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을 빌려드립니다 : 북유럽 - 일상의 행복을 사랑한 화가들 미술관을 빌려드립니다
손봉기 지음 / 더블북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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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왕국에서 온 초대장, 북유럽"이라는 문구를 읽으면서 기분이 좋아졌어요.

사실 북유럽에 대한 이미지는 겨울 왕국보다는 행복한 나라가 더 강한 것 같아요. 핀란드 하면 '휘바휘바(잘했다, 잘했어)', 덴마크는 '휘게(편안함, 안락함)', 스웨덴의 '라곰(많지도 적지도 않음, 적당함)'이 생각날 정도로 긍정적인 라이프 스타일이 널리 알려져 있어요. 행복지수가 낮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겐 그야말로 꿈꾸는 나라가 아닐까 싶어요.

《미술관을 빌려드립니다 : 북유럽》은 25년째 유럽 현지 미술관 도슨트로 활동 중인 손봉기님의 책이에요.

저자는 밀레의 <만종>을 좋아하여 이 일을 시작하여 루브르, 오르세, 내셔널갤러리 등 서유럽 유명 미술관은 물론 오슬로 뭉크 미술관, 오슬로 국립 미술관, 헬싱키 국립 미술관, 스톡홀름 국립 미술관, 코펜하겐 국립 미술관 등 북유럽 주요 미술관에서 100회 이상 진행했고, 널리 알리기 위해 유럽 5대 미술관, 미술관 해설을 음성파일로 제작해 20년째 무료 배포하고 있다고 해요. 앗, 밀레... 어릴 때 위인전집이 있었는데 그 많은 위인들 중에서 <밀레>를 읽고 감동했었는데 꽤 오랫동안 잊고 있었네요. 최근에는 특정 화가에게 꽂혀서 너무 그림 편식을 했던 것 같아요.

이 책에서는 북유럽 역사, 북유럽 신화 속 이야기, 북유럽 문화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해서 북유럽 사람들이 물질적인 기대와 욕심보다는 현재 삶에 만족하는 여유로운 삶을 지향하게 된 배경을 설명해주고 있어요. 모든 북유럽 사람들이 휘게나 라곰의 삶을 살고 있지는 않지만 이 단어들이 의미하는 삶은 북유럽 국가가 공유하는 가치이며 사회를 이끌어가는 핵심적인 방향이라는 것, 북유럽풍에는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주어진 삶을 사랑하는 북유럽인의 가치관이 담겨 있다는 것. 이러한 해설을 듣고 나서 북유럽 화가들과 그림들을 감상하니 맨처음 언급했던 '초대장'처럼 북유럽의 일상 속으로 초대받은 느낌이 들었어요. 칼 라르손의 동화 같은 그림과 요한 프레드릭 그루텐의 평범하지만 아름다운 가족의 일상 그림은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됐어요. <뭉크>라는 유명한 그림을 그린 에드바르 뭉크를 비롯해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핀란드 화가들의 그림을 통해 일상의 행복이 주는 기쁨을 느낄 수 있었네요. 또한 'Around 북유럽 둘러보기' 코너가 중간중간에 있어서 북유럽 여러 나라의 명소들을 알려줘서 여행이라는 버킷리스트에 추가목록이 생겼네요. 아무래도 북유럽풍 분위기에 흠뻑 빠진 것 같아요. 평소에도 그림으로 힐링을 했는데 이 책 덕분에 행복한 시간이었어요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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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제3부 (2024 리뉴얼) - 신들의 신비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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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 3권, "신들의 신비"에서는 미카엘이 신들의 게임 결승전을 치르게 돼요.

미카엘은 최대한 신중하게 게임을 풀어 나갔으나 간발의 차로 패배했어요. 게임은 종료되었고 승자는 정해졌으나 미카엘은 재경기를 요청했어요. 놀랍게도 제우스는 그 요청을 받아들여줬고 18호 지구에는 파괴된 것들이 다시 세워졌어요. 그러나 승부는 바뀌지 않았고 살신을 저지른 미카엘은 감방에 갇혔어요. 올림피아의 감방 안에서 미카엘은 자신에게 일어난 사건들을 머릿속에 하나하나 떠올리다가 비로소 깨닫게 돼요.

"자, 이제 나는 알게 되었다. 결국 우리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인간은 똑같은 잘못을 반복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그 잘못들이 바로 그들의 깊은 곳에 내재된 프로그램에 새겨져 있기 때문이다.

DNA.

<파괴>를 뜻하는 D 자가 맨 앞에 오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리라.

왜 제우스는 내게 재경기할 수 있는 특권을 허락했을까?

그 목적은 오직 하나, 인간 역사의 흐름을 바꾸는 것이 불가능함을

똑똑히 인식시켜 주기 위함이었다." (141p)

살신에 대한 벌로 18호 지구에 갇힌 미카엘은 신들에게 선전포고를 하듯이 18호 지구에 시한폭탄을 하나 두고 왔는데, 그건 진짜 폭탄은 아니지만 거의 폭탄급 충격을 줬어요. 이제 미카엘은 모두가 피할 수 없는 질문인 <위에는 무엇이 있을까?> (649p)에 대한 정답을 맞춰야 해요. 기나긴 탐험의 끝에서 마주한 진실을 바로··· 이건 직접 확인해야만 명확하게 알 수 있어요, 아니 볼 수 있어요. 수수께끼로 가득찬 세상, 신의 게임에 푹 빠졌다가 정신을 차려보니 '여기'였네요. 3권까지 읽고나서 책 뒤표지에 슬며시 미소짓고 있는 베르나르 베르베르 작가님과 눈이 마주쳤네요. 음, 저는 미소 대신 그냥 크게 웃을게요. 베일은 벗겨졌고 그 진실을 목격한 기념으로 말이죠. 3권 9페이지에 적힌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말을 소리내어 읽으니 미리 쓰여진 시나리오를 뒤늦게 발견한 느낌이에요. "인간은 우리가 <우주>라고 부르는 전체의 일부이며, 시간과 공간의 한계 속에 갇혀 있다. 인간은 자신의 존재와 생각과 감각이 우주의 나머지 부분과 분리된 것이라고 느끼는데, 사실 이것은 우리 의식이 일으킨 일종의 착시 현상에 불과하다. 이러한 환상은 우리에게는 하나의 감옥이며, 이 때문에 우리는 개인적 욕망만을 추구하며 우리와 가까운 사람들만을 사랑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그것은 물론 감옥에서 벗어나는 일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우리 공감의 범위를 확장함으로써 모든 생명체와 찬연한 자연 전체를 끌어안아야 한다." 어쩐지 일체유심조, 모든 것은 오직 마음에서 지어내는 것이라는 불교의 핵심사상을 떠올리게 되네요. 한바탕 꿈을 꾼 것 같기도 하고, 위대한 모험에서 돌아온 듯 신기한 기분을 느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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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제2부 (2024 리뉴얼) - 신들의 숨결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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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 베르베르 작가님의 <개미>로 시작해서 <신>에 이르렀을 때는 경이로운 세계에 완전히 빠져버렸어요.  오랜만에 다시 읽는 <신>, 새로운 판형과 표지 디자인이 굉장히 멋진 것 같아요. 물론 내용은 말할 것도 없고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 2권에서는 144명의 신 후보생들 중 절반이 탈락한 상태에서 시작된 데다가, 후보생들 사이에 숨어 있는 살신자가 유력한 신 후보생들을 계속 죽이는 상황이라 긴장감이 커지고 있어요. 미카엘을 비롯한 신 후보생들을 보면 자신이 만든 세계와 많이 닮아 있지만 그들 백성들이 신의 계시를 받아들이는 방식은 제각각인 것 같아요. 신은 창조주로서 세계를 만들었으나 그 세계를 끌고 가는 건 백성들의 몫이며 그들의 자유 의지대로 흘러가는 것 같아요. 근데 그 백성들은 자신의 신이 어떤 존재인지 결코 알지 못한다는 점에서 현재 우리와 같은 처지라고 할 수 있어요. 인간이 믿는 수많은 신들의 존재에 대해 아무도 확인하거나 증명할 수 없지만, 뭐 약간의 소통이 가능하다는 걸 이유로 삼을 수도 있겠지만 전혀 소통도 해본 적 없는 이들의 신앙이 굳건한 이유는 미스터리해요. 어찌됐든 미카엘이 신 후보생이 되기 전까지는 몰랐던 신들의 세계를 엿보는 것은 신기해요. 인간의 세계 밖에서 그 세계를 지켜보는 신들이 존재한다는 상상이 흥미로운 거예요. 다만 신 후보생은 인간도 아니고 신도 아닌 존재인데 그들 간의 갈등와 다툼, 심지어 살신까지 벌어지는 상황은 나쁜 의미로 인간적이라 한심해보였네요. 진지하게 신의 역할을 다하는 미카엘은 그저 게임일 뿐이라며 잔인하게 구는 라울과 심하게 싸운 뒤 페가수스를 타고 제우스의 신전으로 도망치는데, 이는 아에덴에서 용서받을 수 없는 짓이며 다시는 돌아갈 수 없다는 의미라고 해요. 이때 깨달았어요. 최종적으로 누가 신이 될 것인가는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구나... 여기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 그저 우연이 아니라면 신들은 어떤 계획을 세워놓았던 걸까요. 미카엘은 아무도 풀지 못했던, 스핑크스가 낸 수수께끼의 정답을 찾아냈어요. 용감하게 스핑크스와 맞섰고 생각의 힘으로 이긴 거예요. 무시무시한 괴물에게 정답을 말하는 순간 행운을 가져다주는 존재로 변한 것 같다는 느낌은 틀리지 않았고, 다음 여정을 위한 특급 조언을 해주네요. 이후 제우스를 만난 미카엘은 8의 존재에 해당하는 그보다 더 높은 존재인 9의 존재를 알게 됐고, 다음 목표가 생겼어요. 3권으로 넘어가야겠죠?


「자, 이제 말해 봐. 대답을 못 하면 다시는 말을 하지 못하게 돼.

수수께끼를 다시 말해 주지.

<이것은 신보다 우월하고 악마보다 나쁘다.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이것이 있고

부자들에게는 이것이 부족하다.

만약 사람이 이것을 먹으면 죽는다.>」 (59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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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제1부 (2024 리뉴얼) - 우리는 신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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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신>을 만났던 2009년의 충격을 잊을 수 없어요.

그로부터 십여 년의 시간이 흘렀고, 2024년 새롭게 단장한 <신>을 마주하니 약간의 설렘과 떨림을 느꼈어요.

우선 3권 세트로 구성된 하얀 박스에는 '신'이라는 단어가 금빛으로 빛나고 있어요. 뭐, 진짜 반짝이는 건 아니지만 느낌적으로 우주적인 분위기를 풍기네요. 박스 윗부분을 살짝 열면 거기에 "당신이 신이라면 무엇을 하겠는가"라는 문장이 적혀 있어요. 사실 <신>이라는 소설은 우리에게 이 질문을 던지고 있어요. 우리의 주인공 미카엘 팽송은 수호천사로서 인간을 돕다가 <아에덴>이라는 섬에 와 있고, <신 후보생>이 되었어요.

천사까지는 아무런 거리낌이 없었는데, 신 후보생이 된 미카엘 팽송이 다른 후보생들과 신이 되기 위한 경쟁을 치르는 장면에서는 몹시 혼란스러웠어요. 한 세계가 탄생하고 멸망하기까지 이 모든 과정이 한낱 게임이 되어버린 것 같아서 약간 화가 났던 것 같아요. 신이 된다는 건 전지전능한 능력을 지녔을 거라고 상상했는데, 겨우 신 후보생에게 맡겨져 한순간에 산산조각이 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나니 무섭기도 하고, 책임을 다하지 못한 신의 잘못이 무겁게 느껴졌어요. 무엇보다도 알쏭달쏭한 수수께끼가 호기심을 자극했던 것 같아요.

「한 세계가 종말을 고했습니다. 이 인류는 나름대로 할 수 있는 일을 했지만 더 높이 올라가는 데는 실패했습니다. 우리 다 같이 이 인류를 생각합니다.」 그는 묵념의 몸짓을 한다. 「여기 실패한 인류가 잠들어 있습니다.」 (136p)

1권에서는 미카엘 팽송의 시점에서 신 후보생이라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되고, 뜻밖의 사건으로 인해 비상 사태가 벌어졌어요.

"만약 내가 진정 누구인지를 알기만 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는 내가 단지 미카엘 팽송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렇다면 또 다른 나는 누구인가? 확대되어 가는 영혼, 자신의 참된 권능을 발견해 가는 영혼 ······." (546p) 주인공조차 정체성의 혼란을 겪으면서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과정이 성장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과연 미카엘의 탐험은 어디로 이어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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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소아신경외과 의사입니다 - 생사의 경계에 있는 아이들을 살리는 세계 최고 소아신경외과 의사 이야기
제이 웰론스 지음, 김보람 옮김 / 흐름출판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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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수술실에 들어갈 수는 있지만, 환자로서, 수술대 위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는 알 수 없어요.

본인이 수술을 받는 것도 떨리고 무섭지만 가장 작고 연약한 존재인 미숙아, 신생아가 환자인 경우라면 부모의 입장일 테니 오직 하나의 마음뿐일 거예요. 삶과 죽음의 경계에 있는 아이들을 살리는 의사의 이야기라서 끌렸어요. 병원이라는 공간과 의료진은 심리적으로 멀고도 가까운, 묘한 관계라서 '알고 싶다'라는 마음이 컸던 것 같아요.

《나는 소아신경외과 의사입니다》는 세계 최고의 소아신경외과 의사 제이 웰론스의 책이에요.

저자는 소아신경외과 병동에서 25년간 일하면서 수술실 안밖에서 경험한 삶과 죽음, 고통과 기쁨, 심오한 영적 위기와 기적에 관한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있어요. 소아신경외과 의사는 뇌와 척수에 문제가 있는 모든 연령대 아이들의 수술을 하는데, 수술받는 환자는 곧 성인이 될 10대도 있고 몸무게가 채 1킬로그램도 나가지 않는 미숙아인 경우도 있다고 해요. 외과 실습을 하면서 내 손으로 직접 사람들의 생명을 구하는 일에 끌려 레지던트 전공을 결정했지만 신경외과 의사들은 자신과 전혀 어울리지 않다고 여겼대요. 하지만 의대 시절 내내 봐왔던 모습은 응급실의 인산인해가 홍해처럼 갈라지고 그 사이로 신경외과 레지던트가 등장하는 모습이었고, 몇 주 내내 신경외과 수술실을 지나갈 때마다 발걸음을 멈추고 실내를 들여다보다가 문득 저들과 함께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해요. 재미있는 건 미국 소아신경외과 학회에 메인 세션의 발표자로 참석했을 때, 당시 의대생이었던 아내 멀리사가, "당신이랑 똑같은 사람들이 다 모였네." (32p)라고 말했다는 거예요.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북미 전역을 통틀어 소아신경외과 의사는 250명 정도밖에 되지 않고, 그 중 20퍼센트는 여성으로, 이는 신경외과의 어느 부전공보다 더 많은 인원에 해당하며 이 수치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라는 거예요. 갈수록 감소 추세라는 우리나라와 비교하면 무척 부러운 상황인 거죠.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직업이기는 해도 의사, 간호사를 비롯한 의료진은 사명감 없이 일하기는 어려운 직종인 것 같아요. 더군다나 유능한 외과의사라고 해도 매번 수술실에 들어가기 직전에 긴장감과 불안이 최고조에 이른다는 사실은 의사로서의 마음가짐이라는 점에서 놀랍고 존경스럽네요. 안타까운 점은 코로나 팬데믹을 지나면서 잘못된 정보와 사이비 과학으로 향했어야 할 불신이 의사, 간호사, 생명을 살리는 의학 연구자들을 겨냥하면서 발생한 일들이네요. 신경외과에서 환자들과 함께 하는 과정 속에서 저자가 깨달은 사실은 우리는 연약한 존재이며, 우리와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고통과 고난에 면역이 되지 않는다는 거예요. 다만 우리가 지닌 회복력과 치유에 대한 놀라운 능력이 발휘할 때 비로소 두려움으로부터 구원을 얻을 수 있다고 이야기하네요. 차갑게만 느껴졌던 병원 수술실, 소아신경외과 의사 선생님의 회고록을 통해 뜨거운 감동으로 바뀌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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