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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자가 아닌 한 아이에게 ㅣ 문학과지성 시인선 4
오규원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78년 9월
평점 :
왕자가 아닌 한 아이에게
오규원 시집
오규원 지음
문학과지성사
좋아하는 시!
학창시절부터 좋아해오던 시! 내게는 그저 추억같은 하나의 그림같은 시가 있다.
작은 딸이 좋아하는 시가 뭐야? 하고 물어오는 바람에 아주 오래전 기억을 떠올렸고, 서점을 뒤졌지만 이미 너무 오래된 상황이라 그 시집을 찾을 수가 없었다. 겨우겨우 검색해서 이 시집에서 오규원 시인의 시 「한 잎의 여자」를 찾아내었다. 어렸을 때는 시를 적어놓은 공책도 있었건만, 이미 사라진지 오래고 몇 십년을 들춰보거나 찾아볼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추억을 더듬어 보면, 옛날 감성을 떠올려 본다.
「한 잎의 여자」
나는 한 여자를 사랑했네. 물푸레나무 한 잎같이 쬐그만 여자, 그 한 잎의 여자를 사랑했네. 물푸레나무 그 한 잎의 솜털, 그 한 잎의 맑음, 그 한 잎의 영혼, 그 한 잎의 눈, 그리고 바람이 불면 보일 듯 보일 듯한 그 한 잎의 순결과 자유를 사랑했네.
정말로 나는 한 여자를 사랑했네. 여자만을 가진 여자, 여자 아닌 것은 아무것도 안 가진 여자, 여자 아니면 아무것도 아닌 여자, 눈물 같은 여자, 슬픔 같은 여자, 병신 같은 여자, 시집 같은 여자, 그러나 누구나 영원히 가질 수 없는 여자, 그래서 불행한 여자.
그러나 영원히 나 혼자 가지는 여자, 물푸레나무 그림자 같은 슬픈 여자.
그 때도 마냥 이 한 잎의 여자가 부러웠고, 한 잎의 여자가 되고 싶었다. 그리고 지금 이 '한 잎의 여자'가 주는 슬픔이 무더위에 더 커져만 간다.
2021.8.2.(월) 두뽀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