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카 필 1 - 메디쿠스의 계시
엘리 앤더슨 지음, 이세진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1년 1월
평점 :
절판


 

띠지를 떼기전 멘트를 잊고 있었는데.. 아, 그렇구나.

-이 책을 읽다가 잠을 잊을 수 있으니 주의하라-라는 경고문이 붙어있음을 잊고 있었다.

정말 난 오늘 새벽 5시반이 되는지도 모르고 날을 꼴딱 새워가며 이 책을 다 읽고 말았다.

 

어른 문학 못지않게 청소년 소설도 즐겨읽지만, 이 책은 보기 드문 의학 환타지 소설이었다. 청소년 소설이라 스릴러 느낌은 (어느 분류에서는 스릴러라는 이야기가 있길래) 강렬하지 않았으나 재미는 해리포터 못지않은 그런 느낌을 안겨주었다. 저자는 소아과 의사 출신의 엘리 앤더슨이다. 자신의 의학적 지식을 배경으로 해서 쓴 소설이라 그런지, 책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도, 실제 인체 세포 이름을 그대로 따고 있어서 더욱 흥미를 높여주었다.

예를 들어서 랑거 한스(난 랑게르 한스로 기억했으나 영어 발음은 랑거 한스가 맞겠지), 멜라닌을 의인화한 멜라노 맨 등의 등장이 세포를 의인화해서 메디쿠스 소년의 모험을 더욱 극적으로 만들어준다.

 

오스카 필.

태어나기도 전에 돌아가신 아빠를 그리워하는 소년이었다. 엄마는 오스카가 의학서적은 물론이고 과학 책 보는 것도 용납하지 않았고, 오스카의 특별한 능력, 자신의 상처가 스스로 치유되고, 그가 손대는 상처가 스스로 아무는 것도 두려워하기까지 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위더스부인이라는 노부인이 찾아오면서 평범했던 소년 오스카는 아버지의 진짜 직업을 알게 되었고, 자신 또한 메디쿠스의 능력을 타고났음을 깨닫게 되었다.

 

의사와 비슷하지만, 그와는 또다른 마법과 같은 메디쿠스.

사람들의 몸 속에 들어가 심각한 병을 유발하는 파톨로구스와 싸워 인간을 보호하는 것이 메디쿠스의 진정한 임무였다.

마법과도 같은 치유의 세계.

마법사처럼 노란 띠를 두르고, 망토를 입은 소년 오스카의 모습은 해리포터로 각인된 마법사를 떠올리게도 만들지만, 그는 엄연한 히포크라테스의 후예 메디쿠스였다.

 

600페이지 가까운 분량에 처음 읽을때 언제 다 읽게 될지 살짝 겁을 먹기도 하였지만, 손에 잡자 날이 새는 것을 잊을 정도로 빨리 읽어내릴 수 밖에 없었다.

한참 호기심 많은 소년이기에 어른들의 정해진 규율을 따르는게 힘들어, 금새 소란과 말썽이 일기도 하지만, 위험을 감수하고서 그를 도와주는 친구들이 있어 아직 완성되지 않은 메디쿠스 (그는 이제서야 메디쿠스의 존재를 알게 된 수련생이기때문에 아직 제대로 활동할 단계가 아니었다.)임에도 위험한 고비들을 잘 넘기게 되었다.

 

그의 친구들이라 하는 존재들도 사실 놀라웠다.

그리고 그가 도와줬음에도 슬슬 피했던 비겁한 소년 에이든이 나중에 뜻밖으로 그를 돕게 되는 상황도 놀라웠다.

프랑스에서 청소년 판타지 분야 종합 부문 1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오스카 필. 그곳에서는 3부까지 나와있다는데 우리나라 번역본은 지금 2부까지 나와있다고 한다. 1권을 후루룩 다 읽어내리고 나니, 2부가 몹시 기다려진다.

 

새롭게 다가온 인체 탐험의 신비한 세계.

신경질적인 카나리아 빅터의 몸속으로 들어가기도 하고, 느릿느릿 졸리운 강아지 몸속으로 들어가기도 한다. 그리고 사람의 몸 속에 들어가서는 그보다도 더욱 놀라운 일들이 벌어진다. 메디쿠스와 파톨로구스와의 대립. 그리고 아버지의 죽음의 비밀을 캐내고 싶은 어린 소년 오스카 필. 평범하지 않은, 놀라운 능력자 비탈리 필의 아들인 오스카 필. 그가 메디쿠스로 온전히 성장하게 되는 과정과 그를 위협해오는 파톨로구스의 이야기가 새로운 환타지 세계로 나를 바짝 끌어당겨주는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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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나 없을 때 뭘 할까? / 아이는 나 없을 때 뭘 할까? (양면북) - 일하러 간 엄마와 아이의 마음을 이어주는 책
이민경 글, 강산 그림 / 행복한상상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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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이웃이신 병아리현아님께 추천받아 읽게 된 그림책이었다. 그림책 두권이 한권으로 되어있는 앞뒤에 두권의 그림책이 맞붙어있다고 해야하나? 엄마의 이야기와 아이의 이야기가 서로 중간에서 만나게 되는 신기한 그림책이다. 일하러간 엄마와 아이의마음을 이어주는 책이라는 부제가 붙어있는데, 이 책을 아이에게 읽어주면서 아이 사랑에 대한 그 짠한 마음에 내가 계속 울어버리고 말았다.



아들녀석이라 그런지 평소 애교가 많은 편인데도 엄마가 그림책을 읽고 울어도 큰 반응을 보이질 않아 그게 좀 아쉬웠지만 어쨌거나 아이 또한 이 책을 무척 좋아한다. 읽고 읽고 또 읽어달라고 해서 어제도 한참을 읽어주었다. 앞뒤로 읽어주니 두권의 효과가 있고 아이도 자신의 사랑을 표현할 수 있어 더욱 마음에 드는 책인가보다.



보기만 해도 사랑스러운 우리 아들, 막상 깨어나면 해달란대로 다 못해주어 늘 미안한 마음이긴 한데, 부족한 표현일지라도 아이에 대한 내 사랑은 정말 말로 어찌 다 표현할 수 있을까 싶다. 책에는 그런 마음이 정말 글로, 그림으로 너무 예쁘게 잘 표현되어 있었다.

직장을 다니고 있진 않지만, 내가 직장까지 다니고 있으면 정말 더욱 울었을 그런 그림책이 아니었을지..

올해부터 아이를 놀이학교에 보내기로 해서 3월 입학을 앞두고 벌써부터 마음이 짠해지고 있다. 보내는게 과연 옳은일인가도 싶고..아이의 사회성만 아니라면 그냥 이렇게 마냥 끼고 살고만 싶다. 옆에있음 잘 놀아주지도 않으면서 그래도 옆에 데리고 있고 싶다.


엄마는 나없을때 뭘할까?

아이는 나 없을때 뭘할까?



직장에 간 엄마와 어린이집에 간 아이가 서로를 그리워하면서 하루를 보낸다. 그리고 만나는 순간, 달려가는 것도 부족해서 날아가서 둘은 서로 만나 품에 꼭 껴안는다. 아, 정말 눈물난다. 왜이러는지..정말 수도꼭지처럼 눈물이 흘러내린다.



사실 이 책 읽고 우는 엄마는 많지 않을지도 모른다. 책 자체는 무척 재미나다.

우선 아이의 생각부터~


아침에 일어나 엄마가 화장하는게 싫은 아이. 엄마가 예뻐지면 헤어져야하기때문이다.

그래도 어린이집에서 친구들과 재미나게 잘 놀며 하루를 보내는데, 자꾸만 엄마는 뭐하고 있을까? 아이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의 엄마는 어떤 모습일까?


회사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아직 잘 모르는 어린 아이는 엄마가 자기몰래 아이스크림을 먹지는 않을까. 혼자 공주 분장을 하고 악당놀이를 하지는 않을까 이런 저런 생각을 한다. 엄마의 악당 놀이는 정말 웃겼다. 우리 아이도 정말 좋아하는 대목이다. 때마침 옆에 있던 레고 인형의 광선검과 기관총을 들려주니 그림속 엄마 손에 딱이다. 아이가 어찌나 좋아하던지..그림속 아이도 입을 가리고 키득키득 웃고 있다. 글도 참 따스하게 엄마 아이의 사랑을 그리고 있고 그림 또한 참으로 와닿았다. 만화 예술과를 졸업한 이의 일러스트라는데 뭐랄까 배경에서부터 인물 표정에 이르기까지 참 풍부한 느낌을 잘 살려 그렸던 생각이 들었다.


이런 저런 활동을 하다 공작 시간에 꽃을 만든 아이, 제일 예쁜 꽃은 울 엄마 줄거란다. 그리고 아이들이 하나둘 집에 가고 오늘따라 늦는 엄마를 기다리며 살짝 눈물이 맺힌 아이.


엄마는 아침에 사랑스러운 아이를 깨우고, 화장을 하며 거울에 비친 아이의 시무룩한 모습에 가슴이 아프다. 엄마도 가기 싫어요.아이와 있고 싶어요. 직장을 다니는 세상 모든 엄마들의 아침마다의 고민이 아닐까.

어린이집에 아이를 데려다주고 일을 하면서도 아이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는다. 착한 우리 아이임에도 혹시 코딱지나 지렁이로 친구들을 괴롭히진 않는지, 선생님 화장품을 엎질러 스케이트를 타는건 아닌지 혼자 이런 저런 생각을 한다. 그리고 회사에서 조금 늦어서 아이에게 달려가는 그 느낌은 거의 애가 끊기는 심정이다.


아, 다시 울컥한다.

그리고 둘은 아름답게 포옹하며 끝이 난다.

엄마가 개구쟁이 왕자에게 뽀뽀하는 장면, 사랑스럽게 아이를 안아주는 장면에선 꼭 우리 아들도 나에게 뽀뽀하고 안긴다.

정말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이 더욱 새삼스렇게 와닿는 그런 책이 아닐수 없었다.


아이도 엄마도 좋아하는 그림책, 아이는 나 없을때 뭘 할까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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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천만이 좋아하는 오늘의 면 요리 - 네이버 최다 검색 면 요리 메뉴를 파워블로거 요안나가 쉽고 맛있게 4천만 요리책
이혜영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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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천만이 ~ 요리 시리즈는 정말 메뉴 구성이 풍부하고 다양해서, 하고 싶은 메뉴가 있거나 뭐 만들까 고민이 될때 찾아보기 정말 편한 책이다. 그 중 4천만이 검색한 오늘의 요리와 4천만이 검색한 오늘의 술안주를 보고 특히 마음에 들어하고 있었는데, 내가 정말 좋아하는 면요리가 나왔다길래 안 읽어볼 수가 없었다. 파워블로거 요안나님의 144가지 면요리가 수록되어 있다. 그동안 여러 요리책에 산재해있던 면요리가 한 책으로 집중되어 나오니 더욱 고르는 재미가 물씬 나는 그런 책.



면요리의 기본이라면 다들 어릴적 처음 끓여본 라면을 떠올리지 않을까? 물 조절만 잘해도 맛있게 완성되는 라면, 처음에는 그게 어려워서 계량컵으로 물량을 맞춰 끓이곤 했다. (사실은 요즘도 눈대중으로 물 넣었다가 짜거나 싱거울게 싫어서 계량컵을 애용하곤한다.) 이 책에는 면요리의 기본기부터 다루기 시작하기때문에 다양한 면소개는 물론이고, 각각의 면을 쫄깃쫄깃하게 삶는 법이 나와 있다. 그 중 라면 끓이는 법에서 라면이 끓을때 면을 들어올렸다 내렸다 해서 공기와 많이 접촉시켜야 쫄깃해진다는 것을 나도 티브이의 어느 라면 가게 사장의 노하우에서 보고 배웠었는데 여기에도 나와있었다. 또 기름내와 밀가루 냄새가 나는 일부 인스턴트면은 식초나 커피를 약간만 넣어주면, 잡내는 사라지고 맛은 좋은 라면을 즐길 수 있다고 한다.



요리의 초보자가 늘 고민거리인 (이 소스는 꼭 사야하는가, 처음에 정말 고민되었다.) 다양한 기본 소스들에 대해서도 소개가 곁들여진다.면요리에 필요한 소스와 양념 만들기는 각종 레시피를 찾기전 소스 레시피만 따로 모아두어, 다양한 요리에 활용할 수 있도록 (꼭 책에 나온 레시피가 아니더라도, 소스 하나만 잘 만들어져도 풍부한 맛을 즐길 수 있다.) 도움을 주고 있었다. 예를 들어 주로 쯔유를 희석해 만들어먹었던 메밀장국간장도 가다랑어포로 손쉽게 만드는 방법이 소개되었고, 예전 산모도우미께서 맛있는 샐러드 만들때 해주셨던 발사믹드레싱이 궁금했는데, 꿀과 레몬즙을 더한 발사믹 드레싱 소스도 소개되어 있어 더욱 반가웠다. 흔히 시판 소스로 사먹는 스파게티 소스도 생토마토를 이용한 방법이 잘 나와 있어서 40분간 은근히 졸여서 집에서도 만들수 있게 소개된 점이 눈에 띄었다.

면요리의 기본이랄 수 있는 육수와 국물도 멸치, 쇠고기, 닭 등의 육류서부터 조개국물, 새우국물, 다시마, 가다랑어포 국물 등 해물 육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방법이 소개되어 입맛대로 골라 나만의 요리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비빔면이 맛있기는 한데 비빔라면은 그 특유의 조미료 맛이 양념에 강하게 밴 것 같아서 먹고 나면 느끼함이 가득했다. 책에서는 매실청, 사과즙, 동치미국물들이 들어가 색다른 맛이 더해진 맛있는 비빔국수 양념이 재탄생했다. 보기만 해도 화려한 쟁반국수는 또 어떠한가. 예전에 한번 닭고기를 이용해 만들어보니 맛도 좋고 모양도 좋아서 어른들께도 칭찬받은 적 있는 요리라 더 관심이 갔는데 이 책의 메뉴로도 한번 도전해보고 싶었다. 그러고보니 예전에 요리할때 요안나님의 레시피를 보고 한것도 같다. 레시피가 낯익었다.



밖에서 맛보았던 어지간한 외식 면요리 메뉴는 거의 다 나와있다. 명동 칼국수, 쌀국수, 까르보나라, 얼큰 닭 칼국수, 짬뽕, 냉면, 메밀 소바 등 베스트 요리들이 빠짐없이 등장하고, 요리 재료에 따른 소면, 우동, 라면, 파스타 등의 분류에 따라서도 또 각각의 면요리가 이어진다.

짬뽕은 요즘 추운 날씨라 그런지 집에서 라면으로 즐겨 먹는 메뉴였는데 다양한 해물을 넣어 직접 집에서 칼칼하게 신랑을 위해 만들어주고픈 요리였다. 요즘 아쉽게도 배달 중국음식이 입에 맞는 곳이 없어서 아쉬웠는데 맛만 제대로 낼 수 있다면 가족들을 위한 요리니 재료도 아낌없이 가득 넣고 정말 맛있게 끓여낼수있지 않을까. 안 그래도 짬뽕 끓여보고 싶어서 여기저기 짬뽕 레시피 찾던 중인데 더욱 반가웠다.



집에서 익숙하게 만드는 레시피들도 있지만, 각각의 메뉴가 더욱 세분화되어 있어서 새로운 메뉴가 된 케이스도 많았다. 비빔국수도 주로 매콤하게만 비벼봤는데 간장비빔국수, 김치를 추가한 김치 비빔국수, 참치회 비빔국수 등이 있고, 임금님처럼 골동면을 차려 가족들을 왕의 밥상을 받게 만들수도 있다.



소면보다는 뜨끈하고 개운한 국물의 칼국수를 좋아하고, 우동도 국물도 좋아하지만 볶음 우동을 좋아하는 등 면요리를 좋아해도 나 나름의 기호 식품이 더 있었다. 각 요리를 정말 다양하게 즐길 면요리가 레시피로 소개된 점이 마음에 더욱 들었다. 주로 바지락으로만 국물낸 칼국수를 끓였는데 전복, 키조개, 매생이 등을 넣어도 참으로 국물이 개운한 칼국수를 끓일 수 있다고 한다.


키조개는 요즘 제철인지 마트에 많이 선보여 (밤시간에 할인도 많이 하고) 종종 사와서 양념구이만 해먹었는데 키조개 칼국수, 키조개 파스타를 보자 그야말로 입이 떡 벌어졌다. 양념구이 해먹은지 얼마안되었기에 또 해먹긴 질릴 것 같아 얼려둔게 있었는데 키조개 파스타를 차려놓으면 먹는 이까지 정말 대접받는 기분이 드는 별식이 될 것 같았다. 크림 소스와 키조개가 맛있게 어우러진 파스타를 키조개 껍데기에 담아 레스토랑 외식 부럽지 않게 근사한 모습이 완성되었기 때문이었다.


요리책을 보며 먹고 싶은 메뉴가 너무나 많아 뭣부터 만들어야할지 고민이 되었다. 그러다 지난 주말에 신랑이 뜨끈한 우동이 먹고 싶다고 해서 국물 우동을 끓이다가, 나는 볶음 우동이 땡겨서 두가지 요리를 다 만들어버렸다. 다행히 우동은 쯔유로 간단히 끓이고, 볶음 우동은 해물볶음우동 레시피로 만들었더니 맛도 살짝 얼큰하면서도 개운한 그런 맛있는 우동이 되었다. 기존에 볶음우동 레시피가 인터넷에 다양하게 소개되었는데 사실 그동안 딱 마음에 드는 것이 없었다. 고추기름과 굴소스, 간장등을 활용한 이 레시피는 맛도 모양도 꽤 괜찮은 그런 메뉴였다. 이 외에도 굴김치 볶음우동, 야끼소바, 볶음 짬뽕등이 소개가 되어, 다음에는 또 어떤 맛을 골라볼까 하는 기대감마저 심어주었다.



너무 몰입해서 좋아한 책이 아닌가 싶다.

신랑과 나 모두 면요리를 좋아하다보니 (파스타는 나만 좋아한다.) 레시피 찾아 만드는게 더욱 즐거운 면요리다. 이제는 검색하지 않고 여러 책 뒤적이지 않고 면요리 하면 이 책 한권 꺼내 뚝딱 만들면 되니 시간도 더 단축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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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엣 2 - 성모 마리아의 저주
앤 포티어 지음, 서현정 옮김 / 노블마인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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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엣 1권을 읽고 나니, 2권에 대한 분분한 의견을 들었다. (아직 읽지 못한 2권이었기에 더욱 궁금해졌다.) 혹자는 1권의 로맨스가 더욱 절절했다고 하고, 혹자는 2권에서 성모와 관련된 스릴러 부분의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 했다. 1권 말미에 로미오와 줄리에타의 만남이 예고되어있었기에 현대의 둘의 만남은 어떨지 무척이나 기대가 되는 2부였다. 사실 성모와 관련된 이야기 등이라 해서 처음에는 다른 소설 등에 엄청나게 언급되었던 성배 이야기가 또 진부하게 다뤄지진 않을까 살짝 걱정도 들었다.

 

그리고 2부를 읽으며 초반부터 놀라고 말았다.

작가가 사람 놀래키는 재주가 제법 있으신 분 같았다. 그리고 결론적으로는 1권 못지않게 2권 또한 너무나 흥미진진하게 읽었다는 점이다. 예전에는 화가 나거나 걱정되는 일이 있을때 잠을 자며 스트레스를 풀었는데, 일어나면 바로 그 일이 다시 떠올라 찜찜한 것이 영 개운치가 않았다. 그런데, 몹시 화가 나던 순간, 줄리엣 2권을 붙잡자마자 놀라운 속도로 책 속 줄리에타에게 빠져들어서 현실의 고민 같은 건 머릿속에서 그대로 삭제되는 느낌이었다. 물론 책장을 덮으면 다시 떠오르기는 했으나 조금 더 희석된 느낌이랄까? 재미난 책은 현실의 고민 같은 걸 날려버릴 수 있을 정도로 많은 도움을 준다.

 

 

줄리에타가 과거에나 현재에나 쌍둥이였다는 설정, 그렇기때문에 줄리엣이 죽을 당시 직계 후손을 남기지 못했지만, 줄리엣의 여동생 자노차를 통해 직계 후손이 이어져올 수 있었다는 것이 사실인지 아닌지, 늘 현실과 관련된 재미난 소설을 읽으면 어디까지가 사실일까 하는 부분이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현대의 로미오와 줄리에타, 그들의 혈통과, 또 과거의 선조와 똑같은 이름을 지닌 그들이 600년 이후에 또래로 재회하게 되기까지.. 정말 우연이라기엔 너무나 필연같은 그런 사실들.

 

여자 쌍둥이에게 줄리에타와 자노차라는 이름이 붙여져왔지만, 여자쪽 혈통이었기에 톨로메이 가문의 성씨를 따를 수는 없었다.

즉 쌍둥이는 여럿이었으나 이름이 줄리에타 톨로메이라는 그 옛날 줄리엣의 원조인 조상과 이름이 똑같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런데, 줄리에타의 엄마가 톨로메이 가문 교수와 결혼함으로써 (결과적으로는 조상이 같을) 아이들에게 줄리에타라는 이름도 붙일 수 있었고, 톨로메이라는 성까지 얻게 된 것이었다. 또한 로미오의 기적 역시 놀라웠다. 그렇게 현대에서 재회하게 된 그들이었다.

 

늘 로미오와 줄리엣의 비극을 염두에 두고 살았고, 자신은 진정한 사랑을 만난 적이 없었던 줄리에타. 쌍둥이인 자노차에 비해 오히려 외모와 자신감도 떨어졌지만, 그럼에도 꼿꼿한 기분만은 살아있었던 그녀. 그녀가 이탈리아 시에나에 돌아와 엄마의 보물을 찾아나서는 과정에서 알 수 없는 그런 추적을 겪는 과정들이 1부에서 펼쳐졌다면, 2부에서는 성모마리아의 저주, 그리고 띠지의 광기의 줄리엣이라는 말에 대한 이해를 할 수 있는 부분들이 등장한다.

 

사랑하는 로미오의 죽음 이후 부모의 원수이자 연인의 원수인 살림베니 영주에게 강제결혼을 당해야했던 비련의 여주인공 줄리에타.

로미오처럼 잇따라 자살하고 싶었으나 그의 시신을 안전하게 묻어주고픈 욕망에 쉽게 목숨을 끊지도 못했던 그녀였다. 그리고 살림베니에 대한 그녀의 원한 또한 자신의 자살로 쉽게 묻을 수 없는 것이었기에..

 

2부에 대해서는 정말 하고 싶은 말이 많은데, 자칫 하다가는 그대로 스포가 되어버릴 것 같아서 마치 임금님 귀는 당나귀귀 하고 외치고 싶은 것을 꾹 참아내는게 무척이나 힘들다. 아, 읽고 난 나만 이 재미를 느끼고 있다는게 아쉬울 정도로 말이다.

1부에서 초반에만 등장하고 잊혀진 듯 했던 자노차, 미국식 이름으로는 제니스인 쌍둥이 자매, 그리고 유난히 줄리에타에게 각별했던 집사 움베르토, 처음부터 의뭉스러운 호감을 노골적으로 전해온 수상한 살림베니가의 여인 에바 마리아, 그들에 대한 이야기가 2부에서 좀더 심도있게 다뤄진다. 물론 과거와 현대를 넘나드는 줄리에타와 로미오의 이야기를 근간으로 해서 말이다.

 

앤 포티어를 통해 셰익스피어의 순수 창작물인줄 알았던 로미오와 줄리엣의 원작이 따로 있음을 알게 되었고, 두 가문의 아니 세 가문에 얽힌 비극을 현대적 서사를 통해 이렇게 황홀하게 다시 만들어낼 수 있는 그 글솜씨에 반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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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신저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56
로이스 로리 지음, 조영학 옮김 / 비룡소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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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얇은 책임에도 (워낙 요즘 두꺼운 책들을 많이 보다보니) 충분한 내용과 깊이있는 감동에 놀라게 된 책이었다.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뉴베리상, 칼데콧 상 등 수상작가들의 작품에 사람들이 좀더 몰리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게 읽게 된 뉴베리 아너상 수상작들이 재미까지 겸비하고 있어서 이후 뉴베리 아너상 수상작들, 혹은 뉴베리 아너상 수상작가의 다른 작품들에도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인 로이스 로리 역시 뉴베리상을 2회나 수상하고, 보스턴 클로브 혼 북 상을 수상한 작가이다. 그의 sf 대표 삼부작 시리즈 중 첫 시리즈, 기억 전달자로 두번째 뉴베리 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이 책은 그 sf 시리즈의 완결판이다. 그러나 전작들인 기억 전달자와 파랑채집가를 읽지 않아도 책을 읽고 이해하는데는 무리가 없었다.

 

기억전달자와 파랑채집가의 주인공들이 다시 메신저에도 등장한다. 하지만, 메신저의 주인공은 소년 맷티였다.

채집자, 보는자, 지도자, 메신저, 독특한 이 이름들에는 그 의미대로의 능력이 부여된 사람에게만 붙여지는 진짜 이름이 되었다. 맷티는 아직 진짜 이름을 부여받지는 못했지만 타인은 받아들여주지 않는 숲을 마음대로 통과하는 능력이 있어 메신저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다.

 

요즘과 전혀 다른 세상이다. 미래의 어느 날로 묘사된다는 그 모습은 정말 생소하기 이를데 없었다. 맷티가 예전에 살던 마을에서는 장애가 있으면 가차없이 제거되기도 하였고, 많은 사람들이 박해를 견디지 못하고 떠나기도 하였다. 맷티 또한 자식을 원치않는 엄마의 매질과 방치속에 자라다가 이 마을로 오게 되면서 보는자라는 이름이 붙여진 맹인아저씨와 함께 행복하게 살게 되었다. 예전에 도둑질을 일삼던 어두운 과거는 잊고, 마을 사람들의 따뜻한 환영 속에 바른 심성을 되찾아 성실한 청소년으로 자라난 것이었다.

 

주변 마을의 이주민들을 차별없이 받아들이고, 하나하나 소중한 사람들로 대접해서, 평화로운 공동체를 유지하고 있던 이 마을에 어느날인가부터 불길한 조짐이 불기 시작했다. 거래장을 통해 게임기를 거래했다는 말을 들었을때는 단순한 시장인가 싶었는데, 그것이 아니었다. 그 댓가는 평범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따뜻하게 위했던 사람들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그들이 제공한 그 댓가때문에 그들은 진정 소중한 가치를 잃어버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맷티에게 진정한 가르침을 주었던 선생님인 조언자, 그가 타 이주민들의 마을 유입을 막는 마을 폐쇄를 주장하는데 앞장서기 시작했다. 거래에 나서기 시작한 사람들은 조언자를 따랐고, 그의 외모의 두드러진 변화와 함께 착한 심성의 사람들 또한 다른 사람의 약점을 놀리기도 하는 등 예전에 보이지 않는 그런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마을이 폐쇄되기 전 다른 마을에 있는 자신의 딸을 불러오고 싶었던 보는자, 그는 양아들이나 마찬가지인 맷티에게 키라 (파랑채집가의 주인공)를 데려와달라는 부탁을 하고, 지도자(기억전달자의 주인공)에게 맷티가 통과해야할 숲이 이미 적대적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고도, 맷티는 키라를 데리러 위험한 여정길에 오르게 되었다.

 

가진 것을 모두 나누고, 베풀며 서로서로의 행복을 바랬던 사람들이 이기적인 마음 앞에서 조금씩 무너져 가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그리고, 그저 묵묵히 기다리는 줄 알았던 숲이 인간을 직접 공격하기도 하고, 배척해내기도 하는데 놀라움을 느끼게 되었다.

메신저를 다 읽고, 뒤늦은 감이 있지만 기억 전달자와 파랑채집가가 읽고 싶어졌다.

그리고 이 이후의 이야기가 있지 않을까. 3부작이라는 타이틀이 너무 아쉽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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