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라는 것은 과거의 흔적을 글로 나타내고 그것이 말로 전해져 현대까지 전해진다는 것으로, 나는 가끔씩 미래가 중요하지 이미 지나가버린 흔적 따위를 공부하는 게 무슨 도움이 되겠냐며 의심을 품어본 적이 있다. 하지만 그런 마음이야말로 정말 위험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역사가 중요하지 않다면 왜 어른들이 역사를 가르치겠는가? 우리는 과거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역사를 배운다. 또 실패는 되풀이하지 않고 배울 점은 머릿속에 다시 집어넣기 위해 역사를 배운다. 역사란, 단지 지나간 흔적만이 아니다. 우리의 스승이 되어주는 몇천년된 지식인 셈이다.
김 정 선생님의 저자 강연회는 그 어느 역사에 관한 강연회보다 재미있고 멋진 수업이었다. 저자님은 국사도 중요하지만 세계사도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계시는지 국사를 설명하시는 도중에 계속 세계의 역사에 관하여 맞물려 설명해 주셨다.
보통 학교에서는 우리나라의 고조선이 건국된 시기가 기원전 2333년이라고 주장한다. 또 북한에서는 심지어 기원전 5000년정도에 건국되었다고 말한다. 보통 석기 시대가 언제였는지를 살펴보면 이는 터무니없는 소리다. 김 정 선생님은 어차피 역사는 역사일 뿐인데 이렇게 욕심을 부릴 필요까지는 없다며 말씀하셨다.
현재 우리나라의 영토에 관한 최대 이슈는 독도 문제와 동북공정에 관한 것이다. 김 정 선생님은 주로 동북공정에 관한 설명을 해주셨다. 솔직히 중국과 일본에 대해 좋은 감정을 가지고만 싶어도 영토 문제만 나오면 갑자기 험악해진다. 보통 이런 싸움이 나는 까닭은, 중국의 영토에 속해 있는 일부 땅이 과거 발해의 영토였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우리 민족으로 인정조차 하지 않았던 발해를 단지 지금의 고구려인들이 속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그 영토를 내놓으라고 주장한다. 물론 이런 생각이 나쁜 것은 아니다. 영토가 늘어나서 나쁜 점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단지, 우리는 조금 더 정보를 찾아내어서 과학적으로 주장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 선생님의 인터뷰 내용을 보니, 이렇게 말씀하셨다.
"국사 시간에 세계사 공부한다는 것이 어쩌면 이렇게 들릴지도 모르겠네요. 국사 시간에 땡땡이치고 세계사를 공부하는 것, 물론 이것은 아주 달라요. 제가 말하는 것은 국사 시간에 세계사도 같이 공부한다는 것을 말한답니다."
저번에 책 제목을 읽고서, 내가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국사 시간에 땡땡이치긴가?"
그런데 김 정 선생님이 그 말을 그대로 옮기신 것이다! 과연 제목이 그렇게 들릴지도 모르겠다, 하며 웃어 넘겼다. 이번에는 또 웅진주니어에서 김 정 선생님의 저자 강연회에 초청한다고 한다. 유명한 교수님의 연설을 내 두 귀로 직접 들을 생각을 하니 눈빛이 벌써 초롱초롱해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