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인
롭 마샬 감독, 니콜 키드먼 외 출연 / 플래니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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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창작자의 환타지를 인위적으로 구성했다는 게 흠이다.

특히 여성들로 가득차 있는 귀도의 세계가 마치 모든 감독들을 통틀어 묶어버리는 것은 아닐까 싶은 두려움-하지만 욕망의 측면에서는 이해할 수 있다.

나는 성적인 판타지가 아닌 영화를 향한 욕망을 다른 방식으로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많이 알고 있다.

 

영화 내용 중에 영화는 말하면 말할수록 부서진다는 말이 와닿는다.

언어와 사고로 분석하는 영화가 영화적인 가치를 가질 수 있을까?

영화적 언어는 언어 이전의 우리가 느낄 수 있는 영적이고 정제되지 않은 독립적인 질료다.

직접적으로 관객들에게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지만 그것을 해석하지 않고도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기 때문에 영화는 매력이 있는 것이 아닌가.

우리는 꿈을 통해서 기억을 통해서 심연의 무의식과 환상들을 통해 언어적으로 정제되지 않은 무언가와 끊임없이 교류하고 그것의 지배아래 살아간다. 그런 영화적 이미지... 그렇기 때문에 영화는 굉장한 매체이다. 그런 접근없이 만들어지는 영화들이 너무나 많은 세상... 그래서 이 영화의 리메이크는 의미가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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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이
아톰 에고이안 감독, 리암 니슨 외 출연 / 플래니스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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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이야기의 매체가 아니다.
이 영화는 확실히 반전이 있다.
남편의 바람기를 의심한 아내가 클로이라는 창녀를 고용하면서 남편에 대한 의심이 점점 심해진다.
그리고 그의 행동들을 보며 분노하고 가정은 파탄에 빠지려고 한다.
하지만 그녀는 의도적으로 아내에게 접근했을 뿐, 그 과정은 거짓이다.
그녀는 아내를 사랑한다. 그리고 아내에게서 버림받았을 때 그녀는 목숨마저 포기한다.
하지만 관객에게 던지는 것은 무엇인가?
의심은 의심을 부른다?
아니면 그저 속고 속이는 관능적인 눈요기인가?
영화는 현실을 공감할 수 있는 현실을 담아내야한다.
그리고 그려낸 현실이 관객들을 거울처럼 비춰줘야한다.
그런게 없는 영화는 공허함만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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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사블랑카 : 스페셜 에디션 (2disc) - True Classic
마이클 커티즈 감독, 험프리 보가트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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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사블랑카는 실제 보지는 못 했지만 이야기는 많이 들었다. 그 내용이 어떤지, 어떤 장면들이 있는지, 그리고 심지어 카사블랑카 시나리오 분석자료까지도 본적이 있었다. 게을렀다고 밖에 변명할 거리가 없지만 난 오늘에서야 이 영화를 보았다. 너무 익히 들었던 명성에 비해 그다지 확 와 닿지는 않았지만 멜로라는 장르가 어떻게 사람의 마음을 파고드는 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고전 영화들을 보면서 공통적으로 느끼는 것은 등장인물의 사정을 서서히 드러내거나 가려놓으면서 관객에게 전달되는 서스펜스를 TV드라마에서 가장 적절하게 활용한다는 점이다. 카사블랑카도 역시 비슷하지만 새로운 인물을 통해 신선한 긴장감을 야기한다. 릭이라는 인물은 마치 하드보일드한 남성의 전형적인 모습을 띤다. 또, 한 여자를 잊지 못하는 것도 어느정도 기존 문학들에서도 보았을 법하다. 릭의 특이점은 영화에서만 보일 수 있는 겉과 속이 다른 오묘한 지점에 서있다. 내뱉는 말과 속마음이 상반되어 영화를 통해서 전달되는 릭이라는 인물은 문학이 따라갈 수 없는 입체감을 동시에 표현해 낸다. 그리고 그로 인해 엇갈림이 순차적으로 생긴다. 밀고 당기기가 아니라 간절히 이어지기를 바라지만 안타깝게 연결될 수 없는 상황들이 펼쳐진다. 관객은 마지막에도 일말의 기대를 갖는다. 하지만 사랑의 도피를 꾸밀 듯한 릭의 행동들이 결국 반전되며 일사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관객의 예측을 벗어나면서 지고지순한 전형적인 캐릭터를 탈피하며 뇌리에서 그 사랑의 절절함이 지워지지 않는다. 그리고 사랑의 낭만적인 면모를 여지없이 보인다. 옆에 있다고 그 사랑이 지속되는 것은 아니다. 그 여자의 뇌리에 지워지지 않는 희생적인 사랑. 이것은 영화가 끝나도 평생 갈 사랑이다. 결코 만나지 못하더라도. 관객의 뇌리에서도 지워지지 않기에 이 영화가 명작의 반열에 올라가는 것 같다.

 

일사의 캐릭터 역시 독특하다. 사정을 드러내지 않는 마치 한국 여인 같은 캐릭터.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라는 말이 무색하게 사랑하지만 말할 수 없었던 이유가 나중에 폭발할 때쯤 관객의 마음도 동시에 치밀어 오른다. 아! 이런 사정이 있었구나. 그녀는 역시 그냥 떠난게 아니었어. 그리고 다시 해피엔딩으로 끝나길 간절히 바라면서 바라보지만 엇갈릴 수 밖에 없는 전쟁이라는 특수한 상황이 그녀의 발목을 잡는다. 그것까지 뛰어넘으려는 절규. 해피엔딩은 쉽게 잊혀져도 가슴의 상처는 계속 남아 있는 것처럼 그 안타까운 사랑의 기억 역시 마음에서 떠나지 않는다. 이런 요소들이 손발이 오그라들게 만들면서도 몰입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카사블랑카. 이국적인 분위기와 현실을 적절히 녹여낸 수작이다. 생각해 보니 나는 잉글리쉬 페이션트 같은 로맨스를 좋아했다는 것이 다시 떠올랐다. 이런 것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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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밀밀 1 - 초특가판
진가신 감독, 여명 외 출연 / 기타 (DVD)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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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밀밀의 성공은 시대상황 속에서 공감대를 끌어내기 때문이다.

중국, 홍콩, 미국까지 이어지는 두 남녀의 엇갈림은 우리 기억 속에서 옛 사랑의 아련함을 끄집어 낸다.

(특히, 중국의 현실속에서 그려냈기 때문에 본토인들에게는 더 아련할테지.)

사랑이외의 욕망, 다른 관계, 시대상 얼키고 설키며 진부한 스토리들에 현실감과 진정성을 더해주며 애잔하게 그려낸다.

그리고 다시 시작되는 사랑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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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안나 카레니나
조 라이트 감독, 키이라 나이틀리 외 출연 / 유니버설픽쳐스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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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의 이야기는 톨스토이만의 매력이 있다.
점점 악의 유혹으로 인해 타락해가는 이야기가 한 골격이면
하나는 제대로 다시 살아가 그것을 성취하는 인물이야기가 한 골격이다.
전쟁과 평화는 그 이야기가 더 복잡한 양상으로 다양한 인간군상으로 나타났을 뿐이고
안나 카레리나는 그것보다 덜 복잡하고 뚜렷한 중심인물이 있는 것이 다르다.

그러나 이 영화는 그런 재미가 없다.

이야기를 끌고 가는 힘도 없으며 다소 지루하기까지 하다.
그에 비해 화면은 환상적이다. 연극무대와 야외의 광활함과 아름다움을 절묘하게 넘나들며 장면전환도 세련되었다.
하지만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이 인물에게 왜 빠지게 되는지 단순히 아름다워서 예뻐서가 아니라 어떤 드라마틱한 영화적 설득이 필요한데 그렇지 못하다. 알렉세이가 용서해주는 이유조차 납득이 안된다. 톨스토이의 스토리들은 대부분 내면의 변화가 섬세하게 펼쳐지는데 이 영화는 그 양상만 영화 속에서 그려지기 때문에 그런 이야기들이 와닿지 않는다.

아름다우면 뭣하나 속이비었는데... 아쉽다. 아쉽다. 참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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