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발명왕 1 - 극과 극의 자석처럼 내일은 발명왕 1
곰돌이 co. 글, 홍종현 그림, 박완규.황성재 감수 / 미래엔아이세움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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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명은 괴짜나 천재들만의 것이라고 생각해왔는데, 얼마전 읽은 who? 손정의 편을 읽으니 내 생각이 참 편견에 사로잡혀있었단 판단이 들었다. 발명이라는것은 사실 많이 어렵게 느껴지고 쉬운 것이 아니기는 하다. 하지만 발명의 시작은 곧 창의성에서 시작되고, 생활의 불편을 개선하려는 그 작은 시도들이 쌓이고 모여서 오늘날의 편리한 많은 물건들이 탄생하게 된 것이었다. 발명에 뜻을 둔 사람들이 많지도 않고, 뜻을 두었다고 해도 성공하는 사람들은 더더욱 적은 것이 현실이기는 하지만, 어른들의 편협한 시각보다 좀더 창의적인 발상을 할 아이들에게는 좀더 열린 길이 필요한것이 아닌가 싶었다.



손정의 편에서는 그런 이야기가 나왔다.

빨리 사업가로 성공하고 싶었던 손정의는 재일한국인 3세였는데 미국에서 공부할 결심을 하였다. 일본 집에서 보내오는 돈이 부족한데 아르바이트를 하자니 공부할 시간이 줄어들어 싫었고 가장 적은 노력을 들이고 많은 돈을 벌 방법이 발명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수많은 발명을 (짧은 시간을 들여 ) 하기 위해 창의력을 발휘하고 또 발휘한다. 발명을 하기 위한 프로그램까지만들어내고, 그런 시도 끝에 그는 전자수첩의 원형이 되는 음성전자 번역기를 개발하기에 이르른다.



남들이 보면 참 엉뚱한 괴짜같은 발상에서 시작되었지만 정말 그는 자신의 꿈의 기반이 될 것을 발명으로 이뤄내기 시작하였다.

내일은 발명왕은 과학을 우리 실생활과 연관지어서 발명이라는 것으로 도출해낼 수 있는 그 과정을 정말 재미나게 그려내고 있다.

너무 어렵고 멀어만 보였던 발명을 학습만화로 풀어내니 수학 경시반 등과 같이 발명반도 하나의 특성을 띄었을뿐이란 그런 생각이 들었다.


만화를 보면서 제법 지식을 쌓을 수 있는 책이라 얻어지는 것이 많은 것을 좋아하는 (특히나 과학적 지식을 좋아하는 )아이들에게는 더욱 만족감이 높을 그런 책이 아니었나 싶다.


전교생이 좋아하는 귀티나는 노란머리 소년 한대범이 발명반의 수재로 유명한 아이이다. 그는 항상 베일에 쌓여있었고, 발명에 있어서는 천재적인 감각을 자랑했다. 대범이를 좋아하는 예나는 발명반의 리더로 얼음공주로 유명하지만 대범이를 몰래 짝사랑하고 있다. 보기만 해도 느글거리는 방갑수는 전교생에게 비호감으로 통하는 초등학교에는 안 어울리는 순정만화의 귀족학교에 다니는 듯한 차림새로 등장을 한다. 그리고 온유한, 발명반과는 전혀 상관없는 초짜지만 발명의 키 포인트를 잡아내는 그림 실력으로 한대범과 짝을 이루게 되었다.


발명대회에서 대상을 받기 위해 고군분투중인 발명반에서는 자석을 주제로 한 열차를 개발 중이었다. 하지만 한대범은 쓸데없는 돈이 많이 낭비되는 장난감은 실용적이지 못하다 생각했고 그 의견을 피력했다가 교감선생님께 무참히 깨지고 만다. 한대범은 발명을 위한 발명이 아닌 실제 사용될 수 있는 그런 발명이 더 재미가 났고, 그런 발명쪽에 더욱 관심이 높은 그런 학생이었다. 발명을 하나의 승진기회 내지는 자신의 몸값을 높이기 위한 발판으로 삼으려는 다른 사람들과는 달라도 한참 달랐다.


내일은 발명왕.

나 자신이 발명에 관심이 없어 지루하게 느껴질줄 알았는데 생각외로 너무나 재미가 났다.

캔을 분리하는 과정에서 알루미늄과 철 캔을 분리하는 아이디어를 얻는 부분에서부터 그 방법이 실제 구체화되는 그런 과정이 만화를 통해 참 재미나게 서술되어 있었다. 나라면 거기까지 생각을 이끌어내지도 못했겠지만, 아마 중간에 막혀서 쉽게 포기했을 것이다. 하지만 차의력이 마구 샘솟는 우리 아이들이라면 이럴땐 이런 방법을 또 다를땐 이렇게 하는 식으로 대범이들과 마찬가지로 재미난 발명에 빠져보는 것도 좋겠단 생각이 들었다. 내일이면 발명왕이 될지 모르는 우리의 아이들이고, 과학이 많이 침체되었던 우리 나라에 더욱 꽃을 피우게 될 희망들이 아닌가 싶어서 말이다. 이런 책들이 좀더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램이다.


내일은 실험왕에도 실험 패키지가 부록으로 들어있어서 흥미로웠는데 발명왕에도 발명 키트가 들어있었다.

자석의 원리를 이용한나침반 만들기로 자석과 나침반도 들어있고, 나침반을 만들 부재료들이 몽땅 들어있어서 더 준비하지 않고도 쉽게 휴대용 나침반을 만들어낼수 있었던 것이다. 나침반을 보니 어릴 적 모험을 떠나고 싶었던 철부지 시절이 떠오르기도 했는데 살다보니 그렇게 나침반의 힘을 빌 일이 별로 생기지 않아 아쉽기도 했다. 아뭏튼 아이들에게는 나침반을 스스로 만들어볼수있는 기회가 참으로 놀라운 경험으로 와닿을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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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고양이는 없다 - 어쩌다 고양이를 만나 여기까지 왔다 안녕 고양이 시리즈 3
이용한 글.사진 / 북폴리오 / 2011년 11월
품절


어려서부터 강아지는 몇번 길러봤지만 고양이를 길러본 적은 없었다. 아주 어릴적 우리집과 시골 할머니 댁에 그냥 알아서 들어온 길고양이가 자리잡았던 기억은 난다. 길렀다기보다 그냥 들고 난 정도랄까. 예전에 <행복한 길고양이> http://melaney.blog.me/50098182584라는 종이우산님의 책을 읽고 가슴이 참 뭉클했던 기억이 있었는데, 이용한님의 안녕 고양이 시리즈는 같은 회사에서 출판되어 벌써 세권째로 접어들고 있었다. 안녕 고양이 시리즈로 유명하고 <안녕, 고양이는 고마웠어요> < 명랑하라 고양이>의 뒤를 이은 이 책이 바로 그 세권째 마지막 권인 <나쁜 고양이는 없다> 이다. 종이우산님의 길고양이 따라다니는 족적을 보며 참으로 대단한 사람이 다 있구나 싶었는데 이용한님의 글을 읽으니 아예 길고양이들을 안타까이 여기고 배려하는 마음이 정말 더욱 애닲은 그런 분이었다

닉네임으로 러브캣을 쓰고는 있지만 누누히 말했듯이 사실 난 고양이보다는 강아지를 좋아하는 편이었다. 고양이는 할퀼 것 같아 무섭고 (아마 그럼 사람들이 댁이 더 무섭수 라고 말하겠지만) 강아지처럼 살갑게 따르지 않아 차갑게 느껴졌다. 그러나 고양이도 따뜻한 피가 흐르는 동물이다. 다만 천성이 강아지와 좀 다를 뿐. 요즘 고양이에 대한 책들을 읽으며 없었던 애정이 새록새록 샘솟고 있다. 수많은 웹툰 작가나 만화가들이 왜 고양이와의 동거에 그렇게 열을 올리는지, 그들이 얼마나 사랑스러운 존재인지 새삼 와닿는 듯 하였다. 직접 기르는 애완묘 말고도 자유로이 길을 떠도는 길고양이들에 대한 너그러운 시선과 베푸는 마음을 지닌 이용한님 (일명 구름씨)의 자애로운 시선을 따라가다보면 정말 나처럼 고양이에 대한 없던 애정이 샘솟는 사람들이 늘어날수 밖에 없을 것이다. 광주에 사는 어느 소녀가 암에 걸린 언니가 유언처럼 건네 준 <안녕 고양이는 고마웠어요>를 읽고 언니 말대로 자신도 모르게 사료를 들고 길거리에 나서게 됐다는 사연도 인상깊었다. 할 수 있는 일은 많은데 시작을 못하고 있을뿐..


예전 행복한 길고양이 리뷰때도 이야기했지만 시어머님께서 집에서 기르는 개(강아지라기엔 이미 중장년층) 이외에도 본의아니게 매일 밥을 챙겨주시는 고양이가 있었다. 엄마 고양이가 새끼고양이를 한마리 데려와 같이 저녁을 먹고 가기 시작하더니, 아예 자리를 잡아서 어느샌가부터 엄마는 보이지 않고 아기 고양이만 왔다 하셨다. 그 고양이도 발길을 잠깐 끊어 혹시 짠 멸치를 많이 먹어 그런가 눈물지으셨는데 얼마 후 또 가보니 고양이가 또 와 있었다. 다시 어딘가 방황하고 돌아온 모양이었다. 이제는 제법 자란 아기고양이가 친구 고양이까지 데리고 같이 와 두마리가 또 자리를 잡았다 한다. 제법 대담해져서 어머님을 냐옹 거리며 불러내고, 저녁뿐 아니라 아침까지 거하게 얻어먹는걸 당연하게 여긴다 하시었다. 사료도 아니고 (개도 사료를 안먹어 밥 챙겨먹이시느라 고생이 많으셨다. 워낙 입이 짧은 도도하신 진돗개님이셔서 ) 밥에도 정성을 들이시니(남는 밥 대충 말아 먹이시는게 아니라 길고양이, 집 강아지의 밥 한끼라도 정말 정성을 기울이신다.) 고양이들도 입맛이 높아져서 맛있는 밥이 나올때까지 기다린다고 한다. 고양이들과 개 걱정에 마음대로 여행도 못 가시고, 한 끼라도 거를까 늘 걱정인 마음이 따뜻하신 우리 어머님, 옆에서 보는 사람은 걱정이 다 되지만 어머님은 내가 아니면 배가 곯을 동물들 생각에 가슴이 아프다 하시었다. 사실 개때문에 이사도 못 가시고 계신다. 편하다는 아파트로 가시고 싶으시지만, 아파트에 가면 진우를 누구에게 맡길수가 없으니 (성격이 까칠한 개라 시댁 아니고선 아무데서도 받아주지 않을거라 걱정하셨다.) 개가 자연스레 생을 다할때까지 그냥 그 집을 지키고 사신다 하시었다.


저자는 자신이 사는 마을의 길고양이들에게 이름을 하나씩 다 붙이고 내가 보기엔 그 모습이 그 모습인 고양이들을 모두 구분해내기까지 했다. 새로 온 고양이도 알아보고, 몇 달만에 돌아온 고양이도 알아봤다. 사람 이름도 잘 기억 못하는 둔감한 체질의 나로써는 고양이에 대한 애정이 넘치는 저자가 정말 대단해보이지 않을 수없었다. 본인도 아내가 아이를 출산하고 육아를 도와야할 형편이라 짬내기가 어려우면서도 사료를 주지 않으면 밥을 굶을 고양이 걱정에 바쁜 짬짬이 사료를 챙겨들고 여기저기 동네를 나서 돌아다닌다. 그러면서도 그가 씁쓸해했던 것은 각박해진 마을의 인심이었다. 마을 동네 어른들이 고양이가 텃밭의 채소를 파헤치고 농사를 망친다고 쥐약을 놓아 고양이를 죽이는 일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채소 하나만도 못한 고양이 목숨이라는 것은 그에게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잔인함이었다. 그렇게 만삭의 어미 고양이가 죽어가고, 귀여운 아기 고양이 두 마리가 세상을 떠났다. 그의 책을 통해 인기를 얻은 파란대문집 할머니의 단짝 식구였던 달타냥도 주위 이웃 할머니들의 성화에 목줄을 매어놨더니 자유로이 돌아다니고 싶었던 달타냥이 끈을 풀기 위해 발버둥을 치다가 목이 졸려 역시 무지개 다리를 건넌 슬픈 사연도 있었다.



저자의 분노도 느껴지고, 고양이들을 지키기 위해 할머니들께 뇌물까지 드려가면서 어떻게든 고양이를 돌봐보려는 저자의 마음씀씀이가 눈물겨웠다. 열심히 농사짓는 사람들 눈에는 고양이 역시 새와 들쥐, 멧돼지처럼 야생동물의 피해라고만 생각이 될 따름이었나보다. 양 쪽 입장이 전혀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었지만 만삭의 어미고양이와 아기고양이가 쥐약을 먹고 세상을 떠난 것만은 정말 너무 슬픈일이 아닐수 없었다. 그들과 행복한 공존을 할 수 있는 길은 없는 걸까..


저자는 길고양이를 사랑한 그 몇년간의 기록을 책으로 남김과 동시에 올 11월에 세계 최초로 길고양이 다큐멘터리 영화까지 내놓았다.

<고양이 춤>이라는 영화로 말이다. 어떤 내용일까. 책에 담긴 사진과 글이 참 좋아서, 동영상으로 보는 영화 속 길고양이들도 참 멋질 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들에게도 삶과 애정, 그리고 탄생과 죽음, 다양한 여정이 있다. 인간의 힘으로 제약을 가하기에는 너무 가슴아프고 연약해보이는 그런 그들만의 세계가 있다.


파란 대문집의 달타냥을 사랑하던 할머니와 전원 주택의 할머니만이 고양이를 사랑하는 마음이 넘쳐나는 듯 보였다.

저자 또한 이웃 할머니들의 눈치를 봐가면서 007작전 펼치듯 내가 주는 사료도 몰래몰래 줘야했기에 긴장하고 서운했던 마음이 전원주택에 들어서면 눈녹듯 사라져버린다 하였다. 길고양이들에게는 천국과도 같은(할머니의형편을 알아서인지 고양이들 또한 그들의 천국인 터전을 지키기위해 서로 경합을 벌이고 치열한 영역 확보를 하기도 하였다.) 주인 할머니의 너그러운 보살핌을 받을 수 있는 곳. 마을의 다른 곳곳에서는 그들의 목숨을 노리는 수상한 밥들이 숨겨져 있거나 또다른 고양이로부터 해코지를 당할 소지가 있었다.


또 마당 고양이 삼월이의 아기고양이들이 소개되는데 너무나 귀여웠다. 예전에 키우던 우리집 강아지 아롱이 다롱이를 닮은 바둑이 고양이가 특히나 귀여웠는데 저자의 아내도 바로 그 아기 고양이에 한눈에 반했다 한다. 어린 아기도 있고 이미 집에 다섯마리 정도의 고양이가 있어 더 키울 형편이 못되었지만 그의 집 마당에는 길고양이들을 위한 사료가 항상 놓여있었다. 사료 배달은 또다른 그의 업무기도 하였지만.. 자신의 집을 찾아오는 고양이들에게 그는 항상 마음의 문을 열어두었던 것이다. 또 세상을 떠난 달타냥을 닮은 크림색 고양이에 대한 그의 애정도 드러났다. 특히나 예뻤던 아기 고양이들. 적적해하시는 파란대문집 할머니께 그 크림색 고양이를 입양시켜드리고 싶었는데 역시나 이웃 할머니들때문에 일이 틀어져버리고 주인 할아버지가 수많은 아기고양이들을 같이 키울 형편이 못되어 어디론가 모두 보내버리고 말았다한다. 고양이들의 삶 속에 깊이 들어가 그들의 슬픔과 고뇌까지 같이 나누는 저자의 이야기. 그의 이야기가 영화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너무 궁금해지는 책이었다. 안녕 고양이 시리즈 중 마지막권을 가장 먼저 읽게 되었지만 이분의 글솜씨와 고양이 사랑, 그리고 고양이 모습들에 반해 한번에 얻어지는 모습이 아닌 정을 주고 자신의 고양이인양 돌봐온 마을 전체의 길고양이들이 통째로 사랑스러워지는 그런 기분이었다.



책 한 권의 힘이 참 강하단 생각이 든다. 난 내 닉네임 그대로 고양이를 사랑하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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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멍! 그림책버스 40
사라 윅스 지음, 박소연 옮김 / 달리 / 2010년 10월
절판


아이 그림책인데도 그럴 수 있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그런 책들이 있습니다. 이 책 멍멍도 전혀 황당하기만 한 내용은 아니랍니다. 그림이 독특하다 했더니 판화에 입체 콜라주 기법을 응용한 방법이더라구요. 그러면서도 재미나고 친숙한 그림이라 아이와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그런 그림책이었네요. 처음에 이렇게 글은 시작합니다.


강아지는 강아지

고양이는 고양이

이런 건 누구나 아는 거죠



강아지는 오늘도 강아지처럼 생각해요

뛰다가 헐떡이고

킁킁거리다 으르렁거리고,

데굴데굴 구르다 땅을 파고, 또 늑대처럼 울부짖을 거라나요?



강아지의 특성을 잘 살려서 너무나 재미나게 묘사해놨어요.

별 생각 없이 하는 본능들이라 생각했는데 또 그렇게 생각하니 그런가 보다 싶습니다.


그런 강아지가 어느 날 난생 처음 본 새하얀 고양이를 보고 한눈에 반하고 맙니다.

고양이 또한 강아지의 모습을 보고, 오해를 하고 말지요.

짝사랑의 비극이 시작됐달까요

강아지는 사랑하는 마음인데, 고양이는 강아지의 말을 이해할 수 없으니 (온 마음을 다해 사랑해라고 외치면 멍멍멍..아주 시끄럽게 들립니다. 해코지하려는건지 이건 도저히 구분이 안되니깐요.) 무섭기만 합니다. 길다란 이빨하며 저돌적인 강아지의 모든 것이 고양이에게는 공포로 와 닿았던 거죠.



아..그렇구나.

개와 고양이는 흔히 사이가 좋지 않으려니 하고 한집에서 키우기 어려울 거라 생각했어요.

항상 개가 고양이를 쫓아 괴롭히지 않을까 싶었구요.

그런데 사실 알고보면 개와 고양이가 사이가 좋지 않은 건 흔한일이 오히려 아닌듯 해요.

최근에 개와 고양이의 실제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많은 책들을 읽게 되었는데..

처녀개인 반야라는 개가 고양이들의 엄마 노릇을 해서 자신의 집을 출산 장소로 내어주기도 하고 다른 고양이로부터 보호도 해주고 몸을 핥아 깨끗하게 해주는 등의 <나쁜 고양이는 없다>라는 책에서부터 <내 어린 고양이와 늙은 개> 라는 책에서도 고양이와 개의 행복한 공존 이야기가 나옵니다. 또 티브이에서도 개와 고양이를 같이 길러도 서로 으르렁 거리는 경우보다 행복하게 사는 예를 더 많이 본 것 같아요.


어쨌든 개가 고양이를 보고 짖고, 나무 밑까지 쫓아가고 하는 모습은 흔히 예상가는 그런 모습이기는 한데.. 그 모습이 괴롭히려 한다고 고양이와 마찬가지로 저도 그렇게 생각을 했는데 개의 생각을 미처 들어보지 못했군요. 이 그림책의 강아지는 사랑을 담아 고백한 것이었답니다. 이럴 수가..



고양이와 개의 통하지 않는 의사소통 어찌하면 좋을지..

낙담한 강아지가 습관대로 땅을 파헤치다가 트럼펫을 발견하고 마음을 담아 불어대니.. 아름다운 음악이 연주됩니다.

그리고 고양이의 마음을 움직이게 되지요.

와~

어느 정도 환상이 가미될 수 밖에 없는 동물들의 이야기였지만, 참 깊이 와 닿았어요.

겉만 보고 오해하기 일쑤인 인간사에서도 반영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었구요.


심술궂게 생긴 친구가 다가와 괴롭히면 처음에는 왜 저러나 싶어 피하게 되지요. 하지만 그 친구는 사실 친구가 되고 싶어 말을 건넬줄 몰라 관심을 그렇게 에둘러 표현한 걸수도 있어요. 강아지와 고양이가 서로 소통을 하게 되듯, 외모로 판단하거나 말을 듣지 않고 오해하지 말고 친구간에도 서로서로 오해없이 좋은 우정을 간직했으면 좋겠어요.

아이들이 활용하기 좋은 색칠공부도 들어있어서 아들에게 주니, 뿌듯해하네요.

그림책이 참 잘 나오니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친구의 마음까지 설명해주기에 정말 더없이 좋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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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Cafe 101 : Vol. 1 Egg - 집에서 쉽고 간단하게 만드는 101가지 달걀 요리 Home Cafe 101 1
라퀴진 지음 / 나무수 / 2011년 11월
품절


홈카페 시리즈의 네번째 책인 홈카페 101 에그 편을 만나게 되었다. 홈카페 시리즈는 라퀴진 아카데미에서 콘셉트에 맞는 레시피만 선별하여 조리테스트하고 맛보는 과정을 거쳐 완성된 레시피라 초보자도 손쉽게 따라할 수 있는 레시피를 지향하면서도 맛을 놓치지 않는 검증된 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이전에 나온 책 중 한중일가정식과 파스타 편을 갖고 있어서 도움을 받았기에 홈카페 달걀요리편이 출시되었을때도 정말 반가운 마음이었다.


달걀 요리는 흔히 할 수 있는 후라이와 계란찜서부터 시작해 다양한 요리의 기본적인 재료, 혹은 보조 메뉴 등으로 친근하게 자리잡은 재료이다. 무엇보다 아이들도 좋아하고 어른들도 모두 좋아하는 식재료인데, 너무 좋아해서 콜레스테롤때문에 그 수를 제한해야할 수도 있을 정도이다. (집집마다 개인차는 있겠지만 우리집을 보면 그랬다. ) 네살 아이만 해도 입이 짧은 편이었지만 김과 계란만은 늘 가까이해서 아이 입맛이 없을때 쉽고도 간편하게 아이 입맛을 돌려줄수있어 좋은 반찬이 바로 계란이었다

계란 전문 레시피라 어떤 내용이 실려있을까? 계란만 메인으로 한 요리보다, 어떤 요리는 계란 후라이를 얹은 전혀 다른 메뉴도 소개되어 있고 계란이 들어간 많은 메뉴가 그대로 실려있다고 보면 좋을 것이다. 계란에 대한 기본적인 설명서부터 (대란, 특란, 왕란 등이 크기로 구분된것이 아니라 중량 구분이었단다. 항상 난 마트에 가서 크기를 보고 분류된줄 착각했었는데..) 삶은 달걀, 찜, 후라이 등에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독창적인 계란 전용 도구들까지 재미난 소개들이 많이 나와 있었다. 달걀을 삶을때 요리하다말고 시계를 봐야하는둥 귀찮은 점이 참 많았는데 에그 타이머가 있으면 반반숙, 반숙, 완숙의 세 단계로 색까지 변한다고 하니, 계란의 익힘 정도를 중시하는 사람이라면 구입을 고려해봄직 하겠다.


요리의 첫 시작은 정말 간단해 보이는 간장 버터 달걀밥이다. 많이들 버터밥을 먹어봤다지만, 사실 난 지금까지도 못 먹어봤다. 마가린 밥이고 버터밥이고 입맛에 맞지않을 것 같아서였는데..(비빔밥은 무조건 고추장!아니면 간장과 참기름, 나물을 넣는 것. 하지만 주로 고추장이었다. 케찹과 마가린, 버터 비빔밥은 어려서도 먹어본 적이 없었다.) 의외로 토종 한국인 식성을 자랑하는 신랑이 (나보다 나이도 많은데?!) 어려서 종종 먹어본 버터에 비벼먹는 밥이 꽤나 맛있다고 이야기해 놀랐다. 그래? 그럼 해줄까? 했더니 한번 해달란다. 안 해본 것이니 분량도 사실 중요할 것 같다. 버터와 밥의 환상적인 비율 같은 것이 있을 것 아닌가? 그리고 생각보다 맛있어 보였다. 언젠가 봤던 일본 요리 레시피에서도 그 간장 버터 달걀밥에 대한 이야기가 잘 나와 있었다. 밥을 팔지 않는 어느 식당에서 아주 가끔 나오는 식사였는데 너무 맛있었다면서 말이다. 고소한 버터가 입맛에 잘 맞는 편인지라 밥과의 궁합도 어쩌면 내게 잘 맞을지 모르겠다.


달걀우동과 뉴 카르보나라는 새로운 요리 레시피였다.

우동이라는 일본 영화를 보면서 직접 뽑은 생우동면을 국물에 말지 않고, 그냥 면째로 삶아 파 넣고 간장 같은 것에 찍어 그냥 먹는 모습을 보고, 저게 무슨 맛일까 싶었는데, 여기 비슷한 레시피가 나와 있었다. 쯔유와 수란, 가쓰오부시와 실파를 넣은 레시피. 느끼한 것은 잘 못 먹는다는 신랑이지만 우동 영화를 같이 재미나게 보았고, 이 메뉴는 더욱 느끼할리 없어보였는지 언제 쯔유에 찍어 먹어보잔다. 메밀소바 같은 맛도 날 것 같고 수란 덕에 고소함이 더해질 것 같았다.

뉴 카르보나라는 생크림과 우유로 찐득찐득 소스가 가득한 카르보나라와 완전히 다르다. 알리오올리오와 비슷하면서도 수란과 치즈 가루가 더해지는 것이 다르다. 그래서 더욱 간단하고 새로워보인다. 맛은 어떨지. 거의 모든 스파게티 류를 사랑하는 나로써는 기대감이 증폭되는 메뉴였다.


소재는 달걀이지만 돈까스 전골, 일본식 닭고기 덮밥 등 주 재료가 고기인 그런 메뉴들도 많아서 다양한 메뉴를 많이 소개받은 선물같은 느낌의 책이기도 했다. 사실 달걀을 굽고 찌고 삶고 데치고(수란?), 달걀만 주재료로 한다면 얼마나 제한적이 되겠는가. 달걀이 들어가면서도 입맛은 다양하게 살리는 소중한 메뉴가 가득하니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르..아니 고파졌다.


달걀찜도 일본식 달걀찜, 뚝배기 새우젓 달걀찜 (예전 회사근처에서 사먹던 계란찜이 생각나 입에 침이 한가득 고였다.), 명란 달걀찜 등 다양하게 구분되고, 일본식 달걀찜의 경우에는 감사하게도 바지락 미소국, 연어 미소구이, 연근 절임등의 메뉴까지 같이 한상차림으로 레시피가 소개되어 멋진 한상이 뚝딱 차려지게 도와준다. 아침으로 쉽게 먹을 수 있는 달걀 요리서부터 반찬요리, 그리고 샌드위치 등의 간식 요리와 캐러멜 푸딩의 (바닐라빈만 있으면 집에서도 해먹을 수 있다. 아, 달콤하면서도 비싼 푸딩이여.) 달콤한 디저트를 즐길 수 있게 한다. 달걀 프라이 얹은 추억의 도시락이 나와있는가 하면 달걀 프라이를 얹어야 완성되는 것 같은 햄버그 스테이크의 화려한 자태도 당당하다. 달걀 하면 흔히 떠오르는 호텔의 조식 메뉴도 아메리칸 스타일로 잘 나와 있다. 집에서도 브런치를 간단히 즐길 수 있게 말이다.


정신없이 책을 살펴보다가 그만 나폴리탄 스파게티가 갑자기 너무 먹고 싶어서 (케첩이 주 소스 재료로 들어가는 일본식 스파게티다)토마토 소스는 없어도 케첩이 있으니 되겠지 하고 반가운 마음으로 시작을 했는데 요리가 거의 다 되어가는 순간 뒤늦게 케첩이 얼마없음을 알았다. 토마토 소스도 똑 떨어져있던 터라 이 책에 나온 것처럼 토마토소스, 우스터 소스, 케첩을 분량대로 넣지 못하고 케첩과 우스터소스로만 맛을 내었다. 케첩이 부족하다보니 색깔도 먹음직스러운 빨간색이 아니라 희여멀건한 색이라 아쉬웠지만 배가 고파 그런지 아니면 나름 맛이 살아 그런지 후라이까지 얹어 먹는 스파게티가 제법 맛이 났다. 아이는 스파게티가 안 땡긴다 하여 나 혼자 다 먹고, 그냥 한국식으로 챙겨줬다. 보통 점심 식사를 할때 아이 위주로 차리고, 나는 그냥 간단히 라면이나 먹거나 아이 먹고 남은 것을 먹고 떼우기 일쑤였는데 나 혼자 먹기 위한 스파게티를 만들어먹으니 호사도 이런 호사가 없었다.

며칠 후 아이가 또 새우가 먹고 싶다고 해서 새우튀김은 얼마전 해주었으니 새우를 잔뜩 넣고 볶음밥을 해줘야겠다 싶었다. 차이니즈 레스토랑의 새우볶음밥, 게살볶음밥을 아이가 잘 먹는데, 내 생일에 갔던 곳의 삼선볶음밥 (게살은 소스가 강해 비추라고 해서 )은 작은 새우가 세 마리나 들어있었나? 파와 계란만 잔뜩 들어있고 다른 삼선 재료는 눈에 띄질 않아 아쉬웠다. 그래, 집에서 재료 잔뜩 넣고 아낌없이 만들어주자 싶어 이 책의 레시피를 찾아보니 중국식 달걀 볶음밥이 있다. 달걀과 대파가 주 재료였다. 달걀을 스크램블해서 볶아 넣기에 풍성한 계란맛을 즐기게 해주는 방식이었다. 야채를 잘 안먹는 아이에게 먹이기 위해 당근과 양파도 추가로 다져넣고 칵테일 새우도 마음껏 썰어넣었다. 그렇게 후다닥 만들어준 계란 볶음밥. 아이도 새우 맛있다고 잘 먹고 나도 같이 맛있게 잘 먹은 밥상이었다.


앞으로 또 따라할 손쉽고 다양한 메뉴가 많이 보여 기대되는 책.

오늘도 세 식구 단촐하지만 30개나 되는 계란을 세일하길래 덥썩 들고왔다.

이 책이 있으니 후라이, 계란찜 외에도 정말 다양한 계란 요리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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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어린고양이와 늙은개 내 어린고양이와 늙은개 1
초(정솔) 글.그림 / 북폴리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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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웹툰으로 평점 순위 1위를 달리고 있는 내 어린 고양이와 늙은 개가 단행본으로 출간되었다.

책에 이렇게 빠져들기 전에는 거의 매일 모든 네이버 웹툰 (모든이라기보다는 좋아하는 것만 찾아서긴 했지만)을 찾아서 읽는것이 하루의 주된 일과 중 하나였는데, 아이키우고 남는 시간에 책보고 인터넷 하고 하려니 사실 그동안 검색하고 즐거이 했던 다른 일들은 아무래도 좀 소원해졌다. 그래서 예전의 웹툰 말고는 몰랐었는데, 단행본으로 출간되고서야 만난 웹툰이 있었다. 바로 이 책 내 어린 고양이와 늙은 개.


그림체도 마음에 들고 서정적인 내용이 참 따스히 와닿는 그런 책이었다.

사실 읽다가 좀 울고 말았다.

코끝을 찡하게 하는 그런 내용들이 참 많다.

동물들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면 더욱 공감할 그런 내용들, 하루 종일 같이 못 있어줘서 미안한 반려동물들에게 대한 그런 마음이 가득 담긴 마치 동물들의 답장 같은 느낌으로 작가는 사람의 눈 뿐 아닌 동물의 시선에서도 바라보면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렸다.



작가가 어릴 적부터 같이 성장해온 개 낭낙에 대한 이야기도 참 인상깊다.

15년이 흘러 늙은 개가 되어버린 낭낙과 인간 소녀였던 아이는 한참 자라 아가씨가 되었다.

강아지가 아닌 친구처럼, 아니 그보다 더 소중한 가족처럼 대하는 낭낙이기에 나이가 들어 색이 변하고, 기력이 떨어지고, 여기저기 몸이 많이 아프고 곧 떠날 준비를 하고 있는 그 모든것들이 안타깝고 힘겹게 느껴지는 저자.

저자의 마음이 담긴 글과 그림을 읽고 있자니 그 이후를 예상하기가 버겁게 느껴질 정도였다.

그랬으면.. 낭낙이가 사람이었으면.. 진짜 자신의 동생이었으면 하고 저자는 간절히 바래본다.

그렇다면 넌 지금쯤 이렇게 늙은 개가 되어 떠나 보낼 준비를 할 필요없이 한창 나에게 어리광도 피우고, 아니면 사람들의 문명의 이기에 빠져들 그런 소녀가 되어있을 어린 나이인데.. 동물이고 강아지이기에 수명이 짧음에 너무나 가슴아파하는 그런 마음이 담겨 있었다.



대부분의 동물을 키우는 가정에서 부모님들 또한 동물에 대한 지극한 애정을 보이는 것이 참으로 좋아보였다.

저자네 집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낭낙이 딸보다 더 좋다는 엄마. 딸은 서운하면서도 그런 엄마가 자랑스러운 느낌이었다. 그들의 사랑 투쟁 역시 내 눈에는 너무나 예뻐 보였다.

그리고 어린 고양이, 참 가슴 아픈 사연으로 들어온 순대 이야기였다.

아무리 어린 고양이라도 데려갈 사람이 나타나지 않으면 주사기로 안락사를 시키고 마는 현실.

아,정말 비정한 현실이었다. 잠깐이나마 정을 붙인 그 사람이 소중해 자신을 해하려 하는 지도 모르고 주사기를 든 손에 비벼대는 어린 아기 고양이를 보고 나도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저자의 지인은 그렇게 아기 고양이 순대를 차마 안락사시키지 못하고 몰래 집으로 데려왔고 사연을 접한 저자가 순대를 입양하기로 했다.



개와 고양이였지만 둘은 나름(?) 잘 지냈다.

어린 고양이 순대를 질투해 낭낙도 나름 활기를 되찾으려 하기도 하고, 낭낙은 낭낙대로 순대는 순대대로 너무나 소중한 가족의 일원이 되어 갔다.



소중한 반려동물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너무 가슴이 아팠다. 코끝도 찡해지고 말이다.

얼마전 친구를 만났는데, 대학시절때부터 연애를 했던 친구에게 (그때의 남친과 결혼해 살고 있다.) 멍멍이(강아지 이름이 멍멍이였다.)의 안부를 물어보았다. 시댁 강아지였던 멍멍이, 그러고보니 꽤 오랜 시간이 흘렀는데, 안타깝게도 얼마전 하늘나라로 떠나 내 친구가 바로 화장까지 치뤄졌다고 한다.멍멍이를 너무나 사랑한 삼남매 모두 해외 출장 등으로 시간이 나지 않아 며느리였던 내 친구가 직접 화장터에 데려가 장례를 치뤄준 것. 19살이니 강아지로썬 오래 살았다 했지만 그래도 너무 식구들 모두 가슴아팠다고 그런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반려동물들에 대한 여러 이야기가 담겨 있다.

저자가 워낙 반려동물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보니 주위 친구들도 그렇게 반려동물들을 사랑하고 아끼는 착한 심성의 소유자들이 많단다.

이야기를 하다보면 어려서부터 가장 속상하고 슬펐던 것이 반려동물의 추억으로 인한 것들이 많았는데 (먼저 떠나보내야하는 슬픔 등) 그럼에도 그 슬픔을 껴안을 각오를 하고 또다시 만나게 되는 것이 바로 "사랑하지 않을 수 없어서 그래."라고 조용히 답하는 저자의 한 줄이 가슴을 울렸다.



집에서 강아지를 몇번 길러 본적은 있었으나 고양이는 길러본적이 없었다. 방안에서 키우지 않고 마당에서 강아지를 키우며 (강아지는 마당에서라는 아버지의 지론대로, 하지만 강아지에 대한 애정과 사랑은 무척이나 깊으셨다.) 매일 안아주고 그렇게 애정을 쏟지는 않았지만 우리 강아지라는 애정만은 항상 마음 한켠 가득 있었던 것 같다. 그 중에서도 내가 서울로 떠나있던 동안 (대학, 직장 등으로) 집에 새로 들어온 강아지 두 마리 아롱이와 다롱이 (비슷한 이름이 강아지 이름으로 많이 있나보다. 저자의 책에도 등장한다.)는 그 전 강아지 진주와 더불어 더욱 기억에 남는 강아지들이었다. 바둑 무늬가 참 예쁜 강아지들이기도 했고, 워낙 붙임성이 좋아서 가족만 보면 좋아서 거의 점프를 하며 반가워하고 아는척 할라치면 발라당을 하며 행복한 한때를 보내준 강아지들이었다. 그리고 둘 사이에서 태어난 희동이는 더욱 궁극의 귀여움을 자랑하는 복슬복슬 강아지였다. 그 선한 눈매하며 다롱이가 미숙한 엄마라 젖을 주지 않자, 엄마가 직접 강아지 분유를 사다가 집에서 먹이시고, 밖에 나가실때도 꼭 품에 안고 다니실 정도로 귀여움을 받던 존재였다. 가끔 내려와 봐도 너무 예쁜 강아지들이었는데, 직접 정을 붙인 엄마는 더욱 심하셨나보다. 아파트로 이사를 오면서 강아지를 못 키우게 되자 처음엔 집을 산 주인이 키워준다 했다가 곧 못 키운다고 해서 시골 할머니 댁으로 직접 데리고 가셨다. 그렇게 떨어져지내면서 얼마나 우셨는지 모른다. 너무 가슴이 아파서 다시는 강아지를못 키우시겠다고 하시며 말이다. 사실 개는 아빠가 더 예뻐하시는줄 알았는데 정은 제대로 엄마와 들었나보다. 그런 가족의 슬픔도 모른채 홀로 서울에서 살았던 나는 휑해진 빈자리만 너무 아프게 느껴졌을 따름이었다. 다만 엄마 눈에서 더욱 눈물이 나지 않게 차마 이야기를 못 꺼냈을뿐..


남겨진, 아니 버려진 애완동물들에 대한 슬픈 이야기가 가슴을 아프게 한다. 아마 맡아줄 이가 없었으면 엄마는 모든 어려움을 무릅쓰고 강아지들을 데리고 아파트로 오셨을 것이다. 좋은 가정에 입양을 보내도 보고 싶어 이렇게 가슴이 아픈데.. 사랑을 잔뜩 줬던 또다른 가족들을 키울 수 없는 사정이라고 버리는 사람들은 어떤 심정일까. 강아지와 고양이, 애완 동물들은 정이 식으면 버리는 생명이 없는 인형이 아닌데 말이다.


세상에서 제일 사랑해줄게

계속 같이 있어 줄거지? 조용조용한 저자의 말투와 그림이 자꾸 마음을 건드린다.

눈물이 톡 하고 떨어지고, 금새 눈시울이 붉어지자 사랑스러운 내 아이가 다가와 엄마를 꼭 껴안아준다.

아빠를 닮아 강아지를 무척이나 사랑하는 우리 아들.

나중에 우리도 마당 있는 집에 가면 아빠 소원인 강아지 키우고 그렇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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