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실.살인
코바야시 야스미 지음, 최고은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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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연달아 두 편의 일본 미스터리 소설을 읽었는데 두 책의 느낌이 참으로 다르다.

이 책은 중반 부분까지는 다소 좀 지루한 느낌이 있었는데, 중간중간 상상하기도 힘든 내용이 자꾸 등장해 섬찟해지게 만들다가 결말부에 이르러서는 정말 반전이라는 이름으로 모골이 다 송연해지게 되었다. 미스테리한 미스터리라고 생각했는데, 호러에 좀 더 가깝다고 해야할까? 다 읽고 나서는 생각이 바뀌었다.

 

작가의 이력을 다시 읽어보니 일본 호러 소설 대상 단편상을 수상한 전력이 있는 작가다. 그래서일까 미스터리 속에서도 호러의 느낌은 지워지지 않는다. 유머를 조금 담고는 있어도 개운하지 않은 호러의 느낌이 물씬 남아있다.

요리카와 탐정 사무소의 조수인 요츠야 군은 25세 한창 나이의 젊은 여성이다. 경찰이라는 직장을 특정 사건을 계기로 그만 두고 그 사건의 트라우마로 내내 고생을 하고 있는 기묘한 캐릭터다. 남들이 보지 않는 악몽에 시달리고, 끔찍한 환상이 자꾸 떠올라 순간적으로 의식을 잃기까지 한다. 요리카와 선생은 자신은 항상 뒷전에 빠지고, 조수를 들이밀어 그녀에게 사건을 진행하고 해결하도록 하며, 자신은 가끔씩 정리하고 조언해주는 역할을 한다. 불필요한 설정이라고 생각했다. 왜 자꾸 사건에서 멀어지게 이런 설정을 넣었을까? 요츠야를 놀리기 위한 유머 설정인가 했는데..

 

사건은 악령이 씌인 신사 터에 세워진 어느 별장에서 일어난 여주인의 사망 사건으로 시작되었다.

사건 당일 죽은 여자의 남편, 그리고 그의 정부로 짐작되는 젊은 여성, 변호사 세 사람만이 사건 현장에 같이 있었고, 죽은 이가 들어갔던 방은 방문과 창문이 잠겨있는 밀실 상태였는데 시체는 밀실 밖에서 발견되었다. 그래서 밀실 살인에 가운데 방점이 들어간다.

탐정 사무소에 자신의 아들이 혹시나 살해 의혹을 받게될 것을 두려워한 죽은이의 시어머니가 사건을 의뢰하고, 자신 아들의 결백을 어떻게든 증명해내라고 독촉했다.

 

가장 살해 동기가 강력한 사람의 무죄를 증명하다라.. 어려운 난제를 끌어안고 사건 현장에 도착한 요츠야. 그녀를 도와주는 경찰 타니마루 경부는 다소 코믹하다 싶을 정도로 경찰의 본분을 잊고 사립 탐정에게 우호적이다. 결말에서 그의 느낌은 또다시 달라지지만 말이다.

자꾸만 눈에 보이는 죽은 이들, 특히나 시체의 환영과 공포, 소설의 주축이 되는 사건보다도 오히려 탐정 조수인 요츠야에게 자꾸만 초점이 맞춰진다. 그리고 그 공포와 아지산의 미신 등이 극대화될 무렵, 무언가가 빵 터지는 느낌이 들었다. 미스터리로서는 다소 터무니없다고 느껴지는 결론과 트릭이 아쉬웠지만, 자극적인 소재로 호러감을 살려가는 데는 확실히 기여를 한 듯 하다.

그리고 예상치 못했던 반전이 전혀 다른 데서 터져서 당혹스럽기까지 했다. 방심하고 있다가 호되게 당한 느낌이랄까. 아, 이런 반전은 예상 못했는데.. 새로운 미스터리였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또다른 작품에서 동일 등장인물들이 등장한다니 그때는 어떤 느낌으로 읽힐지 궁금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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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밥상]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오늘의 밥상 - 매일매일 건강한 1식 3찬
함지영 지음 / 경향미디어 / 2011년 10월
품절


오늘 뭐 먹지?가 주부들의 큰 고민 중 한가지라는 것을 요즘 아주 절감하고 있다. 신랑과 내가 먹을 어른 반찬에 아기 반찬까지 추가로 고민해야하니 보통 큰 일이 아니다. 신랑 지인 중 한 여자분은 그런 말까지 했다고 한다. 아니 도대체 하루 세끼 먹는다는건 누가 정한거야?라는 아주 원초적인 질문을 말이다. 손이 느려서 다양한 반찬을 순식간에 차려낸다는것을 거의 꿈꾸기 힘든 나로서는 새로운 반찬이나 메뉴, 혹은 한가지 메뉴라도 좀 입맛에 맞는 메뉴를 찾아보려고 애쓰는 편이었다. 다른 것은 밑반찬이라거나 간단한 반찬을 추가로 곁들이거나 했는데, 매끼 건강한 3가지 반찬을 계절별, 끼니별로 다양하게 차려낼수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솜씨가 부족하긴 해도 오늘 뭐해 먹지?를 크게 고민하지 않을 정도로 누가 식단을 짜준다면 참 좋을텐데 하는 생각은 정말 많은 주부들이 공통적으로 한 생각이 아닐까 한다. 아이 반찬으로 고민하다 심지어 나는 어린이집이나 일반 유치원 등의 식단 메뉴라도 참고하고픈 심정이었으니 말이다.

여기에 계절별, 끼니별로 고맙게 차려준 1식 3찬의 메뉴가 소개되어 있다. 밥과 국이나 찌개 한 종류, 그리고 추가로 두가지 반찬 정도가 더 곁들여진다. 물론 김치 등의 밑반찬은 집에 있던 것을 더 추가해 곁들이면 될 것이다. 요리책을 끼고 사는 주부라 새로운 요리책이 나오면 늘 관심을 갖고 들여다 보기 일쑤였는데, 이 책은 평이 좋아서 더욱 읽어보고 싶은 책이었다. 그리고 책을 보고 나니 매끼니별 식사 구분도 마음에 들거니와 각각을 주제를 정해 소개해놔서 메뉴를 고르기 힘들때 더욱 참고하기 편하게 되어 있었다. 레시피도 마찬가지다. 맨 처음 한장의 커다란 사진에 메뉴 구성이 한눈에 보이게 소개되고, 각각의 레시피에는 세부 조리과정까지 일일이 사진으로 찍혀 있어서 글만 소개될때보다 훨씬 따라하기 편하게 잘 나온 요리책이었다. 요리를 하다보면 초보자들에게는 상세과정 사진이 무척 도움이 될 때가 많기 때문이었다.


또 하루 세끼 메뉴만 소개된 것이 아니라 특별한 날의 밥상 또한 3가지 요리로 재치껏 차려낸게 돋보인다. 손님상을 차릴때 흔히 생각나는 메뉴들이 있기는 해도 손님이 어떤 상대냐에 따라 막막함의 차이가 달라질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부모님 생신날, 말도없이 찾아온 친구, 입맛 없는 어르신을 위한 밥상, 딸의 남자친구, 아들의 여자친구, (이렇게 구분해놓은게 재미나다.) 아이의 친구 (아마 동성인가보다.),남편친구, 직장 동료, 파티요리 등등 손님 구분도 재미나다. 손님상은 꼭 화려하게 반찬 가짓수가 많아야할것같이 생각되지만, 세가지 정성어린 요리만으로도 감동스러울 수 있단 생각이 들었다.




며칠전 몹시 추웠던 어느 날, 장 보러 밖에 나갈 새도 없었고, 집에 있는 것으로 상을 차려야하는데, 뭔가 좀 담백한 것을 차리고 싶었다. 신랑 입맛이 워낙 육식보다는 채식을 선호하고, 추운 겨울에는 따뜻한 탕류를 좋아하는데, 국이나 찌개만 내놓기보다 뭔가 깔끔한 반찬을 추가해보고 싶었다. 주로 고기나 생선을 구워서 상에 올리곤 했던 지라 얼마 전 했던 배추 전을 다시 해볼까 하다가, 갑자기 이 책을 펼쳐들고 유심히 보다가 감자전과 배추 생채가 눈에 들어왔다. 겉절이는 물론이고 거의 모든 김치류에 도전해보지 않았는데 배추 생채는 겉절이 같기도 하고, 샐러드 같기도 한,그러면서도 재료가 모두 집에 있는 메뉴라 고르게 되었다. 요리책을 보며 새로 장을 보지 않고 집에 있는 것들로 만들수 있는 것도 메뉴 선정의 주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옆에있던 감자전도 해보고 싶었는데 집에 감자가 한 개밖에 남지 않아 북어국을 하고 햄버그 스테이크를 쪄내는 것으로 (찌는 것이 건강에 더 좋다는 것을 다른 책에서 배웠기에) 변경했다.




책과 똑같이 차려보고 싶었지만 재료 부족으로 (게다가 도토리묵으로 저녁상을 차리긴 아쉽기도 했고) 각각 다른 페이지에서 배추 생채와 북어국을 만들어보게 되었다. 배추 생채는 절이지 않고 간장 소스에 버무려 바로 먹는 것이었는데 약간 달큰하면서도 새로운 맛으로 입에 잘 맞았다. 신랑도 새로운 맛이고 신선해서 좋다고 했다. 다음에 또 해주겠다는 약속을 하며, 처음 만든 레시피가 입맛에 잘 맞으니 성공적이란 생각이 들었다.


익숙한 메뉴도 많지만, 새로운 메뉴도 많아서 다음엔 또 어떤걸 해볼까? 어떤 구성으로 상차림을 해서 맛있게 먹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재미가 있는 책이다. 반찬 역시 밑반찬이 될 기본 반찬서부터 특식처럼 먹는 다양한 메뉴들이 혼합되어 있어서 한 권으로도 한동안 꽤 만족스러운 상차림을 해낼 수있는 그런 책이 되지 않나 싶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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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로빈 슬리밍 레시피]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닥터로빈 슬리밍 레시피 - 먹어도 살찌지 않는 요리 54
닥터로빈 지음 / 동녘라이프(친구미디어)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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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먹어도 살이 안찌는 체질이 있다고 들었지만, 나는 그와 거리가 멀다.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기 위해, 혹은 건강을 지키기 위해 평생을 다이어트를 하고 운동 등에 신경쓰는 많은 사람들이 있는데, 또 천성상 억압하고 옥죄이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 자유를 추구하다보니 몸매 관리에 허점을 많이 보이고 있다. 결혼 전에도 다이어트를 즐겨하기 보다 꼭 해야겠다 싶을때 했고, 결혼 이후에는, 게다가 출산까지 하고 나니 다이어트가 절로 멀어지게 되었다. 살찌기 쉬운때라며 남들은 더욱 눈에 불을 켜고 다이어트를 할때, 모유 수유가 길어진단 핑계로 마음껏 먹고 자유를 누리니 앞으로 할일은 다이어트를 할 일만, 마치 해야 할 숙제가 산더미처럼 쌓이듯, 그렇게 남고 말았다.


레시피 소개에 앞서서 다이어트 7원칙을 자세히 소개해주었는데 그중 3번째는 흰쌀밥을 먹느니 삼겹살을 먹어라였다. 쉽게 조리할 수 있는 잡곡을 많이 사다두었음에도 귀찮아서 그냥 흰 쌀밥을 후딱 만들어먹곤 했는데, 삼겹살보다 더 건강에 안좋은 흰쌀밥이라니 아이와 신랑을 위해서라도 앞으로 밥지을때 잡곡은 필수 첨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평생을 칼로리 계산과 다이어트라는 속박감에 괴로워하는 많은 젊은 여성들에게 입에 맞는 고칼로리 이탈리아 음식도 조리 방법과 재료 변화로 얼마든지 가볍게 먹을 수 있음을 코치하는 슬리밍 레시피 북이다. 이 책의 저자인 닥터 로빈은 미국에서 진화의학을 토대로한 음식 치료의학을 고안하여 설탕과 버터를 사용하지 않는 건강 음식을 제안해 건강 레스토랑 닥터 로빈을 열게 되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도 오픈한 (대구 한 매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서울에 매장이 집중되어 있었다.) 닥터 로빈의 다양한 음식을 집에서도, 혹은 나처럼 지방 사는 사람들도 집에서 맛볼 수있도록 건강 소스와 요리 레시피를 효능과 더불어 소개하고 있다. (책의 맨 뒷면에는 닥터로빈 아메리카노 무료 쿠폰도 한 장 들어있다. 아, 내게는 그림의 떡이지만 말이다.)


레스토랑의 레시피인줄도 몰랐고, 그저 외국 의사의 다이어트 요리법인줄 알았는데 요리들이 우리 입맛에도 잘 맞을 오리엔탈 라이스, 토마토 김치 스파게티 등의 퓨전 요리서부터 젊은 여성 입맛에 맞는 다양한 이탈리아 정통 요리들까지 재료와 조리법을 살짝 바꾸어 건강한 입맛으로 소개가 되고 있다. 오리엔탈 라이스의 경우 한국식 비빔밥에 들어갈 재료로 만든 퓨전 볶음밥이라는데 비빔밥을 볶아 먹는다는 발상이 무척이나 신선했다.

네살 아들에게 무슨 반찬을 해줄까 하고 이 책을 뒤적이다가 눈에 들어온 것이 바로 미트볼이었다. 미트볼은 없어도 햄버그 스테이크를 만들어 얼려둔게 있었기에 어떻게 조리하면 좋을까 하고 찾아보니, 기름 두르고 굽지 말고 찌란다. 그럼 훨씬 칼로리도 줄어들고 맛까지 부드럽다는 것이다. 수육이나 삶고 찌는 줄 알았지, 미트볼, 햄버그 스테이크까지 찔 생각은 미처 못했다.


찜냄비가 커서, 아기 줄 햄버그 스테이크 찌는 김에 여름철 쪄서 얼려둔 옥수수 한개와 내가 먹고 싶은 만두 몇개 등을 같이 쪄내니 한번에 완성되는 찜요리가 만족스러웠다. 예쁘게 담아내고 사진찍을줄 몰라 좀 허접하게 찍긴 했지만, 아이는 무척 맛있게 먹었다. 저녁에도 다음날에도 또 해달라고 할 정도로 말이다. 기름 두르고 구우면 속까지 익히기가 힘들고 겉은 타고 기름에 절게 되어 이래저래 마음이 불편했는데 (탄 단백질은 발암성분이 생긴다고까지 하니 더 찜찜했다.) 쪄서 먹일수 있는 햄버그와 미트볼이라니 생각의 혁신이었다. 또래 아기를 둔 친구에게도 이야길 해주니 무척이나 좋아했다. 안그래도 아이 살찔까 걱정되어 기름 두르고 굽는게 영 찜찜했는데, 부드럽기까지 하니 너무 좋은 생각이라는 것이다.

아이들 햄버거를 집에서 만들어줄때도 직접 만든 햄버그 스테이크를 패티 삼아 쪄낸 후 빵 사이에 끼고, 야채만 추가해서 만들면 될 것이다. 저녁에 아기에게 또 햄버그 스테이크를 쪄주면서 신랑 것도 같이 쪄서 내놓으니 훨씬 부드럽고 담백해서 좋다고 만족해하였다. 좋은 방식을 배워서 뿌듯해졌다.



평소 스파게티 등의 이탈리아 요리를 무척 좋아해서 먹고 싶은 요리를 모두 참고 다이어트 한다는게 무척이나 힘들었는데 내 입맛에 딱 맞는 이탈리아 요리(샐러드, 크림 수프 등은 물론이고, 각종 피자와 파스타, 미트볼, 스테이크, 뇨키와 샌드위치 등 참으로 다양한 메뉴가 소개되어 있다. )를 즐기면서도 칼로리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고 하니, 고마운 책을 만났단 생각이 들었다. 이왕 먹을거라면 버터, 설탕, 백미, 흰 밀가루 등은 피해 만들어먹어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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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의 초점
마쓰모토 세이초 지음, 양억관 옮김 / 이상북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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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일본 작가들의 미스터리 소설들을 읽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터라, 사회파 미스터리라는 명칭 자체가 낯설었다. 처음에는 사회주의와 관련된 미스터리도 있나 싶었다. 여기에서 말하는 사회파란, 미스터리에서 사건을 해결하거나 트릭을 푸는 것만큼 사회적 배경과 동기를 중시해야한다고 주장하는 것, 주변에서 흔지 볼 수 있는 인물의 일상에서 언제들 벌어질 수 있는 일들을 소재로 작품을 완성하는 마스모토 세이초의 세계관을 사회파 미스터리의 시작으로 보고 있다.

 

마쓰모토 세이초의 작품은 처음이었지만, 일본 문학의 거인, 일본 국민 문학 작가 등으로 칭송받는다는 작가라는 그 명성에 걸맞게 작품은 평이한듯 하다가 쉼없는 몰입으로 나를 끌어당기는 느낌이었다. 정말 순식간에 읽어내렸다. 비슷한 시기에 읽은 또다른 일본 작가의 추리소설이 속도가 너무 더뎠던 것에 비하면 이 책은 상대적으로 더욱 빛이 났다.

 

26살의 데이코는 올 가을 선을 보고 10살 연상의 우하라 겐이치와 결혼했다. 신혼여행을 다녀오고, 남편이 곧 도쿄로 복귀한다고 했지만 돌아온다는 엽서만 남긴채 실종되고 말았다. 선을 보고 갑작스레 결혼했기에 남편의 과거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던 데이코는 남편을 찾아 불안한 예감을 떠안고 남편이 근무했던 가나자와로 떠난다.

 

당시 배경은 2차대전 종전 이후의 미군이 주둔했던 일본사회상을 반영하고 있다. 전통적인 여성상이 많이 무너지게 된 계기이자, 여성들에게 자유의 바람, 그리고 좀더 적극적이게 된 계기가 되었다는 바로 그 시기를 말이다.

남편이 결혼전 살았던 하숙집을 회사 사람 아무도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 의문을 더욱 자아냈고, 남편을 찾기 위해 온 시아주버니 역시 그녀에게 뭔가를 숨기는 낌새로 혼자서 세탁소를 전전하며 남편의 옷을 수소문한다는 것이 더욱 이상했다. 데이코는  남편의 회사 후임인 혼다가 데이코의 일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서 도와주는 것이 고마운 한편 아녀자이기에 거북함도 든다. 베일에 쌓인 남편의 과거가 드러나면서 남편의 행적을 쫓는 와중에 살인 사건이 세 차례나 더 발생하게 되었다.

 

사라진 신혼 부부의 남편이라.. 데이코의 불안감이 가중될 수록 독자들의 궁금증 또한 갈수록 증폭되어갔다. 특별하게 잔인한 장면이 나온다거나 눈이 뜨일 트릭이 발견되지는 않는다. 다만 사회적 미스터리라는 말에 걸맞게 사건의 원인과 배경이 더욱 주목을 받는다. 데이코 또한 크게 공감할 정도로 말이다. 내가 데이코라면 절대로 공감하지 못했을 그런 상황이었는데도 말이다. 어쨌거나 가녀린 여성의 몸으로 쓰러질것같은 상황 속에서도 그녀는 의연히 사건의 본질에 접근해 나갔다.

 

마쓰모토 세이초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제로의 초점이, 제로 포커스라는 제목으로 영화화되기도 하였다 한다. 국내에는 2010년에 개봉되었다는데, 히로스에 료코 주연의 영화였다니, 좋아하는 몇 안되는 일본 배우 중의 하나라 영화로도 언제 꼭 보고 싶어졌다. 현대의 아이돌인 그녀가 1950년대의 여성상을 어떻게 표현해냈을지 궁금해졌고, 이 영화로 일본 아카데미상 우수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고 하니 더욱 기대가 되기 때문이었다.

 

다양한 트릭과 화려한 기교가 난무하는 추리소설 사이에서 코지 미스터리라거나 사회파 미스터리 라는 등의 새로운 용어들을 접하고 있는 요즘이다. 소설에서도 미스터리 한 분야 뿐 아니라 다양한 장르에 관심을 갖고 좋아하듯, 미스터리 또한 자극적이고 기교가 난무하는 그런 화려한 미스터리 뿐 아니라 이런 사회파 미스터리와 코지 미스터리 등에도 두루 눈길이 가고 재미를 느끼게 되었다. 장르가 문제가 아니라 어떤 작가가 어떻게 썼는가의 차이가 더 중요하단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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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엔진 : 우주선 (책 + 우주선 장난감) - 꼬마 우주선 로키와 함께 우주 탐험 파워엔진 시리즈 9
삼성출판사 편집부 지음 / 삼성출판사 / 2011년 12월
절판


아이들 그림책 중에 미니 장난감이 들어있는 책들이 종종 있습니다. 삼성출판사에서도 그런 책이 잘 나오는 편인데, 아이가 무척 좋아해 웬만한 장난감 책들은 거의 다 구입을 한 편이었어요. 그러다 최근 나온 책 중에 파워엔진 시리즈에는 정말 더욱 세밀한 장난감들이 다양하게 들어있고, 여러 종류로 나뉘어 잘 나왔더라구요. 아이가 요즘 우주선과 로켓 등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던 터에 파워엔진 우주선 시리즈를 아이에게 보여주게 되어 행복한 시간을 보냈답니다.


웬만한 자동차 장난감은 종류별로 다 갖고 있는 네살 아들이지만 비행기, 우주선 등의 장난감은 따로 사려고 해도 시중에 나온 제품이 별로 없더라구요 만나기 어려운 우주선 시리즈라 더욱 반가웠어요. 아이도 우주선을 보더니 옷도 안 벗고 얼른 뜯어달라 하는통에 서둘러 아이옷을 벗겨주고 갖고 놀게 해주었답니다.


로켓을 가장 좋아하더라구요 엄마 눈에는 인공위성, 레이더 차 등 더 신기하고 재미난 장난감이 많았는데 그림책에서 자주 본 로켓이 가장 반가웠나봅니다. 들고서 푸슝푸슝 불꽃을 뿜으며 하늘로 날아가는 놀이도 하구요. 매일 우주비행사 그려달라고 했는데 우주비행사가 작긴 해도 두명이나 들어있으니 만져보고 신기해하고 좋아합니다.


그림책도 재미나하구요. 안그래도 요즘 밤에 잘 자기 싫어했던 우리 아들, 밤에 잠을 자지 않으면 장난감들도 스케줄이 엉망이 된다라는 (?) 상상력이 풍부한 재미난 스토리로 아이들을 끌어줍니다. 꼬마 우주선 로키가 희수가 자는동안 몰래 우주여행을 떠나는데 희수가 그 여행에 동참하게 되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그려내고 있어요. 희수라는 이름대신 우리아이 이름을 넣어 읽어주니 몹시 재미나하더라구요. 장난감도 재미나지만 워낙 그림책도 재미나게 잘 그려내는지라 아이가 책 역시도 좋아하기 마련이랍니다. 나중에는 장난감 없이도 책만도 무척 잘 보고 있구요 (기존 책들을 봐도 그렇듯이)




소방차와 중장비차를 좋아해 파워엔진시리즈로 구입해보려고 알아보니 전투차와 비행기, 기차까지도 좋아보여요 이러다 또 전 시리즈 모으게 되는건 아닌지 모르겠네요. 요즘 아이가 하나를 사주면 책 뒤에 나온 시리즈 사진을 눈여겨봤다가 이것도 사줘요 이것도 사줘요가 입에 붙었거든요. 아이가 크니 이젠 사달라는게 늘어나네요. 어쨌거나 아이가 즐거워하면 엄마도 즐거운 그런 나날을 보내고 있어요. 딱 하나 아쉬운 점이 있다면 작아도 세밀한 장난감이다보니 로켓 끝부분이 좀 뾰족해 어린 아이가 갖고 놀때는 약간 염려스러울 수도 있어요. 그래서 로켓 갖고 놀때는 엄마가 옆에 꼭 붙어 있었답니다. 다른 장난감들은 갖고 노는데 큰 염려가 되지 않았고 마음에 들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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