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말 하지 않아도 돼. 오타니씨 부인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만 잘 살펴봐." - P259

"아, 그런데 이건 다릅니다."
사와이 바로 옆에 있던 사람이 담배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 P260

"있잖아, 시미즈, 있을 수 없는 일이란 없어. 세상만사가 있을 수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되는 거야." - P262

사와이는 ‘목요일의 아이‘에 관련된 누군가가 올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 P263

더 도망칠 수도 있다. 두 사람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고 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멀리. - P264

나는 언제부터, 그리고 왜 목요일의 아이에게 손발이 묶이고 만 걸까. - P265

"움직이기 시작한 거야, 목요일의 아이가. 그야말로 강림이지." - P266

결혼 전에 머릿속에 그렸던 부자간의 정겨운 모습이 산산조각나는 광경을 나는 똑똑히 보았다. - P267

제10장
약속된 땅 - P268

"좀 전에 그 사람, 작가죠? 사와이 요시키. 저 그 사람 얼굴 알아요." - P269

"아저씨가 만나고 싶어 하는 사람."
마야는 태연히 말하고 "두 사람일 텐데 그중에 한 명"이라고 덧붙였다. - P270

"그렇지만 사실은 그 반대에요."
"그 반 학생들은 모두 휘말렸을 뿐인지도 모른다는 이야기죠." - P271

없애고 싶은 건 더 작고, 더 가까운 누군가겠죠. 그 누군가를없애기 위해 이 세계도 ‘내친김에‘나 ‘덤‘으로 없애 버리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 P272

모두 다 우에다 님의 목소리를 담은 파일에서 시작되었다. - P274

마야는 우에다 님의 말에 따라 눈을 감았다. - P276

"아저씨, 하루히코한테 우리 집 이야기 들었어요? 우리 아빠의 진짜 모습이라고 해야 하려나?" - P279

아무리 싫은 세계라도 그게 내가 사는 세계라면 부술 수 없어요. - P281

뭐랄까, 그 사람 목소리를 듣고 얼굴을 보니 제가 모르는 다른 세계에서 온 사람 같은 느낌이 들었죠. - P282

공터가 된 그곳을 다카기는 ‘약속된 땅‘이라고 불렀다. "우린 다들 여기서 모이죠." - P283

‘약속된 땅‘에 발을 디딘 마야의 뒷모습은 장례식장에 있을 때보다 훨씬 슬퍼 보였다. - P285

"비밀 기지였대요, 우에다 유타로가 쓰던. 다카기와 둘이 어렸을 때부터 늘 여기서 놀았대요." - P286

먼저, 내가 할 거야.
‘누구‘인지는 모른다. ‘언제‘인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하겠다‘는 한마디를 단호하게 했다고 한다. - P288

마야가 말했다. "여기 온 사람은 다들 죽이고 싶은 사람 이름을 적어 두고 가죠" 하며 옆에 떨어져 있던 종이를 주워 들어 거기 적힌 이름을 흘끔 본 뒤에 쪽지를 버렸다. - P289

즉 모든 사람은 누군가에게 ‘없어지면 좋을 사람‘인 셈이다. - P291

"사람을 죽인다는 건 너무 힘들어요. 해 보지 않으면 모르니까요, 그건." - P292

마야 곁에는 어떤 사람이 있었다. 젊은 남자가. 나를 돌아보며 웃었다. 틀림없이, 확실히, 웃었다. - P293

우리는 모두, 누구나 누군가에게 살해될 가능성이 있다. - P294

목요일의 아이들아, 너희들은 세계의 끝을 보고 싶지 않은가? 멸망해 버린 세계의 그 고요 속에 서 있고 싶지 않은가? - P294

사와이의 목소리가 심하게 허둥대고 있었다. - P296

"시미즈! 마야가!"
죽었어. - P298

제11장
끝의 시작 - P300

마야는 발키리 급성 중독으로 죽었다. - P300

"소년법 문제도 있고 아직 누군가가 남은 독약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습니다." - P302

시작되었어요.
내 가슴속에서 하루히코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버지, 아세요? 시작되었어요. 세계의 끝이 시작되었어요. - P303

"마야를 자살로 처리하고 발키리 문제도 덮어 두는 게 최선이라고 판단한 거지, 경찰은." - P304

마야 사건이 아름답게 완결되면 아이들이 그걸 동경하게 된다. 복음이 주어지는 셈이다. 아름다운 소녀가 아름답게 순교한 이야기가 만들어진다. - P305

성녀가 강림했습니다. 마야가 세계의 끝을 보았습니다. 아주 아름다운 풍경이었다고 합니다. - P307

그들은 모두 다마가와시 후지미다이 중학교 2학년 학생입니다.
하루히코가 전에 다니던 학교 학생들이었다. - P308

"요시무라라는 애가 있었어."
블로그에 적혀 있던 세 명 가운데 한 명이었다.
"그럼 스기노, 니시야마라는 애는 없었어?" - P310

뒷좌석에 누군가가 있었다. 젊은 남자다. 나와 눈이 마주치자살짝 고개를 숙였다. 후훗, 하고 웃는 것처럼 보였다.
다카기 슌스케 - P311

손에 쥔 캡슐을 보이며 "소란스럽게 굴면 죽을 겁니다"라고 했다. "이미 눈치챘을 테지만…… 이건 발키리예요." - P312

"독이라는 건 재미있어요. 사와이 씨도 여러 가지 사건을 취재했겠죠? 독살 사건도 있었나요? 일가족 동반 자살이라도 괜찮은데." - P314

"이거 비타민 캡슐이에요. 그렇지만 내용물을 모두 발키리로 바꿔치기했을지도 모르고 발키리를 일부만 넣었을지도 모르고 사실은 애초부터 제가 지닌 것까지 모두 다 비타민일지도 모르죠." - P316

"후지미다이 중학교 2학년 2반 스기노 쇼마, 길에서 사망." - P318

후지미다이 중학교 2학년 1반 니시야마 요헤이, 길에서 사망. 블로그에 이름이 적힌 세 명 가운데 두 명이 처형되었다. - P318

‘운이 좋으면 무사히 빠져나갈 수 있다‘와 ‘운이 나쁘면 지뢰를 밟고 죽는다.‘ 어느 쪽이 더 두려운가. - P320

후지미다이 중학교 2학년 3반 요시무라 다이치로, 학교 정문앞에서 사망.
"처형, 완료했습니다." - P320

"밤마다 게릴라의 습격을 대비했던 부대는..… 병사들이 대부분 정신이 이상해졌죠…." - P322

"하루히코에게 물어봤죠. 시미즈 씨에 대해서는 모두." - P324

인질을 잡혀 있는 꼴이었다. 그런데 그 인질이 바로 범인인. 이런 웃기는 이야기가 어디 있나? 하지만 모든 인질 가운데 그게 가장 효과적일지도 모른다. - P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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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 지난번에 이야기했던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사와이 씨와 만나기로 했는데요………." - P193

ㅡ사와이 선생님 팬은 저뿐만 아닙니다. 우리 반 와타나베, 시로이시, 사야마는 물론이고 가와조에, 이시다, 고다마, 소노베, 이노바라, 요시자와도 선생님의 예전 작품을 아주 좋아합니다. - P194

거기에는 이름과 마찬가지로, 자 같은 것을 대고 쓴 듯한 어색한 문자로 ‘다카기 슈스케‘ 라고 적혀 있었다. - P195

러시안룰렛이라는 표현이 『살육』이란 책 안에도 나온다. - P196

"그렇지만 우에다의 집에 없었다고 이 세상 어디에도 없다고는 확언할 수 없어요." - P198

"다카기 슌스케는 알고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발키리를 숨겼다는 사실 뿐만 아니라 범행 계획도." - P199

"그건 공범자의 분노 같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 P200

다카기 슌스케가 ‘나이토 선생님은 아사히가오카 중학교에 다시 근무하신다면서요.‘ - P202

"혹시 두 사람이 그런 관계였다면 우에다 유타로가 발키리를숨길 곳이 한 군데 더 늘어나는 셈이죠." - P203

와타나베 마리코의 집.
그것은 결국 우리 집. - P203

창가에 앉은 학생은 온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숨 막히는 고통에서 벗어나려는 듯 머리로 창문을 마구 들이받아 두꺼운 유리가 깨졌다. 괴로워하며 바닥을 뒹구는 학생도 있었다. - P205

우에다 유타로가 아사히가오카에 살지 않았더라도 ‘목요일의 아이‘ 사건을 일으켰을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 P206

갑자기 열네 살 소년의 ‘아버지‘가 된 내 곤혹스러움과 초조, 불안에 대해서도 숨김없이 털어놓았다. - P207

"뭐 심정은 이해가 됩니다. 그렇지만 그렇게 ‘아버지는 어떠해야 하는가?‘를 의식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는데요." - P208

하나뿐인 딸이 같은 반 아이에게 독살당해 슬픔으로 가득 찬 나날을 보냈을 와타나베 마리코의 부모는 어떤 심정으로 이웃집의 시끌시끌한 소리를 들었을까. - P210

아름다운 뉴타운에서 누리는 행복한 삶에 우리가 아직 익숙해지지 못했을 뿐이다. - P211

분명히 맞는 말이라는 생각이 드는 한편, 뭔가가 잘못된 게 아닐까 하는 느낌도 든다. - P213

어린 티도 나지 않고, 그렇다고 어른이 하는 위협처럼 무시무시한 느낌도 들지 않았다.
그래서 더 두렵다. - P214

혹시 모를 일이니까, 같은 말투나 표정이 아니었다. 더 진지하고 절실해 보였다. - P215

결혼은 이제 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 30대 중반부터 잊고 지냈던 작은 꿈이었다. - P216

"네가 이렇게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는 건 처음이야."
사와이의 이 말은 딱히 연기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 P217

가나에는 ‘행복한 가정의 아내‘를, 나는 ‘행복한 가정의 남편‘을 각자 연기하면서 끝도 없이 이어지는 연극 무대에 서 있는 듯한 기분을 떨칠 수 없었다. - P218

- 목요일의 아이가 늘었습니다. - P221

"7년 전 일을 생각하면 이렇게 아사히가오카 중학교 교사로 복귀한 것만으로도 대단하다고 봐." - P222

"눈이 마주쳤던 모양이야."
우에다 유타로의 눈과. - P223

"아들을 정말 믿고 싶다면 확인부터 해."
나지막한 목소리로 타이르듯 말했다. - P225

사와이는 돌연 ‘헉‘ 하고 말을 끊었다. 그러곤 허둥지둥 창문 손잡이를 더듬었다. - P227

제9장
두 번째 사건 - P228

급성 심부전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 P229

오타니 씨가 쓰러졌을 때 마야와 마사토는 둘 다 집에 있었다. 구급차가 올 때까지 우두커니 서서 움직이지 않는 아버지와 그 아버지에게 매달리는 어머니를 말없이 바라보았다. - P230

하루히코는 살짝 맥이 풀린다는 듯이 말했다. 아쉬워하는 듯도 보였다. - P232

막연히 시신이나 죽음에 호기심을 느끼는 게 아니다. 틀림없이 오타니 씨의 시신에 집착하는 눈치였다. - P233

수상하게 여길 만한 부분은 전혀 없다. 그런데 마음속 찜찜함은 사라지지 않았다. - P235

"발키리일지도 몰라."
나는 그제야 깨달았다. - P236

입가에 토사물이 묻어 있으면 소화기를 통해, 비교적 깨끗한 얼굴이면 호흡기를 통해 독극물을 흡수했기 때문이다. - P237

"담배에 발키리를 스며들게 하는 건 간단해." - P238

"아예 가능성이 없는 이야기라면 생각을 멈출 거야. 하지만 그때까지는 모든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밖에 없어." - P239

"지금은 망상이라도 언젠가 현실이 될 가능성이 분명히 있어." - P241

"동갑이거든, 나하고, 그래서 그렇게 죽은 게 남의 일이 아니랄까,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어서." - P243

"마사토와 마야 누나, 둘 다 아저씨를 아주 싫어했어요."
방안 공기가 바로 얼어붙었다. - P244

그 아저씨, 자식들이 자기 뜻대로 하지 않으면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이었어요. - P244

그만해.
그게 사실인지 아닌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더는 듣고 싶지 않다. - P247

나한테서 무얼 보고 싶은 거지? 넌 나한테서 무슨 말을 듣고 싶은 거니? - P248

나는 하루히코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다카기란 친구를 만나게 해 다오." - P249

하루히코는 뭔가를 끝내고 뭔가를 시작했다. 그리고 내게서 뭔가를 앗아 갔다. - P250

ㅡ강림하라, 목요일의 아이들이여. - P251

인사하는 목소리도 기어들어 가듯 힘이 없었다.
하지만 이상하게 남편을 잃은 아내의 슬픔은 느껴지지 않았다. - P253

"그 담배, 어떻게 되었는지 아시나요?" - P254

"우리를, 하루히코가 2층 창문에서 뚫어지게 보고 있어." - P257

"시미즈, 잠깐 나하고 연극을 해 주지 않겠나?" - P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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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지 눈은, 하고 병실 창밖을 향해 중얼거렸을 때 인선이떠올린 것도 그런 것들이었을까. - P94

이렇게 눈이 내리면 생각나. 그 학교 운동장을 저녁까지 헤매다녔다는 여자애가. - P95

이상한 일이다. 한 시간여 동안 해안도로를 달리며 지나쳐온 어떤 나무들에도 저렇게 눈이 쌓여 있지 않았다. - P96

그날 밤에 대해 당신이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지 이 사람이 묻습니다. - P97

삼춘이라고 일단 부르면, 설령 그다음에 제주 말을 못한다 해도 섬에서 오래 산 사람인가 싶어 경계를 덜 하게 되지. - P98

그때 인선의 어머니는 내가 누구라고 생각했던 걸까? - P99

단백질을 드셔야 하는데, 다른 건 소화를 못 시키시니까 콩죽을 드려. - P100

이렇게 많이 드셔?
입맛을 쉽게 잃지 않는 사람은 오래 산대. 엄만 오래 사실 거야. - P101

내가 무연고 환자로 입원해 있었을 때, 엄마가 이 집에서 나를 보셨대. - P103

열흘이나 딸 행방을 모르던 때니까, 일시적인 섬망 같은 거였는지도 모르지. - P104

인내와 체념, 슬픔과 불완전한 화해, 강인함과 쓸쓸함은 때로 비슷해 보인다. - P105

그런 바람이 이렇게 멎을 수도 있나. - P106

기온이 조금만 더 높았다면 폭우로 퍼부었을 밀도의 눈이다. - P107

소금 알갱이같이 작고 흰 중심이 잠시 남아 있다가 물방울이 되어 맺힌다. - P109

새들이 정말 자신의 말을 알아들을 거라고 믿는 것처럼 인선은 목소리를 낮췄다. - P110

내 손이 닿는 순간 그의 얼굴과 몸이 눈 속에 흩어져 사라져버릴 것 같은 이상한 두려움을 느낀다. - P112

흰 벽지 위에 그림자의 윤곽선을 따라 거인 같은 그녀의 머리와 어깨, 커다란 검은 새의 형상을 낮은 필압으로 그리는 동안, 선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인선은 가만히 있어주었다. - P113

저 엇박자 돌림노래 같은 것, 꿈꾸는 동시에 생시를 사는 것같은 걸까. - P114

일주버스를 타고 서귀포로 가 숙소를 찾아야 할 시간이다. - P115

그 병실의 것이 아닌 듯한 소란이 다급한 목소리를 에워싸고 있었다. - P117

깍듯한 서울말로 바뀐 기사의 어조에서 좀전과 다른 거리감이 느껴진다. - P118

정류장 이름은 모르지만 거기 가면 알 수 있을 거예요. 이따가 말씀드릴게요. - P119

이 좋은 운을 타고 어떤 위험 속으로 떨어지고 있는 건가? - P120

지금, 따뜻한 곳에 몸을 눕힐 수 있다면. - P121

불안도, 구해야 할 새에 대한 생각도, 인선에 대한 마음까지도 통증이 예리하게 그어놓은 금바깥으로 빠져나간다. - P122

섬을 삼킬 듯 흰 포말을 몰고 달려들던 잿빛 바다를 생각한다. - P123

5
남은 빛 - P124

하지만 눈꺼풀들은 식지 않은 것 같다. 거기 맺히는 눈송이들만은 차갑다. 선득한 물방울로 녹아 눈시울에 스민다. - P125

본능적으로 머리를 두 팔로 감싸쥐었다. 휴대폰은 그때 놓친 것 같다.  - P126

그 버스에서 내리지 말았어야 했다. - P128

다행인 것은 숲 사이로 걷는 동안 바람이 잠잠해진 거였다. - P129

뒤를 돌아보자, 내 깊은 발자국들이 눈 위로 찍힌 외갈래 길이 정적에 잠겨 있었다. - P130

정말 모르겠어요. 어떻게 그 눈 속에서 살아남으신 건지. - P131

그때 젖은 신발이 끝까지 마르지 않아 발가락 네 개가 떨어져나갔는데, 나중에야 그걸 알았지만 아깝지도 슬프지도 않더래요. - P133

무엇을 생각하면 견딜 수 있나.
가슴에 활활 일어나는 불이 없다면.
기어이 돌아가 껴안을 네가 없다면. - P134

모른다. 새들이 어떻게 잠들고 죽는지.
남은 빛이 사라질 때 목숨도 함께 끊어지는지.
전류 같은 생명이 새벽까지 남아 흐르기도 하는지. - P135

그 물방울들과 부스러지는 결정들과 피 어린 살얼음들이 같은 것이 아니었다는 법이, 지금 내 몸에 떨어지는 눈이 그것들이 아니란 법이 없다. - P136

회벽에 일렁이는 빛이 확대되어, 화면은 더이상 아무것도 포착하지 않는 발광하는 평면이 되었다. - P137

잠들고 싶다.
이 황홀 속에서 잠들고 싶다.
정말 잠들 수 있을 것 같다. - P138

벌써 동이 튼 건가.
아니, 꿈을 꾸고 있는 건가. - P139

가느다란 맥박 같은 감각이 손가락 끝에서 차츰 또렷해진다. - P140

더, 계속 쓰다듬어달라는 거야. - P141

인선의 목공방이다. - P142

6
나무 - P143

그런데 왜 비례를 키운 걸까? - P144

어째서인지 눈을 뗄 수 없는 그 나무들 앞에 나는 잠시 주저하며 서 있다. - P145

지난해 가을에도 나를 놀라게 했던, 버들처럼 가지가 늘어지는 작은 수종의 종려나무다. - P146

까마귀를 따라 하지 않아 얼마나 다행이니. - P147

아마.
내가 살리러 왔어. - P148

새장 앞으로 돌아와 선다. - P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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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받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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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네 살 아들을 둔 아버지에게는 ‘아버지‘로서 쌓아 온 14년이란 세월이 있다. 그래서 과거를 돌아볼 수 있다. 그게 부럽다. - P131

우리에겐 그게 없다. 과거가 없는 ‘지금‘은 결국 지탱해 주는 것이 없는 ‘지금‘이라는 이야기다. - P131

노노무라의 그 말을 계기로 술자리의 화제는 나이 마흔을 지나면서 자기가 아버지를 얼마나 많이 닮게 되었는지로 옮아갔다. - P133

‘아버지‘로 산다는 것은 결국 ‘자식‘의 눈으로 보아 온 아버지의 기억을 되새기는 일인가? - P134

환상의 쪽지 - P136

-목요일의 아이를 기억하십니까? - P136

ㅡ 발키리는 아직 남아 있습니다. - P137

우에다가 쓴 쪽지도 『소년 파이어』에서 나왔으니..… 말하자면 우체통과 우편함 같은 거예요. - P139

다들 복권을 사는 기분으로 『소년 파이어를 뒤지는 거죠. - P140

"그건 『소년 파이어』가 꾸민 거라는 소문도 있어요. 화제를 만들기 위해서." - P141

"그렇지만 우에다가 아닌 녀석이 쓴 쪽지일 가능성도 있잖아?" - P142

잡지 매대로 갔다. 오늘 발매 라는 팻말 아래 『소년 파이어』가 여러 권 쌓여 있었다. - P143

나이토 선생이었다.
가게 안으로 들어선 선생은 나와 똑같은 행동을 했다. - P144

"예, 다음 달 문화제가 있어서 그 준비 회의를 했습니다.
문제가 좀 있어서….…." - P145

"오늘 학교로 편지가 왔습니다."
"목요일의 아이 사건‘, 다시 일어날 겁니다" 라고요. - P147

제7장
주말 - P148

다카기란 이름을 지닌 학생은 2학년 3반에 없다. 2학년 전체에도 없을 것이라고 나이토 선생은 말했다. - P149

"다카기는 증세가 그렇게 심하지 않아서 입원만 했었습니다.
반에서 제일 친한 친구였어요. 그래서 다카기까지 사건에 휘말릴 줄은.…. 믿기지가 않아서.…." - P150

"요즘 사람 많은 곳이 무서워요. 혹시 그 애가 가까이에 있으면 어쩌나 싶어서…… 무서워서 견딜 수가 없어요." - P151

헤어진 전남편은 아무 이유도, 예고도 없이 폭력을 휘두를 때가 많았다. - P152

어젯밤은 피곤하다는 핑계로 자신을 설득했다. 하지만 이제 안다. 그건 기운이 없어서가 아니라 용기가 없었기 때문이다. - P153

도망치고 싶었다. 이 동네 밖으로 빠져나가고 싶었다. - P155

"하루히코한테 친구 이야기를 듣다니,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상상을 못 했는데." - P157

‘지금의 삶이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게 최고의 행복이라면, 나는 역시 그걸 무너뜨리고 싶지 않다. - P158

존 레넌도 아들이 있는 오는 요코와 결혼했지? 여느 때는 ‘좋은 곡이네‘ 라고 생각할 정도인 「인 마이 라이프」가 오늘 아침은 귀보다 가슴을 적셨다. - P159

하루히코의 목소리가 살짝 들뜬 것처럼 들린 까닭은 아직 졸음이 달아나지 않았기 때문일까? - P161

"아버지는 믿으세요? 그 쪽지가 정말로 우에다 유타로라는 사람이 쓴 거라고?" - P163

핑계나 변명이 아니었다. 하루히코는 조용히, 차분하게 나를 협박한 셈이다. - P164

자동차 열쇠를 들고 다시 밖으로 나왔다. ‘도망치듯‘이라고는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 P165

나는 두렵다. 하루히코가 두렵다. - P166

눈앞에 또렷한 공포가 다가오는 두려움이 아니라 아주 모호하고 흐릿하며 보이지 않는, 안개가 잔뜩 낀 것 같은 두려움이다. - P167

사실은 우에다 유타로가 문제인 게 아니다. 나는 하루히코를처음 만났을 때부터 두려워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 P168

다만 어른들 사회에서 떠도는 소문과 애들 사회에서 흘러 다니는 소문은 미묘하게 다르죠. - P170

눈에 보이지 않는 안개는 중학교 운동장에서 거리로 퍼져 나가 이윽고 사라졌다. - P173

"후지미다이에 가 보고 싶어요." - P174

"거기는 초등학생 때부터내내 살았잖아요. 여러 가지 일이 있었지만 이대로 평생 피하며, 사는 건 기분 나쁘잖아요?" - P175

"하루히코도 내가 없는 편이 당신하고 이야기 나누기 편할 거야"라며 어떻게든 마음을 추슬러 오늘의 드라이브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려고 했다. - P177

"엄마에게 다카기 이야기를 하지 않아 주셔서 감사해요. 앞으로도 엄마한텐 쓸데없는 이야기는 하지 않는 게 좋을 거예요. 엄마는 정신적으로 무척 여리니까요." - P178

실수했다. 이사할 곳을 더 고민했어야 했는데 그땐 후지미다이를 떠나기만 하면 어디든 상관없었다. - P180

가나에가 말한 대로 둘이 있으니 이야기가 잘 풀렸다. 거리가좁혀졌다. 가슴속 구석구석까지 산뜻하지는 않았어도 고였던 것들이 많이 씻겨 나갔다. - P182

뺨이 발그레해진 진짜 이유를 알게 된 것은 시간이 좀 더 흐른 뒤였다. - P183

"아버지가 생각하는 그런 친구는 아니고요. 하지만 다카기는있어요. 아사히가오카에." - P185

하루히코는 불쑥 "저는 아무래도 전철을 타고 돌아가야겠어요. 엄마에겐 대충 이야기해 주세요" 라며 차에서 내리고 말았다. - P186

ㅡ용서하지 않겠다.
타이핑된 글자가 적혀 있었다. - P186

제8장
7년 전 - P187

건네받은 명함에는 직함이 없었다. ‘사와이 요시키‘ 라는 이름과 연락처뿐인, 단순하지만 종이 질과 디자인이 고급스러운 명함이었다. - P187

『살육이라는 제목도 ‘목요일의 아이 사건의 심층‘이라는 부제가 없다면 공포 소설이나 서스펜스 소설로 착각할지도 모른다. - P188

나이토 선생이 가방에서 꺼낸 것은 그 단행본이었다.
『소년은 왜 같은 반 아이들을 독살했는가』라는 제목이었다. - P189

단행본과 문고본의 지은이는 사와이 요시키가 아니라 주간지 이름을 앞세운 ‘특별취재팀‘으로 되어 있었다. - P190

이제는 돌아갈 수 없다. 나는 자신을 타일렀다. 이제부터 7년전 사건에 발을 들인다. - P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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