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의 도시여행 - 언제든지 떠나는 만만하고 놀기좋은 여행지
권다현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2년 8월
품절


직장생활을 하며 많이 다녀보지는 못했지만 나름 짧은 휴가기간동안 다녀올 수 있는 해외여행에 한참 취미를 붙이기 시작했을 적에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든 적이 있었다. 사실 이 돈이면 우리나라에서도 훨씬 편안하고 가까운 거리의 훌륭한 맛집 등을 찾아 다닐 수도 있을텐데.. 저 멀리 비행기까지 타고 나가서, 우리나라에 없는 관광지를 둘러보는 재미도 쏠쏠하지만, 편안한 호텔과 맛있는 음식을 즐길 레스토랑 등을 찾아 헤멜때를 생각해보면, 혹은 거기에만 포커스를 맞추어 여행을 다니기도 한단 사실을 되돌아보면, 우리나라의 대도시 여행 또한 편안한 호텔이나 안전하고 쾌적한 숙소를 찾아, (또 말까지 통하는 곳에서!) 입에 잘 맞는 음식도 글로벌하게 얼마든지 골라 먹을 수 있는 것이 바로 대도시여행이 아닌가 생각해보았다

그런 생각에 딱 맞는 여자들의 도시여행 책이 나왔다.

서울, 인천, 대구, 대전, 부산, 광주의 6개 대도시를 아우르고 있는 이 책에는 내가 실제 다녀본 곳들과 그렇지 않은 곳들이 두루두루 소개되어 있었다. 또한 책 외에도 실시간 확인해보기 좋은 스마트폰 앱 등을 소개하여 여행의 편리함을 더해주는 책이기도 하였다.


사실 늘 생활하고 있는 공간이면서 이 가까운 대도시의 이곳저곳을 알차게 탐험하고 즐겼는가 생각해보면 또 그렇지 못한 경우가 제법 많았다. 서울에서 10여년을 살다 내려왔지만 늘 가는 곳은 한정적이었고, 미처 다녀보지 못한 곳들이 너무나 많아, 실제 생활하면서 왜 그리 좋은 곳들을 놓치고 내려왔는가 생각해보면 아쉬움마저 든다.


대도시 여행의 적격으로 생각되는 곳은 사실 서울과 부산이 아닐까 싶다.

서울은 워낙 넓기도 넓고, 맛집이나 가볼만한 이색적인 공간들이 참으로 많이 모여 있는 곳이다. 책을 읽을 독자들의 상당수도 서울에 많이 몰려 살고 있고, 전국에 있는 여성들 또한 늘상 서울에 대한 얼마간의 동경이 있어 쇼핑을 위해서건 무엇을 위해서건 서울에 여행삼아 다녀오는 사람들이 많을테니 서울 여행만 전문적으로 다룬 책들이 우후죽순 쏟아져나오는 것은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고객만족 원리일지도 모른다.




부산은 우리나라 제 2의 도시이자, 바다를 끼고 있는 매력적인 도시인지라 볼거리 즐길거리가 풍성한 곳이다. 대도시면서 전철등의 대중교통을 타고 나가면 바로 코앞에서 바다를 즐길 수 있는 낭만이 더해지는 곳이다. 덕분에 여름에는 해운대에만 백만 인파가 몰린다는 기염을 토하기도 하는 전설적인 곳이기도 하다.

나 또한 서울 생활 하던 29살의 어느 날, 이대로 20대를 그냥 보낼 수는 없다는 생각에 동갑내기 대학 동기 여자 셋이 똘똘 뭉쳐 부산으로 여행을 다녀왔다. KTX를 타고 내려가 무박으로 여행하고 오는 일정을 짜는데, 남들 다 가본다는 여러 명소들을 두루두루 바쁘게 돌아다닐까 하다가, 절영해안산책로를 강추해주신 부산 출신 사장님 덕분에 (친구들끼리 일정 짜던 곳이 마침 모 여대앞 샌드위치 가게였는데 부산을 계획한다니 너무나 반가워하며 그곳을 강추해주셨다.) 다른 사람들과는 또다른, 짧지만 인상깊은 여행을 하고 올 수 있었다.

햇빛에 반짝이던 바다를 바라보며 산책로를 몇시간이나 걸었던 그 기억이 아직도 잊혀지질 않는다. 동네 사람들 같은 코스였을 수 있겠지만 몇시간 기차를 타고 내려 왔다 온 길이었음에도 정말 후회되지 않은 산책로였다.

결혼 후에는 신랑과 주로 해운대쪽 파라다이스 호텔 등에만 다녀왔는데, 그 외의 여러 곳들을 둘러보지 못해서 친구들과 함께 여행한다면 세계 최대 백화점으로 기네스에 등재된 신세계 센텀시티도 쇼핑하고, 백화점 1,2 층에 위치한 2400평 규모의 놀라운 스파랜드도 체험해보고 싶어졌다. 친구들과 다녀왔던 남포동 먹자골목이나 아트 갤러리, 벼룩 시장등이 열린다는 달맞이길도 돌아보고, 카페 골목까지 알차게 곳곳이 다녀오는 여행이 매력적일 부산일 것 같았다.


또 지금 내가 살고 있는 대전에 대한 소개도 다른 책에서는 보기 힘든 소개글인지라 더욱 눈에 불을 켜고 읽었다.

대전에서 대학원을 졸업한 친구가 다시 대전에 내려와 살고 있어 자주 만나고 있는데, 몇년을 살아도 가볼만한 곳이 늘 없다고 하는 친구를 위해 더욱 열심히 읽어보았다. 나도 매번 가는 곳이 정해져 있기는 한데 (그래서인지 웬만한 곳들은 다녀온 곳이 많았다. 한밭 수목원, 해피 로드 등은 나 또한 아이와 함께 산책하고 즐기는 곳으로 강추할만한 곳이었다. ) 대전에 벽화마을이 있는지는 처음 알았고, 딱 한번 벚꽃 흐드러지는 밤길을 만끽했던 길 이름이 탄동천 산책길이라는 것도 처음 알았다.

대단한 볼거리가 가득한 곳은 아니지만, 생활 터전으로써 대전은 나름 만족할만한 곳이다. 아이와 함께 혹은 여자친구들끼리 공원길을 걸어도 좋고, 튀김소보로 뿐 아니라 그외의 빵들도 제법 맛있는 성심당의 빵맛과 팥빙수 맛을 음미해도 좋을 그런 곳이었다. 유명한 유성 온천 등도 휴식의 여정으로 끼여 있어도 좋을 뻔했다.

여자들의 도시여행이라 그런지 아이들과 같이 가도 좋을 국립 중앙과학관이나 오월드 등이 빠져 있어 아쉬웠는데 시간이 있다면 이런 곳도 추천해봄직한 여행지였다

거의 들러 보기만 한 대구와 광주 등의 여행지에도 눈길이 갔다. 아주 귀에 익은 대도시임에도 친구나 친척들이 살고 있음 일부러라도 찾아가겠지만 그렇지 않아 놀러가본적이 없었는데, 책에 나온 여행지들을 바탕으로 둘러보면 색다른 도시여행이 될 것 같았다.




인천은 또 어떠한가. 오빠가 인하대를 나와서 인천을 몇번 들러본 적은 있지만 사실 제대로 관광해본적은 없었다.

아, 친구들과 대학교 땐가 소래포구에 일부러 놀러간 적이 딱 한번 있기는 하구나. 어찌 됐건 서울에서 꽤 가까우면서도 여행할 기회를 자주 마련해보지 못해 아쉬움이 남던 그런 곳이었다.



대학생때 직장생활을 할때 여자들끼리만 도시여행을 다녀본 적이 가끔 있었는데 그때 이런 책이 있는 줄 알았더라면 좀더 알차게 다녀오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든다. 지금은 아이가 있어 여자들 + 아이들 끼리의 여행이 될 수도 있겠지만, 여전히 다양한 대도시에서 재미나게 즐기는 노하우를 습득하게 하는 책인지라 아이들과 함께 해도 충분히 재미날 그런 여행서가 되지 않을까 싶다. 앞으로 친구들과 함께 아이들과 함께 이렇게 가까운 대도시를 가벼이 여행다녀옴도 좋겠다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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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의 파트너 2
김예린.장유라 글 그림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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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보고 있노라면 사람들이 참 잔인하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동물들의 입장을, 제대로 헤아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어쩜 이럴 수가~ 하면서도 정작 나는 어떻지? 하는 생각에 직면하면 나 역시 흉해보인 그들과 크게 다를 바가 없었다.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대우하고 사랑하는 사람들.

우리집도 그렇게 강아지를 키우고 사랑했지만, 사실 너무나 강아지를 사랑하는 애묘인들처럼 사랑하지는 못했던 것 같다.

신랑은 강아지를 너무나 좋아하지만, 그러기에 쉽게 또 누군가와 정을 붙이기 어려워하기도 한다. 한번 정을 붙이고 나면 떼기 어려운 것이 바로 강아지기에.. 시댁에서도 주택이 낡고 불편해도 이사가시지 못하시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오랫동안 키운 개 때문이었다. 신랑이 사랑해 마지않는 그 강아지가 성견이 되었고, 어머님께서도 어떻게 정을 붙이고 키운 개를 남에게 줄 수 있느냐, 어찌 됐건 강아지가 세상을 뜰때까지 어머님께서 거두셔야한다고 강조하시었다. 나라면 아마 내 이해관계를 따지는데 급급해 강아지의 여생까지 기다려주지 못하고, 더 나은 집(?)을 찾아 분양하겠노라고 나섰을지 모르는데 말이다. 이미 한 주인에게 정을 붙인 강아지에게 더 나은 집을 찾아주겠다는 건 사실 인간의 핑계에 지나지 않는 것을..

책에는 정말 이런 사람도 있을까 싶은 사람들이 나온다.

강아지가 예쁠때에만 잠깐 키우고 금새 싫증을 내고 강아지를 파양해버리거나 심지어 개장수에게 팔려가도 눈 하나 깜짝않는 사람들이 말이다. 혹은 길냥이들이 싫다면서 은근슬쩍 고양이 다니는 통로에 쥐약을 놓아버리는 사람도 나온다. 이런 분들 주위에 사실 너무나 많다고 한다. 배고프고 굶주린 동물들에게 밥을 주는 사람들을 오히려 나무라며 뭐라고 하는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어젠가 뉴스에 나온 기사를 보니, 동물들 뿐 아니라 같은 아파트 아이들이 심하게 다칠 수도 있는 상황을 만드는 이웃들도 나와서 눈쌀을 찌푸리게 하기도 하였다. 어린 아이들이 여름에 아파트안 놀이터에서 뛰어노는게 시끄럽다고 (일년에 열흘정도 더운 여름에만 놀이터가 물놀이 수영장이 되는 아파트란다.) 아이들 노는 놀이터에 물풍선을 투척하고, 압정을 깔아놓고 하는 어른들이 있었다는 것이다. 어린 아이들의 엄마 심정은 어땠을까. 아이들은 얼마나 놀랐을까. 인간의 아이들에게도 이런 세상인데, 동물들에게는 더더욱 너그러울 수 없는 팍팍한 세상인 것이다.



잠깐 키우다가 아이가 생겼다고, 혹은 고3이라 공부를 하기 위해 파양하거나 내다 버리는 동물들이 늘어 안락사를 당하거나 길가에서 로드킬을 당하는 등, 불우한 생애를 마감하는 동물들이 많다 하였다. 그런 동물들의 이야기가 이 책에 나온다.



사실 나도 아기엄마기에 애완동물을 키우면 아이에게 해롭지 않나하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동물을 좋아하면서도 어린 아이가 있는 집에서는 키우면 안되는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책에 보니 고양이 기생충으로 잘못 알려진 톡소 플라즈마는 고양이를 키워 만져서 감염되는게 아니라 육회나 생선회등 날고기를 섭취하거나 톡소 플라즈마에 오염된 흙을 만진 손으로 음식을 먹을 경우 감염될 수 있다 나와 있었다.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은 톡소 플라스마 항체검사를 한 후 항체가 없다면 날고기를 섭취하지 않고 톡소플라스마에 감염된 고양이의 배설물과 접촉하지 않고 손을 깨끗이 씻는 정도로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란 것이었다.



길고양이 나리의 가슴아픈 이야기는 주인이 임신을 하게 되면서 남편이 고양이들을 갖다 버리는데서 시작되었다. 임신한 주인은 고양이들을 잊지 못하고 계속 찾고, 길고양이가 된 두마리 고양이 중 한마리는 금새 죽고 남은 한 마리는 새끼 고양이까지 낳아 기르며 열심히 살았지만, 길고양이로 살아가면서 제때 아기들을 먹이지 못하는 고충을 겪다가 아기들에게 갖다줄 먹이를 입에 물고 길을 건너다 로드킬 사고를 당하게 되었다.



지어낸 이야기가 아니라 충분히 우리 주위에서 일어나고 있는 그런 이야기들이었다.



강아지나 고양이의 입장이 되어보지 않고서는, 그들의 사랑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서는 마냥 그들이 귀엽기만 했을뿐 정말 그들을 속속들이 이해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이런 책들을 하나둘씩 읽어보면서, 왜 사람들이 그토록 동물들을 사랑하는지, 애묘 가정을 성토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되었다. 사람들이 사랑을 주기만 하는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주는 사랑 그 이상의 것을 소중한 가족이 된 동물들로부터 느끼고 받고 감사하고 살아가는 것이었다. 그런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조금씩 헤아리게 되는 책, 바로 환상의 파트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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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더 메이드 살인 클럽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 김선영 옮김 / 북스토리 / 2012년 9월
평점 :
절판


 

10대들은 이유없이 이해할 수 없는 것, 무서운 것에 끌리는 경향이 있다고 방금 뉴스에서 누군가가 말했다. 죽음은 그 상징, 바로 그 핵심. 10대는 죽음에 가깝다.

내가 죽음과 가까운 곳에, 지금 열네 살이라는 나이로 서 있다는 사실에 안도하면서도 이런 생각이 10대가 끝나는 동시에 사라지는 사고방식으로 치부되다니 이해할 수 없었다. 언젠가 이런 생각과 멀어질 날이 올까? 홍역이나 수두처럼 어렸을 때 누구나 걸리는 일종의 질병처럼 말하는게 불쾌했다. 세리카나 사치는 내가 생각하는 이런 감각과는 인연이 없다. 내일 치를 시험이나 좋아하는 남학생에 대한 소문이라면 자꾸 궁금해하고 고민할 테지만 죽음에 대해 고민할 것 같지는 않다. 세상에는 죽음과 거리가 먼 10대를 보내는 아이들이 대다수를 차지한다. 58.59p

 

죽음을 그리 동경해보지는 않았었는데..하고 10대 시절을 회상해보니, 자살까지는 아니더라도, 건강이 안 좋아져서(헤모글로빈 수치가 정상에 비해 한없이 떨어져 있어서 사실 거의 매주 피를 뽑으며 검사를 받으러 다녀야했다. 나중에는 하도 피를 뽑아 혈관을 찾을 수 없을 정도가 되어버렸다. 다행히 무사히 잘 넘기긴했지만 당시엔 부모님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셨다.) 무척이나 걱정하시는 엄마 앞에서 비극의 여주인공인듯 행세했던 기억은 남아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으로 손발이 오그라드는 철딱서니없는 발언이었지만, 그때는 죽을땐 죽더라도, 할일은 하고 죽겠다라는 철딱서니없는 발상이 더해져 있었다. 그런게 사춘기일까. 앞뒤 문맥 딱 자르고 황당한 사고 방식에 집중하게 되어버리는. 사람마다 다양하게 찾아오는 법인 듯 하지만.

 

고바야시 앤. 개그맨 예명같아서 놀림받기 쉽상인 그녀의 이름. 사실 그녀의 이름은 빨강머리 앤을 심하게 동경하는 그녀의 엄마가 지어준 이름이었다. 만화속 여주인공 이름을 따서 말이다. 실제 생활 역시 엄마의 삶은 다소 촌스러운듯 하나, 지극하게 앤을 동경하는 삶이 여기저기 뭍어 있었다. 뛰어난 외모에도 불구하고 나고 자란 곳을 떠날 생각 없이 현실에 만족하는 듯 하면서 그 안에서 적당히 서구 생활을 동경하는 독특한 사치를 부리는 삶, 사춘기 소녀가 된 앤은 그런 엄마를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엄마에 대한 불만이 나름 있었던 앤은 어느 날 자신이 스크랩한 일기장과 같은 소중한 스크랩북을 엄마가 몰래 열어보고 추궁했다는 사실에 심각한 충격을 받고 말았다.

 

안 그래도 또래 여중생과 달리 죽음을 동경하고, 잔인한 시체 등의 사진에 열광하던 그녀는, 그녀가 무시해마지않던 곤충계 남학생이었던 도쿠가와가 우연히 쥐를 죽인 사실을 알고, 또 그가 자신의 이름이 빨강머리 앤이 아닌 앤 불린에서 따온 거 아니냐고 센스있게 질문해준것에 감동해서, 자신을 죽여달라고 의뢰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순순히 이에 응한 도쿠가와와 함께 자신의 살해 계획(?)을 공모하고, 어떻게 죽으면 멋있을지, 구상하기에 이르른다. 그렇게 세상을 떠나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생명을 그렇게 희생하고 나면 사람들이 자신을 기억해줄 것 같아서 살아남은 너희들과 나는 달라, 라는 의식이 강한 그런 느낌이 마구 뭍어났다.

 

남학생들 사이에도 왕따가 분명 존재하는 듯 하지만, 여학생들의 왕따처럼 심하지는 않지 싶다. 대부분의 왕따 이야기가 사실 여학생들의 이야기에 집중이 되어있고 남자아이들은 대개 그에 동조하거나 혹은 방관자적인 입장으로 표현되는 경우가 많았다. 실제로도 그렇지 않을까? 별거 아닌 이유로 여학생들은 서로 붙었다 떨어졌다, 거기에 잘 어울리는 집단에 끼이지 못하고 혼자 외톨이가 되는 경우 스스로 학급내 최하층 계급이라 생각되기에 이르기도 한다.

 

앤은 세리카, 사치와 친하게 지냈으나 그 둘 사이에서 분위기 맞춰가며 살아가는 평범한 현실을 살다가도 자신이 그들과 달리 곧 세상을 떠들썩하게 할 자살 여주인공이 될 생각에 꿈에 부풀어 있다. "난 너희들과 달라." 이런 의식이 팽배한 그녀이다.

정말 삶이 힘들어 자살하거나, 혹은 치정으로 살해를 당하거나 하는 삶과 달리 순수하게 자신은 자신의 죽음을 계획하고, 아름다운 시체로 미화되고 싶은 착각을 하기에 이르른다. 죽음을 이렇게 생각하다니, 참으로 알수가 없는 타인의 속이었다.

 

하기사, 그런 독특한 화보집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있다는 것 자체가 충격이기도 했는데, 스스로가 주인공이되고 싶다 생각하다니.

그녀가 아주 이상한 취향을 갖고 있다기보다, 성장통을 심하게 앓고 있다 생각하는게 옳을지도 모르겠다.

한때는 자신 또한 엮이고 또 엮였던 여학생들과의 관계, 인기있는 남학생과의 교제와 이별이라던지, 다른 친구들의 왕따라던지 하는 문제들로부터 그녀 역시 자유롭고 싶으나 자유로울 수 없었다. 아니 심지어 별거 아닌 문제로 그녀는 아주 곤란한 지경에 놓이기도 하였다. 도대체 어른이 되어도 알 수가 없는 10대 소녀들의 문제 같으니라고. 만났다 헤어지고, 미워하고 질시하는 그 관계도를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아니 도대체 어쩌라고~ 소리가 저절로 나오기도 한다. 어른이 되어 다시 돌아보면 정말 부끄럽기 그지 없을 그런 행동들을 10대 때는 아주 대단한 일인양 서슴지 않고 해내는 것이다.

 

너무나 진지하게 살인 계획을 공모해나가는 도쿠가와와 앤을 보면서 도대체 어떻게 하려고 그러는걸까 불안함마저 들었다.

자살 카페 등이 존재한다는 뉴스를 들었을때 도대체 왜? 하는 생각을 하였는데 대부분 어른들이 회원인걸 생각하면 앤의 입장과는 많이 다르겠다 싶으면서도 다른 사람도 아닌 자신의 죽음을 타인과 공모하며 준비해나가는 그 과정이 참으로 괴이하게 느껴지면서도 어른이 된 입장에서 제발 누군가가 바로 잡아주었으면 하는 간절함마저 생기는 입장이었다.

 

이야기는 너무 앞서 나가지 않는다.

오히려 그게 은근한 재미다. 표지나 제목으로 보면 미스터리로 착각할 법도 한데, 살인 공모와 다소 으스스해 보이는 취미가 화보 그대로를 눈앞에 떠올리게 하긴 하지만, 성장 소설에 가깝게 쓰인 이 이야기가 절대 기분나쁘지가 않다. 그래서 오히려 고맙다.

아이들의 상황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그들의 시선에서, (어른이 되어 이미 면역 주사를 맞아버리고 망각의 상태에 놓은 나를 다시 사춘기 그 시절로 되돌려 놓은 듯 하였다.) 얼마나 고통스러울 수 있는 상황인지를 되새기게 만들어준다. 어른들이 보면 별거 아닌 상황이지만, 그들에게는 죽을만큼 괴로운상황일 수도 있다. 그 죽음이라는 것을 손쉽게 선택할 사람은 거의 없지만, 드물게는 반드시 있다.

 

또래집단에서는 친구들을 이끄는 아이들이 어른들에 가까운 양 추대받기 일쑤였다. 사실 알고보니, 그들의 위치라는게 정말 하잘것없는것이었는데 말이다. 속내를 알고 보면 진정 성숙한 어른의 지름길로 가는 아이들은 따로 있었는데 말이다. 

어른이 되니 철없는 아이들의 이상한 동경이 처음에는 낯설게 느껴졌으나 그때로 되돌아가 생각해보니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그런 이야기였다. 죽음을 생각할 정도로 고통스러운 아이들. 앤의 엄마처럼 반응하기 쉽겠지만 그것이 아이를 극단의 상황으로 몰아갈 수도 있음을 알고, 아이를 걱정하는 것도 지켜보는 것도 더더욱 조심하며 대해야할 문제겠구나 싶은 생각이 드니, 나도 천상 엄마가 되었구나 싶었다.

 

나오키상 수상작가의 작품이라고 해서 읽기 시작했는데, 미스터리 소설을 기대했던 예상은 벗어났지만 아이들의 심정을 제대로 헤아려준 작품을 만났다는 생각에서 대만족하게 된 책이기도 하였다. 이해하기 힘들 비뚫어진듯한 아이들의 취미생활이라는 것도 사실 한때일 수 있는 것이었고, 그것이 아이의 본성까지 왜곡하게 만드는 것은 아니었다.그 힘든 시기를 벗어나면 아이는 바로 돌아올 수 있는 법, 중요한 부분을 작가는 결코 놓치지 않았다. 이런 것이 바로 수상작가의 저력이라는 것일까? 작가의 또다른 작품들 역시 어떤 내용일지 기대하게 만든 책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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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의 파트너 1
김예린.장유라 글 그림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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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에 대한 사랑을 다룬 웹툰은 나의 어린 고양이와 늙은 개라는 웹툰이 책으로 나온 것을 처음 읽었다. 그리고 다음 웹툰에 인기리에 연재된 환상의 파트너가 단행본으로 나와 세권을 연달아 읽어보았다. 나의 어린 고양이와 늙은 개가 실제 자신의 반려 동물과의 에피소드를 담담히 그려내고 있다 한다면, 환상의 파트너는 여기에 하나하나의 스토리로 나뉘긴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두 사람 주인공의 이야기를 내세운 독특한 스토리가 눈길을 끄는 책이었다. 순정만화와 같은 그림에 독특한 능력을 갖고 있는 두 주인공의 만남.



한번 손에 붙잡자마자 가슴한켠이 시린 느낌이 들면서도 이내 푹 빠져들어 금새 세권을 내리 읽어버리고 말았다.

여주인공인 한우물은 드라마 작가지만 작가로서의 재능은 뛰어난 편이 아닌 듯 하다. 어릴적 키우던 동물부터 시작해 자신이 동물의 말을 들을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음을 알게 되었지만,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동물들보다 대개는 가슴아픈 도움을 요청하는 동물들의 이야기가 많아 모두 도움을 주지 못하면서 듣기만 할 수 있는 자신의 능력을 저주받았다 생각하기까지 한다.



김태희, 우리나라 최고 여배우를 연상케 하는 이 이름은 너무나 잘생긴 애니멀 커뮤니케이터 남성의 이름이었다.

하필, 한우물의 바로 옆집에 살고 있던 그는 직업은 애니멀 커뮤니케이터지만, 실상은 사람의 마음을 들을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었다. 사람의 마음을 읽는다는 것 또한 그리 행복한 일만은 아닐터, 그 역시 곤혹스럽기는 매한가지였던터라 마음을 읽을 수 없는 동물들과 있을때가 행복하게 느껴져 애니멀 커뮤니케이터를 선택했지만, 그러면서도 동물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는 직업의 아이러니함에 결국 한우물에게 SOS를 요청하게 되었다.

이 두 주인공의 다소 악연과도 같은 만남이 1권에서 이루어졌다.

부업으로 오피스텔 관리인을 맡고 있는 한우물, 바로 옆집의 전구를 갈아끼워주려 들어갔다가 혼자 있던 어린 여자 아이가 깨진 유리조각을 만질뻔한 상황에 놓임을 목격한다. 너무나 커다란 티브이를 보고, 호기심에 티브이를 틀었다가 주인인 김태희가 들어와 깜짝 놀란 한우물, 여차저차 전구는 갈고 돌아왔지만 김태희는 이미 한우물의 마음을 모두 읽어버린 상태. 게다가 그 일을 계기로 한우물의 능력을 알아채 버리기까지 한다.

자신이 하는 일에 더없는 도움을 줄 수 있는 한우물의 능력을 알고, 미안하지만 살짝 그녀의 도움을 얻기로 한 김태희.

엄청 부자에 다소 쌀쌀한 냉정남이긴 하지만 동물들에게는 따뜻한 마음을 보여주는 김태희기도 하다. 그와 한우물의 앞으로의 사랑이야기 뭐 이런 스토리가 진행될 것 같기는 한데, 어찌 됐건 두 사람이 풀어나가는 유기동물들의 이야기는 참으로 환상적인 콤비가 아닐수 없었다.

가끔 한우물 눈에 아예 사람으로 비춰지기도 하는 동물들의 모습은. 우리가 사람과 동물이 다르다 착각하는 그 순간을, 생명은 똑같이 존엄한 것이라는 잣대로 생각해볼때 충분히 가능한 상상이기도 하였다. 그렇다면 정말 아이들이 가끔 장난으로 저지른다는 생각하기도 끔찍한 동물들에 대한 묻지마 폭력은, 어린 아이에게 가해져서는 안될 폭력이나 마찬가지이기에 더욱 끔찍하게 느껴지는 상상의 장면이기도 하였다. 그냥 단순한 재미로 아이들이 휘두른 폭력은 어린 새끼 고양이가 감당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사실 인간으로 재해석하지않아도, 생명을 단순한 재미에서 폭행하는 인간의 모습은 정말 어른 아이 할 것없이 추악하게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대개가 강자 앞에서 힘을 쓰지 못하는 못나빠진 인간들이 약자나 동물들에게 화풀이를 하는 법이 아니었던가.



동물은, 반려 동물은 가족이라는 생각, 애완동물을 극히 사랑하는 사람들의 내 딸, 내 아들이야 혹은 내 동생이야 하는 그 반응이 당연할 수 있음을 이해하게 하는 그런 웹툰이었다. 반려동물을 장난감이 아닌, 끝까지 책임져야하는 생명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따뜻한 웹툰이었기에 재미로 읽기 시작했건 관심으로 읽기 시작했건 사람들의 마음에 생각의 전환을 일으켜줄 조그마한 불씨를 당겨준 책임에는 틀림이 없을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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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살을 위한 인생해석사전 : 더 단단하고 더 성숙한 서른을 위한 인생 지침서
센다 다쿠야 지음, 김윤희 옮김 / 명진출판사 / 2012년 8월
평점 :
품절


 

 

갓 스물이 되었을 적에는 20대 후반을 달려가는 인생의 선배들은 당연히 나보다 훨씬 원숙한 어른들이라고 생각을 하였다. 우선 나보다 인생을 오래 살았고, 20대 후반이면 서른을 가까이 달려가니, 인생의 계획이 확고히 수립된 어른이 아니면 무엇이겠는가? 하는 생각을 하였다. 그때 나랑 한참 나이차이가 났던 그 선배님왈 "나도 너희랑 다를 바가 없어. 난 그냥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는데, 자꾸 시간이 흘러 나를 세상 밖으로 내모는 느낌이야."라는 그 말이 참 낯설게 느껴졌다. 무책임하게 느껴졌달까. 그런데 지금 내 나이 서른을 넘어섰는데도 여전히 스무살의 그때보다 훨씬 원숙해졌다는 그 느낌을 도저히 받지 못하고 살고 있다. 언제쯤 나는 어른으로 완성되는 것일까.

사춘기의 불안정함은 나도 모르게 벗어났지만 어른이 되었다고 완벽해졌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서른이 되어도 인생을 해석하는데는 여전히 어려움이 많은 우리들.

여전히 서툴고 어설픈 서른에게 전하는 한다발 꽃 같은 책이라는 띠지의 멘트가 그래서 따뜻하게 느껴진다.

나만 그런게 아니었구나.

 

인생의 어려운 난제들 앞에 좌절하고 쓰러지지 않도록 자신을 굳건히 붙잡게 하는 힘을 키워주기 위해서, 저자는 이 책을 흔들리는 서른들을 위해 내놓았다. 재미난 점은 저자는 일본인 자기계발서 전문가인데, 책의 목차는 ㄱㄴㄷ 순으로 정리가 되어 있다는 점이다. 번역하는 사람이 신경을 써서, 그에 맞게 번역을 해놓은 것일까? 보기좋게 다듬어진 그 문구덕에 어쩐지 한국인 저자가 글을 썼을 거라는 착각마저 들게 하기도 한다.

 

많은 글밥을 내리 읽어야하는 책은 아니다. 한꼭지 한꼭지 바쁜 생활 속에 조금씩 페이지를 접어나가며 읽어나가기에 무리가 없는 책이고, 언제 어디서고 도움을 얻을 수 있는 그런 책이다. 그림과 함께 풀이하듯 쓰여진 그 낱말들이 조금씩 내 안에 들어오는 느낌이었다.

흔히 들어온 그런 식상한 이야기만 있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새로운 이야기가 더 많이 있었다. 어? 그래? 그렇구나! 물음표가 느낌표가 되어가는 그런 느낌. 이 책을 샘플북 삼아서 내 안의 지혜를 튼튼히 하고, 자신만의 의미를 찾아야 한다는 저자의 설명, 그렇게 어렵지 않게 씌여진 책을 소중히 내 것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이 필요한 책이다.

 

읽고, 내 것으로 만들어야 자기 발전을 할 수 있는 그런 책.

어렵게 생각하지 않고 편안히 읽고서, 깨달음을 조금씩 얻어나가도 이미 반은 이루었다 느껴지는 그런 기분좋은 책과의 만남이었다.

 

남들이 다 하는 연애, 젊을 적에 안 하고 있으면 나만 바보 같고, 누군가와라도 만나야만 할것같아 가벼이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면 인생이 아닌 영혼까지 피폐해진다는 일침이 따갑다. 진정한 사랑이 아닌 필요없는 가치없는 연애를 하느니 집에 가서 자기만의 시간을 가져보라는 따끔한 충고를 받아들일 젊음들도 많을 것이다.

 

타고난 능력은 서른이 지나면 빛을 바랜다라는 말도 가벼운 충격으로 와닿았다.

사실 말은 하지 않아도 그런 느낌은 진작이 받아왔다. 이젠 정말 내가 후천적으로 노력한 그 능력만으로 버티고 살아나가야할 시기이건만, 직장생활을 하지 않는다고 해도 나는 너무 나태한 삶을 살았던게 아닐까.그런 후회조차 들었다.

 

어렵게 내놓은 의견에 반론을 제기하는 사람이 있다면 사실 껄끄러울 수도 있다.

그런 그 어색한 느낌을, 반론이 있다는 것은 제대로 하고 있다는 증거라는 역발상으로 재해석해봄도 신선하였다.

반론이 들어온다면 나의 의견을 다시 돌아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무조건 다른 사람에게 동조하거나 기분나빠하지말고 의미없는 반론은 잊어버리고, 실수는 쿨하게 인정하는 것. 어른이 되어가는 시발점이 아닐까 싶었다.

 

하면 된다의 부분에서는 크게 웃고 말았다.

대개 해도 안되는 분위기의 교실에 급훈으로 붙어있는 말이라는 멘트를 보고 난 반응이었다.

하면 된다라는 말은 졸업과 동시에 잊고 해서 될일에만 도전하라는 말이 어쩐지 사회경험상 더욱 와닿는 결론이다 싶었는데, 정말 쿨하게 씌여 있어서 아, 말뿐인 책이 아니라 정말 생각해볼 말들이 많은 책이로구나 싶은 안도감이 들었다.

 

자꾸 벽에 부딪혀 힘들다 투덜대는 사람들에게 더욱 필요한 책이 아닐까 싶다.

지금은 집에 있어서 좌절을 덜 겪고 살고 있지만 예전 직장 생활을 할적에는 정말 하루하루가 고단한 그런 나날들이었다.

사실 지금 그냥 있는 그대로의 시간을 보내는 것에도 약간의 불안감은 자리하고 있는데 직장생활을 하거나 하면 더욱 그런 불안감이 가중되지 않을까 싶다. 조언이 되는 책을 찾고 있다면 그럴때 읽어봄직한 책이라 말해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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