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마리 개구리의 탈출 꿈소담이 고사리손 그림책 1
마도코로 히사코 글, 나카가와 미치코 그림, 안소현 옮김 / 꿈소담이 / 2011년 12월
절판


어릴 적엔 그냥 흘려듣던 노래들이 어느 순간부터인가 자연스럽게 아이 입에서 흘러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개구리 소년 빰빠빠~ 이 노래도 그렇네요. 아이는 정작 그 만화를 본적이 없이 엄마가 보고 자란 만화인데, 노래가 워낙 유명해 아이들 동요 cd에 들어있다보니 자연스럽게 아이도 따라 부르더라구요. 41개월 우리 아들, 이제 개구리 소년 노래도 곧잘 부르고, 할머니와 종이로 접은 개구리와 앵무새 갖고 한참을 노는 그런 아이로 자라났습니다.


아이 동화책 중에 101마리 올챙이라는 일본 동화책이 있었어요. 그 책도 일본 엄마들이 보고 자라 아이들에게까지 읽혀준 책이라더니 통실통실 귀여운 올챙이들이 무척이나 인상깊은 감동적인 동화였거든요. 그래서 열마리 개구리 시리즈를 처음 접하게 되었을때도 읽기 전부터 비슷한 느낌을 받았답니다. 통실통실 귀여운 개구리들이 다수 등장하고, 일본 엄마들부터 아이들까지 두루두루 스테디셀러가 되고 있는 고전과도 같은 동화, 그런 느낌 말입니다.



1981년에 1권이 출간된 이래 2010년 18권으로 완간되기까지 자그마치 30년이란 긴 세월을 사랑받아온 그런 동화라니 따스한 그림의 기분좋은 느낌과 함께 아이들을 사로잡을 개구리친구들의 매력이 기대되지 않을 수 없었지요. 이 책은 그 중 첫 권인 열마리 개구리의 탈출 편이랍니다


장난꾸러기 꼬마에게 잡혀 온 열마리 올챙이들이 네모난 콘크리트 연못에 갇혀 울상을 짓고 있습니다.

그러자 미꾸라지 할아버지가, 개구리가 되면 돌아가렴, 조롱박연못으로.. 하면서 조언을 해주었지요.



엄마도 어릴 적에 장난꾸러기 시절이 있었어요. 하천에 나가 올챙이를 잔뜩 잡아다 키우겠다는 엉뚱한 발상을 했는데..올챙이가 개구리가 된다는 생각 따윈 잊어버리고 정말 열심히 수십 수백마리를 잡았던 것 같아요. pet병에 가득 채운 올챙이를 갖고 돌아왔다가 집에 와서야, 올챙이가 자라서 개구리로 우리집이 뒤덮여버리면 어떡하지? 하는 무서운 생각이 들어서, 뒤늦게 올챙이들을 하천에 모두 풀어주었던 기억이 났답니다.



책 속 꼬마네 집에는 연못까지 커다랗게 자리잡고 있는 걸 보니 개구리 열마리쯤은 거뜬히 키워낼 용의가 있는 집이었나봐요.

하지만 올챙이들은 개구리가 되어 고향인 조롱박연못으로 돌아가겠다는 꿈을 잊지 않습니다.


난생 처음 꼬리를 떼버리고 물밖이란 곳에 나와보니 생소하기만 하지요. 느릿느릿 달팽이에게도 길을 물어보고 팔랑팔랑 나비에게도 물어봅니다.

돌아갈테야 돌아갈테야

돌아간다 돌아간다

조롱박 연못으로 돌아간다.



열마리나 되다보니 매 페이지마다 다양한 개구리들의 포즈가 눈길을 끄네요.

동작이며 얼굴 모습이 조금씩 다 달라요. 친구들 형제들과 함께 하는 모험이라 무섭지도 않나봅니다. 열심히 나비가 알려준대로 길을 떠나는데, 그렇게 다다른 냇물 앞에서 가재를 만나 헤엄쳐서는 건널수 없음을 알게 되지요.


어떻게 할까? 열마리 개구리는 생각을 모으고, 힘을 모아 배를 만들었습니다.

우리 아이가 가장 좋아한 장면이기도 했어요.

아무리 봐도 신발인데, 개구리들이 배라고 만들어서 헤엄쳐 건너는 장면이 신기했나봅니다.

배는 어디에 있어요? 하면서 개구리들이 타고 가는 신발배를 유심히 보고 또 보더라구요.

열마리 개구리들은 가고 싶었던 조롱박 연못에 과연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을까요?




열마리 개구리를 재미나게 보더니, 또 외가에 가서 할머니와 좋아하는 개구리인형놀이를 하며 놀았답니다.

동화책에서 본 개구리 이야기라 더 재미났나봐요.

아이가 갖고 노는 모든 앵무새와 개구리들에게 이름을 붙여 노는데, 커다란 앵무새는 뚱떙이, 개구리는 삼돌이, 아니 삼돌이라는 이름은 할머니께 들은 이름일까요? 옆에서 보면 웃겨 죽겠지만은 아이는 신이 나서 갖고 놀았답니다.

열마리 개구리를 보고 또 보면 어느 새 동화책 속 개구리들에게도 한마리 한마리 모두 이름을 붙여줄지도 모를 노릇이겠어요.

다음에 읽어줄땐 여기서 삼돌이는 누구야? 하고 물어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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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를 으깨며 노리코 3부작
다나베 세이코 지음, 김경인 옮김 / 북스토리 / 2012년 1월
평점 :
절판


 

한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던 날의 일상에 대해 다루고 있었다.

 

딸기를 으깨며 이렇게 행복해도 될까?를 고민하고 있는 노리코. 그녀는 35세의 돌싱 여성, 돌아온 싱글이다.

결혼 생활을 형무소에 비유하며 (그렇다고 불행하기만 했던 것도 아니었고 사랑하는 이와의 결혼이었음에도) 돌아온 싱글이 되자, 결혼 전의 불안감과 결혼 중의 생활을 모두 잊어버리고 오히려 행복하고 또 행복하다며 마음껏 자유를 누리고 있는 것이다.

 

겨울에도 커다란 딸기를 으깨 우유를 부어 먹고 (어떤 맛일까? 새콤하면서 고소할까? 집에 딸기가 한팩있는데 우유를 사다가 한번 으깨넣어봐야겠다.) 샤워 후 알몸으로 마음껏 돌아다니고, 더이상 남편의 눈치를 보지 않고 친구들도 마음껏 만나고 하고 싶은 일과 생각을 누리며 살고 있다. 그런 지금의 자신이 너무나 좋다는 그녀. 아, 정말 행복해 행복해를 외치고 있는 그녀.

 

남자의 찬미로 아름다워진다는 말도 확실히 맞긴 하지만, '반짝반짝 빛이 나는 서른다섯'이란 자기가 자기를 찬미하는 말이다. 28p

 

보통의 사람들이 결혼 후, 아니 이혼 후 겪게 될 스트레스 등에 대해서도 그녀는 아주 짧게 언급은 하고 있으나 예상밖에 그녀는 지금 너무나 행복하다는 그런 이야기가 줄곧 흘러나왔다. 부잣집 도련님이었고, 구속이 심했던 신랑이었던지라 마음껏 자유를 누릴 수있는 지금의 현실이 편안하고 자유로울 수는 있겠지만 그게 다일까?

 

'혼자 사는 행복'을 음미하면서 그대로 쉰, 예순, 일흔의 나이를 맞이하는 것이 가장 멋진 삶일지 모른다. 남자를 좋아하면서 '혼자 사는 행복'을 알고 있다면, 그야말로 최고가 아닐까! 29p

 

생각의 차이가 있으니 그녀의 행동이 옳고 그르다고 나의 잣대로 판단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다만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일상이 그저 우울하거나 암담해있을 거란 편견을 깨버리고 너무나 맑은 자기자신의 자유로 받아들이는 그녀의 모습에 소설 속 표현, 있는 그대로 그래, 그럴 수도 있겠다. 그냥 그렇게 고개를 주억거리게도 되었다.

 

혼자 먹고 살 정도로는 벌고, 만나고 싶은 남자가 생기면 만나고 (애인이라기보다는 친구인 남자들을 여럿 알고, 또 친구인 여자들도 몇 알고 있는 그런 노리코), 생각의 규제없이 사는 돌싱의 생활을 즐기다가 아주 우연히 비오는 날 전남편인 고를 만났다. 그리고 여전히 서로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남아있음을 느끼고, 그러면서도 다시 형무소 안으로 들어갈 생각은 없는데 고를 멀리할 수는 없다.

이제는 호감이 가는 남자들 중 하나이자 그 중 약간 더 특별한 느낌을 갖고 있을지 모르는 전남편이라는 존재를 곁에 두고 그녀는 또다른 주변의 남자에게 눈길을 살짝 돌리기도 한다.

 

그냥 그렇게 현재의 평안을 즐기던 노리코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부분은 죽음을 임박했을때 주변을 지켜줄 이가 하나도 없는 상황에 대한 두려움이었다. 실제 친하게 지내던 여자친구가 갑작스러운 사고를 맞아 세상을 떴을때 주위에 친구 하나도 남지 않은 모습을 보고 그녀가 얼마나 절망했던가. 그렇다고 다시 가족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도 않고, 다만 자신의 죽음 이후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된 사건이었다.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이라는 저자의 또다른 작품은 제목이 무척 귀에 익은데 아직 못 읽어본 책이었다. 그녀의 책을 읽어보지 못했으나 '연애소설의 여왕'이라는 표현을 듣는 저자의 책이기에, 또 그녀의 이번 책이 나와 비슷한 연령대의 여주인공 노리코를 다루고 있기에 읽어보고픈 책이었다.

 

그리고 가보지 않은 두 갈래의 길 중 하나를 간접 경험하게 해준 그런 느낌을 받았다. 나로선 선택하고 싶지 않은 길이지만, 노리코는 과감히 선택을 하였고, 그 상황에서는 어쩌면 정당한 선택이었을 자신의 선택을 믿고 현재를 편안히 즐기고, 주변을 돌아볼 여력이 생기기 시작한 노리코의 이야기를 새롭게 인식하게 된 그런 소설이었다. 딸기를 으깨어 우유에 넣어 먹는 방법을 몰랐던 것처럼 말이다. 나와 다르더라도, 그런 상황이더라도 그녀를 알아갈 수는 있는 것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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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 좋아하는 손님상
다소마미.요리헤라 지음 / 이밥차(그리고책) / 2011년 3월
평점 :
품절


친구 선물로 사준 책인데, 아버님 생신상을 멋드러지게 차려냈다고 칭찬받았다고 좋아하더라구요. ^^ 저도 사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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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함께하는 아주 특별한 즐거움
오지섭 지음 / 중앙위즈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우리 아이의 하루 일과는 그림 그리기, 레고 조립하기(자기 마음대로), 엄마와 책 보기, 할머니 혹은 할아버지와 놀기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아이가 무언가에 집중할때 엄마가 옆에서 같이 참여하고 관심을 가져주면 더할나위없이 좋아하는데, 엄마가 자꾸 다른 일 (설거지나 기타 살림, 혹은 엄마 독서, 인터넷 등까지도)을 하고 있으면 엄마의 관심을 끌기 위해 자꾸 부르고 자기가 한 것을 보여주곤 한다. 아이가 뭔가에 집중할때 만사제쳐두고 아이에게 집중해야함을 알면서도 자꾸 엄마 흥미 위주에 빠져드니 잘못 되어도 크게 잘못된 일이 아닐 수 없다. 아이에게 그게 늘 미안했다.

 

하루 종일 아이와 있다고 하면서도 아이만 바라봐야할 24시간 중 얼마나 집중하며 아이와 놀아주었던가. 책을 읽을때가 그나마 온전히 집중할 때였고, 자꾸 스마트폰을 보거나 내 책을 읽는 등 아이의 집중을 흐트러뜨리는 행동을 함으로써 엄마로써 모범이 되질 못했다. 그래서 아이와 함께 하는 특별한 즐거움이라는 책의 제목을 접하고 양심의 가책을 느끼며 책을 읽기 시작했다.

 

부모님과 어린 자녀가 함께 하는 모든 경험은 아이가 어른이 되어 자신의 삶을 살아가면서 오래도록 간직할 수 있는 자산을 만들어주는 일입니다. 아이의 일생을 이끌어주고 버팀목이 되어주는, 그리고 필요할때마다 언제고 위로받고 다시 힘을 낼 수 있게 해주는, 그야말로 가장 중요한 원천을 만들어 주는 일입니다. 16p

 

아이를 키우면서 꼭 이렇게 해야겠다는 어떤 명확한 육아관을 아직 세우지 않았다. 아니 그런 것 없이 그냥 아이를 훌륭하게 키우겠다, 도움이 되는 부모가 되겠다라고 막연하게만 생각을 하고 있었다. 장차 어떤 인성을 가진 아이로 키우겠다라는 계획보다도 똑똑한 아이가 되었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이 우선시되었으니 그것만큼은 편협한 생각이 아닐 수 없었다. 눈에 보이는 결과에 너무 급급하였달까.

 

저자는 스펙 쌓기 위주의 교육보다 자녀의 성장과정에 미치는 부모의 영향이 얼마나 행복하고 소중한 경험인지를 강조하면서 아이와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조목조목 짚어내고 있었다. 어디선가 들어봄직한 내용이었고, 생각하고 있었던 그런 부분도 많이 나와 있었지만 강요하지 않은 편안함으로 읽어내릴 수 있는 육아서적이었다.

 

사랑을 아는 아이, 세상을 아는 아이, 도전을 아는 아이, 감성을 아는 아이, 행복을 아는 아이, 총 다섯 파트로 나누어 그에 맞는 활동이 실려 있었다. 아이와 시간을 보내고 싶어도 매번 비슷한 공원이나 도서관 등 특별한 주제 없이 다녀봤다면 책 속에서 소개하는 대로 엄마, 아빠의 데이트 장소서부터 아이가 태어난 곳 등 스토리가 있는 곳들을 아이와 함께 찾아다녀봄도 괜찮을 것이다. 함께 봉사활동도 하고, 엄마 아빠의 직장에 아이를 데려와보기도 하고, 바자회 등의 나눔 장터에서 아이를 꼬마 사장님으로 만들어보는 것도 재미난 추억이 될 것 같았다. 

 

흔히 예상할 만한 것도 있었지만 세상의 아픔에 대해 이해하기 위한 죽음 교육이나 나눔 장터의 꼬마 사장님 등 미처 생각해두지 않은 것들도 종종 실려 있었다.

 그러고보니 얼마전 내가 읽었던 <아이와 함께 하고 싶은 45가지>라는 책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이 책 역시 아이와 시간을 보내는 여러 방법과 생각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었다.

 

헬리콥터 맘처럼 아이 뒤를 쫒아다니며 모든 것을 다 해 줄 수도 없는 노릇이기에 아이 스스로 해결해야할 문제에 다다르거나 난관에 봉착했을때 조금이라도 더 힘을 내고, 깊은 슬럼프에 빠지지 않은 채 훌훌 털고 일어날 수 있는 아이들은 어려서부터 부모와 충분한 시간을 보내고 소중한 기억을 많이 갖고 있는 아이들이 아닐까 한다. 벌써 아이가 유치원에 들어갈 나이가 되고 나니 사실 내 마음도 조금씩 조급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또 이렇게 줄어들고 있는데 소중한 그 시간을 나만을 위해 쓰는 것은 더이상 안될 일이란 생각이 들어서이다.

 

아이와 함께 할 다양한 시각을 배우고 싶다면, 아니 알고 있더라도 다시 되짚어볼 시간이 필요하다면 이 책을 통해 마음의 여유를 되찾아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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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프의 홈파스타 - 쉽고 맛있는 스타일 파스타
안성수.안성환.박성우 지음 / 비타북스 / 2012년 2월
품절


결혼 전에는 그저 외식으로만 즐겼던 파스타를, 결혼하고 나서부터는 집에서도 만들기 시작하였다. 주로 까르보나라와 토마토 소스 스파게티 등의 한정된 스파게티긴 했지만 말이다. 대부분의 젊은 사람들이 파스타를 즐기다보니, 사촌 동생들이나 친구들이 올때는 다양한 메뉴를 차릴 필요 없이 파스타 한 종류나 여력이 있으면 샐러드 하나 더 추가해 만들어 내놓으면 그냥 가볍고도 즐겁게 한끼를 떼울 수 있어 초대 메뉴로도 손색없는 것이 파스타임을 알았다. 한식으로 초대를 하려면 밑반찬서부터 국, 찌개 등 해야할 요리가 많고, 시간도 많이 걸리는데 반해 손쉽게 끓여내는 파스타는 만들기도 쉬워서 친구들을 초대하는 데도 부담이 들지 않았다.



파스타는 만들어먹어도 맛있고 나가서 셰프의 솜씨를 즐겨도 맛있기마련인데 혹 입에 맞지 않는 그런 파스타를 만났을때는 낭패감이 들기도 하였다. 하지만 조개를 제대로 해감하지 못해서 그런 경우를 제외하곤 대부분은 집에서나 밖에서나 모두 즐겁게 먹을 수 있는게 또 파스타기도 하였다.



여기 세 명의 셰프가 모여 그들만의 노하우가 담긴 파스타 레시피를 공개한 책이 나왔다.

파스타를 워낙 좋아하다보니 파스타 레시피 책을 보기만 해도 벌써 군침이 흘러 욕심을 내곤 한다. 비슷해보이는 레시피들이 아주 조금씩 맛이 다 다르고, 또 내 입에 딱 맞는 그런 레시피를 새로이 찾을 기대감에 앞서서 많은 레시피북이 있음에도 또 욕심을 내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전문 셰프들의 노하우가 담겼다 하니 더욱 눈길이 갈 수 밖에..



이 책은 세명의 셰프들이 각자 외국에서 지내면서 경험하며 배웠던 요리 테크닉과 타지 생활을 하면서 혼자 터득한 노하우를 살려, 셰프의 입장보다는 손쉽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요리와, 특별한 날 내놓을 수 있는 비밀무기로 그럴듯한 요리 하나쯤 배우고 싶은 비슷한 연령대의 독자 입장에서 엮은 결과물입니다. 5p



롱 파스타와 숏 파스타의 다양한 종류를 먼저 설명해준다. 우리가 알고 있는 파스타는 대부분 스파게티 아니면 링귀니로 만든 파스타가 많다. 얼마전 코스트코에서 파스타 번들을 묶어서 저렴하게 판매하길래 두고두고 먹어야지 하고서 선뜻 집어오고 나니, 만들고 나니 카펠리여서 당황하기도 하였다. 카펠리란 1mm가 넘지않는 얇은 면을 말한다. 삶아놓으니 꼭 우리의 국수만한 굵기여서 스파게티를 예상했던 나로썬 살짝 실망하기도 했지만, 면이 얇아 소스는 잘 배여서 맛은 괜찮은 편이어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시판 면과 시판 소스에 익숙한 세대긴 하지만, 책에서는 친절하게도 생면과 홈메이드 파스타 소스, 그리고 육수를 만드는 방법까지 레시피로 소개를 해주었다. 시판 소스의 맛이 영 입에 맞지 않는다거나 첨가물이 걱정이 된다면 홈메이드 소스에 도전해봄도 좋음직하다.

또 이 책에는 파스타 레시피뿐 아니라 이탈리아의 식문화에 대해서도 칼럼처럼 다루고 있어서 상식을 넓히는데도 도움이 된다.

파스타에 담긴 이야기 편도 인상 깊었다. 알프레도가 임신한 아내를 위한 요리에서 유래했다는 것과 마카로니와 치즈가 미국 토마스 제퍼슨 대통령이 무척 즐겨먹었던 요리라 이후 전자렌지에 데워먹는 패스트푸드로까지 나오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눈길을 끌었다. 사실 소설 등을 통해 마카로니와 치즈를 데워먹었다 라는 대목을 읽고 아이가 데워먹을 정도의 요리가 어떤 요리일까 궁금했었는데 대통령이 좋아하기 시작했던 요리로 나중에 대중화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레스토랑에 가면 참으로 다양한 파스타가 많이 있는데 집에서 만들려면 매번 비슷한 파스타만 만들어보게 된다.

바질페스토 소스를 책에 나온대로 만들어 손쉽게 바질페스토 링귀니를 만들어보면 어떨까 싶었다. 파스타의 종류가 무한하고 맛 또한 천차만별인데, 늘 비슷비슷한 메뉴만 고르고 맛봤던 것이 갑자기 후회가 되는 순간이었다.

세가지 치즈 소스 푸실리는 세가지 치즈가 들어가있던 노리타 가든의 모 파스타를 떠올리게 하였다. 면은 푸실리가 아니었지만 하나도 아닌 세 종류의 치즈가 어우러진 그 환상적인 맛을 잊을 수가 없었는데 이 책에서 레시피를 접하니 정말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치즈 하면 모짜렐라나 일반 치즈만 사는 편이었는데 이 파스타 하나를 위해서라도 에멘탈 치즈, 파마산 치즈, 고다 치즈 세 종류를 사야겠단 마음이 들었으니 말이다.


생크림 없이 우유를 듬뿍 넣어 고소함을 살린 우유 파르팔레는 파르팔레 면만 구하면 해보고 싶은 손쉬운 메뉴였다.

냉장고 속 남은 재료로 만드는 파스타 들에는 남은 재료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근사한 파스타들이 완성되어 실려있었다.

감자를 갈아 소스로 맛을 낸 포테이토 페투치네, 간장과 마늘종, 소고기의 조화가 멋스러운 마늘종과 소고기 부카티니, 김치와 스팸으로 볶음밥만 해먹는게 아니다, 김치 스팸 링귀니(치즈와 땅콩가루가 포인트다)된장과 토마토소스의 절묘한 맛이 어우러진 된장 스파게티와 , 명란젓과 찬밥을 넣어 크로켓을 만들어낸 명란젓 찬밥 아란치니까지 남은 재료가 무한히 변신한 신선한 맛의 파스타들이 밥상에 오를 준비가 되어 있었다.


레스토랑에서 맛볼 셰프의 당당한 메뉴들도 선보였다. 재료도 더 풍성하게 들어가고 방법도 약간 더 복잡해졌지만, 손님 초대상으로 더욱 손색없을 그런 메뉴들이 가득하였다. 링귀니 디 마레의 경우에는 해산물을 종이주머니 안에 넣어 익힌 파스타라 시각적 효과까지 더해줄 것 같았다. 레스토랑에서도 그저 접시에 담겨있는 파스타보다 이런 파스타가 더욱 눈길을 끌지 않았던가.



또 칼로리를 확 줄인 저칼로리 파스타도 색다르다. 사실 파스타를 좋아하다보면 살이 찌기 쉽상인데 소스를 담백하게 하거나 양을 줄이고, 재료도 가지, 훈제 연어 등의 건강한 재료로 바꾸거나 혹은 파스타로 샐러드를 만들어 레시피로 소개가 되었다. 느끼한 파스타가 부담스럽다면 가볍게 즐길 수 있는 파스타도 고를 수있다는 사실.


파스타에는 흔히 가벼운 채소 샐러드 등만 곁들이곤 했는데 사이드 디쉬로 참 다양한 메뉴가 선보였다. 치즈를 가지, 호박 등으로 감싸 구워내는 쥬키니 모차렐라 롤라티니, 달걀 팬케이크와 같은 감자 시금치 프리타타, 그리고 샐러드 몇 종과 디저트로 좋을 레시피도 눈에 띄었다. 우유와 생크림에 젤라틴을 넣어 굳힌 판나 코타는 부드러운 푸딩이라 파스타 레시피북에서 만나게 될줄 미처 몰랐던 레시피였다.

요리 책 한 권을 꼼꼼히 훑고 나니 깊은 밤 벌써 배가 고파지기 시작한다. 동생 봄방학 한 동안 집에서 같이 맛있는 파스타나 만들어먹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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