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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하면 살판 - 놀이꾼 ㅣ 삶을 가꾸는 사람들 꾼.장이 2
선자은 글, 이수진 그림, 임재해 감수 / 사파리 / 200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삶을 가꾸는 꾼장이 시리즈 두번째 책이지요.
처음 나온 책이 <심봤다>였는데 제게는 큰 의미가 되었던 책이었답니다.
몇 달을 기다려 드디어 지난 달에 이 책이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아이와 함께 읽었습니다.
아이가 어릴 땐 창작동화, 그것도 외국의 유명 작가의 번역작품을 많이 읽어주었지만, 점점 아이가 자라면서 우리의 옛 이야기와 함께 우리의 창작동화, 그리고 우리의 옛 모습과 점차 사라져가는 우리 문화를 아이에게 책을 통해 알려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언어세상에서 나온 <국시꼬랭이 시리즈> 역시 우리 부모세대에겐 어린 시절 놀았던 향수를 주고, 아이들에게는 부모 세대의 놀이와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만남의 장을 제공해주는 것 같아요.
또 삶은 가꾸는 꾼장이 시리즈 역시 아직 이런 주제와 내용을 다룬 책이 없기에 앞으로 계속 멋진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답니다.
책을 읽으면서 전 땅쇠 할아버지를 만나고 싶었어요.
농악이나 사물놀이, 그리고 남사당패같은 놀이꾼은 들어보았지만, 사실 잘 모르는 부분이 훨씬 많았기에 아이 뿐 아니라 저 역시 우리 문화를 좀더 이해할 수 있었던 책이었답니다.
동화를 재미있게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우리의 놀이문화를 배울 수 있지요. 또 책 뒤에는 놀이패에서 가장 유명하고 알려진 남사당패를 소개하며 '매호'씨와 함께 좀더 자세히 알아볼 수 있답니다.
귀여운 꼬마 아이 아름이와 다움이도 만날 수 있었지요. 그 두 이름을 합하면 아름다움이 되네요. 우리 아이에게도 살짝 말해주었답니다.
명절을 맞아 할머니 댁에 놀러온 아이들. 방 구석에 있는 꽹과리를 보면서 궁금한 아이들이 할머니께 질문을 하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되지요.
나중에 아이랑 박물관에 가서 우리나라 악기들을 하나씩 만져보고 또 어떤 소리가 나는지 연주도 해보고 싶어요.
할머니가 들려주는 옛날 이야기, 그런데 그 이야기는 알고보니 자신들의 할아버지 이야기였지요.
땅쇠 할아버지. 놀이판을 무척 좋아하고 최고의 재주꾼이 되기를 원했던 살판쇠였답니다.
할머니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살판쇠, 곰뱅이텄다. 열두가지 땅재주 중 앞곤두, 뒷곤두, 번개곤두, 자반뒤집기, 화로살판 등의 낱말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었네요.
여러번 읽다보니 이젠 우리 아이의 입에서도 자연스럽게 그런 단어가 나옵니다.
그리고 워낙 활동량이 많은 개구쟁이 아이인지라 자신도 앞곤두를 잘 하고 나중에는 번개곤두나 뒷곤두 같은 것을 해보고 싶다고 합니다.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게 되었지만, 집에 불이 나자 위험을 무릅쓰고 집안으로 들어가 아기를 구출하고 자신의 몸은 다치고 말지요.
"내가 누구요? 바로 살판쇠요! 잘하면 살판이고 못하면 죽을판이지!"
하고 말하며 집으로 들어가 아기를 데리고 나오면서 화로살판보다 더 어려운 재주를 부리듯 불길을 헤치며 훌쩍훌쩍 재주를 넘어 나왔답니다.
역시 최고의 재주꾼이자 멋진 아버지. 사랑으로 아기를 구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그게 마지막 땅재주였고, 화상을 심하게 입어 다시 재주를 부릴 수 없지만 그 무엇보다 소중한 아기를 살릴 수 있었으니 더욱 가치가 있었겠지요?
잔잔하면서도 마음이 따뜻해지고, 그 안에서 우리의 놀이와 정서를 느낄 수 있어서 정말 좋았던 책.
과연 앞으로 꾼장이 시리즈는 어떤 내용이 나올까 기대가 된답니다.
오직 하나의 일을 위해 온 마음을 담아 자신의 일에 생명을 불어넣는 사람들.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갔던 우리의 옛 선조들을 만날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