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개쟁이의 행복한 손뜨개 - 처음 배워도 쉽고 재미있는 니트 만들기 행복한 손놀이
박형아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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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개질을 잘 하지는 못하지만, 무척 잘 하고 싶은 재주 중의 하나가 뜨개질이기도 하다. 그리고 잘은 못해도 한코 한코 떠 나가는 그 기쁨이 무척 크다는 것은 짧은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었다. 멋진 뜨개 소품이나 의상을 만들어 사랑하는 내 아이, 또는 조카 등에게 선물하면 얼마나 좋을까? 베이킹을 해서 정성어린 빵을 만들어 선물하고픈 욕심만큼이나 뜨개질에 대한 욕심도 크게 자리잡았다. 친정 어머니는 뜨개질도 요리도 무척이나 잘하시는데, 우리 엄마지만 솜씨가 참으로 좋으시니 부러운 분이 아닐 수 없다.


추운 겨울, 게다가 날이 갈수록 오늘보다 더 추운 내일이 기다리고 있는 요즘, 따뜻한 니트 의류와 소품에 눈길이 더욱 간다. 몹시 추운 날 목도리 하나만 둘러도 행복한데 거기에 니트 모자까지 쓴다면 눈만 빼꼼 내놓은채 밖을 마구 다녀도 좋을 것 같다. 아기에게도 니트로 된 다양한 의류와 소품을 장만해주고 싶은데 일일이 사주기 보다 이렇게 직접 만드는 재주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요즘에 초보자가 읽기에도 좋은 책들이 많이 쏟아져 나오고 있어서 실용 서적들의 고마움을 느낀다. 랜덤의 책들 또한 내가 즐겨보는 시리즈 중 하나다. 행복한 손놀이라는 귀여운 별칭이 붙은 이 책은 처음 배워도 쉽고 재미있는 니트 만들기라는 부제를 달고, 초보자들이 준비해야할 다양한 니트 재료들서부터 대바늘, 코바늘 뜨기의 자세한 도안은 물론, 꼭 필요한 코잡기, 코막음, 수술 달기 등은 실제 사진을 자세히 실어 직접 시연하는 것을 옆에서 지켜보는 것과 마찬가지의 효과를 주었다. 또 여러가지 예쁜 실 중에서도 초보자도 쉽게 뜨는 실과 아기 피부에 자극없이 부드러운 실 (아기엄마라 이런 유용한 정보가 눈에 쏙쏙 더 잘 들어왔다.) 등을 소개해주어, 어렵게 짠 니트가 아기 피부에 트러블이 난다거나 하는 것을 방지하도록 도움을 주었다.


요즘 유행하는 넥 워머서부터 다양한 디자인의 모자와 머플러, 그리고 가방과 귀마개 등의 빼놓을 수 없는 소품과 커플이라면 남자친구와 같이 하나씩 끼면 좋을 커플 하트 장갑까지, 참으로 다양한 패션아이템이 우리 눈을 즐겁게 해준다. 내 옷은 거의 사지 않고 늘 아기 옷, 아기 장난감, 아기 책 등에만 열광하는 내 눈에는 세번째 장인 아기에게 주는 손뜨개 선물이 더욱 눈에 들어왔지만 말이다.


아기선물들은 보기만해도 앙증맞고 예뻐서, 태교용으로 미리 만들어도 멋진 선물이 될 것 같고, 조카 선물로 만들어줘도 좋을 그런 선물들이었다. 당장 난 우리 아기 입힐 조끼나 모자 등이 더욱 눈에 들어왔지만 말이다.예쁜 공주가 있는 엄마라면 아이와 같이 커플로 코디해서 입어도 예쁠 청치마로 리폼한 리폼치마도 멋졌고, 빨간 망토 소녀가 생각나는 토끼털 장식 모자 망토도 엄마표라면 아이가 더욱 자랑스러워할 예쁘장한 아이템이었다.


크리스마스가 코 앞이니 지인에게 할 멋진 선물이나 아기를 위한 선물 등도 눈에 띈다. 집에 장식용으로 걸어둬도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살고, 아이들 욕심껏 커다랗게 만들어 선물을 넣어놔도 좋을 메리 산타 양말, 안 그래도 올해 아기 양말이 너무 작아 그 안에 선물은 못 넣어주겠지만 머리맡에 두고 자라곤 해야지 싶었는데, 이런 양말 한 짝있다면 아이가 더욱 행복해할텐데 하는 생각도 들었고, 직접 뜬 와인 홀더에 와인을 담아 선물하면 받는 이의 기쁨과 행복이 곱절로 늘어날거란 기대감도 들었다.


니트는 뜨는 사람뿐 아니라 받는 사람의 기쁨까지 예상하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물론 나의 것을만들수도 있겠지만 그 따스함을 함께 나눌 누군가를 생각하며 한땀 한땀 떠나가는게 더욱 행복한 일이 될 것 같다. 그런 기쁨을 누리기 위해 엉성하나마 나도 조금씩 시도를 해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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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운 양상추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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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에쿠니 가오리만의 문체를 무척 아끼고 좋아하는 편이었다. 에쿠니 가오리의 몇 권의 소설과 시집, 그리고 수필도 조금씩 읽고 있었는데 그러다 푸드 에세이를 내었단 소식에 반가운 마음으로 읽어내렸다. 나 또한 음식과 관련된 소소한 이야기들을 무척 좋아하기에, 좋아하는 작가의 푸드 에세이가 어떤 느낌일까 기대되었던 것.

이 책을 읽은 다른 분의 서평을 잠깐 읽어본 적이 있는데, 다소 실망스러웠다란 글을 접하고, 조금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읽는 내내 그야말로 난 정말 행복한 기분이었다.

 

공감! 이란 말로 그 기분을 대신하고 싶다.

특히나 흰빵, 검은빵을 발견했을때는 너무 반가워 읽고 또 읽었다. 박수라도 치고 싶은 심정이었다. 작은 발견이랄까.

사실 나도 어릴적에 알프스 소녀 하이디에 나온 많은 대목 중에서도 주인공 소녀가 처음 맛본 흰빵에 감격해 할머니 갖다 드리고 싶어서 모으고 또 모으는 부분을 보면서 도대체 흰빵이 무얼까? 너무 궁금해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런 소소한 것, 특히나 먹을 것에 집착하고 궁금해하는 모습이 좀 부끄럽게도 느껴지고, 그런 대목을 기억하는 사람이 많지 않을거라 생각했는데, 에쿠니 가오리의 글에서 만나게 되다니.. 저자 또한 흰빵이 뭔지 궁금해 엄마에게 묻고 또 물어도 "네가 평소에 먹는거"란 답변에 실망했다고 한다. 이제 그녀는 흰빵이 아닌 검은빵을 오히려 훨씬 더 좋아한단다. 중학생때는 이미 검은 빵파(아버지가 명명)였고, 생일이나 축하할 일이 있을때나 먹고 싶은게 있으면 말하라고 할 때면 검은빵이라고 대답해, 부모님이 종종 독일 음식점에 데려가 주었다. 검은 빵과 풋콩으로 만든 수프가, 당시의 내게는 황홀할 정도로 맛있는 최고의 식사였다. 81p

흰빵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될 무렵, 난 엉뚱하게도 흰빵이 혹시 호빵인가? 하는 결론을 내리고, 내 나름대로 호빵을 소중하게 야금야금 먹어본 기억도 있었다. 아마도 검은빵은 호밀 등의 잡곡이 들어간 다소 거친 느낌의 빵이고, 흰빵은 부드러운 흰 밀가루로 만든식빵 등의 보통 빵이 아닐까 싶다.

 

어쩐지 편견 같은 것이 있어서 여린 감수성의 저자분은 학과 같은 고고한 삶을 살 것만 같았다. 물론 에쿠니의 식성은 동물성 단백질을 거의 섭취하지 못하는 철저한 채식과 과일 위주의 식사라 한다. 그런 그녀가 술과 담배를 좋아한다니 그건 의외였다. 게다가 약간 결벽증도 있는 듯 하지만 그녀의 많은 부분들이 글 속에 녹아나는 방식은 참으로 마음에 들었다. 담담하면서도 청아하게 다가오는 글들은 여전히 내 마음 속에 작은 울림으로 다가온다. 참 좋다.이런 기분.

 

한편 한편의 이야기가 음식을 소재로 하고 있지만 억지스런 느낌이 없어 좋았다.

뉴욕에 놀러가서 친구를 만날때의 폭설이 내리던 어느날, 우연히 들어가게 된 첫 스타벅스의 경험이라던지 (스타벅스에 대한 거부감이 있었는지 공공연히 가지 않겠노라 선언했던 그곳이었다한다.), 방황하는 웨이터란 제목이 붙은 단편은 그녀가 유일하게 대식을 했던 시절 만난 어느 레스토랑의 기억에 남는 직원을 그 이후로도 종종 다른 레스토랑에서 계속 만나게 된 재미난 인연 등을 다루고 있었다.

 

그리고 또 한 편의 정말 공감갔던 글, <버터밀크의 수수께끼>

어렸을때 읽은 외국 이야기들 속에는 잘 모르는 음식이 이것저것 많았다. 요크셔 푸딩, 티티새 파이, 감초 사탕, 크럼피트 등, 잘 몰라도-라기보다 모르기때문에 멋대로 상상했다.-그 맛과 냄새와 색깔과 모양과 특성을 충분히 음미할 수 있었고, 그것들은 '아주 좋은', 내 주위에 있는 실제 먹을 거리와는 위상이 다른 '빛나고 맛있는' 음식이었다. 172p

 

책 이름이 금방 떠오르지 않는데, 조금 오래된 어린이 책에 버터밀크가 종종 등장했다. 그것은 우선 마시는 것이다.(책 속에서 아이들이 꼴깍꼴깍 마신다. 맛있게, 소리까지 내면서) 그 앞에 종종 '신선한' 이나 '갓 짠' 이라는 형용사가 붙어있기도 했다. 그러니 밀크를 사용한 음료인 것은 확실한 듯 했다. 거기까지만 알 수 있었다. 173p

 

나도 어릴적 읽었던 책들에서, 특히 서양의 책 등에서 나오는 처음 접하는 음료, 음식 앞에 그런 궁금증이 더해졌다.

쌍둥이 로테에 나오는 진저 에일이라던지 레모네이드(지금은 레몬에이드가 나름 대중화되었지만 어릴적 우리 주위에선 흔하게 만날 음료는 아니었다.) 등은 참으로 생경한 동경의 음료였다. 도대체 무슨 맛일까? 아주 어릴 적엔 약수조차 궁금해하기도 했다. 약수는 톡 쏘는 맛이 나는 광천수가 약수인줄 알았다. 나중에 맹물맛을 느끼고, 엥. 이게 뭐람 하고 실망했던기억도 난다. 서양과자와 빵 등의 용어가 익숙하지 않아서 그 다양한 명칭 앞에서 에쿠니 가오리가 느꼈던 그런 느낌을 어릴 적의 나 또한 갖고 있었다. 게다가 난 그녀와 달리 꽤나 서양 음식이 입에 잘 맞는 편인지라 (고기도 좋아하고, 각종 서양 음식이 고루 입에 잘 맞는다.) 어른이 되어 실제 접하게 된 그 맛들에 나름 만족한 것도 꽤 많았다. 아직 진저 에일에만 도전을 못해봤지만 말이다. 버터밀크는 어릴적 내가읽은 책에선 못봤던 부분인데 그녀에겐 참으로 궁금증을 안겨주었던 음료였나보다. 로라 잉걸스 와이더의 초원의 집에 등장한다니, 나도 그 작품을 찾아 읽어보고 싶어졌다.

 

읽기 전 막연하게 느꼈던, 기분 좋은 예감이 어김없이 들어맞아버렸다. 게다가 마치 잊었던 기억이라도 되찾은양 행복한 기분마저 들었다. 에쿠니 가오리의 부드러운 양상추, 어릴 적의 나로도 잠깐 되돌아가는 추억의 여행도 하게 해주고, 다양한 그녀의 시선을 따라 여행하는 기분 또한 쏠쏠하게 느끼게 해준 고마운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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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 할아버지 사로잡기 작전 작은도서관 37
정영애 지음, 원유미 그림 / 푸른책들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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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가 벌써 코앞이네요.

선물 준다고 하는 사람은 없는데 여전히 제 마음은 설레기만 합니다. 사실 예수님 탄생을 축하드려야 할 날인데, 성스러운 그런 분위기를 넘어서서 괜스레 들뜨게 만드는 선물 받는 날이 되어버린듯해요. 어쨌거나 신나게 만드는 행복한 캐롤과 예쁜 알전구가 가득 달린 크리스마스 트리 등을 보면 가슴이 두근두근 설레고 말아요. 어릴적부터 그렇게 좋아했던 감정이 어른이 된 지금까지도 사그라들지 않고 있네요. 작년에 만 두돌의 어린 나이로 처음 산타 할아버지를 봤던 우리 아들은 너무 놀라 울고 말아서 (외할아버지가 산타복장을 하고 등장하셨는데,엄청 울고 그때의 여파로 산타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산타할아버지가 선물만 주고 몰래 가신다고 해도 오지 말라 합니다. 외할아버지는 좋아하는데 빨간 옷을 입고 몰라보게 분장한 산타 할아버지는 두려움의 대상이었나 봐요. 언제쯤 산타를 좋아하게 될런지..



글도 그림도 참 생동감 있어서 더욱 와닿았던 동화를 한 편 읽었어요. 안에 그림이 알록달록 무척이나 사실적으로 잘 그려져있어서 아직 유아인 울 아이가 보아도 좋아하더라구요 특히나 주인공 국수의 귀신방을 가장 좋아하네요 우리 아이도 이렇게 나중에 놀이방 하나를 만들어주면 좋아하려나? 아파트에서는 힘들겠지? 그런 생각을 해보았답니다.



작가 또한 크리스마스를 무척 좋아한다고 해요. 받고 싶은 선물이 많으니 산타를 사로잡으면 그 선물이 다 내것이 되려나? 하는 작은 생각에서부터 이 길고 긴 동화를 시작하게 되었다고 해요 즐겁고 재미난 동화에 가족의 아픔과 고민까지 녹여내기 위해서 많은 생각을 하여 완성하게 된 동화랍니다. 그래선지 글도 내용도 참으로 훌륭합니다. 표현도 인상깊었구요.



주인공 국수는 초등학교 3학년 아이예요.

아빠 없이 회계사인 엄마랑 단 둘이 살고 있구요. 그래도 씩씩하게 잘 살고 있지만, 가족 사진을 내라고 할때는 아빠가 없다는게 알려지는게 싫어서 전전긍긍하는 평범한 아이지요.


어느 날 엄마는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웬 아저씨와 갑작스러운 만남을 주선하고 국수는 자기 이름을 갖고 놀리는 아저씨가 더욱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게다가 바로 다음 날은 아빠와 8년만에 처음으로 만나는 면접 교섭권이 진행되는 날이기도 했구요. 엄마는 혼자서 힘들게 아이를 키워왔는데 뒤늦게 아이를 보겠다 주장한 아버지에게 원망이 깊습니다. 그래도 재판 결과 상 하는 수 없이 국수와 아빠와의 만남을 인정해주었지요.


어색하긴했지만 아빠와 국수는 참으로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철없다는 엄마의 말대로 아빠는 아직도 안정된 삶을 살지 못하고 있었지만요. 그래도 친아빠에게 국수는 참으로 마음이 기우는 그런 경험을 하기도 하고, 속상한 그런 일도 겪고 많은 일들이 진행이 됩니다. 그러다 학교에서 산타할아버지가 있냐 없냐로 토론이 벌어졌는데, 국수가 있다고 주장하자, 아이들이 "아빠 없는 집에만 산타가 가나?" 라는 말로 국수에게 큰 상처를 입히고 말아요. 국수는 보란듯이 산타의 존재를 증명하기 위해 산타할아버지 사로잡기 작전에 들어갑니다.

글도 재미났고, 그림도 이런 그림이 다 있을까 싶을 정도로 정말 세밀하게 인물들의 감정을 고스란히 드러내어서 참 재미나게 본 동화였어요. 귀여운 스파게티라는 별명으로 불린 (국수는 무척 싫어했지만 그 별명이 너무나 와닿더라구요 참 귀여운 별명이다 싶은..) 주인공 국수의 깜찍한 구상을 들여다보면서 키득키득 웃기도 했구요. 아이지만 참으로 해맑다 싶은 그런 생각이 마구마구 들었답니다.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는그림이 있으니 더욱 실감났는지도 모르구요.



책을 읽는 동안 옆에서 귀여운 우리 아들이 돌아다니고 있으니 국수를 보며 내 아이 같다는 생각으로 읽어가게 되었어요 아이가 울면 같이 속상하고 아이가 행복하면 저까지 기분좋아지구요. 국수의 산타할아버지 사로잡기 작전이 사실 쉬울리는 없겠지만 아이들이라면 산타할아버지의 거짓 유무를 언제쯤 알게 될 그날이 올때까지 바라고 또 바라는 산타 할아버지 사로잡기 작전이 아닐까 싶었어요. 사실 저도 초등 저학년까지만 해도 굳게 믿고 있었거든요. 아니라고 밝혀져서 선물도 뚝 끊기는 바람에 아쉬웠지만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읽어 그런지 더욱 재미나게 와닿고, 즐거웠던 동화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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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 셜록 홈스와 얼룩무늬 끈 동화 보물창고 40
아서 코난 도일 지음, 민예령 옮김, 시드니 에드워드 파젯 그림 / 보물창고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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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추리소설 하면 어려서부터 많이 읽게 되는 셜록홈스와 루팡을 빼놓을 수가 없겠지요. 셜록 홈즈 소설을 몇권 읽긴 한것 같은데 어렸을 적에 이름은 많이듣고 생각보다 책은 많이 못 봤던 것 같아요. 오히려 루팡을 훨씬 많이 읽었지요. 루팡도 재미나지만, 기회가 될때 예전 고전이기는 해도 셜록 홈스를 다시 읽고 싶다는 그런 생각을 했어요. 최근에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책으로 나온 명탐정 셜록 홈스 몇권을 읽게 되었는데, 못 읽어본 내용들이라 더 반갑게 읽었답니다.

 

<얼룩무늬끈>, <경주마 실버 블레이즈>, <너도밤나무 저택의 비밀>, <사라진 공격수> 등 네편의 단편으로 구성된 소설이었어요. 모두 왓슨과 셜록홈즈가 등장하는 이야기였구요. 얼룩무늬끈은 표지에 적나라한 그림을 보고서, 음, 결과를 짐작한 상태에서 읽기 시작하니 좀 아쉬웠지만 경주마 실버 블레이즈와 너도밤나무 저택의 비밀은 꽤나 재미나게 읽었답니다. 아이들에게는 너무 자극적인 내용이 좋지 않을 듯 하니 이 정도는 괜찮을 것 같아요 왓슨은 너무 이상하고 무서운 그런 이야기라고 했지만, 이미 나이들어서 무서운 이야기 많이 들은 제 눈에는 그렇게 무서운 사건처럼 받아들여지진 않았지만요.

 

아서 코난 도일 저자 자신이 의사 출신이라, 의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사건 전개 등이 흥미롭게 느껴지구요. 왓슨을 통해 자신을 많이 투영한 방식이 사람들에게 더욱 사실감있는 이야기로 와닿게 만드는 것 같아요 셜록 홈스가 독특하고 흥미로운 사건이 아니면 잘 맡지 않으려했다는 이야기들을 접하며 새삼 어릴적 잊혀졌던 셜록홈스를 되살리는데 재미나게 기여한 책이 되었네요.

 

경주마 실버 블레이즈에서 도대체 누가 범인일까에 초점을 맞추다가, 양이 발을 절룩거린다라는거나 갑작스레 조교 부인에게 드레스 입고 파티에 나온 적이 없냐는 홈스의 질문에서 실마리를 얻기 위해 노력했는데 양은 너무 생뚱맞아서 뭔지 알수가 없었어요.그러다 결론을 읽고, 아하~ 하고 수긍했네요. 너도밤나무 저택의 비밀은 평범하게 가정교사 일을 맡길 원했던 여인에게 자꾸 이상한 임무가 주어지고, 그 일을 맡지 말라고 권하는 셜록 홈스를 보며 무슨 일이 정말 벌어질것같은 두려움에 저까지 같이 긴장하게 만든 스토리였지요.

"그거 아나, 왓슨? 나 같은 사람에게는 소위 직업병이라는게 있지. 무엇을 보든 자신이 하고 있는 일과 연관지어 생각하는건데, 자네가 농가들이 띄엄띄엄 있는 전원 풍경을 보며 아름답다고 감탄하고 있을 때 나는 이곳이 너무 고립되어 있다는 생각을 하지. 은밀한 범죄가 일어나기에는 최상의 장소야."

"집어치우게!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을 범죄 따위와 연관짓다니!" 119p 너도밤나무 저택의 비밀.

아름답고 한적한 시골마을로 들어서면서 홈스가 하는 이야기를 들으며 더욱 긴장감이 고조되기 시작했구요.

 

자극적이지 않아도 재미나게 읽을 수 있는 셜록홈스는 역시 불후의 명작이란 생각이 들었답니다. 아이들이 읽는다면 더욱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읽을 수 있겠지요. 그 다음 권 붉은 머리협회도 기대가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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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김치 : 나의 첫 번째 요리 선생님 - 한권으로 끝내는 대한민국 대표 김치 나의 첫 번째 요리 선생님
한명숙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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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후 책을 보고 여러 요리에 과감히 도전해 봤지만, 아직 못 해본 음식이 딱 하나 있다. 바로 김치.

주부의 손맛을 자랑하는 김치를 어떻게 내가 감히! 라는 생각이 들어 여태 해본 적이 없었다. 양가에서 얻어 먹는 김치로 지금은 김치 걱정 없이 살고 있지만, 언젠가는 꼭 내 손으로 김치를 담글 날이 올텐데 생각하면, 아득한 걱정이 앞서기 마련이었다. 어디 나뿐일까? 예전 직장 다닐때 열살 위쯤 선배님들만 해도 벌써부터 김치를 사먹는다 하였다. 손에 익지도 않고, 시간도 오래 걸리고 사 먹는게 빠르단다. 나도 앞으로 그렇게 될까? 막연한 두려움이 앞서면서, 그렇다고 해먹을 자신은 생기지도 않고, 막막한 걱정이 김치와 김장 앞에 있었다.



주부들의 성역처럼 느껴지는 김치.

얼마전 친구가 아이 유치원에서 배추를 받아왔다며 난감해하는 것을 보았다. 김장철 직전에 아주 커다란 통배추를 두 포기나 선물받아 (유치원과 제휴맺은 농촌이 있는지, 그 곳에서 가끔씩 아이들 체험학습도 시켜주고 이렇게 채소를 선물해주기도 한단다.) 어찌할바를 몰라 난감해하다가,(친구도 친정에서 김장 김치를 갖다 먹고 있었기에) 아이 김치라도 담가야겠다며 책을 보고 도전하였다. 며칠 후 친구는 아무리 소금을 넣고 절여도 절여지지 않은 배추때문에 김치가 망쳐졌다며 게다가 부피도 커서, 김치 담고 남은 절인 배추를 친정에 들고 가니 웬 생배추를 들고 왔냐는 이야길 들었다고 폭소하였다. 음, 도전을 안해서 그렇지 도전한다면 내 모습도 크게 다를 다 없으리라.


많은 요리책에 김치에 대한 언급이 가끔씩 나오지만, 그냥 넘겨볼뿐 쉽사리 해볼 생각을 못했다.

그러다 쉬운 김치, 엄마 김치만큼 맛있고 밥짓기처럼 간단하다라는 부제가 달린 김치 전문 책을 보자 나도 정말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충분해도 나중에 우리 식구, 우리 아이 입에 들어갈 김치 모두를 사서 먹을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언젠가 정말 배우긴 배워야할 김치였다.

어른들께 배우자니 솜씨가 없는 내가 양도 가늠하기 힘든 분량을 눈대중으로 소개받아 만들긴 정말 어려움이 큰 부분이었고, 차라리 계량이 정확히 나와있는 책을 보고 연습해나가는게 수월할 듯 싶었다. 김치는 짜도 싱거워도 문제니 말이다.


김치 재료 고르는 법, 배추 절이기, 김칫소 만들기, 소 넣기, 김치 보관하기와 김장 쉽게 담그도록 미리 준비하는 법 등이 기본 레시피 설명전에 잘 나와 있었다. 배추 절이기를 보니, 친구에게도 이 책을 추천해줘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일반 책에서는 배추 절이는 정도야 다들 알겠지 싶어 소금을 넣어 절인다 정도로 생략이 되어 있었나보다. 아무리 넣어놔도 절여지지 않았다고 풀이 죽은 친구에게 "네 탓이 아니야. 너도 이 책 봤음 잘 만들었겠지."를 말해주고 싶어졌다.


김치 하면 배추 김치, 열무김치, 얼갈이 김치, 깍두기 등만을 떠올리곤 했는데, 계절별 제철 채소로 제때 맛있게 만들어먹을 수 있는 김치를 구분해놓아서, 시기마다 알맞은 김치를 초보주부의 가정에서도 손쉽게 만들 수 있게 소개해놓았다. 11월에 담그는 김장김치는 대대적인 행사가 되기는 하지만, 이 책이 있다면 적은 양서부터 조금씩 도전해봐도 좋음직 했다. 갓김치는 친정집에서도 담가본적 없는 김치였는데 가끔 사먹거나 식당에서 맛을 볼때 그 맛이 꽤 괜찮았던 기억이 난다. 집에서 이렇게 직접 만들어봐도 무척 좋으리라.


아이가 아직 어려 김치를 비롯한 고춧가루가 들어간 음식을 한번도 먹여본 적이 없었는데, 요즘 매운 맛을 어릴때 기피하다보니 자꾸만 김치를 안 먹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조금씩 김치맛에 길들여보려고 김치를 물에 씻어 잘게 다져 볶음밥이나 김밥에 넣어보기도 하는데 아이가 금새 맛을 알아차리고 맛있는 김치를 거부해 서운한 감도 들었다. 야채와 친하지 않아 김치를 멀리하는 것도 있지만, 그래도 한국인 입맛에 김치 없이 어찌 살겠는가. 고춧가루가 없는 김치라도 조금씩 가까이하게 해야겠단 생각이 들던 터에 자극적이지 않아 아이들도 잘 먹는다는 말이백김치는 얼른 도전해보고픈 김치 중 하나였다.

게다가 김치의 장점 중 하나가 그 자체로도 훌륭한 반찬이 되지만, 김치가 들어간 다양한 요리는 식탁을 풍성하게 해주고 다양한 메뉴를 우리 입맛에 잘 맞는 얼큰하면서도 깔끔한 맛으로 변신시켜 준다는데 있었다. 바로 그 김치를 이용한 다양한 요리 레시피도 선보였다. 밤중에 요리 책을 들여다보고 오늘 당장 해먹고 싶은 메뉴가 두가지나 생겨서 고픈 배를 움켜쥐고 메뉴 고민을 하다 잠을 청하는 불상사도 발생했다. 오늘의 메뉴로 만들고 싶은 메뉴는 김치 볶음 우동과 김치 토마토 소스 스파게티, 자칫 느끼해질 수 있는요리에 김치가 들어가 깔끔한 맛이 될거란 기대감이 드니 밤중에라도 일어나 만들고 싶은 요리들이었다.



묵은지의 진가를 발휘할 수 있는 묵은지 고등어찜, 돼지고기 김치찜 등의 푸짐한 메뉴서부터 뜨끈하게즐길 김치 전골, 한여름 시원하게 먹을 열무김치 비빔국수, 김치 냉소면 등 참 다양하고 알찬 메뉴가 가득해 김치! 하면 담그는 법서부터 응용할 요리까지 이 책 한권 찾아보면 되겠단 생각에 깔끔히 정리되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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