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를 말하다 - 이덕일 역사평설
이덕일 지음 / 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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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모습에서 오늘의 일면을 다시 보는 기분나쁜 기시감이다.
무능함과 무지함 그리고 핍박과 강압으로 고통받는 백성들과 오욕의 긴 세월....
˝삼천리 강토가 다 유치장이요 감옥인데 나간들 무슨 자유와 행복이 있겠는가?˝_281p.
끊어내자, 반드시 끊어내야 한다, 끊어내야만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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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근대, 다시 읽는 해방 전前사 - 이덕일 역사평설
이덕일 지음, 권태균 사진 / 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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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하 사회주의, 아나키즘, 쇼화육군, 일제하 조선부호, 일제군국주의 이럻게 다섯가지 주제의 평설 모음집이다.
머리글 속 선언적 주제(거대한 구조적 문제의 지적)의 완벽히 소화는 부족할지 모르나
지금껏 감춰진 사실을 드러내 소개하기와 큰그림 그리기를 위한 맥락짚기에는 성공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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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앞에서 - 한 사학자의 6.25 일기
김성칠 지음 / 창비 / 199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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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역사책을 읽는 것만으로는 느끼기 힘든 현장 체험담을 본다. 

격량하는 실제 우리 역사의 숨가쁜 전개 상황과 그 틈바구니에서 빚어지는 인간 군상들의 다양한 행태와 대응들 그리고 인간 관계의 비정한 모습들을 여실히 본다.

'매천야록'을 남긴 구한말 매천 황현은 한일병탄의 소식을 듣고 절명시를 남기고 음독자결 하였다. 그 시들 중 하나의 마지막 행 내용이 다음과 같다.

"難作人間識字人(난작인간식자인

인간세상 지식인 노릇하기 참으로 어렵구나"

김성칠 선생의 '난작인간식자인' 할 수밖에 없었던 세월 동안의 고스란한 일기 기록이다.


47p. 1946.04.22.

신문기사의 허위보도라고 하면 반드시 어떠한 사실을 날조한 경우에만 한하지 않고 어떠한 사건의 연속 중에서 일부분을 고의로 묵살해버린다거나 그와 반대로 강조해서 표현하는 것은 독자의 판단을 어긋나게 함에 있어서 허위보도와 조곰도 다를 것 없을 것이다.


106p. 1950.07.15.

다른 목적으로 모였던 회합이 곧잘 궐기대회로 변하여 그 자리에서 의용군을 뽑아 보내게 되므로 백성들은 이제는 다 눈치를 알아채고 무슨 모임이든지 집회에는 노인이 아니면 여자로 판을 친다. 젊은 남자가 몇 명씩 끼긴 하지만 이는 다 충분히 신분이 보장되는 사회자나 및 그 프락치들이다.

...... 전에 북에서 나온 사람들이 날마다 모임으로 세월을 보낸다하여 얼마쯤 과장한 표현이거니 하고 들었으나 겪어보니 바이 빈말이 아니다.


189p. 1950.09.01.

그도 외력(外力)의 침략을 받은 결과라면 울분을 던질 상대라도 있지만, 남의 장단에 놀아나서 동포끼리 서로 살육을 시작한 걸 생각하면 더욱 가슴이 어두워진다. 지금 세계의 어디에 좌우의 알력이 없으리요마는 하필 우리가 그 가장 혹심한 피해자가 되어야 하는 것일까.


213p. 1950.09.16.

이렇게 백성을 다 죽인 후에 독립은 해서 무얼 하며 통일을 한들 무얼 합니까하던 김의사 형의 말씀이 생각난다.


251p. 1950.10.16.

그리고 어리석고도 멍청한 많은 시민(서울시민의 99% 이상)은 정부의 말만 믿고 직장을 혹은 가정을 사수하다 갑자기 적군(赤軍)을 맞이하여 90일 동안 굶주리고 천대받고 밤낮없이 생명의 위협에 떨다가 천행으로 목숨을 부지하여 눈물과 감격으로 국군과 UN군의 서울 입성을 맞이하니 뜻밖에 많은 남하한 애국자들의 호령이 추상같아서 정부를 따라 남하한 우리들만이 애국자이고 함몰 지구에 그대로 남나 있는 너희들은 모두가 불순분자이다하여 곤박(困迫)이 자심하니 고금천하(古今天下)에 이런 억울한 노릇이 또 있을 것인가.


268p. 1950.11.12.

“...... 그러나 그 정치가 허위의 선전만을 일삼고 인간을 인간으로 다루지 아니하는 그 무자비성(無慈悲性)에 있어서는 참으로 정이 떨어졌습니다.

하여튼 이때까지의 경향으로 보아 이북의 양심적인 분자들은 많이 대한민국을 그리워해서 남하하였고 이남의 이상주의자들은 인민공화국에 절대의 기대를 가지고 많이들 월북하였는데 이들이 다같이 커다란 실망을 품고 있지나 않을까 합니다. 그러나 이미 다시 어디로 갈 곳은 없고 해서, 말하자면 정신적인 진퇴유곡(進退維谷)에 빠져 있지나 않을까요. 이들에게 무슨 열너줄 방책이라도 있다면 나는 목숨을 내어놓고서라도 일해보겠습니다마는 ......”


284p. 1950.11.21.

(동해) 바다의 고기들은 이 한난류의 교차란 사실을 이용하여 저들의 족속을 늘리고 있는데 어찌하여 뭍의 사람들은 미소 세력의 교차를 좋도록 이용하지 못하고 이 때문에 도리어 동족상잔의 비극을 자아내고 있을까. 사람이 물고기보다도 영리하지 못하기 때문일까.


290p. 1950.11.29.

나라가 망하려면 인사행정만이 두드러지게 보인다는 말이 있더니, 이즈음 대한민국에선 부느니 감투바람뿐인 감이 있다.


292p. 1950.12.03.

오늘날 이 세상에선 ‘3만지라야만 살 수 있다는 것이다. 무슨 소린고 했더니, 밖에서 보아 있는지 만지 한 마을에 집인지 만지 한 집을 지니고 사람인지 만지 할 정도로 처신하여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무자비한 좌우의 항쟁이 남긴 시골 사람에의 교훈이다.


293p. 1950.12.04.

중공군의 대량 참전이 전해지고 UN군의 평양 철수가 소문만에 그치지 아니한 어제오늘 원자탄을 쓰느냐 않느냐 하는 문제가 항간의 이야기거리로 되어 있다. 서울신문은 하루빨리 원자탄을 써야만 한다고 강경히 주장하고 있다.

무슨 소리를 한댔자 세계에서 거들떠보지도 않을 것이니까 마음 내키는 대로 아무런 말이라도 하는지는 모르지만 남이 만들어놓은 원자탄을 우리 땅에 제발 써주십사 하는 태도는 그래도 명색이 일국의 대신문으로서 취할 바 태도가 아닐 것이다. 아무리 사세가 다급하기로서니, 이는 동족상잔의 전쟁을 버르집음(작은 일을 크게 부풀려 떠벌리다)과 그 마음씨에 있어서 다를 바 없다 할 수 있을 것이다.

될 수만 있으면 원자탄 같은 건 다시는 살인의 무기로는 쓰지 말았으면 하는 것이 세계의 양식(良識)일 것이다. 그것을 하필 우리 땅에 던져서 동족상잔의 무기로 써줍소사 하는 마음보는 이해하기 어려운 노릇이다.


300p. 1950.12.15.

미 대통령 트루먼이 UN군은 여하한 사태에 당면하여도 절대로 한국에서 철퇴하지 않는다는 성명을 하여 모두들 얼마쯤 안도의 빛을 보인다. 동족상잔의 전쟁을 일으켜서 마침내 외세를 끌어들이고, 그 결과는 외국 군대가 언제까지나 있어주어야만 마음이 놓이지, 그렇지 않으면 불안해 견딜 수 없다는 이 나라의 몰골에 술이라도 억백으로 퍼마시고 얼음구멍에 목을 처박아 죽어버리고 싶은 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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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을 위한 한국현대사 - 소나무총서 31
박현채 지음 / 소나무 / 199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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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 전후부터 1992년까지 정치와 경제사 내용을 포괄해 심도있고 유용하다.
직접 경험이 없는 책의 앞부분 815 해방 전부터 625, 419, 516쿠데타까지 내용이 유익했고, 정치적 사건을 발생시키는 경제적, 계급적 원인과 요인의 심층 추적이 흥미롭다.
특히 박명림 교수의 625 관련글은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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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공정 너머 요하문명론
우실하 지음 / 소나무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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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적으로 고민하고, 연구하고, 길게보고 움직이는 국가가 있다. 

반면 다른 나라 국가전략의 종속변수 역할을 국제적으로 자청하며 권력층은 자기 나라와 역사에 대한 열등감만 있고 스스로 비하하기를 공공연히 일삼고 민족 자체를 끌어안기 보다 자기 집단의 이익과 정략에만 앞장서 헌신하고 대대로 매국과 매판으로 태연충실히 처신하는 그런 나라가 있다. 

이 두 나라의 근본적 차이는 대체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32p. 우리에게 '민족주의'라는 단어는 전체 국민을 단합시키고 하나로 묶는 의미를 지니지만, 56개 민족으로 구성된 중국에서 '민족주의'는 56개 민족으로 뿔뿔이 흩어지자는 '분리주의' 혹은 '분열주의'를 상징하는 말로 아주 금기시되어 있습니다. 중국에서 우리의 '민족주의'라는 단어가 지닌 의미와 유사하게 사용하는 것은 '애국주의'라는 단어입니다. 56개 민족의 단합은 각각의 민족끼리 뭉치자는 '민족주의'로는 안되고, '애국주의'라는 국가주의적 이데올로기를 사용하는 것이지요.


42p. 중국 최고 지도자를 밤낮없이 고민에 빠지게 만들었고 통치권의 안정을 유지하기 위하여 신경서야 하는 아킬레스건은, (1)홍수로부터 국가를 보호해야 하는 '치수治水의 문제'와. (2)광대한 중국 땅덩어리의 분열을 방지하고 안정적인 통일국가를 유지해야 하는 '분열방지의 문제'였습니다.


92p. 이런 모든 것은 1980년대부터 요하 지역에서 세계 고고학계를 놀라게 한 어마어마한 신석기유적들이 대대적으로 발견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황하문명의 중심지인 앙소문화보다 1000년 이상 앞선 이른 신석기유적들 입니다.

 그런데 이제까지 모든 역사에서 이 요하遼河 지역은 중화민족과는 상관없는 만리장성 밖의 동이東夷와 북적北狄의 활동 영역이었습니다. 수천 년 동안 야만인 취급하던 이 지역에서 황하문명보다 앞선 문명이 존재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런 까닭에 중국은 '중화문명의 기원지'를 황하에서 요하 일대로 옮기고 있습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중화문명=황하문명'이라는 것은 이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가고 있습니다.


106p. 황하 유역의 앙소문화와 장강(양자강) 하류의 하모도문화보다 2000년 이상 앞서는 신석기문화가 요하 일대에서 계속 발견되고 있는 것입니다.


123p. (요하문명) 흥륭와유적에서는 중원 지역에서는 발견되지 않는 빗살무늬토기가 발견됩니다. 흥륭와문화를 포함한 대부분의 요하 일대 신석기유적에서도 이 빗살무늬토기가 발견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점은 이런 빗살무늬토기는 '시베리아 남단→만주 지역→한반도→일본'으로 이어지는 북방문화 계통이라는 점입니다.

126p. '빗살무늬토기'는 한반도 전역에서 발견됩니다.


259p. 이런 '통일적 다민족국가론'을 바탕으로, (1)'중화민족과 사방의 야만인인 동이, 서융, 남만, 북적'이라는 전통적인 화이관은 무너지고, (2)사방의 야만인들을 모두 중화민족의 개념 안에 넣어버린 '새로운 중화민족 개념'이 완성되는 것입니다.

 사실 '중화민족' 이라는 개념 자체기 문제가 있습니다. 중국이라는 나라에 속한 사람을 '중국인' 이라고 합니다. 이 '중국인'은 56개 민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56개 민족'을 하나로 묶어서 또 다시 '중화민족'이라는 개념을 사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 

56개 민족으로 구성된 '중국인'은 있을 수 있어도, 56개 민족을 하나로 통합하는 '중화민족'은 없습니다. 수많은 민족으로 구성된 '미국인'은 있어도 이들 민족들을 모두 합쳐서 '미국민족' 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 입니다.


268p. 통일적 다민족국가론을 바탕으로 중화문명의 시발지를 요하遼河 유역으로 옮기고 있는 중국은 요하문명을 새롭게 설정하고, 이 요하문명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문명이라는 논리를 세우고 있습니다.


275p. 요하 유역의 신석기문화 특히 홍산문화가 발견되면서 이제 야만인 취급받던 '동이'와 '북적'이, (1) 가장 이른 시기에 문명사회에 진입한 중화민족의 시조로, (2) 이들이 거주하던 요하 일대가 중화문명의 시발점으로 재정립되고 있는 것입니다.


277p. 전설과 신화의 시대에 '3황5제'가 도대체 누구인지도 밝혀져 있지 않습니다. 각종 사서에서도 '3황5제'는 서로 다르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불분명한 '3황5제'를역사에 끼워 맞추고 있는 것입니다. 중국에서는 주로 <사기>의 기록을 바탕으로 논리를 전개하고 있습니다.

☞ 이 부분은 이덕일 의 <사기, 2천년의 비밀>을 참조하면 좋을 것 같다.

사서의 기록을 통해 '3황5제'의 민족귀속성을 추적한 책이다.


301p. 이제까지 중국학자들이 보아온 것처럼, 이 지역(요하 지역)은 동이東夷의 강역이었고 예.맥의 선조들이 주도하던 새로운 문명권인 것입니다. 이 지역에서 '용龍.봉鳳문화'와 '옥기 문화' 등이 남하하여 중원 지역으로 전파된 것입니다.

  이 지역에서 보이는 많은 문화적 요소들은 한반도 쪽으로만 연결되는 것이 많습니다. 이런 까닭에 중원문화권에서는 보이지 않는 다양한 문화적 요소들이 요하 일대 만주 지역과 한반도 일대에서 보이는 것입니다.

 요하 일대의 여러 신석기시대와 청동기시대 유적에서 중원문화권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한반도에서 보이는 것들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곧, (1)빗살무늬토기, (2)세석기, (3)적석총, (4)석관묘, (5)치雉를 갖춘 석성石城, (6)비파형동검, (7)고인돌 등이 대량으로 발견됩니다. 이것은 모두 중원문화권에서는 보이지 않는 북방문화 계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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