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는 백치다 ㅣ 웅진책마을 7
왕수펀 지음, 김중석 그림, 심봉희 옮김 / 웅진주니어 / 2004년 11월
평점 :
절판
만일 내가 펑티에난을 직접 만났더라면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궁금해진다.
초등학교 시절에 처음 만났다면, 또 지금 어른이 되어 만날 때 혹은, 이 책을 읽은 후 만났다면 과연 펑티에난에게 무슨 말을 하고 또 어떤 태도로 대할까 사뭇 여러가지 생각이 든다.
<날아라 허동구> 아직 영화는 보지 못했어도 원작이라는 말에 덜컥 구입한 책이 <나는 백치다> 이다.
지난 달에 영화관에 갔다가 5월 상영작이라는 말에 아이랑 같이 봐도 좋을 듯 하단 생각이 들었는데, 이 책이 바로 그 영화 <날아라 허둥구>의 원작이라고 한다.
게다가 조카랑 함께 언니네 가족들이 이 영화를 보았는데 주인공 친구가 아는 아이라고 해서 더 궁금해졌다. 조카랑 같은 유치원에 다녔던 동갑내기 친구가 영화 속에 등장한다고 하니...
이 책을 읽으면서 내 어린 시절 학교 생활이 떠올랐고 나 역시 공부를 심각하게 하는 아이들에게 무시하거나 무관심하지 않았는지 돌이켜볼 수 있었다.
초등 5학년 때 선생님께서 반 아이들 짝을 지어주실 때면 시험 성적으로 일등과 꼴찌를 함께 짝지워주셨던 기억이 난다. 공부를 잘 하는 아이들은 거의 항상 옆 짝이 공부 못하는 아이들이었기 때문에 약간의 불만을 갖고 있었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그 친구들이 공부를 못할 뿐이었지 마음씨가 무척 착했던 것 같다.
공부를 못하는 것이 노력을 하지 않아 그럴수도 있지만 펑티에난처름 기본적으로 아이큐 때문일 수도 있는데 나도 간혹 무시를 하지 않았나 생각해보면서 그 친구들에게 한없이 미안해진다.
이미 나의 초등학교 시절은 지나갔기에 다시 그 아이들을 떠올리기도 기억이 가물거리고 또 설사 그 아이들을 찾아보는 것에도 두려움이 있다.
하지만 올해 초등학생이 된 우리 아이와 함께 영화를 보면서 반 아이들에게 어떻게 대해야하는지 알려주고 싶다.
공부를 못하는 것 뿐 아니라 사회적인 행동도 다소 느리고 또 공부로 모든 것을 평가하려는 것때문에 자신감도 읽게 된 아이들. 보다 따듯한 시선으로 마주보고 또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아이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하고 경험을 시켜주고 또 엄마의 노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었다.
여기에 나오는 주인공 백치 펑티에난과 그 짝궁 절름발이, 펑티에난의 엄마와 여동생 펑슈슈, 반장인 린자인, 딩통 그리고 딩통의 엄마와 린자인의 아버지, 담임 선생님과 다른 선생님 등 다양한 등장인물이 나오고 있고 또 그들이 펑티에난에 대해 갖고 있는 생각 역시 다르다.
나도 이 책을 읽으면서 그들의 역할이 되어보기도 하며 나 역시 그들과 같이 생각한 적이 없는지 반성도 해보고 펑티에난을 이용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흥분하기도 했다.
또한 아무것도 모른다고 백치라고 하고 늘 웃은 펑티에난의 머릿속에서도 친구들을 위하는 마음과 또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을 보면서 마음이 많이 아프기도 했고...
초등학교 시절에는 학교 안에 특수학급이 있어 거기에서만 있었지만 중학생이 된 지금은 학교에 특수학급이 없기에 펑티에난은 자신의 학급에서 공부를 하면서 겪는 이야기들이 쭉 나오고 있다.
만일 내가 펑티에난의 엄마라면 어떻게 했을까? 엄마 역시 펑티에난에게 어떻게 해야하는지 제대로 모른체 돈을 들여 더 공부를 시키면 따라갈 수 있을거란 막연한 마음에 안타까웠다. 펑티에난이 필요한 것은 영어 공부가 아닌데...
펑티에난의 선생님은 그나마 다른 선생님들에 비래 펑티에난을 보호해주시지만 또 한편으로는 다른 엄마들의 요구와 학교 선생님과 특수교육 지도위원회의 눈치를 보는 것이 느껴진다.
펑티에난의 여동생 펑슈슈, 아마도 '펑'이 성이고 '티에난'과 '슈슈'가 이름인 것 같다. 그들이 영어 학원에 갈 때 백치 오빠를 두어 창피하게 여기는 펑슈슈의 마음도 이해할 수 있었고, 또한 다친 펑슈슈에게 다가가지 못하는 펑티에난의 모습과 펑슈슈가 자신의 여동생이 절대 아니라고 했던 장면에서 웃음과 동시에 슬픔을 느끼기도 했다.
반장 린자인이 적극적으로 펑티에난을 옹호하고 또 보호해주는 모습도 보며 딩통이 펑티에난을 놀리고 이용하는 모습이 사뭇 비교가 되고 또 그들의 부모의 행동을 보면서 어떻게 해야 아이들이 올바로 자랄 수 있는지 내가 우리 아이를 기르며 어떻게 행동해야하는지 보여주는 실례가 되었던 것 같다.
펑티에난의 절친한 친구 절름발이의 우정 역시 존경스럽고, 다양한 등장인물의 모습과 행동을 동화 속 허구가 아니라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생활과 사람들의 모습 그대로이기에 더더욱 공감이 가고 많은 깨달음을 얻은 책이 되었다.
친구 절름발이를 위해 운동장을 뛸 때 보조를 맞추고 또 두 바퀴를 달린 후 한 바퀴는 친구 거라고 하는 펑티에난, 또 교실에서 자리를 바꿀 때 자신은 늘 그대로라는 것에 선생님께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이야기하는 펑티에난의 모습에서 감동을 받았고, 그가 좀더 알맞는 교육을 받을 수 있으면 앞으로 사회에서 당당히 한 몫을 할 수 있을텐데 하는 안타까움도 들었다.
이 책을 지은 왕수펀 작가의 말을 통해 펑티에난 처럼 대인관계를 가질 수 있는 아이큐 50-75까지의 교육이 가능한 지능부족이라는 아이들에게, 또한 그 보다 아래에 속하는 아이들에게 각기 알맞는 교육과 따뜻한 시선을 갖고 바라볼 수 있는 마음가짐과 우리 아이에게도 동일한 그런 심성을 길러주리라 결심을 해본다.
교육이 가능한 지능부족... 처음에는 이 말을 듣고 웃기도 했는데, 착한 펑티에난의 모습과 그의 꾸밈없는 행동과 순수함이 마음 속 깊이 남게 된 책이다.
장애인의 날이 4월 20일이라 그 전후 우리 아이와 함께 장애와 관련된 책도 읽고 또 텔레비전에서 나온 기사를 접하기도 했는데, 신체 장애 뿐 아니라 펑티에난과 같이 우리의 따뜻한 사랑과 관심이 필요한 많은 사람이 있음을 꼭 기억하고 도움을 줄 수 있고 동일한 사람으로 대할 수 있는 마음을 꼭 가지기를 간절히 바란다.
마지막으로 빠른 시일 내에 이 책을 읽지 못한 우리 아이와 함께 <날아라 허동구> 영화를 보면서 우리 아이의 느낌을 알고 좀 더 따뜻한 아이로 자랄 수 있도록 하고 싶다.
지금 내가 펑티에난을 만난다면 난 어떤 사람이 될지 이 책에 등장하는 수많은 사람들을 바라보며 많이 생각하고 배우게 된 책이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