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와 나 - 2012년 제36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김영하 외 지음 / 문학사상사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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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는 한참 전에 읽었는데, 막상 정리를 하려고 컴퓨터 앞에 앉기까지는 꽤 시간이 걸렸다. 그렇다고 지금 내 머릿속에서 정리가 잘 되었다는 것은 아니다. 이상 문학상 작품집은 1회 수상작품이 바로 이문열님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이다. 이후로 양귀자, 은희경, 신경숙, 권지예,김훈, 전경린, 공지영 등 우리 귀에도 많이 익숙한 우수한 작가들을 많이 배출한 문학상이다. 올해의 대상 수상작은 김영하님의 옥수수와 나였다. 요즘 내 독서가 두루두루 읽는다 생각했음에도 많이 편독에 치우쳤는지 김영하님의 작품을 이번 수상작으로 처음 만나는 것이어서 사실 조금 죄송스러운 기분도 들었다. 그 외에도  귀에 익숙한 작가님들로는 하성란님과 최제훈님 등이 있었다.

 

김영하님의 옥수수와 나는 가장 잘 알고 있는 본인의 직업인 소설가를 주인공으로 내세워서 독자들은 미처 몰랐을 그런 소설 한 편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살짝 재미나게 비틀고 있다고 할 수 있었다. 문학이 순수한 창작을 위해 쓰이면 좋으련만, 막상 현실이 그렇지 못함을 이야기한달까. 얼른 작품 하나를 뚝딱 써내라고 독촉하는 전처, 자신의 작품에 순수한 광팬이라는 출판사 사장, 둘의 사이가 불륜이 아닐까 의심하다가 그냥 될대로 되라는 식으로 잘 안 팔리는 책 한권 써주고 말겠다며 출판사 사장이 제공한 뉴욕의 한 아파트로 떠난 주인공 소설가. 그는 뜻밖에도 그곳에서 사장의 아내를 만나 격정적인 관계에 빠져들고 말았다.

그러면서 신기하게도 안쓰이던 소설이 줄줄 써지기 시작했고, 스스로도 놀라울 정도의 빠른 속도의 집중력과 집필이 마치 영화 리미트리스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기도 했다. 자신이 아닌 뭔가 다른 것의 힘을 받은 그런 느낌으로 말이다. 주인공 뿐 아니라 나까지 감쪽같이 사장에게 속아넘어갔었는데, 한걸음에 달려와 작가와 자신의 아내에게 총부리를 겨누는 사장의 말을 들으며 나까지 만감이 교차하는 기분이었다. 문학에서 갑자기 현실로 팽개쳐진 그런 느낌으로 말이다.

 

"나하고 둘은 문학적 견해가 다른가 보군. 모든 광기가 예술혼은 아니지. 통성기도하고 방언한다고 다 성인은 아니듯이 말이야. 쓰레기라도 잘 읽힐 수는 있는거야. 그리고 작가가 무슨 생활의 달인이야? 타이핑 속도가 뭐가 중요해? 좋아 책은 내겠어. 작가 박만수의 마지막작품.미완성 유고 소설이라고 선전하면 계약금은 회수할 수 있겠지. 뭐 운이 좋다면 꽤 많이 팔릴 수도 있겠어." 61.62p

 

소설은 무척 재미가 났다. 옥수수와 내가 어떤 관련이 있을지 궁금한 사람들을 위해 이 작품이 액자식 구성으로 되어 있다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 뜬금없는 정신병원의 이야기로 시작하나 싶었는데 이내 빠져들었던 이야기를 통해 다시 갑자기 현실로 홱! 돌아와버린 느낌, 그러나 작품 구석구석 박혀있는 옥수수 알갱이같은 잔재미들이 무척이나 유쾌하게 느껴지는 감칠맛 나는 작품이기도 했다.

 

사실 여러 작품들이 있었지만 가장 시기적절하게 와닿은 작품이 김숨의 국수였다.

오랜만에 걸려온 친구의 전화에 반가워하며 받았는데 갑작스레 아버지께서 돌아가셨다는 소식이었다. 너무 놀라 아이를 맡기고, 한걸음에 달려갔는데 그때 버스 안에서 읽었던 작품이 김숨의 국수였다. 처음에는 그냥 국수를 만드는 과정을 어쩜 이렇게 상세히 묘사를 했을까? 하지만 이게 무슨 내용일까 싶은 궁금증으로 시작하는 작품이었다. 그렇게 혼자서 밀가루 반죽을 하고, 국수를 뽑아내는 과정에서 주인공이 상념에 젖으며 그녀와 그녀의 새엄마에 대한 국수에 얽힌 사연이 흘러나온다. 자식을 낳지 못해 자신의 계모로 들어왔던 새엄마, 사춘기 소녀의 마음으로 흔한 고명 하나 없이 멀건한 국수 한대접 말아왔을때 소녀의 마음은 차갑게 닫혀버리고 말았다. 하지만 자식을 낳지 않았어도 키우는 마음만큼은 그저 한결같았을, 그 엄마의 마음이 국수에 오롯이 담겨있었다. 이제는 병색이 너무 짙어져 국수 하나 제대로 먹을수 없는 엄마가 되었기에 그 엄마를 바라보는 딸의 마음이 국수를 만드는 과정에 슬프게 담겨 있었다.

그리고, 평소에 잘 해드리지 못했던 부모님에 대한 죄송한 마음을, 친구를 생각하며 다시 되새기려는 그 순간에 마침 이 작품을 읽어서 앞으로도 잊혀지지 않을 그런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

 

김경욱의 스프레이도 읽고 나니 그 강렬함이 쉬 사라지지 않을 소설이었다.

처음에는 실수로 잘못 가져왔던 스프레이가 들어있었던 택배, 이후로는 의도적으로 다른 사람들의 택배를 몰래 가져와 뜯어보는 버릇이 생겼다. 그리고 너무 시끄러운 옆집의 고양이로 인한 이웃 여자에 대한 불만. 그렇게 시작된 작은 장난이 걷잡을 수 없이 치닫는 불안한 국면이 아주 잠깐 발을 잘못 내딛어도 나락으로 떨어질 것 같은 우리의 모습을 들여다보는 느낌이었다.

 

사실 쓰려다보니 작품 하나하나가 다 깊은 인상을 주었기에 어느 하나만을 쓰기도 빼놓기도 곤란한 그런 느낌이라 정리가 되지 않고 복잡한 기분이 들었던게 아닌가 싶다. 미루의 초상을 그린 최제훈님의 이야기나 조현님의 그순간 너와 나는은 초현실주의적인 이야기를 다루었기에 좀더 신비한 느낌이 들면서도 사실 살짝 소름이 돋기도 하는 그런 이야기를 써내었다. 현실적인 이야기보다 오히려 약간은 환상적인 이야기를 더 좋아하기에 재미면에서는 두 분의 작품을 빼놓을 수 없었다.

 

두툼한 문학 수상작품집을 수상 소감, 선정경위와 심사평까지 모두 꼼꼼히 읽어보았다. 예전의 나 같았으면 그냥 작품만 읽고 말았을텐데, 심사평을 읽으며 얻어지는 작품에 대한 이해가 작품을 두번 세번 읽는 것 이상으로 훌륭한 도움이 되는 것을 알았기에 어느 것 하나 소홀할 수가 없었다.

 

문학 뿐 아니라 미술 작품 역시 배경지식이 있으면 더 재미나지만, 그냥 있는 그대로 독자의 입장에서 나만의 관점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 또한 중요함을 인식한다. 이상문학상 작품집은 내게 충분히 재미난 작품집으로 기억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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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상점 - 100년 혹은 오랜 역사를 지닌 상점들의 私的 이야기
김예림 지음 / 생각을담는집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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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 긴 세월을 살아오지도 않았는데, 개발이 덜 되어 이전의 모습 그대로를 많이 갖추고 있는 그런 소도시 등에 가게 되면 어릴 적의 향수를 느끼게 된다.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그때 그 시절로 되돌아간것처럼 말이다. 짧은 세월에도 그런 느낌을 받을진대, 18세기때부터 이어져 내려온 상점들에 발을 디디게 되면, 이국적이면서도 오랜 전통의 그 신선한 느낌에 짜릿한 감동과 전율이 느껴지지 않을까? 싶었다.

유럽여행을 꿈꾸었으나 아직 못 가본 터라 다양한 책을 통해 미리 유럽 맛보기를 즐기고 있는 중이다.

그러면서 오랜 전통의 카페, 레스토랑, 펍 등을 소개한 책은 읽어봤어도, 파리만의 수백년 전통의 상점들을 집중적으로 조명한 책은 처음 읽게 되었다.



백년 혹은 그 이상의 전통을 이어내려온 상점들에서는 그들만의 고유한 향기와 자부심까지 느껴졌다.

저자가 인터뷰하면서 추천 와인을 묻거나 맛있는 초컬릿 등을 추천해달라고 하면 대부분의 주인들은 강한 자부심에, 사람에 따라 또 하루 세끼마다 각각 다른 제품을 추천할만큼 다양하고 세밀한 제품들을 갖추고 있음을 이야기하였다. 또 루이 16세의 약사였던 슐피스 드보브가 만든 드보브에갈레라는 프랑스 파리 최고 초콜릿 전문점이 다루고 있는 이야기도 흥미로운 이야기가 무척이나 많았다.

그가 만든 초컬릿 중에 가장 유명한 것은 마리 앙투아네트를 위해 만든 피스톨. 이는 쓴 약을 먹기 싫어한 마리 앙투아네트를 위해 개발한 것인데 약을 섞은 초컬릿을 얇은 동전 모양으로 만든 것으로 마리 앙투아네트는 이 피스톨을 아주좋아했다고 한다. 그리고 놀랍게도 이 초콜릿은 수세기 동안 이어져 아직까지도 이곳의 인기상품으로 자리잡고 있다. 146p

그저 간단히 입에서 녹여먹거나 씹어먹을 줄만 알았던 초컬릿을 먹는 방법까지 분석해 최상의 맛을 이끌어내고자 하는 '제대로 초컬릿 먹는 방법'을 전수해주겠노라 한 현재 사장인 베르나르의 이야기도 인상깊었다.

초콜릿이 녹기에 적당한 온도는 우리 몸의 온도와 비슷한 36도입니다. 그에 비해 실내 온도는 대략 20도에서22도 정도이니 우서 입안에 쏙 집어 넣고 입을 닫아 5초 남짓 약간 겉이 녹을 정도가 될때까지 기다리세요. 그 다음 약간 입을 열어 공기가 들어오게 한 다음, 초콜릿 향을 테스트하고 공기를 조금씩 들여보내며 초콜릿을 씹으세요. 입안에서 공기와 초콜릿 덩어리가 섞이면서 녹아들 때 적당히 우물거리며 맛과 향을 느끼고 삼키면 됩니다. 152p

폴란드의 공주가 프랑스 왕 루이 15세와 결혼하면서 따라 온 궁정요리사 니꼴라 스토레가 베르사이유궁 전속 파티셰로 일을 하다가 1730년에 직접 차린 스토레, 스토레의 이름을 기억하지는 못했지만 다른 책에서 봤던 바바 오럼, 알리바바 등의 베스트 아이템이 익숙했던 터라 반가운 생각이 들었다. 또 스튜어디스로 근무했던 지인이 임신하고서 너무나 먹고 싶었다던 파리의 유명한 마카롱은 라듀레의 마카롱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런가하면 그림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면 찾아가고플 피카소가 물감을 구입했다는 파리의 오래된 화방 상늘리에.

물감을 파는 곳이라 해서 그저 판매만 하는 곳인줄 알았는데, 1887년부터 이어져 내려온 곳이다보니 직접 제조해 판매하는 곳이었기에 무엇이든 공장에서 찍어낸 대량생산된 물품에 익숙했던 내게 직접 제조한 물감이라는 신세계를 알려주는 그런 곳이기도 하였다.

할아버지 구스타브는 이전에 사용되지 않았던 광물을 이용하여 새로운 색깔을 만들어 내는 데 놀라운 기술을 갖고 있었고, 새로운 색을 사용하는데 주저함이 없었던 인상파 화가들은 그 색을 사용하여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냈다. 그 중 대표적인 화가가 피카소. 그는 흙색을 내기 위해 진짜 핡을 사용하기도 했는데 상늘리에에서 완벽히 재현해 낸 흙색의 광물 안료를 내놓자 피카소는 바로 이 물감으로 대체했다고 한다. 137p



책을 읽는 내내 오랜 전통의 그곳에 나또한 같이 서 있는 그런 느낌으로 사진과 글에 푹 빠져들었다. 상점 구석구석을 찍은 사진과 더불어, 관광객으로 갔으면 일일이 알기 힘들었을, 그 고유 상점만의 내력과 유서 깊은 이야기까지 사장의 입을 통해 직접 들을 수 있어 좋은 기회가 되었다. 프랑스에서 거의 최초의 초컬릿 파티시에, 아니 두번째 파티시에가 된 사람이 약사 출신이라는 것도 흥미로웠고, 오래전 약국들은 약국내에 연구실을 두어 직접 제조한 약으로 환자를 치료하는 비방이 있었다는 것도 재미있었다.(드보브에갈레)

당시엔 드물게 드라이브를 즐겼던 백작 부인이 피부가 거칠어진것을 걱정하자 친구이자 최고의 약학,화학과 교수가 직접 그녀를 위해 봄므 오토모빌르라는 수분 로션을 개발해, 백작부인이 쓰는 그 화장품이 입소문을 타자, 백작부인이 나서서 1905년도에 차린 드따이으라는 화장품 가게도 인상깊었다. 프랑스 화장품이 유명한 브랜드가 많은 것은 잘 알고 있었으나 기업형이 아니면서 오래된 가게의 형식을 갖추고 있는 드따이으의 이야기를 들으니 파리에 방문하게 되면 기념을 위해서라도 방문해보고픈 생각이 들었다. (가격은 많이 비쌀 것 같았지만) 뭐든 공장에서 찍어내는 물품에 익숙하다보니, 수백년 전 방식으로 이어 내려온 그 모든 것들이 마냥 신기하게 느껴졌는지도 모른다.

오래된 전통을 간직한, 그래서 거의 진국과도 같은 정수를 갖고 있는 상점을 방문한다는 것은 정말 가슴설레는 일이다. 파리를 여행하게 되면 짧은 일정이 되더라도 꼭 관광객들이 모두 다 갈만한 그런 곳만 순례하지 말고, 파리의 전통, 오래전 역사 속으로 우리를 데려가줄 그 상점 중 하나만이라도 꼭 들러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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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동요 : 인기 동요 50 (그림책 + CD 2장) - 개정판 매일매일 2CD북
아이즐 편집부 엮음 / 아이즐북스 / 2012년 2월
품절


두툼한 책 한권에 동요 50곡이 수록된 cd가 두장이나 들어있는 알찬 동요책.



예전에는 그저 동요를 듣기만 하고 따라부르는 곡들은 몇곡 안되었던 우리 아들.



요즘 들어 동요를 한번 듣고 외울 정도로 거의 폭발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래서인지 이 cd는 틀어주자마자 좋아하는 cd가 되어서, 이전에 들려준 cd에 없는 노래들도 금새 외우기 시작.



요즘 아들 입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들은 제법 많은 수가 되었다.



시키면 잘 안하는데, 혼자서 흥얼거리며 놀기도 하고, 엄마가 따라부르려하면 자기 혼자 하겠다 하기도 하고..



암튼 노래를 사랑하는 아이의 모습을 보는 모습만큼이나 즐거운 일이 있을까.


별표 표시된 부분들은 율동까지 그려져 있는 노래들이다.



율동이 쉬운 동작으로 그림으로 표현되어 있어서 금새 따라할 수 있다.


우리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병원차와 소방차.



처음에 그림 보자마자 한눈에 반한듯, 계속 이 책만 붙잡고 있더니 노래를 틀어주자 그 노래만 계속해서 다시 틀어달라고 하는 통에



반복재생을 모르는 엄마는 설거지하다말고 달려가서 다시 10번을 틀어주고 또 틀어주고 해야할판이었다.



다른 cd에서 좋아하는 노래는 주로 <악어떼> <허수아비 아저씨 > 등이었는데 이 책에도 악어떼는같이 수록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병원차와 소방차에 열광~


율동이 있는 삐죽이 빼죽이.



유치원이나 놀이방에 다니면 율동을 늘 가르쳐 줄텐데..집에 엄마랑만 있으니 율동 가르쳐주는 사람이 없어 늘 미안했는데 책 보고라도 엄마가 조금씩 알려줘야겠다.


노래를 귀로 들어도 행복하지만, 와, 너무 예쁜 그림들.



50곡의 그림들이 일러스트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예쁜 그림들이 많았다.



아기염소 눈망울에 엄마는 그야말로 반해버렸다.



아이들도 잘 그려진 그림에 더욱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



가사집이라고만 하기에는 너무 예쁜 그림들때문에라도 자꾸만 펼쳐보게 되는..


그래선지 예전같으면 그냥 동요 따로 틀어주고 가사집 꺼내줄 생각을 못했는데



이 책은 아이 스스로 꺼내서..노래 틀어주면 자기가 페이지에 맞게 넘겨가면서 듣고 있다.


아침에 눈뜨자마자 찾아온 책.



동화책 읽어주듯이 엄마가 책 보고 노래를 불러줘야한다.



어떨때에는 내리 20곡을 불러주기도..



아.. 지금은 감기가 나아서 괜찮은데..



감기 걸려서 목 아픈데 노래 20곡 내리 연창할때는 정말 힘들었다.



그럴땐 우리 cd 듣자 아들!



집에서도 듣고, 차에서도 들으라고 두장씩이나 들어있는 cd있는데..



왜 가끔은 엄마더러 불러달라고 들고 오는 거니.





하지만, 이렇게 자꾸 아이가 반복하는 것이 외우는 과정임을 알게 되었고, 아이 입에서 저절로 흘러나오는 많은 노랫말들을 듣고 있노라니 행복이 이런건가~ 하는 생각마저도 들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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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마리 개구리의 여름 축제 꿈소담이 고사리손 그림책 4
마도코로 히사코 글, 나카가와 미치코 그림, 안소현 옮김 / 꿈소담이 / 2011년 12월
절판


열마리 개구리 시리즈를 읽어주다보면 아이가 "할아버지 나오는 책 어디 있어?" 하고 묻는 책이 있습니다. 바로 열마리 개구리의 여름축제지요. 개구리 할아버지도 나오고, <열마리 개구리의 탈출>에 나왔던 미꾸라지 할아버지도 다시 등장합니다. 각 권이 단행본처럼 따로따로 읽을 수 있으면서도 조금씩 연계가 되는 부분도 있는데, 바로 이 책이 바로 그 연결고리가 확실했던 책 중 하나였지요.

조롱박 연못에 여름이 다가오고, 연못의 개구리들은 축제 준비로 눈코 뜰새 없이 바빴어요. 열마리 개구리들도 개구리춤을 배우고 연습하는데, 잘 보니 개구리 춤을 추는 법이 그림으로 그려져 있더라구요. 아들과 함께 따라하기 흉내를 내니 아이가 무척 좋아합니다. 아, 세번째 한 다리 들기까지는 해봤는데, 물구나무 서기는 엄마가 시범을 못 보이겠더라구요.

물고기들이 등에 뭘 지고 다니니, 이게 뭐냐고 아이가 묻습니다. 역시 아이들은 어른들보다 꼼꼼한 눈으로 작은 그림 하나 놓치지 않고 유심히 살펴보더라구요. 사실 저도 이 책을 워낙 아이와 여러번 보다 보니 처음 봤을땐 미처 못 봤던 부분들까지도 나중엔 다 기억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물고기가 등에 지고 나르는건 축제에 쓰일 무대를 만드는 물풀줄기?랍니다. 나팔꽃으로 나팔을 만들어 부는 등. 앞으로의 축제를 기대하게 만드는 흥겨운 첫 장면입니다.

개구리 할아버지가 축제 연습 중인 개구리들을 보며 미꾸라지 할아버지의 물북을 회상하며 안타까워합니다.

물북이라니. 정말 그림과 딱 어울리는 발상이 아닐 수 없었어요. 엄마는 아이의 황소개구리 장면 만큼이나 미꾸라지 할아버지의 물북 장면이 너무나 마음에 들었어요. 아, 이런 재미로 아이가 같은 장면을 반복해서 보는구나 싶었답니다. 커다란 나뭇잎으로 물을 철썩 하고 내리치면 정말 물북이 되는 것이겠지요.

"미꾸라지 할아버지가 맞춰주는 장단은 축제에서 빠질 수 없는 명물이었지."



그러자, 열마리 개구리들이 네모난 콘크리트 연못에 같이 잡혀왔던 미꾸라지 할아버지를 떠올립니다. 그리고 할아버지를 구하러 떠나지요. 처음에 개구리들을 놀라게 했던 가재들을 땅 위에서 놀리기도 하고, 낡은 밧줄이 뱀인줄 착각하고 깜짝 놀라기도 합니다.

그렇게 폴짝폴짝 돌아간 장난꾸러기 꼬마집에서 미꾸라지 할아버지를 드디어 만났어요.

사실 안 그래도 어쩔 수 없는 일이긴 했어도 열마리 개구리의 탈출에서 미꾸라지 할아버지만 두고 개구리들이 탈출했을때 어쩐지 아쉬움이 들었었는데, 여기서 이렇게 다시 할아버지를 구출하게 될 줄이야. 할아버지는 눈물까지 글썽이며 기뻐합니다.

우리 아이는 왜 기쁜데 눈물이 나냐고 묻더라구요 음..너무 기쁘면 눈물이 나기도 해.



그런데 물 밖에 나갈 수 없는 할아버지를 어떻게 모시고 갈까 했더니, 똑똑이 개구리가 묘안을 생각해내지요.

으샤. 영차. 열심히 미꾸라지 할아버지 운반차를 밀고 끌어 연못으로 되돌아가는 길.

무사히 도착해야할텐데 말입니다.

그리고 드디어 여름 축제의 한 장면이 펼쳐지지요.

아, 그림으로 보는 개구리들의 여름축제 보기만 해도 흥겹더라구요.

엄마도 신이 나서 하나하나 훑어보며 아이에게 짚어가며 설명해주었네요.



개구리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귀여운 개구리 그림들은 정말 사랑스럽기만 합니다.

며칠전 아이가 튼튼영어 선생님과 나누는 대화를 들어보니, 책에 나온 동물 중 개구리가 제일 마음에 든다고 이야길 하더라구요.

그러면서 덧붙이는 말. "진짜는 싫구요." 그 말에 선생님도 하하 웃으시며 "나도 그래. 나랑 똑같구나."

하시더라구요. 사실 엄마도 진짜 개구리는 무서워요. 하지만 열마리 개구리들은 어쩜 이리도 사랑스러운지, 모두들 친구가 되고 가족이 될 것같은 행복한 친구들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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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한 마리 개구리 꿈소담이 고사리손 그림책 2
마도코로 히사코 글, 나카가와 미치코 그림, 안소현 옮김 / 꿈소담이 / 2011년 12월
절판


열마리 개구리 시리즈에 갑자기 한마리 개구리가 추가되었어요.
앞으로는 열한마리 개구리가 되는 것일까요?
어떤 사연일까요?

우리 아이가 좋아하는 열마리 개구리 시리즈.
맨 처음에 1권인 열마리 개구리의 탈출을 읽어주었는데, 이후에 나오는 책들도 모두 좋아하네요.
1권을 읽고 한참 후에 다른 책들을 보여줬는데도, 어? 이거 열마리 개구리의 탈출! 하면서 바로 그 책과 연결지어 떠올리더라구요. 맞아. 그 시리즈야. 하면서 읽어주기 시작했었죠.
특히 이 열한마리 개구리는 다른 책들보다 꼭 먼저 읽어달라고 고르는 책이랍니다.
책을 읽어주면서 끝날때까지, 주구장창 "황소 개구리 언제 나와요? 통나무 배는 언제 주는건데요?" 하고 조르기 시작합니다. 워낙 그 장면이 인상깊었나봐요.

열마리 개구리의 이름들이 처음부터 각각 소개되는 것은 아니지만 읽다보면 특징을 잘 살린 개구리들의 이름을 조금씩 알아가게 됩니다. 꽤 여러번 등장한 개구리가 바로 화들짝 개구리네요. 놀랄일이 많아서인지 화들짝 개구리의 오버 액션은 어디서나 눈에 띕니다. 배에 누군가 타고 오는 것을 발견한 화들짝 개구리. 배에 탄 개구리는 한번도 본적 없는 소녀 개구리였어요. 연못 동쪽에서 떠내려왔다는데, 여기는 서쪽 가장자리. 착한 친구들인 우리 열마리 개구리 친구들은 개구리 소녀를 연못의 정반대방향인 집까지 데려다주기로 결심하죠.

매 권이 재미난 모험이 펼쳐지는 것 같아요. 이번에는 조롱박 연못을 탐험하게 되다시피 하는 여행이 되었지요.
그림도 하나하나 너무 예뻐요. 비온 뒤 개인 날에는 무지개가 펼쳐졌네요. 아이와 하나하나 개구리들을 세어보기도 하고, 풍경에 등장한 청소하는 사마귀, 거미줄에 걸린 거미, 날개에 뭍은 빗물을 터는 꿀벌들을 하나하나 짚어가며 관찰하기도 했답니다.

아, 그리고 개구리는 배에 배꼽이 없어.라는 이야기가 여기에도 나오고, 뒤에도 또(황소개구리와 친구임을 증명할때) 나오네요. 여기서 읽었던 이 대목을 괜찮아요 괜찮아-천둥도깨비편에서 발견하고 무척 반가웠답니다. 덕분에 그 책을 읽고 나면 자연히 이 책을 또 찾아 읽게 되더라구요. 연결지어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식으로 동화를 읽어주는 것도 의미가 깊었답니다. 우리 아이 배꼽은 어디 있나? 배꼽이 없으면 개구리라는데, 한번 확인해볼까? 하며 아기의 배꼽을 같이 찾아보기도 하구요.

이번 여정 역시 험난하기는 마찬가지네요. 보글보글 거품이 이는 곳에서 그들을 놀래킬 무언가가 나타나기도 하고, 연못 중앙의 소용돌이에 휘말릴뻔 하기도 합니다. 가까스로 위기를 모면하고 한숨돌린 그들 앞에 웬 개구리 도깨비? 꺄 ~ 하고 놀라려던 찰나, 그들의 친구인 황소 개구리임을 알게 되지요. (현실에서는 황소 개구리가 작은 청개구리들을 잡아먹기도 한다는 그런 이야기는 차마 해줄 수 없지만 말입니다.) 아이가 황소개구리 나오는 장면만 정말 목 빼고 기다리더라구요. 왜 그런지 그 장면이 꼭 ~ 마음에 드나봅니다. 좀 기다리라고, 뒤에 나온다고 이야기해주어도 한 서너번은 재촉, 독촉을 듣게 되는 것 같아요. 동화책을 읽어주겠다는 일념 하나로 기다리라는 말을 반복해가면서 달래가며 읽어줍니다. 짧고 굵은 만남이 아쉽지만 그래도 재미난 장면인가 봐요.

열마리 개구리들의 올망졸망한 모습들, 매 장면마다 다양하게 다른 그 모습들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지는 그런 동화랍니다.
아이도 그 따뜻한 느낌을 잘 아는지 무척 즐겨 보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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