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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집에 그림 - 그림으로 꾸민 인테리어 30
조민정 지음 / 동녘라이프(친구미디어)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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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이 모여 인생이 되는데, 잠깐이라고 대충 해놓고 살면 그게 굳어져 평생 자기 취향이나 흔적이라고는 없는 공간에서 살게 되지 않을까?"

친구의 이 말을 들은 뒤부터 나는 어디를 가든 내 공간에 작은 그림엽서라도 꼭 붙여 두게 되었다. 18p

사실 이 말에 가슴에 쿵 하고 뭐가 내려앉는 느낌을 받았다.

어렸을적에는 공주같은 나만의 방 하나 갖는게 소원이었는데 자매다보니, 늘 같이 방을 써야했고, 침대를 놓을 공간도 되지 않아 침대는 그저 꿈의 가구였다. 직장생활을 하며 자취할때 나만의 공간이 생기긴 했으나, 싱글인데 뭐 이제 곧 결혼할텐데 가구 사고, 인테리어 꾸밀 여력이 어디있어? 하는 안이한 생각으로 그냥 최소한의 가구와 짐만으로 몇년을 그냥 멋없는 방에서 자고 먹고 생활했다.

이 책에는 저자가 만난 수많은 사람들이 등장하는데 그 중 처음 소개된 사람이 위와 같은 말을 친구에게 듣고 충격을 먹었다 하였다. 싱글이고, 곧 떠날 전세집이기에 크게 꾸미지 않고 바쁘게 생활하곤 했는데 뉴욕에서 만난 친구들이 잠깐의 생활일지라도 자신만의 공간을 개성있게 꾸미는 모습을 보고 생각을 달리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내가 지금 딱 그런 위치인 것 같았다.

싱글일땐 그랬어도 결혼하면 예쁘게 꾸미고 살아야지 했는데, 막상 결혼할때 집 리모델링 하면서 어머님께서 벽지랑 바닥재, 그리고 화장실 타일 등의 인테리어를 제의하셨을때는 직장생활을 병행할때라 그랬는지, 큰 욕심도 없었고 그냥 무난한 것, 국민 꽃무늬 벽지 키포인트로 넣는 것만 하고 특별한 인테리어를 고민하지 않았다. 신혼 부부들이 가구며 인테리어 등에 큰 관심을 갖는것과 반대로 사실 직장일이 너무나 큰 스트레스에 봉착했을때라 그런지 결혼 준비하는 기본 과정마저도 허덕일 정도라 마음의 여유가 없었단 핑계가 있었다.


그럼 결혼하고 나서는? 이제 인테리어에 신경을 써볼까 싶었으나 꾸미기 위해 뭔가를 사는게 귀찮게만 느껴졌다.

그리고 아이가 생기고 나서는? 집 치우는 것만도 큰 일이라 생각되었다. 끝없이 어지르고 치워도 다시 어지르고..

아이 키우는 집이 매한가지겠지 뭐, 우리집이 약간 더 지저분하겠지만 하고 안이한 생각으로 책을 펼쳐들었다가 깜짝 놀라고 말았다.



책 속에 소개되는 집이니 더욱 깔끔하게 관리했을수도 있지만, 그림과 사진이 조화가 잘 된 아늑하고 깔끔한 공간들이 눈에 쏙쏙 들어왔다.

하물며 싱글 남성 또한 나보다는 더 멋지게 잘 가꾸고 사는 듯 했다.

잊고 있던 싱글때의 인테리어 욕심도 살아났다.


싱글일때 많은 사람들이 전세 등을 하기에 벽에 마음대로 못하나 박기가 힘이 든다. 그렇다고 인테리어를 포기하느냐, 책 속 주인공들은 멋진 대안을 내놓았다. 시침핀으로 살짝 엽서 등의 그림을 벽에 꽂아두는가 하면, 색색 예쁜 테입을 재치있게 붙여 얼마든지 쉽게 뜯어내는 효과만점의 그림, 사진 장식을 하기도 한다. 보기 싫은 두꺼비 집이나 인터폰, 심지어 에어컨까지 액자나 기타 소품등을 활용해 주변 모습과 잘 어우러지는 모습으로 바꿔놓기도 하고, 가리개천으로 예쁘게 덮어 아예 보이지 않게 만들어놓기도 한다.

그는 얼마 안되는 돈으로 한 사람의 감정이 깃든 사진을 가질 수 있다는 자체가 행운이고 행복이라고 말한다. 232p

대부분의 이들이 사진이나 그림 전공, 혹은 인테리어 전공자들이라 감각이 좋을수도 있었겠지만 우선 자신의 공간을 사랑하고 되돌아볼줄 아는 여유를 지닌 사람들이란 생각이 들었다.


신혼부부들의 집, 그리고 심지어 두 어린 아이가 있는 집조차도 어여쁘게 꾸며진데 놀랐다.

우리집에도 액자라고는 떡하니 걸려있는 커다란 결혼 사진이 전부인데, 아이 돌사진도 찍어만 두고 돌잔치를 안해서 큰 사진을 안 뽑아놨는데, 너무나 무미건조하고 촌스러운 액자라고 책에 나오는 많은 이들은 좀더 색다른 감각으로 아이들의 사진, 결혼 사진등을 꾸며놓았다.

여러 사진들을 흑백으로 찍어서 액자 여러개에 넣어 문 옆에 나란히 장식한다던지 (그것이 면이 아닌 선의 느낌이 되어 의외로 무척 잘 어울렸다.) 한쪽 벽에 결혼 사진들을 재치있는 느낌으로 담아낸다던지 하는 것이 그 예였다.


사진도 그렇지만 그림은 또 어떠한가. 스티커 그림을 나누어 공간에 배치하는가 하면, 벽 한쪽면에 독특하고 개성있는 그림을 그려넣어 자신만의 공간에 생기를 불어넣은 사람도 있었다.

보는내내 눈이 즐겁고, 그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절로 반성이 되기도 했다.

싱글때의 그 안이한 마음으로 지금 개성없는 그런 공간에서 살고 있는 나, 뭐 한가지라도 어여쁜 그림이라도 붙여보고 싶은데, 아이 키우는 집에서는 적거나 없는 것이 오히려 인테리어라는 주위 평대로 받아들이고 (아이 장난감, 내 책 등으로 이미 집은 복잡 그 자체기에) 신경을 못 쓰고 살았는데, 잡지의 한 장같은 멋드러진 자신만의 공간에 사는 사람들을 보자, 나도 이렇게 살고 싶다. 우리 아이에게도 이런 방을 꾸며주고 싶다란 마음이 들었다.


책의 말미에는 카페,레스토랑에서 편히 즐길 수 있는 그림도 소개되었고, 나같은 초보자들을 위한 액자서부터 그림 구입, 그림 장식법 등 다양한 팁이 소개된 점이 주목할만 하였다.

내 집에 그림, 처음에는 그 그림한 점이 무척 사치스러운, 나와는 거리가 먼 일이라 생각했는데, 꼭 비싼 그림이 아니더라도 직접 찍은 사진, 잡지에서 컬러복사한 사진 등으로도 멋진 공간을 만들어내는 재치를배울 수 있었다. 우선되어야할 것은 마음가짐의 변화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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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 단단이의 동지 팥죽 알콩달콩 우리 명절 3
김미혜 글, 최현묵 그림 / 비룡소 / 2010년 5월
품절


동짓날 따끈하고 붉은 팥죽을 먹고, 담 뒤나 장독대 등에 올려놓아 귀신을 막는다는 이야긴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그런데 꼬마 귀신 단단이의 눈에서 바라보니 또 다른 재미난 이야기처럼 들렸다. 꼬마 귀신 단단이가 엄마귀신 (처녀귀신처럼 생겼구나. 하긴 엄마귀신이라고 머리를 쪽지고 있으면 귀신 같지 않고 어색할듯도 싶다.)에게 동짓날 팥죽 냄새가 구수하다며 팥죽을 먹겠다고 조른다. 귀신이 팥죽을 먹겠다니 엄마는 펄쩍 뛰지만, 단단이는 먹고 싶어서 몰래 동네로 내려왔다.


아이 책에 도깨비, 귀신 등이 등장하면 아무래도 무서울 법한데, 꼬마 귀신이 등장해 눈높이에 맞춰 소개되니 아이도 덜 무서워하며 볼 수 있었다. 그림책에 무서운 귀신 그림이 그려지면 (모 인기있는 책중에 정말 엄마가 봐도 무서운 귀신 그림도 그려진 책을 보았다. 초등학생 정도가 되어서 겁이 좀 없어지고 무서운 그림이나 이야기도 오히려 더 재미있어 할때가 되면 그 그림책을 보여줘도 될 것 같은데, 지금은 한번 보기만 해도 꿈에 나올 것 같아서 안 보여주려고 노력중이다.) 아이 꿈에 나올까 두려워 이렇듯 눈높이에 맞는 꼬마귀신이 무척이나 반가웠다.


게다가 개구쟁이 우리 아이들처럼 엄마 말씀 안듣고 하고 싶은대로 하고 떼 쓰는 것도 귀신도 마찬가지 모습을 보여준다.

동네에 내려와 팥죽쑤는 모습서부터 옆집 아이가 팥죽을 나눠들고 오는 것, 또 아이들이 팥죽 먹고 힘자랑하는 모습 등을 보며 단단이는 살짝 겁을 먹기도 한다. 우리가 생각하기에 귀신이 너무너무 무서운데, 단단이 눈에도 아이들이 팥죽 때문인지 붉은 색으로 보여 (오히려 그림상에서는 마치 사람들이 귀신처럼 보이고 귀신 단단이는 사람처럼 보인다.) 귀신 눈에 사람도 무서울 수있음을 보여주었다. 어디 귀신 뿐이랴. 아이들이 무서워하는 동물들에게도 사실 사람은 무서운 존재가 아니던가.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명절 이야기는 또 다른 재미를 안겨주었다.



동짓날 팥죽을 먹게 된 유래에 대해서도 책의 말미에 잘 나와 있었다.

말 안듣는 아들을 둔 중국 진나라의 공공이라는 사람의 아들이 동짓날에 죽어 천연두라는 역병을 퍼트리는 역신이 되자, 아들이 살아 생전 싫어했던 팥으로 죽을 쑤어 역병을 막기 시작한게 그 유래라 하였다. 동지 하면 팥죽 쑤어먹는 것과 귀신 쫓는것밖에 잘 몰랐었는데 천연두를 막는데서 유래했다는 것과 며느리들이 버선 짓는 유래 등 재미난 사실들을 배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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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개구리 큰눈이의 단오 알콩달콩 우리 명절 6
김미혜 글, 조예정 그림 / 비룡소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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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정월대보름, 동지, 칠월칠석 등의 다양한 우리 명절들이 친숙한데, 단오는 사실 교과서에서만 배우고 실생활에서는 크게 와닿지 않던 명절이었어요. 단오는 음력으로 5월 5일, 양의 기운이 가장 왕성한 날로 여겨 여름을 맞이하는 큰 명절로 반기며 즐겼다고 하네요. 휴일이지도 않았고 요즘 일반 집에서 창폿물로 머리 감는 일도 거의 없다보니 조상들이 소중히 여겼던 좋은 기운이 가득한 날, 단오가 명절로써의 의미를 많이 잃고 있는 것 같아 저도 아쉽더라구요.



그래도 교과서에서 워낙 친숙하였던 명절이라 그런지 단옷날 창포물로 머리감기, 씨름, 대추나무 시집보내기, 수리취떡 등까지는 그래도 기억에 남았답니다. 엄마 세대도 이러할진대 우리 아들 세대엔 또 어떨까요? 아이도 교과서나 티브이, 책 등으로만 기억하게 되는게 아닐까 하는 아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단옷날이 되면 따로 뭔가 하지 않더라도 아이에게 그 의미를 새겨주고 그림책 한번 더 찾아 읽어주고 그래야겠어요.




알콩달콩 우리명절 시리즈 중 단오에 대한 이야기가 청개구리 큰눈이의 눈을 통해 그려집니다. 엄마가 창포잎에서 놀지말라고 했는데 창포 잎 사이에서 놀다가 그만 사람들이 베어갈때 그 창포잎에 끼여서 금지네 부엌 바닥까지 따라가고 말았어요. 금지네는 우리 조상 시대의 이야기를 보여주네요.

그림도 지나치게 알록달록하지 않고, 우리 전통 색감을 잘 살린 수묵채색화 같은 그림이예요. 그림체도 정겹고 눈에 잘 들어오는 그림이구요.


얼떨결에 금지네 집에 가게 된 큰눈이는 대추나무 시집보내기, 창포물에 머리감기, 부채 선물하고 더위 물리치기 등 단옷날의 여러 풍습을 한눈에 보게 되지요.금지와 은선이가 창폿물에 머리를 감고 예쁘게 단장한후 그네를 타자, 큰눈이도 댕기를 붙잡고 고향 창포숲을 찾으려다가 온 세상 구경을 하게 되지요.


사람들이 웅성웅성한 곳에서 금지 아빠가 씨름에서 우승하는 것도 보고, 흥겨운 단오를 얼떨결에 즐기게 되는 큰눈이.

명절을 직접 즐기는 사람들의 눈을 빌어 이야기해도 좋겠지만, 이렇게 큰눈이나 까배, 혹은 단단이 등 사람이 아닌 한발짝 떨어져 볼수있는 객관적인 3자의 시선으로 보니, 아이들에게 설명해주기 더욱 좋은 그런 같이 배우는 명절이 되어 좋았답니다.



외할머니랑 요즘 개구리 접기 놀이에 빠져있는 우리 아이도 청개구리 큰눈이와 청국이들을 보며 반가워라 몰입하더라구요. 엄마가 옛날 이야기를 많이 알지는 못하지만, 이렇게 유익한 책으로 들려주는 재미난 단오 이야기에 푹 빠져들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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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엣 1 - 관 속에서 만난 연인
앤 포티어 지음, 서현정 옮김 / 노블마인 / 2011년 12월
평점 :
절판


 

줄리엣이라는 그 이름 하나만으로도 벌써 로미오라는 이름이 떠오른다. 실과 바늘과도 같은 아름다운 두 연인, 하지만 그보다 더할 수 없는 비극의 주인공인 불운한 연인들이다. 이 책은 우리가 알고 있는 바로 그 줄리엣을 다루고 있으면서도 셰익스피어의 줄리엣이 아니라는 점에서 신선하다.

이 책의 저자 앤 포티어는 셰익스피어의 유명한 비극이었던 로미오와 줄리엣이 사실은 이탈리아의 작가 마수키오에 의해 한 세기도 더 전에 쓰여졌으며, 배경 또한 베로나가 아닌 시에나였고, 중세 후반 존재했던 두 원수 집안인 톨로메이 가와 살림베니 가의 이야기가 로미오와 줄리엣의 원형이라는 사실을 발견하였다고 한다. 5년간의 자료 조사 끝에 완성된 이 소설이 출간 즉시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파라마운트 사에서 영화화되었다는 소식도 눈에 뜨였지만, 셰익스피어의 작품이 아니라 원 소설이 따로 있다는 데서 더욱 호기심이 일게 되어 잡게 된 책이었다.

 

쌍둥이 자매였던 줄리와 제니스는 부모님 대신 키워주셨던 이모할머니 로즈가 돌아가시고 난 후 의외의 유산을 물려받게 되었다. 엄마가 돌아가시고 난 후 이탈리아에서 미국으로 입양되었는데, 이탈리아로는 절대 가지도 못하게 했던 할머니께서 외모는 빼어나지만, 천방지축 제멋대로인 제니스에게 전재산을 물려주고 할머니를 잘 따르던 줄리에게는 이탈리아로 가서 엄마의 보물을 찾으라는 편지와 여권 등만 남겨놓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녀의 본명이 줄리에타 톨로메이라는 사실도 처음으로 전해듣게 되었다.

 

이탈리아 시에나에 와서 톨로메이라는 그녀의 이름을 말하는 것만으로도 그녀는 어딜 가나 특별한 대접(?)을 받게 되었다.

살림베니가 여성을 만나 극진한 대접을 받는가 하면 의외의 시선을 접하게도 된다. 그리고 그녀가 알게 된 사실, 살림베니가와 톨로메이가는 절대적인 원수집안이었고, 그녀의 선조 중에 줄리엣 톨로메이가 있을 수 있으며 그녀가 바로 그 유명한 로미오와 줄리엣의 그 줄리엣이라는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엄마의 유품을 찾으러 왔을 뿐이었는데 누군가가 자꾸만 자신을 뒤쫓고, 호텔방을 뒤지는 등 무언가 그녀에게서 빼앗아가려는 행동을 취해 두려움을 느끼게도  되었다.  

 소설 전개 방식은 600여녀전의 실제 로미오와 줄리엣의 이야기, 그리고 현재의 (로미오와 ) 줄리엣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교차적으로 서술되었다.

이름마저 우리가 알고 있는 줄리엣 캐풀릿이 아닌 줄리에타 톨로미에라는 점도 놀라웠는데, 두 명의 줄리에타 톨로미에 이야기가 과거와 현대를 오가며 서술되는데, 작가의 허구적 상상력에 의해 오늘날의 줄리에타 톨로미에 또한 놀랍게도 로미오의 후손을 만나게 되는 설정, 그리고 그와 엮일 것 같은 사랑 이야기가 암시됨이 흥미롭게 구술되었다.

 

그리고 새로운 사실 한 가지 더.

셰익스피어 작품에서는 두 가문의 대립에 의한 이야기만 나왔는데 여기서 실제로는 세 가문의 이야기였다.

로미오는 살림베니가 가문이 아니었다. 살림베니가문이 줄리에타의 부모를 살해하고, 줄리에타만 간신히 살아남아 마레스코티 가문의 로미오와 관 속의 인연으로 만나게 되는 설정이 놀라웠다. 현대에서 살림베니가의 멋진 남자 알렉산드로가 줄리에타와 로미오보다 먼저 만나게 되는 점이 앞으로 어떻게 이야기가 전개될지 기대감을 북돋워주었다. 현대의 로미오가 거의 등장하지 않아 알렉산드로가 로미오인가 생각했었는데, 600년전에 로미오가 줄리엣을 죽은 사람이었던 것으로 착각했듯이, 현대의 줄리에타 또한 로미오를 죽은 사람(고대의 영혼쯤으로)으로 생각하는데, 실제로 로미오가 존재한다는, 게다가 그의 쪽지까지 받게 되는 놀라운 이야기가 펼쳐졌다. 과거와 현대의 이야기가 공존하면서 끝없이 데자뷰를 일으킨다고나 할까? 과거의 일이 그 자체로 뭍히는게 아니라 동명이인의 줄리에타 톨로메이를 통해 비슷한 이야기가 진행될 듯 암시됨이 무척이나 흥미로워 정말 재미나게 몰두하며 읽었다.

 

어떻게 될 것인가.

2부를 코앞에 두고 교차적인 두 로미오와 줄리엣의 이야기에 가슴이 다 두근거렸다.

줄리에타의 보물은 어떻게 될 것이고, 로미오와 줄리에타, 그리고 알렉산드로는 어떻게 될 것인지 더욱 기대감이 고조되었기 때문이었다.

표지의 매혹적인 여인 모습에 줄리에타의 모습을 투영시키며 보게 되었다. 사실 줄리엣 하면 그 옛날 눈이 크고 아름다웠던 영화 속 여주인공 올리비아 핫세를 잊을 수가 없었는데, 현대의 맹렬하고도 자유로운 여성의 모습을 보는 듯한 새로운 줄리에타의 모습도, 영화 속 청초하고 아름답지만 유약해보였던 줄리에타의 모습을 잊고 새로이 몰두하게 도와주었다.

 

로미오와 줄리엣을 새로 알아가다.

기존 1부에서는 예전 알고 있던 원작과 상당히 다른 듯 하지만, 어느 정도 비슷한 구성으로 진행되는 듯 하였으나 (현대의 이야기가 교차 진행된다는 것과 여러 차이점이 같이 공존하면서도 ) 2부는 현대 로미오의 등장으로 확 달라진 분위기가 되지 않을까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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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월칠석 견우 직녀 이야기 - 칠석편 알콩달콩 우리 명절 1
김미혜 지음, 백은희 그림 / 비룡소 / 2009년 8월
평점 :
품절


 

견우직녀 이야기가 워낙 유명한 옛 이야기다보니 그림책으로만 벌써 세권이나 집에 소장하고 있는 중이다. 전래동화 전집에도 한권 끼여있고, 단행본으로도 있고, 그리고 이 책은 비룡소의 알콩달콩 우리명절 시리즈 중 한권 칠월칠석을 다루고 있는 견우 직녀 이야기이다.

각각의 책이 모두 다 특징이 있는데, 단행본의 경우에는 견우, 직녀가 정말 어여쁘게 그려진 그림이라 그림을 보는 재미가 톡톡했고, 이 책의 경우에는 견우 직녀의 이야기를 액자식으로 끼워넣은 까마귀 가족 까배네 이야기가 창작 동화로 꾸며진 점이 색달라 좋았다.

 

어린 유아들은 처음 듣는 이야기이지만, 많은 어린이들도 익히 들어 잘 알고 있을 유명한 견우 직녀 이야기를 칠월칠석 즈음해서 까배 아빠가 까배에게 들려주는 형식으로 이야기가 진행이 된다. 아빠 까마귀가 하늘에 다리를 놓으러 간다고 하니 까배가 궁금해하였기 때문이었다.

견우와 직녀도 여러 버젼이 있는데, 이 책의 견우와 직녀는 어릴적부터 귀에 익었던 버전이었다.

하늘나라에 살고있던 견우라는 밭가는 총각과 역시 하늘나라의 베짜는 처녀였던 직녀의 이야기였다.

다른 책에서는 견우는 땅에 살고, 직녀만 하늘나라의 공주인 것으로 나와서 선녀와 나뭇꾼 느낌까지 났었는데 이 책은 우리가 알고 있는 원작에 보다 충실한 옛 이야기가 소개되었다.

 

열심히 일을 해서 사람들에게 먹을거리와 옷을 만들어주어야했던 두 사람이 행복한 결혼생활에 빠져 일은 않고 놀러만 다니니 하늘나라 임금님이 몹시 화가 나서 그 둘을 떼어놓고 말았다. 단 하루 만나게 된 날도 너무나 머나먼 은하수 강가 끝에서 만나게 해서, 서로 바라만 봐야했던 두 사람은 얼마나 울었던지, 땅에서 홍수가 나게 되었다. 우리 아이도 온갖 동물들이 다 나무 위에 올라간 장면을 보더니 "왜 자꾸 비가 와? 어떻게 하면 비가 그치는데?" 하며 궁금해하였다.

 

까배 아빠가 다리를 놓게 된 사연이 바로 그러했다.

아빠가 하늘나라에 다리 놓으러 가신 후에 비가 내리니 까배와 엄마의 이야기가 문답식으로 진행되었다.

 

 

"엄마 비가 와요."

"직녀를 만날때 타고 가려고 은하수 맑은 물로 견우가 수레를 닦나보구나."

 

"비가 왜 또 와요?"

"기쁘면 눈물이 나오잖니. 두번째 비는 견우 직녀가 만나 기뻐서 흘리는 눈물이란다."

 

"견우 직녀가 헤어져 자기 별로 돌아가는 구나. 저건 슬픔의 눈물이란다."

 

 

칠월칠석과 견우와직녀 이야기는 알고 있었지만 세번의 비에 대한 이야기까지는 자세히 기억하지 못했었다.

책의 문답이 참으로 멋진 표현이구나 싶었는데, 그림 동화 맨 뒤에 명절 설명편을 읽어보니, 칠석 전에 오는 비는 '세차우'라고 해서 '수레 씻는 비'라 부른다 하였고, 칠석날 저녁에 오는 비는 '칠석우', '기쁨의 눈물'이라 하였다. 또 이튿날 새벽에 내리는 비는 이별하면서 '눈물 흘리는 비', '쇄루우'라고 부른다니 아이 동화책을 같이 읽어주며 엄마도 칠월칠석 무렵의 비에 대한 좋은 정보를 얻게 되었다.

 

진달래 화려한 꽃 사이를 견우와 직녀가 뛰어다니던 모습, 비가 와서 청개구리들이 폴짝폴짝 뛰어가는 모습, 백일홍 붉은 꽃잎에 눈물방울 같은 빗방울이 떨어지는 모습 등 그림책 속 풍경들도 고운 모습이 참 많아서 재미난 창작동화의 재미를 더욱 높여주었다.

 

다른 동화책같았으면 까마귀, 까치들이 오작교를 놓아도 그냥 넘겼을 그 장면에서 아들도 "까배 아빠는 어디 있어요?" 물으며 찾는 걸 보니 (엄마가 대충 아무거나 짚어서 이 까마귀 아닐까? 하고 알려주니, 아들이 아닐거라며 자신이 장담하며 다른 까마귀를 짚었다.) 까배 가족네 이야기에 몰두하며 읽는 전래동화 이야기도 제법 효과가 높은 것 같았다.

 

요즘 유치원, 초등학교에서도 발렌타인데이, 할로윈 데이, 빼빼로 데이등은 즐겨도 우리 고유의 명절에 대해 제대로 알고 기억하는 경우는 드물단 이야기를 듣고 많이 씁쓸했었다. 서양에서 들어오고, 화려한 파티옷을 입고, 맛있는 과자를 주고 받는 그런 날이 아이들에게는 쉽게 와닿았는지는 몰라도 우리 고유의 명절에 담긴 아름다운 이야기와 더욱 맛있는 음식 (칠월칠석은 아니지만), 조상님들의 혜안을 느낄수있는 전통 옛 놀이등을 배우고 기억하는 것이 더욱 뜻깊은 일이 아닐까 싶다. 아이가 어릴 때부터 명절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그림책으로 보여주는 것이 가볍게 지나치는 문화에 먼저 젖게 하는 것보다 훨씬 교육적이지 않나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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