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들어 눈이 점점 나빠지고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원래 시력이 좋지 않았으나 컴퓨터를 많이 하기 때문에 더 나빠지는 것 같다. 신랑 역시 눈이 좋지는 않기에 아이의 시력보호에 열심히 노력하고 있지만 옆에서 보는 것이 텔레비전이나 컴퓨터이니 무턱대고 하지 말라고 할 수는 없는 것 같다.
우리 아이 어릴 적에 눈이 자꾸만 나빠지면 나중에 안보이게 되냐고 물었던 기억이 난다.
<할아버지의 눈으로>
왜 그렇게 낯익은 그림이었나 했더니 역시나 예전에 감명깊에 읽었던 책인 <내게는 소리를 듣지 못하는 여동생이 있습니다> 책의 그림을 함께 그렸다는 것을 알았지요.
내가 보는 세상과 할아버지가 보는 세상. 어쩜 그렇게 잘 표현하고 있는지 책을 읽어가면서 아이와 함께 많은 이야기들을 했답니다.
작년까지 유치원 생이었던 아이는 장애와 관련된 책을 종종 읽었지만 가까이에서 장애를 가진 또래 친구들을 보지 못했거든요.
올해 학교에 입학한 후 매일같이 휠체어를 타고 등교하는 아이들 보게 되었고 우리 아이는 제게 여러가지 질문을 많이 하네요.
휠체어를 가지고 자꾸 장난치는 아이도 있다고 하며, 그럼 안되는 거라고 다짐도 받고, 한편으로는 느낌이 어떤가 타보고도 싶어하는 것 같네요.
예전에 아이가 병원에서 휠체어를 한 번 타 본 적이 있었는데 너무 오래되어 기억이 나지 않나봅니다.
처음부터 할아버지가 보지 못한 것은 아니었지요. 처음부터 눈이 보이지 않는 사람도 있고 이렇게 후천적인 요인에 의해 시각장애인이 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을 아이에게 이야기했습니다.
할아버지가 느끼고 할아버지의 시각으로 보는 방법은 참 멋졌어요. 저나 우리 아이도 그와 같은 방법으로 눈을 감고 느껴보았답니다.
아침 햇살에 눈이 부셔 아침에 일어나는 주인공 소년과 달리 할아버지는 아침 햇살의 따뜻한 기운에 일어납니다.
할머니께서 아침을 준비하는 것도 볼 수 없지만 부엌에서 달그닥거리는 소리를 듣고 알고, 음식 역시 냄새로 느끼며 알게 됩니다.
또한 식사시간에 음식을 먹을 때면 할아버지의 접시는 시계가 된다는 표현이 너무 멋졌어요. 아이와 함께 방 안에 있는 시계를 보면서 식탁 모습을 그려보았고 또 시계는 비행기 조종을 할 때에도 두 시 방향, 아홉 시 방향 이렇게 이야기를 한다는 것도 함께 알려주었지요.
첼로 연주를 할 때에도 주인공 소년이 악보를 보고 한다면 할아버지는 보지도 않고 연주를 합니다.손끝에서 나오는 멋진 멜로디...
사람의 얼굴이나 다른 것을 볼 때면 손가락으로 만져가면서 느껴보고, 바람이 불어는 방향도 나뭇가지가 어느 쪽으로 기우는지 보는 게 아닌, 풀잎이 옷에 스치고 머리카락이 얼굴에 흩날리는 느낌으로 알아차리지요.
찌르레기도 참새도 기러기도 노랫소리를 듣고 알지만, 페인트 색깔은 냄새로 알 수 없어 할머니께 물어보는 할아버지... 우리 아이는 페인트 색깔도 각기 다른 냄새를 만들면 안되는지 물어보네요.
엘리베이터를 탈 때 버튼에 있는 점자, 그리고 신호등에서 초록불이 되면 나오는 멜로디 모두 시각장애인을 배려하는 것임을 잘 아는 아이.
얼마 전 지하철을 타고가다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어떻게 계단을 올라가는지 아이가 처음 보면서 무척 신기해하더군요.
그리고 요즘 지하철에 있는 엘이베이터를 보면서 저 역시 이젠 장애인을 위해 배려하는 것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하지만 아직 멀었고 또한 함께 더불어 사는 사회가 되기 위해 우리들이 더욱 노력할 일들이 많이 있을 것 같아요.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 아이도 다른 사람을 위해 어떻게 도와줄 수 있는지, 그리고 함께 더불어 사는 사회가 보다 편리하고 즐거운 사회가 되기위한 우리의 마음가짐에 대해 생각해보는 기회를 만들렵니다
마지막 잠이 드는 주인공 소년에게 할아버지가 밤인사를 하면서 전등의 스위치를 끄려다 실수로 다시 켜진 부분... 정말 감동적이었어요.
언제나 자신감 넘치는 할아버지를 위한 작은 배려에 저 역시 책을 통한 경험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달았고, 아이에게 보다 많은 것을 보여주며 배려하는 마음을 가르쳐야겠다는 결심을 하게만든 책이 되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