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판지 가구 만들기 - 4, 5, 6세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장난감
이시쿠라 히로유키 지음, 윤은혜 옮김 / 위즈덤스타일 / 2012년 6월
절판


다섯살 우리 아들의 친구이자, 엄마들끼리 친구사이이기도 한 친구네 집에 놀러가니 골판지로 만든 아이용 책상이 있었다.

여러겹을 붙여 만든건 아니었고, 워낙 튼튼하게 나온 골판지 상자를 골라쓰니 한겹으로도 충분하였고, 시트지를 붙이고 찻잔과 주전자까지 멋지게 붙여놓으니 정말 그럴듯한 아이 책상처럼 보였다. 친구는 인터넷을 보고 만든거라고 하였다. 나 역시도 엄마표 재활용 놀이같은 책을 보다가 집에서 냉장고, 씽크대, 독서대 등을 박스로 만들어주는 예시를 보았는데 아기자기 꾸미는 것은 우리책이 훨씬 예뻤으나, 이 책을 보니 골판지를 여러겹 덧대어 튼튼하게 만드는 것이 최강의 강점이 아니었나 싶다. 그리고 되도록 최소한의 꾸미기만 하였는데 엄마가 좀더 솜씨를 부려보면, 파는 것 못지않은 멋진 가구와 장난감이 완성될 것 같았다.

화려하게 소리도 나고 불도 들어오는 파는 장난감만 아이들이 좋아할것같은데, 의외로 아이들은 엄마가 또는 아빠가 직접 만들어주는 장난감, 가구 등을 무척이나 사랑한다. 엄마 아빠가 직접 골판지로 만드는 장난감은 워낙 비싼 아이 장난감, 가구 등에 들어가는 비용 지출도 줄이고, 재활용 펄프로 대부분 만들어지는 골판지인지라 환경까지 생각할 수 있는 고마운 장난감이기도 하다.

골판지의 두께와 겹친 정도 등에 따른 분류에서부터 여러겹으로 붙인 골판지 판매의 단면을 자른 컷에 대한 설명, 기본 판재 만들기와 자르기( 커터칼인 경우 같은 선상을 여러번 움직이며 잡아당긴다는 느낌으로 조금씩 잘라야한다. 똑바로 자를 자신이 있는 사람은 톱을 사용해도 좋다고 하였다.), 도면 활용법 등이 소개된후 본격적으로 아이 장난감과 가구 만들기 도안과 방법에 들어가기 시작하였다.

골판지로 커다란 블럭도 만들고, 사이즈별 아기용 의자와 여럿이 앉고 수납도 가능한 벤치도 만들수 있다.

여아들의 로망이자, 남아들에게도 재미난 소꿉놀이 중심이 되는 부엌놀이 세트, 싱크대와 냉장고, 전자렌지 등 또한 골판지로 뚝딱 만들수 있는 항목중 하나였다. 골판지 가구 중에 가장 눈에 들어온 것이 부엌 놀이세트였다. 아들인데도 여자친구네 집에 놀러가면 가장 좋아하는 것이 자동차 외에 친구네 씽크대였다. 그 앞에서 지지고 볶고 (아마 엄마 하는걸 매일 봐서 그런듯) 하는 부엌 놀이를 어찌나 좋아하던지, 결국 비싼것 말고 플라스틱으로 된 만만한 제품 하나 사주었는데 (여아였으면 좀더 잘 갖고 놀 것 같아 좀더 비싼것으로 사주었을테지만, 남아라 다른 장난감에 더 치우치긴 하는터라, 가끔 놀만한 것으로 저렴한 가격에 들여주는것도 괜찮을 것 같았다.), 직접 만들어주는 방법이 있는 줄 알았으면 아이의 눈까지 휘둥그레지게 엄마표 부엌놀이를 만들어주지 않았을까 싶다. (욕심은 앞서지만, 막상 톱질이나 칼질부터 막힐 수도 있겠지만.. 예상외로 방법은 그리 어렵지 않게 잘 나와 있어서 도면을 잘 따라 만들면 그럴 듯한 모양이 나올 것도 같았다.)

아, 아이들이 놀이터나 마트 등에서 빠짐없이 좋아하는 놀이기구 중 하나인 미끄럼틀. 미끄럼틀까지도 계단과 슬라이드까지 골판지로 완성해낸 작품도 있었다. 아이들이 오죽 좋아할까. 우리집에는 우리 엄마(아빠)가 만들어준 미끄럼틀 있다? 하는 뿌듯한 마음이 생기지 않을까.

4~6세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장난감이라니, 다섯살 우리 아들을 위해서 엄마도 박스를 좀 모아다가 간단한 가구서부터 좀 만들어주고픈 마음이 들었다. 무엇보다 아이의 커다란 자동차 시리즈들이 여기저기 정돈 안된 상태로 널려있는게 마음에 걸려 수납장이 좀 있었으면 싶었는데, 사면이 돌아가는 재미난 수납장에 책 뿐 아니라 아이 자동차를 하나씩 쏙쏙 넣어놔도 깔끔하면서 장식효과까지 있어 더욱 유용할 것 같았다. 아들을 위해 귀찮더라도 실행하고픈 아이템들이 많은 골판지 가구 만들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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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남자의 문제
하워드 제이콥슨 지음, 윤정숙 옮김 / 은행나무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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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읽히는 소설들을 좋아하지만, 저명한 권위의 상을 수상한 수상작들을 만나는 것도 즐거운 경험이다. 술술 읽히는 장르소설과 작품성, 문학성까지 추구하는 수상작들은 아무래도 거리감이 있기 마련인데, 요즘에는 재미난 작품들도 제법 있어서 수상작이라고 해서 거부감을 가질 일은 많지 않았다. 영국 최고의 권위있는 상이라는 부커상 수상작, 영국 남자의 문제, 이 작품은 살만 루시디, 이완 맥큐언, 마틴 에이미스와 같은 쟁쟁한 작가들의 작품이 올라 있었지만 이 책이 수상작으로 결정되는 데에는 한 시간도 채 걸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라는 출판사 소개글과 43년 부커상 최초의 유머 소설이라는 띠지의 멘트가 나를 더욱 이끌었는지 모르겠다. 작품성과 유머까지 겸비한다면 읽는 재미까지 쏠쏠하겠구나.

 

그런데, 이 책을 펼쳐들고 다 읽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다. 내게는 그 영국인들의 유머 코드가 공감이 되지 않았나보다. 어디에서 어떻게 웃어야할지를 몰라 난감했달까.

나이를 가늠하기 힘들었던, 그러나 책 중간에 보니 거의 쉰 무렵이 되어가는 줄리언 트렌스러브와 성공적인 삶으로 정착했다는 샘 핑클러, 그들의 은사였던 리보르 셰프치크, 이 세 사람의 이야기가 진행이 된다. 주로 줄리언 트레스러브의 시선에서 진행이 되기는 하지만 말이다. 남은 두 사람은 유대인이지만, 트레스러브는 비유대인이다. 그는 샘이 가진 능수능란한 말재주서부터 다른 사람 (특히 자신)을 홀리는, 또는 압도하는 샘 핑클러의 삶을 동경한다. 그리고 급기야 스스로 유대인이 되고 싶어하고 유대인 여자와 관계를 맺고 싶어한다. 

 

어려서부터 유대인이 무엇인지 궁금해했었다.

그냥 특정 민족이라 하기엔 너무나 민족 색깔이 강하다고 해야할까. 특정 민족에 대한 테러와 억압이 이토록 지나칠 수 있을까. 유대인이 머리가 좋고 돈이 많다는 일반적인 통설조차 이 책 속에도 그대로 나타났다. 트레스러브의 두 아들들이 아버지의 우유부단하면서 유대인 동경하는 삶을 비웃으며 하는 이야기였다. 그럼 우리도 유대인일까? 

 

외모는 유명 연예인들을 닮은 듯한, 그러면서 어느 누구도 닮지 않은 모호하지만 잘생긴 얼굴의 트레스러브, 그는 어느 여자와도 정착을 하고 싶어하나 자신이 감당하기 힘든 여인들 말고, 자기 생각에 동정할 수 있을, ( 나 아니면 누가 데려갈까 싶은) 그런 여자들만 골라 사랑을 하고 결혼하고 싶어하였다. 그러나 여자들은 그런 트레스러브에세 넌덜머리를 내고 떠나간다. 다만 그의 아이는 임신하여 혼자 힘으로만 키운다. 그런 여성이 두명이나 있었다. 한번도 결혼을 하지 못한 트레스러브에게는 자신을 비웃는, 두 명의 전 여자친구와 두 명의 배다른 아이들이 있었던 것이다.

 

죽은 아내를 잊지 못하고, 고령의 나이에도 끝없이 아내를 갈망하고 그리워하는 리보르.

그리고 정원에서 퇴비를 주다가도 바로 디너파티에 가도 될만큼 눈부시게 치장하고 집안일을 하던 아내 타일러를 두었던 샘 핑클러, 핑클러 역시 아내를 앞서 보내고 말았다. 아내를 잃은 두 남자와 그런 경험조차 해보지 못한 트레스러브.

 

트레스러브는 심지어 여자 강도에게 당신, 주 라는 말을 들으며 강도를 당했다. 혼자서 그로 인해 열등감과 유대인이 아닌 자신을 유대인으로 착각한 것 같은 강도의 발언에 무수한 의미를 부여하며 심오한 사색에 빠져든다. 그래, 이 남자 도저히 사랑할 수 없을 것 같다. 도대체가 자신의 삶이란게 있어야지 말이다. 전 여자친구들의 신랄한 비난을 들으면 그가 불쌍해지기도 했지만 맥을 못 추는 병자같은 환상에 빠져있는 그를 들여다보고 있는 내내 우울한 기분마저 들었다. 회색 영국인, 비가 많이 와 늘 우울한 그들의 분위기를 그냥 그대로 읽은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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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토이북 : 요리놀이 (책 + 요리 장난감 16개) - 2012년 개정판 삼성토이북
김세실 지음, 신민재 그림 / 삼성출판사 / 2004년 5월
품절


삼성에서 나온 수많은 토이북 시리즈들을 웬만큼 다 구입해 갖고 있는데, 그 중 토이북이라는 이름을 달고 나온 시리즈가 있더라구요

그중 다른 구성도 괜찮은 책이 많았지만 갖고 있는 책들과 많이 겹치고, 요리놀이가 딱 좋겠더라구요 남아라고 사주지 않았던 책이었는데 사실 여아인 친구네 집 놀러가면 씽크대 앞에서 하도 잘 놀길래 작년에 비싸지 않은 씽크대로 하나 사주었더니 정말 잘 갖고 놀고 있거든요. 소꿉놀이 세트를 좀더 추가해주고 싶었는데 신랑 눈치가 보여서 따로 사지는 못했다가 토이북 시리즈로 나온 걸 보니, 아이가 자르는 과일이 많아서 갖고 놀기도 좋을 것 같고, 씽크대 구성에 추가해 놀기도 좋을 것 같아 얼른 읽어보게 되었답니다.


아니나다를까 받자마자 신이 나서 바로 뜯어달라 하더군요.

아기때 같았으면 받자마자 아기전용 세제로 닦아서 말리네 어쩌네 했을텐데.. 다섯살 되었다고 새 장난감 씻어주지도 않는 무심 엄마, 아이가 얼른 입에 스푼을 넣고 먹는 시늉을 해서 깜짝 놀랐어요. 실제 자기 아이스크림 스푼이랑 사이즈도 비슷하고 나니 더욱 실감이 났나봅니다.

달걀 프라이만 말랑말랑한 재질이구요. 다른 것들은 모두 딱딱한 플라스틱이예요.

특히 찍찍이로 붙였다 뗐다 할 수 있는 당근, 바나나, 딸기, 햄버거. 아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답니다.



요리놀이 책 이야기도 재미났어요.

삼성 토이북 시리즈를 제가 좋아하는 이유가 장난감 구성도 좋지만, 그림책 내용도 꽤 괜찮은 내용이 많아서 아이가 장난감에만 눈길을 돌리는게 아니라 나중에는 책을 더욱 열심히 읽게 되는 것이 가장 큰 이유랍니다.



어느 왕국에 몸이 약한 공주님이 살았어요.

의사는 공주님이 너무 심한 편식을 해서 그렇다면서 여덟가지 비밀 요리를 먹어야 건강해진다 했답니다.

왕이 내노라하는 요리사들을 불러 비밀요리를 만들어줘도 공주의 건강은 회복되지 않았어요.


그때 꼬마 요리사가 나서서 8일동안만 기회를 달라고 했답니다.

딱 8일동안 꼬마 요리사는 베테랑 요리사들도 못해낸 일을 해낼 수 있을까요?

첫날부터 꼬마 요리사는 공주와 함께 직접 요리를 하기 시작했답니다. 처음 조건이 자기 일을 공주가 도와야한다는 것이었거든요.

일을 안해본 공주님은 힘들었지만 다하고 나서 꼬마요리사가 해준 음식을 맛보는 일들이 즐거워지기 시작했어요. 사실 일한후에 먹는 밥맛이 꿀맛이듯, 늘 앉아서 받아먹는 밥상에 익숙하던 공주였기에 직접 일해보고 자신이 만든 요리를 먹어보는 즐거움을 깨닫기 시작한 것이었지요.


엄마 또한 그림책을 쓴 작가님의 의도가 눈에 들어오는 듯 했답니다.

인스턴트만 좋아하던 심한 편식쟁이 공주님이 먹기 시작한 것들은 모두 몸에 좋은 (어디에 좋은지도 그림책에 일일이 소개가 되지요.) 천연 재료들이랍니다. 이 재료들을 어떻게 요리해 먹는지도 간단히 소개가 되지요. 대단한 레시피라기보다 감자를 쪄먹는다, 김치를비벼먹는다 등의 이야기였지만 공주와 꼬마요리사가 같이 요리하듯, 아이들과 엄마가 책에 나온대로 하나하나 요리를 해봐도 입짧은 왕자 공주님들의 입맛과 흥미를 되살리기에는 더없이 좋을 것 같았어요.



딱 그렇게 이해되었답니다.

우리 아이도 재미나게 같이 읽었구요.


여행을 가서도 재미나게 활용하려고 책과 장난감들을 싸갔더니 한참 잘 갖고 놀더라구요. 새로 산 불도저, 트럭 등의 장난감 등에게 맛있는 바나나와 옥수수를 먹게 해주겠다면서 먹이는 시늉도 하구요. 아이 나름대로 스토리를 만들어 놀기도 했답니다.


참! 표지 앞부분에 나온 사진들은 모두 실제 부엌에서 엄마가 사용하는 실물 요리 기구들 사진이예요. 그러니 아들이 책 사진과 자기 장난감을 비교하면서 물어보더라구요. 이건 위험한 칼이예요? 내가 만지면 안돼요? 어디에 쓰는 거예요? 등등을 말이지요. 아이가 쓰 실제 칼 등이라고 일러주고, 우리 아이가 갖고 놀 장난감 칼은 위험하지 않아서 아이가 갖고 놀아도 된다고 말해주었답니다.



아이가 재미나게 갖고 노는 모습을 보니 엄마 마음도 푸근해지더라구요. 늘 즐겁고 행복하게 자라났으면 좋겠단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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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의 온도 - 조진국 산문집
조진국 지음 / 해냄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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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술술 읽힐줄 미처 몰랐다.

요즘에는 여행 관련된 에세이가 아니면 잘 읽지를 않고, 주로 소설을 읽고 있어서 그런가 오랜만에 읽은 에세이가 참으로 편하게 와닿았다.

페이지수가 많지 않기도 하지만,(두꺼운 소설들에 비해) 워낙 빨리 후루룩 읽혀서 놀랍기도 하였다.

 

조진국님에 대해선 <고마워요 소울메이트>의 작가분이시라는 것과 <안녕 프란체스카>, <소울메이트> 등의 드라마 작가겸 선곡까지 겸하셨다는 글까지 기억을 했다. 드라마 <안녕 프란체스카>는 보았지만 다른 드라마와 책은 읽어보지 못했다 생각했는데, 저자분이 쓰신 소설 한편을 이미 내가 읽어봤었다는 것이 놀라웠다. <키스키스 뱅뱅>, 그래, 그 소설을 읽었었지. 네 남녀의 사랑이야기가 담긴 그 소설을 참 나는 메마른 느낌으로 읽어서 죄송한 느낌이었는데, 이 산문집은 그보다 훨씬 편안히, 그리고 부드럽게 와 닿았다.

 

아이가 잠든 깊은 밤, 홀로 시간을 내어 읽어서 그런지 막힘도 없었고 쉼도 없이 내리 읽을 수 있어 고맙기도 했다. 그래도 중간에 흥미가 떨어졌으면 잠깐 덮을 만도 했는데, 책장이 어느새 다 끝났는가를 아쉬워할 정도로 몰두해서 읽었다.

 

사람많은 도시를 선호하면서도 혼자 있는 걸 즐기고, 무작정 밝은 것보단 은근한 슬픔에 끌린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외로운 틈을 메우기 위해서 오늘도 더 많은 노래를 찾아 듣고 더 열심히 글을 쓰고 있다. -작가소개중에서-

 

저자분의 친구, 후배들, 그리고 사랑을 했던 그녀들, 또 가족, 한 꼭지 한 꼭지의 이야기가 각각 다른 일화를 담고 있으면서도 그래서 끊어읽기가 가능한 책임에도 어쩐지 책장을 넘기는 속도를 멈출 수가 없었다.

어떤 이유로건 외로운 많은 사람들에게, 그 가슴 속에 외로움의 온도에 작은 온기라도 보태길 바라는 심정으로 글을 썼다는 말이 처음부터 내 마음에 가벼운 코팅을 입혀주었는지 모르겠다. 그래, 그런 따뜻한 온기를 전해받자, 그런 생각으로 글을 읽었다.

 

한편 한편의 이야기에 모두 가사가 좋은, 어울리는 노래들이 한곡씩 들어 있었다. 노래와 글을 참 좋아하는 작가분이란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거의 못 듣고 살지만, (익숙한 노래라곤 아이 눈높이에 맞는 뽀로로, 코코몽 정도와 유아동요들뿐이지만) 10대 후반과 20대 중반까지는 노래를, 그것도 발라드 가요를 참 좋아했었다. 집중도 안되는데 라디오를 틀어놓고 공부한다고 하지를 않나, 나중에는 하다못해 편지를 쓰더라도 꼭 노래를 틀어놔야 직성이 풀리곤 하였다. 그냥 그렇게 듣는 노래가 참 좋았고, 좀더 나이가 들고 나선 차 안에서 듣는 노래도 좋았는데, 또 우리 신랑은 나와 달리 클래식을 좋아하지만 집에서건 차에서건 크게크게 틀어놓고 음악감상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둘다 무조건 아이 눈높이에 맞춰서 유아동요에 익숙해질수밖에 없었다. 차에서 다른 노래가 나오면 아이가 꺼달라고, 자기 노래 틀어달라고 하고, 집에서도 재즈나 클래식, 가요 등이 나오면 다른거 듣거나 끄자고 하는 아이가 있기에 말이다. 잊고 있던 노래의 추억을, 저자의 글들 속에 담긴 노랫말들을 눈으로 읽으며 (귀로 들으면 더욱 환상일) 되살려보게 되었다.

 

"힘들지? 힘들때 누가 손잡아주면 좋더라. 손잡으니까 의외로 마음이 좀 괜찮지?" 148p

신체적으로 몸이 약골이었다는 그가 군대에서 너무나 힘든 훈련에 괴로워할 무렵, 방위병 상병 선배가 잡아줬던 그 손, 그 손을 그는 잊지 못했다. 그리고 나중에 자신을 찾아온 후배를, 너무나 힘든 상황에 직면해 병원에 다녀야할 정도로 망가져버린 그가 완전히 회복할때까지 그는 손을 잡아주고 그를 놓지 못하고 붙들어 주었다.

 

그러고보면 인생은 예고편으로 이루어진 것 같다. 크리스마스나 소풍이나 여행처럼 각자 다른 이름을 달고 있지만 따지고 보면 모두 예고편에 불과한 한결같은 인생이었다. 그럴 바엔 투덜거리는 대신 원해 본편은 아무리 용써도 예고편보다 재미없다는걸 인정하는게 어떨까. 예고편의 반만 재미있어도 되는거지 뭘 더 바래, 그러고나면 속은 편할테니까.

그게 영 허탈하다면 좀 다르게 생각해보련다. 준비하고 기다리고 상상하는 순간부터 본편이 시작하는 거라고. 꿈꾸고 설레는 시간부터 여행에 포함되고, 크리스마스 선물을 고르고 캐럴을 듣고 꼬마 전구가 달린 창틀 앞에서 크리스마스를 떠올릴때부터 크리스마스라고.

그러면 인생의 크리스마스는 하루가 아니라 열흘이나 한달이 될 수도 있을테니 즐거운 일이 일어날 가능성은 더 높아질테니까. 172.173p

 

나 또한 어려서부터 크리스마스 한달전부터 캐롤을 듣고 설레고, 당일에 뭔가 대단한 일이 일어날 것 같은 환상에 빠지곤 하였다.

어렸을 적엔 분명 부모님으로부터 선물을 받았고 (산타할아버지 선물인줄 알고), 좀더 자라선 가족과 함께 하는 크리스마스를 보내며, 뭔가 로맨틱하지 못하다고 투덜거리기도 하였고, 애인이 생기면 뭔가 대단할 것 같았던 크리스마스가, 막상 애인이 생겨도 더욱 아름다워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도 알았다. 어떻게 하면 크리스마스가 아름다울 수 있는 거지? 우습게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생일보다도 크리스마스가 괜스레 좋았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그냥 지나가더라도 말이다. 그래서 저자분 말에 한참을 공감하였다. 여행 역시 준비하는 기간은 한달이상 걸려도 막상 며칠 다녀오면 허탈하기 그지 없었지만 어디를 돌아볼까 준비하고 예약하는 그 시간이 얼마나 행복하단 말인가.

 

하나하나 하고 싶은 말들이 참 많았다.

번쩍거리는 것들만 좋아해 고급 향수 냄새를 좋아할 것 같았던 여자 후배가 알뜨랑 비누 냄새를 가장 좋아한다고 사연을 들려주어 인상깊어진 이야기, 어렸을적 쥐(새끼라고 표현이 되어 있다.)를 너무나 무서워하고 싫어했는데 어른이 되어선 닫혀진 변기 뚜껑을 제일 무서워하게 되었다는 이야기(그게 왜? 라는 분들은 왜 그게 닫혀져있을지를 상상해보라.), 얼그레이로 시작하던 첫 꼭지의 가슴아픈 이야기, 윤상, 결국 흔해빠진 사랑얘기를 듣고 싶게 만드는 좋은 여자가 되어가던 여자친구의 이야기, 남편이 떠난 후 매일밤 미처 빨지 않고 둔 남편의 옷을 끌어안고 자며 그 냄새가 옅어짐을 슬퍼하는 후배의 이야기 등..하나하나 기억에 남는다.

하나하나 인덱스를 붙여가게 만든 그 페이지들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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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메이드 아이스바 - 색소 첨가물 없는
박지영 지음 / 청출판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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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살 우리 아들, 가장 좋아하는 것이 바로 아이스크림이랍니다. 그동안은 나뚜루나 하겐다즈, 배스킨라빈스 등의 "떠먹는" 아이스크림만 사먹여봤구요. 집에서 엄마표로 떠먹는 아이스크림을 만들어준 적은 딱 한번이었어요. 아이스크림 제조기가 없다보니, 2시간마다 꺼내어 포크로 긁어주며 공기층을 형성해주는 과정이 참 번거로웠답니다. 아. 그러고보니 폴라포처럼 생긴 아이스크림 틀에 우유랑 과즙을 얼려 준적도 몇번 있긴 했네요. 그래도 대부분의 아이스크림을 떠먹는 것으로 먹여보기만 하고 아이스바, (우리가 하드라 부르는)는 사먹여 본적이 없었어요.

아이가 아이스크림을 워낙 좋아하다보니 하루에 한번이 아닌, 이제는 하루에도 여러번씩 먹어서 걱정이었지요. 이왕 먹일거 첨가물 적게 들어가도록 집에서 해먹이면 좋겠는데, 아이스크림 제조기를 따로 사기도 그렇고, 재료가 복잡한 것들은 요리만큼이나 번거롭게 느껴져서 해주고 싶다가도 귀찮아서 못해주는 일이 많았어요. 그냥 냉동고에 구비한 아이스크림을 떠주거나 짜먹는 요구르트 통째로 얼린것을 꺼내주거나 하였지요.

해먹이는데 관심은 많아서 홈메이드 아이스크림 레시피에 대한 책들도 몇권 갖고 있고, 아이 요리책에 따로 아이스크림 코너가 추가된 책도 몇권 갖고 있답니다. 볼 적에는 이렇게 해줘야지 하다가도 막상 당장 실행할 엄두를 못 냈는데, 홈메이드 아이스바 책은 아이스바 틀까지 같이 와서, 틀이 있으니 만들 생각이 들기 시작하더라구요. 재료도 복잡한 것도 있지만 대부분 집에 있는 재료들로 간단히 만들수 있는 것들이었구요.

아이스바 한번도 안 먹인 아들이라 어떨까 싶었는데, 요플레 얼린 것 잘 먹으니 잘 먹을 것 같기도 했어요.
아이가 바나나 우유는 잘 먹는데 그냥 흰우유는 잘 안먹고, 요플레도 달디단 과일 첨가된 것만 먹고 흰 요플레는 잘 먹지 않았어요. 블루베리와 호두 등도 입도 대지 않으려 했구요. 과일도 가리는게 많은 편이라 걱정이었는데 아이가 좋아하는 아이스크림, 아이스바로 만들어주니 너무너무 잘 먹네요.

아이스바 만들기의 가장 기초 재료로 아이스바 틀, 믹서기 등이 있으면 손쉽게 도전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선물로 온 아이스바틀로는 친정에서 만들어 얼려주었고, 집에서도 해주려고 하나 더 마트에 가서 샀답니다. 스텐으로 된게 있으면 싶었는데 플라스틱으로 된 것만팔더라구요. 책에는 귀여운 모양의 다양한 틀들이 있었는데 마트에는 기본형만 팔아서 아쉽지만 그냥 사왔지요.

이런 것도 아이스바를 만들 수 있나 싶을 정도로 정말 다양한 방법이 소개되었어요.
그중 인상깊었던 것은 오이와 레몬을 넣은 아이스바와 케일을 갈아넣은 아이스바였구요. 핫소스를 넣은 토마토 칠리바도 놀라웠어요. 칵테일로도 알려진 것을 얼리기만 한거라 하네요.

딸기가 제철인 봄에 넉넉하게 사다 얼려둔 냉동딸기가 있었고, 코스트코에서 사다 둔 냉동 블루베리가 있었어요. 아, 바나나도 얼려둔게 있었네요. 그냥 얼음 과일로 먹어도 맛있지만 아이 이 상할 염려도 있으니 책에 나온대로 아이스바를 만들어주었지요.
베이스가 다양한데 그냥 과일 채소만 갖고 만든 딱딱한 아이스바부터 우유나 두유가 베이스인 아이스바, 요거트나 생크림치즈가 들어가는 아이스바, 차로 만드는 아이스바와 믹스 아이스바까지 7단원으로 나뉜 아이스바들이 눈길을 사로잡았어요.

재료가 간단한게 좋아서, 딸기 요거트바에 가장 먼저 도전했지요. (사실 우유와 연유만 있어도 되는 우유 연유바도 있었는데 딸기를 먹이고 싶어서요.) 딸기, 요거트, 꿀만 있으면 준비 끝인데, 전 꿀 대신 아가베시럽을 넣었답니다. 딸기와 요거트를 갈아 섞은 것과 요거트만 있는 것, 이렇게 두개를 번갈아 틀에 부어서 마블링을 만들어 주는데 그냥 단조롭게 만들어주는것보다 훨씬 더 예쁘더라구요. 6시간 이상 얼리라 해서, 저녁에 처음 만들었기에 당장 먹고 싶어하는 아이를 달래서 그 다음날 주었답니다. 처음 맛보는 아이스바, 살짝 새콤하게 되었는데도 (아가베시럽을 적게 넣어서) 아이스바라 그런지 너무너무 잘 먹었어요. 한번에 두개 세개씩 먹더라구요. 넉넉하게 만들어서 폴라포 모양 아이스크림 틀에도 얼렸는데, 그것 역시 잘 먹구요.


친정에 가져간 딸기를 다 갈아먹었기에 새로 씻은 틀에는 그냥 요거트만 얼렸는데도 맛있더라구요. 요거트도 한동안 잘먹다가 요즘 뜸했었는데 아이스바 덕분에 정말 잘 먹였지요. 마트에서10개들이 요거트를 사면, 다 먹기전에 유효기간 임박하곤 했는데 아이스바만들면서는 그럴 걱정이 사라졌어요.


블루베리 밀크볼

집에 돌아와서도 해달라 졸라서 틀을 하나 더 사왔어요.
집에서는 우유와 블루베리, 아가베시럽과 레몬즙을 넣은 블루베리 밀크볼 레시피로 전 아이스바를 만들어줬네요.
블루베리 밀크볼은 블루베리가 통으로 들어가 모양을 내주는 건데, 아이가 블루베리나 검은 콩처럼 둥글게 생긴 것을 안 좋아해서 (포도는 또 잘 먹는데 신기하죠.) 전 아예 갈아서 포도쥬스 색을 낸 후에 얼려주었답니다.
저녁에 만들어 다음날 먹을 수 있으니 좋아요.
아이도 눈뜨자마자 아이스바를 찾더라구요. 이젠 냉동고 어느 칸에 있는지까지 알아서, 얼른 꺼내달라 졸라서 오늘도 두개를 뚝딱 먹었답니다.

금새 우유랑 요거트가 줄어드니 정말 기분 좋네요. 생과일이랑 흰우유 그냥 먹이는게 가장 좋겠지만 잘 안먹는 우리 아이같은 아이들을 위해서는 특히 이렇게 더운 여름에는 색다르게 집에서 직접 만들어줘도 좋을 것 같아요. 파는 아이스크림처럼 인공, 합성 색소가 들어가지도 않고 첨가물 걱정 안해도 되어 좋구요.

친정에서 갖고 온 골드키위랑 애플망고가 냉장고에서 천천히 숙성되어 가고 있는데(먹는 속도가 더뎌서) 아이스크림에 과감히 도전해볼까도 싶어요. 책에도 망고(비싸서 통조림 써서 만들기도 한다네요.)아이스바랑 키위 아이스바가 나오거든요. 아이가 좋아하는, 혹은 아이에게 먹이고 싶은 과일과 식재료를 써서 다양하게 만들 수 있는 아이스바. 집에 갖춘 재료로 만들어도 좋고,가끔은 코코넛밀크, 민트 시럽 등을 사서 색다른 아이스바에 도전해봐도 좋을 것 같아요. 두부, 검은 콩 등으로 고소한 맛을 더한 아이스바도 눈에 띄었기에 호두와 콩 안먹는 우리 아들을 위해 호두 아이스바와 검은콩 두유바 등에도 도전해볼 생각이랍니다. 아직 아이에게 초컬릿과 사탕을 먹이지 않아서 초코바에는 도전을 못해봤는데, 땅콩버터, 우유, 생크림, 다크 초컬릿을 섞어만드는 피넛 초코 아이스바도 정말 맛있을 것 같아요. 저자님이 정말 좋아하는 조합이라 하네요. 엄마를위해서는 커피가 들어간 아이스바도 있었어요. 우유와 생크림, 연유에 진하게 우린 커피를 섞어 카푸치노바를 만들기도 하거든요. 아이스크림 제조기 사지 않고도 손쉽게 만들수있고 아이의 반응도 좋아서 진짜 유용한 책이었어요. 올여름 내내 정말 애용하게 생겼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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