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의 눈물 1 - 어느 한국인 용병 이야기
윤충훈 지음 / 판테온하우스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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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의 비극 6.25전쟁이 발발한 지 어느덧 60년이 흘렀다. 총 45개국이 참전한 2차대전 이후 최대의 국제전. 하지만 전장은 오직 한반도로만 국한되었던 이상한 세계대전. 일본의 식민 지배를 스스로 벗어나지 못했다는 죄 하나로 한반도는 그렇게 냉전의 제물로 바쳐져 그 많은 포화를 고스란히 홀로 받아야만 했다.

그리고 그때 패인 깊은 상처들은 여전히 남북으로 갈라져 피를 흘리고 있다. 전쟁을 경험하지 못한 많은 이들에게 전쟁의 참상을 알게 하려는 의도로 기획된 드라마 전우와 로드넘버원은 참혹한 전쟁의 모습을 통해 반전과 평화의 소중함을 말해주고 있다. 로드 넘버원이 한국전쟁이전의 상황과 사랑을 중심으로 말하는 것이라면, 전우는 한국전쟁이후의 상황과 인간애에 초점을 맞추었다. 서로에게 고통을 주고받는 전쟁은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다.

기존의 전쟁소설은 한국과 일본, 한국과 중국의 전면전을 다뤘던 반면, 이 책은 현재 대한민국이 처한 현실적인 소재를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탈북자' 문제를 비롯해 '알카에다'와 같은 국제테러단에 의해 저질러지는 한국인 납치사건, '블랙워터'로 유명한 국제 민간군사기업의 급부상과 군사 분야의 민영화 움직임, 나아가 세계 경제전쟁과 자원선점 경쟁 등을 통해 우리가 처한 현실적인 문제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한다.

<사막의 눈물>은 국내 군사 사이트 <유용원의 군사세계>에 <슬픈 열대>라는 제목으로 연재되어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이란다. 드디어 2년 만에 책으로 출간되어 우리 곁으로 온 것이다. 전체적으로는 용병이 중심축이 되어서 사건의 배경과 프로젝트의 비밀, 아프리카의 자원선점 경쟁 등 다양한 국제정세 등에 대한 것도 간접적으로 언급하고 있었다. 그리고 한국, 미국, 중국 모두 자국군을 내세우지 않고 용병을 투입하였다는 점을 보았을 때 용병의 삶과 죽음에 대해서 잘 그려진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용병을 앞세운 산업전쟁의 전반을 보여주는 작품이었고 반군과 테러조직, 탈북자 등의 등장으로 배신과 죽음 그리고 용병의 삶과 그들의 고통과 죽음을 그린 작품이다.

대한민국의 5천년 역사에서 지금의 대한민국처럼 전 세계로 뻗어나간 경우는 일찍이 없었다. 현재 우리나라는 전 분야에 걸쳐 세계 속에 당당히 자리매김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한국 사람들은 국제적인 상황을 파악하는 능력이 부족하고, 외국에서 발생한 납치사건을 너무 단순하게 생각하는데 대한 제대로 된 대책 역시 전무한데 대해서 신랄하게 비판한다. 이 소설은 이러한 우리의 국제인식에 관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여 세계 속에 우리의 목소리를 내고, 우리의 이익을 지키는 것 즉, 경제 전쟁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실감하게 할뿐만 아니라 세계 에너지 소비 7위, 에너지 자급률 약 3%, 오늘도 세계 곳곳에서 유전을 개발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희망찬 미래를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은 용병, 탈북자, 국제테러단, 그리고 대한민국 국정원의 비밀과 음모 그리고 배신이 주를 이루고 있으므로 많은 독자들에게 신선한 흥미를 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되어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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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의 기술
안셀름 그륀 지음, 김진아 옮김 / 오래된미래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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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노인은 탄식하기를 “가시로도 막을 수 없는 게 늙음이요. 막대로도 칠 수 없는 게 백발이라”고 했다. 예나 지금이나 늙음이 썩 환영을 받는 것 같지는 않다. 더러는 노인문제를 핵가족화, 도시화, 고령화 같은 사회 변동과 연관지어 ‘현대’ 사회 문제의 하나로 보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노인에게는 ‘전통’ 사회가 꼭 황금 시대였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출산율이 낮아지고 평균 수평이 길어지면서 나타난 고령 인구의 증가, 곧 고령사회는 바로 현대 사회의 현상이다. 한국도 이미 2000년에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의 7%를 넘어선 사회를 가리키는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여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2019년쯤이면 노인 인구의 비율이 14.4%에 이르러 ‘고령 사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들 한다.

<노년의 기술>은 우아하게 잘 늙는 방법을 일러주는 책이다. 독일 출신으로 베네딕트 수도회 수도사이자 세계적으로 명망 있는 영적 조언자인 ‘안제름 그륀’이 썼다. 그륀 신부는 굳이 노력하지 않아도 늙지만 잘 늙는 방법은 배워야만 알 수 있다고 하면서 우선 늙는 것을 받아들이고 즐기라고 조언한다. 즉 사람이 늙어가며 겪을 수밖에 없는 한계를 인정하고, 그 속에서 새롭게 발전된 자신을 발견하고, 시기에 맞는 도전의 대상을 찾고, 익숙한 사람과 이별하고, 새로운 사랑을 찾아가는 과정 등 여러 상황을 보여주며 삶의 지혜를 들려준다.

저자는 노인이 되어서 좋은 일도 있고 나쁜 일도 있지만 있는 그대로 인정하면서 그것에 대해 스스로 자유로울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잘 늙는다는 것은 부드럽고 너그러워지는 것이며, 욕심을 버리고 과거를 내려놓을 줄 아는 것이라고 말한다. 인생에서 이룬 성과와 인간관계, 권력 등을 내려놓아야 노년의 새로운 가치인 지혜, 너그러움, 여유, 자유가 그 자리에 들어설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서 경제적으로 노년을 준비하는 것만큼, 정신적으로 노년을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도 든다. 무한 경쟁 속에서 주어진 삶속에서 코앞에 닥친 일만 걱정하고 나아간다면 질병과 절망 속에서 생의 나머지 절반을 보내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질주하던 삶의 행보를 잠시 늦추고 자신의 걸어 온 길을 반추해보며 삶과 죽음의 문제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은 인생을 더 가치 있게 살기위해서 꼭 해보아야 할 고민이라고 생각한다.

고령화 사회의 쟁점은 건강문제와 경제적 문제로 나타나고 있다. 수명의 연장으로 이제 우리는 정년퇴직 후의 30년 이상을 소득 없이 먹고살아야 하는 생활을 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 인생의 후반전에는 자신이 축적한 경험과 전문 지식을 이용해 타 분야로 나가거나, 새로 시작하거나, 취미활동을 타인에게 도움이 되는 직업으로 확장시키는 것도 필수적이라고 볼 수 있겠다.

노년의 기술은 평생을 두고 갈고 닦아야 하는 것이다. 삶이란 결국 젊어지는 일이 아니라 늙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노인만을 위한 책이 아니라 늙어가는 것에 대해 한 번이라도 생각해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값진 조언을 얻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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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의 정원
다치바나 다카시.사토 마사루 지음, 박연정 옮김 / 예문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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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은 날씨가 너무 더워서 가족들과 밖으로 피서를 나가도 길에서 몇시간을 보내야하니 짜증밖에 나지 않는다. 그래서 최고의 여름 피서법으로 제일 좋은 것은 독서를 하는 재미가 솔솔하다. 탁 트인 나무그늘이나 선풍기 바람 시원한 거실에서 한 장 한 장 책을 넘기는 재미는 여느 피서지의 즐거움 못지않게 좋다.

우리나라는 1000만 관객을 동원하는 영화가 나오고, 인터넷 사용자 수가 세계 최대라고 자랑을 하지만 한국출판연구소 등이 발간한 독서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성인의 25%가 1년에 책 한 권도 읽지 않는다고 한다. 평균 독서량은 11.9권에 불과하고, OECD 국가 중 최하위에 속한다.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평균 한 달에 한 권 밖에 책을 안 읽는다. 이럴 때 나라도 책을 읽는 것은 얼마나 귀한일인가!

<知의 정원>은 서로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 사람이 만나 각자가 읽은 책을 소개하고 비평하면서 독자들에게 고전적인 교양과 신자유주의의 과잉경쟁 시대에서 살아남는 법 등 엔트테인먼터와 실용적인 교양을 맛볼 수 있도록 해주며 독자들을 知의 세계로 초대하고 있는데, 그들은 이 시대 청춘들의 멘토로 알려진 다치바나 다카시와 일본의 대표적인 논객 사토 마사루이다.

나는 이 책을 읽고 놀라지 아니할 수 없었다. 그것은 다치바나씨가 소장하고 있는 책이 7~8만권이고, 사토씨는 만 5천권가량 된다고 하니 어찌 놀라지 않을 수 있겠는가? 또한 수 만권의 장서를 보관하기 위해 도쿄 시내에 고양이 빌딩을 지은 것으로 화제가 됐다고 한다.

<知의 정원>은‘이 분야에는 이런 책이 도움이 되고 저 분야에는 이런 책이 좋은 것이고…’와 같은 단선적인 형태의 독서법 권유 도서가 아니다. 두 사람의 대담은 어떤 분야에서 특정의 화두가 던져지면 거기서부터 꼬리에 꼬리를 무는 브레인스토밍의 화법을 따른다.

또 이 책 <知의 정원>에는 ‘우리의 뇌를 단련하기 위하여’ 그리고 ‘지금, 여기를 살아가기 위하여’라는 제목으로 2개의 북리스트가 각각 1장과 5장 뒤에 수록되어 있다. 첫 번째 목록에서는 소장하고 있는 책 중에서 100권씩을 소개하고, 두 번째 목록에서는 현재 서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문고와 신서 중에서 100권씩을 추천하고 있다. 이 북리스트에 흥미로운 서평과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사료들을 함께 담아낸 저자들은 왜 이 책을 읽어야 하는지 그 당위성을 역설하며 독자들의 지적 호기심을 강하게 자극하고 있다.

이 책은 지식을 단순히 합목적적으로 흡수하는 방식을 벗어나 현대의 지식세계를 불연속의 세계가 아닌 연속의 세계로 바라보게 하고, 따라서 지(知)의 전체상을 파악할 수 있게끔 도와줄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진정한 교양’이란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찰하고 있다. 각자의 독서론에서 출발해 전방위로 펼쳐지는 두 사람의 대담은 우리 자신들의 사유와 시대적 배경이 더해져 새로운 지식과 교양으로 탄생할 수 있는 과정을 보여 준다.

애덤 스미스는 <국부론>에서 “책 읽는 국민이 부국을 이룬다”고 했으며, 키케로는 “사람은 책을 읽음으로써 의식의 싹을 틔우고, 성장하여 꽃을 피운다. 서재가 없는 방이야말로 영혼이 없는 육체와 같다.”고 한 말대로 다치바나 다카시와 사토 마사루는 시대의 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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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 목숨 걸지 마라 - 지금 당장 버리면 행복해지는 사소한 것들
리처드 칼슨 지음, 이창식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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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인 리차드 칼슨은 세계적인 심리치료사이자 초베스트셀러 작가이다. 또한 그는 행복 만들기 전문가이다. 숨가쁜 경쟁속에서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살아가던 사람이었지만 결혼 직전에 죽은 절친한 한 친구의 삶을 보면서 스스로 인생을 되돌아보게 되었고 변함없는 똑같은 현실이지만 행복하고 충만한 인생을 사는 법을 터득하게 되었다고 한다.

나는 리처드 칼슨의 <사소한 것에 목숨 걸지 마라>를 읽었는데 마음의 평화와 건강을 일깨워주고,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한 삶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주는 100개의 짧으면서도 큰 울림을 주는 글들로 이루어져 있는 책이었다.

인간에게 행복이란 무엇인가? 인간 삶에 있어 최상의 가치인 행복을 얻기 위해 우리들은 절치부심하고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정작 그 행복을 얻기 위해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잘 모르고 있다.

디지털 기술 하나로 세계적 부를 얻은 빌 게이츠와 주식 투자 인수합병의 대가인 워런 버핏, 세계를 마음대로 움직이는 초강대국 미국의 대통령 버락 오바마와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 모두 성공한 사람들이다. 그들에게 당신은 행복한가? 라고 물었을 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저자는 <행복에 목숨 걸지 마라>를 통해 진정으로 우리의 행복을 가로막고, 밝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발길을 가로막는 방해물들을 버리는 방법에 대해 말해주고 있다. 우리의 행복을 방해하는 요소들을 버려야 한다. 실패, 집착, 슬픔, 불행, 질병, 스트레스, 갈등... 이 모든 것들은 우리의 삶을 불행하게 하고, 우울하게 만드는 걸림돌이며 장해물이다.

“행복으로 가는 길은 없다. 행복 그 자체가 길이다”라는 속담이 있다. 행복은 현재 내가 누리고 있는 모든 것이다. 그리고 이미 당신은 충분히 행복하다는 것을 아는 것이다. ‘지금’ 행복하지 않으면 ‘전혀’ 내일도 행복할 수 없다. 행복을 추구하는 평범한 사람들에게서 배운 삶의 진리 그리고 이미 당신은 충분히 행복하다는 것을 아는 것이다. 지금 행복하지 않으면 내일도 행복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그는 이 책을 통해 행복과 희망을 찾고 평화를 누릴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하면서 1부에서는 지금 당장 버리면 행복해지는 사소한 생각들에 대해 나온다. 불행, 재난, 고통, 슬픔, 의심, 두려움, 중구난방, 불완전함, 파괴, 상처, 아픔, 스트레스, 외면 등 모두 사소한 것들이라고 한다.

2부에서는 지금 당장 버리면 행복해지는 사소한 감정들에 대해 나온다. 화, 불안, 분노, 질병, 궁핍, 비난, 비효율, 무시, 은퇴, 이혼, 단절, 집착은 사소한 행동이라고 한다.

3부에서는 지금 당장 버리면 행복해 지는 사소한 행동에 대해 나온다. 망설임, 걱정, 위선, 실패, 허둥거림, 불신, 저항, 상실감, 갈등, 부정, 조급증, 적대감, 비관주의는 사소한 행동이라고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참된 행복이 어떤 것인지, 그리고 정말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이 참된 행복을 가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진정 행복한 삶을 살기를 원하는 자들은 지금 당장 버리면 행복해 지는 사소한 것들을 버리고 행복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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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하성란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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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고 있던 용인에서 오대양 집단자살 사건이 일어났었다. 1987년 8월 29일 경기도 용인시 남사면에 위치한 오대양(주)의 공예품 공장 식당 천장에서 오대양회사 대표 박순자씨와 가족, 종업원 등 신도 32명이 손이 묶이거나 목에 끈이 감긴 채 집단 자살, 변사체로 발견된 사건이었다. 수사결과 오대양 대표 박순자는 1984년 공예품 제조업체인 오대양 주식회사를 설립하고, 종말론을 내세우며 사교 교주로 행세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박순자는 자신을 따르는 신도와 자녀들을 회사내 집단시설에 수용하고, 신도들로부터 170억원에 이르는 거액의 사채를 빌려 쓴 뒤 원금을 갚지 않고 있던 도중 돈을 받으러 간 신도의 가족을 집단폭행하고 잠적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이 사건이 발생했을 때에는 집단자살로 추정됐을 뿐 원인이나 자세한 경위에 대해서는 상세히 밝혀지지 않은 채 수사가 마무리되었다.

소설가 하성란 씨가 10여년 만에 출간한 장편소설 ‘A’(자음과모음)는 이 전대미문의 사건을 소재로 빌려와 그 내막을 작가적 상상력으로 파헤친다. 소설은 한 시멘트 공장 기숙사에서 24명이 동시에 사망하는 의문의 사건이 벌어지고 사건 현장에 있었던 유일한 생존자인 '나'와 진실을 추적하는 신문기자 최영주를 통해 참혹한 사건의 비밀이 드러나는 과정을 그리는데 배경이 2000년대여서 오대양 사건과는 형태만 비슷할 뿐 많이 다르다.

<에이>의 화자 ‘나’는 떼죽음의 현장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인물이다. 소설은 그 ‘나’가 자신이 암흑 속에서 듣고 겪은 그날의 일을 되풀이해서 글로 옮기는 부분과, 사건이 벌어진 지 몇 년 뒤 ‘나’를 비롯한 ‘신신양회의 아이들’이 재회하여 공동체 생활을 통해 신신양회를 재건하는 부분으로 크게 나누고 있다.

신신양회를 재건한 이들은 ‘어머니’라는 이름으로 통하는 신신양회 대표 아래 또래의 많은 여성들이 모여 여인들만의 공동체를 꾸려간다. 이곳의 여인들은 ‘A’가 봉투에 찍힌 편지들을 마음에 드는 남자들에게 보내 공동체 삶을 권유한 뒤 다양한 방법으로 접근해 그들의 ‘정자’만을 자궁에 심어 ‘아비 없는’ 아이들을 낳아 남편이라는 존재 없이 건강하고 현명한 아이를 키우며 여인들끼리 평화롭게 사는 공동체를 꿈꾼다. 여인왕국 'A'의 꿈을 이뤄줄 만한 남자들을 골라 주홍글자 'A'의 이름으로 편지를 보내고 접근해 그들 모르게 아이를 낳아 기른다.

이 공동체가 파경에 이른 것은 ‘어머니’라는 이름의 권력자가 지나친 탐욕을 부렸기 때문이고, 엄마들을 집단 자살로 잃고 난 2세들이 다시 꾸린 두 번째 신신양회 또한 ‘기태영’이라는 구성원 대표가 무리하게 사업 확장을 꾀하면서 점점 몰락의 길로 접어들게 되고 그 후 신도 32명이 시체로 발견된다. 그것으로 신신양회의 화려했던 시절은 막을 내리게 된다. 누가 왜 신신양회를 무너뜨리려고 했는지 그 이유는 지금까지도 숙제로 남아 있다. 작가는 “이번 소설은 오대양 사건의 문제를 직접적으로 다루기보다는 풀리지 않은 사건에 대한 진실을 그려보고자 한 것”이라고 말했다.

왜 그들이 집단 자살을 하였는지, 그 여인들의 아이의 아버지는 누구였는지, 사건의 진실을 책을 다 읽고 나서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무더위 속에서 읽은 책이 이해가 되고 재미가 있어야 보람이 있는데 이해가 되지 않고 머리만 복잡하니 너무 허전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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