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네 때문이네.”
시무룩한 얼굴로 노인네가 말했다.
“다 자네때문이라고. 축. 자네 정말 너무하네.”
“......”
어쨌든 놓친 건 놓친 거니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나한테 수면침만 안 놨어도 내가 그 망할 것들을 잡아서 족쳤을 텐데.”
젊을 때야 무공이 뛰어났겠지만 지금은 어찌 잡을거냐고 묻진 않았다,
“근데 정체가 뭔지는 알아냈나?”
그의 말에 더는 대답할 말이 없었다.
“정체는 알아서 무어 하게.”
“어쩌긴 관가에 넘겨야지.”
“...자네 앞에 있는 친구가 관리라네.”
“그래서 입 닥치고 있으라고? 난 못 참네. 난 봤으니 관가에 신청하러..읍읍,,,”
나는 그의 입에다가 재갈을 물렸다. 더 떠들게 내버려뒀다가 큰 일이 날 소지가 있었다,
나는 그의 목에 팔을 감고 꽉 죄었다. 그리고 조용히 물었다.
“자네 조용히 내 뒤를 따라오겠나. 아니면...”
“역시 뭔가...읍읍...”
별 볼일 없는 노인네가 이렇게까지 성가실 줄이야. 생각같아서는 밧줄로 꽁꽁 묶어서 수련장에다가 던져버리고 싶었다.
“이건 매우 중요한 일이니 자네는 입을 다물고 있어야 하네. 그리고 중요한 일이니까 임시 패설사관 보조 인증을 받아다주지. 한동안 내 조수하는 걸세. 알겠지? 그냥 기생보쌈이나 환갑연보다는 재미있을 걸세.”
그러자 그 철딱서니 없는 친구가 재갈 묶인 것도 제 풀에 겨워서 풀어버리고 내 팔도 뿌리치고 일어나서 외쳤다.
“오! 정말 신나는 일이 생겼군! 빨리 받아다주게나!”
사태의 심각성을 전혀 모르는 친구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