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일간의 남미 일주
최민석 지음 / 해냄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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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지도 혹은 지구본을 보면 왠지 설레는 기분이 들어요.

직접 여행한 곳은 많지 않지만 오히려 앞으로 갈 곳을 상상할 수 있으니까.

앞으로는, 과연 세계여행이 가능할까요.


<40일간의 남미 일주>는 최민석 작가님의 에세이예요.

저자는 20년간 손때 묻은 세계지도가 있다고 해요. 해외여행을 다녀오면 그 기념으로 방문한 국가를 지도에서 찾아 연필로 칠했다고.

그동안 꽤 여러 국가를 칠했는데, 딱 한 군데가 하얀 대륙이었다고.

바로 중남미. 

여행지로 선택된 이유예요.


이 책은 목차 옆에 반으로 접힌 종이를 펼치면 귀여운 남미 지도가 그려져 있어요.

멕시코, 콜롬비아, 페루, 칠레, 아르헨티나, 브라질.

각 나라가 빨간 화살표로 연결되어 있어요. 저자의 여행 경로를 표시하고 있어요.

와우, 지금 시점에서 가장 부러운 사람은?  2019년 7월 2일, 멕시코시티행 비행기를 탄 저자.

누가 알았겠어요. 일 년 후 세계, 그리고 남미의 상황을.

그래도 이 책을 읽는 동안 만큼은, 시간을 돌려 평온했던 그때를 상상해봤어요. 영화 같은 풍경들.


중남미 기행문답게 날짜별로 기록되어 있어요.

자유여행이었다면 좀 달랐을라나. 암튼 작가의 로망인 동시에 과제가 된 중남미 여행의 기록이 자세히 나와 있어요.

여기서 퀴즈!

멕시코 여행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이 질문은 당연히, 전적으로 작가 시점에서 답해야겠죠.

아름다운 휴양지 칸쿤에 가려고 멕시코에 갔으나, 현실은 해변 1킬로미터 정도가 온통 김으로 뒤덮여 있다는 사실을 숙소 주인을 통해 알게 되었대요. 오 마이 갓!

멕시코에 도착한 지 열여섯 시간밖에 되지 않았고, 그중 아홉 시간은 시차 적응을 못해 잠을 자다가 겨우 일어나서 소칼로 광장에 갔더니, 멕시코 대학생 두 명에게 설문 조사를 받게 된 것이 첫 번째 일정이었대요. 그들이 물은 주제는 '과연 멕시코는 외국인에게 안전한가'라는 것인데, 저자의 답변은 딱히 위험 요소를 느끼지 못했다 였고, 그들은 실망한 눈치였대요. 숙소가 있는 플랑코라는 지역은 멕시코시티에서 가장 안전한 곳이라고. 

재미있는 건 현지인과 여행자의 시점 차이인 것 같아요. 루이비통 매장은 물론이고 세븐 일레븐 입구까지 경찰이 지키는 곳이 여행자에겐 위험 요소가 있으니까 경찰이 지키는 것으로 보이는데, 반대로 현지인들은 경찰이 지키니까 위험 요소가 없다고 판단하는 거예요. 어찌됐든 결론은 경찰이 지키고 있으니 안전한 곳이라는 거죠. 설문하던 학생들 덕분에 여행자가 배운 교훈은, "가능하면 긍정적인 면만 볼 것. 머릿속에 떠오르는 부정적인 염려와 두려움을 지울 것. 그리고 친절하게 웃을 것." (30p) 이었대요.

중남미 여행의 첫인상을 결정지은 멕시코시티.

저 역시 이 부분이 인상적이었어요. 

여행이 주는 두근거림이란, 호기심이나 기대라는 긍정적인 심리와 불안감이라는 부정적인 심리가 섞여 있잖아요. 어떤 쪽을 선택하느냐는 여행자의 몫이겠죠.

저자는 현명한 선택을 했고, 그 점이 무척 마음에 들었어요. 아직 중남미를 가본 적 없는 사람들에게 현지 분위기를 알려주면서 섣부른 환상은 거둬내는 효과랄까.

참고로 저자의 다양한 호구짓(?)이 당사자에겐 가슴 쓰린 일이지만 그게 여행의 묘미겠지요.

낯선 곳에서는 언제든지 실수 할 수 있으니까, 혹시나 실수 때문에 창피하면 얼른 떠나면 되는 여행자니까. 물론 여기서 말하는 실수는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그저 본인만 손해보는 호구짓. 아마 해외여행에서는 한두 번쯤 해봤을 실수일 거예요.

앞서 퀴즈의 정답은 "빠시엔시아(Paciencia)", 인내심이에요.

멕시코 여행을 하려면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 그리고 하나 더 추가하자면 새로운 경험을 할 땐 1초도 주저하지 말라는 것이 저자의 조언이에요.


음, 역시 여행자의 조언은 값진 경험담에서 우러나온 진짜인 것 같아요. 

멕시코시티를 시작으로 브라질 코파카바나 바다까지, 40일간의 중남미 여행기를 읽으면서 잠시나마 여행자의 기분을 느꼈어요. 

일상에서 지칠 때는 여행을 꿈꾸고, 막상 여행을 떠나면 집이 그리워지는... 그게 인생이라는 것.

잃어버린 후에야 소중함을 알게 되듯이, 떠나보면 깨닫게 되는 것 같아요.

무엇보다도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빠시엔시아"라는 것, 저도 이 책을 통해 배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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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태한 유산 - 8명의 가족이 다 때려치우고 미국 횡단 여행을 떠난 이유
제준.제해득 지음 / 안타레스(책인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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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다시 없을 여행기.

이 책에서 다음 문장을 보면서 느꼈어요.


"가족과 함께한 마지막 여행이 언제였을까?"  (10p)


2020년 8월, 가족여행은 고사하고 모이기도 힘든 상황이 되었어요.

물론 이러한 상황은 저 혼자만의 일이 아니에요. 아무도 올해 코로나19 팬데믹이 닥칠지 몰랐으니까.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너무 뒤늦게 깨달은 건 아닌지.


<위태한 유산>은 8명의 가족이 함께 떠난 40일간 미국 횡단 여행기예요.

이 책의 저자와 부모님, 큰 매형과 큰누나, 작은 매형과 작은누나, 태어난지 22개월 된 조카까지 모두 여덟 명의 가족이 주인공이에요.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2019년 4월, 미국 서부에서 캠핑카로 시작해 미국 동부, 캐나다, 하와이까지 함께 한 여행의 시간들이 글과 사진으로 남았네요.

아마 가족여행을 떠나본 사람들이라면 여행이 늘 핑크빛이 아니란 걸 짐작할 거예요. 여행에서 가장 설레고 좋았던 순간은 여행가기 전 날이라는 말이 있어요. 농담반 진담반. 그만큼 여행은 자발적인 고행, 즉 고생길이라는 뜻이 아닐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행을 떠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이유는 직접 떠나본 사람들만이 알 수 있어요.

바로 이 책 속에.


"여행은 가슴이 떨릴 때 떠나야 한다. 

여행 생각에 큰 심호흡으로도 심장의 떨림이 진정되지 않는다면 당신은 여행을 짝사랑하는 것이고,

여행 중에도 여행을 그리워한다면 이미 여행과 사랑을 하는 것이며,

여행에서 막 돌아왔을 때 바로 다음 여행을 생각한다면 

그것은 여행에 중독된 것이다." 

 《가슴이 떨릴 때 떠나라》(김황영,2013)에서 나온 이 말이 참 좋다.  (46p)


그랜드 캐니언의 웅장한 풍경에 감탄한 가족들은, 캐니언이 왜 5분 캐니언인지 알게 되었대요.

처음 봤을 때 5분 정도는 정말 멋진데, 익숙해지고 나면 금방 지루해진다고.

그러나 그 5분을 위해, 그 5분은 캐니언으로 떠나기에 충분한 이유가 되었다고.

기나긴 세월과 비교하면 5분은 너무나 짧은 찰나일 수 있지만 정말 멋진 5분이라면, 나 역시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떠나는 이유가 될 것 같아요.


"우리가 남이다."

이 말이 맞다. 남이 아니기 때문에 더 많이 기대하고, 더 크게 실망한다.

옆 캠핑카에 얼굴도 모르는 낯선 외국 사람이 커피 한 잔 먹으라고 인사를 건네면 너무 고맙게 생각하고 감탄하지 않을까?

... 멋있고, 고맙다고 생각할 수 있는 이유는 그들이 남이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그렇게 해야 할 의무도 책임도 없는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이 하지 않아도 되는 친절을 베풀었으니 얼마나 감사한가.

... 아내는, 남편은, 딸은 그리고 우리는 서로에게 정해 놓은 기준이 이미 있다. 

우리가 힘들어하고 가슴 아파하는 것은 이렇게 상처받을 수밖에 없는 설정의 오류에서 생기는 것이 아닐까?  (168-169p)


화목한 가족이 여행을 떠났다가 대판 싸우고 돌아왔더라는 이야기. 

굳이 멀리 찾지 않아도 다들 그런 경험이 한두 번쯤 있을 거예요.

<위태한 유산>의 가족들 역시 예외는 아니었던 것 같아요. 대판까지는 아니고 소소한 싸움들. 그러나 결국에는 화해하고 더욱 끈끈해진 것 같아요.


2019.5.19

엄마 : 가만 보면 우리 집처럼 오픈된 집도 없을 거야. 그치?

큰 매형 : 맞아.

엄마 : 여행을 통해 너무 가까워져서 서로에게 실망할까 걱정했는데 다행이다. 이젠 실망할 것도 없어서. (뿡)

큰 매형 : 에이, 알고 지낸 시간이 길잖아요. 이젠 어머니 방귀도 익숙해요.  (173p)


슬며시 웃음이 났어요. 현실가족의 모습.

좁은 캠핑카에서 40일간 지내다보니 너나 가릴 것 없이 방귀를 트게 되면서 캠핑카는 "뿡카"라는 별명이 생겼다네요. 그 독한 가스까지 감당할 수 있는 사이, 그 이름은 가족.

여행은, 지금 우리 모두는 여행을 떠날 수 없는 상황이에요. 하지만 이 책을 읽고나니 비행기 타고 멀리 떠나는 가족여행이 중요한 게 아니라 온전히 함께 하는 가족의 시간 그 자체가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어요. 어디를 가지 않아도, 바로 여기 우리집에서 가족끼리 함께 밥 먹고 이야기 나누는 시간부터 소중하게.

위태한 유산이 된 가족여행이 보여준 것처럼, 위태로운 지금 시기를 가족의 사랑으로 극복해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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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환자
재스퍼 드윗 지음, 서은원 옮김 / 시월이일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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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환자'를 만나고 모든 것이 달라졌다!

재스퍼 드윗이 썼다는 이 책은 저자의 이름부터 등장하는 인물들의 이름과 장소 모두 실명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해요.

그 이유는 저자가 현재 정신과 의사로 일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어요.

물론 그가 진짜 정신과 의사인지, '그 환자'에 관한 이야기가 실화인지는 알 수 없어요.

그 판단은 각자의 몫이겠죠.


주인공 '나'는 명문의대 출신으로 선배와 교수님들이 모두 말리는 병원의 면접을 봤어요.

이유는 단 하나, 자신의 트라우마 때문이에요. 어렸을 때 어머니가 망상형 조현병으로 정신병원에 감금된 모습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고, 그때 정신과 의사가 될 결심을 한 거예요. 그 어떤 환자라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제대로 치료하겠다는 마음으로. 

2000년대 초 미국의 어느 주립 정신병원에 취직한 '나'는 '그 환자'에 대한 소문을 듣게 되었어요. 

유독 이상한 환자, 아무리 경험이 풍부한 의사라도 두 손 두 발 다 들고 꺼리게 되는 환자.

'그 환자'를 실명 대신 '조'라고 불렀고, 거의 모든 직원이 조에게 가까이 가지 말라는 소리를 들었어요. 

의욕 넘치고 똑똑하기까지 한 '나'는 '조'에 대해 궁금했어요. 도대체 그의 정체가 뭐길래, 이토록 다들 경악하며 피하는 걸까.


드디어 판도라의 상자는 열렸어요.

우와, 약간 섬뜩했어요. 오랜 전에 봤던 공포 영화가 떠올랐어요. 어릴 때 봐서 더 무서웠던 건지는 몰라도, 이제껏 봤던 공포 영화를 통틀어서 '그 영화'가 가장 무서웠어요. '그 영화' 제목을 말하지 않는 이유는 혹시나 '그 환자'의 정체를 추측 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아마 저마다 다른 영화를 떠올릴 수도 있겠네요. 그만큼 '그 환자'의 존재는 공포 영화로 치면 메가톤급 인물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그 환자'에 관한 정보를 살짝 공개하면, 여섯 살 무렵에 야경증으로 처음 입원했다가 며칠 후 퇴원했는데, 증상이 심해져서 다시 입원했고, 그 뒤로 30년간 수용된 환자예요. 병원의 모든 직원들이 그를 꺼리는 건 그동안 '그 환자'를 담당했던 의사뿐 아니라 잠시라도 접촉했던 사람들이 자살하거나 미쳤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현재 그는 특별 관리 대상으로, 병원장이 허락한 사람만 접촉할 수 있어요.


'그 환자'에 관한 비밀은 다 밝힐 수 없어요.

다만 이 책을 읽는 내내 스스로에게 묻게 될 거예요.

'가장 두려워하는 게 뭐지?'

정확한 답을 하려면 아주 오래된 기억까지 들춰야 할지도 몰라요. 

대부분 자신의 진짜 두려움을 숨기고 살다가, 자신이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착각을 하기도 해요.

그러다가 두려움을 타인에게 들키는 순간,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질지도 몰라요.

정말 모르겠네요. 

결말을 보면서 소름이 돋았어요. 이 책의 이야기는 끝나도 끝난 게 아니라는 걸, 읽어보면 알게 될 거예요.

한 가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건 제가 가장 무서워했던 '그 영화' 못지 않은 공포감을 느꼈다는 것.

와, 20세기 폭스사 할리우드 영화화 확정이라고?

영화로 개봉된다면, 왠지 볼 자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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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어지는 병, 조현병 - 내 삶의 주인이 내가 아닐 때
황상민 지음 / 들녘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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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면 제대로 알아보자.

잘 모르면서 아는 척 하지 말자.

조현병, 얼만큼 알고 있나요?


이 책은 심리학자가 알려주는 조현병의 모든 것이 담겨 있어요.


조현병 = schizophrenia , 스키조프레니아 

영어 병명은 '찢어진 또는 깨어진 마음'을 뜻했는데 뜬금없이 언제부터인가 조현병[ 調絃病 , (악기의) 현을 조절해야 하는 병 ]으로 부르기 시작했다.

의학계에서는 "영어의 뜻을 그대로 번역한 '정신분열증'이라는 병명이 부정적인 인상을 주기에 좀더 나은 뜻의 이름으로 바꾸었다"고 말한다.

정신 즉 '마음'과 관련된 병이라는 뜻이 나쁜 인상을 주기에 좀 더 나은 이름으로 바꾸어 부르기로 했다는 말은 

바로 이 병은 '이름 붙이기'에 따라 '그 무엇'으로 만들어진다는 뜻이 아닐까? 

보통 신체 부위나 증상을 나타내는 단어로 병의 이름을 부르는 규칙을 적용해보자면 이 병은 단순히 '악기의 현을 조율한다' 정도의 의미를 가진다. 

마치 '엿장사 마음대로'라는 말처럼, 이 병은 의사가 '붙이기에 따라' 그냥 진단될 수 있는 무엇을 뜻하는지도 모른다. 

'조현병'이라는 병명은, 마치 이 병의 증상을 보이는 환자처럼, 자신의 증상을 잊어버린 병이 된 듯하다. 

이제 이름만으로는 그 정체조차 알 수 없게 된 병, 대중과 언론에 대표적인 정신병으로 언급되는 이 병은 

그러나 세균이나 바이러스 또는 신경계의 이상과 같은 신체의 변화에 의해 생겨난 병이 아니다. 

이 병은 사람들이 자신의 마음을 잃어버리고, 

자신의 삶의 주인이 되지 못하게 될 때, 

'자기 마음의 상실' 혹은 '관계의 문제로 쉽게 표출하는 우리 삶의 아픔이다. (18p)

...

분명 정신병은 마음의 아픔, 마음의 문제인데 그 아픔의 정체나 문제가 무엇인지 알려고 하기보다 

마치 폐기물 처리하듯 

사람들을 감금하고 격리하는 치료 방법을 더 선호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21p)


언젠가부터 바뀐 병명이 낯설기도 했지만 이상하다고 느꼈어요. 병명이 부정적인 인상을 주는 건 사회적 인식 탓인데, 편견이 작용된 결과라면 그걸 바꾸는 노력을 해야지 이름만 바꾸는 건 너무 안이한 대처인 것 같아요. 저자의 말처럼 조현병은 우리에게 그 정체를 알 수 없는 병이 되어버렸어요. 아니, 조현병 포비아... 


코로나19 상황에서 집단감염으로 사망자가 속출했던 정신요양병원 폐쇄병동의 참담한 현실이 공개적으로 드러났어요.

저자는 그 비극을 보면서,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해요.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뉴스를 통해 보도되는 범죄자들의 정신병 이력 때문에, 특히 콕 집어서 '그 병'을 가진 사람에 대한 공포심과 혐오가 생긴 것 같아요.

제대로 된 뉴스라면 '그 병'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알려주는 것이 당연한데, 사건을 보도하는 언론들은 잘못된 정보에 대한 정정이나 사과 없이,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요. 실제로 법정신의학자들의 연구를 종합하여 보면, 정신질환자들의 범죄가 일반인들에 비해 낮다고 해요.

그렇다면 왜 '그 병'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 생긴 걸까요.


저자는 이 책을 통해 현재 '그 병'을 어떻게 진단하고, 치료하고 있는지를 자세히 알려주고 있어요.

정신과 의사에게 그 병의 원인이나 증상이 일어나는 이유를 물어보면, 분명 '조현병은 뇌신경 질환'이라고 주장할 거라고, 저자는 이야기해요.

왜 '주장'이냐 하면 뇌의 손상이나 신경회로의 손상 등의 문제라고 하면서, 관련 검사를 전혀 하지 않기 때문이에요.

실제로 정신과 의사들이 정신병을 진단하거나 판단하는 근거는 DSM(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Disorder)예요. 이것은 다양한 정신과 증상에 대한 통계 진단 매뉴얼이에요. 'DSM-5'라는 통계 매뉴얼에 언급된 유사한 증상 목록 기준에 따라, 조현병 환자라고 진단하는 거예요. 

오로지 정신과 의사의 주관적 판단으로 정신병 진단이 된다는 사실이에요. 정신과 의사가 신인가요, 믿습니까?


가장 궁금한 질문은 "치료가 가능한 병인가요?"일 거예요.

정신과 의사들의 설명에 따르면 조기에 치료하면 효과가 좋은데, 만약  치료시기를 놓쳐서 만성화가 되면 사회로 복귀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고 해요. 여기에서 주된 치료는 약물 치료예요. 아이러니한 것은 좋은 예후라는 말과 모순도게 평생 약물 복용의 필요성을 강조한다는 점이에요. 의료 통계에 따르면 발병 당시에 조현병으로 치료받은 사람들이 5년 이후에도 완치되지 못하여 계속 치료를 받거나 약물을 섭취하는 상태로 관리되는 경우가 50퍼센트를 넘는다고 해요. 이 정도의 결과라면 약물 치료 효과를 의심해야 하지 않을까요. 

저자는 자신이 상담했던 환자들의 사례를 통해 정신 치료 약물의 폐해를 확인해주고 있어요. 

이 책을 읽으면서 충격적인 건 환자와 보호자들의 믿음이 배신당했다는 사실이에요.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될까요.

내 삶의 주인이 내가 될 수 있도록, 마음이 아픈 사람의 입장에서 바라봐야 하지 않을까요.

'그 병'이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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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재테크 제로금리 사용설명서
매일경제 금융부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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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재테크 제로금리 사용설명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알아야 할 경제 지식을 담아낸 책이에요.

제로 금리는 이미 코로나 사태 이전부터 진행된 경제 현상이에요. 다만 코로나 사태로 인해 더욱 악화된 거죠.

이 책은 크게 4개로 나뉘어 설명하고 있어요.

우선 제로 금리와 맞물린 코로나 위기가 가져온 더블 쇼크 상황을 분석하고 있어요.

실제로 코로나로 인한 금융·경제 위기는 이전의 위기와는 다른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어요. 한마디로 과거 위기를 모두 뛰어넘는 대충격이라고 볼 수 있어요.

<블룸버그>에 따르면 마크 잰디 무디스 이코노미스트는 "코로나19는 수요와 공급에 모두 충격을 주기 때문에 경제 치명타를 입힐 수 있다"(63p)고 진단했어요. 

국내 코로나발 위기는 금융시장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냈어요. 환율과 주가가 요동을 치면서 외국인들의 순매도 규모가 많아졌고 코스피 지수는 빠른 속도로 하락했어요.

그러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는 달리, 빠르게 반등을 보였어요. 2020년 코로나 위기에서는 개인투자자들이 사상 최대 규모로 주식을 사들이며 증시를 떠받쳤어요. 일명 '동학개미운동'이 벌어지면서 외국인들의 매도 흐름을 개인투자자들이 방어해냈고, 증시 회복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어요. 코스피는 세계 주요국 증시 가운데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요. 

포스트 코로나의 주도주는 언택트(비대면) 산업과 바이오 업종이에요. 또한 제약, 게임 관련주의 성장도 주목할 만 해요. 신기한 현상은 코로나로 인해 사회적 거리 두기와 재택근무를 할 때도 영업한 곳이 학원이에요. 코로나의 무서움보다 학구열이 더 높은 한국만의 현상을 고려하면 포스트 코로나 재테크로서 온라인 사교육을 빼놓을 수 없어요.

일상에서 손소독제와 마스크가 필수품이 된 것처럼 학교나 직장도 온라인 학습과 재택근무, 원격 화상회의가 진행되고 있어요. 이들을 모두 묶어주는 하나의 용어가 언택트(비대면)이에요. 언택트 시대에는 IT 기술이 필요하고, 당연히 IT 부품 수요가 증가할 거예요. IT 사업의 부흥은 국내 반도체 관련 종목들의 미래를 밝게 하고 있어요. 

주식 투자에 있어서는, 섣부른 기대 심리는 금물이에요. 특히 바이오 투자는 조심 또 조심하라고 조언하고 있어요.

코로나 사태로 안전자산이 새롭게 조명되고 있어요. 안전자산이란 위험이 없는 금융자산을 뜻하며, 달러, 금, 채권 등이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고 있어요. 코로나 사태 초기에는 투자자들이 너도나도 현금을 확보하려는 탓에 안전자산 지위가 흔들렸는데, 지금은 금과 채권 등 안전자산의 인기가 오르고 있어요. 금 가격 상승은 이어질까요.

금은 장기투자에 적합하고 KRX 금시장에선 계좌 개설 후 주식처럼 금을 사고 팔 수 있어요. 가격이 많이 올라 금 투자가 부담스럽다면 골드테크(원화 → 외화 환전) 상품으로 금을 정기적으로 1년 정도 분할 매수할 수 있다고 하네요. 장기적으로 볼 때, 금융자산의 20~30%는 달러로 보유하는 것이 자산 분산 차원에서 바람직하다고 해요.

2020년 초 코로나 사태는 초저금리 시대의 도래와 역대급 경기 침체, 계속되는 정부 규제 등 다양한 변수들이 맞물려 부동산 시장이 새 국면을 맞이했어요. 부동산 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절망적일 수 있겠으나 서민들의 주거안정대책으로는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어요.

그렇다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집값은 안정세를 유지할까요.

부동산 시장을 전망하는 전문가들의 의견은 책을 통해 직접 확인하면 될 것 같아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풍부한 유동자금의 흐름이 어디로 향할 것인지 지켜볼 일이에요.

제로금리 정책은 '현금 없는 사회'로 이어진다고 해요. 우리 사회도 점점 은행 지점과 자동화기기 ATM 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어요. 온라인 핀테크 결제서비스와 같이 디지털화로 인한 사회적인 문제는 구체적인 정책이 필요한 부분이에요. 제로금리가 장기화되면서 기존과 다른 투자와 자산 증식의 새로운 수단으로 핀테크가 부상하고 있어요.

제로금리에서 살아남는 법은 무엇일까요.

이제는 알아야 살아남을 수 있어요. 무엇이 제대로 된 지식이며 뜨는 투자인지 구별하는 건 각자의 몫일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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