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만화 단행본 뒷부분의 작가 후기에서 읽은 겁니다.
그 만화가에게 이런저런 인맥을 통해 어느 절에서 불화를 그려달라는 의뢰가 들어왔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그리마 했더니, 엄청나게 비싸 보이는 '초' 고급 종이를 갖다주고는 절의 보물로 지정해 자그마치 '영원히' 보존하며 축일에'만' 조심스럽게 공개하겠다는 말까지 나오자 더럭 겁을 먹고는 나는 그럴 실력 안된다, 나보다 유명한 선생님도 많은데 왜 하필 나냐, 기타등등 발작을 했지만 스님의 한 마디에 격침되었답니다.
"우리는 그것을 인연이라 부릅니다."
그 뭔가 있어보이는 말투에 찍소리 못하고 죽을 힘을 다해 그렸다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