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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짓는 공간
김승회 지음 / 북하우스 / 2016년 12월
평점 :
예전 같으면 나의 시선에 닿지 않았을 이 책이 집을 설계하고 있는 지금에는 책을 펼쳐보기도 전부터 나의 시선을 사로 잡는다. 요즘 집짓기와
관련된 책들이 서점에도 많이 쏟아져나오고 있고 집을 지은 건축주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도 더러 나와 있다. 건축주의 입장에서 집을 지은 과정을
담은 책은 읽어보았는데 건축가가 지은 자신의 집 이야기는 처음이라 어떤 내용들이 있을지 기대하며 읽었던 것 같다.
집을 지을 때 10년 늙는다는 말들을 많이 한다. 그만큼 신경 쓸 것이 많다. 어떻게 하면 우리 가족의 생활 패턴과 원하는 것들을 다
담아낼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는데 자신의 공간을 두 군데나 지은 저자의 이야기를 읽으니 조금 마음이 편해지고 후련해졌다. 건축가도 자신이 원하는
것들을 다 담아내는 집을 짓기란 쉽지 않다고 이야기하니 너무 부질없는 욕심을 부리고 시간을 붙잡고 있진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건축가는 누구보다도 집을 잘 알거란 생각이 당연히 들지만 남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자신을 위한 공간을 담아낸 집이라는 점에서
건축가에게도 '소운', '소율'두 공간은 특별하다. 책으로 가득한 공간은 나도 늘 꿈꿔왔던 거라 두 층 높이로 트여 있는 '소운'의 거실 위로
보이는 책장은 나의 시선을 사로 잡았다. 자신이 원하는 것들을 어떻게 공간에 녹여냈는지를 잘 들여다볼 수 있었다.
길을 가다가 '소운'이나 '소율'을 우연히 마주하게 된다면 저자의 애정 어린 공간들이 머리속을 스쳐지나갈 것 같아 반가운 마음이 들 것
같다. 아울러 집을 지을 때는 자신의 집을 지어본 건축가를 택하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를 가끔 듣곤 하는데 왜 그런지 이 책을 읽으면서 깊이
공감할 수 있었다. 건축가가 아닌 건축주의 입장을 경험해보았기 때문에 건축주를 위한 집을 짓는데 성실할 것 같다.
책을 읽는 내내 기분이 좋았다. 건축가의 경험이 축적된 집, 그리고 건축가와 함께 살아숨쉬는 것 같은 공간... 그냥 상상만으로도 기분이
좋다.
집을 짓는 과정, 부분들, 신경써야 할 것들을 공간적인 감각으로 소개하고 있어 집짓기를 계획하고 있거나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읽어봐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 건축주의 입장에서 쓴 책과는 확실히 전문적인 부분들에 있어서라든지 차별화된 점도 있어 색다른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