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미모자를 그렸나 - 손미나의 로드 무비 fiction
손미나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1년 7월
구판절판


다양한 재능을 가진 사람들을 보면 참으로 부럽다. 아나운서로서도 상당히 명성을 쌓았던 손미나님이 돌연 아나운서를 사퇴하고 책을 내기 시작했다 들었을때는 그 책을 읽기 전이라, 여행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쓰고 싶어하는 여행 에세이라 쉽게 도전했던게 아닌가 생각을 했다. 그분의 책을 읽고는 싶었으나 여태 읽어보지 못했고, 먼저 읽어본 사람들에 따르면 여행에세이 또한 참으로 재미나게 쓰는 분이라고, 그래서 그녀가 소설을 내놨을때 어떤 느낌일지 더욱 기대가 된다는 이야길 들었다. 아나운서, 공인이라 생각했기에 글솜씨까지 탁월할줄은 몰랐던 그녀.



그녀는 고려대 서어서문학과 출신이다. 전공이 탄탄하게 받쳐줘서인지 그녀의 소설은 다소 멋스러우면서도 데뷔작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탄탄한 솜씨로 배경부터 상세히 묘사되기 시작한다. 멋있게 쓰기 위해 억지로 지어내는 글과 실제로 멋을 알고 쓰는 글은 분명 다르다. 책을 좋아하지만, 나 자신이 책을 쓸 용기는 없는 것은 바로 그런 기본적인 것이 부족하게 느껴져서이다. 자신의 에세이도 아닌 소설이라는 전혀 새로운 그런 것을 쓰는 것은 글쓰는 사람들에게는 어쩌면 궁극적인 그런 목표와도 같을 텐데, 공인, 연예인과 같은 독자들의 선입견을 이 책 한권으로 가볍게 날려버리면서 그녀의 아름다운 연애소설은 시작되었다.



네 남녀의 사랑, 한국 여자 두명과 프랑스 남자 두명의 사랑이야기.

첫 시작은 국내 최고 그룹 CEO의 딸이자, 대학교수기도 했던 최정희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된다. 그녀의 인생에 대한 책을 쓰려다보니, 그녀가 열정적으로 사랑했다는 프랑스 남자 테오의 이야기가 부족하다면서 테오를 만나 최정희의 알려지지 않은 스캔들에 대해 밝혀오라는 것이 또다른 여주인공 장미가 프랑스로 보내진 이유였다.



장미, 그녀는 또다른 한국인 여성이다. 자신의 책을 쓰고 싶었지만, 김선배의 꼬임에 넘어가 대필 작가의 세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이번에도 역시 최정희의 대필 작품을 써야하는 자신의 신세가 못내 처량하다. (대필 작가의 이야기는 여러 책을 통해 만나게 되었는데, 꽤 문제가 심각한 모양이다. 수많은 연예인들, CEO의 책들을 읽으며 대필은 생각도 못하고, 그저 그들의 이야기를 누군가 편집 정도는 해주겠지 했지만 다들 매끄럽게 너무나 글을 잘 써서 놀라워했었는데, 그게 알려지지않은 대필 작가의 솜씨라는 글을 접하고 얼마나 실망감이 컸던지..) 장미가 테오와 레아 (최정희)에 대한 정보가 가득 든 여행가방을 들고 프랑스로 떠났다가, 프랑스 의사 로베르의 가방과 바뀌어 그와 우연으로 만났으나 운명적인 사랑을 하게 되는, 테오와 레오의 사랑 못지 않은 또 다른 이국적인 사랑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 책에서는 장미와 테오의 시선으로 (처음에는 목차만 보고 장미와 테오의 사랑이야기인줄 알았다. 마치 냉정과 열정 사이의 준세이와 아오이의 이야기가 교차로 진행되는 것처럼 말이다) 이야기가 교차적으로 진행이 된다. 처음 쓰는 소설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의 신선한 시도를 한 것이 돋보였고, 교차적인 그들의 시선을 통해 이야기가 진행이 되다가 장미와 테오의 이야기가 한데 묶여 진행되는 것까지, 책을 읽는 내내 손미나 작가의 (아, 이제는 아주 자연스럽게 작가라는 말이 흘러 나온다. 그녀는 정말 천상 작가였다.) 능수능란한 기교 속으로 빠져들 수 밖에 없었다.



조각같은 외모에 순수한 영혼을 간직한, 미술 공부를 따로 하지는 않았어도 미술작품을 대할때는 어린아이와도 같은 순수함으로 제3의 눈으로 바라볼 수 있었던 테오와 대기업 총수의 딸이지만, 부로 도배된 삶보다 운명과도 같은 사랑을 받아들이는데 더욱 충실했던 그녀 레아와의 사랑, 그들의 사랑이 레아의 아버지 덕에 순탄치 않을거라 생각은 했지만, 레아의 돌연 교통사는 지나친 비극이기는 했다.



결말 부분이 더욱 마음에 들었던 소설, 많은 이야기를 할 수는 없지만, 읽다보면 중반부에서 결말을 조금은 짐작케도 되었지만, 그래도 너무나 마음에 드는 결말이었다. 난 이런 결말이 좋으니까..

이 여잔 소설가가 될수밖에 없는 영혼이다라고 손미나작가를 평한 김탁환 (밀림무정의 작가)작가님의 평이 인상깊었는데, 전 공인 출신 소설가에게는 너무 후한 평이 아닐까 싶었는데, 책을 다 덮고, 새로운 손 작가님의 신작을 기대하는 나를 보면서 김탁환님의 평이 후한것만은 아님을 깨달았다.



달콤한 꽃향기가 코끝을 간지럽히는 것 같은, 아름다운 네 연인의 이야기.

여주인공들이 한국인이기에 막연한 로맨스에 대한 환상을 품어 주게 될 수도 있겠지만, 싱글인 여성들이 읽으면 분명 봄레 미모자와 파리에 가고픈 강한 유혹을, 그곳에서 마치 운명과도 같은 연인을 단박에 만날것같은 그런 기대감을 심어줄 그런 소설이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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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헌터
요 네스뵈 지음, 구세희 옮김 / 살림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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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러코스터를 탄듯한 흥분이라는 표현이 딱 걸맞을 책, 헤드 헌터를 읽었다.

아기와 갑작스레 출발한 여행인 대둔산 케이블카를 타러가는 동안에도 손에서 놓을 수 없었던 책 한권, 헤드헌터가 바로 그 책이었다. 지난밤 잠이 부족해 머릿속이 흐리멍텅한 상황이었는데도 정말 내용이 머릿속에 쏙쏙 들어오는 그런 책이었다.



작은 키가 핸디캡인 업계 최고의 헤드 헌터 로게르 브론, 그의 헤드 헌터 일상을 들여다보면, 미처 몰랐던 헤드 헌터 세계의 놀라운 승부수들이 능수능란하게 펼쳐진다. 그는 그 중에서도 단연코 최고봉이었다. 그가 추천해준 사람은 단 한번도 임용에서 제외된 적이 없었으니 말이다.

그에게는 일본 만화책에 나올법한 완벽한 외모의 아내 디아나가 있고, 그녀에게 아이 대신 값비싼 갤러리를 선물하고 아름다운 저택에서 살게 할 정도로 호사스러운 삶을 누리고 있다. 잘 나가는 헤드헌터라고 해도 그가 감당하기에 다소 무리가 되는 지출이 아닌가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그에게는 직업 사냥꾼 외에 그림 사냥꾼이라는 알려지지않은 직업이 하나 더 있었다.

사랑하는 아내가 가장 바라는 것이 아이라면 그 소원을 들어주면 될 것을, 그는 그러질 못했고..그 공백을 돈으로 채우기 위해 너무 많은 출혈을 감당해야 했다. 그는 아내를 너무나 사랑했다.


그런 그 앞에 거의 화랑 업계에서는 전설과도 같은 루벤스의 잃어버린 명작이 나타나고, 그는 그 그림을 훔치는 것으로 인생의 한방을 노린다.



이제 그녀를 임신시켜도 된다는 것 말이다. 마침내 나는 육지에, 안전한 땅에 오른 것이다. 이제 아이가 태어나도 내 자리를 가로챌 수 없다. 루벤스만 손에 넣으면 나는 비로소 디아나가 말한 사자, 맹수의 제왕이 될 것이다. 114p


줄타기처럼 아슬아슬했던 그의 삶에 치명적인 위기가 찾아오고, 그것은 자신의 목숨 뿐 아니라 목숨보다 소중한 아내의 배신까지 초래한 위험한 것이었다. 불법적인 미술품 도난조차 아내를 너무나 사랑하기에 감행한 모든 것이었는데, 아내는 그를 보기 좋게 저버리고 말았다. 참을 수 없는 분노와 괴로움, 그리고 자신의 모든 인생이 헝클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 그는 아주 놀랍게 변신하게 된다.



도저히 빠져나올 수 없을것 같았던 덫에서 그는 아주 현명한 선택을 하게 되고, 그의 선택은 놀라운 반전으로 우리 앞에 등장하게 된다. 아니, 나만 놀란 것일수도 있겠지만, 결말은 참으로 신선했다. 잘 나가는 헤드헌터였지만, 사람을 죽여본적도 없었던 평범한 사람에서 사람 사냥꾼의 위협으로부터 위기를 모면해나가는 장면은 (헤드 헌터의 면접 장면에서 등장하는 완벽한 판단이 돋보이는 주인공의 성향을 제대로 반영해주는 그런 장면이었기에 )정말 짜릿한 스릴을 잔뜩 맛보게 해주었다.


제2의 스티그 라르손으로 불리운다는 요 네스뵈의 놀라운 작품, 2008년 노르웨이 최고의 책으로 선정되기로 했다는 <헤드 헌터>는 읽어본 사람들이 왜 그리 강추를 하게 되는지, 다 읽고 나서 저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그런 책이었다. 나 또한 올해의 재미난 소설 중 하나로 단연코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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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가 된 삼형제 비룡소 전래동화 16
이현주 지음, 이수아 그림 / 비룡소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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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옛날에로 시작되는 이야기는 언제 읽어도 참 재미납니다.

어릴적 동화책을 읽으며 진짜 신기했던 것이 아이들이 할머니의 옛날이야기를 많이 듣고 자랐다는 것이었는데, 저는 정작 양가 할머니들께 옛날이야기를 들어본 기억이 희미했거든요. 옛날이야기는 주로 책을 통해 많이 읽었답니다. 아주 가끔 엄마께서도 들려주셨어요. 엄마가 어느 깊은 밤 들려주셨던 에밀레 종 이야기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놀라운 이야기였지요. 제가 초등학교 저학년 무렵이었던 것 같은데, 에밀레종 이야기에서 스님에게 시주할 재산이 없어 어린 아기를 시주하고, 또 그 아기를 종을 만들기 위해 끓인 뜨거운 재료 속에 넣어버렸다는 말에 너무 잔인해 도저히 믿기지 않은 그런 이야기였답니다.

이제 할머니가 되신 우리 엄마, 네살바기 우리 아이에게 옛날이야기를 해주시기 시작합니다. 지난 대천 여행에서부터 옛날옛날에 하면서 토끼와 거북이, 개미와 베짱이 이야기를 해주시니 아이가 너무 좋아하네요. 그동안 아주 짧은 글밥의 동화책들을 위주로 보여주다 보니 전래동화, 명작 등은 거의 접해보지 않았는데 이제 슬슬 재미난 책들을 만나게 해줄 시기가 된 것 같아요.


옛날 이야기 시리즈가 대부분 구전 동화이다 보니, 이 책 또한 재미난 구어체로 씌여있답니다.

맏이가 말했습니다가 아닌 맏이가 말했지. 삼형제는 은돈 석냥을 마련했어. 이렇게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들려주는 말투로 말이지요.

재미난 것이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다보니 책 속 표현 그대로를 외워서 나름 시기 적절하게 잘 써먹는 것을 보았어요. 정말 그대로 다 답습하더라구요. 이 책의 재미난 말투또한 아이가 금새 따라배울 것 같아요.

아기 입에서 이 말투가 나오면 어쩐지 아기 영감님 같을 것 같고, 더 재미날 것 같네요. 어른들도 갑자기 왜 아이가 이런 말투를? 하시면 옛날이야기책 덕분이예요 하고 말씀드리려구요.



서론이 길었네요.

부자가 된 삼형제 이야기가 궁금하시다구요?

가난한 삼형제가 아버지 돌아가시고 남은 재산을 모두 팔아 은돈 한냥씩을 마련해 길을 떠나기로 합니다. 돈을 모아 부자가 되면 모두 돌아와 같이 살자고 약속하고 말이지요.



전재산인 은돈 한냥씩으로 세 형제는 전혀 필요하지 않을 것 같은 물건을 선뜻 구입합니다.

맏이는 지팡이를 둘째는 북을, 그리고 셋째는 장구를 샀지요. 세 형제는 좀 엉뚱한듯도 싶지만, 우연히도 각자 앞에 곤경에 처할법한 일들이 나타나지만, 각자 구입한 물건을 통해 재치껏 위기를 모면하게 된답니다. 더불어 부자가 된다는 행복한 결말까지도 말이지요.



지팡이로 기둥을 탁~

있는 힘을 다해 북을 텅텅

덩더덕 쿵덕 쿵더덕 쿵덕 장구소리까지 신명나게 펼쳐집니다

도대체 어떤 위기가 닥치고 삼형제는 무사히 위기를 모면하게 될까요?

삼형제의 위험천만하나 너무나 행운이 가득한 그런 이야기, 그리고 셋은 한데 모여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하는 결말까지도요. 아이들이 재미나게 읽을 옛이야기를 엄마도 또한 재미나게 즐겼답니다. 정말 어릴 적에 이런 동화책 한권이면 시간가는 줄 모르고 내리 읽어내렸던 것 같아요. 비슷비슷한 권선징악 이야기도 많고 비슷한 줄거리도 많지만 옛 이야기라면 읽지않고는 궁금해 못배기던 그런 재미난 이야기들이 많았으니까요.





미끈덩하게 잘 빠진 그런 등장인물들은 아니지만 해학적이고 풍자적인 이야기 성격에 맞게 재미나게 그려진 캐릭터들이 참 인상 깊은 책이기도 했어요. 동물들을 특징있게 잡아내다보니, 시뻘건 호랑이 등에 아기가 좀 놀라고 무서워하기는 했지만, 전형적인 모습으로만 그려진 그림보다 새로운 색상, 특징으로 이렇게 잡아낼 수 있다는 점도 무척 독특했거든요. 눈물 콧물 다 흘리며 우는 개성 넘치는 표정들 하며 고개를 너머너머 다니는 막내의 모습 또한 그림으로도 한눈에 쏙 들어오게 잘 그려져있는 그림책이었어요. 할아버지작가님의 구성진 옛날 이야기와 특징이 잘 살아있는 해학적인 그림이 너무나 잘 어우러진 책이었달까요?


요즘에는 형제간 우애가 깊은 경우가 드문데, 다 큰 형제들이라도 옛날에는 이렇게 다들 모여 살았고 서로를 챙겨주기도 하는등 살뜰한 모습이 참 보기 좋은 그림책이었어요. 형제가 있는 집에서는 더욱 유익하게 읽힐 수 있는 책이 될 것 같아요. 아기 돼지 삼형제처럼 같이 뭉쳐 위기를 모면하는 줄거리는 아니지만, 각자가 자신의 모험을 잘 해결해내고, 한데 모여서 산다는 설정만으로도 형제간의 깊은 우애를 느낄 수 있었으니까요. 나 하나만 잘살겠다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다같이 행복하게 잘살고 싶은 그런 이야기, 엄마도 엄마 형제들 모두 행복하게 잘살았으면 바래보면서 책을 읽어주었답니다.



엄마와 함께 또 책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즐거운 옛이야기, 이제는 우리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읽어줄 때가 되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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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극장 : 그림자놀이책 세계명작 편 - 쉿! 불을 끄면 펼쳐지는 그림자 극장 1
어린이문화연구회 엮음, 송경옥 그림 / 북스토리아이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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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개월 어린 아기지만, 우리 아기도 그림자를 똑똑히 잘 알고 있답니다. 아직 아이와 연극이나 뮤지컬 등 공연을 보러 간 적은 없는데, 그래서 그림자 연극을 보여준 적은 아직 없지만, 밤길을 걷다가 혹은 낮에라도 선명한 자신의 그림자를 보면서 "그림자네 그림자" "어? 엄마 그림자는 어디 갔어요?" 하면서 종알종알 말하는게 어찌나 귀여운지 몰랐지요. 밤에 수면등으로 사용하는 스탠드 불만 켜놓고 가끔 아이에게 손으로 여우, 게 등을 만들어 보여주기도 했지만, 뭔가 제대로 체계적인 그림자 놀이를 해주면 좋겠다라는 생각만, 그렇죠. 생각만 늘 하고 있었어요.

책을 좋아해서 책 정보에 항상 민감해 있는 편이었는데, 우와, 펼치면 그대로 무대가 되는 그림자 극장이라는 책이 나왔다길래 인터넷 서점에서 보고 완전히 반했었는데 직접 펼쳐보니 더욱 환상적이었어요. 마침 아버님 오셨을때 택배를 받아서 펼쳐들었더니, 아이도 신이 나서 같이 딱지를 떼고 뭔가를 같이 하겠다고 분주합니다. 아버님도, 아이가 좋아하는 모습을 보시면서 뚝딱 뚝딱 도움을 주시려 노력하십니다. 사실 어려울 것도 하나 없었어요. 등장인물들은 점선에 맞게 오리면 끝이구요. 상자도 홈에 끼워 넣기만 하면 되거든요. 반투명한 시트지만 무대에 붙여주면 뚝딱. 아, 배경을 걸어둘 도화지를 오려 붙이는 것만 했어요. 제가 도화지 반으로 접어 붙이는 동안 아기는 신이 나서 할아버지와 가면 놀이를 합니다. 그것도 제가 정성껏(?) 만들어놓은 세트에 들어가, (아이들은 좁은 공간, 상자 안 등 비밀스러운 공간을 좋아하네요 ) 자신이 직접 주인공이 되었어요. 하긴 그렇네요. 항상 우리집 무대의 주인공은 바로 아이 자신이었으니까요. 어른들이 항상 바라보고 박수쳐주는 대상, 아이가 뭔가의 공연을 보기에 익숙하기보다 스스로의 공연을 하는 것에 더 익숙했을테니 무대에 들어앉아있는 것이 어찌 보면 당연한 논리일듯.


하지만 엄마는 빨리빨리 공연을 보여주고 싶어 아이에게 얼른 나오라 말하면서 마저 도화지를 오려 붙였답니다. 필름에 풀칠해서 붙이느라 마를때까지 약간 시간이 걸렸구요. 낮에도 채광만 잘 비추면 제법 그림자 극장이 선명하게 잘 나타나요. 아기는 그림자 무대 앞에서 봐야하는데 뒤에서 안쪽에서 보고 있더라구요. 사실 안쪽에서 보면 그림자가 아닌 필름 자체의 검정색이라 더 선명하기는 한데 (그건 또 언제 터득한건지) 그래도 그림자를 보여주고픈 엄마는 원칙대로 하려고 앞으로 나오라고 재촉했지요.


뭐니뭐니해도 그림자 극장의 백미는 캄캄한 밤에 불 다 끄고, 조명만 비추어서 선명하게 보이는 극장이 최고지요.

엄마 혼자 1인극으로 해도 좋겠지만, 엄마 아빠가 같이 공연해도 좋을 것 같고, 아이가 좀더 자라면 아이와 함께 공연해도 더욱 신이 날 그림자 극장이었어요. 전 여동생이 초등학교 선생님이라 저보다 훨씬 더 재미나게 그림동화책을 잘 읽어주는것을 알기에 동생과 함께 낮에 공연을 해주고 싶었는데, 방학인데도 매일 학교에 나가고 바쁜 동생이네요. 여유가 되면 조카를 위해 같이 공연을 시작해야겠어요.

아니면 가까이 사는 친구랑 친구 딸 같이 불러서 엄마들이 공연하고 아이들에게 보여줘도 멋진 무대가 될 것 같네요. 두 아이가 재미나게 볼 생각을 하는 것만으로도 벌써부터 두근거립니다.



참, 그림자 극장에는 개구리 왕자, 미녀와 야수, 빨간 모자 세 동화가 들어있답니다. 무대는 총 다섯개구요. 번갈아 쓸 수 있는 무대들이기에 활용도가 높지요. 그림자 놀이를 시작하기 전 그림자 놀이책 동화를 충분히 숙지하고 시작해야한답니다. 그래서 동화를 외워서 해야하나 했는데 배경과 등장인물을 잘 바꿔가며 내레이션을 읽으면서 하면 된다고 하네요. 어렸을 적에 연극 했던 기억이 납니다. 마치 텔레비전에 나오는 배우가 된 것처럼 몹시 들뜨는 학급 연극이었는데 공주와 개구리 대사 등을 보니 그때의 어릴 적 기억으로 되돌아가는 듯 하네요. 아이에게 실감나게 읽어주면 더욱 좋아하겠지요? 아직 우리 아이에게 창작 동화 위주로 읽어주고 고전, 명작 등을 시작해주질 않았는데 요즘에 역시 초등학교 선생님이신 외할머니께서 토끼와 거북이, 개미와 베짱이 등의 우화 등을 이야기로 풀어주시니 아이가 제법 진지하게 들으며 "할머니, 옛날 이야기 해주세요."하더라구요. 우리 아이도 이제 개구리 왕자, 빨간 모자 등을 재미나게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그림이 움직이는 재미난 그림책. 게다가 그림자의 이야기라는 독특한 설정이 더욱 아이들을 환상의 세계로 이끌어줄 것 같아요.

저도 어릴적 이렇게 재미난 그림자 연극을 본적이 없었지만, 언제나 동경은 해왔거든요. 책을 보고 접하면서 초등학교, 유치원 등에서 아이들 많이 모아두고 공연해주어도 재미나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이모와 외할머니도 아직 못 본 책인데 우리집에 오셔서 보시면 아마도 그 이야기 하실 것 같네요. 두 분 다 초등학교 1학년 선생님이라 세계 명작 같은 재미난 소재에 관심이 많으시거든요.


그 모든 것을 떠나 가장 좋은 점은 우리집 홈무대가 완성될 수 있다는 점이겠지요.

아직 제가 한번도 극장에 못 가본 가장 큰 이유가 아이가 처음에 마음에 안 든다고 아예 입장을 거부하거나 중간에 울거나 하면 어쩔까 싶어 시도조차 못했던 것이었거든요. 홈무대는 집에서 얼마든지 편하게 보고, 접을 수 있는 무대니 아이가 있는 집에서는 대환영할 멋진 극장이 아닐까 하네요.


무대, 그림책, 등장인물, 배경 외에도 아이들이 좋아할 딱지가 들어있어서 등장인물 딱지를 골라 등장인물을 정하고 연극을 시작할 수 있답니다. 처음에는 웬 딱지일까? 공연을 관람하는 아이들을 위한 티켓인가? 싶었는데 책의 말미에 설명이 되어 있네요. 아이들과 함께 하는 즐거운 추억, 엄마도 어릴적 흥분되던 학급 연극 시간으로 되돌아가는 느낌이라 더욱 행복한 그리고 멋진 그림자 극장의 시간이 되었답니다.

무대를 접어 언제든 보관하고 원하는 때 언제든 다시 펼쳐 공연할 수 있다는 최대 장점도 정말 매력적이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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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앳홈 - 홍대, 가로수길 카페 집에서 만나다
이지애 지음 / 미디어윌 / 2011년 7월
절판


신랑이 커피를 좋아하지 않아, 연애때부터도 카페에 거의 가질 않았고, 지금도 신랑과 카페에 가본 횟수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그래서 혼수때도 커피 머신은 염두에 두지도 않았으나 (나 혼자 마시겠다고 커피 머신을 살 생각은 들지도 않았기에 ) 결혼 후, 또 임신한 후에 이상하게 예전보다 더욱 커피에 집착하게 되면서 뒤늦게 커피 머신에 대한 후회가 들곤 한다. 모 육아 포탈을 통해 사귀었던 동네 아기 친구엄마를 만나러 갔을 적에 집에서 직접 내린 커피로 아이스 카페 라떼를 뚝딱 만들어주는 모습이 참 멋지다 생각되었는데, 그때는 그래도 덜 부러웠던 것이 이제서야 한없이 부럽게 된 것. 매일 카페에 들이는 돈만 생각해도 우왓 소리가 절로 나오기에 드는 생각이다.

커피값도 전문점, 그리고 작은 토스트 가게 등 다양한 점포에 따라 가격차이가 천차만별이지만, 사먹는것보다 가장 좋은 것은 집에서 해먹는 것이리라. 더군다나 일반 다방 커피도 아니고, 카페 모카나 아이스 캐러멜 마키아토 같은 커피의 경우에는 전문점의 경우 식사값에 맞먹게 가격이 올라간다. 거기에 약간의 간식까지 더한다면? 우와 집에서 해먹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지만, 방법을 몰라 늘 아쉬워하기만 하였다

카페 레시피에 대한 책을 여럿 접해본적 있지만, 이 책은 좀더 소상하다는 느낌이 강했다. 그래서 많은 이웃님들이 즐겨찾고 읽은 책이기도 했다. 솜씨는 적어도 카페 음식과 다양한 커피를 즐기길 좋아하는 카페 매니아로써 나 또한 읽어보고 집에서 소소히 만들어보고픈 충동이 일었다. 커피 머신이 없어 집에서 직접 커피를 내려 만들수 있는 음료들은 만드는데 약간 어려움이 따르겠지만, 녹차가 들어간 음료라거나 허브티, 혹은 과일차, 고구마 라떼류 등은 커피 머신 없이도 얼마든지 집에서 만들어낼 수 있는 스페셜 음료들이었다.


그린티 라떼의 경우 우유와 녹차만 들어간 메뉴만 알고 있었는데 그린티 카페라떼라고 해서 커피까지 들어간 메뉴도 있다고 하니 어떤 맛일지 궁금해졌다. 싱그러움과 진한 커피의 향을 함께 즐기고 싶은 분들께 꼭 추천해드리는 음료입니다. 라는 봉봉 카페 쥔장님이신 이 책의 저자님의 멘트가 인상깊었다. 싱그러움과 커피의 향이라, 어떤 맛일까?


봉봉 카페의 시작, 그녀가 참으로대단하게 느껴진 것이 정말 좋아하는 그녀의 일상을 곧 그녀의 천직으로 탈바꿈해내었다는것이다. 카페 가기를 워낙 좋아해서 나도 카페차려보고 싶다라고 말했다가 신랑의 비웃음을 사고 말았던 것을 생각해보면 (아마 차리면 나 혼자 해먹고 손님도 없을거라는) 자신의 비법을 당당히 손님들에게 공개하고, 이렇게 책으로까지 펼쳐내는 그녀의 자부심이 정말 대단한 용기로 느껴졌다. 그리고 그 자신감이 가득찬 메뉴들을 직접 맛보고 싶은 욕구가 마구 샘솟았다.

나처럼 집에서 홈카페를 즐기고 싶은 사람들도 무척 많겠지만 실제 자신만의 개성있는 카페를 꿈꾸며 (실제로 우리집 근처에도 프랜차이즈 카페 외에도 작고 아담하면서도 예쁜 그런 카페가 꽤 많이 생기고 있다.) 이 책을 읽고, 카페 봉봉을 방문하기도 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초보자와 사업 구상자 모두에게 큰 도움이 될 정성 가득한 책. 책의 레시피를 훑어보면서, 책을 내기 위한 형식적인 책이 아니라, 정말 저자의 꼼꼼한 마음이 담긴 책이란 생각이 들었다. 고구마 라떼의 비법서부터 차근차근한 그녀의 설명이 곁들여진 것들이 상업적이라기보다 고마운 선배의 조언처럼 느껴졌다는 말이다.


다섯살 난 아이와 차를 내려 마시는 시간이 즐겁다는 그녀처럼 나도 네 살 우리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을 그녀의 레시피를 따라 만들어줄까 한다. 아이스크림 기계가 없어도 자주 꺼내 긁어주면 산소가 많이 들어가 부드러워진다는 이야길 듣고 예전에 한번 시도해본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좀 실패작이었지만 이번에는 복잡은해도 정성 가득한 카페 고급 아이스크림을 직접 만들어볼 생각에 약간 흥분도 된다. 너무 더워 하루 한 컵 이상의 아이스크림을 먹는 울 아기, 아이스크림을 얻기 위해 아빠 맥주 사러 가자는 말까지 매일 불사하는 우리 아들, 이제 엄마가 직접 아이스크림 만들어주마. 비싼 카페아이스크림 수제 아이스크림으로 재탄생해서 만들어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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