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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그림자는 월요일
김중혁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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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죽는다면 뭘 남기고 뭘 버려야 할까? 다른 사람들에게 절대 보여주고 싶지 않은 것. 내일 바로 곧바로 죽게 된다면 문제가 생길 것들, 누군가에게 상처를 줄 만한 것들, 사람들이 오해할 만한 것들, 내 이름을 더럽힐 수도 있는 것들..."

주인공 구동치 탐정은 누군가 자신이 죽고 나서 없애달라고 의뢰한 것들을 없애주는 '딜리팅'이라는 일을 한다. 그가 하는 일이란 죽은 사람들의 휴대전화기를 찾아 없애주고, 죽은 사람의 컴퓨터를 망가뜨리고, 죽은 사람의 일기장을 찾아서 갈기갈기 찢고 불태우는 것이다. 사람들은 많은 걸 없애려고 한다. 자신의 평판 때문에, 비밀이 알려지는 걸 두려워해서, 누군가를 보호하기 위해서, 수많은 이유 때문에 많은 걸 없애려고 한다. 그리고 그런 이들은 딜리팅 일을 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다음에 구동치를 찾게 된다. 딜리팅이란 의뢰인이 죽고 난 다음에 없앨 물건을 정하고, 기본 가입으로 세 품목까지 가능하다. 한도시간은 5. 구동치는 그 안에 계약서에 명시된 물건을 모두 없애야 한다. 세상에 비밀 하나 없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누구에게나 숨기고 싶은 비밀이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우리 모두 불완전한 사람이기에 누구라도 실수를 저지를 수 있고,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타인에게 해를 가할 수도 있을 것이다. 돌이켜보면 후회할 일들 투성이인 게 우리네 인생 아닌가. 죽고 나면 뭐 다 그만 아니냐고? 삶이 어디 그리 녹록한가. 나는 죽지만 나의 가족들, 친구들, 회사 동료들, 지인들.. 나를 기억하는 수많은 이들에게 내가 남겨놓은 무언가로 인해 피해를 주거나, 내 이름을 더럽힐 수도 있는 것들이 있다면 편치 않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미리 죽기 전에, 딜리팅을 의뢰하는 것이다. 내가 죽게 되면 이런 것들을 없애주세요. 마누라 몰래, 혹은 사업 동업자 몰래, 친구 몰래, 연인 몰래 숨겨놓았던 것들, 그들이 알게 되면 상처 받을 만한 것들을 말이다.

김중혁 작가의 책은 항상 기발한 소재와 재기발랄한 필체로 기억되곤 하는데, 이번 작품 역시 단박에 나를 사로잡은 제목부터 페이지가 술술 넘어가는 이야기이다. 누군가의 비밀을 들어주고, 그걸 묻어주는 일을 하는 탐정이라는 캐릭터부터,  딜리터deleter’ 혹은딜리팅deleting’이라는 설정까지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야기꺼리는 자유로운 상상력의 작가 답게 서두를 화려하게 열어준다. 음식물 쓰레기, 곰팡이와 사람 냄새가 뒤섞여 독특한 냄새가 나는 어둑한 4층짜리 건물 악어빌딩에 있는 탐정 사무실이 그 배경이다.

"당신은 그토록 무미건조한 월요일에 나를 찾아왔군요. 이 세상의 덧없음을 아는 사람이여, 나에게 비밀을 말해주세요. 비밀의 그림자는 국경을 넘고 바다를 건넙니다. 우리의 사랑만이 덧없는 세상을 이겨낼 수 있는 힘, 나에게 비밀을 말해주세요. 비밀의 그림자는 월요일처럼 길고 길어요."

이 작품은 무엇보다 악어빌딩의 사람들이 각각의 개성으로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철물점 백기현, 합기도장 차철호, 레스토랑 쉐프 박찬일, 피씨방 알바 이빈일, 드라마 보조작가 오윤정.. 그리고 선배 형사인 김인천과 원수도장 사람들까지. 투박하고 정겨운 우리네 이웃처럼 평범하다가도, 뭐 저런 인간이 다 있어 싶게 독특한 색깔을 가지고 있는 이들 캐릭터야말로 딜리팅이라는 소재의 가치를 훨씬 뛰어넘는 이 작품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

구동치가 본격적으로 딜리팅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인 소설가와 그가 딜리팅 일을 결국 그만두게 만드는 결정적인 사건의 선배 형사 김인천은 특히 기억에 많이 남는 인물이다. 하루에도 수십 수백 개의 문장을 썼다가 지워야 하는 소설가는 자신의 작품 외에 수많은 습작과 일기 등을 모두 없애버리길 원했다. 그렇게 썼다가 지우는 그 작업을 통해 새로운 걸 또 쓸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지우다 지우다 마지막에 남는 것들만이 살아남을 가치가 있기 때문에, 그런 것들은 대중에게 공개되어서도 안 되고 태워 없애 버려야 한다고. 그렇게 지우지 않으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고 말이다. 구동치의 선배 형사 김인천 또한 다른 종류의 글이지만, 틈만 나면 쓰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어떤 정보가 생기면 무조건 수첩에 적었던 것이다. 스쳐 지나간 자동차 번호, 용의자의 인상 착의, 가방의 색깔, 가방을 드는 모습, 가방 끈의 길이, 티셔츠의 그림, 바지의 색깔, 안경의 모양 같은 것들 말이다. 그런 그가 다른 사람들 몰래 소설을 쓰고 있었다. 틀린 맞춤법에, 묘사도 어색하고, 대사도 이상한 수준 미달의 작품이었지만, 그에게는 그것이 일상에 감추고 있던 뜨거운 심장이었던 것이다. 현실에서는 잡히지 않았던 범인이 죽도록 두들겨 맞는 다른 차원의 이야기, 실제로 일어나지 않았지만 실제로 일어나기도 했던 이야기, 아무도 모르는 이야기를 그는 그렇게 소설로 풀어내었고, 구동치는 선배와 자신만 아는 그 비밀의 이야기들을 읽으며 기묘한 흥분을 느끼곤 했다고 추억한다.

살아 있으면서 더 많은 사람에게 사랑 받으려는 마음이 삶을 붙잡으려는 손짓이라면, 죽고 난 후에 좋은 사람으로 남아 있으려는 마음은, 어쩌면 삶을 더 세게 거머쥐려는 추한 욕망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죽으면 그만 다 끝이라는 생각보다는 죽어서도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누군가에게 좋은 사람으로 남고 싶다는 마음을 그 누군들 가지고 싶지 않겠는가.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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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야기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알레산드로 바리코 지음, 이세욱 옮김 / 비채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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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너를 사랑하는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절대로 그의 꿈을 망가뜨리지 말아야 해"

꿈을 향해 전력을 다하고 싶어도 좀처럼 그럴만한 여유를 내어주지 않는 것이 우리의 인생이다. 특별히 우리의 능력이 뒤떨어지거나, 우리가 무언가를 잘못했기 때문이 아니라 세상이란 원래 그렇게 생겨먹은 거라는 걸 다들 알 것이다. 죽기살기로 매달리는 누군가의 꿈에는 그만한 대가가 필요하며, 그들 인생에는 대부분 고통과 좌절, 비난과 조롱이 가득하게 마련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소중한 꿈을 결국 포기하고 만다. 왜냐하면 세상은 혼자 살아가는 것이 아니고, 아무리 혼자 미친 놈 소리 듣는 게 상관없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가족, 친구들을 힘들게 만들면서까지 얻어내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에 휩싸이기 때문이다. 어렵게 말을 꺼내는 누군가가 사실 내 꿈은 이런 거야. 나는 언젠가 이런 일을 해 볼 거야. 라고 자신의 꿈을 내보이면, 주변 사람들은 건성으로 열심히 해보라고 대꾸는 하지만, 대부분 아직도 저런 허황된 생각을 하다니 언제 철이 들래나 하는 표정을 숨기지 못한다. 물론 그런 주변 사람들이 나쁘다고만은 볼 수 없다. 현실에서 벗어난 꿈이란 의심스러운 게 당연한 것이고, 그들 또한 매일매일 열심히 살기 위해서 노력하는 이들이니 말이다. 그래서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믿어 주는 사람이 필요하다. 무모해 보이더라도 그것을 시간 낭비라고 탓하지 않고, 그리는 꿈을 단 한 번도 의심하지 않고, 변함없이 격려해주는 사람 말이다. 믿어주는 사람이 단 한 명만 있어도 꿈은 이어지니까 말이다.

 

몇 해 동안 다른 것은 전혀 눈에 들어오지 않았죠. 무엇을 보든 내 눈에는 그것이 길로, 자동차가 달리는 길로 보였어요. 그건 내 아버지가 주신 선물이었고 오로지 우리 머릿속에서만 일어나는 현상이었어요... 우리는 언제 어디서든 길을 보았고 상상 속에서 그 길들을 달렸습니다. 믿기지 않으실지 모르지만, 나는 소년 시절에 머릿속에 숱한 길을 그리고 그 길들 위로 자동차를 몰고 다니면서 시간을 보냈어요. 나는 그런 방식으로 나만의 세계를 만들었어요. 그 시절에 나는 이런 식으로 미래를 그렸어요. 세상엔 수많은 길들이 있을 것이고, 우리는 엔진의 힘을 이용해서, 그리고 우리의 상상력과 용기를 또 다른 동력으로 삼아 그 길들을 주파하게 되리라고 말이에요.

 

알레산드로 바리코의 '이런 이야기'에서 바로 그렇게 끝까지 꿈을 포기하지 않고 기어이 도달하려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 이 작품은자동차로 상징되는 물질문명을 처음으로 맞이한 20세기 초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마을에서 처음으로 자동차 정비소를 차린 아버지 리베로와 그의 곁에서 자동차가 질주하는 길에 매혹을 느끼게 되는 어린 소년. 그리고 자동차 경주에 열광하는 담브로시오 백작이 울티모네 가족과 만나게 되면서 리베로와 담브로시오는 랠리 경기에서 엄청난 스타가 되기도 한다. 울티모가 꿈꾸는 길은 아무도 상상해본 적 없는 길, 시작하는 곳에서 끝나는 길, 세상 어디로도 통하지 않고 자기 자신에게로 통하는 길, 지상의 모든 길을 하나로 아우르는 길, 길 떠난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다르고 싶은 자동차 서킷이다. 모두가 자동차에 열광하고 랠리에 빠져들던 그 시절, 울티모는 자동차가 아니라 ''에 매혹된 것이다. 그런 그의 눈에 몇 해 동안 다른 것은 전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는 언제 어디서든 길을 보았고, 상상 속에서 그 길들을 달린다. 그렇게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 가던 울티모는 세상엔 수많은 길들이 있을 거라고 믿고, 엔진의 힘과 더불어 상상력과 용기를 또 다른 동력으로 삼아 그 길들을 주파하게 될 거라고 꿈을 꾼다.

이 작품은 여러 화자가 이야기를 이어가는 서사 기법을 보여주는데, 이는 형식적인 면에서 독특한 것은 물론 아니다. 예를 들어 오쿠다 히데오의 '소문의 여자' 혹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올리브 키터리지'를 떠올리면 될 것이다. 단편집처럼 제 각각의 스토리가 이어지는데, 각각 스토리의 화자 혹은 주요 인물이 매번 바뀌면서 전개되는 형식이다. 물론 주인공은 매번 스토리에 등장하며, 어떤 때는 주요 사건의 키로, 어디서는 배경으로, 다른 곳에서는 조연이나 단역으로 종종 이야기를 함께 꾸려나가는 것이다. 알레산드로 바리코의 이야기에서는 울티모가 아버지 리베로와 함께 자동차와 길에 대한 꿈을 키워가는 스토리에 이어, 울티모가 전쟁터에서 만난 두 전우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그가 사랑했던 엘리자베타와 함께 피아노가 실린 유개트럭을 타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던 시절, 활주로를 함께 걷던 울티모 형제, 고향마을 술집의 여주인과의 만남 등등으로 전개된다. 언어로 만들어진 음악이라는 평을 듣는 바리코의 작품답게 언어는 매우 아름답고, 스토리는 유기적으로 짜여 마치 오케스트라의 연주처럼 삶을 펼쳐낸다.

 

내가 보기엔 사람들이 오래 사는 것 같아도 사실은 안 그래. 사람들이 진정으로 사는 시간은 그 긴 세월의 작은 부분일 뿐이야. 다시 말해서 자기가 무엇을 위해 태어났는지를 알고 그것을 성공적으로 해내는 시기에만 진정으로 살았다 할 수 있어. 그런 시기에 사람들은 행복해. 나머지 세월은 기다리거나 추억하는 시간이야. 기다리거나 추억하는 때에는 슬프지도 행복하지도 않아. 슬퍼 보이기는 하지. 하지만 그건 그저 기다리고 있거나 추억하고 있기 때문이야. 기다리는 사람들은 슬프지 않아. 추억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야. 그들은 그냥 멀리 있는 것뿐이야. 나는 기다리고 있어.

 

울티모는 자신이 하나의 서킷을 건설하기 위해 태어났다고 생각한다. 오로지 경주용 자동차들만 달리는 길 말이다. 아무데로도 통하지 않고 닫혀 있는 길, 돌고 또 돌지만 어디에도 이르지 않는 길. 세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자기만의 길을 만들어보려고 하는 것이 바로 그의 꿈이다.

"나는 무언가를 하기 위해서 태어났어. 그 일을 하는 때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지."

울티모가 어린 시절 겪은 아버지의 사고와 인간성을 말살하는 전쟁 통에 겪은 친구의 배신, 그리고 어설프고 어긋났던 사랑은 그의 인생에 굽이굽이 길을 만들어낸다. 아버지 리베로와 아들 울티모는 20년 가까운 시차를 두고 엘리자베타에게 똑같은 말을 하는 걸 보면 그들 부자가 서로에게 어떤 존재였는지 짐작할 수 있다. 그들 두 부자는 어떤 계기를 통해 자기가 무엇을 하기 위해 태어났는지를 깨닫고 그 운명을 끝까지 밀고 가려는 사람들 인 것이다. 아주 먼 세월이 흐른 뒤 엘리자베타는 울티모가 만든 서킷을 찾아낸다. 수 십 년의 시간에 걸쳐 그의 꿈이 현실로 이루어졌다는 것을 믿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울티모가 서킷을 만들어내려는 것이 어느 젊은이의 덧없는 꿈이 아니라 한 어른의 차분한 결심에서 비롯된 거라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그녀 또한 그처럼 인내심을 잃지 않고 해마다 계절의 어김없는 순환을 믿는 사람들처럼, 터무니없는 상상을 실제 눈에 보이는 결과물로 만들어낸 것이다. 오로지 하나만 바라보고, 그것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노력하고 포기하지 않는 이들의 눈부신 이야기는 누구라도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꿈을 이룰 수 있다는 믿음을 주게 하기에 충분하다. 어디선가 꿈꾸는 자가 나타나면 다른 곳에서는 그것을 비웃는 자가 등장하게 마련이다. 꿈을 향해 달려간다는 것은 굉장히 외로운 일이다. 그러나 의심하지 말자. 나를 믿어주는 사람이 세상에 단 한 명만 있어도 그 꿈은 이루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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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퍼펑크 - 어산지, 감시로부터의 자유를 말하다
줄리언 어산지 외 지음, 박세연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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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나왔다는 이유로 챙겨봤었던 영화 '5계급'을 통해서 만나게 되었던 줄리언 어산지라는 인물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던 기억이 난다. 영화는 실존 인물인 줄리언 어산지와 그의 동료 다니엘이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고 유일무이한 폭로전문 웹 사이트인 위키리크스를 설립하게 되는 과정에 대해서 보여준다. 그들은 강자들의 비밀을 파헤치는 감시자가 되기로 하고, 정부와 대기업의 비밀을 폭로하는 내부고발자들을 위한 소규모 플랫폼에서 시작해서 위키리크스라는 엄청난 웹사이트로 키워나간다. 어릴 때부터 '윤리적 해커'를 꿈꾸었다고 하는 어산지는 현재 각국 정부로부터 공공의 적으로 지목되어 현재는 모처에 은신중인 걸로 알려져 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위키리크스 편집장인 그에 대한 평가는 굉장히 극단적인 걸로 유명하다. 혹자는 그를 반미 정보원이라며 미국의 적이라 하고, 누군가는 그를 인터넷 시대의 영웅이자 민주주의 권리를 지키는 자라고 추앙하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보도가 하루가 멀다 하고 뉴스를 장식하고, 민간인 사찰 논란에 각종 디지털 범죄들까지 판치고 있는 현대에 그가 굉장히 중요한 인물이라는 점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책 <사이퍼펑크>는 읽기 전부터 굉장히 기대되는 작품이었다.

 

언제부터인가 일상이 디지털을 통해 낱낱이 생중계되는 것에 우리는 모두 무감각해지고 있다. 트위터를 통해서, 페이스 북을 통해서 결혼 소식을 듣고, 아이를 낳았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새로 옷을 사고, 연인이 바뀌는 등등의 일상부터, 개인 신상이 그대로 드러난 게시물들이 넘쳐나니 말이다. 지난달에는 영화 <어벤져스2>의 국내 촬영이 한참 화제였었다. 도로를 통제하고 봉쇄하는 등 보안을 철저히 했으나, 누군가 촬영 현장을 몰래 찍은 동영상이 온라인에서 조회수 수십만을 넘기자 제작사 측은 당황한다. 촬영에 앞서 초상권과 저작권 문제로 촬영 현장이 유출될 경우 실제 촬영 분이 영화에서 아예 편집될 수도 있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유출사건이 발생했으니 말이다. 영화에 대한 우리나라 국민들의 열정이야 벌써 전세계적으로 유명해서, 웬만한 블록버스터 영화들은 모두 한국에서 세계 최초 개봉을 하고 있다. 이유는 바로 불법 다운로드를 통해서 엄청난 속도로 영상이 유출되는 것을 막고자 함이다. 이는 사실 국제적 망신이나 다름없지만, '빠름빠름빠름~'을 지향하는 국민 특성 상 인터넷을 통해서 불법 여부와 상관없이 너무도 당당하게 버젓이 올려지는 것이다. 게다가 디지털 범죄 역시 점점 다양한 방법과 수단을 통해서 흉악해지고 있다. 각종 포털 사이트, 카드사, 금융권 등의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뉴스가 너무도 자주 등장해서, 대한민국에 어디 신상 한번 털리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싶을 만큼이 되어 버렸으니 말이다. 세상의 모든 정보가 인터넷으로 연결되어 있는 현재, 사적인 영역에 대한 보호가 완전히 사라져가고 있으니,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이버 범죄의 잠재적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때 국내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민간인 사찰문제처럼 국가의 기간이 개인정보를 아무렇지 않게 조회하고, 금융 사와 통신회사가 해킹 당해 개인 신용정보가 빠져나가도 속수무책인 이 나라, 2014년의 한국사회에서 줄리언 어산지의 경고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책은 선언이 아니다. 우리에게는 그럴 여유가 없다. 이 책은 경고다>라고 시작하는 어산지의 서문은 <이제 새로운 세상의 무기를 들고 우리 자신을 위해,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싸워야 할 시간이 왔다>라는 비장한 어조로 마무리된다. 사이퍼펑크 운동의 중심인물로 활약해 온 줄리언 어산지는 동료 사이퍼펑크 운동가들과 함께 인터넷이 국가 전체주의의 가장 위험한 조력자가 되어버린 현재에 대해 낱낱이 폭로하며 이에 맞서 싸울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무력의 지배라는 차원에서 사이버 공간이 군사화되고 있습니다. 인터넷으로 의사소통을 하거나 휴대 전화로 통화할 때(요즘은 휴대 전화 통화도 인터넷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죠), 군 정보기관들이 우리의 통화 내용을 엿듣고 있습니다. 침실에 탱크가 들어와 있는 셈이죠. 아내와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을 때에도 중간에 군인이 끼어 있는 겁니다. 적어도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한, 우리는 아직도 계엄령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실제로 눈에 보이진 않지만, 거리에는 분명 탱크가 들어서 있습니다. 시민의 공간이 되어야 할 인터넷이 지금 심각한 수준으로 군사 공간으로 변질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터넷은 우리 모두의 공간입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개인적인 삶에서 일어나는 일상과 지인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인터넷을 통해서 하고 있다. 따라서 사이버 공간이 군사화되고 있다는 것은 침대 아래에 군인이 숨어있다는 것과 같은 말이라고 어산지는 주장한다. 전세계 가장 많은 이들의 개인정보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구글과 페이스북만 하더라도 그들이 보유하고 있는 모든 데이터에 대해 미국의 첩보 기관들이 접근 권한을 가지고 있다고 하며, 실제로 위키리크스 수사에서도 정부가 사용자들의 데이터 제출 요청을 했을 때 구글은 정부의 요청에 따랐다고 한다. 이렇게 되면 사실 페이스북과 구글 또한 정보기관의 연장선에 있다고 볼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대규모 감시를 피하기 위해서 인터넷이나 휴대폰을 사용하지 않으면 될 것 같지만, 사실 이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사회적인 활동 반경이 좁아질 테고, 생활이 엄청나게 불편할 것을 감수해야 하고, 급기야는 사회적으로 고립될 수도 있을 테니 말이다.

 

“약자에게 프라이버시를, 강자에게 투명성을.” 이것이 감시로부터의 자유를 갈망하는 사이퍼펑크 운동의 좌우명이라고 한다. 모든 의사소통이 감시 당하고, 영구적인 기록으로 남게 되고, 정보들은 끝까지 추적당할 것이며, 사람들은 모든 상호 관계 속에서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식별 당한다고 한번 생각해보자.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등장하는 미래의 상황이 아니냐고? 아니다. 이것이 바로 지난 10년간 벌어진 변화이며, 우리는 이미 이런 시대 속에서 살고 있다. 무섭지 않은가. 줄리언 어산지를 비롯해서 사이퍼펑크 운동가들은 익명성, 표현의 자유와 검열로부터의 자유를 쟁취하기 위해서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읽을 권리와 자유롭게 말할 권리가 보장되는 것이 마땅한 민주주의 국가에 살면서 우리가 이런 고민을 한다는 자체가 슬픈 일이지만 말이다. 세계를 조금 더 넓은 정보의 바다로 확장시키는 인터넷이라는 세상이 독재 권력을 통해서 통제되고, 지배되지 않도록 우리의 의식부터 조금씩 변화해야 하는 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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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거슬러
토마스 에스페달 지음, 손화수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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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작가란 두 종류가 있는 것 같다. 완성된 작품만 완벽한 상태에서 대중에게 공개하고 싶어하는 작가와 작품뿐만 아니라 일기나 잡다한 단상들까지 모두 공개해도 상관없다는 작가 말이다. 완전하게 탈고되지 않은 작품 외에, 그것에 이르기까지의 숱한 고뇌와 땀들까지 모두 공개될 필요도 없다는 말도 물론 일리가 있다. 과정까지 모두 아름다울 수는 없을 테니 말이다. 그에 반해 작가의 온갖 일상들이 적나라하게 담겨져 있기에 문학적 가치가 전혀 없는 비문이나 오문들도 전혀 거리낌없이 공개하는 작가들도 있다. 그들은 그런 글들조차 모두 자신이기에, 완성되지 않은 것이지만 그것은 그대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처음 만나게 된 노르웨이의 작가 토마스 에스페달은 명백하게 후자이다. 그의 자전적 소설인 <자연을 거슬러>는 그렇기에 그의 삶 자체를 엿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나는 글 쓰는 일을 내 직업이라 생각한다. 지난 20여 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글을 써왔다. 글 쓰는데 맥이 빠지거나 문장이 잘 풀리지 않거나, 또는 소설 진행이 꽉 막혀 버릴 때면, 일기를 쓰거나 짧은 단상을 메모한다. 나는 이러한 짧은 기록들을 쓰는 일을 부업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지금까지 열한 권의 소설을 썼다. 짧은 단상을 메모한 공책만 해도 마흔 권이나 된다. 이 마흔 권의 공책이 저마다 소설 한 권만큼의 값어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토마스 에스페달은 노르웨이 현대 소설의 새로운 흐름을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는 작가라고 하며, 자국에서 뿐만 아니라 미국 등지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그전까지는 장편소설을 출간하는 것이 북유럽 문학계의 주요한 흐름이었으나, 그는 중단편의 소설, 서신 모음, 수필 등을 주로 출간했고 작품이 갖는 뛰어난 문학성으로 인해 인정받을 수 있었다고 하니, 독특한 자신만의 색깔이 뚜렷한 작가임에는 분명한 것 같다. 특히나 그의 작품이 갖는 주요한 특징이 자전적 이야기를 빼어난 시적 언어를 통해 짤막한 형태로 응축해서 담는데 있다고 하니, 대략 작품의 분위기와 스타일이 짐작이 될 것이다.

 

사실 이 작품 <자연을 거슬러>는 제목도 그렇고, 표지에서 묻어나는 분위기도 그렇고 리차드 브라우티건의 작품처럼 일종의 생태문학이 아닌가 생각했었다. 제목에서 묻어나는 어감이 있으니, 표지는 좀 다르게 갔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잠시 해본다. 이 작품의 내용이 사랑과 이별, 그리고 탄생이 죽음으로 이어지는 자연의 법칙에 끊임없이 저항하고자 하는 한 남자의 투쟁을 담았으니 그런 내용적인 측면이었다면 아마 더 많은 독자들의 선택을 받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 뭐 어쨌건 결론적으로 이 책은 표지와 제목에서 암시하는 생태문학은 전혀 아니었고, 생각보다 신선하고 독특했다.

 

우리의 삶엔 진실이 존재하지 않았던 것일까? 우리는 자연 속에서, 숲과 날짐승들에 둘러싸여 살지 않았던가? 그렇다. 하지만 우리는 사랑 없는 삶을 살고 있었다.

...어쩌면 우리 사이의 사랑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이제 우리는 결혼을 하려 한다. 어떤 면에서 보자면 자연스럽게 여겨지기도 했다. 우리는 전속력으로 달리고 있는 롤러코스터에서 뛰어내리지도 못하고 어쩔 수 없이 앉아 있어야만 하는 사람들 같았다. 롤러코스터는 무서운 속력으로 돌고 또 돌았으며, 우리는 두려움에 떨며 서로를 꼭 붙들고 있었다. 문득, 제자리를 벗어난 롤러코스터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낯선 세계로 향했다.

 

인간이 어찌할 수 없는 신의 영역, 그러니까 흔히들 자연의 법칙이라고 일컫는 것들이 있다. 누군가가 태어나면 언젠가는 반드시 죽게 마련이고,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도 있게 마련이니 말이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아마도 거의' 없을 테니까. 대부분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게 마련이다. 자연의 힘, 즉 순리대로 흘러가는 일을 인간이 어찌할 수야 당연히 없다. 그러니 이 책은 바로 그 자연의 법칙에 대항하려는 한 인간의 고독한 몸부림을 보여주는 동시에, 그것은 다시 부자연스러운 사랑의 고백이 된다. 그는 자신의 인생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두 여자, 앙네테와 얀네를 통해 사랑의 밝은 면과 어두운 면에 대해서 모두 경험한다. 사랑의 무한한 행복과 기쁨, 이별을 겪을 때의 불안감과 슬픔, 그리고 아내의 죽음 이후 운명의 무자비함과 남겨진 이들의 운명에 대해서 깨닫게 된다.

 

가끔 그럴 때가 있다. 사람을 만나는 것도, 어떤 일을 하는 것도 그저 내 의지가 아니라 상황이 나를 그렇게 이끌고 가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극중 인물이 결혼을 하게 되었을 때 전속력으로 달리는 롤러코스터 위에 있는 것처럼 느끼는 경우도 아마 비슷할 것이다. 물론 상황이 그렇게 만들어지기 전까지는 자신의 의지가 분명히 작용을 했을 테지만, 나는 시작만 한 것 같은데 정신 없이 달려가다 보니 어쩌다 보니 이렇게 되어 버렸어. 가 되어 버리는 것이다. 그런데 이게 과연 올바른 길인 걸까? 내가 지금 맞게 가고 있는 걸까? 싶은 생각도 들고 말이다. 하지만 나는 매 순간을 이루고 있는 감정들이 모두 진짜라는 전제하에, 그런 의문이 들더라도 그것이 모두 진실이 아니었던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순간들이 쌓여서 결국 그렇게 흘러온 거라면, 그것에 대한 책임 또한 자신이 져야 하는, 자신의 의지가 분명하니 말이다. 그래서 다소 '부자연스럽게' 보이기도 하는 그의 사랑과 삶에 대한 이야기들이 매우 솔직하고, 진지하고, 후회 없이 당당해 보여서 참 좋았다. 어차피 인간의 유일한 진실은 바로 이것이다. 우리는 사랑 없이는 절.. 살 수 없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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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CAR MINI 마이 카, 미니 - 나를 보여 주는 워너비카의 모든 것
최진석 지음 / 이지북 / 2014년 3월
평점 :
품절


 

요즘에는 한 가구당 차 한 대는 기본이고, 부모님 따로, 자식들 따로인 경우도 많아 여러 대인 경우도 많은 것 같다. 집은 전세를 살면서도 차는 좋은 차를 고집하는 이들도 많고, 뉴스에 심심치 않게 보도되는 월세 집 살면서 외제 차를 몰고 다니는 젊은 사람들의 이야기도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 좋은 집과 통장 잔고는 타인 들에게 바로 보여줄 수 있는 게 아니지만, 자동차는 그 사람의 사회적 지위와 경제력까지 한 번에 보여줄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니 이제는 옷이나 액세서리로 자신을 꾸미는 게 아니라, 자동차로서 자신을 표현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실제로 거리에서 외제차를 몰고 다닐 경우 여성 운전자라고 무시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외제차는 사고가 났을 경우 부담이 크기 때문에 운전자들이 일부러 피한다는 말도 있으니 뭐. 아뭏튼, 자동차는 그렇게 차주의 개성을 표현하고, 경제력을 보여주는 일종의 상징이라서 다들 꼭 가지고 있어야 하고, 기왕이면 좋은 걸로 소유하고 싶어하는 것이다. 내 동생도 지금 차를 사겠다고 적금을 붓고 있는데, 여동생인데도 어릴 적부터 차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었다. 반면에 나는 아직 운전면허도 없고, 차 마크를 봐도 차종을 전혀 알아 볼 수 없을 만큼 관심이 적은 편이다. 그래서 항상 차에 관심 없는 언니와 책에 관심 없는 동생이 서로의 관심사를 신기해하면서 농담을 하곤 했다.

 

미니는 이름처럼 작습니다. 하지만 미니는 'Fun & Not Normal' 이라는 브랜드 철학을 통해 영국의 서민들을 위한 값싸고 실용적인 차에서 어느덧 많은 미니 마니아들을 거느린 희귀한 브랜드가 됐습니다. 이제 자동차 업계에서 미니는 누구도 얕볼 수 없는 묵직한 존재감을 갖고 있습니다.

 

차에 그렇게 관심이 없었던 터라, 이 책도 그다지 궁금하진 않았었는데 막상 읽어보니 매우 흥미로운 요소들이 다분했다. 내가 타본 수입 차 중에 소형차 종류는 폭스 바겐의 뉴비틀 밖에 없었는데, BMW MINI(미니)도 그것 만큼이나 개성과 매력이 뚜렷한 차이기 때문이다. 나는 전자 제품을 살 때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디자인이다. 물론 가격만큼의 성능은 기본이지만, 아무리 뛰어난 기능을 가지고 있어도 디자인이 매력적이지 않거나, 개성을 드러내지 않을 경우 호감을 가지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크기는 작지만 크기는 작지만 실내 공간은 넓고, 가격이 저렴하면서 연비가 높은 소형차인 MINI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인기를 끌 수밖에 없는 자동차이니 말이다. BMW에서 생산되기 시작한 MINI는 더욱 진화해서 종류만 해도 35개가 넘는다고 하니, 얼마나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는지 짐작이 될 것이다.

 

 

차를 사랑한다면 자신이 직접 차를 정비하고 싶은 생각이 한번쯤은 들기 마련입니다. 차에 문제가 있을 때 직접 타이어 휠 교체 등을 척척 해내는 모습은 누가 봐도 멋질 수밖에 없죠. 멋도 멋이지만 실제로 내 차를 직접 정비하면서 얻는 기쁨과 비용 절감 등을 고려하면 간단한 정비는 할 줄 아는 게 좋습니다.

 

MINI는 국내 시장에 2005년에 상륙한 이래 가파른 판매 증가를 보이며 지난해에는 약 6천대가 팔렸다고 한다. 또한 MINI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동호회 모임에는 약 5만여 명의 사람들이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게 된 개성 넘치는 자동차에 대한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책은 그 동안 없었기에, 이번에 경제 전문지 자동차 전문 기자로 7년간 활동한 최진석 기자가 발로 뛰면서 보고, 듣고, 체험한 MINI에 대한 모든 것으로 출간하게 된 것이다. MINI에 대한 역사와 유래, 기능에 대한 상세한 설명은 물론 MINI내부 기능 200% 활용법과 비상 상황 수리하는 방법까지 수록되어 있어서, 미니에 관심이 있거나, 미니를 사용하고 있는 이들 모두에게 도움이 될만한 책인 것 같다.

 

특히 마지막 장인 <내 손으로 미니 정비하기>가 재미있었는데, 보닛을 열어보고, 엔진룸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고, 냉각수 점검 및 보충, 워셔액, 배터리, 엔진오일 점검 및 보충과 타이어 교체에 이르기까지 사진과 함께 자세히 설명이 되어 있어 차를 잘 모르는 나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나 같은 이도 그런데, 차를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자신의 차를 직접 정비하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들 것 같다.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보닛을 열 줄 몰라 쩔쩔 매는 경우가 있다고 하니, 아마 더욱 이 책의 마지막 장이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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