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 1
백동호 지음 / 북하우스 / 199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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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실미도의 원작, "실미도"를 쓴 사람과 같은 책을 쓴 사람이라곤 믿겨지지 않는다. 어릴적부터 시작한 다양한 범죄에 이어서 금고털이를 통한 수십억대의 범죄를 넘나드는 그가 말그대로 대도였다는 사실이 지금도 믿기지가 않는다. 

이 책은 백동호 자신의 자전적 실화에 바탕을 둔 실화라고 보는 게 옳을 것이다. 어릴 적 일란성 쌍둥이 형과 헤어져 자라다가 범죄의 길에 접어들고, 그의 형도 그와 접촉할 기회는 거의 없었지만 그와 같은 인생을 살다가 무기 징역수로 살아가게 되고, 저자 백동호는 출옥한 후 절에서 머리를 깎고서 글을 쓰기 시작한다. 

정말 '대도'다운 삶을 살았던 그였다. 출옥한 후에 정말 범죄학의 대가가 되기 위한 공부를 하면서 최고의 범죄자가 되기로 결심했다면 정말 커다란 일도 해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가 수백억대의 대형 범죄자가 되는 대신 소설가가 됨으로써, 우리나라에 얼마나 큰 인재가 생겨났는지 다행이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 편의 소설인 줄 알았지만, 이 이야기가 전부 인생을 살아온 한 남자의 삶 그대로란 사실에 이 책이 새삼 다르게 느껴졌다. 실미도를 아직 영화도, 책도 접해보지 않은 나로써는 그의 책을 순서대로 접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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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펜들턴의 킬러
돈 펜들턴 / 징검다리 / 199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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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래된 책이지만, 킬러란 제목에 이끌려서 읽게 되었다. 총 열권으로, 베트남 전쟁의 유명한 명사수, 맥 보란 중사가 마피아에 의해서 잃은 가족의 복수를 위해 그의 목표가 정해졌다. 바로, 정말 있으리라 생각지도 못했던 이 세계의 마피아 세력을 섬멸하는 일이다. 

그의 가족을 죽음으로 몰아간 이들은 단지 그 표면의 극히 일부분에 불과했을 뿐이며, 그 내부에는 깊숙이 세력이 관여하고 있었다. 정치계의 거물, 온갖 각계 정상들이 바로 마피아의 검은 손이 뻗쳐진 인물들이란 사실에 경악했으나, 이 뛰어난 군인은 다양한 무기를 이용해서 이 마피아 세력을 전멸시켰다. 

이 군인이 아마 전 세계를 상대로 싸우겠다는 포부를 지닌 동기가 그리 커다란 이유로 보이진 않지만, 홀로 수천명은 거뜬히 상대할 수 있을 것 같은 능력을 지닌 이 남자가, 앞으로는 어떤 활약을 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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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엣 클럽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46
박선희 지음 / 비룡소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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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대 소녀가 겪을 수 있는 온갖 사랑의 종류란 것들을 총망라한 책. 열일곱 살이란 어린 나이에 진실한 사랑을 찾고, 반의 한 남자를 짝사랑하고, 그 짝사랑한 남자와 사랑에 빠지고, 연예인을 사랑하고, 동성애에 눈을 뜬 여자들의 이야기가 모두 모여있다면, 정말 믿겠는가? 

화자는 '윰'이란 별명을 고집하는 최유미. 사람들은 그녀를 인간관계 디자이너라고 부른다. 아마도 넓은 오지랖을 가진 그녀였기에 가능한 별명일지도 모른다. 언제나 솔직함을 앞세우고, 자유로움을 지향하는 그녀는 뜻이 맞는 동지들을 모아서 자신의 옥탑방 멤버로 규합한다. 제빵사에 재능이 있을걸로 예상되는 토란, 예쁜 미모를 가진, 천재적인 두뇌형인 연두, 그리고 뮤지컬 배우가 꿈인 맵시있는 주은. 이렇게 특별하고 자유로운 사고방식을 지닌 친구들이 만나서, 17세라는 성장기를 이겨낸다. 

다양한 사랑이 주마등처럼 지나갔고, 마치 무지개같은, 다양한 빛깔의 감성을 지닌 이야기가 이렇게 술술 쏟아져 나올 수 있단 사실이 놀라웠다. 특히, 동성애를 둘러싼 문제가 이 책의 주요 핵심 중 하나가 되기도 하지만, 그 주변 이야기도 충분히 자신의 존재를 드러낸다. 아람과 가영, 정말 서로를 좋아하지만 이반 사냥이라는 명목 아래 자살 시도와 전학까지 하게 만드는 그러한 남들의 잔인한 탄압. 그들 스스로 살아가는 게 무엇이 문제인가? 우리는 우리에게 피해 한 번 끼친 적 없는, 단지 혐오스럽다고, 소수라는 이유만으로 괴롭힌다. 

그리고 책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것은, 윰이 한때나마 목표를 가지고 연습했던 레포츠, 카이트이다.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도록 만드는 이 레포츠는, 20세, 곧 모든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는 나이에 멀리 훌쩍 날아가버리고 싶다는 생각을 대신 짊어지고서 하늘을 날아주었다. 정말 묻고 싶다. 우리는 왜 이러한 환경 속에서 살아야만 하는가? 고작 세 살 차이에, 그것도 더 점잖아 보이는 조선 시대에서 가능했던 일들이 더 개방적이어야할 현대에서 더 배척당한다는 모순된 모습이 드러난 것이다. 

그녀들은 줄리엣이 되어 데리러 올 로미오를 꿈꾸고 있었다. 언젠가 그들은 그들에게 걸맞는 로미오를 찾아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들이 원하는 사랑이란 것들이 아름다운 결실을 맺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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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짜탐정의 사건노트 6 - 인형은 웃지 않는다 오랑우탄 클럽 6
하야미네 카오루 지음, 오유리 옮김, 정진희 그림 / 비룡소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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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짜 탐정의 사건노트, 제 6권. 내게는 첫 만남이었지만, 정말 재미있던 추리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처음 봤을 때에는, 지극히 단순한 추리 하나를 가지고서 책 한권을 내는 그러한 싸구려 추리 소설일지도 모르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어느 정도는 저학년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책이었을 지라도 매우 흥미있는 주제를 다루었다. 중학생들이 겪는 영화 촬영 합숙 에피소드와, 정말 밥을 좋아하는 명탐정 유메미즈의 사건이 적절하게 결합된 책이었다. 

사건 풀이는 아마도 직접 책을 읽는 것이 더 낫겠다고 생각하고, 이 책은 사건 풀이만이 중심되는 책이 아니므로 책 소개가 매우 편하다는 사실에 매우 감사하다. 세 쌍둥이, 아이, 마이, 미이와 아이가 속한 문예부의 친구들이 벌이는 사건 해결 에피소드. 그리고 정말 불량해보이는 부부장 레치와의 관계. 아마도 이러한 다양한 요건들이 이 책을 재미있게 만들어주는 지도 모른다. 

그러면, 막상 풀이를 듣고 보니 지극히 간단해 보였던 이 사건의 결말만을 알아보자면 인형을 만드는 명인 집안인 구리스 가의 인형의 탑에서 일어난 두 명의 살인 사건에 대한 것이 바로 그 내용이다. 온통 검은색으로 칠해진 인형의 방, 죽은 건설 업체 사장과 죽은 구리스 가의 마지막 명인의 이야기.

매우 흥미진진했기에 아마 전편들도 모두 재미있었을 것이라고 예측한다. 특히 이 책을 읽고 나서는, 비록 해피 엔딩이라 하겠지만 일종의 섬뜩함이 나를 훑고 지나갔다. 아마 다음 시리즈들도 모두 푹 빠지고 읽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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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픽처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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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정말 박진감 넘치고, 새벽까지 책을 손에서 떼지 못하게 만든 책을 만났다고 할 수 있다. 셜록 홈즈가 뛰어난 범인의 술수를 뒤집는 것보다, 오히려 완벽 범죄에 가까워 보이는 이 변호사의 새 인생 설계 과정은 정말 놀라울 정도였다. 

책을 읽으면서, 나는 이 살인자에게 연민을 느꼈다. 월 스트리트에서 크게 성공한 이 변호사는 고정 고객이 있고 커다란 수입이 있는 중산층이었다. 두 아이와 아름다운 아내가 있는 행복한 삶.. 으로 보였겠지만 그의 결혼 관계는 아내 베스의 벤에 대한 피해의식으로 인해 삐걱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아내와 자만심 넘치는 사진가 게리의 관계를 알고서, 게리를 우발적으로 죽이게 된 그는 선택의 갈림길에 놓인다. 벤 브레드포드로써 감옥에 갈 것인가? 아니면 게리로써 새 삶을 시작할 것인가? 

요트 사고로 위장하여 벤 브레드포드를 죽이고 게리로 환생한 이 남자를 이제는 정말 게리라고 부를 수 있었겠지만, 몬테나 주에서 그의 사진이 크게 성공하면서 오히려 그는 또 다시 위험에 처하게 된다. 하지만 그의 새 인생 설계에는 그의 뛰어난 두뇌도 한 몫 했겠지만, 상당한 운이 뒤따랐음을 알 수 있다. 자동차 사고로 인해 그는 마치 죽은 사람인 것처럼 되었으며, 이제 그는 앤드류 타벨이라는, 어린 시절에 죽은 한 사람의 이름을 빌려 새 삶을 시작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러한 삶을 겪을 수 있겠는가? 월 스트리트의 유능한 변호사에서 위대한 예술혼을 갖고 태어난 사진가, 그리고는 평범한 교수이자 아마추어 사진가인 남자가 되어 여생을 보내는 그의 모습. 이 책이 영화화되고 있다고 들었다. 충분히 그럴 만 하다. 사진가 게리 서머스의 삶만 해도 표면적으로는 충분히 영화화되고도 남는데, 이제는 이 흥미있는 책속에서 영화를 위한 소재거리를 찾는다는 건 식은죽 먹기다. 

한 범죄자의 삶을 따라다니고, 마치 그의 삶을 내 삶과 동일시하여 살았던 그 일생의 시간들이 짧은 순간안에 지나갔다는 것은 정말 놀랄만한 일이다. 정말 훌륭하고 멋진 소설이었다는 말로 밖에 표현하지 못할 것이다. 그의 탄복할 만한 위장술은, 이제 사진을 좋아했던 한 아마추어 사진가의 평생의 역작들을 그가 죽은 후에야 책으로 출간될 수 있도록 할 것도 안다. 글쎄, 나는 그의 삶이 예술이었다고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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