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맛집 - 여행이 즐거워지는 유럽 식당 가이드 여행인 시리즈 6
김보연 지음 / 시공사 / 2011년 12월
장바구니담기


미국에 어학연수를 다녀온 사촌오빠가 현지 음식이 입에 안 맞아 무척 고생을 했다면서, 많은 한국 여학생들은 오히려 살이 오를 정도로 다들 잘 먹어 의아했다고 말해준 기억이 난다. 그 이야기에 사실 나도 무척 공감했다. 미국이든 유럽이든 식생활에서는 완벽하게 적응할 것만 같았다. 물론 먹다보면 한식도 찾게 되겠지만 서양요리를 무척 좋아하는 편이라 살만 안찐다면 더 자주 먹고 싶은 요리가 서양식들이다. 그래서 유럽 여행을 꿈꾸면서도 우리나라가 아닌 유럽 현지에서 먹는 그 맛은 어떨까? 하는 기대가 무척 크다. 유럽도 미국도 못 가봤고 동남아, 일본 등을 제외하고는 호주와 뉴질랜드만 다녀왔다. 패키지 관광여행이라 철저한 현지식보다는 한식이 많아 아쉬웠는데 아마 양식이 많았어도 난 잘 적응했을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동생이 파리 여행을 가게 되었을때 내가 대신 파리 맛집 등을 검색하면서 들떴던 기억이 난다. 유명하고 값비싼 곳보다 합리적인 가격에 맛까지 즐길 수 있는 곳 위주로 찾아보고 싶었는데 그땐 따로 가이드북도 사거나 보지 않았고 그저 유럽 여행 전문 카페에 들어가 얻은 정보가 전부라 주관적이 의견들이 많아 아쉬움이 많이 남았었다. 작년에 읽은 유럽맛보기의 저자인 김보연님의 또다른 유럽 맛집 여행기 유럽의 맛집을 이번에 읽으면서, 앞으로의 내 유럽 여행에서 맛집 걱정을 할 일은 없겠다란 확신이 들었다.

저자 소개글을 읽지 않고 본문부터 읽다가 예전에 봤던 인상깊었던 식당과 글이 약간 겹쳐서 혹시 하고 찾아보니 같은 저자분의 책이었다. 그때도 무척 마음에 들었었는데 이번에도 여전히 발품으로 얻은 맛집 정보가 소중하게 와닿았다.

관광여행이면 식당까지 일정이 잡혀 가고 싶은 곳을 못 갈테고, 가이드를 따로 부르는 여행이면 편한 부분도 있겠지만 또 잘 맞지 않는 부분은 여행 내 곤란한 기억으로 남을 수 있을 것이다. 내 맘대로 자유여행을 하고 싶기는 한데, 유럽의 다양한 레스토랑의 드레스 코드나 메뉴 주문법 등을 몰라 헤멜 것이 염려스럽다면 과감히 이 책을 펼쳐보라고 말하고 싶다. 레스토랑 예약하는 법부터 메뉴 주문하는 법 (해독하는법?) 등까지 나라별로 꼼꼼하게 잘 소개되어 있으니 말이다.

책 속에 소개된 레스토랑들은 대부분 그녀가 직접 다녀온 곳들로 90% 이상은 평범한 사람들이 큰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는 곳들이라 한다. 책을 읽다보니 생각만큼 비싼 비용이 아니더라도 분위기와 맛까지 충분히 사로잡을 수 있는 그런 레스토랑도 자신있게 소개해놓아서 소개글을 참고해 가고 싶은 맛집 목록을 작성하는데 유용한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식사를 대충 때우는 끼니쯤으로 여기지 않고, 신성할 정도로 맛에 대한 존중을 기하는 파리에서는 저렴한 빵집에서부터 일류 레스토랑에 이르기까지 대부분 자부심을 갖고 요리하는 곳이라 실패할 확률이 적다고 해서 기대가 많이 되고 있다. 관광객을 향한 바가지요금도 거의 없다고 해서 그럼 어디가 바가지가 심하다는 거지? 하고 생각했는데 바로 이탈리아임이 뒤에 밝혀졌다. 바가지 요금을 두려워해 맛집을 포기하기에는 이탈리아 또한 워낙 맛있는 요리가 많은 곳이라니 정말 두 눈 똑바로 잘 뜨고 제대로 대비해 폭탄 요금을 맞지 않게 대비해야겠단 각오가 들었다.

신랑이 파리 학회에 참석할 적에 아무런 사전 지식 없이 여행을 떠났다가 관련 여행사도 사기성이 짙은 곳이었고, 때마침 지하철 파업에 여러모로 고생을 하고 오다보니 비오는 추운 날 샹제리제에서 눈에 띄는 레스토랑은 무조건 비싼 곳밖에 없어서 차디찬 바게트 샌드위치를 먹으며 파리는 올 곳이 못된다 마음 먹었다는 이야길 들으며 조금만 준비를 해갔어도 얼마든지 미식을 즐기고 왔을텐데 싶어 내가 다 아쉬웠다. 새로운 곳으로 여행을 할적에 그곳만의 진미를 맛보는 것, 대단한 맛이 아니더라도 소박한 맛집일지라도 한국에서, 혹은 내 고장에서 맛보지 못하는 그런 맛을 즐기는 것을 중요한 여행의 요소로 보는 나로써는 대충 때우고 온 그런 끼니가 무척 아쉽게 느껴졌다. 빵 하나도 제대로 된 맛을 즐겼으면 반할 수 있었을텐데 하고 말이다.

대부분 여행에 직면해 가이드북을 참고하고 정신없이 떠나기 마련인데, 시간이 날때 이렇게 차분히 여행을 꿈꾸며 읽는 여행서도 본격적인 여행을 위한 소중한 준비가 될 거라 믿는다. 가고 싶어서 접어두었던, 메모해두었던 그런 곳들도 여행 계획에 포함시키고, 책에 나온대로 추천메뉴를 맛보며 저자와 현지인들의 입맛을 즐겨본다면 이 책을 읽은 제대로의 보람을 그때 비로소 200% 이상 충족한게 아닐까 싶다. 지금은 눈이 우선 즐겁고 그때는 입이 즐거우리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이를 크게 키우는 말 vs 아프게 하는 말 - 부모 & 아이 대화 사전
정윤경.김윤정 지음 / 담소 / 2011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살림과 육아에 치여 엄마만의 독서를 거의 하지 못하는 친구들도 육아서만큼은 필수적으로 읽게 된다고 한다. 아주 어릴 때 신생아때는 주로 신체적 건강과 수면 습관 등의 책을 찾아 읽고, 아이가 유아기에 접어들면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하는 아기들의 기질에 따른 특성, 주로는 슬슬 엄마 아빠 말을 듣지 않고 떼를 부리기 시작할때 꾸짖는 태도 등을 궁금해해서 책을 찾아 읽게 된다. 책마다 참으로 다양한 의견을 실어놓은 터라, 사실 팔랑귀인 나도 많은 육아서의 다른 의견에 헷갈릴때도 있다. 다양한 육아서적을 읽고나서 되도록 한권을 맹신하기 보다는 기본적으로 아이에 대한 사랑을 바탕으로 하고, 육아서적에서도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을 어느 정도 절충해서 내 상황에 맞게 받아들이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이 책의 저자들의 또다른 저서로 <내 아이를 망치는 위험한 칭찬>에서 만나본적 있다. 아이와 대화할때 육아서에 나온대로 이상적 또한 이성적으로 대화를 이어나가고 싶어도 현실이 교과서처럼 흘러가지 않아 감정에 쉽게 휘말리곤 한다. 그럴때마다 바로바로 참고하기까지는 힘들더라도 책을 읽고 단 한줄, 단 한마디라도 나의 태도를 조금씩 변화시킬 수 있으면 그것이라도 충분하다고 생각하며 책을 읽고 있다. 지루한 설명 나열식의 육아서와 달리 이 책들은 모두 10세 이전의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의 고민을 덜어줄 실생활과 닿아있어서 더욱 관심을 기울이며 읽을 수 있어 좋았다. 

 

사실 나도 이런 상황에 많이 직면한다. 설거지나 청소를 하고 있을때 아이는 꼭 자신과 놀아달라고 한다. 그럴때 우선 엄마 이것부터 하고, 라고 대답하는게 거의 90%이상이었다. 아이가 부탁하면 당장 고무장갑을 벗어던지고 아이의 이야기부터 들어주어야한다는 이야기를 접하고, 그러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사실 쉽지는 않다. 그러나 그게 무척 중요하다고 책에서 다시 조언을 한다. 이유를 아니 앞으로 한번이라도 더 아이에게 먼저 귀기울이겠단 생각이 들었다.

아이는 엄마가 당장 할 일을 멈추고 자신의 말에 귀를 기울여 줄 때 부모로부터 진정한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리고 자신이 부모에게 소중한 존재라는 사실에 안정감과 안도감을 느낀다. 아이가 자신의 성취에 대한 기쁨을 부모와 함께 누리고 그것을 근거로 해서 자신감을 갖는데도 유효기간이 있다. 21p

 

아이를 크게 키우는 말 50과 아이를 아프게 하는 말 70건이 실려 있었는데, 크게 키우는 말보다 사실 아프게 하는 말을 나도 참 많이 하고 살았단 생각에 가슴이 아팠다. 아이가 착하고 순한 편이라 크게 꾸짖을 일이 없음에도 엄마의 뜻대로 아이를 좌지우지하기 위해 아이에게 해서는 안될 말들을 너무 많이 하고 살았다. 특히나 아이를 아프게 하는 말 중 2장에 실린 아이의 감정을 막는 말은, 하나같이 내가 잘 쓰는 말들이라 더욱 충격적이었다. 안될 것 같기는 한데, 가장 아이에게 잘 먹히는 말이 너 자꾸 이러면 두고 간다. 집 잘봐 엄마 혼자 다녀올께. 였다. 하루에도 거의 몇번씩 이 말을 했던 것 같다. 저자는 아주 충격적이라는 말을 한다.

"그만 좀 울어. 계속 울면 엄마 나가서 안 들어올거야."

"듣기 싫으니까 계속 울려면 방으로 들어가."

더 심한 경우 대책 없이 이런 말을 내던지기까지 한다.

"그냥 엄마 확 죽어버릴까!" 164p

최악의 말까지는 해보지 않았지만 위의 두 말들은 아이가 많이 울고 보챌때 나도 했던 말이었다. 저자는 이런말들은 좀 심하다라고 말을 했다. 내가 심했구나. 아이에게 가장 중요한 엄마가 사라져버린다는 협박을 했으니 아이가 얼마나 두렵고 무서웠을까. 이럴때는 아이를 불편하고 불안하게 하는 원인을 살펴 이야기를 나눈뒤 해결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고 한다. 이런 협박과 처벌은 아이의 유능성에도 큰 방해가 된다고 하였다.

밖에 나가기 싫다는 아들을 서둘러 데리고 나가기 위해 엄마 마음대로 심한 이야기를 했던 것, 아이에게 사과를 해야겠다.

 

아이가 하루하루 크고 있는데 인터넷 뉴스에 올라오는 무서운 기사들을 보면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할지 참으로 막막하기만 하다.

아이가 좀더 강하게 자라기를 바라면서 아이의 선하고 착한 본성을 내가 더 억압했던 것은 아니었나 반성이 되었다. 사실 어떤 길이 옳은지 몰라, 자꾸 입에서 나오는대로 말을 잘못 하기 일쑤였던 것 같다. 요즘 사회는 착하다고 살아남을 수 있는 사회가 아니라고 책에서도 누누히 말하고 있다. 나도 내 친구도 서로의 아이에게 친구들에게 무조건 양보해야한다고, 우리 @@이 착하지? 일단 네가 양보해 라고 말을 하곤 했는데 특히 어렸을때부터 순종적이거나 착한 기질을 타고난 아이들에게 무조건 참고 무조건 양보하라는 말이 더욱 나쁜 결과를 가져온다.고 해서 놀랐다. 기질적으로 자기 주장을 하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일방적인 양보를 요구할 경우 반론 한 번 못해 보고 무조건 수동적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지금은 세상이 바뀌었기 때문에 너무 순종적이고 유순한 아이들은 사회에서 도태되고 만다. 가장 이상적인 양보는 내 아이의 일방적인 희생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상처받지 않고 원하는 것을 가질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159p

 

오늘부터 다섯살에 접어든 우리 아들을 위해서도 앞으로 많은 도움을 얻을 고마운 책을 만났단 생각이 들었다. 기억에 남는 글들이 무척 많다. 아이와의 대화 사전이라는 생각으로, 이럴때 어떻게 말하는게 아이의 발전에 도움이 될까? 어떤 말이 아프게 하는 말이니 피해야할까?를 염두에 두며 수시로 참고해야할 책으로 적당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야구선수가 될래요 역할놀이 스티커북
아이즐북스 편집부 엮음 / 아이즐북스 / 2011년 12월
구판절판


엄마가 스포츠를 좋아하지 않아서인지 어린 아들에게 운동 경기에 대해 알려준 적이 드물었습니다. 그냥 공 있으면 던지고 놀거나 가끔 발로 차거나 하고 말았지요 그런데 할머니가 오셨을때 아이가 공 차는 시늉을 하며 이건 축구고, 방망이로 때리는 시늉을 하며 이건 야구고, 드리블하는 시늉을 하고 농구라 말하고, 던지는 시늉을 하며 배구라 말하더라구요. 아마 배구를 무척 좋아하시는 외할아버지께 배웠구나 싶으면서도 신통방통했습니다. 초등학생때 반 아이들 중에 남자아이들이 야구에 무척 심취한 것을 많이 보았어요. 각 시가 속한 야구단을 특히 지지해서, 속한 팀의 이름이 적힌 야구 잠바까지 입고 다니면서 몰두했던 아이들이 생각나네요. 우리 아이는 아직 많이 어리지만, 좀더 자라면 야구, 축구를 좋아하게 되지 싶어요.

야구는 방망이로 공을 맞추는 것 외에 좀더 다양한 야구의 세계를 접할 수 있는 책을 만났어요. 역할 놀이 스티커북 야구선수가 될래요가 그것입니다. 엄마가 운동신경이 떨어져서 늘 체육 실기가 고민이었기에 나중에 운동까지 잘하는 남편 만나면 좋겠다 싶었는데, 웬걸 아이 아빠도 운동을 너무 싫어한다는군요. 음, 그래서 아이에게 뛰어난 운동 신경을 기대하진 않습니다. 아이가 야구선수의 꿈을 키우기는 어렵겠지만 좋아는 할 수 있는 운동이니 아이와 함께 스티커를 즐겨보기로 했어요. 아니나다를까 그날도 스티커 노래를 부르다가 택배로 이 책을 받고 입이 귀에 걸리게 좋아했답니다.



역할 놀이 스티커북이 어떤 내용인가 싶었는데, 꼼꼼한 야구 장비 챙기기 등에서 보면 야구공, 방망이 외에도 좀더 다양한 야구 장비들이 나오더라구요. 마스크, 가슴 보호대, 포수 미트, 다리 보호대 등 포수의 예를 들면 이렇듯 자세한 장비들이 소개되고 아이들이 스티커에서 찾아 붙이게 되어 있었어요.

좋은 점은 한번에 떼어내서 원하는 곳에 붙일 수 있도록 (앞에서부터 차근차근 되어 있는게 아니라 그러면 반만 뜯고 뒷장은 너덜거리는 이상한 상태가 되는데,) 딱 중간에 뜯어내서 두 페이지 모두 붙일 수 있도록 되어 있어서 좋았어요. 설명으론 부족한데 아마 보신분들은 이해하실거예요. 늘 아이 스티커북 할때 앞뒤 찾아가면서 하기가 불편해서 뜯어주곤 했는데 다른 스티커북들은 앞에서부터 차근차근 뜯어줘야해서 뒷 페이지가 남는게 안좋았거든요.

또, 내부 구조가 훤히 보이는 야구연습장과 숙소를 들여다보면 하나하나의 방에서 선수들이 어떤 활동을 하는지 알수있어요. 실제 경기하는 모습들도 스티커 붙이며 즐길 수 있구요. 재미나고 친숙한 그림으로 만나는 야구 선수들이 야구 문외한인 엄마 눈에도 쏙쏙 잘 들어왔답니다. 우리나라 프로 야구단이 8개라는 것도 엄마도 처음 알았네요. 대전사람이라 한화 이글스는 알고 있었는데, 서울에만 LG트윈스, 넥센 히러오즈, 두산 베어스의 세팀이 있음을 알았구요. 그외에 귀에 익은 삼성 라이온즈, 롯데 자이언츠 등의 팀도 만나볼수있었답니다.아직 어린 유아들에게 이토록 다양한 스티커 역할 놀이북으로 배울 수 있다는게 신기하기만 했어요.

아이가 스티커와 만들기 책을 워낙 좋아하는데, 이 책을 보니 다른 직업 스티커북들이 기존에 이미 나와있더라구요. 맨 뒷장을 보고 아이가 소방관이 될래요와 의사가 될래요를 사달라고 해서 찾아보니 의사가 될래요는 제가 들어간 서점에서는 품절이었고 소방관이 될래요만 사줬더니, 야구 선수는 생소했지만 소방관은 소방차 등을 통해 너무나 친숙하게 만나서인지 더욱 열광하며 갖고 놀더라구요. 이 시리즈 모두가 다 붙이고 나서도 책처럼 활용할 수 있어요. 아들 역시 엄마가 읽어준 내용을 바탕으로 그림을 보며 상황 설명을 하고 놀았답니다. 야구를 좋아하는 미래의 꼬마 야구 선수들이라면 더욱 재미있어하는 스티커북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외출할때도 꼭 품에 안고 나갔기에 이 추운 날 엄마와 둘이 배스킨 라빈스에서 아이스크림 먹으면서 스티커북 놀이도 하고 왔어요. 집중,집중, 아이들이 아주 몰두하기 좋은 그런 스티커북이었답니다. 그냥 그림대로 붙이기만 할게 아니라 스토리가 있으니 재미까지 더해지는 책이었구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루스트룸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4-5 로마사 트릴로지 2
로버트 해리스 지음, 조영학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12월
평점 :
품절


 

키케로가 로마 공화국의 집정관으로서 겪어야했던 특별한 경험과, 향후 4년간 닥친 일들을 기록해 나가리라. 우리 인간들이 루스트룸이라 부를 만큼 짧지않은 세월이나 신들에게는 기껏 눈 깜짝할 찰나의 사건들이다. 25p 

 

루스트룸

1) 야수의 동굴 또는 보금자리 2) 갈봇집, 도락 3) [문학] 속죄양, 특히 감찰관이 5년마다 행하는 속죄 의식, 5년 주기의 대재계

 

키케로의 노예이자, 뛰어난 속기술로 최고의 비서가 되기도 한 티로는 가상이 아닌 실존 인물이었다 한다. 그가 키케로에 대한 전기를 발표한 것도 사실이나 로마 붕괴 와중에 모두 소실되고 말았다고 한다. 로버트 해리스의 로마사 3부작 시리즈는 티로의 이 소멸된 저술을 복원하는 방식으로 쓰여졌다. 그래서 화자는 티로이면서 또한 동시에 로버트 해리스라고 할 수 있다. 전작을 능가하는 후속작은 드물다. 오히려 전작의 명성에 먹칠이나 안하면 다행일 정도의 졸작들이 많다. 그러나 루스트룸으로 로버트 해리스는 역사소설의 장인인 자기 자신을 능가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고의 권력 임페리움을 얻게 된 집정관이 된 키케로. 그는 승리의 기쁨에 도취되어 깨어나기도 전에 불운의 징조를 예감한다. 또다른 집정관의 노예가 처참한 몰골로 살해당한 것을 발견한 것이다. 내장이 다 드러내어진, 인간 제물로 점괘를 친 악마적 해괴한 소행이었다. 사람들은 새로운 집정관의 불운을 예감했고, 죽음을 싫어하는 키케로 또한 불안했으나 그의 뛰어난 언변으로 재치있게 넘어가는 듯 했다. 그러나 언제나 그렇듯, 게다가 역자 또한 언급했듯 비극 햄릿의 구성과 아주 흡사할 정도로 키케로의 불운의 서막은 그렇게 막이 올랐다.

 

1부에서는 거의 드러나지 않았던 카이사르, 누구보다도 막강한 그가 키케로의 화려한 영화를 어둡게 그늘지웠다. 철저한 허구로만 끝날 소설이라면 키케로의 행복한 결말을 예상해볼법도 하지만, 역사적 승자가 카이사르가 된 이상 키케로의 비참한 내리막길은 이미 예고되었다 할 수 있었다. 역사 소설이 진실 속으로 우리를 끌어감에 매력적이기도 하지만 바뀔 수 없는 결말에는 그래서 작은 한숨이 비어져 나오기도 한다. 바로 그 중대한 순간에 달리 마음을 먹었더라면 역사의 판도가 바뀔 수도 있었음을 역사의 한 토막 한토막 아주 중요한 순간마다 그런 양갈래의 순간에서 한순간 역전해버릴 수 있는 역사를 다시 읽고, 판단의 중요성이 얼마나 큰지를 새삼 깨닫게 된다. 임페리움의 키케로도 그렇지 않았던가. 찰나의 판단이 아주 중요하다. 아무리 키케로처럼 뛰어난 달변에 머리 회전이 좋은 사람이라도 모든게 완벽할 수는 없었나 보다.

 

그자(카이사르)는 내 생애 최고의 도박사야. 110p 키케로 

내가 보기에 그 후 카이사르에게 일어난 모든 것은 바로 그 놀라운 승리(폰티펙스 막시무스-국교의 수장이 되는 것)에서 비롯되었다. 2천만 세스테르티우스의 뇌물은 실제로 역사상 가장 위대한 거래였다. 그에게 세계를 가져다주었으니 말이다. 111p 티로

 

키케로의 몰락을 예감하면서 읽으면서도 무척이나 아쉬움을 접할 수 없었다. 그리고 확실히 이 책이 임페리움보다 인상이 더욱 깊었다. 책의 재미는 차츰차츰 달궈져 후반으로 갈수록 절정에 달하는 기분이었다.

 

키케로는 그들에게 카틸리나의 연설을 보여주고 살해위협에 대해서도 얘기했다. 하지만 정보원의 신상을 공개하지 않자, 카툴루스를 비롯해 한때 카틸리나의 친구였던 의원 몇명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키케로의 교활함을 너무도 잘 아는 터라, 그가 정적을 제거하기 위해 상황을 조작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한것이다. 키케로도 그들의 반응에 당혹감을 내비치면서 신뢰와도 점점 더 멀어져야했다. 170p

 

주인공인 키케로이기에 그가 교활하다는 내용이 다소 불편하게 느껴지면서도 충직한 비서 티로의 눈을 통해 보아도 역시 키케로의 천재성은 좀 무모하다 싶은 정도가 있기도 했다. 혼자 힘으로 선다는 것, 막강한 상대들을 등지고 일어선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자명히 보여주었으나, 그는 너무 자신을 믿었는지 모른다. 자신을 살해하려던 세력을 숙청하고 거의 곤두박질치던 집정권 임기 말의 권한을 다시 드높여 놓았다. 그리고 로마의 아버지로까지 추앙받기에 이르른다. 티로가 불안해할정도로 키케로는 이후 불안한 행보를 자꾸 엿보였다. 과한 욕심이라던지, 지나친 자랑과 자만감 등이 그의 총기를 흐리게 만들었다.

 

카이사르와 크라수스의 교활한 야합보다도 키케로가 더욱  믿고 의지했던 폼페이우스의 놀라운 변절이 (과연 그가 키케로에게 전적으로 도움되었던 때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말이다.) 더욱 실망스러웠다.

 

자기들 삼두괴물(카이사르, 폼페이우스, 크라수스)의 심사를 건드리지 않는게 좋을거라고 협박하더구나. 보복을 원치는 않지만 비밀 조직에 합류할 기회를 거절했으니 그 결과도 감내해야 한다면서. ..

카툴루스 말이 옳았다. 기회가 있었을 때 뱀머리를 끊었어야했는데.. 433p

카이사르의 성장과 세도가를 향한 무서운 추진력은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로마 공화정은 그렇게 무너져 내렸다. 허울뿐인 대중을 위한 카이사르 일당에 의해 말이다.

 

키케로가 이렇게까지 무너져 내릴수 있을지..

집정관이라는 최고의 자리에서부터 수많은 로마 귀족들의 살해 위협에도 견뎌내었던 그가 허물어지는 모습이 참으로 가엾기만 했다.

정치란 이런 것일까. 뉴스에 정치 이야기가 오르내리기만 해도 우선 귀를 막아버렸다. 많은 사람들이 현대의 정치와 그 옛날 로마의 모습이 반복되는 모습일뿐 전혀 발전되거나 나아지지 않고 있다고 말을 한다. 참으로 탐욕스러운 권력 집단들의 이기적인 행태에서 말이다. 아직 키케로의 이야기가 완전히 끝나지는 않았다. 로마사 3부작의 2부가 끝났을 뿐이다.

 

남은 3부가 어떤 내용이 될지 몹시 기대가 되면서도 키케로의 행보에 행운이 드리워질 순간이 아닐 거란 생각에 안타까운 마음마저 들었다.

그렇게 기억조차 희미했던 키케로라는 인물이 책 두권에 의해 생생히 되살아났다. 그리고 남들과 다른 순서로 읽게 될 키케로를 깎아내리는 카이사르를 우선하는 대부분의 사가들과의 비교가 어떻게 진행이 될지 새삼 궁금해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임페리움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4-4 로마사 트릴로지 1
로버트 해리스 지음, 조영학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10월
평점 :
품절


 

키케로에 대해서는 위대한 웅변가 정도로만 기억을 했다. 사실 세계사 교과서에서 배운 것은 그보다는 좀 몇줄 정도 더한 표현이 있을 수 있었겠지만, 학교 졸업후 꽤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 남은 기억은 그 정도가 고작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로마사에 대해서 카이사르와 폼페이우스, 크라수스 등의 사람을 기억할 것이다. 나 또한 키케로가 그들에 대적할 인물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이 책의 저자 로버트 해리스는 다른 역사가들과 달리 키케로의 손을 들어주었다. 방대한 로마사 3부작을 소설로 펼쳐낼 계획을 세우며, 그는 정통 로마사를 기반으로 하면서도 모두가 비겁하고 오만하고 음흉하기 짝이없는 모사꾼으로 묘사한 키케로를  유일하게 애정어린 눈으로 바라보고, 이 방대한 시리즈의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화자는 키케로 본인이 아닌, 그의 충직한 비서였던 티로로 내세웠지만 주된 이야기는 키케로에 대한 것이다.

 

뭐라고 해야할까.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에 대한 무수한 이야기를 접했지만 우선 그 책을 읽어보지 못했다. 그 책에서는 오늘날까지 영웅으로 추앙받는 카이사르를 보다 빛내준 책이었다 하면 키케로는 상대적으로 음흉한 정치가로 그려졌다 한다. 이 책과 그 책을 비교할 수 있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우선은 그 정도로 아쉬움을 달래고 들어가야겠다.

로버트 해리스의 전작에 대한 명성들이 워낙 뛰어났고, 이 책 또한 2008년도에 나온 책이라 그 사이에 읽어보고 탄복한 이들이 있어 기대하고 있던 책이었다. 심혈을 기울여 출간했을 2권, 루스트룸의 출간과 동시에 연달아 두권을 읽게 되어 1권 이후 몇년을 기다렸을 사람들보다는 행운이었겠단 생각도 들었다.

 

과거 로마의 영광은 오늘날 남아있는 것들로는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것이리란 생각이 든다. 그렇게 번성했던 나라가 오늘날에는 선조들의 영광의 그림자만이 남은 관광지로 변한 느낌이긴 하지만, 눈으로 보이는 것 외에 문화적인 영향만은 변함없이 여전히 지대한 파급효과를 갖고 있다 본다.  오늘날까지도 대부분의 서구인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로마의 모든 문화는 언제까지 반복될지 모르는 무수한 그들의 영광으로 빛이 날 것이다. 그리스 로마에 대한 것이라면 많은사람들의 끝없는 관심을 이끌어내고, 베스트셀러의 반열에 순식간에 오르게 되는 것도 현대인들의 본질의 근본을 찾아나서고자 하는 그런 마음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다. 그리고 또한 오늘날의 재미없는 이 정치사가 사실상 로마시대에도 똑같이 재현되었다는 것을 보면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언제 어디서나 권모술수는 존재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 세도가와의 야합도 존재함을 여실히 보여준다. 평범한 사람들로서는 정치가들의 이런 행태가 참으로 야속하기만 하지만, 그럼에도 과거 로마사의 쟁쟁한 재판에서의 대립과정이라던지 이름으로만 들었던 화려한 인물들이 살아움직이는 모습을 보는 것은 저자의 놀라운 필력의 힘이 아니었을까 싶다.

 

가진 것은 오로지 목소리 하나뿐이었던 키케로가 대단한 로마 귀족들의 중심에 서서, 최고 자리인 집정관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이 1권 임페리움에서 그려졌다. 원로원 의원이 되기 위한 재력이 뒷받침되지 않았던 그는 돈과의 결혼을 선택했다. 하지만, 아내 테렌티아의 재력에 의존하여 시작한 결혼이긴 했으나 열렬한 사랑은 없었어도 나중에 부를 얻은 이후에도 아들을 낳지 못한 아내와 이혼하거나 하는 이기심을 발하지 않는다. 아들을 보지 못할 까봐 어린 딸을 장래 유망한 청년과 미리 약혼시키기도 하고, 그의 아들에 대한 열망으로 아내도 오랜 시간 노력하여 드디어 아들을 얻기도 한다. 그는 그때까지 아내를 기다려주었다. 키케로의 아내 테렌티아는 훌륭한 귀족출신이기도 했지만, 남편에게 끝없는 잔소리를 하면서도 그에게 정치적, 경제적으로 뛰어난 조언을 해준 조력자이기도 했다. 다소 독특할 수 있는 그런 부부관계가 눈에 더욱 들어왔다. 그에 반해, 후반부에 잠깐 언급되고, 2부 루스트룸에서 본격적으로 키케로와 대립하게 될 카이사르는 어떠한가. 임신한 폼페이우스의 아내와 관계를 갖기도 하고, 그 외에도 다른 이의 아내를 취하는데 전혀 부끄러움이 없었다. 카이사르의 바람끼 하나만으로 영웅의 역사적 위대함을 폄하할 수는 없겠지만 오늘날 지나치게 비하된 키케로의 위상을 조금이라도 높여보고 싶어졌다.

 

거대한 야망을 가졌던 키케로지만, 거인들처럼 버티고 선 로마 귀족들을 뚫고 중심에 서기란 무척이나 힘든 일이었다.

로마 변호인의 절대적 1인자에 위치한 호르텐시우스, 오로지 무와 명예만을 중시한 폼페이우스, 절대적 부를 과시한 크라수스 앞에 돈도 든든한 배경도 없는 키케로의 항변은 너무나 미미해보이기만 했다. 그럼에도 그는 시칠리아의 제독으로 집권할 당시 부유한 시민이었던 스테니우스의 재산을 강제적으로 몰수하고, 그를 참수까지 시키려 한 베레스를 로마 법정에 세워, 베레스가 돈으로 매수한 로마 귀족들과의 엄청난 전면전에 돌입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임페리움의 1부 내용이었다. 임페리엄의 후반부인 2부는 그가 최연소 집정관에 오르기까지의 극적인 과정을 그리고 있었다. 사실 그가 집정관이 되는 그 극적인 순간보다도 누가 봐도 키케로가 질것이 분명했던 베레스의 재판에서 그가 극적인 승리를 거두는 연설장면이 압권이었다. 정말로 통쾌했다. 엄청난 부와 권세를 지닌 사람들 앞에 이렇게 시원한 펀치를 날려주는 키케로가 대단해보였다.

 

과거 로마사에서 웅변가, 철학가 등의 위상이 드높은 것은 잘 알고 있었지만 그들을 변호사라고 표현을 하니 그 또한 신선하게 다가왔다.

오로지 군인으로 유명세를 떨쳤던 폼페이우스 장군과 달리 키케로는 오직 혀의 힘 하나로 우뚝 섰다. 그 과정을 필력 하나로 생생히 재현해내준 로버트 해리스 작가 앞에 경의를 표하는 바이다.

 

이 책은 단순히 재미만으로 평가하기엔 부족함이 크다. 업적 몇가지로 기록되는 로마사를 마치 현재 살아 숨쉬는 사람들인것처럼 생생히 감정까지 살려내었기때문이다. 역사적 지식 위에 작가의 허구가 덧붙여졌음은 받아들여야하는 순리이긴 하지만, 로마 당대의 치열했던 암투는 이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을거란 생각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