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태어나 제일 처음 본 동화책이 <백설공주>였다. 그것도 그림책이 아닌 동화책이었고 책 속에 그림은 거의 없었다. 아마 내가 기억하기로는 일곱살 때였던 것 같았고 출판사도 아직까지 잊혀지지 않고 기억하고 있다. "계림출판사" 문고판으로 나온 초등학생용 책이었던 것 같았고 백설공주에 대한 이야기는 제법 두툼한 책 처음에 짧게 나오고 다른 동화가 실려있었다.
친정 아버지께서 처음으로 사준 동화책. 그림이 없어 잠시 실망도 했지만 처음 가진 내 책이기 때문에 너무 좋았고 그 후로도 같은 출판사의 책을 계속 사서 읽게 되었다.
그리고 친정 아버지께서 워낙에 책을 좋아하셨기 때문에 그 때 당시 유치원에 다니지 않고 학교에 입학하기 전이라 친구 보다는 책을 더 좋아한 내게 많은 책을 사주셨던 기억이 난다.
맞벌이도 아니었는데 친정 어머니는 책을 읽어준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셨던 것 같고 나 역시 책을 누가 읽어준다는 것을 알지 못했고 또한 글자를 좀 빨리 떼었기에 신이 나서 책을 읽으며 하루를 보냈다.
그 이후로도 책을 참 많이 읽었는데 초등학교 5학년 때 경복궁에 가족끼리 놀러간 적이 있었다. 그 때 광화문 네 거리를 지나면서 교보문고에 들렀는데 이처럼 큰 서점이 있다는 것과 빼곡히 쌓여있는 책에 정말 놀랐다. 그 뒤로 교보문고는 한 달에 한 번은 꼭 가는 나의 생활이 되었다.
하지만 읽는 책은 동화가 대부분이었고 논픽션 종류는 멀리 했던 것 같았다. 지금처럼 다양한 동화와 다양한 주제를 가진 책도 없었던 것 같지만 백과사전이나 동물에 대한 책은 별로 좋아하지 않아 보지 않았던 것 같다.
결혼 후 아이를 낳고 책을 한 권 두 권 구입하고 어릴 때부터 책을 읽어주면서 우리 아이 역시 책을 꽤 좋아하는 편이다. 책과 제일 처음 친구가 되었던 나보다는 언제나 유치원에 다니는 친구들과 노는 것이 좋아 주로 책을 읽는 시간은 밤에 잠을 자기 전 또는 주말이다.
어릴 적에는 역시 그림동화를 읽고 영어동화책을 읽어주었고, 다섯살 무렵부터는 자연관찰 동화라든가 지도책이나 세계 문화와 관련된 책에도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집 안에 커다란 세계지도를 붙여놓고 궁금할 때마다 보면서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었고 지구본을 보면서도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지도 책을 볼 때면 지구본을 함께 가지고 왔고 또 세계지도를 보러 가기도 했다.
그리고 수학 화와 과학 동화도 열심히 함께 읽었다. 너무 좋은책들이 정말 많이 나와 다시 어린 시절로 돌아가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도 한 적이 있었는데...
그리고 작년 우리 아이 여섯살 때 아이에게 미술과 연관된 다양한 동화를 찾아 읽어주었다. 다양한 미술 감상을 할 수 있는 동화가 참 많이 있다는 것에 놀랐다. 그리고 같이 만들고 오리는 책이나 유명 화가의 그림을 색칠하거나 다양하게 배울 수 있는 어린이 용 교재도 나와있어 너무 즐거웠다. 더불어 계속 읽어오던 그림동화 역시 읽으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었다. 아이가 읽은 도서목을 만들고 재미있었던 장면을 함께 이야기하고 또한 그림을 그리면서 잘 모아두었다.
그리고 2006년 올해 우리 아이는 일곱살이 되었다. 음악에 대한 책도 읽어야지 하고 생각을 하면서 찾아보는데 요즘 음악 감상을 하고 유명한 음악인에 대한 일생을 다룬 책. 그리고 시디가 함께 들어있어 음악 감상을 함께 할 수 있는 책도 나와있고 악기라든가 오페라, 음악회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동화도 있었다.
특히 일곱살이 되어서는 아이가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기 때문에 더욱 음악에 대한 관심을 기울이고 싶었고 또한 아이의 사촌 형이 어린이 오케스트라에 있기 때문에 함께 연주회를 가서 음악을 연주하는 것을 보면서 아이는 무척 즐거워했다.이 책이 나왔다는 말을 듣고 워낙에 유명한 작곡가를 만날 수 있다는 것에 기뻤다.
네 권이 시리즈가 나왔는데 제일먼저 베토벤의 영웅 교향곡을 살펴보았다. 그림도 너무 재미있고 책을 읽으면 베토벤이 살았던 당시의 사회와 문화를 엿볼 수 있는 것 같다. 짧은 일생을 살아왔지만 어느 작곡가보다 훨씬 더 많은 곡을 남긴 베토벤.
내가 고등학교 1학년 때 음악 선생님께서 여러 다양한 음악감상을 들려주었는데 가장 많는 곡이 베토벤의 작품이었고 가장 먼저 들은 곡이 베토벤의 운명 교향곡으로 기억한다.
동화식의 내용은 아이들이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게 책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작곡가와 작품을 만날 수 있는 멋진 기회가 되는 것 같다. 꼭 음악을 외우고 베토벤이라는 위대한 음악가가 어떤 곡을 남겼는지 외우는 것이 아닌 마음으로 느낄 수 있는 멋진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 시대를 풍미한 영웅이었고 또한 지금까지 위대한 음악가로서 음악에 관심이 없는 사람조차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베토벤. 영웅 교향곡을 중심으로 베토벤의 일생과 그의 생각을 알 수 있고 베토벤과 연관된 다양한 사람들을 함께 만날 수 있는 멋진 책인 것이다.
이 책을 읽고나면 아이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궁금해진다. 너무 읽어보고 싶고 올 아이 여름방학에는 네 권의 시리즈를 모두 아이와 함께 읽어보련다.과연 아이들의 눈에 비친 베토벤은 어떤 사람이었을까? 우리 아이가 느끼는 음악가 베토벤에 대해 알고 싶어진다.
늘 지금까지 책을 읽어주었기에 아직도 여전이 책은 엄마가 읽어달라고 하는 아이. 하지만 덕분에 다양한 책을 같이 읽을 수 있었고 또한 우리 아이의 생각을 더욱 알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함께 읽고 멋진 상상을 해보고 또 그 전에 읽은 다른 책과 비교해보는 시간. 아마 우리 아이가 아니었다면 결코 상상도 하지 못한 즐거운 시간이 되는 것 같다.
시리즈가 계속 나오리라 믿으면서 아이들의 사랑을 받는 영원한 베스트셀러. 멋진 음악동화가 되어줄 것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