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빛나는 밤 - 아빠와 함께 천문학 여행
울리히 뵐크 지음, 전대호 옮김 / 봄나무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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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끝에 읽게 된 책이라 그런지, 아니면 원래 재미난 책이라 그런지 이 책은 더욱 재미가 있었다.

이 책의 저자 울리히 뵐크는 천문학자이자 소설가라는 안 어울릴것같은 두 가지 직업을 갖고 있다. 자신의 여섯살난 초등학교 1학년 딸(한국나이론 아마 8살이 될 것이다. )과의 대화를 소재로 한 이 소설은, 실제 아이의 질문과 자신이 생각한 가상의 질문을 더해 만들어진 천문학 소설이다.

아이들이 할 수 있는 별과 하늘에 대한 무궁무진한 질문들 앞에 말문이 막히는 우리 부모들에게 참 좋은 그런 책이 아닐 수 없었다.

아이들이 이해하기에는 좀 난해할 설명들도 있어, 사실은 질문을 받는 부모들을 위한 설명이자 도움이될 소설이라는 저자의 표현이 더 잘 맞을 것 같았다.

 

책을 읽으며 아이가 했을, 혹은 앞으로 하게될지 모를 천진난만한 표현들과 질문들을 읽으며 나도 모르게 깔깔 웃으니, 네살 난 우리 아들(저자의 딸과 비교하자면 세살일) 이 궁금해하며 묻는다. 엄마가 왜 웃는지 그림도 없는 글자 책을 읽으며 웃으니 신기했나보다

 

모든 별에 이름이 있어?

아니, 별들이 너무 많아서 이름을 다 지어 줄 수가 없어

내가 다 이름을 지어 줄거야. 짐 크노프, 퓡크트헨, 안톤, 타셴비어씨, 잠스, 루카스, 리지, 투투어 씨..

그들은 아이가 잠들기 전에 듣는 동화 속의 주인공들이었다. 아이는 그들의 이름을 별들에 붙였다. 인류가 수천 년전부터 해온 것과 사실상 같은 행동이었다. 13p

 

아빠의 전공을 살려 이렇게 아이와 대화하는 것도 참으로 중요한 산 교육이 되겠다 싶었다.

사실 자기 전공을 제대로 아이들 교육에 투영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잘 될 것 같아도 집에서는 평범한 엄마 아빠로 되돌아오는게 현실이 아니었나 싶은데 저자는 아이 이름을 슈텔라 (별)이라 붙이고 아이에게 망원경을 사주고 아이가 별을 사랑하는 아이가 되길 바랬다.

슈텔라뿐 아니더라도 나도 그렇고 내 주위 친구들도 그렇고 모두들 자기 아이 돌잡이때 아빠 직업과 관련된 물건 하나씩을 놓고 아이가 집기를 바랬다고 들었다. 청진기도 집고, 비행기도 집고, 마우스도 들고, 아이들은 신기하게도 엄마 아빠의 뜻대로 집어들었다.

 

겨울부터 시작해 봄, 여름, 가을로 넘어가는 신기한 구성. 각 절기에 따른 별자리의 변화들이라던지 성탄절 일화에 나오는 반짝이는 별에 대한 저자 나름의 궁금증에 대한 이야기도 풀어져 나오고, 별에 관한한 아이들과 일반인 모두가 궁금해할 여러 이야기들이 아이와의 편안한 대화처럼 흐른다. 딸 친구(나중에 보니 친구 딸이기도 했다.)슈텔라처럼 자기만의 별을 갖고(찾고) 싶다고 해서 망원경이 뭐가 좋겠냐고 딸 친구 엄마가 전화를 하자, 망원경에 대해 구구절절 설명을 하는 아버지의 모습도 참 와닿았다. 나중에 내가 망원경을 사주게 된다면 꼭 참고해야겠다 싶을 정도로 말이다. 꼬마 숙녀들에게 자신의 별이 생겨서 자신에게 행운을 줄 수 있겠다는 그 믿음은 정말 저자 말대로 별에 대한 관심을 키우는 중요한 미끼가 되어 주었다.

 

아이는 자기 별을 찾아 매일 밤 열심히 별을 관찰하고 아버지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제 슈텔라는 태양계의 행성들을 모두 안다. 아이는 금성, 화성, 목성, 토성을 보았고 수성은 보지 못했으며 천왕성과 해왕성에 대해서는 내가 해준 이야기를 들었다. 156p

나는 어려서 망원경을 소유한 적이 없었고, 천체망원경을 보기 위해 천문대에 가본적도 없었다.

친구 하나는 취미로 별에 흠뻑 빠져 망원경도 사고, 동호회 사람들과 별 보는 모임을 꾸준히 가져왔다는데, 낭만적으로 들리긴 해도 자주 지방여행을 다녀야하는게 싱글일때의 내 생활패턴과 잘 맞지도 않았다. 매일매일 아주 빡빡한 일과로 짜여진 삶에서 틈을발견하기란 아주 어려웠기에..

덕분에 아주 얼마전 오빠가 데려다준 천문대가 내 최초의 천문대이자 천체망원경과의 만남을 가질 장소가 되었다. 자주 드라이브하던 곳이었어도 가볼생각을 못했다가 오빠가 조카 보여준다고 데려간 그곳에서 나도 끼어서 천체망원경으로 태양을 볼 수 있었다. 낮이었기에..

참 별과 먼 생활을 하며 살았다 싶었는데, 지구과학 등의 교과서에서나 배울 별의 여러 이야기를 슈텔라는 어려서부터 직접 눈으로 보고 산 지식을 전해듣고 자란다니 부러운 마음도 가득 들었다.

 

하지만 내가 계속 더 멀리 날아가면 어떻게 돼? 멀리, 더 멀리. 무한히 멀리 날아가면? 우주도 끝이 없어?

우주도 지구와 똑같을 가능성이 있어.. 우리가 계속 날아가도 영원히 수평선에 도달하지 못하고 우리가 어디에 가든 우주가 똑같은 모습으로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만일 그렇다면 계속해서 곧장 날아간 우리는 갑자기 추루발점으로 되돌아오겠지...만약에 우리가 그런 일을 경험한다면 우리는 우주의 모양에 대해서 무언가 알게 될거야.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주의 모양을 알아내는 일은 그렇게 쉽지 않아. 하지만 우주가 끝나는 지점은 없다고 나는 확신해. 211p

 

나를 통과하는 시간은 내 몸과 마음에 몇 가지 흠집을 남긴다. 비록 나는 어느 정도의 성취에 기대어 아직까지는 그 흠집들을 무시하지만 말이다. 반면에 슈텔라를 통과하는 시간은 환상적인 솜씨를 발휘한다. 그 시간은 좋은 것들을 빚어내고 다듬고 아름답게 장식한다. 슈텔라를 더 성숙하고 지혜롭게 만든다. 239p

 

아버지의 딸에 대한 깊은 사랑, 그리고 이 책을 쓰게 된 그 첫 시작을 잘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나 또한 내 어린 아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우주의 끝없는 깊이까지는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내 안에 있는 그 모든 것이 아이에 대한 사랑으로 채워짐을 느낀다. 물론 하루온종일 붙어있다보면 아이가 하는 별것 아닌 행동들에 하지마, 소리를 달고 말 안들을때는 화가 난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말이다. 전공분야가 아니라 유난히 어렵게 느껴질, 하지만 내 아이의 아름다운 꿈이 하늘, 그 우주 너머로 넓게 펼쳐지는 큰 바램을 갖고 있는 많은 부모들에게는 정말 살갑게 느껴질 그런 동화가 아니었나 싶다. 천문학을 소설로 읽기는 처음이었지만 부자연스러울것같던 그 조화가 제법 잘 어우러진 맛있는 요리로 완성되었다고 표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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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비의 따뜻한 겨울 반짝반짝 생각그림책
김복희 지음, 이혜영 그림 / 대교출판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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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이북으로 소설을 읽고 있으니 아들이 자꾸 관심을 갖습니다. 38개월, 재롱둥이 아들, 엄마 어깨너머로 보더니, 얼른 가져가서, 화면을 가로보기로 바꿔놓더라구요. 엄만 세로보기가 좋아. 그리고, 이건 울 아들 볼 책은 없어. 라고 단호하게 말하고 혼자서 즐기다가 혹시? 하고 찾아보니, 대교출판에서 나온 반짝반짝 생각 그림책이 몇권 올라있더라구요. 늘 책을 살때 엄마책보다 아이책을 먼저 고르곤 했었는데, 얼마전까지만 해도 못 보던 유아용 그림책이 올라와 호기심을 자극했습니다. 물론 그림책은 컬러 색감도 중요하긴 하지만, 이북 기기 안에 소장해 보는 것도 재미날것같았어요. 밖에 나가면 핸드폰으로 자꾸 동영상을 보여달라고 해서 애먹곤 했는데, 눈에도 안좋은 동영상보다 종이책에 가까운 이북은 가끔 보여줄만 할것같아요. 때마침 아이가 관심을 가질때기도 했구요.

 

우리 아들이 좋아하는 동물은 코끼리, 기린, 얼룩말이예요. 그 중에서도 코끼리를 가장 좋아하지요.

아이가 좋아하는 코끼리 코비가 주인공인 4~7세 대상의 그림책 코비의 따뜻한 겨울을 구입했어요. 신간이라도 이북이라 좀더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었지요.

 

아이가 자고 있어 엄마가 먼저 읽어보았는데 내일 이북으로 보여주면 신기해서라도 자꾸 읽어달라고 할 것 같네요.

처음에 이 기기를 보더니 작동법이 생소하니까 갑자기 마우스를 갖고 오더라구요. 키보드를 보니 컴퓨터와 관련한 무엇이라 생각했던것같아요. 아뭏든 아이들 호기심까지 자극해주시고..

엄마의 책 목록 사이로 살짝 아들 유아 그림책도 끼워놓습니다. 밖에 외출할때 미처 책을 못 챙겨가거나 무거워 못 가져갈때 보여주면 딱일것같아요.

 

코비는 따뜻한 곳에서 살다가 사계절이 있는 마을로 이사를 왔어요.

때마침 가을이라 날씨도 좋고, 예쁜 낙엽들이 가득하니 숲 속 마을이 마음에 쏙 든 코비. 친구들과도 금새 친해져, 코로 뿌뿌 뿜어주면서 친구들과 재미난 한때를 보냈답니다.

 

그런데 추운 겨울이 오자, 겨울을 처음 경험해본 코비는 너무 놀라서 꼼짝도 하기 싫었어요.

친구들이 코비야 놀자~하고 불러도 나갈 생각을 않고 웅크리고 집에만 있었지요.

코비를 좋아하고 코비와 함께 놀고 싶은 동물 친구들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합니다.

그리고 여우가 좋은 의견을 내었어요.

 

다음날 귀여운 동물 친구들이 코비네 집에 와서, 하나씩 가져온 선물을 내밉니다. 참으로 마음 착하고 예쁜 친구들이 아닐 수 없었어요.

목도리, 장갑, 귀마개 등등 코비는 생전 처음해보는 것들을 친구들에게 선물 받아 한겨울에도 든든히 뛰어놀 수 있는 친구가 되었답니다. 하얀 눈도 처음 봤지만 너무나 행복하게 즐겼구요.

 

코비와 함께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었네요. 추운 겨울이면 사실 아이들이 나가고 싶어해도 엄마들이 아이 감기 걸릴까봐 못 나가게 하곤 하는데, 밖에 나갈때 코비처럼 중무장하면 나가도 된다고 설명해줘도 좋을 것 같아요. 작년에 선물받고 한번도 안한 장갑도 올해는 꼭 끼고 다니게 해야겠네요. 책을 보면 말로만 설명할때보다 아이들이 훨씬 더 쉽게 잘 이해하는 것 같더라구요.

 

계절을 실감할 수 있는 그런 책을 사주고 싶었는데, 마침 아이가 좋아하는 코끼리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괜찮은 책을 만났네요.

흑백이긴 하지만, 재미난 그림들을 이북기기속에서 만나니 신기하기도 했구요 호기심 많은 네살 우리 아들도 무척 좋아할 것 같아요.

내년에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할 아이에게 좋은 코비처럼 좋은 친구들이 많이 생겨서 서로서로 잘 챙겨주고 돈독한 우정을 지속할 수 있길 바라며 엄마도 흐뭇한 기분으로 읽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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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라마다 시간이 다를까? 지식 다다익선 41
데이비드 A. 아들러 지음, 에드워드 밀러 그림, 이민아 옮김 / 비룡소 / 2011년 11월
절판


그림책인데도 내용이 제법 체계적이라 놀랐던 책, 나라마다 시간이 다 다르고, 심지어 한 나라인 미국내에서만 6개의 다른 표준시를 쓴다는 점 등 다양한 지식을 알려주는 책, 왜 나라마다 시간이 다를까? 를 읽어보았어요. 우리 아이가 아직 38개월 아이라, 당연히 어렵게 느껴질 내용이라 생각하였는데 아이는 우주선, 비행기 등이 나와 그런지 제법 이 책을 찾으며 읽어달라 하더라구요.


남자아이라 엄마가 생각하는 것보다 과학을 더 좋아할런지도 모르고 (엄마는 어려서부터 과학을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어찌 전공까지 사게되었는지 의문스러울 정도로요.) 내용이 조금 어렵더라도 그림책 자체를 좋아하는 시기인지라, 좀더 간단히 설명해줘가면서 아이에게 책을 여러번 보여주었네요. 아이 어릴적부터도 비슷한 경험을 했습니다. 아이 연령대보다 어려운 글밥, 많은 내용의 글밥이라 생각된 그림책이라도 아이가 의외로 좋아하는 계기가 생기면, 그 책을 거의 달달 암기할때까지 읽어달라고 조르더라구요. 이 책은 글밥 정도보다도 내용이 좀더 어렵긴 하지만 암튼 좋아하긴 합니다.



아이와 멀리 해외여행을 가게 되면 시계 시간을 다시 맞추는 것을 같이 경험하고 설명할 일이 생길텐데..아이와 해외여행이라곤 딱 한번 코타키나발루만 다녀와서 (그것도 아이가 세살때이니 시간 관념이 더 없었을 어릴적) 설명할 좋은 기회가 없었는데, 앞으로는 시계에 민감할 아이에게 나라마다 시간이 조금씩 차이가 있음을 설명할때 이 책이 아주 효과적일 것 같아요. 사실 초등학생때도 제대로 와닿지는 않는 내용일 수 있는데 그림책으로 이렇게 잘 나오니 아이들이 호기심을 갖고 읽어보기 정말 좋겠더라구요.


미국의 애덤이 자고 있을때 아르헨티나의 마리아는 학교에서 수업을 받고 있구요. 이스라엘의 주디트는 학교수업이 끝나서 집으로 돌아왔고, 타이의 라지니는 밤9시라 이제 막 잠들려 한답니다. 마치 세계일주를 하듯, 같은 순간의 다양한 시간대를 경험하는 나라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시작되는 이야기랍니다. 우리 아이 눈높이에 맞춰서는 해를 보여주면서 지구가 둥글게 생겼는데 이렇게 해가 비치는 곳이 낮이고, 해가 비치지 않는 쪽이 밤이라는 개념을 먼저 설명해주었답니다

옛날에는 교통수단이 발달하지 않아 지역에 따라 다른 시간을 사용해도 큰 문제가 되지 않았는데 철도의 발달로 기차가 많은 도시를 다니게 되면서 함께 쓸 시간표가 필요해졌음을 알려주었어요. 시간이 달라 기차를 놓친 주인공을 보여주니, 아이가 기차에는 강아지가 탔는데 아저씨가 못탔다면서 관심을 갖더라구요.

1884년에는 드디어 미국의 수도 워싱턴에서 20여개 나라 대표가 모여 각 나라 표준시를 정하고, 표준시간대를 정하게 됩니다.


또 표준시를 사용함에 있어 도시 한복판이나 나라 한가운데에서 나뉘면 상당히 불편할 것이기에 일직선이 아닌 꼬불꼬불한 선으로 표준시를 나눔을 설명해주고 있었어요. 그림책이지만 정말 체계적이었다는 것이죠. 중국과 인도는 엄청나게 큰 나라라도 각각 한개의 표준시만 사용합니다. 지구의 자전으로 인한 표준시를 설명하면서 서쪽으로 여행하면 시계를 거꾸로 감아야하고, 동쪽으로 여행하면 시계를 앞당겨 맞춰야함을 설명해주었지요.

지구본이나 공을 갖고 스탠드의 조명으로 아이에게 나라마다 낮과 밤이 다른 이유를 설명해주는 실험도 잘 나와 있었어요.

우리 아이에게도 좋은 설명을 해주고 싶었는데 때마침 적당한물건을 찾지 못했네요. 다음에는 아빠가 있을때 한사람은 공을 잡고 한사람은 스탠드를 잘 맞추어 아이에게 설명을 해주어야할것같아요. 그래도 아직은 조금은 이르겠지요? 아이가 재미있어하니, 좀더 쉽게 쉽게 설명해주게 되는 책, 아이가 궁금해하는 우주비행사의 여행과정 (머리에 쓴 모자를 벗으면 어떻게 되냐를 묻더라구요. 왜 우주선 밖에 나와 있는지두요. 뒤집어지면 어떻게 하느냐 묻길래 아이들 안고 이렇게뒤집어있으면 다시 일어나도록 힘써야지 하면서 놀아주니 더욱 좋아했답니다.) 등을 설명해주게 되었던 책, 아이가 좀더 자라 이 책의 모든 내용을 온전히 이해하게 되는 날, 해외여행을 가게 되면 비행기에서 자기가 먼저 앞서 시계를 맞추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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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 3 - 미천왕, 낙랑 축출
김진명 지음 / 새움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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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남들보다 조금 늦게 읽기 시작한 고구려.

미천왕 을불의 왕이 되기까지의 험난한 과정과 4백년간이나 낙랑에 빼앗겼던 고구려의 땅을 되찾는 이야기까지 참으로 가슴벅찬 이야기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역사소설을 무척이나 좋아하시는 아버지께서도 좋아하실만한 책이었는데 혼자서 이북으로 읽다보니 미처 빌려드릴 새 없이 독점을 하고 있다가 친정에 가서 이북으로 보여드리니 이북을 처음 보시는 아버지셨지만 문명의 이기에 감탄하시며 김진명의 고구려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보이셨다. 얼른 읽고 아버지께도 기기 통째로 사용법과 함께 빌려드려야겠다 마음먹었다.

 

마음같아선 앉은 자리에서 고구려만 읽고 싶었는데 아기엄마도 나름 바쁜 사정이라는게 있는지라 시간을 쪼개어 읽다보니 한자리에서 다 못 읽는게 아쉬운 마음이었다. 그리고 더욱 반가운 소식. 4편이 신간으로 나왔다니 이북이든 페이퍼북이든 얼른 새로 사봐야겠다는 마음이불끈..

 

고구려 3편은 1,2권의 재미를 압도하는 그 이상의 무엇이 있었다.

결정적으로 대결을 하게 되리라 예상했던 모용외와의 치명적인 전투가 일어나지 않아 의아스러웠는데, 마무리의 원목중걸의 등장으로 보아 4권에서 이어지지 않을까 싶었다.

그리고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낙랑과의 대결은 한치앞을 예상하기가 힘들 정도였다.

 

이 책의 진정한 재미는 낙랑을 치기 위해 10년을 기다리는 고구려 뿐 아니라 낙랑 또한 최비라는 인물과 손정, 문호 등 막강한 인물진의 포진으로 대륙 제패를 꿈꿀 정도로 가장 강력했던 시기였다는 점이 고구려의 승리를 더욱 빛나게 해주었다. 미천왕 을불이 더욱 돋보였던 점이 바로 그 점이었다. 왕의 손자로 태어나 치욕의 순간을 곱씹으면서 고생 끝에 다시 왕으로 재기를 하게 되었고, 제갈공명이 부럽지 않은 국상 창조리와 영웅문의 여걸 황용을 연상케 하는 뛰어난 지략가 주아영을 비롯해 고구려를 위해 목숨을 바칠 각오가 되어 있는 수많은 장수들까지.. 을불이 고생으로 얻은 것은 정말 그 무엇과도 바꿀수없는 인재들이 아니었나 싶다.

 

창조리의 뛰어난 혜안도 놀라웠고 숙신 족장 아달휼의 충정도 놀라웠지만, 주아영의 놀라운 책략은 정말 혀를 내두르게 하였다. 가상의 설정인지, 실제 왕후가 그런 지략가였는지 모르겠지만 시간을 벌기 위해 "제살"이라는 무시무시한 카드를 꺼낼 줄이야 생각조차 못했다. 처음에는 좁은 소견에 왕의 또다른 여인이었던 소청을 눈엣가시처럼 여겨 제거하려는 뜻인가싶었는데 불운한 부녀의 희생과 백제 왕의 죽음으로 고구려는 낙랑으로부터의 시간을 벌 수 있었다. 개인사가 아닌 왕이라는 위대한 자리는 사적인 감정 만으로는 용납될 수 없는 자리일것이다. 그렇지만 엄청난 주아영의 혜안은 남편인 미천왕마저도 질리게 할 정도가 아니었나 싶다. 아들을 낳고서야 그의 마음이 누그러졌지만, 나라를 생각하는 진정한 길이 무엇인지 서로를 죽고 죽여야 살아남을 수 있는 위치긴 해도 그 사건이 내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고구려 백제 신라 삼국의 역사를 교과서 몇줄로만 배우기에는 아쉬움이 늘 많았다. 수많은 드라마 등으로 회자된 조선의 역사보다 오히려 삼국과 고려의 역사가 더 궁금할때가 많았다. 오래전 이야기라 남은 사료가 많지 않을 수 있겠지만, 중국과 일본 등 많은 나라의 날조와 왜곡으로 물든 우리네 조상들의 역사를 바로알고 싶을 때가 진정 많았다. 여기 오랜 세월 김진명이라는 소설가가 자료를 그러모아 다시금 우리 앞에 내놓은 소설, 고구려로 인해 나는 다시 잠들었던 위대한 영웅들을 만날 수 있었다.

 

고구려의 위대한 용사들아! 이제 우리만 살아남아 젊디젊은 그대들을 떠나보내자니 눈물조차 나오지 않는구나. 지난 십여 년 세월, 그대들은 오로지 낙랑 수복을 위해 밤잠을 아끼고 새벽길을 밟았으니, 몸에서 흘린 땀은 내가 되고 강이 되어 흐르지 않았더냐! 이제 그대들이 흘린 피로 고구려는 한의 유철이 짓밟은 이 땅을 사백 년 만에 되찾앗으나 기쁨보다는 슬픔이, 웃음보다는 눈물이 나는 구나. ..나는 이제 다시는 저 중원 것들이 이 땅을 밟지 못하도록 다시는 요하의 후손이 한 조각 업신여김도 당하지 않도록 이 한몸을 바칠 것이다. 20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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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네 아이들의 소문난 수학공부법 - 수학공포증 엄마도 수학 만점 아이로 키울 수 있다 잠수네 아이들
이신애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11월
구판절판


잠수네 아이들의 소문난 영어 공부법 책을 무척 관심있게 읽었기에 수학 공부법이 나왔다고 했을 때도 반겨 읽게 되었다. 아직 우리 아이는 어리지만~ 이라고 안일하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유아기때부터 서서히 준비과정이 시작되어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되었다. 그리고 잠깐 훑어볼까 하고 책을 집어들었다가 내려놓지못하고 중반 이후까지 읽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영어도 요즘에는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수학은 정말 못하면 전공, 학과 선택에도 치명적인 위해를 가하는 과목이 아닐 수 없다. 공부 잘한다는 사람들조차 수학을 겁내는 경우가 많고, 재미있어 하는 경우는 반대로 드물다. 딱딱하고 어렵게 느껴지지만 절대 배제할 수 없는 과목 수학, 어떻게 공부를 하고 시간을 안배하면 좋을까.


잠수네가 마음에 드는 점은 두루뭉술하게 넘겨짚는 "책을 쓰기 위한 책"이 아닌, 실제 구체적인 설명이 돋보인다는 점이다.

유아기서부터 초등학생때까지는 한글 책 > 영어> 수학의 순서로 비중을 두어 공부하라고 조언을 하고 있다. 중고등학교, 특히 고등학생이 되면 수학공부에 더욱 박차를 가하지 않을 수 없게 되고, 초등학교때부터 선행에 열을 올린다고 해도 중학교때 다시 공부해야함은 당연시되는 일이라 하니 정말 해야할 공부의 때가 언제인지 정확한 시간 안배를 하는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분명 수학공부법에 대한 책인데, 한글 독서의 중요성과 영어 공부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짚어주고 있어서 막연한 목표가 조금씩 구체화되는 느낌을 받았다. 운이 좋은 편인지 몰라도 나의 수학 공부 비중은 책에서 말한것과 비슷하게 흘러갔던 것 같다. 나 때는 영어는 중학교때부터 의무교육이어서 미리 초등학생때부터 열을 올리는 경우가 아주 드물었고, 어려서 책을 좋아했기에 초등학생 내내 책을 많이 읽었던 기억이 있다.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때는 학교와 집에 있는 책을 거의 모두 다 읽고 또 읽어서 새로운 책을 끝없이 갈구했던 기억이 있다.


산수라 불렀던 계산 위주의 수학은 선행학습을 하지 않았던 터라 2학년때 구구단을 외울 적에는 미리 암기하지 않아서 해당일에 딱 하루 남아서 외운적도 있었다. 산수는 다른 과목에 비해 유달리 재미가 없는 과목이었다. 산수와 나의 악연인지 인연인지가 새로이 정비된것은 산수 경시대회 예선 시합때문이었다. 초등 5학년때였나. 4학년 말이었나부터 시작되었던 산수경시대회 출전자를 뽑기위한 배틀과도 같은 수시시험이 진행되었는데 매 시험에서 추려지고 또 추려지는 방식이라서, 산수가 싫으면서도 승부욕이 강해 떨어지기는 또 죽기보다 싫었다. 엉성한 마음으로 시험을 봤는데 결과는 운좋게도 남자2, 여자 2 학교 대표까지 살아남는데 이르렀다. 그렇게 매일 다른 반 친구들과 같이 남아서 산수경시대회 준비를 하면서 심화학습 문제지를 풀고 또 풀다보니 하기 싫었던 산수가 의외로 재미남을 깨닫게 되었다. 할수록 벽이 많이 느껴지면서도 재미나게 느껴졌으니 독이 오히려 약이 된 케이스라고 할 수 있겠다

초등때의 경시대회 경력을 바탕으로 중학교때에도 선행학습, 심화학습, 그리고 정석까지 공부가 이어지고 나니 그 다음은 학교 수학은 고속도로처럼 뻥 뚫린 시원한 길로 느껴졌다. 책에서도 나왔듯 단순 수학경시를 넘어서서 올림피아드 정도의 아이들을 접하다보면 노력으로 따라잡지 못하는 신의 영역의 아이들이 있다고 하는데 그 벽은 나도 느꼈다. 나도 수학은 좋아한다 생각했는데 도저히 그 완벽함을 따라갈수 없는 부러운 남학생들이 몇 있었다. 끝까지 빛을 잃지 않은 아이들 말이다.



책에서도 초등 저학년때의 산수 심화학습은 무의미하다고 이야기를 한다. 수학 공부에 진심으로 열을 올려야할때는 초등학생때가 아니고, 하고 싶어도 고학년부터로 미루라고 영어와 독서에 들일 시간을 낭비하지 말기를 조언한다.




유아기때의 수학공부 로드맵은 실컷 놀게하고 충분히 독서를 하게 하라였다. 노는법에 서툰 나로서는 엄마들의 조언이 절실히 필요했는데 다행히 원에 다니지 않고도 아이가 집에서 즐겨했던 그림 그리기, 종이오리기 등 또한 좋은 사례가 된다고 하였다. 또놀이에 좋은 다양한 교구와 보드게임등도 충분한 설명이 곁들여져서 소개되어 있었다. 어려서부터 볼수 있는 수학 동화 등도 나이별로 단계를 분류해 많은 양이 소개되어 있는 점도 좋았다. 수학의 천재까지는 아니었어도 중고등학교 내내 수학으로 고생하지는 않았던 엄마로써 우리 아이 수학 공부는 어떻게 시킬수있겠다란 단순한 구상이 있었던 내게 이 책은 내가 생각하는 그 이상의 세계가 있음을 과학적 체계로 보여준 좋은 책이었다.

수학동화 전집이라는게 있다는 이야길 듣고도 코웃음을 쳤었는데 이렇게 일찌감치 책을 읽어줘야하나 싶다가도 너무 단행본 위주로 (단행본이 창작에 치우쳐져 있었다.) 아이를 다양하게 자극해 줘야하는데 무심했나 싶어서 부랴부랴 수학동화 전집이라는 것을 들여주었는데 그리 열심히 보지는 않는 편이다. 책에서도 굳이 전집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고 되어 있었다 필요하면 잠수네에서 찾아보는 좋은 단행본들도 많이 나와 있고 충분히 놀게하는 것이 나중에 중고등학교때 아이들이 폭발하지 않게 되는 (마치 어릴때 노는 양이 채워지지 않으면 나중에 공부에 손을 놓아버리게 된다는 그런 예를 보듯) 방비책이라고 하니 아이가 얌전하다고 집안에서만 데리고 있었던게 좀 후회되기도 했다.



수학에 대해서도 많은 도움을 받게 되었고, 영어 공부도 다시 잠수네 입문과 실전 로드맵을 정독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사실 난 잠수네를 읽으면 고민이 해결되는 (?) 느낌도 받지만 편안하게 늘어져있다가 다시 스트레칭 하는 기분이 들어서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 지금 난 읽고 싶은 소설 책 등에 푹 빠져 아이와 그냥 풀어져있는 상황이었는데 일찌감치 자신들을 조여가면서 치열하게 살고 있는 다른 많은 이들의 이야기를 읽게 되면 벌써부터 무한 경쟁이 시작되나 싶어 자극과 동시에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 것이다.



그래도 앞으로 필요하다면 잠수네를 참고하지 않을 수 없겠다는 것.

그 생각만은 정확히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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