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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여인간 안나
젬마 말리 지음, 유향란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아일랜드라는 영화, 이 영화는 인간 복제에 관한 영화로, 복제인간의 장기를 실제 인간의 장기로 교체하면서 복제 인간의 생명을 함부로 하는 것에 대한 내용을 다루었다. 그리고 이 책은, 우연찮게 발명한 장수약으로 평생동안 살게된 사람들로 인해 생기는 디스토피아를 다룬다.
디스토피아란, 파라다이스와 같은 의미를 가진 유토피아의 반댓말로, 미래에는 유토피아 세계 대신에 디스토피아가 찾아올거라는 의미에서 이 말이 생겨났다. 그렇다. 기계가 발전할수록, 우리 인간은 어느 방향으로 향할지 모른다. 어쩌면 정말로 장수약이 생겨나 우리는 평생을 살아가게 될지도 모른다.
주인공인 안나는 부모님이 포고령을 어기고 낳은 자식이다. 사람들이 장수약을 먹게 되면서 거의 영원히 살게 되자, 목숨 하나당 목숨 하나라는 원칙으로 세계는 인구수를 유지하기 위해서 포고령을 내렸다. 이를 어길 경우에 감옥에 가게 되고, 자식은 수용소에 갇혀 잉여인간이 되는 것이었다. 안나가 바로 그들 중 하나였다. 자신이 잉여인간이라는 사실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그렇게 잉여인간에 자연스럽게 융화되었다. 하지만, 변화란 것은 항상 찾아온다는 것을 아는가?
맨 처음 보자마자, 어두운 감옥이 떠오르면서 미래에는 너무나 많은 디스토피아들이 존재할 것에 대하려 우려된다. 과연 사람들은, 평화를 지키면서 제대로 살 수 있을까? 인간이 수명을 이만큼 유지하는 것도 긴 것이다. 그로인해 세계에는 수십억명의 사람들이 살고 있다. 이들은 평균 수명이 70~80세에 이르니, 앞으로도 인구수는 계속 늘어날 것이다. 이 상태로 평생을 살게 된다면? 아, 욕심 많은 사람들은 영생을 포기할 수 없었기 때문에 새로운 세대로의 교체를 원하지 않았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은 자식을 키우면서 새로운 세대가 자라나길 기대하지만, 포고령에서 탈퇴한다는 그 자체야말로 엄청난 부담감을 지게 되는 것이므로 어쩔 수가 없었다.
수용소에서 거의 수석이다시피 우수하게 지내던 안나는, 어느날 갑자기 들어온 피터의 존재에 자신의 삶이 막 변화하려함을 느낀다. 피터는 외부에서 들어왔으며 그동안 수용소에서 자신이 잉여인간이라는 것을 거의 느끼지 않았기 때문에 수용소에서도 담담하게 지낼 수 있었다. 그런 피터를 보고 안나는 끊임없이 갈등한다. 이 수용소를 탈출하고서도 나는 살아남을 있을까? 아니면 여기서 그대로 잉여인간으로 남아있어야 하는가? 하지만 안나도 반항을 시작하면서 그로 인한 쾌감을 느끼고, 끝내 피터와 함께 이 수용소를 빠져나가기로 결심한다.
이야기는 마치 유태인이 수용소에 갇혀 있었던 이야기와 비슷하게 흘러들어간다. 그들은 나치가 유태인을 대하듯이 이 세상에 살아있어서는 안될 것들이었으며, 살기 위해서는 인간이 아닌 것처럼, 인간의 밑에서 일해야지만 잉여인간으로 살아있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먹는 것도 제대로 먹지 못했고, 온갖 더러운 일을 해야 했으며, 잠시라도 자신이 인간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으면 심한 구타를 당했다. 이야말로 태어나서는 안될 생명이라고 해서 함부로 대하는 한 예가 된다.
안나의 부모님은 자신들의 자식인 벤과 안나를 위해 목숨을 버렸다. 만약 그들이 안나와 벤과 함께 도망을 칠 수 없을 경우, 목숨 하나당 목숨 하나라는 원칙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결국 수용소에서 탈출한 안나를 찾던 수색대원들은 끝내 안나를 붙잡아가지 못하고, 피터의 아버지였던 고위 공무원을 피터의 어머니였던 핀센트 소장이 쏴 죽여 피터도 살아남을 수 있었다.
피터의 어머니가 피터의 아버지를 죽인 계기는 매우 긴 이야기여서 서술하지는 못하겠다. 하지만 대략적으로 말하자면, 피터의 아버지는 국가 보훈자로써 오직 아이 한 명을 낳을 수 있었다. 핀센트 소장은 자신의 아이를 키우겠다는 생각으로 그와 결혼했으나 그는 이미 결혼한 첩이 있었다. 절망에 빠진 핀센트 소장은 그녀의 아이이자 잉여인간인 피터가 죽은 줄만 알고선 수용소에서 반항하던 그를 죽이려고만 했다. 잉여인간이기에 자신의 아이를 죽일뻔했던 핀센트 소장의 심정이, 아이를 사랑함에도 불구하고 잃었기에 더이상 아이를 따뜻하게 대해주지 못하는 핀센트 소장의 마음이 이해가 된다.
표지에 나온 The Declaration. 포고령이라는 의미를 가진다. 곧 이 이야기의 모든 시작은 장수약으로 인해 생긴 포고령 때문이었으며, 이 포고령에 대항해 싸우는 한 태어나서는 안될, 그러나 목숨 교환으로 이 세상에 겨우 살수 있게 된 한 인간에 관해서 다룬다. 하지만 영생이란 것은 어쩔 수 없는 욕심인가 보다. 나 또한 영생을 욕심내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아무리 과학이 발전해 좋은 삶을 살더라도, 디스토피아가 파생하는 경우만이라도 피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