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 아빠 푸른숲 그림책 4
에밀리 그래빗 글.그림, 공경희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11년 11월
품절


오리 아빠라.. 어떤 내용일까 궁금했었는데 펼쳐보고 웃음까지 머금어졌다.글과 그림을 모두 한 작가가 쓰고 그린 것인데, 그림이 우선 참으로 귀엽고 정감있어서 더욱 좋았던 그림책이다. 다른 새들이 모두 알을 낳았는데 오리 아저씨만 알을 낳지 못했어요. 당연하죠! 남자인걸요. 하지만 오리 아저씨는 그런 생각이 들지 않았나봐요. 알을 갖고 싶었나봅니다.

길을 가다가 커다랗고 예쁜 (오리아저씨눈에는) 알을 발견하고 너무너무 기뻐하거든요. 세상에서 제일 예쁜알이라며 진심으로 기뻐하는 오리아저씨의 모습에서 진한 부성애를 느낄 수 있었어요. 아들에게 여러번 읽어준 책인데도 지금 당장도 두번 읽고도 모자라 한번 더 읽어달라 조르고 있네요. 읽어읽어 줘요, 이거 읽어줘요 하면서 노래를 부르고 있어요. (그렇게 마음에 드나?) 아들의 조름을 뒤로 하고 얼른 후다닥 소개글을 쓰려합니다.

다른 새들은 모두 오리아저씨의 알을 비웃고 놀립니다 오리아저씨만이 자신의 알이 예쁘다고 굳게 믿고 알이 깨기를 기다렸지요.

시간이 흘러 알들이 하나씩 깨기 시작합니다. 앗, 알들을 작은 순서대로 하나씩 나열해놓고, 종이를 열어 알이 부화한 것을 볼 수 있게 되어 있어요. 플랩 형식을 재치나게 활용한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어요.



평범하게 태어나는 아가들도 있지만, 부엉이 아가의 울음소리는 너무 웃겨서 그대로 따라하지 않고, 엄마도 이것저것 섞어서 우르르 올라올라쏴라라쏼라 어쩌고 그때그때 읽어주니 아들 입이 함박만하게 벌어집니다. 재미난 의성어에 반응을 잘 보이는 유아기에 너무 재미나게 느껴진 부분인가봐요. 엄마는 그 다음 장도 재미난데 말이예요. 앵무새아기는 나는야 멋쟁이 하면서 공주병을 그대로 보이며 태어났거든요. 엄마도 거울을 들고 자기 얼굴 들여다보며 아기를 맞았구요.



오리아저씨의 알만 부화되지 않아서 아저씨는 기다리고 또 기다렸어요 마치 태교하는 심정으로 뜨개질까지 하면서 말이예요. 목도리와 예쁜 신발 두개를 떠놨어요. (저보다 낫네요 전 뜨개질은 잘 못해서요)

그러다 알이 드디어 깨기 시작하는데, 빠직 빠지직 하고 깨어난 것은?

타조가 아닐까 했는데 예상을 뒤엎었어요.

쩌억~ 하고 태어난 그 녀석으로 인해 다들 놀라 뒤로 넘어가고 말았지요.

우리 아들도 "쩌억 하고 태어나서, 아기새들이 모두 놀랐어요?" 라고 물으며 재미있어하네요. 읽고 읽고 또 읽어도 재미나게 느끼는 책, 오리 아빠, 좋은 책은 엄마 눈에만 보이는게 아닌가 봅니다. 재미난 책 아기와 함께 두고 두고 즐거운 시간 될 것 같아요.

오리아빠 알 그려놓고, 과자하나 드시는 아들입니다.

오리는 엄마가 그려준거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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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퀸 클레오파트라
스테이시 시프 지음, 정경옥 옮김 / 21세기북스 / 2011년 12월
평점 :
품절


 

처음에 안젤리나 졸리 주연, 영화화 결정이라는 소개글을 읽고, 소설인줄 알았다. 어떻게 영화화가 될지 사실 궁금하기는 한데, 소설은 아니지만 그녀의 일생과 사건을 딱딱하지만은 않게 그러면서 허구를 가미하기보다는 최대한 역사적 사실 등을 근거로 되살려놓은 전기라고 할 수 있다.돌려말하면 우리가 잘못 알고 있었던 클레오파트라를 재조명하면서 소설처럼 재미나게 읽힐 수 있게 쓰인 책이라는 것이다.

 

근래 들어 역사적 인물들에 대한 판에 박힌 평가를 뒤집는 책을 여럿 만나게 되었다. 바로 얼마전에 읽은 임페리움, 루스트룸에서는 많은 역사가들이 비난했던 키케로에 대해 애정어린 시선을 담아 써낸 소설을 읽게 되었는데 완벽한 허구로만 볼수는 없다면서 승자인 카이사르만 영웅으로 만드는 기존 역사가들보다 조금 더 객관적일 수 있는 시선으로 키케로를 담아내고 있었다. 이번 책에서도 역시 키케로에 대한 많은 역사가들의 평이 인용되기는 한다. 키케로는 명석했고 길이 인용되는 말을 남겼지만 정나미가 떨어질 정도로 잘난 척했다. 그의 글은 부끄러움도 모르는 자화자찬 일색이었다. '그는 현존하는 최고의 허풍쟁이다.'187p라고 플루타르코스가 말을 했다는 것이다.

내가 읽은 로마사에 관련된 소설은 아직 2부까지만 나와서 클레오파트라는 아직 등장하지 않았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클레오파트라와 키케로가 대단한 원수 지간인것도 몰랐는데 (물론 키케로 입장에서) 그 이유가 클레오파트라가 책을 빌려주기로 했다가 잊어버리고 빌려주지 않은 것에서 적대적인 원한이 시작되었다는 점이 놀라웠다. 비단 그 한가지 이유는 아니겠지만 이후로 키케로는 공공연히 클레오파트라를 대놓고 싫어했다.

키케로는 자신이 부자라고 믿고 싶었다. 그리고 자신의 책에 자부심을 느꼈다. 클레오파트라를 좋아하지 않는 이유도 그게 전부였다. 자기보다 더 훌륭한 도서관을 가진 똑똑한 여자는 그를 불쾌하게 했다. 187p

 

세간에 잘못 알려진 클레오파트라는 오로지 아름다움과 성적인 관능미 정도로 영웅들을 도탄에 빠지게 한 악녀의 이미지가 강했다. 그러나 그것은 클레오파트라에 대한 제대로 된 기록이 남아있지 않은 상태에서 이후의 역사가들의 추정과 추측이 난무했다는 데, 게다가 자신의 인기를 위해 독자들이 좋아할 가쉽 정도로 그녀를 깎아내리는데 치중했다는데 오늘날의 잘못된 이미지로 굳어진 까닭이 있을 것이다.

그녀가 이집트인의 혈통이 아니라 마케도니아계 그리스인인 프톨레마이어스 왕조 출신이라는게 놀라웠다. 그녀뿐 아니라 300년간 파라오를 배출한 집안이 바로 그리스인 혈통이었다는 점도 이 책으로 처음 알았다.

 

알렉산더스 대왕을 조상으로 하고, 수많은 학자들을 존중해 당대 최고의 도서관을 운영하고, 최고의 브레인 집단을 영위했던 이집트라고 한다. 그 속에서 클레오파트라 (한명의 이름이 아니라 사실 여섯번째 클레오파트라인 클레오파트라 7세가 우리가 알고 있는 클레오파트라 여왕이라 한다)는 최고의 교육을 받고 자랐으며 그 수준높은 교양과 명석한 두뇌로 아름다운 외모보다도 더 영웅들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게 아닌가 싶다. 있는듯 없는듯 한게 최고의 미덕으로 느껴진 로마 여성들과 달리 이집트의 여왕 클레오파트라는 자기 주관이 뚜렷하고, 해박한 지식으로 카이사르와 안토니우스를 사로잡을 수 있었을 것이다. 게다가 로마를 사로잡을 정도의 부국이었던 이집트, 그 막강한 부는 위용을 자랑하는 로마인들조차 혹하게 만들지 않을 수 없었다. 카이사르와 안토니우스 모두 철저하게 비어버린 로마의 국고를 그녀와 이야기하지 않았던가.

 

클레오파트라의 이야기를 쓴 로마인들도 고대 로마 역사에 대해 그리 잘 알지 못했다는 사실이 우리의 시야를 더욱 흐리게 한다. .사람들은 가끔 원본보다 사본을 더 좋아한다. 고전 작가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옛이야기들을 이리저리 끌어다 이어 붙였다. 다른 범법자들의 악행을 클레오파트라에게 덮어씌우기도 했다. 그들에게 역사는 다시 쓰이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었고, 더 근사해진다면 몰라도 더 정확해질 필요는 없었다. 19p

 

그녀가 로마인이었다면 그리고 남성이었다면 아마 오늘날의 평가는 확연히 달라졌을 것이다. 아무리 혜안이 뛰어나고, 세기의 지도자감이었을 그녀였을지라도 비로마인에 여성이기까지 한 그녀를 미화시키려는 노력은 그들에게는 필요없는 일이었을 것이다. 그녀의 역사가 적에 의해 쓰였을 뿐만 아니라, 라틴어로 된 시에 등장하는 모습으로 모든 이들의 마음에 각인된 것은 불행이었다. 클레오파트라는 그야말로 자신에게 적대적인 언어로 살아남았다. 21p저자는 끊기고 위조된 그녀의 역사를 바로잡고 싶었던 것 같다.

 

제대로 된 진실을 접하게 되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그리고 반드시 행해져야 하는 일이기도 하다. 클레오파트라의 이야기 뿐 아니라 당대의 많은 걸출했던 사람들과의 이야기가 같이 흘러나와 새로운 기분으로 읽게 되었다. 클레오파트라의 두 연인, 카이사르와 안토니우스, 그리고 그녀와 적대관계인 옥타비아누스, 앞서 언급한 키케로 등 로마사에서 중요하게 등장하는 많은 이들의 이름이 클레오파트라의 전기에서도 빠짐없이 등장하는 것이다. 어릴적에는 교과서에 실린 역사, 혹은 그 외에도 책에 실린 이야기등은 모두 사실인줄 만 알았다. 어른이 되어 어느 정도 작가의 의도에 의해 많이 윤색되고 탈색까지 될 수 있음을, 심지어 교과서도 왜곡이 가능함을 (일본 교과서의 예를 들어 알게 되었다.) 알고 내가 배운 지식, 혹은 책을 통해 얻은 지식이 잘못된것이 있으면 바로잡고 싶은 욕구가 생겼다. 클레오파트라를 이번 기회에 제대로 알게 되어 고마운 느낌마저 든다. 더 퀸 클레오파트라, 이집트의 마지막 파라오였던 그녀의 이야기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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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용/취미> 파트의 주목 신간을 본 페이퍼에 먼 댓글로 달아주세요.

 친정에 가면 푸근하고 맛있는 엄마의 요리솜씨를 맛 볼 수 있습니다. 예전 직장 다닐때 선배님 한분은 친정 엄마께서 끓이기만 하면 되게 냄비 안에 각종 재료를 다 넣고 보내주셔도, 자신이 끓이면 그 맛이 안난다고 안타까워했던 기억이 나네요. 친정엄마의 뛰어난 요리솜씨를 닮고 싶지만 수십년 손끝의 비결이 하루아침에 얻어지는 것이 아니겠지요

 

여기 친정엄마네 레시피가 소개되어 있네요. 그저 적당히 라는 표현 말고, 정확히 몇 숟갈, 계량이 아쉬운 초보 주부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전편인 올 어바웃 브레드의 방대한 소개에 제빵계의 백과사전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케이크 편은 좀더 화려하고 보강된 내용이라고 하니 더욱 기대가 되네요. 초보자들부터 어느 정도 제빵에 일가견있는 사람들까지 두루두루 참고할만한 그런 레시피가 풍성하게 잘 나와있거든요. ^^케이크가 그나마 발효를 시키는 일반 빵보다 쉬울 것 같아서 더욱 관심 가는 책이네요.

 

 

 

 

 

 

 

  양념장이 있더라도 세줄로 요리를 요약할 수 있다니 정말 그렇게 쉽게 요리할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목차를 보니 갈비찜까지 있네요 갈비찜은 아직 못해본 메뉴라 한번쯤 해보고 싶었거든요. 요리에 늘 시간이 많이 걸리는 언제까지나 초보일 주부인지라..0.0; 제대로 배울 수 있는 쉬운 레시피를 얻어보고 싶어요.

 

 

 

 

 

 

 

  집근처에 한살림 매장이 있는데 늘 주부들, 특히 아기엄마들로 붐비더라구요. 아이가 있는 가정에서 특히나 유기농, 친환경 등 식재료에 더욱 관심이 높지요. 이 책이 한살림에서 천연 발효빵을 만들고 있는 우리밀 빵의 산 증인과도 같은 주인공의 책이라고 해서 관심을 갖고 있었어요.

알라딘 신간 평가단으로 미리 경험해보고 싶어 응모합니다.

 

 

 

 

 

 

 아, 방사능 누출 사건만 아니었으면 가장 먼저 가고 싶었던 도쿄. 그 중에서도 도쿄의 다양한 맛집은 늘 눈과 귀를 고정시키게 하는 것 같아요. 열심히 보고 적고 배워도 가서 먹는것에는 늘 모자람이 있겠지요. 가보고 싶어서 몇권의책을 읽어봤는데, 새로운 신간이 나왔단 소식에 반가이 소개글을 읽어보았네요. 흔히 알고 있는 스시 등의 메뉴외에도 일본의 정식 등을 찾아다닐 수 있는 유익한 책이라니 꼭 참고해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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든든한 남자 토스트, 가벼운 여자 토스트 - 입맛대로 만들어 먹는 맛있는 레시피
스튜디오 탁 크리에이티브 지음, 박문희 옮김 / 위즈덤스타일 / 2011년 11월
절판


토스트 하면 주로 길거리 토스트를 떠올리곤 한다. 직장 다닐때 혼자 자취했던 터라 아침 챙겨먹고 출근하기는 아침잠 많은 나로썬 꿈꾸기 힘든 일이었다. 그래서 나의 아침은 주로 회사 근처 트럭의 토스트나 김밥 한줄이 되곤 하였다. 또 직장 다닐때 청담동의 커피 미학이라는 카페에서 먹어본 토스트도 단순하지만 인상적인 맛으로 (게다가 눈 튀어나오게 비쌌던 가격까지 ) 기억에 깊이 남기도 하였다.

토스트 하면 집에서는 주로 토스터기로 식빵을 구워 잼을 발라먹거나 길거리 토스트처럼 계란을 부쳐 곁들여 먹는 토스트를 해먹기 일쑤다. 여기 남자와 여자 각각의 입장(? 여자는 아무래도 칼로리를 고려해서 가벼운 느낌의 토스트가 나온다. 입장이라 말한 것은 입맛은 나 역시 든든한 남자쪽에 손을 들고 싶기 때문이다.)에 잘 맞는 토스트 레시피가 소개되어 있다. 토스트를 남녀 구분해 실어놨다는 점이 새로운데, 살펴보다보면 익숙한 재료도 있지만 생소한 재료들도 눈에 띈다. 일본 책을 번역한 책이라서, 일본 입맛의 토스트들이 제법 실려있기 때문이었다.



어쨌거나 남자 토스트를 보면, 쉽게 라면이나 끓여먹던 남자들을 위해 계란 삶는 시간부터 (반숙, 완숙 등의 시간이 각각표기됨) 토스트 역시 단순한 조리법과 든든한 한끼 양을 자랑하는 토스트들로 구성되어 있다. 다이어트를 위해서는 샐러드 위주로 가볍게 먹어야하지만 사실 입맛은 남자 쪽 토스트에 제대로 꽂혀 버렸다. 방법도 간단한게 많아서 쉽게 뚝딱만들어볼 수있는 토스트가 많아 좋았다.

남자 토스트로는 아침, 휴일&브런치, 저녁, 야식& 파티로 구성되어있고, 여자 토스트는 한끼 토스트, 파티풍 토스트, 모둠풍 토스트, 파르페 등으로 구성이 되었다. 통크고 빵빵하게 즐기는 남자 토스트, 사진을 보기만 해도 입안에 침부터 고이기 시작한다. 살짝 구운 토스트에 다양한 소스를 덧발라 맛을 느낄 수 있는 소스가 등장했다. 주로 잼과 버터, 크림치즈 등만 떠올리던 소스가 명태알 소스, 고기 미소 양념소스, 타르타르소스, 크림치즈 매실 소스 등 다양한 맛으로 시도될수있음이 소개되었다.



그냥 빵에 발라 먹어도 맛있을 각종 샐러드 등이 빵과 함께 구워짐으로써 더욱 맛이 깊어질수있다니 새로이 배우는 사실이었다. 샌드위치에서 토스트로 바뀌는 그런 레시피가 많이 등장했다. 참치 마요네즈, 에그 마요네즈, 콘 마요네즈 등의 토스트 들이 그랬다. 뭔가 만들려고만 하면 집에 있는 재료가 없어서 늘 장을 새로 봐야하는 것이 부담이었는데 빵과 기본 재료만 있으면 집에서도 손쉽게 따라할 수 있는 레시피가 많은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포만감을 느끼고 싶을때 적극 추천한다는 소시지 에그 토스트는 소시지와 계란, 마요네즈의 조합이 환상적으로 잘 어울리는 토스트가 될 것 같아 제일 먼저 점찍어둔 메뉴이다. 브런치에 즐길만한 감자 포타주(감자 수프인듯) ,미네스트로네 수프 등도 토스트 외 메뉴로 등장하고, 술을 좋아하는 남자들을 위해 토스트에 어울리는 칵테일까지 등장한다. 사실 토스트와 웬 술? 이라는 반응이 있을 수 있으나 일본에서는 나물반찬을 안주 삼아 술마시는 일도 있다니 화려하게 만들어 둔 토스트에 곁들이는 칵테일도 무리라 볼수는 없을것이다. 에쿠니 가오리의 수필에 등장했던 레드 아이라는 술이 뭔가 했더니 토마토 주스와 맥주로 아주 간단히 만들수있는 칵테일이라고 해서 놀라기도했다. 맛은 어떨까?



카레 빵, 야끼소바 빵등 국수를 빵에 넣어 먹는 일본인들 답게, 토스트에도 나폴리탄 스파게티와 야키소바를 얹어 완성하기도 한다. 그라탱과 비프스튜, 불고기 등이 얹어지는 것은 오히려 애교로 보인다. 각 나라의 특색을 살린 토스트의 경우에는 나라별 국기를 꽂아놓기도 했는데 김치 토스트는 은근슬쩍 국기 없이 넘어가서, 마치 자신들의 음식인양 한 점만은 아쉬웠다.

김치 토스트는 여성 토스트 쪽에 소개되었는데 새우 마요네즈(칵테일 새우가 아닌 잔새우와 마요네즈를 섞은 것)와 김과 김치가 어우러진 우리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토스트가 탄생되었다. 아, 정말 궁금한 맛이 아닐 수 없다.

워낙 파격적인 요리들이 많아서 피자 토스트와 BLT토스트처럼 평범한 메뉴는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지만 입을 다 벌려도 한 입에 안 들어갈 것 같은 대그우드 샌드 토스트는 어릴적 신문에서 봤던 블론디라는 만화의 주인공 대그우드가 즐겨 만들어먹은 샌드위치로, 블론디의 작 딘 영이 실제로 상업화된 샌드위치라고 해서 관심이 갔다. 워낙 어릴적에 본 만화라 긴가민가 싶으면서도 정말 만화 속에 입이 터질 듯 샌드위치를 만들어먹던 남자주인공이 생각나기도 하였다.

일반적인 토스트를 생각하고 책을 펼쳐들었다면, 이런 재료들까지 토스트에 얹어질수있어?하고 놀라게 될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래도 실험 정신에 입각해 내 맘대로 만들어먹은 후 실패하는 그런 요리가 아닌, 책으로 나오기까지 수많은 사람들의 입맛 검증을 거쳤을 메뉴들인지라 황당해보이는 조합이라도 시도해보고픈 그런 새로운 메뉴들이었다 생각한다.



토스트의 무한 변신을 느끼게 해준 남자 토스트, 여자 토스트, 빵과 샌드위치 등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꼭 한번 눈여겨봄직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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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의 부름
기욤 뮈소 지음, 전미연 옮김 / 밝은세상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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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욤 뮈소의 책을 좋아해 종종 읽곤 했는데, 몇권을 읽다보니 대부분 환상적인 요소를 갖춘 로맨틱한 소설이 많았다. 작년 종이여자 이후로, 올해 또 새로운 신간 천사의 부름이 나왔다는 이야기에 비슷한 내용일지라도 읽어봐야지 했는데 마침 이북으로 나와 반가운 마음에 읽기 시작했다. 종이여자도 사실 환상적인 요소를 살짝 빗겨낸 시도가 새로웠는데(역시 이북으로 신나게 읽었다), 이번 소설은 중반까지 읽을 때만 해도 당연히 환상적인 요소가 등장하겠거니 했다가, 말랑말랑한 로맨틱 소설이 갑자기 스릴러로 바뀐 느낌이라 긴장감을 늦출 수 없었다. 결말로 치달을수록 한꺼번에 베일이 벗겨지면서 놀라게 하는 것도 역시 기욤 뮈소다웠다.

 

작가가 책 소개차 몬트리올에 갔다가 낯선 이와 잠깐 핸드폰이 바뀐 경험을 바탕으로 이 소설을 구상하게 되었다 한다.

혼잡한 공항의 식당에서 에서 이혼한 아내가 맡고 있는 아이를 만나러 간 조나단과 약혼자와 함께 행복한 여행을 떠나려던 매들린이 자리를 향해 돌진하다가 부딪히고 말았다. 잠깐동안의 불쾌했던 그 만남으로 둘은 서로의 핸드폰이 바뀐 것을, 각자의 도시로 떠나 뒤늦게 알게 되었다. 파리에서 플로리스트로 일하는 매들린과 미국에서 작은 레스토랑 쉐프로 근무중인 조나단. 그 둘의 만남은 아주 평범한 듯 싶었으나 핸드폰 속에 담긴 비밀 (아니, 나는 고작 전화나 하고 가족 사진이나 좀 찍고 마는 그런 핸드폰에 둘다 너무 많은 비밀이 감춰져 있어서 놀라웠다. 물론 소설이니까 가능했겠지만)을 서로 엿보기 시작하면서 강한 자성에 끌리듯 비밀 속을 파고 드는 자신들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다.

 

천사의 부름이라는 제목이 사실 나를 좀 헷갈리게 만들었던 것 같다. 그리고 목차의 제목을 봐도 그랬다. 아, 그러니까 중반에 사후 세계를 경험하고 오는 이야기가 있을거라고 말이다. 제목이 철저히 나를 속인 것.

중반에 그 모호한 제목에 대한 설명이 나왔다. 운명을 일컬어 천사의 부름이라고 한다는 이야기가 말이다.

사실 어느 모로 보나, 둘은 엮어질 수 없는 사이로 생각되었다. 다만 호기심에 이끌려 각자의 사연, 사건을 해결해주려 노력했을뿐, 각자에게는 너무나 사랑한, 그런 사람들이 있었다. 주인공이 두 사람인게 초반부터 분명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둘을 연인으로 엮어보려던 나의 생각은 에, 설마~ 하며 스리슬쩍 접혀들었는데, 쌍둥이 영혼이라는 말로 조금씩 진짜 인연인거야? 하는 생각이 들었다.

 

평범한줄 알았던 플로리스트, 소박한 쉐프 두 사람이었는데, 하나하나 진실이 밝혀지다 보니 놀라운 사실들이 (물론 극적인 효과를 위해 마련된 장치겠지만) 밝혀진다. 조나단은 과거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스타 쉐프였고, 미모의 아내와 너무나 행복한 삶을 살다가 아내의 외도로 갈라서게 되면서 때마침 그의 모든 것까지 잃고 바닥부터 다시 시작해야했다. 창의적인 레시피 개발도 더이상 할 수가 없었고 그저 평범한 요리나 하는 그런 날개꺾인 처지가 되고 말았다.

 

아버지로부터 플로리스트의 자질을 물려받았다던 매들린, 그녀는 주위 사람들의 시선을 한눈에 받을 아름다운 외모의 소유자기도 했지만, 럭셔리한 파리지앤의 모습이었던 그녀의 과거는 경찰이었다. 그것도 잘 나가던 경감으로 말이다. 조나단 또한 첫 만남에서는 최고의 패션을 구가한 그녀가 평범한 차림에 다소 지친 모습으로 등장한 내추럴한 모습을 보고서는 매들린 경감을 느끼게 된다.

 

아내와의 이별 후 모든 걸 잃은 조나단에게 갑작스러운 관심이 생겨 예전의 날카로운 직감으로 그의 이야기를 파헤치기 시작하는 매들린과 갑작스레 경찰을 그만두고 전혀 새로운 직업인 플로리스트로 새로이 탄생한 매들린, 특히 그 눈빛에 알수없는 끌림을 받고 그녀의 비밀 파일들을 추적하기 시작하는 조나단. 인생을 완전히 뒤바뀌어 놓은 두 사람의 각각의 사건들에 공통 요소가 존재하리라는 것은 둘다 꿈에도, 아니 나조차도 꿈에도 알 수 없었다.

 

종이여자 이후 새로운 장르에 과감히 도전했다고 하는데, 사실 워낙 잔인한 스릴러들이 많이 나오다보니, (또 초반 설명했듯이 책에 대한 사전 지식 없이 내 마음대로 환상적인 요소의 소설일거라 생각해서 스릴러라고는 꿈도 못 꾸고, 얼른 상황이 역전되겠거니만 했었다.) 나의 착각과 더불어, 무서운 느낌으로 읽지는 않았다. 중반에 중요 핵심인 앨리스라는 소녀의 잔인한 죽음에 대한 이야기가 가슴아프긴 했어도 책 전체의 흐름을 장악한다는 생각은 못 했다. 착각이 불러온 결과리라, 곧 잘 해결될거라는 믿음으로 말이다. 사후 세계가 관련된 이야기는 아니고, 다소 비현실적이긴 하나 신비주의까지 가진 않아도 현실세계의 일로 있을 수 있는 그런 스토리로 구성이 되었다.

 

기욤 뮈소의 헐리우드영화같은 로맨틱 소설을 좋아하지만, 비슷한 구성에는 살짝 실망했다는 이웃분께도 추천하고 싶은 소설이었다. 살짝 차별화를 시도한 소설이니 말이다.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르고 읽은 책이기도 하고, (기욤 뮈소의 책은 참으로 빨리 읽힌다. 가독성 최고) 워낙 많은 일들이 갑자기 일어나 약간 혼란스럽기도 했지만, 정말 영화와 같은 두 주인공이 핸드폰 하나로 인해 서로의 삶에 깊이 관여하게 되는 이야기는 찰나의 사건을 한권의 재미난 소설로 만들어낼 수 있는 상상력의 대가 기욤 뮈소 다운 일이 아닐수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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