여준 작품이 아닌가 싶다.

사랑이 이렇게 잔인할 수 있을까? 띠지의 불안한 문구처럼 (꼬이는 사랑은 읽기 전부터 겁이 난다) 에버를 곤경에 처하게 만든 로만덕분에 데이먼과 친구들은 에버를 괴물로 치부해버리며 상대해주지 않는다. 친구도 그렇지만 사랑하고, 평생 아니 영겁의 세월을 같이 해야할 데이먼에게 받은 상처가 무척이나 컸을 에버지만, 혼란스러운 마음 가운데서도 곤경에 처한 데이먼을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함은 (그것 역시 함정이 되어버리지만) 최고의 노력이자 잔인한 비극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거의 매권마다 에버, 데이먼의 수백년의 사랑의 결실을 방해하는 세력이 등장해 그들을 곤경에 처하게 한다. 이번 편은 바로 로만이 그 대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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