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반찬 잘 차리는 책 - 대한민국 대표 밥반찬 201가지
이미옥 지음 / 성안당 / 2012년 1월
구판절판


그냥 있는 반찬에 어묵을 부쳐서 내놓을까 하다가 (어묵은 늘 탕이나 조림으로 먹다가 계란에 부쳐먹어도 별미임을 최근에 알았다.) 이 책을 한번 휘리릭 넘겨봤다가 눈에 띄는 메뉴 (신랑 퇴근이 코앞이라 재료준비가 다 되어있고 빨리 만들수있는 메뉴가 필요했다.)가 있어 참치전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예전에도 다른 책을 보고 한번 한적이 있었는데 그때도 반응이 좋아서 한번 더 해봐야지 했었던 메뉴다. 게다가 마침 집에 있는 느타리 버섯과 파프리카까지 다져만드니 예전 레시피보다 더욱 보강된 맛이 나올 것 같았다.

아니나다를까 그냥 아침에 못 먹은 국이랑 먹겠다던 신랑, 고소한 냄새에 뭐하는 거냐며 부치는 어깨너머로들여다보고 좋아한다. 안 그래도 치킨 배달부를 엘리베이터에서 만났는데 치킨도 안 땡기고 군만두라도 해먹어야하나 입맛이 없는데 뭔가는 먹고 싶었다며 기뻐하였다. 며칠전 해물파전을 해줬을땐 미리 해물파전 해준다고 공지해놓고 해준거라 오늘 갑자기 등장한 참치전보다 감흥이 덜하게 먹었던 것 같다. 안 된다 했지만 어느새 좋아하는 맥주 한캔 꺼내들고 안주 삼아 반찬 삼아 먹기 시작한 참치전. 신랑이 알려준 대로 시원한 김장 김치를 한 쪽 얹어서 먹으니 따끈한 참치전과 시원한 김치가 조화가 잘 되어 더 맛있었다. 책에 나온 것보다 재료를 많이 넣었기에 입맛대로 계란은 좀더 추가하고, 밀가루 분량은 줄여서 부쳤다.

레시피 사진은 타지도 않고 깔끔하게 잘 부쳐졌건만, 내가 한 요리는 어째 이렇게 다 타거나 모양이 없는지 사진 찍기도 민망했지만 맛있게 먹어준 고마운 메뉴라 찍어봤다.



저자분을 보니 꽤 젊은 분 같은데 전공도 의직과라 요리와 상관없는 과였음에도 결혼 후 집밥을 고집하는 신랑 덕에 엄마 삼총사의 힘을 빌어 (친정 어머니, 큰어머니, 시어머니) 이 책 한권을 낼만큼의 요리솜씨가 자리잡히게 되었다고 한다. 정말 부러운 처자다. 나도 신혼 초반에는 정말 반짝 열심히 책보고라도 다양한 요리들을 해보곤 했는데 임신하면서 입덧이 생기고, 아기낳고 몸조리하고, 남들 다겪는 평범한 코스를 혼자만 더 부담스럽게 거치면서 요리에 흥미를 좀 잃어버렸다. 요리책은 여전히 좋아해서 열심히 보면서 가끔씩 뭔가 해봐야지 하고 마음먹었지만 요리책 권수 늘어나는 것과 내 요리 솜씨가 향상되는 것이 꼭 정비례하는 것은 아니었다.



오늘의 요리가 만족스러워서 내일은 또 뭐해먹을까? 하고 책을 살펴보다보니, 이 책 참 마음에 든다. 요즘 요리책들이 감각적으로 예쁘게 잘 나온 책들도 많지만, 이 책은 예쁘게 꾸미기보다 실용적인 요리책에 더 가깝다. 그리고 초보 주부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다양한 비결과 팁들이 아낌없이 수록되어 있다. 우리도 닮고 싶은 어머니 손맛을 한분도 아니고 세분께 전수받은 저자의 노하우가 젊은 사람들을 위해 밥숟가락과 종이컵 계량법으로 자세히 수록되어 있는 것이다. 게다가 몇인분인지 잘 나와있지 않은 요리책들이 제법 많아서 아쉬웠던 점도 이 책에서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 요리별로 몇인분인지 나와있고, 조리법의 난이도까지 표기되어 있어 레시피는 쉬워보여도 막상 도전했다가 실패할만한 어려운 요리는 미리 짐작할 수 있게 되어 있었다.

메뉴들도 당장 내일 밥상에 올리고 싶은 그런 메뉴가 가득하였다. 이런 요리책 정말 좋다.

이렇게 말하는 까닭은 요리책을 많이 본 사람들은 잘 알겠지만 요리책 자체의 컨셉은 마음에 들지만 막상 하나하나 따라해먹어보려면 책 한권에서 내가 취할 레시피는 많지 않은 그런 책들도 있는데 이 책의 반찬들은 정말 한식의 집반찬 그 자체이다. 그러고보니 그 흔한 스파게티 하나 못 본 것 같다. 오히려 다른데서는 보기 힘든 흑마늘 제조법까지 나와 있었다.



요리할때마다 이 반찬은 여기서, 이 반찬은 저기서 하는 식으로 여러권의 책을 펼쳐놓고 요리하려니 정신이 산만했는데 이 책은 웬만한 한식 반찬들을 아우르고 있어서 몇권의 책을 주방에 어지러이 펼쳐놓을 필요가 없을 것 같아 마음에 들었다. 평소 안해봤지만 엄마가 많이 만들어주셔서 나도 해보고 싶은 그런 메뉴가 있다면 목차에서 찾아보라고 말하고 싶다. 쉬운 반찬서부터 안해봤지만 해보고 싶은 그런 메뉴들까지 다양하게 실려있어 마음껏 고를 수 있다. 마트에서 장 봐온 재료로 뭔가 만들고 싶은데 막막할때 펼쳐봐도 뭐가 나와도 나오는 그런 책이란 뜻이다. 같은 재료로 무치거나 볶고 조려도 여러 방법으로 할 수있는 방법이 같이 소개되어 있어서 비슷한 듯 조금씩 다른 그런 반찬들을 만날 수 있던 것도 좋았다. 느타리 버섯 무침은 매콤하게 무치고, 느타리 버섯볶음은 파프리카와 같이 볶아 색감도 좋고 맛도 매운 맛이 아니라 아이도 즐길 수 있는 그런 맛이다. 꺳잎 말고 꺳잎 순나물을 식당에서 먹어보고 반한 적이 있었는데 그 메뉴도 나와 있었다. 각 메뉴 하단에 재료별 효능이 실려있었는데 깻잎에 들어있는 파이톨 성분은 훌륭한 항암 효과를 갖고 있어 위암예방에 효과적이고, 철분과 칼슘이 많아 빈혈과 골다공증 예방에도 좋다고 한다. 나물을 안 좋아하는 우리 아기도 깻잎 순나물은 안줘봤는데 보드라워서 잘 먹을 것 같았다. 느타리버섯은 칼로리는 낮고 포만감을 주어 비만 예방에 좋고, 셀레늄이라는 성분이 있어 인체의 노화를 예방하고 칼륨이 풍부해서 나트륨을 몸 밖으로 배출해주는 효능이 있다고 한다. 버섯 좋은건 대강으로 알고 있었지만 효능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니 더 해주고 싶은 메뉴가 되었다.



새우튀김 하나만 해도 워낙 간단해서 그런지 많은 요리책을 봐도 제대로 새우튀김을 다룬 책이 드물었는데 이 책에서는 재료 손질법(새우 꼬리의 물주머니 잘라내기부터 시작)부터 친절하게 새우튀김을 하나의 요리로 대접해주었다. 바로 얼마전 새우튀김을 하려다가보니 너무 당연한 메뉴인데도 요리책에서 찾기가 힘들어서 (대부분은 대하찜 위주로 나오고 새우 튀김은 자세한 방식보다는 약식으로 간단히 소개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아쉬웠다가 여기서 보고 반가웠다. 아, 그렇다. 내가 이 책이 더욱 마음에 들었던 이유가 그것이었다. 메뉴도 다양하거니와 그동안 내가 다른 책들에서 찾고 찾아도 눈에 잘 안띄면서 그러면서도 너무 쉽게 당연한 반찬들이 여기 많이 몰려 있었다.

임신했을때 엄마 병문안 (교통사고로 몇달이나 입원해 계셔서, 나도 거의 병원으로 출퇴근하다시피 했다.)을 갔다가 옆자리 환자분이 오늘은 도토리묵이나 무쳐먹어야지 하는 이야길 듣고 갑자기 너무 먹고 싶은데, 엄마는 입원 중이시지 난 못만들겠지 (임신전 같으면 책보고 만들었겠지만 그때는 내가 만든건 먹기 싫었다.) 사먹자니 관광지 아니면 안 팔것같지 (그래도 먹고 싶었는데 신랑이 관광지에서 먹는 파전과 도토리묵은 가격만 비싸고 맛이없다고 싫어해서 이야기도 못 꺼냈다.) 못먹고 마음에만 담아두었는데, 그게 두고두고 기억에 남아 이후로 엄마 퇴원하신 이후로 도토리묵 무침만 내리 해달라고 해서 좋아하는 메뉴 중 하나가 되고 말았다. 그 메뉴도 나와있다. 고기 싸먹고 남은 상추, 어떻게 처리할까 싶어 고민하는 주부들에게 쉽게 후다닥 무쳐서 반찬 한가지 또 올릴 수 있는 상추 무침도 옆에 소개되어 있다. (베테랑 주부들은 아니 이런 쉬운 메뉴들도 잘 못하나? 할 수 있겠지만 초보에게는 어느 것 하나 소홀할 수 없게 반갑기만 하다. 요즘은 책 안보고도 하는 메뉴들도 생기긴 했지만 뭔가 입맛에 안맞을때도 있기에 책보고 하는게 가장 안심되긴 한다.)

우리 아이가 좋아하는 잔멸치 조림, 내가 하면 멸치가 튀겨지다시피 하거나 타기일쑤였는데 시어머니와 친정 어머니께서 만들어주시는 멸치조림은 늘 맛있고 아이도 좋아하였다. 그래서 잔멸치가 냉장고에 가득해도 섣불리 조릴 생각을 못했는데 이 책의 팁을 보니 나의 문제를 알 것 같았다.

바삭한 조림을 만들기 위해서는 멸치를 기름에 충분히 볶고, 뜨거운 김이 빠진 후에 설탕을 넣어야 딱딱해지지 않는단다.

매워서 그냥 먹기는 힘든 마늘도 튀겨서 무치는 새로운 메뉴가 선보이기도 한다. 귤과 사과로 잼을 만들기도 하고 앞서 말했듯 흑마늘 제조 등의 비법도 나왔지만 대부분은 특별한 메뉴보다 화려하지 않으면서 먹고 싶었던 엄마표 반찬을 손쉽게 만들 수 있는 고마운 요리책이었다. 요리가 부담스럽고 어려워지는 이유중의 하나가 요리책 보고 뭐 한가지를 만들려고 해도 집에 없는 재료가 꼭 한두가지는 생겨서, 그 재료 살때까지 미루다보니 막상 할 메뉴가 턱없이 줄어드는 이유도 있었는데 책에는 재료가 많이 필요없는 그런 반찬이 많아서 정말 기본 야채와 있는 재료로 뚝딱 만들어내는 요술방망이 같은 그런 책이었다. 뭐 하나 만들래도 장보고 시작하는 나와 달리, 집에 아무것도 없어도 뭔가 만들어내시는 엄마의 차이를 이 책을 보고 느낄 수 있었다.

정말 요리에 충실한 책이라 초보 주부들에게 꼭 필요한 책이 될 것 같은데, 사진의 색감이 조금 옅어서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 시키지 못한게 약간 아쉬웠고, 표지로 확 사람들의 시선을 이끌 수 있는 면이 아쉽게 느껴졌다. 내용만 보자면 정말 진국인데 말이다. 아마도 이 책은 알음알음 입소문으로 대박나게 될 책이 아닐까 싶다. 몇년전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내가 좋아한 모 파워블로거님의 요리책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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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남극지도 강력추천 세계 교양 지도 5
배정진 지음, 이유경 감수 / 북스토리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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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극은 늘 호기심의 대상이다. 전직 스튜어디스였던 친구가 세계 곳곳을 누비고 다녔던 이야기에는 그래 그랬겠지 하고 건성으로 고개를 끄덕였다가, 남극도 가봤다는 말에는 그저 부러운 마음에 입을 쩍 벌리고 말았다. 가보니 정말 장관이더라. 멋지던데? 하는 그 말이 예사로이 들리지 않았다. 다녀와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말처럼 들렸다. 평범한 나로선  티브이 다큐멘터리가 아니면 남극의 풍경을 접할 수 없을 것 같고, 책에서도 남극에 대해 자세히 나온 책들을 아직 읽어본 적이 없었기에 짧은 글이라도 남극에 대한 글이 나오면 관심부터 가지게 되었다.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남극지도는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책이지만 어른이 읽기에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재미난 정보가 가득하게 실려 있다.

 

학창 시절에 해외토픽이나 유머이야기같은 것들을 기억해뒀다가 친구들과 쉬는 시간, 등하교 시간에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했다. 그 이야기가 아니라도 할 말은 많았겠지만 뭔가 재미난 소재거리가 있으면 꼭 공유하고 싶었다. 이후에는  드라마 이야기나 연예인 이야기로 옮겨가기도 했지만, 여전히 재미난 이야기에는 눈과 귀가 쏠리기 마련이다. 이 책을 읽고 오랜만에 가족들과, 특히 연예인이야기라면 딱 싫어하는 신랑과 남극에 세상에 에어컨도 있고, 냉장고도 있대. 이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카더라 통신이 아닌 책에서 얻은 정보니 힘을 실어 말하기도 좋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너무나 추운 남극에 대해 궁금증을 갖고 있지만 최초의 탐험가 이야기나 남극에 사는 동물, 혹은 오존층 붕괴로 빙하가 녹고 있다 등의 단편적 지식 몇가지만 기억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모르고 있는 남극에 대한 재미난 이야기들이 이렇게나 많다는 것을, 사실 혼자 알기 아쉬워 소개하고 싶다.

 

겨울이 되니 베란다 기온이 급격히 내려가서, 베란다만 나가도 냉장고 온도는 될 것 같다. 그래서 추운 겨울에는 냉장고에 보관할 음식들, 특히 끓인 보리차 등도 냉장고에 두지 않고 베란다에 보관을 한다. 남극이라면 그 자체로 냉동고보다 더 저온일테니 냉장고,에어컨은 상상조차 할 수없었다. 그런데? 분명 존재한단다. 냉장고는 식재료가 얼지 않도록 냉장 상태로 보관하기 위해 필요하고, 냉동고 역시도 필요하다. 바깥의 기온이 워낙 변화무쌍해서 일정한 온도로 보관해야하는 필요가 있을 경우 냉동고를 활용한다는 것. 더욱 놀라게 한 에어컨은? 사람이 아닌 식물을 위해 쓰인다고 하였다. 남극에서 웬 식물 재배?라고 말하겠지만, 채소를 먹지 못해 심각한 편식으로 비타민 부족에 걸릴 뻔한 남극기지 사람들을 위해 남극 전용 유기농 식물 재배를 하는 곳이 있다고 한다. led 빛을 쬐고, 온도가 너무 올라가는것을 막기 위해 에어컨을 가동한단다. 도대체 얼마짜리 채소가 되는 거지? 라고 생각했는데, 남극이 아닌 외부에서 채소를 가져가다가는 중간에 다 얼어버릴테고, 보통은 급속 동결 건조한 채소만 가져갔기에 비타민도 부족하고, 섬유질이 부족해 심한 변비에 시달릴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많은 양은 아니겠지만 일주일에 한번 채소로 포식하는 (남극이야말로 정말 채소가 금값일 지역이 아닌가 싶다.) 그런 날도 있다고 한다.

 

그런가하면 심지어 수영복을 입을 수도 있다!

남극에도 화산분출이 되는 곳이 있어서 인근에 온천이 나오는 곳이 있어 관광객들이 수영복을 입고 남극에서 온천욕을 즐긴다는 것이다. 아, 도대체 꿈만 같은 그런 일들이 남극에서 벌어지고 있다니 신기하기만 했다.

 

남극의 땅에 대한 소유권도 지금은 묶여있어서 어느 나라도 인정되지 않고 있으나 그 법령이 풀리는 즉시, 각 나라가 그동안의 연구를 바탕으로 소유권을 주장할 것이라 한다. 그래서 수많은 나라들이 남극에 기지를 세우고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란다. 남극에 묻힌 천연자원들의 양이 너무나 방대하기에..

 

남극에 대한 많은 놀라운 정보들을 접하니 남극에 가는 방법과 놀러가는 관광객들에 대한 궁금증도 생겨났다.

그 해답도 나와있다. 우리나라에서 남극까지 가는 최단 코스는 비행기로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까지 간 뒤 다시 항공편으로 우수아이아나 칠레의 푼타아레나스까찌 이동해야한다. 비행시간만 하루가 넘는 긴 여정인데, 비행기를 갈아탈때마다 하루 간격으로 겨울과 여름을 넘나드는 것 또한 색다른 경험이다. 크루즈 여행을 원한다면 우수아이아로, 비행기 여행을 선택했다면 푼타아레나스로 가야한다. 135p

예전에는 크루즈선을 타고 남극 주위를 도는 정도에 그쳤던 여행도 아예 경비행기를 타고 남극점까지 가기까지 하는데, 꽤 고가임에도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예약이 몰린다고 한다. 지금은 마냥 꿈같은 남극 여행이지만, 언젠가 평생에 한번쯤 가게 될 일이 생기려나?

갈수록 빙하가 많이 녹고 있다고 해서 그게 언젠진 몰라도 지금의 남극과 또달라진 모습이 되어있을까 걱정되기도 한다. 그저 한순간의 꿈일수도 있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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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다섯 인생 - 나만 좋으면 그만이지!
홍윤(물만두) 지음 / 바다출판사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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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알라딘에서 갑자기 물만두님의 추모의 글이 올라오고, 수많은 사람들이 슬퍼하는 것을 보고 물만두님이 어떤 분이시길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몇년전부터 책을 많이 읽기 시작했고, 리뷰도 쓰기 시작했다. 여러 서점에 리뷰도 올렸지만 물만두님처럼 알라딘 서재에 리뷰 외 글도 열심히 올리면서 이웃들과 교감하지 못하고, 주로 네이버 블로그와 카페에만 사적인 글을 올리고, 이웃관리 소홀한 것은 여전했다. 그나마 네이버가 인터넷 서점보다는 나의 주무대였다는 것이 차이일뿐. 그래서 물만두님을 미처 몰랐다. 추리소설 마니아이자, 서평 쓰기의 달인이신 분, 그리고 25세부터 걸렸던 근육이 무력화되는 병으로 오로지 책만 친구삼아 지내셔야했다는 것까지도 말이다. 물만두님에 대한 추모의 글을 올리고 싶어도 그 분이 여성분인지 남성분인지도 몰랐고 전혀 아는바가 없어 낯선 글 몇마디만 남겨 죄송했는데, 이제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그분의 책 사랑과 힘들어도 밝게 살았던 가족의 단란한 이야기 등에 지금은 고인이 되신 분일지라도 물만두님을 알게 된 소중한 시간이었단 생각에 책에 감사하는 마음마저 들었다.

 

 

"하고 싶어도 못하는 사람도 있다. 복이라고 생각하고 다닐 수 있을 때 걸어다녀. "

..

내가 좋아했던 건 가끔 서점에 들러서 책을 산 다음 근처 카페에 앉아 책을 읽는 것. 정작 지금은 할 수 있는게 그리많지 않다. 그 전까지는 전혀 없던 여행 생각도 나고, 이때까지 한번도 해본적 없는 '친구랑 수다떨기'도 해보고 싶다.

 ..

아무때나 스윽 밖으로 나가 꽃향기를 맡을 수 있는 일상조차 없다는 것이 가끔 아쉬울 뿐이다. 누가 감히 앞날을 장담할 수 있으랴. 많이 할 수 있을때 하고 싶은걸 미루지 말고 하시길. 171p

 

책을 좋아하기에 책을 사랑하는 마음이 지극한 어느 분, 특히나 많은 이들에게 잘 알려지셨던 유명한 서평 달인님의 글을 읽고, 알게 되었다는 것이 뒤늦었지만 행복한 시간이었다. 남들에게는 평범한 일상이지만, 누워서 혼자 일어나지도 못하게 된 물만두님께는 특별하고 어려운 일일 수 있는 사소한 모든 것들. 그 모든 것들이 얼마나 소중한 것들인지 다시금 느끼게 해주는 글이었다.

 

책에 관련된 많은 이야기들이 나와 더욱 공감하며 읽었는데 어느 기자의 이야기는 나까지 불편하게 만들었다. 물만두님의 병환을 알고, 인터뷰하자고 조르다가 물만두님이 자신의 병을 기삿거리화하기 싫어 회피하니 나중엔 욕까지 하면서 뭐라고 했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고통을 자신의 기삿거리화하려는 그 심리, 게다가 상대방에게 잔인한 고통까지 가하는 그 심리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또 만두님 서평을 도용하는것도 모자라 타 서점에서 자신이 알라딘 물만두인양 활동하면서 진짜 물만두님을 서평 도용으로 고발하고, 탈퇴시키고, 어쩌고 하는 어이없는 분의 글도 읽었다. 지금도 그런 일이 있으려나? 서평 도용 문제는 종종 발생해도 물만두님처럼 잘 알려진 분을 상대로 그런 사기행각을 벌인 사람이 있다는게 정말 놀라울 따름이었다. 참, 눈뜨고 코베어 가는 세상이라더니..

 

나 또한 알라딘은 아닐지라도 서평을 쓰기 시작하며 책까페 등에 많이 가입하고, 다양한 이웃들을 알고 소통하기 시작했는데,온라인으로 친구를 사귀고 블로그에 신경쓰게 된것은 (앞서 말했듯이 미미한 정도지만 예전에는 내 블로그는 그저 여행 정보나 요리 정보들을 스크랩해서 나 혼자 보는 용도가 전부였다.) 내게는 정말 큰 변화이고 개혁과 같았다. 물만두님 역시 알라딘 서재(네이버 블로그와 같은)를 통해 많은 사람들과 대화하고 소통을 한다. 인터넷이라는 세상에서는 물만두님도 얼마든지 자유로이 대화할 수 있고 (그래서 뒤에 다른 분들의 추모 글을 읽다보면 물만두님의 병환을 몰랐던 이들은 소소한 일상을 올리는 물만두님이 이해되지 않았다는 이야기까지 있었다.) 건강한 몸이 될 수 있었다. 그 곳에서 사람들에게 정도 얻고, 즐겨찾기가 끊어졌을땐 상처도 받는다. 그 모든 이야기들이 참으로 깊숙이 와 닿았다.

 

투병중이실때 쓴 이야기라 우울한 이야기 일색일거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하나하나 그분의 삶을 잊을만큼 너무나 재미나고 진솔하다. 본인이 물만두이기에 여동생은 만순이, 남동생은 만돌이로 부르며 삼남매와 부모님의 오손도손, 때로는 재미나게 티격태격하는 본인 말로도 코믹하다 할 정도로 재미난 가족사가 정말 가감없이 그대로 실려 있었다.

 

아픈 딸 앞에서 아픈 언니, 누나 앞에서 가족들은 우울한 모습만 보이지 않는다. 물만두님을 위해서 그런것이겠지만 다들 오히려 더 건강한 사람보다도 긍정적인 모습으로 물만두님을 대하고, 농담도 서슴지 않고, 특히 먹을 것 앞에서 언니, 딸을 팔아 (아픈 만두님 거라면서 엄마가 호떡을 빼돌린다던지) 간식을 챙기는 만화같은 모습도 종종 그려진다. 가족 자체가 워낙에 유쾌한 분위기라 만두님도 버텨내실 수 있으셨던게 아닌가 싶다. 소중한 가족. 못됐다 투덜거리다가도 사실은 가장 아끼는 여동생 만순이와 놀리면서도 정이 담뿍 든 막내 동생 만돌이.

 

엄마의 사랑은 또 어떠한가.

어느 집이나 엄마의 사랑은 가없이 극진할 것이다만은 만두님네 어머니의 사랑은 더욱 눈물겹고 애틋하다. 만두님도 잘 알면서도 몸이 아프고 힘드니 짜증을 내고 만다. 제사 상을 홀로 차리다 데여서 아픈 팔에 딸이 의지해서 꽉 붙잡아도 아프다 티 안내고 속으로 삭히신 어머니, 밖에 못 나가보는딸을 위해 사진기를 들고 아파트 안 예쁜 꽃들을 골라골라 찍어오시는 어머니.

 

가족에 대한 사랑은 물만두님이 시트콤처럼 재미나게 풀어내는 일상 이야기 속에서 투덜대는 듯 하는 말투 속에서도 그 안에 담긴 한없는 사랑을 느낄 수 있게 표현되어 있었다. 울수만도 없고, 그냥 웃을수만도 없는 이야기들. 읽는 내내 행복했다. 책과 가족, 그리고 만두님의 어릴적 일상들 그 모든 이야기들을 읽으며 만두님을 아주 약간, 아주 약간이라도 이해하게 되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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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씩 셋씩 넷씩, 요술 주머니 456 수학동화 3
여운 지음 / 미래엔아이세움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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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래동화와 수학동화가 합쳐진 재미난 책이랍니다. 아직 구구단 등 배수 개념이 어려운 아이들에게는 전래동화처럼 재미나게 들려주구요. 좀더 자라서 2,3,4,5 씩 뛰어세기가 가능한 아이들에게는 자연스레 수학 개념을 증강시킬 수 있는 유용한 수학동화가 되기도 하는 책이지요.

사실 이런 요술주머니는 제게 있었으면 너무 좋겠어요.

마음씨 착한 부부와 욕심 많은 부부의 이야기가 등장하는데, 각각의 동네 그림을 마치 지도처럼 그려놓으면서 하나하나 아기자기하게 그림을 채워넣어간게 그림만 바라봐도 많은 이야기가 저절로 나올 것 같아요. 엄마가 어릴 적에 그랬거든요. 시골 할머니댁에 가서 벽지로 붙여진 민속 그림 등을 보거나 사람들이나 동물들이 많이 등장하는 그림들을 보고 있으면 그림만 봐도 마구마구 상상의 세계 속으로 빠져드는 그런 시간이 참 좋았답니다. 이 그림도 꿈많은 아이들과 더욱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그런 그림들이 많아 더욱 좋았어요.



가진것이라곤 초가집 한채뿐이었던 가난하지만 마음씨 착한 부부가 살았는데 어느날 남편이 나무를 하러 산에 갔다가 버섯을 두개 따면서 옆에 보인 작은 주머니에 담아갖고 돌아왔어요. 사실 말투는 전래동화 느낌이라 구어체랍니다.

남편은 주머니에 버섯을 쏙 넣었지.

버섯도 따고 주머니도 얻으니 콧노래가 절로 나왔어.

이렇게 말이예요. 참으로 정감있지 뭐예요.

집에 와서 아내에게 주머니를 건네자 그 안에서 버섯이

둘, 넷, 여섯, 여덟, 열, 열둘, 열넷, 열여섯, 열여덟, 스물

이렇게 스무개가 나왔답니다. 한번 넣은 사물의 열배수로 증가되어 나오는 요술 주머니였어요.

달걀도 엽전도 복숭아도 모두 열배로 뻥 튀겨져서 나왔어요.



그러니 이렇게 자연스레 뛰어세기가 가능한 것이었죠. 부자가 되어도 이웃들과 나누고 행복하게 사는 부부를 보자 보는이까지 흐뭇해지더라구요.

전래동화를 많이 접해보지 않은 우리 아들 (전집을 스무권 정도 되는걸 들였는데 전집보다 오히려 단행본이 손에 더 자주 잡히는 것 같아요) 재미난 그림과 이야기에 쏘옥 빠져듭니다.

한편 이웃마을에는 심술궂고 욕심 많은 부부가 살았는데, 그 부부의 못된 일과는 그림으로 잘 나와 있었어요.

아내와 서로 더 먹겠다고 싸우고 아내는 입에서 불까지 내뿜네요. 아내와 남편 모두 동네를 돌아다니며 온갖 악행을 일삼습니다. 그림을 보면 글보다 더 많은 내용을 알 수 있어 재미났지요.못된 부부가 이웃마을의 착한 부부 이야기를 듣고 당장 쫓아가 갑자기 벼락부자가 된 사연을 듣지 않을 수 없겠네요. 이후의 결말은? 많은 전래동화가 그렇듯이 비슷한 결말로 이야기를 맺습니다.

남과 나누지 않고 혼자서 욕심만 부리는 사람의 비참한 결말을 알게 해주지요.

또 나도 해볼래 코너에서 동화를 다 읽고 다리를 건너는 두 부부의 이야기가 게임으로 나오구요.

책 뒤에 부록으로 붙어있던 빙고판 2장으로는 둘이서 숫자를 하나씩 지워가면서 빙고를 할 수 있는 재미난 게임이 등장합니다.

아직 우리 아이에게는 좀 어렵겠지만 좀만 커도 무지 좋아할 그런 게임이었어요.엄마도 어릴적 빙고를 무척 좋아했거든요. 친구들과 쉬는 시간마다 했던 기억이 나네요.

아직은 전래동화처럼 읽어주었지만 숫자에 익숙해지면 초등학교 들어가기전에 이 책 개념까지 익히고 들어가지지 않을까 싶어요. 읽고 또 읽다보면, 어느새 머릿속에 자신도 모르게 뛰어세기가 들어오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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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은 일년에 딱 한번? 456 수학동화 12
김성은 지음 / 미래엔아이세움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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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생일은 9월입니다. 생일날만 해도 그런 이야기가 없었는데, 이번 크리스마스 때 산타할아버지의 한아름 선물을 받고 나더니, 매일매일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고 싶어하더라구요. 1년 기다려야해. 라고 뜬금없이 (그러고보니 전 늘 그랬네요 자세한 설명 없이 생뚱맞고, 뜬금없게 아이에게 말해주니 얼마나 갑갑했을까요.) 이야기 해주었었죠. 여기, 생일은 일년에 딱 한번? 이라는 재미난 동화가 있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귀여운 고양이 초초가 주인공입니다. 글밥이 좀 많고, 내용이 어렵지 않을까 했는데 아이가 재미있어 할 내용이 많이 섞여있고, 자연스럽게 스토리가 진행되어서 아이가 끝까지 재미나게 듣더라구요. 이 책이 다른 책 밑에 있으니 고양이가 수영복 입고 선글라스 낀 책 읽어주세요. 해서, 무슨 책이지? 하고 보니 표지에 정말 그런 그림도 나와있었어요. 아, 정말 귀여운 초초예요.

엄마가 외출나갔다오시자 초초가 놀아달라고 조릅니다.

"안돼. 지금은 바빠. 시간이 없는걸."

"시간이 없다고요? 시간이 뭔데요?"

여기에서 내용이 시작되지요.

사실 이런 일은 집에서도 일상적으로 많이들 일어나는 일이잖아요 대부분 아이들에게 엄마 바쁘다고 하고, 대충 얼버무리기 일쑤였는데 책을 읽어주며 설명해주니 이야기해주고 싶었던 것들이 정말 논리정연하게 가득, 잘 담겨있어 너무 좋았어요. 사실 아이들 눈높이에 맞게 설명한다는것이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었는데 예시로 든 것들도 너무 재미있어서 아이도 즐거워하며 따라했답니다.



하나하나의 장면이 머릿속에 각인되었나봐요.

이 책 이름을 아직 정확히 외우지 못했을때에도 고양이가 자다가 일어난 책 읽어주세요 하기도 하고, 위에처럼 수영복입은책 읽어주세요 하기도하고, 또 달리 이야기할적에는 눈 깜빡하고 박수치는 책(책을 보신 분들은 잘 아실거예요 그런 장면들이 다 나오거든요.) 읽어주세요 하기도 했답니다.

1초를 설명한게 가장 재미났죠. 엄마가 달걀을 탁 깨드리면서 1초가 흘러. 하고 말하며 예를 든 방법들 말입니다. 눈 깜빡부터 시작해서 박수치고 재채기하고 방귀뀌기에 책장 넘기기까지..아이와 함께 읽으며 따라해보니 아이가 정말 좋아했어요. 1초를 잊을래야잊을 수가 없을 것 같아요.

1분 설명 역시 재미나지만 1부터 60까지 세는게 아직은 힘든 아들, 하나둘셋으로 세면 그나마 셀텐데.. 일이삼으로 육십까지 세자고 하니 지루해합니다.

엄마가 초에서 한시간까지 설명하면서 케이크를 어느새 다 구웠어요. 짜잔..오늘이 초초의 생일이었던거예요. 친구들 모두 모여 재미나게 생일을 보내고 나니 다음날도 초초는 또 생일파티를 하고 싶었어요. 그러자 하루가 지나서 생일이 아니란 이야기를 듣고, 또 서른밤을 자고 일어나서 한달이 지났단 이야기도 들었어요. 달력 열두장을 떼어내야 일년이 지난다는 이야기까지두요. 참으로 일목요연하면서도 눈과 귀에 쏙쏙 들어오는 설명이라 엄마도 듣는 아이도 만족스러운 그런 시간개념설명이었답니다. 귀여운 초초 달력 열두장을 떼내야한다는 말에 즉시 반응을 보이네요.

지금 만 40개월난 우리 아들, 새해 들어 다섯살이 되었는데, 책 속 초초는 1월 10일에 다섯살 생일을 맞이하였고, 일년 후에 다시 여섯살 생일을 맞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아이들 눈높이에 잘 맞는 수학동화라 아이세움 456시리즈를 즐겨보고 있었는데 이번 책은 특히 더 마음에 드네요. 어려운 시간 개념을 눈에 쏙쏙 들어오게 잘 설명해주니 말입니다. 부록으로 들어있는 시계판도 너무 좋았어요. 아이가 때마침 지금 몇시냐고 해서 시계와 비교해서 분침 시침을 돌려가며 설명도 해주고 그랬네요. 아직은 시계에 대해서는 큰 관심이 없지만 앞으로 좀더 늘어나면 그때 제대로 활용할 시계판이 아니었나 싶어요.

재미난 동화 후에 독후활동을 즐길 이야기가 부록으로 나오는데, 앞서 배운 개념들을 제대로 이해했는지 간단한 게임들로 테스트하는게 나와요.

아직 글씨를 읽지 못해서 엄마가 읽어주니 아이가 제대로 맞게 대답하더라구요 그래서 미로 찾기도 성공!

읽고 보고 즐기는 수학동화, 생일은 일년에 딱 한번!

크리스마스도 일년에 딱 한번! (우리 아들에게 특히요) 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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