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러진 화살 - 대한민국 사법부를 향해 석궁을 쏘다 우리시대의 논리 12
서형 지음 / 후마니타스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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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극장 흥행작으로 저예산 영화인 <부러진 화살>이 엄청난 흥행 돌풍을 일으켰다는 소식을 접했다. 국민 배우 안성기 주연이라는데 눈길이 갔고, 어떤 내용이길래 흥행몰이를 하는지 궁금했다. 검색해보고, 실화를 바탕으로 한, 그리고 무엇보다 사법부를 향해 석궁을 쏘았던 김명호 교수를 이야기한 영화라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판사를 향해 석궁을 쏜 교수가 있다는 뉴스를 접했던 것 같다. 자세히도 아니고, 제목으로 말이다. 시사와 뉴스에 문외한이었던지라 더이상 깊이있게 알아보지 못하고 넘어갔던 사건이었는데 소설 도가니가 영화 도가니로 개봉되면서 실화 사건이 다시 부각되었듯, 이 책도 김명호 교수와 석궁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다시 정확히 짚어주는 계기를 마련해준 책이 아닌가 싶다.

 

책 <부러진 화살>은 소설이 아니다. 저자 서형님이 우리나라 3대 권력기관(청와대,국회, 대법원) 앞의 일인 시위자들을 인터뷰한 기록들이다. 그리고 거기에서 김명호교수에 대해 알게 되었고, 석궁사건과 그 자세한 재판 진행과정에 관심을 기울이고, 객관적으로 기록하기 위해 노력한 책이다. 저자가 만난 김명호 교수는 주변 사람들을 편하지 않게 만드는 불편한 성격을 갖고 있다 하였다. 옳다 생각한 것에 대해서는 굽히지 않는 소신과 강직함을 지녔지만 주위와 타협하고 부드러운 언행을 구사하는 것은 결핍되었던 것 같다.

 

우리나라 최고 명문대를 나오고, 외국 유학까지 다녀온후 성균관대 수학과 조교수로 부임받아, 부교수 발령을 코앞에 둔 그가 갑자기 왜 사법부를 상대로 투쟁하는 전사가 되어버린 것일까?

1995년 성균관대 본고사 입시에서 수학 문제의 오류를 발견한 김교수가 문제를 제기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오히려 다른 수학과 교수들의 눈밖에 나서, 교수 재임용에서 탈락하게까지 되었다. 이를 부당하다 여긴 김교수가 대한수학회의 검증을 받고, 법원의 공정한 판결을 받고자 소송을 냈으나 대한수학회는 답변을 거부하였고, 법원에서는 "승진 임용은 학교 자유 재량 행위"라는 이유 하나로 기각했다.

 

크게 실망한 김교수가 해외에 나가 새로운 인생을 살려고 했으나, 이마저도 수월하지않았다. 그의 사건이 과학 저널 사이언스지와 수학저널에 실려 "정직한 답변에 대한 비싼 대가" 등의 제목으로 소개되니, 외국의 김교수 상급자들은 그를 약자로 인식해 그의 연구 실적을 마구 가로채기에 이르렀다. 10여년을 고생만하다 돌아온 그는 처음부터 잘못된 것을 바로잡고 싶었기에 이 문제를 다시 제기했으나 일은 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자꾸 꼬여갔다. 그러다 석궁 사건이 발생한 것이었다. 판사를 향해 석궁을 쏘았다는 사건의 진실, 부러진 화살은 어디에 있을까 하는 그 진실 말이다.

 

소설이 아닌 실화라 믿기에 그의 인생과 도전은 정말 계란으로 바위 치기식으로 너무나 무모해보였다.

정정당당하게 법으로만 이야기를 하고 싶어도, 팔은 안으로 굽는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재판 과정은 읽는 이까지 안타깝게 만들었다.

 

며칠 후 대법원 판결문 2008도2621이 도착했다. 4쪽에는 부러진 화살이 언급됐다. 박훈 변호사는 피고인에게 불리할 결정적인 증거물을 수사기관이 일부러 폐기 또는 은닉할 이유가 없으므로 라고 읽다가 주먹으로 책상을 쾅 내리쳤다.

"피고인에 불리한 부러진 화살이 사라졌다고 해서? 그게 왜 피고인에게 불리하냐? 유리하지!" 161.162p

 그저 씁쓸하기만 했다.

교수노동조합 소속으로 김교수 석방을 촉구하며 여덟번째로 일인시위를 한 최갑수 교수의 말에 이런 말이 있다.

내가 김명호 교수라면 다른 방식으로 싸웠을 것 같아요. ..김명호 교수는 한국 현실에 대해 약삭빠르지 못한 사람이거든요. 차라리 그랬으면 자기 살 길 찾았을지 몰라요. ..우리는 김명호 교수를 통해 현대사의 기막한 한 부분을 보고 있는 거예요.193p

 

현실과 철저하게 타협하며 살아왔던 내가 그저 부끄럽게만 느껴진 김교수의 투쟁이었다. 본고사 입시 문제 오류 지적에서 시작된 사건은 17년이 지나는 동안 그의 인생을 꼬이게 만들었고 결국 구속되게까지 만들었다. 최근 뉴스글에 보니 대한 수학회에서 이제야 당시의 입시문제 오류를 인정했다는 기사를 접했다. 너무나 늦은 발표와 인정이 아닐 수 없었다.

 

영화를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이 책이 있고 나서 (2009년판이 이번에 새로 개정되어 나온 것이다.) 영화를 만들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법정실화극이라고는 해도 영화이기에 주인공의 이름도 살짝 바뀌었고, 내용도 완전히 같을 순 없다고 하였다. 사실에 더 가까운 기록은 그러니 책이 될 것이다. 실화의 기록이라기에는 너무나 처절했던 한 사람의 약하지만 강한 투쟁이야기. 부러진 화살에 그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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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엄마네 레시피 - 콩나물무침부터 갈비찜까지 엄마가 해주시던 '그 맛'내는 요리 비법
중앙M&B 편집부 엮음 / 중앙M&B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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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작년에 이 책이 처음 나왔을때부터 눈독을 들였었다. 신랑도 보더니, 와, 정말 책 이름 잘 지었다. 하며 관심을 보일 정도였다.

외할머니, 엄마 모두 요리솜씨가 탁월하신 편이라 딸인 나도 요리를 잘하려니 하고들 생각을 한다. 하지만, 요리에 큰 관심이 없었기에 결혼 전에 열심히 해볼 생각도 안했고 자취할때도 몇번 실패를 거듭하고, 난 소질이 없나보다 하고 자책하며 지내기도 하였다. 상견례 자리에서도 아버지께서 제일 걱정하신게 "밥도 제대로 못하는 딸"을 시집보내 죄송하다고 말씀하실 정도였다.

막상 당사자인 나는 요리책 몇권 사면 되지 않을까 막연한 생각만 하고 있었을뿐.

 

직장 생활할때 새내기 주부였던 선배님들이 추천해준 요리책이 있었다. 그 책만 따라하면 어떤 초보라도 맛을 낼수있다고 하여, 나 또한 요리백과 이런건 사오지 않더라도 그 책한권은 필수로 사왔다. 그리고 한 일년 그 책의 이런 저런 레시피들을 다 따라하며 밥상을 채워나갔던 것 같다. 신랑도 라면이나 얻어먹을까 했던 마음이었다가 요리책을 보고 시늉을 낸 것이긴 하지만, 꽤 먹을만한 메뉴여서 놀랐다고 하였다. 웃긴 것은 밑반찬부터 차근차근 차려진 다소곳한 한식보다 식당에서 사먹을 것 같은 일품요리를 더 자주 상에 올렸다는 것이다. 하나만 만들면 되니, 어려워보여도 그런 요리에 더 도전을 하였다.

 

벌써 아이도 태어나 네살이 되었고, 처음의 열정만 생각하면 지금쯤 요리 베테랑에 올라있을 법한데 (정작 나는 잊고 살았는데 요리포스팅을 본 친구들이 해준 말이다.) 임신하고 입덧 핑계로, 또 육아 핑계로 자꾸 부엌 살림을 등한시하다보니 요리실력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다만 요리학원을 다니지 않아도 요리책만으로도 충분히 힘을 얻을 수 있다는 생각에 다양한 요리책에 욕심을 내고 찾아보며 뭔가 다른 요리가 없을까 찾아보는 잔머리는 늘었다. 그러던 와중에 만난 이 책. 친정엄마네 레시피. 사실 가장 닮고 싶은 건 나도 친정엄마의 손맛이건만. 엄마께 여쭤보면 친절하시긴 해도 뭐든 정확한 계량이 아닌 엄마의 짐작에 의한 계량이 많아 수치화하기가 힘들었다. 초보자다보니 그냥 내 입맛에 맞춰 간을 하면 신랑 입에는 좀 달게 되기도 하였고, 때로는 간을 맞추다가 정작 맛이 산으로 가기도 하는 우를 범하기도 하였다. 그래서 엄마의 솜씨를 닮고 싶으면서도 계량화된 수치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늘 바래오던 찰나 이 책을 만났으니 제목만큼의 값을 하기를 진심으로 바랬다.

 

요즘 요리책들이 주제도 참 다양하고 내용도 풍성하니 잘 나온 책들이 많지만, 문제는 요리책의 본질은 바로 누구나 따라해도 맛을 낼 수 있는 요리를 완성하는데 있다는 것이다. 겉이 아무리 그럴싸해도 소설이 아닌 이상 결과물인 요리의 맛이 훌륭하지 못하다면 요리책의 바른 효과를 보았다 할수가 없다. 예전 신혼때처럼 누군가가 그 책으로 요리를 해보니 정말 다 맛있더라 하고 입소문이 날 책은 사실 많지 않았다. 그런데 알라딘에서 어떤 분의 글을 얼마전 읽었는데 이 책으로 요리를 하면 "우리 엄마도 아닌데, 우리 친정엄마가 내준 맛 그대로를 낼 수 있어서..너무 좋았다. 그래서 책 속 레시피를 자꾸만 더 따라하게 된다."라는 내용의 글을 읽게 되었다. 바로 내가 바라던 대목이었다. 다른 누군가의 입맛을 사로잡을 맛이 될 수 있다면 나 또한 따라해도 실패할 확률이 적었다.

 

책을 처음 읽으며 웃음을 터뜨렸던 대목이 바로 친정엄마 말씀처럼 ~~해라. 넣어라~ 하는 말투로 씌여있다는점이었다. 말투만 흉내내고 맛이 완성되지 않았으면 그저 유머로 끝날 문제였겠지만 엄마 말씀  따라 만든 요리처럼 맛이 나는 요리책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메뉴는 우리가 만만하게 장 본 재료로 만드는 기본 반찬서부터 곰탕, 갈비찜 등 속 든든한 메뉴, 그리고 제철 반찬으로 즐길 수 있는 각종 무침류와 친정 김치로 맛을 낼 수 있는 요리들이 다양하게 소개가 되었다.

 

찜닭, 각종 파스타, 게살 스프 등의 메뉴는 만들어봤어도 내가 참 못만드는 것이 바로 달걀찜이었다. 할때마다 전자렌지로 해도 실패하고, 중탕을 해도 잘 안되고, 뚝배기를 태워먹을까봐 엄두도 나지 않았다. 가장 만만하게 만들 달걀찜의 문제는 바로 잘못 넣은 물 양이었다. 또 뚝배기 달걀찜을 할때 위는 덜 익고 아래를 태우는 문제에 대해서도 엄마는 차분하게 대답을 해준다. 엄마의 질문 코너에서는 멸치볶음이 딱딱할때, 장조림이 쉽게 상하거나 고기가 찢기지 않을때  등 궁금한 초보 주부들의 마음을 헤아려주는 엄마의 답변이 실려있었다. 

 

항상 엄마가 손질해주셔서 삶기까지 한 냉이를 받아와서 요리를 하곤 했는데, 막상 내가 직접 사서 다듬기부터 시작하려니 손질하는데만 거의 반나절이 걸렸던 것 같다. 무얼 만들어볼까 하다가 냉이조개 된장국을 끓여봤는데, 한번도 안 써본 뜨물도 받아서 쓰고 (그동안은 농약 핑계를 대며 뜨물도 안썼지만, 첫 뜨물은 버리고 그 다음뜨물부터 해서 책에 나온 그대로 따라만들어봤다.) 조금 귀찮더라도 내맘대로 중간과정 생략하지 않고 책에서 하라는 대로 그대로 만들었다. 그랬더니 국물이 흥건해 짤줄 알았던 국이 짜지도 않고 입에 잘 맞으면서 향기로운 냉이 향이 가득한 구수한 된장국이 완성되었다. 집에 있던 된장이 색이 진한 편이 아니라, 좀 흐여멀건하게 사진에 나오긴 했지만 맛은 참 훌륭했다.

 

다음엔 또 무얼 만들어먹을까? 색다르지는 않으나 기본 요리도 충실하고 맛있게 만들 수 있는 레시피들이기에 더욱 소중한 요리책이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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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먹는 카페 - 봄 여름 가을 겨울 카페밥 레시피
이미경 지음, 황승희 사진 / 난다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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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뭐 먹지?

늘상 고민하는 식단이건만, 새로운 것이 톡 하고 튀어나오는 경우가 많지 않다. 게다가 나른한 주말에는 그런 생각이 더욱 강해진다.

뭐 맛있는 것 좀 없을까?

게으름 좀 피우고 싶어서 사먹으러 나가는 것도 좋아하지만, 막상 집을 나서도 이거 먹고 싶다 하고 달려갈 만한 곳도 많지 않다.

깔끔하고 기분좋은 공간에서 정성스레 차려진 밥상을 받는 것. 그것이 카페에서 이뤄지는 밥상이라면 더욱 새로운 기분이 들 것이다.

일본 카페나 식당 등을 검색하다보면 카페에서 차만 마시는게 아니라 간단한 밥을 같이 즐길수있는 곳들이 많아 궁금해지곤 하였다. 차와 케잌, 혹은 샌드위치가 아닌 밥이라.. 카페에서 먹는 밥맛은 어떨까? 우리나라에도 카페와 레스토랑을 결합한 그런 문화가 늘고 있는 듯 하다. 이 책은 홍대에서 밥먹는 카페라는 간판없는 작은 카페를 실제 운영하고 있는 요리연구가 이미경님의 레시피북이라 할 수 있다.



카페 오너를 꿈꾸는 분들이 저와 같은 시행착오를 겪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과 밥먹는 카페의 자연식 메뉴를 집에서 만들어먹고 싶다는 단골손님들의 강력한 요청. '며느리도 몰라'를 실천해야 성공한다고 조언하는 몇몇 사람들의 조언을 무시하고 밥먹는 카페의 모든 노하우를 공개합니다. -prologue

그래서일까 월별 원플레이트 요리들의 각각의 조리법, 도시락으로 싸면 참 좋을 원 런치 박스, 파스타도 즐길 수 있다 원 볼 파스타, 그리고 원볼 샐러드와 테이크 아웃 푸드, 음료로 즐길 사계절 과일청까지 다양한 레시피북을 일반 요리책처럼 두루두루 섭렵하고 나면 7장에 밥먹는 카페의 창업 스토리가 사진과 함께 친절하게 실려 있다. 그냥 꿈이라고 해도 좋을, 나만의 예쁜 공간, 카페의 오너가 되는 것이 많은 여성들에게는 은연중에 꿈처럼 자리하고 있다. 당신이 다 먹을 것 같아. 라는 놀림을 받으면서도 카페에 대한 설렘과 기대를 갖게 되는 것이 비단 나뿐이 아님은 카페 요리, 카페 창업에 대한 많은 책들을 보면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파스타, 퓨전 요리가 아니더라도 우리 밥상으로도 멋진 카페 요리를 살려낼 수 있음을 보여주는 레시피북.

원 플레이트 요리로 만들어 식구 수대로 상에 올리면 정말 집에서 즐기는 홈카페 분위기를 제대로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꽃샘 추위쯤은 가셔줬으면 하는 3월의 밥상은 무엇이 올라 있을까?

봄꽃인양 무순과 새우가 노뉘는 봄꽃초밥으로 잃어버린 입맛을 되살려보길 권해준다.

레시피 하나하나를 들여다보니 상세 과정 사진과 더불어 따라하기 쉬운 설명으로 되어 있고, 재료도 흔히 접하기 쉬운 재료가 많아 금새 따라해보고 싶은 메뉴가 많았다. 멸치조림처럼 흔히 접해본 메뉴도 있지만 계란 말이에 냉이를 넣어 맛과 향을 새롭게 업그레이드 시킨, 발상의 전환 메뉴들도 눈에 종종 띄었다. 아주 단순한 변화인데도 입을 즐겁게 해주는데는 색다른 재미가 추가되는 것 같다.

된장 소스의 경우에는 카레처럼 밥을 살짝 비벼먹게 변화된 걸쭉한 농도의 된장 소스가 눈에 띄기도 하였다.

요리재료를 보면 계절별로 대체가 가능한 다른 재료까지 소개되는 살뜰함을 보인다. 재료 밑에 소개된 카페 오너의 팁에는 집에서 참고할 조언도 있지만 미리 만들어두고, 빨리 상에 올려야하는 카페의 특성상의 조언이 눈에 띄었다.



쑥밥, 닭고기 찹쌀빱, 유자향 두부 조림, 오색 떡국, 취나물 된장국, 이름만 들어도 입에 침이 고이는 자연식 밥상 메뉴들.

사실 누가 한상 이렇게 차려주면 너무 좋을 것 같은데, 지방에 사니 홍대 카페까지 찾아갈수도 없고 사진으로만, 인터넷으로만 부러워했던 카페 밥상이었는데 카페 메뉴를 그대로 맛볼 수 있는 레시피가 책으로 나오니 집에서도 얼마든지 홈카페 분위기로 즐길 수 있게 되어 더욱 행복하고 소중한 레시피 북이란 생각이 들었다.

도시락과 파스타 등은 카페에서 밥상에 아직 올리지 않고 있는 메뉴라한다. 가을쯤 깜짝 이벤트로 상에 올릴까 한다는 도시락 메뉴들과 카페에 올린다면 하고 구상해본 베스트 오브 베스트 파스타 레시피. 카페에도 없는 맛을 책에서 먼저 즐길 수 있는 맛이라니 얼리 버드를 자처하는 카페의 팬들에게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테이크 아웃 메뉴로 등장한 각종 빵과 쿠키, 그리고 주먹밥까지 가정에서도 쉽게 즐길 수 있게 밥, 반찬서부터 디저트까지 두루두루 소개된 느낌이 참 좋았다.



밥먹는 카페, 가보지 못한 홍대의 그 공간의 모습도 책에 소개가 되어 있었다. 책을 좋아해서 그런지 카페 안은 물론이고 운동장만한 화장실까지 들어선 책장이 반갑게 느껴졌다. 테라스에서 먹는 김밥 사진도 눈길을 끌었고, 요기저기 예쁜 모습으로 가득한 그 모습에 한동안 마음이 설레기까지 하였다.



사업을 시작하면서 사실 자신의 노하우를 이렇게 모두 공개한다는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을텐데 (프롤로그에 나와있듯이 주변 사람들이 말렸다하는 말이 이해될 정도로 자신의 모든 속내를 다 드러내었다.) 밥먹는 카페의 창업비용이 내부 인테리어비, 주방 기계, 그릇과 잡화 등의 가격까지 일일이 공개된 것을 보고 참으로 놀랐다. 그냥 말로만 이러저러하게 창업해보세요. 하고 무늬만 창업 소개글을 알리는 기타 책들과 마인드부터가 달랐다.

카페의 예쁜 식기, 소품등을 구입하는 장소와 쇼핑몰까지 소개되어 있었다. 살림을 하는 주부라면, 카페를 창업하지 않더라도 예쁜 카페 소품과 그릇에 욕심이 날때가 종종 있었는데, 집에서도 충분히 홈카페를 즐길 수 있게, 아니 홈카페가 아니더라도 기분좋은 메뉴를 즐길수 있게 예쁜 그릇을 살 수 있는 곳들을 소개받으니 기분까지 날아가는 것 같았다. 결혼하면 쓰고 싶다고 카페 놀이를 할 수 있는 나무 식판 등을 장만한 여동생이 있는데, 이렇게 예쁜 그릇을 살 수 있는 사이트를 추천해주면 반가운 마음에 당장 달려가볼듯 하다.



앞서 소개된 메뉴들이 집에서 따라할 수 있도록 2인분으로 만들어진 것에 비해, 카페에서 만들게 되면 여러 손님들을 상대하게 되니 10인분 기준으로 새로 재료와 분량을 책정해 책의 말미에 소개해둔 점도 주목할 만 하였다. 굳이 카페가 아니더라도 손님상을 치룰 때에도 (엄마들과의 가벼운 브런치 초대라던지) 10인분 기준의 분량이 무척 유용하게 쓰일 듯 하다.



하나하나 꼼꼼하게 훑어보고 더욱 마음에 든 그런 책이었다. 오늘 아침 늦잠을 자고 신랑 아침밥도 맛있게 못 차려주었는데 냉이를 이용해 입맛 살리는 저녁 밥상을 차려볼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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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용/취미> 파트의 주목 신간을 본 페이퍼에 먼 댓글로 달아주세요.

  요리연구가로 정평이 나 있는 한복려님의 책입니다.

매일 아침 최소한 국이나 찌개 하나는 반드시 있어야하는 신랑의 앙침상을 생각해보면 국 찌개는 제게 필수 요리책이 아닐 수 없어요. 매번 비슷한 요리들인 것 같아 아쉬우면서도 재료와 조리법에 따라 천차만별 맛이 달라지는 것을 보면 또 신기한 느낌도 한가득이랍니다. 한복려님의 책을 아직 못 읽어서그런지 더 기대가 되는 책이기도 하네요.

 

 

 

 

 

  최고의 간식과 주전부리 책을 읽고, 이웃님께 추천해드렸더니 너무 좋아해하시면서 친구분 선물까지 여러권 구입하시더라구요. 딱 찾던 아이 간식 책 그대로라고 하면서요. 저 또한 최고의 간식과 주전부리, 고베 밥상등 동녁의 눈에 띄는 요리책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터라 최고의 요리, 버섯,브로콜리, 양파로 만든 밥 반찬 등에 눈길이 아니갈 수가 없네요. 기대되는 요리책입니다.

 

 

 

 

 

 

 여행은 늘 제게 설렘을 안겨다줍니다.

제목이 좀 불편해서, 이게 뭐야~ 하고 읽었다가 여행전문기자가 추천하는 여행팁이 모조리 실린 책이라고 하니 눈이 뜨이는 책이 되었네요. 패키지 관광이 아니라, 자유 여행을 할 것이라면 인터넷 수십시간을 뒤져야 얻을 수 있는 알짜배기 정보를 전문가에게 한 권의 책으로 너무나 손쉽게 배울 수 있다면 그보다 좋은 여행 참고 가이드북이 없을 것 같아요.

 

 

 

 

 

 

 

  지금은 수제카드를 잘 안 만들지만, 학창시절에는 너무나 당연하게 만들어 선물하던 카드였어요 그중에서도 팝업카드는 만드는것도 받는 것도 너무나 매력적인 즐거운 카드였지요. 팝업카드 만드는 법이 많이 궁금했는데 일본 작가의 안목으로 소개된 책이 RHK에서 나왔다고 하니 꼭 한번 만나보고 싶네요. 선물용으로도 해보면 너무 좋을 것 같아요.

 

 

 

 

 

 

 

 

 

 

  오호..너무너무 예쁜 인형이 한가득이네요. 손바느질로도 얼마든지 도전할 수 있으면서 장식용, 혹은 아이 선물용으로도 너무 좋을 이런 앙증맞은 실용서적 꼭 소장하고 싶은 책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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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국의 야생마 - 환경이야기 노란돼지 창작그림책 14
이재민 글, 원유성 그림 / 노란돼지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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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말 책 읽어줘요."

아이가 요즘 들어 이 책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41개월 우리 아들이 좋아하는 책들이 대부분 자동차 관련 책들인 점을 감안하면 안 보이는데 일부러까지 찾아가면서 읽고자 하는 것은 꽤나 아이의 호기심과 흥미를 잘 이끌어낸 대박북이라 할 수 있다. 그림도 세밀화처럼 사실적으로 그려져있고, 아이가 이해하기에는 좀 어렵지는 않을까 싶었는데 예상보다 훨씬 더 재미나게 이해하는 눈치였다.



한국에 야생마라니.

이 책을 읽기전까지 나도 미처 몰랐던 사실이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감동적인 이야기라는 말에 우리나라에 야생마가 있기는 있었구나 (어디? 제주도인가? ) 했는데 강원도 홍천이라는 말이 더욱 새롭게 느껴졌다. 야생마 하면, 미국 벌판을 가로지르고 인디언들이나 카우보이들의 추격을 받는 미국판 야생마가 더 먼저 떠오르는 세대였는데..한국의 야생마란 어떤 이야길까? 아이 책이면서도 엄마까지 궁금증을 자아내는 책이었다.

눈물을 흘리고 있는 한필의 말 그림.

엄마, 아빠 말이 고된 노역을 하는 동안 망아지는 집에서 엄마, 아빠를 기다리며 구슬피 울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딱 하루 말 가족에게 휴식이 주어지고, 재롱을 떨며 행복한 하루를 보낸 말 가족이었는데 다음 날 아빠와 엄마, 망아지가 떨어져 각각 다른 농장으로 팔려가게 됨을 알게 되었다.

"말은 팔고, 트럭을 사던지 해야지 원."

그러고보니 우리나라도 소가 아닌 말의 힘으로 일을 하던 그런 때가 있었구나 싶었다. 말 하면 타고 다니는 말만 생각했지 이렇게 농장일을 하는 말이 제주도가 아닌 전국에 있다는 생각(트럭이 있기전)을 왜 미처 못하고 살았을까.

아이는 그나저나 책에 몰두하다 말고 "원"이 무슨 뜻이냔다. 그저 의미없는 감탄사처럼 포함된 원에 대해 설명하기가 아직은 무척 힘들었으나 아이는 참으로 궁금해했다.그리고 웬 까닭인지 모르겠지만 처음부터 이 페이지까지를 유난히 반복해서 다시 읽어달라고 조르곤 하였다. 처음부터 여기까지가 가장 재미나게 느껴진걸까? 몇번 다시 읽어주다가 나중에 끝까지 같이 읽고 다시 보자 이렇게 달래야했다.



고된 일과 아프게 내리꽂히는 채찍보다도 가족과 떨어져 볼 수 없다는 슬픔에 눈물을 흘려야했던 아빠 말.

그 눈물이 사람의 것인양 너무나 아프게 느껴졌다. 어느 날 아빠말은 농장을 탈출해 엄마말과 망아지를 찾아 떠났다. 힘들었지만 세 가족은 다시 만나 행복하였고, 가족이 같이 살기 위해서는 탈출하는 길 밖에 없었다. 그렇게 말 가족은 강원도의 야생마 원조가 되었다. (맨 뒤의 실화 이야기를 접하다보면 말 가족의 탈출이 아닌 화천 군부대에서 진지 구축용 자재를 나르던 군마들이 야생마의 원조가 되었다 소개되어 있었다.)



다른 농장에서 더 도망쳐온 말들까지 야생마의 수는 늘어났고 산에서의 삶은 행복했으나 사람들이 말들을 발견하고, 잡아다 팔아버렸기때문에 말들은 더욱 깊은 산속으로 도망을 쳐야만했다. 겨울이면 먹을것도 부족했고 추워서 견디기도 힘들었다. 그런 어느날, 덫이 아닐까 싶은 맛있는 사료와 먹거리가 한가득 눈길에 쌓여있는 것을 보고 망설였으나 사진작가가 야생마를 몰래 찍기 위해 나온 것이었다. 말들은 처음에는 망설였으나 곧 사진사를 믿고 먹을것을 먹기 시작했다. 이렇게 신문 등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야생마의 사연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여 마을 사람들도 나중에는 말을 잡아 팔지 않고 야생마의 생존권을 인정하게 되었다는 훈훈한 이야기였다.

세밀한 말 그림이 그려진 동화가 끝나고 나면, 예전에 미처 몰랐던 실제 강원도 홍천의 야생마 사진들이 (동화 속 등장인물이 된 사진작가님의 솜씨로 찍힌) 실려 있었다. 이런 말들이 우리나라 강원도 산에 살고 있었구나. 동화 속 이야기처럼 훈훈한 결말이었으면 너무나 좋았을 것을..지금 강원도 산에서는 야생마를 더이상 볼수 없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들었다. 아이에게는 그 부분을 읽어주지 못했다. 그저 행복한 결말로, 강원도 산에 가면 뛰놀고 있을 야생마 가족의 행복한 삶을 상상할 수 있도록, 사람들도 아름다운 마음씨를 끝내 간직했음을 그렇게 기억하도록 해주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좀더 나이가 많은 아이들은 직접 읽을 줄 아는 아이들은 작가의 말까지 읽고 슬퍼했겠지만 말이다. 나또한 무척이나 짠한 느낌이었다.



어려서부터 엄마인 나도 말을 너무나 좋아해서 항상 말 그림만 그리고, 그런 시절이 무척이나 오래 갔다. 그때 왜 그렇게 말을 좋아했냐고 묻는다면 나도 잘 모르겠다. 나중에 어른이 되면 꼭 말을 길러보고 싶었고, 그저 말과 우정을 쌓아가기만 해도 행복할 것 같았다. 아이가 특별히 좋아하는 동물이 말은 아니었는데 (주로 동물원에 가면 만날 코끼리, 얼룩말, 기린 등의 삼총사를 무척 좋아한다.) 경주 신라 밀레니엄 파크의 마상공연을 보고 온 이후에는 실제 말에 대한 두려움이 많이 없어지고, 말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게다가 이 책은 캐릭터처럼 그려진 그림동화가 아니고, 세밀화로 사진에 가깝게 그려진 그림이었는데 아이의 마음을 움직이고 감동시키는 데는 더 없이 좋은 그런 책이 아니었나 싶다.

앞부분만 열심히 읽어달라던 아이가 끝까지 참고 몇번 더 읽어주었더니 나중에는 끝 장면을 보다 더 좋아하게 되었다.

망아지가 다 자라서, 아빠말처럼 훌륭히 컸을때 아빠 엄마를 부르며 달려오는 그 마지막 장면, 아이가 좋아하는 장면이 되었다.

히힝히힝..하면서 망아지가 마구간에서 울고 있는 장면을 보면, 아빠, 엄마를 부르며 달려가는 장면은 언제 나오냐고 다시 그 장면을 찾게 되었으니 말이다.



야생마들의 사진을 보며 내가 미안한 마음이 다 들었다. 그들 행복한 말 가족들을 그저 내 주머니 돈으로밖에 보지 않았던 이기적인 사람들의 마음이 너무나 미안하게 느껴졌다. 야생마로 자유를 누리며 살지는 못하더라도 가족과는 헤어지지 않고 끝까지 살았기를, 그러기가 힘듦을 동화를 읽으며 알았으면서도 무모하게 바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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