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년에 열두 남자
마르티나 파우라 지음, 송소민 옮김 / 갤리온 / 2007년 9월
품절


우하하하. 이렇게 재미난 소설을 왜 이제야 읽고 리뷰를 쓰고 있는 걸까.

사실 한번 손에 잡으면 그자리에서 다 읽어버렸을 소설을 어쩌다보니 너무 오래 붙잡고 있었다.

아주 잠깐 삶을 잊고 그저 빠져들기만 하면 되는 거였는데 뭐하느라 이렇게 시간이 걸린 거였지?



사실 제목부터가 다소 자극적인 느낌이 드는 이 소설은 아무리 개방되었다 한들 그래도 폐쇄적인 우리나라에서 어떻게 드라마로 만들 생각을 다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책이었다. 현재 공중파는 아니고, tvn에서 윤진서 주연의 드라마로 방영중이라는데, 그래서인지 내가 이 책을 들고 있는 걸 보자마자 지인이 "어? 그거 드라마로 하고 있는거 아니예요?" 하는 반응이 바로 돌아왔다. 맞다. 바로 그 책을 내가 읽고 있었던 것이다.

표지에 살짝 머리에 뿔달린 어여쁜 여자가 보이고, 그녀와 대각선으로는 정말 한자리에 모아놓기도 힘들 각양각색의 남자들이 바글바글하다.

일년에 열두남자.

이 책의 주인공 피아는 잡지에 칼럼을 기고중인 점성술사다.

그리고 염소자리의 남자친구와 크리스마스 이브날, 약혼을 할뻔한 그 중요한 순간에 쨍그랑~ 하고 깨지고 말았다.

산산조각이 나는 그 사연도 참 우습다. 처음엔 뭐 이런 남자가 다 있어?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반격하는 그녀 또한 정말 예사롭지 않다. 나중에는 그런 특이한 그녀에게 나도 모르게 동화되어 몰입되지만 말이다. 어린 시절 소중한 인형의 팔을 칼로 잘라 불태우는가 하면, 약혼할뻔한 남자친구에게 선물로 화가 났다고 고가의 명품 시계를 튀겨버리는 것 또한 보통 여인네의 속에서 나올 행동은 아닌 것이다.



어찌 됐건 이런 사연으로 그녀는 솔로 신세.

게다가 잡지사에서도 경쟁사의 칼럼에 밀려 짤릴 지 모를 신세가 되고 말았다. 자신의 의지와 크게 상관없이 별자리별 남자들과 관계를 맺어보고 칼럼을 올리는 희한한 운명에 엮여버리고 만 그녀. 본격적인 코미디는 이제 시작되었다.

게다가 전 남자친구 슈테판이 최악이라고 말했던 피아의 소중한 여자친구 탄야도 빼놓을 수 없다. 4차원이랄 수도 있지만 정말 소중한 친구임에는 틀림이 없었다. 재미난 것은 탄야라는 이 개성있는 친구가 우리나라 드라마에서도 그대로 같은 이름의 동성 친구로 등장한다는 점이었다. 탄야라는 이름이 우리나라 이름으로 쓰일 법한 이름은 아닌데 그만한 개성에 맞출만한 다른 이름을 미처 찾아내지 못했나보다. 책을 읽고 나서 캐스팅된 배우들을 보니, 윤진서의 피아도 재미날 것 같았고 한 미모하는 탄야도 참으로 멋진 캐릭터가 될 것 같았다.



별자리별 남자들의 독특한 캐릭터를 잡아서 코믹하게 잡아내는 것도 웃겼지만, 나와 내 신랑의 별자리 남자들 모두 정상적인 인물이 아니어서 어쩜 좋아~ 하는 소리가 절로 나오게 되었다. 다행(?)인 것은 거의 사이코로 나오는 전갈자리 남성이 드라마에서는 꽤나 비중있는 역할로 탈바꿈이 된 것인지 4대 주인공란에 떡 하니 서 있었다는 점이었다. 기분이 살짝 덜 나빠질려고 했다. 아, 소심한 전갈자리 ..바로 나~



피아 또한 많이도 보수적이었는데 어찌하다보니 자신도 모르게 방탕한 친구 탄야처럼 일년에 열두명의 별자리 남성들을 만나 관계까지 맺고 마는 그런 사이가 되고 말았다. 또한 그녀의 부모님 이야기 또한 소설 속 중요한 등장인물로 참여를 해주신다. 책이 주는 잔재미는 독자를 살짝 헷갈리게 하는 트릭같은 것이 존재한다는데 있다. 결말에서도 그랬지만 중간중간, 아무 생각없이 몇번이나 속았다. 뭐 피아 또한 마찬가지였으니까. 그런 피아의 고정관념에 얽힌 여러 판단 착오가 더욱 소소한 재미를 증가시키기도 했다.



개방적인 성에 대한 이야기는 얼굴만 붉히고 말 그저 그런 이야기일거라 생각했는데, 웬걸 이 책 정말 재미나게 잘 읽었다.

우리나라 드라마에서는 아마도 많이 삭제된 이야기들이 많을 것 같은데, 그렇더라도 우리나라식으로 재구성된 코믹할 젊은 청춘들의 이야기가 기대되기 시작했다. 윤진서의 새초롬한 표정과 더불어 어떤 엉뚱함으로 우리에게 웃음을 선사해줄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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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이 세상을 구원할 것이다 - 도스또예프스끼의 삶과 예술을 찾아서
이병훈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1월
품절


도스도예프스키, 이름이 너무나 낯익은 대문호이고, 그의 작품들 역시 제목만 들어도 잘 아는 그런 작품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부끄럽게도 작품 하나 제대로 읽은 기억이 없다는 것이 떠올랐다. 그럼에도 한번쯤 자세히 알고 싶었던 도스도예프스키, 그의 생애를 다룬 책이 무척 많이 나왔다는데, 나는 이번에 나온 이병훈님의 책을 통해 처음 도스도예프스키의 삶을 들여다보게 되었다.

저자는 도스도예프스키의 작품과 서한 등의 자료뿐 아니라 그가 살고 있던 곳, 혹은 그와 관련된 곳들을 직접 둘러보며 도스도예프스키를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 노력을 하였다. 그 결과가 바로 이 책 속에 사진과 자료와 함께 충실히 담겨 있었다. 가보지 못한, 그리고 경험해보지 못한 도스도예프스키를 그렇게 나 또한 어렴풋이 짐작해갈 수 있었다.

귀족 집안이었고, 아버지가 의사였으나 당시에는 의사의 사회적 신분이 그렇게 높은 편이 아니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의 어린 시절은 가난과 많은 연결이 되어 있었다. 부유한 집안 출신이었던 당대의 또다른 대문호 똘스또이와는 그래서 확연히 다른 문학적 차이를 보여주게 되었다. 도스도예프스키가 묘사하는 부유한 삶은 실제 경험한 것이 아닌 상상 속의 것이었기에 부자연스러운 묘사가 될 수 밖에 없었고 또 그들의 부유한 삶에 지나친 집착을 보이지도 않았다. 오히려 그는 서민의 어두운 삶과 현실을 더욱 직시하고 자신의 소설 속에 러시아의 현실을 담아내기 위해 노력하게 되었던 것 같다. 경제적으로도 여유있는 동시대 다른 문학가들에 비해 그가 받는 급료는 턱없이 적게 책정되었다는 사실이 가난한 그를 더욱 힘들게 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빚에 쪼들려 글을 써야했기에 퇴고도 제대로 해볼 새 없이 그냥 마구 찍어내듯 급하게 머릿속의 생각을 뽑아 종이에 옮겨야했던 그의 슬픔이 그의 소중한 둘째 아내의 눈과 모습으로 표현이 되었다.

두번의 결혼, 첫 아내를 잃고, 맞이한 두번째 아내는 오히려 그에게 최고의 인연이 될 소중한 존재였다. 그의 글을 단행본으로 낼 생각을 한 과감한 여성이었고 덕분에 처음으로 그는 조금씩 여유를 찾기 시작했고 말년에는 약간이라도 풍족한 삶을 살게 되었다 했으니 말이다.

그저 금지된 시를 낭독했다라는 이유만으로 사형대에서 목숨을 잃을뻔하고 10여년이라는 긴세월을 유형지에서 보내다시피했던 도스도예프스키. 그의 파란만장한 삶은 그를 그냥 나락까지 떨어뜨리고 만 것이 아니라 그에게서 훌륭한 작품이 나오게 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하기도 하였다.

또한 도스도예프스키의 삶 등을 따라 가다보니, 그가 앓던 간질과 발작이라는 질병이 그를 얼마나 힘들게 하였고, 유전으로 자신의 어린 둘째 아들에게까지 물려줘 결국 아들을 어린 나이에 잃고 마는 슬픔까지 겪게 하였는지 등의 세세한 이야기까지 모두 다 읽어낼 수 있었다. 그의 자전적인 이야기들은 그의 입을 빌어 들을 수 있는 부분 (그가 형과 사랑하는 아내, 또 조카딸 등에게 보낸 편지 등을 통해)도 있었고, 그의 주변 친구들 혹은 가족들의 입을 빌어 들을 수 있는 부분도 있었다. 그렇게 몇백년전의 도스도예프스키를 조심스레 따라갈 수 있었다.



막연히 어려울 거라고만 생각했던 도스도예프스키를 우선 생애부터 이해하고, 그의 작품 설명을 조금씩 해주고 있는 저자의 이야기와 맞물여 읽어나가다보니 실제 작품을 접했을때도 벽을 느끼지 않고 조금은 더 편안한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겠다란 생각도 들었다.

서로를 강하게 의식했으나 결국 만나지는 못했던 똘스또이, 또 도스도예프스키가 어려서부터 강하게 영향을 받았던 푸시킨, 쉴러, 고골 등의 유명한 대문호들, 정말 당대의 러시아 문학이 정말 황금기였겠다 싶은 놀라운 문호들의 이야기를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책이기도 하였다. 문학을 전공한 사람들이라면 정말 한번쯤 도스도예프스키를 좇고, 똘스또이를 쫓아 그들의 삶을 반추해보고 작품을 좀더 완벽하게 이해해보기 위해 노력해보고픈 마음이 들겠다 싶어졌다.



저자가 도스도예프스키가 사랑했던 스따라야 루사의 별장에 가서, 그가 커피를 마시며 자신에게 독백과 같은 말을 건네는 장면을 떠올리게 됨도 무리가 아니었다. 정말 그를 쫓으며 작가는 자신이 연모하고 존경하는 도스도예프스키와 온전히 하나가 되는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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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맛있는 파리 - 프렌치 셰프 진경수와 함께하는 파리 미식 기행
진경수 지음 / 북하우스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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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 여행을 좋아해서인지 못 가본 유럽 중 가장 기대되는 나라와 도시 중 한 곳이 바로 프랑스 파리이다. 파리하면 세계적으로 유명한 음식 문화를 자랑하고 있는 곳이라 그런지 파리에 가서 맛있는 음식들을 두루 섭렵하고 오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부터가 무척이나 와닿았다. 이토록 맛있는 파리라..

이 책의 저자는 코르동 블루 파리를 수석 졸업한 라싸브어의 셰프 진경수님이다. 공저로 펴낸 오너 셰프 레시피에서 한번 만나본적 있는 분이지만, 본격적인 파리 맛집, 또 파리 음식 레시피 소개로 프렌치 셰프 진경수님의 글을 만나게 되니 더욱 반가운 느낌이었다.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예상했을, 처음부터 파리 맛집 이야기로만 채워진 그런 책은 아니었다.

책의 한 중간부분까지 프랑스 요리에 관한 저자가 알고 있는 이러저러한 이야기들이 편안하게 채워진다. 프랑스 요리의 유래와 함께, 지역별 특색, 코스요리 설명과 식당에서 주문하는 법 등등..

또 한끼 정도 가볍게 패스트푸드를 즐기더라도 잘 알려진 브랜드 말고 벨기에의 브랜드인 퀵 같은 곳에 들러 맛을 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거라 이야기해주었다. 저자가 과감히 햄버거의 하이엔드라고 소개한 곳이니, 값이 비싸더라도 그만큼 값어치를 하지 않을까? 80p참조.

프랑스 요리라면 격식을 갖춰야한다는 어려움에 우리나라 관광객들이 많이 겁을 집어먹고, 우리나라의 프렌치 레스토랑에서조차 어른들도 어려워하곤 하는데 정작 다섯살 아이들같은 어린 아이들은 그저 편안하게 음식을 즐긴다는 것이다. 저자는 우리에게 그런 마음을 가지라고 조언해주고 있었다.



또 우리나라의 맛집에서도 마찬가지이듯, 관광객들에게 소문난 허울뿐인 맛집 말고, 현지인들이 찾아가는 맛집, 즉 파리에서 파리지앵이 찾는 진짜 맛집들에 대한 조언이 비로소 등장을 하였다. 프렌치 셰프가 직접 추천해주는 맛집이라고 하니 좀더 특별할 것 같은 기대가 되었다.

처음 등장한 레피 뒤팽이라는 비스트로는 파리에서 처음으로 고정 가격제를 시행한 곳이고, 여느 비스트로에서 늘 접할 수 있는 음식들에 더해, 그 셰프만의 창의성을 담은 음식들을 조화롭게 선보이는 비스트로노미크98p의 대표적인 예가 되는 곳이라 하였다. 보기만 해도 군침이 넘어갈 요리들이 멋스럽게 담겨진 모습은 한번쯤 꼭 시도해보고픈 그런 맛이 될 듯 하였다.

르 스쿠아르 트루소는 <사랑해, 파리>등의 영화 속 배경으로 등장한, 아는 사람은 다 아는 그런 곳이라 한다.

식사하기에 편한 분위기, 부담없는 가격, 적당한 양이 큰 장점이다. 손님 대부분이 근방에 살고 있는 지역주민인 이유가 거기에 있을 것이다. 113p. 이런 곳이야말로 내가 찾던 파리의 현지인 추천 맛집이 아닐까 싶었다. 원하던 정보를 차분한 음식 소개와 함께 두루 접할 수 있어 고마운 마음까지 들었다.


포도나무 넝쿨이 소담스레 외관을 장식한 멋스러운 비스트로인 멜락은 놀랍게도 실제 포도넝쿨로 뒤덮인 곳이라 한다. 매년 실제로 포도가 열린다고 하니 이보다 정겨운 풍경이 어디 있을까. 가격도 부담이 없다고 하니 정겨운 분위기 속에서 와인을 즐기고 싶을때 꼭 들러봄직한 곳이었다.

사실 워낙 유명한 곳들이 많이 실리다보니 눈길 가지 않는 곳들이 없었다.

한식도 잘 먹지만, 양식도 두루두루 잘 먹는 나로서는 정통 프렌치 (지금은 워낙에 많이 해외 식문화가 섞여서 정통이라고 한정을 짓기가 어렵다 하지만)를 파리에서 현지식으로 제대로 경험할 기회를 마다할 생각이 없었기에 가보고 싶은 곳들이 더욱 많아졌는지 모른다.



고맙게도 저자분은 자신의 특기를 살려 실제 프렌치 요리 레시피까지도 실어주셨다.

프렌치 요리를 어떻게 집에서 만들지? 하는 거부감이 덜 드는 한국인도 손쉽게 할 수 있다는 새우와 마늘소스부터 시작해서, 나의 눈길을 한번에 사로잡은 사과조림을 곁들인 폭찹까지..

내가 해도 정말 맛이 날까? 싶었지만 훌륭한 프렌치 셰프가 소객해주는 레시피니, 과감히 도전해보고픈 욕구가 샘솟았다.

맛집과 레시피까지 소중한 정보를 두루 얻을 수 있었던 책.

이토록 맛있는 파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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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고 카브레 - 자동인형을 깨워라!
브라이언 셀즈닉 글.그림, 이은정 옮김 / 뜰book / 2012년 2월
절판


500페이지가 넘고, 일반 성인 소설 두 세권을 합쳐놓은 두께의 위고 카브레를 들고서, 어떻게 아이들이 읽을만한 책인가 걱정스러울 정도였다. 하지만, 책을 읽기 시작하자, 놀랍게도 흑백의 그림이 상당 부분을 차지함을 알게 되었고, 글과 그림이 같은 장면을 설명한다기보다, 그림으로도 내용을 설명하고, 또 다시 글로 이어지는 등 뗄래야 뗄수 없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함을 알게 되었다. 그렇게 두꺼운 위고 카브레는 아주 순식간에 읽히는 책이었다.



영화 휴고 대해서는 사실 책을 읽기전까지 미처 몰랐다. 다만, 이 책이 칼데콧 상 수상작품이라는 데서, 아이엄마의 눈길을 끌었을뿐이었다. 그림책이라면 대부분 아주 얇은 아이들 동화를 떠올리곤 했는데 이렇게 두꺼운 책이 수상을 한데 호기심이 일었고, 책을 다 읽고 난 지금은 벅찬 감동에 휩싸인 기분이었다.

책은 1부와 2부로 나뉘어진다.

처음에는 마냥 환상적인 이야기, 마법같은 스토리를 상상했다. 요즘 하도 많은 환타지 소설들이 나오다보니, 이 책도 그런 이야기 중 하나가 아닐까 했다. 자동인형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비밀을 간직한 위고와 장난감 가게 할아버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지만, 그들의 비밀은 해리포터의 마법학교로 들어가는 입구도 아니고, 다만 현실에서 볼 수 있는, 하지만 그 어느 것보다 위대한 그런 이야기 중 하나이다. 이 또한 작가가 조르주 멜리아스라는 아주 위대한 마술가이자 영화 제작자였던 영화의 선구자격인 인물을 그리며, 그의 생애에 대한 단편들 중 하나였던 자동인형에 대한 한줄의 언급을 보고, 이 책을 펴낼 결심을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렇게 단순히 허구인줄 알았던이야기는 나도 모르게 조르주 멜리아스를 검색하게 만들었고, 그가 실존 인물이었고 책 속에 등장하는 영화 몇편들 또한 실제 있었던 작품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위고는 기차역에서 경비원의 눈길을 피해 살아가는 가난한 소년이었다. 배가 고프면 먹을거리를 도둑질해야했고, 그가 하는 일이라곤 기차 안 시계들을 정비하고, 시간이 틀리지않게 조정하는 일이었다. 되도록 도둑질을 자제하려 했지만, 장난감 가게 할아버지네 장난감만은 몰래몰래 도둑질하고픈 욕구가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할아버지에게 잡히게 되었고, 자신의 너무나 소중했던 아버지 유품, 수첩을 그만 할아버지에게 빼앗기고 말았다. 할아버지는 수첩에 그려진 그림을 보고 너무나 놀라더니, 절대로 소년에게 돌려주지 않고, 소년은 자신의 수첩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게 되었다.



"어떤 기계든지 만들어진 목적이 있다는 거 알아?"

위고가 이사벨에게 물었다.

"여기 이 태엽 쥐가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 만들어졌고, 시계는 시간을 알려 주기 위해, 또 자동인형은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해주려고 만들어진 것처럼 말이야. 고장난 기계를 보면 내 마음이 불편한 것도 그 때문이야. 왜냐하면 기계가 해야 할 일을 못하게 되는 거니까."

"사람도 마찬가지일거야. 만일 네가 자신의 목적을 잃어버린다면....너도 고장 난 기계나 다름없어." 382p

1부와 2부로 나뉘어진 책은 1부에서는 소년이 수첩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과 할아버지의 손녀딸 책을 좋아하는 이사벨과 엮이는 여러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그리고 2부에서는 소년과 소녀를 놀라게 한 한 장의 그림에서부터 시작된 이야기가 펼쳐진다.

지금은 정말 놀랍게 발전된 CG의 힘으로 환상적인 세상들을 많이 접할 수 있지만, 예전에 영화가 처음 나왔을 적에는 단지 기차가 달려오는 장면을 찍었을 뿐인데도, 달려오는 기차를 보고, 그 기차에 치일까봐사람들이 비명을 지를 정도로 놀랐다고 한다. (355p , 1895년 역사상 최초 선보인 영화 <역에 도착한 기차> 참조) 영화의 초창기 역사가 그대로 담긴 책이었다. 그리고 조르주 멜리아스, 그가 처음 시도했던 현실이 아닌 놀라운 세계와 그림, 그 모든 것들이 그림과 사진으로나마 책에 실려 있었다. 지금 봐도 환상적이고 신비로운 , 당시로서는 정말 획기적이었겠다 싶은, 놀라운 그런 그림들이었다.



브라이언 셀즈닉은 284쪽에 걸친 원화와 그림책과 만화 소설, 영화적인 요소가 결합된 이 책으로 새로운 독서 체험을 할 수 있는 소설 형태를 탄생 시켰습니다. 위고 카브레는 과감하고 독창적인 이야기꾼에 삽화가, 소서라로서의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한 브라이언 셀즈닉의 걸작이라고 할 수있습니다. -띠지

쉽게 붙이지 못할, 걸작이라는 그 찬사, 단순한 책의 홍보가 아닌 정말 그 말 그대로 딱 들어맞는 말이라고 동감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영화 휴고 역시 몹시 보고 싶어졌다. 그림과 글을 절묘하게 결합시킨 소설이 영상으로는 얼마나 멋지게 구현되었을지 포스터를 보며 기대감이 샘솟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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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글와글 자동차백과 - 자동차 박사도 탐내는 세계의 명차화보 270장
삼성출판사 편집부 엮음 / 삼성출판사 / 2011년 12월
절판


자동차 장난감 광팬인 우리 아들, 혹자는 자동차를 좋아하다 그 다음에 공룡을 좋아한다고 하기에 5살쯤 되면 공룡을 새로 좋아하게 되지 않을까 했는데, 아직도 여전히 자동차 광팬이네요. 덕분에 미니 자동차 장난감은 물론이고, 책에 붙어있는 미니자동차들을 보면 얼마나 좋아하는지 모른답니다. 그래서 거의 대부분 시중에 나온 미니 자동차 곁들여진 그림책들은 구입한 것 같아요. 삼성, 애플비 등에서 장난감 달린 그림책이 잘 나오는데 이번에 삼성에서 그림책이 아닌 자동차 사진으로 가득한 책과 함께 굴러가는 미니 자동차 8새나 들어있는 와글와글 자동차 백과가 새로 나오니 우리 아들 당연히 눈을 빛낼 수 밖에요.



택배가 언제 오는 거냐며 매일매일 물어대서 기다려라 기다려라 몇번씩 대답해주어야했답니다.

도착하자마자 "신난다" 하며 우리 아이를 방방 뜨게 만든 장난감 자동차책

와글와글 자동차백과입니다.

불도저, 포크레인, 소방차, 구급차, 경찰차, 덤프트럭, 승용차, 심지어 사파리 버스까지도 있네요.

어느새 아들 손에 두개가 들려있어서 같이 사진을 못 찍었어요. 잠시도 쉴틈을 주지 않고 놀더라구요.

미니자동차를 평평한 곳에 두고, 뒤로 살짝 당겼다가 놓으면 앞으로 나아가는 자동차들이랍니다. 모두 다 그렇게 전진하지요.

외출을 하는데도 장난감 하나를 손에서 놓지 않고 나가기에 (사실 미니 장난감은 외출할때 여행할때 부피를 적게 차지해서 요긴해요. 아기의 작은 손에 쏙 들어가고, 호주머니에도 들어가니 말이지요.) 아이와 장을 보고, 지친 심신 (지갑을 두고 와서 두번 발걸음 해야했다는)을 달래러 단둘이 카페에 들어갔는데, 카페 탁자에 올려놓고 한참을 잘 놀더라구요. 쌩쌩 잘나가니 신기해하면서 말이지요 때마침 불도저를 갖고 왔기에 휴지를 작게 말아서 통나무처럼 앞에 놔주니, 당겼다 놓을때 휴지 통나무까지 밀면서 앞으로 잘 나갑니다. 아이는 더 재미있어 하구요.

책은요

다양한 차의 종류와 역사에 대한 언급도 있고, 각각의 특정 차들에 대한 설명까지 자세히 읽을 수 있었어요. 그림이 아닌 사진이라 사진을 더욱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환영받을 책이었구요. 글밥과 내용은 좀 어렵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워낙 두꺼웠던 자동차백과 책도 너덜거릴만큼 좋아했던 우리 아들인지라 자기만의 방식으로 책을 소화하면서 좋아하더라구요. 앞부분 읽어줄때 자동차 하나하나의 특징까지 모두 다 읽어주니 그 부분은 좀 지루해했구요. 뒷쪽에보면 소방차, 중장비차 등의 특수 차량에 대한 설명과 사진등이 나오는데 그 쪽 이야기를 더욱 좋아하더라구요. 일반 승용차보다 중장비, 구급차, 소방차 등을 좋아하는지라 사진도 좋고 내용도 더 마음에 드는 가 봐요.

소방차의 다양한 종류를 사진과 함께 설명해 줄수있어 좋았구요.

엄마도 워낙 차에 대해 잘 몰랐는데 아들이 좋아하니 같이 읽고 배우게 되었답니다.

남아들에게 와글와글자동차 백과가 있다면 여아들을 위해서는 와글와글 공주백과가 있길래, 왕관까지 있는 그 책을 여아들이 얼마나 좋아할까 싶어서 친구 딸을 위해 구입해서 선물해주니 정말 좋아하더라구요. 우리아들이 자동차 종류 같은게 있어도 또 구입하듯, 친구네도 예전에 나온 왕관이 있는 그림책이 있었는데, 하도 아이가 좋아해서 썼다 벗었다 하니 왕관 머리띠가 부러져 버렸대요. 그래서 핀으로 꼽을 수 있는 책이 나왔길래 사주었답니다. 왕자님이 아닌 공주님이 있다면 이런 책도 반색할 것 같아요. 포장을 뜯지않고 선물해서 책 내용은 못 봤지만 친구네 공주님이 좋아했을 것을 생각하니 저 또한 괜스레 기분이 좋아졌답니다.



다섯살 두 왕자, 공주를 모두 행복하게 만든 자동차 백과, 공주 백과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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