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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서진 여름 - 이정명 장편소설
이정명 지음 / 은행나무 / 2021년 5월
평점 :
부서진 여름
이정명 지음
은행나무
큰 딸의 생일이건만, 상황이 여의치 않아서 생일파티도 내일로 미루고, 어제의 급작스런 산행의 여파로 벌레 물린 다리를 긁적이며 뒤늦은 리뷰를 쓰고 있다. 굵직한 소재를 소설적 상상력에 절묘하게 결합한 작품들로 한국형 팩션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 작가 이정명의 신작 장편소설이다. 탁월한 심리묘사와 치밀하게 구성된 서사, 극적 긴장감을 놓치지 않는 전개, 이정명만의 뛰어난 가독성을 담보하는 신작, 『부서진 여름』은 제목 그대로 거짓말과 오해가 인간의 삶에 개입하고, 행복하고 단란했던 가정을 무너뜨려서 그들의 삶을 어떻게 송두리째 빼앗아 가는지를 실감나게 그려내고 있다. 지수, 한조, 수인이라는 세 남녀의 비틀린 운명을 통해 그려낸다. 여기서 말하는 세 남녀가 지수, 한조와 수인인지, 아니면 한조, 해리와 수인이 되는지는 또 다른 과제로 남겨놓아야 할 듯 싶다.
여고생인 지수의 의문스러운 죽음과 이 죽음을 둘러싼 한조와 수인 두 형제는 용의자로 몰리고 두 형제의 아버지가 살인자가 되어 그렇게 정리가 되는 듯 했다.
그리고 20여 년의 시간이 흐른 뒤에, 화가 한조의 아내가 된 해리는 성공의 절정이 된 순간에 의문스러운 소설 하나를 남긴 채 사라져 버렸다. 한조의 모든 것에 관여하고 모든 것을 일궈낸 아내가 사라지고나니 한조의 삶이, 성공이, 인생이 모두 파괴되어 버리는 것 같다.
뒤늦게 지나간 과거를 들춰내는 한조. 그리고 하나씩 밝혀지는 진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부질없는 것 같다. 너무 늦은 것 같다. 모든 사람들이 다 떠나갔고, 이제는 아무것도 잡을 수 있는 것은 없다.
'부서진 여름!' 소설의 제목이 강렬한 만큼, 소설의 내용도 강렬하다. 이미 부서져버린 그 여름의 잔재를 수습하며 도서관을 통해 이정명 작가의 다른 작품을 찾아서 읽어봐야겠다고~
2021.6.22.(화) 두뽀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