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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인예찬 - 신숙옥이 제안하는 자신의 의지를 관철하는 비결
신숙옥 지음, 서금석 옮김 / 푸른길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강자와 약자는 선인과 악인으로 나뉜다. 옛날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강자는 악인으로, 약자는 억울한 선인으로 표현되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권력에 의해서 약자들은 더 크나큰 고통만 받고 있다. 약할수록 오히려 더 악인으로 낙인찍히는 세상. 이 세상을 재일교포 신숙옥 선생님이 명쾌하게 해설해 주신다.
이 세상에 강자는 권력이 뒷받침을 해주기 때문에, 충분히 선량한 사람인 척할 수가 있다. 물론 실제로 선량한 사람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권력의 맛에 길들여진 강자들이 선량할 수 있는 경우는 얼마나 될까? 반대로 약자는 강자에 맞서서 자기 몫을 챙기기 위해 싸워야 한다. 그러면 그 도중에 강자는 약자를 악인으로 낙인찍을 것이다. 그러면서 약자는 점점 악인이 되어가고 강자는 선인이 되어가는 것이다.
약자가 악인이 되는 세상의 대표적인 예는 바로 농부와 지주일 것이다. 농부는 농사를 지으면서 수많은 살생을 해야만 한다. 하지만 지주는 가만히 있어도 되기 때문에 선인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그 반대로 생각해야 한다. 농부는 약자로써 어쩔수 없이 사회의 악인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극락에 갈 수밖에 없고, 지주는 살생은 안했지만 농부의 노동력을 쥐어짰다. 사람의 능력을 착취했으니 그것이야말로 지옥에 갈 일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신숙옥 선생님은 여자이자, 일본에 사는 한국인이자, 무학력이었다. 천대받는 세가지 조건을 모두 갖춘 것이었다. 하지만 여자였고, 한국인이였고, 학력이 없다는 것이야말로 신숙옥 선생님의 가장 큰 무기가 되었다. 여성이었지만 남자를 얼마든지 뛰어넘을 수가 있다는 인상을 심어주고, 한국인이지만 실력이 있다는 인상을 심어주고, 무학력이지만 학력이 있는만큼 실력이 있다는 인상을 심어주기 때문이다.
이 사회에서는 수많은 악인들이 있다. 단지 자기에게 거슬린다면 악인이 되는 것이 바로 세상이다. 일본에 살기 위해서 대항하는 난민들도 악인, 한국인과 같은 악인들의 편이 되어주면 악인, 일본 정부에 해가 된다면 악인이다. 도대체 악인은 무엇인가? 누군가에게 해가 되면 악인이란 것인가? 무엇이 진짜 정의이고 무엇이 진짜 선인가?
이세상의 모든 어머니는 여자이다. 나의 어머니 또한 여자이다. 나의 어머니는 여자셨고, 훌륭하게 나를 키워주셨으며 당당하게 이 사회의 일원으로서 살아가고 계신다. 하지만 지금 어머니는 일부에 대한 악인이 되어가고 계신다. 자신의 것을 찾기위해 일하는 것뿐인데, 그것이 한 회사의 해가 되어가고 있다.(어떤 일인지, 회사의 이름은 밝히지 않겠다.)
현재 소고기에 반대하여 시위를 하는 사람들이 무척 많다. 그러면 시위를 하는 사람들은 한국에 대한 반역 행위를 하는 것이고 한국의 악인이 되어간다는 말인가? 그들도 살기 위한, '발버둥질'치는 약자들일 뿐이다. 이 대통령의 행동에 반대 의견을 가진 일부 민주일 뿐이다. 그들은 왜 악인이 되어가는 것일까? 그들의 의견을 맞추는 언론도 악인이 되고 같이 돕는 자도 악인이 되어간다.
이러한 악인에 대한 체계는 어린 아이들의 이지메에도 영향을 끼친다. 이지메를 도우면 같이 이지메가 되는 세상.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은 도와주고 싶어도 남을 도와주고 싶어하지 못한다. 일부가 누군가를 이지메로 만들기 시작하면, 곧 모두가 두려워하기 때문에 모두가 도와주지 못한다. 만약 모두가 이지메가 된다면? 그러면 그들은 과연 이지메인가? 오히려 이지메가 되지 못한 자들이 도리어 더 이지메가 되는 것이다. 두려움, 두려움이 바로 악인의 조건이다.
발버둥질은 멈추어선 안된다. 이 세상의 모든 악인들은, 선인들에 대해 대항을 해서 진정한 자기 자신을 찾아가야 한다. 설령 그것이 세계에서 가장 힘 쎈 자거나 큰 권력을 쥔 자라고 해도 그렇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