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는 자기도 모르게 손톱을 깨물었다. - P15
유리가 사는 동네는 무덤처럼 조용하다. - P16
태어나서 지금까지 한 번도 이 동네를 벗어나본 적이 없다. - P16
이곳에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그렇게 살다가 죽고 싶지않아, 그것만으로도 가출의 이유는 충분하다. - P17
운전석에 앉아 있는 건 우리 반 반장이자 유도부 주장 박지훈이다. 또 아버지의 차를 몰래 끌고 나온 모양이다. - P19
비명이나 신음 소리를 내면 발길질이 더 심해졌다. - P22
지금껏 말대꾸조차 하지 못하고 쥐 죽은 듯 맞기만 하던 유리가 자신을 붙잡고 저항했기 때문이다. - P25
미나의 말대로 숨을쉬지 않는 것 같았다. 은수는 유리의 얼굴을 손바닥으로 툭툭 쳤다. - P26
몰래 차를 끌고 나온 것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였다. 암묵적으로 눈을 감아주긴 하지만 잠깐 드라이브를 하는 소소한 일탈과 사체 유기는 무게가 달랐다. - P31
도로를 비추는 자동차 불빛을 응시하며 혼란스러운 생각을정리하던 지훈은 갑자기 튀어나온 고양이 때문에 급하게 핸들을 꺾었다. - P32
최희주는 예상치 못한 생경함에 잠시 머뭇거렸다. - P33
그때 친구를 만나러 갔어야 했다고, 어쩌면 세상에 내민 마지막 손길이었을 텐데 나는 무심히 흘려버렸다고. - P38
상담이 종료된 것이 아니라 중단된 상태로 언제든 기회가 닿는다면 계속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는 케이스. - P39
온 국민이 알 정도로 유명한 연쇄살인범이 탈옥을 했다는 사실부터 충격이었는데, 심지어 면담을 진행중이던 범죄심리학자의 집에 침입했다가 죽었다니, - P40
"내 얘기는 나중에…… 언젠가 기회가 있다면 그때 얘기할게." - P41
자기 자식이라고 해도 아이의 성장기를 거치면서 수많은 갈등을 겪는다. 하물며 두 사람에게는 오랜 시간을 함께하며 자연스럽게 축적되는 모녀의 친밀한 역사가 존재하지 않는다. - P43
이병도의 침입과 사망 후 선경이 병원에 입원까지 했다는 걸 듣고 그날 밤 분명 다른 사람은 모르는 사건이 있었을 거라 짐작했다. - P45
"..... 그날, 이병도를 죽인 건 하영이야. 하영이가 그자를 찔렀어." - P45
이병도가 아닌 하영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 - P46
어느새 하영은 희주와 거의 마주 볼 정도로 훌쩍 자라 있었다. - P47
감정 기복이 심할 나이라고 해도 지금의 표정은 너무 해맑다. - P47
전화 통화를 하면서 들끓던 흥분은 이제 차게 식었고, 쏟아내고 싶던 말도 마음속 저 깊은 곳으로 가라앉았다. - P51
최 선생과 첫 상담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간 하영은 ‘최희주‘라는 사람과 ‘심리 상담‘이 무엇인지 찾아보았다. - P51
두 번째는 사실과 거짓을 적절히 섞는 것이었다. - P52
친엄마와 아빠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하영은 실제 있었던 일에 상상을 더해 이야기를 완성했다. - P53
하영은 말하고 싶지 않은 기억들을 머릿속 깊은 동굴에 묻었다. - P53
시간이 지나면 오래된 책처럼 찢긴 부분도 있는 법이다. - P54
이상하게 엄마가 죽던 날의 기억만 사라졌다. - P54
나는 도대체 여기서 뭘 하는 걸까. - P55
"왜 그렇게 자기들 맘대로냐구요! 나한테 아무 말도 안 하고 자기들 멋대로 결정하고." - P59
자신이 숨기려 하던 모든 걸 알면서 지켜보고 관찰했던 것은 아닐까. - P59
선경 아줌마가 자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앞으로 어떻게 할 건지 알고 싶었기 때문이다. - P60
나는 어른들의 손가락에 매달린 마리오네트 인형인가. - P63
자신이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열여섯이라는 나이가 너무 싫었다. - P63
먹구름이 몰려들고 있다. 머릿속의 경고음이 점점 가깝게 들리기 시작했다. - P64
"내가 뭐라고 했지? 아빠 말 안 들으면 어떻게 한다고 했어? 당장 그렇게 할까, 응?" - P66
난 그냥 아빠와 함께 살고 싶었던 것뿐이라고요. 그런데 왜 내 맘을 몰라줘요? - P66
숨이 막힐 것 같은 시간이 계속되자 하영의 두려움은 점점 커져갔다. - P68
아빠는 상담을 받는 조건으로 하영이 했던 일을 용서하기로 했다. - P68
상담실에 가서 조금도 입을 열지 않기로 했던 건 아줌마에 대한 앙심 때문이었다. - P68
아빠와 아줌마, 같은 집에 살고 있지만 세 사람은 각자의 섬에서 살고 있다. - P69
"네게 동생이 생길 거야. 새엄마가 아이를 가졌어." - P69
너무 큰 소리에 귀가 멀어버리면 한동안 주변의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 법이다. - P71
선경은 본능적으로 하영의 기분을 눈치챘다. 넌 이 아이를 미워하는구나. - P72
입술을 앙다물고 아빠를 노려보는 하영의 눈에서 불꽃이튀는 것 같았다. - P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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