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결전
우영수 지음 / 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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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바로 얼마전에 읽었던 <한국사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http://melaney.blog.me/50169070867 라는 책이 떠올랐다. 역사는 승자를 위한 기록이라 하였지만 역사를 사대주의에 맞게 왜곡하려 한 승자들의 역사 조작은 정말 치가 떨릴 지경이었다.

 

이 책은 국사 시간에 우리가 배웠던 서경 천도설을 주창한 묘청의 난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에 앞서서 이자겸의 난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책에 그려진 인종의 모습은 참으로 심약하고 변덕스럽기 그지없다.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정말 여러 목숨이..아니 수백, 수천, 수만의 목숨이 없어지기 일쑤였는데 강력한 왕권을 갖지 못했던 그는 주위 사람들에게 쉽게 흔들렸고, 그로 인해 소중한 인재들을 잃어나갔다.

 

단지 서경파 정지상과 개경파 김부식의 대립만이 그려진 책이 아니었다.

삼국사기의 저자로 알려진 김부식에 대해 교과서와는 다른 모습을 엿볼수 있는 글이었다.

 

책을 읽고 나서 예전에 배웠던 교과서 속의 삼국사기와 묘청의 난 등을 다시찾아보고 싶었지만 오래전이라 교과서가 남아있을리 만무하였다. 아쉬운대로 네이버 캐스트 등을 찾아 보니 묘청의 난, 정지상, 삼국사기 등에 대한 설명을 찾아볼 수 있었다.

정지상과 김부식은 놀랍게도 시에 있어서도 어깨를 나란히 하는, (사실은 정지상이 훨씬 더 한수위인 ) 그런 사이였다 한다. 훗날 정지상을 제거한데 있어서도 김부식이 그의 재능을 시기하여 죽였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한다. 또  <백운소설>에 그려지기로 김부식은 이후에도 정지상 귀신이 나오는 악몽을 예사로 꾸며 그의 시를 정지상이 고치기도 하는 등의 일화가 담겨있기도 하였다. 어디까지가 허구이고 진실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책에서도 정지상은 서경이 낳은 최고의 천재로 나온다. 서경은 개경인들에게 천시받는 곳이었다. 그래서 서경 출신인 그가 장원급제를 하고서도 등용되지를 못했었다. 뒤늦게 어찌어찌하여 어렵사리 등용된 그와 달리 김부식은 송나라 황제에게까지 가서 <자치통감>을 직접 하사 받은 적이 있었고 이후에 송과 유학에 더욱 단단히 신봉자가 되었다는 식의 이야기가 나온다. 심지어 자신과 동생의 이름 역시 소동파, 소동철의 이름을 따서 짓기도 하였다. 이 이야기는 꽤 유명한가보다. 김부식 편을 찾아보아도 그가 자치통감을 하사받고 송나라 휘종의 극찬을 받았다 되어있으니 말이다. 아쉽게도 <한국사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 편에서 비슷한 일례를 읽은 적이 있었다. 일본에서 교육을 받고, 일본에 대한 충심이 높아진 사람이 한국의 유명한 사학자가 되고, 최고 대학 교수가 되어 비슷비슷한 제자들을 양성해냈다는 이야기 말이다. 역사를 바로 알아야 나라가 굳건히 설 수 있는 법인데, 그 뿌리와 기강을 세워야하는 역사학자 자체가 잘못 물들어 있을 거라고는 (독립국가라는 나라에서 말이다.) 상상하기도 힘든 일이었다.

 

풍수 사상을 바탕으로 개경에서 서경으로 천도를 주장했던 묘청의 난은, 왕을 바꾸는 난이 아니었다.

유교 중심의 중국 사대 주의에서 벗어나 단군 신화를 바탕으로 한 하늘 아래 떳떳한 우리 나라였던 천자국으로써의 조선을 다시 세우고자 하는 바램이었다.

 

이 소설은 작가의 허구가 많이 들어간 역사소설이었지만, 묘청의 난과 정지상, 김부식 등에 대해 잘못 알려진 사실을 바로 잡기 위해 작가가 쓴 책이라 한다.

신채호는 묘청의 난을 두고, 김부식이 패하고 묘청이 이겼더라면 조선사가 독립적, 진취적 방면으로 진전할 수 있었을거라 말하였다 한다.

 

김부식이 서경 사람들을 죽여없애고, 살아있는 사람들에게 서경역적이라는 말을 새겨 이를 갈았을만큼 그들이 정말 그렇게 잘못한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자겸의 난과 더불어 묘청의 난까지. 한 왕이 집권하던 시대에 참으로 많은 피바람이 불었구나 싶다.

그리고, 고려가 중화주의와 유학에 휘둘리지 않고, 일찌감치 독립적인 모습을 보일 수 있었더라면 조선시대의 역사, 그리고 지금의 현대사 역시 많이 달라져있지 않았을까 싶은 아쉬움이 든다.

 

 

 

 

 

 

 

 

서경 전역(戰役)은 낭불양가(郎佛兩家) 대 유가(儒家)의 싸움이며, 국풍파(國風派) 대 한학파(漢學派)의 싸움이며, 독립당(獨立黨) 대 사대당(事大黨)의 싸움이며, 진취 사상 대 보수 사상의 싸움이니 묘청은 곧 전자의 대표요, 김부식은 곧 후자의 대표였던 것이다. 이 전역에 묘청 등이 패하고 김부식이 승리하였으므로 조선사가 사대적ㆍ보수적ㆍ속박적 사상, 즉 유교 사상에 정복되고 말았거니와, 만일 이와 반대로 김부식이 패하고 묘청 등이 이겼더라면 조선사가 독립적ㆍ진취적 방면으로 진전하였을 것이니, 이 난을 어찌 1000년래 제1대 사건이라 하지 아니하랴.

정지상이 묘청과 함께 추구했던 서경 천도 운동은 당시 상하층에 유포되어 고유 신앙으로 자리했던 풍수도참설에서 비롯하였다. 풍수도참설이 널리 퍼지게 된 것은 고려 왕조의 지배 이념이었던 유교 사상과는 달리 풍수도참설은 대다수 국민들에게 체질화된 전통 문화라는 장점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의 주장은 많은 사람들의 호응을 받았으면서도 변화를 두려워하는 보수 지배 계층의 견제를 받았던 것도 사실이다. 또한 묘청을 비롯한 서경 세력의 주장에도 무리가 없지 않았다. 금국 정벌도 당시의 국제 정세상 가능한 일이 아니었고, 서경 천도의 당위성을 풍수 사상에만 의존했던 것도 문제였다. 묘청의 난이 실패로 돌아간 뒤 고려 사회는 표면상 평온을 되찾았으나, 그 반란이 고려 사회에 끼친 영향은 컸다. 

 

출처: 신정일의 새로 쓰는 택리지 6, 북한, 신정일, 천년래의 대사건 묘청의 난 중에서

 

 

 

[백운소설]이 전하는 알력은 이제 정지상의 사후(死後)까지 이어진다. 지상이 부식에게 피살되어 음귀(陰鬼)가 된 다음, 어느 봄날 부식은 느꺼운 기분으로 한 구절 시를 지었다.

버들 빛은 일천 가닥 푸르고   柳色千絲綠
복사꽃은 일만 점이 붉구나    桃花萬點紅

 

정연한 대구를 이룬 득의의 구절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갑자기 공중에서 정지상 귀신이 나타나 부식의 뺨을 쳤다. 일천 가닥이니, 일만 점이니 잠꼬대 같은 소리 하지 말라는 것이다. 버들가지가 천 개인지 세어보았으며, 복사꽃 봉우리가 만 개인지 헤어보았느냐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렇게 고쳐준다.

버들 빛은 실실이 푸르고     柳色絲絲綠
복사꽃은 점점이 붉구나      桃花點點紅

 

실인즉 그렇다. 버들가지 세겠다는 것 아니며, 꽃봉오리 헤아리겠다는 것 아니다. 부식으로서도 그만큼 많다는 표현을 얻고 싶었는데, 천사(千絲)를 사사(絲絲)로 바꾸고, 만점(萬點)을 점점(點點)으로 바꿔 놓으니, 시의 품격도 높아지고 입에 달라붙듯 읽기도 좋다. 역시 시를 두고 부식은 지상에게 당할 수 없었던 것이다. 부식은 더욱 마음속으로 지상을 미워하였다.

 

 

 

그가 그대로 시인이었더라면

 

한시 강의를 하는 선생들은 이 이야기를 재미있게 들려준다. 이 이야기로 김부식과 정지상이 숙명적 라이벌이었음을 알려주고, 더 멋진 시의 모범과 시 고치는 일의 요령을 가르쳐준다. 어쩌면 후자의 경우가 더 큰 목적이다. 그런데 세상 사람들에게 이 이야기는 정지상 귀신이 김부식을 한방에 때려눕히는 통쾌한 사건일 뿐이다.   

 

사실 정지상은 인종 5년(1127) 좌정언(左正言)으로 있으면서 척준경(拓俊京)을 탄핵하여 유배 보냈다. 서릿발 같은 그의 칼날이 잘난 척하는 권신 귀족을 베어내니 모든 보통 사람들의 우상이 되었다. 게다가 그는 시를 잘 쓰지 않는가. ‘우헐장제초색다(雨歇長堤草色多)/송군남포동비가(送君南浦動悲歌)’로 시작하는 ‘대동강(大同江)’은 천하를 울린 명편이다. 그러나 ‘송인(送人)’ 또한 그에 못지않다.

 

뜰 앞에 한 잎 떨어지고             庭前一葉落
마루 밑 온갖 벌레 슬프구나       床下百蟲悲
홀홀이 떠남을 말릴 수 없네만    忽忽不可止
유유히 어디로 가는가               悠悠何所之
한 조각 마음은 산 다한 곳         片心山盡處
외로운 꿈, 달 밝을 때               孤夢月明時
남포에 봄 물결 푸르러질 때       南浦春波綠
뒷기약 그대는 제발 잊지 마소    君休負後期

 

3, 4행과 5, 6행의 대구를 보라. 홀홀(忽忽)과 유유(悠悠)는 한자어임에도 그냥 우리말처럼 들리고, 편심(片心)과 고몽(孤夢), 산과 달은 절묘의 극치에서 마주하고 있다. 가을날의 이별을 이렇듯 애잔하게 그린 시가 또 있을까. 복잡한 정치판의 파워게임에 휩쓸리지 않고, 그가 그냥 시인으로 살았더라면, 당대의 시적 수준을 얼마나 끌어올렸을지, 오늘날 우리에게 얼마나 많은 가편(佳篇)을 남겨주었을지, 정말 아무도 모른다.     

출처: 네이버캐스트, 정지상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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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변호사
오야마 준코 지음, 김은모 옮김 / 북폴리오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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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읽기전부터 무척이나 기대되는 소설이었는데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이 책의 저자 오야마 준코는 자그마치 43세의 나이아 시나리오 학교에 입학, 여러 각본상을 수상하지만 무명이라 일을 줄 수 없다는 말을 듣고 영상화에 필요한 원작을 쓰기로 결심했고, 1년에 열편 정도의 작품을 쓴 후에 고양이 변호사로 제 3회 TBS 고단샤 드라마 원작 대상을 수상한다. 이 책은 2012년 4월에 방영된 TBS 드라마 네코벤~시체의 몸값이라는 드라마로 만들어지기도 하였다.

책을 읽고 나니 이렇게 끝나긴 너무나 아쉬운 작품이다 생각되었는데 정말 다행으로 이후의 작품들 역시 만들어지고, 드라마로도 방영이 되었다한다. <고양이 변호사와 투명인간> <고양이 변호사와 반지 이야기>로 말이다. 이후의 작품들 역시 얼른 번역되어 나왔으면 하는 바램이다.



39세의 변호사 모모세 타로, 도쿄대 법학부(우리나라로 말하자면 서울대 법대쯤)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잘나가는 변호사가 되어야할 지금 그의 운명은 사무소에서 고양이 열한마리를 키우고, 들어오는 의뢰 역시 고양이나 개에 관한 의뢰가 대부분이며 돈이 될만한 굵직굵직한 의뢰는 잘~ 들어오지 않는다. 게다가 직업은 변호사임에도 사실 넉넉한 형편이 아닌 그가 값비싼 수임료를 물어가며 등록한 결혼정보회사에서는 30연패의 신화를 기록하고 있는 장본인이기도 하다.


책에 나온 묘사를 봐도 사실 그가 외모엔 그닥 신경을 안쓰는 주의임을 알 수 있었는데, 드라마를 찾아보니 헉! 소리가 저절로 나왔다.

바로 책 그대로 재현해놓았네 그려. 그나마 책 표지는 너무나 멀쩡하게 그려진 모습이었다. 드라마 속 그의 모습은..정말 안쓰럽기 그지없는 모습이랄까. 아저씨 이러시면 안돼요. 장가가고 싶으시다면서요. 하고 말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역시나 배역을 맡은 요시오카 히데타카의 모습을 따로 찾아보니 아주 멀쩡한 모습이었다. 그래, 이래야지. 참. 배우의 변신은 무제한이라지만, 참 안쓰러운 변신이었다.

책을 읽고 나니 드라마 내용도 궁금해지고 배역들의 모습도 궁금해서 찾아보니 모두 일어로 되어있네. 얼굴과 화살표 만으로 대충 짐작을 해낼 수 있었는데, 이럴땐 일어를 모르는게 좀 갑갑하군.

궁금증을 불러 일으키는 존재, 고양이 변호사.

그의 주변에는 그보다 나이가 훨씬 많은 직원 두명이 있다. 늘 잔소리를 퍼부어대지만 고양이 돌보기 주업무(사무업무가 본업이지만 절대 하지 않는다)와 엿듣기를 즐겨하나 사건에 관한한 절대 입은 무거운 나나에, 그리고 60정도의 나이에 베테랑 사무 경력의 신사 노로가 그의 비서이다. 사실 노로와 나나에는 천재와 얼간이의 중간쯤에 놓은 모모세를 좋아한다. 그들의 보스가 제발 좋은 짝을 만나 행복하게 살기만을 간절히 바란다. 하는 짓은 못 미덥지만 말이다.



모모세는 천재 변호사였지만 고양이 관련 사건을 너무나 성공적으로 이끌어, 본의아니게 고양이 변호사라는 닉네임을 얻게 되었다. 돈도 되지 않은 (?) 명예를 얻다보니, 비싼 수임을 얻는 사건과는 거리가 멀어져버렸고, 그에게 들어오는 사건들이 대부분 애완동물 사건 의뢰가 많았다. 그런데 이번엔 영구차 절도 사건이 의뢰가 들어왔다. 꽤 큰 신발 회사의 회장의 시신이 들어있는 영구차가 통째로 사라진 것이었다. 시신 납치사건이랄까.



시신 납치 사건이라는 끔찍한 사건이 등장하지만, 사실 작품 분위기는 시종일관 유쾌하다.

고양이 변호사 모모세의 과거이야기가 살짝 들릴때면 많이 안타깝긴 했지만 말이다.

가슴 따뜻한 유머로 가득한 이야기라 해야할까. 일본 드라마나 소설을 읽다보면 지나치게 잔인하거나 외설적인 면이 있기도 하지만 이번 고양이 변호사처럼 가슴 따뜻한 감동으로 가득 채워진 그런이야기들이 은근히 많다.



자신의 형편을 아랑곳않고 다른 사람을 먼저 걱정하는 이들은 비단 주인공 모모세뿐만이 아니었다. 자기 코가 석자이면서도 다른 사람을 걱정하는 사람들, 덜컥 일은 저질러 놓고서도 어떻게 수습할줄 몰라 하는 사람들.

사실 값비싼 호화영구차를 탈취해놓고서 부른 몸값이 너무 적어서, 그들의 소박함에 웃음이 나기도 했다.

이 책을 읽다보니 2007년에 나온 우리나라의 그 어떤 코미디 범죄 영화가 떠올랐다. 그 영화 제목을 이야기하면 책내용에 많이 스포가 될 것 같아 꾹 참지만 말이다. 아마 읽어보신 분들과 그 영화를 보신 분들은 공감할 만한 부분이 아닌가 싶다.



어렸을때의 아픔으로 얼른 행복한 가정을 꾸미고 싶은 고양이 변호사.

30연패를 달성하다보니 사실상 여성에 대한 큰 기대를 하지 못하고, 눈만 한없이 낮아져 그저 내가 싫지 않은 여성이라면 무조건 오케이를 외치고 싶은 그이다. 외모는 궁색해도 사실 변호사라는 직업이 여성들에게 인기를 끌 직업임에도 (우리나라만 그런게 아니라 일본에서도 그런가보다.) 자신의 신변을 돌보기보다 버려진 고양이를 불쌍히 여기고 (버려진이라는데 주목을 해야한다.) 고양이 변호사로 살아가는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기 보다 지금의 상황도 그리 나쁘지 않다 생각하는 긍정적이고 착한 이 남자, 꼭 행복해졌으면 하는 바램이었는데, 내 바램대로 진행되어 읽고서 참 행복하였다.



그러고나니 이후의 소설에선 그가 어떤 활약을 할지 또 기대가 되네.

이번 편에 나온 등장인물들 중에 사무실 직원과 비서는 그대로 나올테고, 수의사도 마저 나올테고 다른 사람들은?

어떤 모습으로 나올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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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기 활동 마감 페이퍼를 작성해 주세요.

즐거웠던 12기 알라딘 신간 평가단이 벌써 끝날때가 되었네요.

 

무척이나 아쉬워요.

 

이번에도 역시 좋은 책들이 무척 많았습니다.

 

알라딘 신간 평가단은 다른 서점, 다른 카페와는 차별화된 시스템을 갖고 있습니다.

 

바로 출판사나 서점의 영향이 아닌, 신간평가단들 스스로가 결정한, 읽고 싶은 책을 골라

 

추천하고, 거기에서 가장 많은 투표를 받은 책들을 선정해 읽고 리뷰하는 시스템이기에

 

더욱 특별한 의미를 가지지요.

 

 

제가 좋아하는 유아 부문과 가정 실용부문을 합한 이번 활동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책 다섯권을 꼽아보았습니다.

 

 

 

 

    먼저 까사마미 수납개조

 

  정리벽이라곤 도통 없는 제게는 문화적 충격과도 같은 책이었지요.  이미 인터넷에서 꽤 이름을 알리신 분이시더라구요. 이분의 책에는 제 마음과 같은 내용이 참 사연으로 많이 담겨있었어요.

 

깨끗한 집에서 살아보고픈건 여자들의 힐링, 그리고 치유가 되는 과정이라구요. 신혼때처럼 그렇게 깔끔한 공간으로 되돌아가보고 싶어요.

 

청소 못한다 늘 둘러대기만 했는데 이 책 한권이면 참 많은 것을 배울 수있겠더라구요.

 

 

 제가 집계를 맡아서 최다 득표 이런 책이 어떤 책인지 아는데..

이 책은 정말 신간 평가단 분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은 책이었구요.

제가 따라 만들어보니 정말 맛이 나요. ㅎㅎ

 

저자의 이전 책인 샐러드가 필요한 모든 순간도 읽어보았는데 두 책을 같이 보고 요리를 하면 브런치 한상 근사하게 차려지겠더라구요.

 

요리책의 기본이자 최고봉은 따라하기 쉽고 정말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내는 책이랍니다.

 

 

 신기한 붓은 비슷한 내용을 다른 저자의 그림으로 읽어보았었는데 이 책의 그림이 너무나 좋아서 더욱 마음에 든 책이었어요.

어린 아이의 모습을 너무나 근사하게 잘 그려낸 책이었어요.

 

신기한 붓을 못 보신 분이시라면 이 버전으로 꼭 읽어보시라 권해드리고 싶네요.

 

 

 

 

 

  빵과 과자를 좋아하는 다른 아이들에 비해 우리 아들은 정말 떡을 더 좋아해요. 예전엔 백설기나 꿀떡 등을 잘 먹었는데 요즘 제일 좋아하는 떡은 바로 인절미랍니다. 집근처 입소문난 떡카페에서 파는 호박 인절미를 무척 좋아하거든요. 떡은 우리나라 전통 음식이라 빵 등에 비해 살찌거나 부담되는 재료가 덜 들어가고, 우리 몸에도 훨씬 좋지요. 이런 떡을집에서 만들수 있다면? 이라는 초보 주부들, 초보 엄마들에게 길잡이가 되어줄 수 있는 책이랍니다.

 

 

 

 

 

 

 그림책의 내용도 무척 중요하지만 전 그림을 더욱 높이 보나봅니다.

이 책도 역시 유명한 작가 프로스트의 시가 무척이나 돋보였지만 전 그 그림이 너무 좋아 한없이 들여다보기만 해도 좋더라구요.

 

실제 경험해보지 않았으면 그려내지 못한 눈보라 등의 모습.

정말 그림책의 품격을 한층 드높여준 책이 아니었나 싶어요.

 

 

 

 

 

 

 

 

즐거웠던 12기 신간 평가단 활동을 아쉽게 마무리합니다.^^

행복한 시간이었기에 끝이 아쉬운가 봅니다.^^

 

좋은기회가 닿는다면 연임을 하고 싶을 정도로 행복한 활동이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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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2 - 시오리코 씨와 미스터리한 일상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1부 2
미카미 엔 지음, 최고은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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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척이나 재미나게 읽었던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 수첩.

그 2권째 책이 나왔다. 역시나 단숨에 읽히는 스토리.

1권에 비해 러브라인에 살짝쿵 진도가 있었다면, 두 사람이 서로 이름으로 부르기 시작했다는 것과 남자주인공인 고우라 다이스케의 옛 사랑이 등장해 살짝 긴장감을 형성하게 되었다는 정도랄까?

 

그저 책을 사들이고 판매하는 그 과정, 혹은 책에 관련된 손님들의 이야기 등을 근거로 그 뒤에 숨은 진의까지 파악해내는 놀라운 통찰력을 지닌 여주인공 시노카와 시오리코. 그녀는 사실 가냘픈 외모에 얼마전 스토커에 의해 상해까지 입고, 보통때도 허약한 체력을 지녔지만 책을 사랑하는 마음과 책에 대한 놀라운 지식, 그리고 날카로운 통찰력 등은 책에 대한 관심은 많지만 어렸을 적의 트라우마로 책을 제대로 읽을 수 없는 남자 주인공과 대조를 이루어 더욱 도드라져 보인다. 둘다 무척 수줍은 성격이라고 해야하나? 사람들 앞에 잘 나서지도 못하다가도 책에 대한 이야기만 나오면 적극적이 되는 여주인공과 그런 여주인공에게 호감을 느끼는 남자주인공, 그 호감을 외면하지 않고 서로 모호하게 이어가는 고서당 주인과 알바 남자와의 관계

 

가끔 국제적인 무슨 경매에 어떤 예술품, 유물 등이 얼마에 낙찰되었다 하는 이야기를 듣긴 했지만, 또 우리나라에도 진품명품이라는 프로가 생겨서 가끔 봤을 적에 오래된 서민들의 물건 등도 희귀성이나 보존 상태 등을 미루어 값이 매겨진다는 것을 알았지만.

고서의 세계는 이 책을 통해 더욱 새롭게 알게 된 세계였다.

꼭 문학이 아니라, 만화, 추리 소설 등도 유명한 작가의 사인본, 희귀본 등이 꽤 놀라운 가격에 거래됨을 보고 1부에서도 놀랐지만..

1부에서는 다자이 오사무의 만년이 등장하였다. 그리고 이 책에서는 아시즈카 후지오의 최후의 세계대전이 나온다. 가격 또한 입이 떡 벌어질 가격이다. 책에 대한 지루한 설명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보통 사람은 지나칠 책 속에 담긴, 아니 그 책을 스쳐지나간 사람들의 사연이 실제 유명 작가들의 작품과 더불어 하나의 사건을 이루는 것이 무척 독특한 구조였다. 어쩜 이런 상상을 해내나 싶었다.

 

서서히 주인공들의 주변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가 풀려나오기 시작하고, 그녀 자신이 미스터리였던 여주인공의 가족에 대한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그녀가 미처 말하고 싶지 않았던, 이야기를 들려주면 슬퍼지는 그녀 가족의 이야기에 대해서 말이다.

3권에서는 또 어떻게 둘의 이야기가 흘러가고, 새로운 책의 세계를 만나게 될지 궁금해진다. 또한 이 책에 등장한 책들에 대한 궁금증, 특히 나는 시바 료타로에 대해 궁금해졌다. 기회가 된다면 역사소설이 아닌 추리소설로 그가 썼다는 <돼지와 장미>(책에서 등장하는 책이다)를 꼭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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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 - 박범신 장편소설
박범신 지음 / 한겨레출판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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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제목은 소금이지만, 아버지, 또 다른 이의 아버지, 그 아버지의 아버지, 아버지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이었다.

이야기는 한 염부의 죽음에서부터 시작하였다. 단지 그것이 이 세상 아버지들을 대표한 희생적인 아버지의 죽음, 그것만을 의미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그 장면은 작품 속에 강하게 새겨져 몇번이나 다시 회상되는 장면이었다.

 

똑 부러지는 엄마, 그런 엄마에 비해 존재감이 거의 없던 아빠. 많은 집에서 그렇게 살아오다시피, 아빠는 거의 돈을 벌어오는 기계처럼 전락해버리고 엄마와의 유대관계가 깊어진 집들이 많겠지만 유독 그 집은 더욱 심했던 것 같다. 세 딸은 아빠를 도대체 무엇으로 생각했는지 모르겠다. 너무 놀랐던 것이 엄마가 막내딸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방배동 일식집 주방장에게 전화를 걸어 생선을 집으로 직접 배달시켜 파티를 연다는 점이었다. 그냥 그렇게 평범한 가정이 아니었다. 일식집의 식기를 사용하는 것 자체를 부끄러워할 정도로 꽤나 잘 사는 그런 집의 이야기였다. 막내딸의 생일날, 묵묵히 일만 하던 가장인 아버지가 가출을 하였다. 아니, 그대로 소식이 끊어진 것이었다. 그리고 엄마는 아빠의 췌장암 소식을 듣고 망연자실해졌다.

 

췌장암에 걸려 실종이 된 아버지, 이후 정말 사상누각처럼 무너져버린 집, 그토록 강인해 보였던 엄마도 무너져내리고, 세 딸에게 남은건 빚더미 뿐이었다.

 

아버지를 전혀 좋아하지 않았던 두 딸과 달리 유일하게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막내딸 시우만이 끊임없이 아버지를 찾아나서고 있었다. 십여년.. 췌장암 환자인 아버지가 6개월도 못 사실 거란 걸 알고 있으면서도 그녀는 아버지가 살아계실거라 믿고만 싶었다.

아빠를 닮은 사람을 본 것 같다는 강경에 그녀가 내려왔다가 폐교의 배롱나무를 보고 그녀만큼이나 강한 인상을 받은 듯한 시인을 만나게 되었다. 열살 차이나는 그 시인.

 

시인의 아버지는 자식 뒷바라지를 위해 이사를 가고, 모든 걸 감내해야함을 너무나 버거워하면서도 일용직 부두 노동자로 전락한 삶을 끝까지 이어나간 그런 아버지였다. 치사해 치사해. 온갖 굴욕을 견뎌내며 그가 내뱉을 수 있는 유일한 항거였고, 그런 그에게 대든 아내를 때리고 아내도 치사해치사해, 자식마저도 치사해가 전염되어 버리고 말았다.

 

가족은 차츰 그 자신을 다만 '통장'같이 취급했다.

아내는 물론이고 어린 딸들과도 따뜻이 지내던 시절의 짧은 추억들을 그는 기억하고 있었다. 가난했던 시절의 기억이었다. 그러나 잉여재산이 불어나면서 그는 차츰 그 모든 사랑의 관계를 잃었다. 열심히 일해서 번 돈으로 그는 자식들을 소비의 괴물로 만들었을 뿐이었고, 아내와의 사랑 역시 서로 '빨대'를 꽂아 빠는 기능적 관계로 변모됐다.248p

 

 

그들의 아버지, 또 그 아버지의 아버지. 이 책에는 엄마보다 아버지의 모습이 더욱 강하고 쓸쓸하게 자리잡고 있었다.

딸이라 같은 성별인 엄마와 더 친하다고 해야할까? 하지만 우리집만 해도 아들인 오빠도 엄마와 더욱 돈독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

평생을 가정을 위해 일하신 아버지, 묵묵히 일하고 성실히 살아오신 아버지지만 자식들과의 대화의 창은 엄마만큼 편하게 열려있지않고 어딘가 모를 서먹함을 꾸리고 있었다. 아버지들이 듣기 싫어하는 말, 그리고 인정하기 싫어하는 말, 내가 돈 버는 기계냐.

우리나라의 이런 모습, 편모, 편부 가정이 아닌데도, 아버지는 한국에서 돈을 벌고 아이들과 엄마는 해외에 나가 기러기 생활을 하며 아빠가 등골빠지게 번 돈으로 공부하고, 아예 외국에 눌러앉아 살거나 아버지와의 연을 끊는 가정의 해체조차 일어난다. 물론 책에선 기러기 이야기까지는 나오지 않았지만, 아버지에게 주어지는 등짐은 너무나 가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자녀들에게 인정받지도 못하면서 말이다.

 

나의 아버지, 그리고 아버님, 또 우리 아이의 아버지가 되는 우리 신랑까지.. 내 주위의 모든 아버지들을 다시 생각해보게 되는 소설이었다.

이야기에 몰입되는 속도감도 엄청났고, 시간과 공간이 뒤죽박죽되어있는 듯하나 너무나 명약관화하게 연결되는 이야기들에 눈이 저절로 번쩍 뜨이는 그런 이야기들이기도 했다. 그래서, 이렇게 된거로구나. 뒤늦게 아버지의 그럴 수 밖에 없는 상황들을... 100% 공감은 아니더라도, 새로운 공감을 할 수 있는 그런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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