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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 날다 - 우리가 몰랐던 위안부 할머니들의 참혹한 실상
은미희 지음 / 집사재 / 2021년 8월
평점 :
위안부 할머니들의 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가슴이 아픈 우리 역사이기에 잊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은 하지만 자꾸 잊고 사는 것 같습니다.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보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더 강하게 가슴에 끌어오르고 울컥울컥하는 뭔가를 계속 느꼈던 것 같습니다. 그만큼 저에게는 이 소설이 더 강렬하게 다가온 것 같습니다.
순분이 울때 같이 울게 되고 순분이 목숨을 걸고 도망쳤다가 다시 잡혀왔을 때 그 안타까움을 이루 말할 수 없었고 봉녀가 순분 대신 못이 박힌 널판을 구를 때 순분의 마음은 어떠했을지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지만 그녀의 감정을 따라가게 되더라고요.
처음 나비를 따라 저도 모르게 나왔다가 결국 일본군에 의해 트럭에 태워지는 순분을 보면서 나비가 원망스러웠습니다. 왜 하필 그곳으로 순분을 이끌었는지 너무나도 원망스럽더라고요. 사실 그것은 일본의 잔인한 만행들에 대한 분노였을텐데 말이죠.
소설이라고 하기에는 많은 자료를 토대로 쓰여진 책이란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인간 이하의 취급을 당하는 그녀들의 모습이 눈에 선해서 안쓰럽기도 하면서 너무나도 가슴이 많이 아팠습니다. 정말 그녀들을 소모품처럼 쓰고 버리고 쓸모가 더 이상 없다고 판단하면 가차없이 죽이는 그들의 만행에 분노가 치밀더라고요.
나비가 다시 그녀를 편안한 곳으로 이끌어주길 바랬지만 전쟁에서 일본이 지고 난 후에야 비로소 끝날 것 같지 않았던 이 비극적인 이야기가 끝이 나네요. 저도 모르게 순분이 가네무라라도 죽이기를 바라기도 했고 그러면서도 더 큰 일이 닥칠까 두려워 행동에 옮기지 않기를 바라기도 했고 여러 마음에 복잡했던 것 같아요. 사실 순분이 해야할 일이 아니라 지금 살아 있는 우리가 해야할 일을 과거의 순분에게서 찾았던 것은 아닌지 못내 제 자신이 부끄러워지더라고요.
글의 힘이 이렇게 강력하다는 것을 오랜만에 강하게 느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영상으로 이런 잊지 말아야할 사실들을 접하고 잊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책이 여러 감정들을 느끼며 읽게 되는 것 같아서 책을 꼭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어집니다. 인간이라면 할 수 없는 짓을 해놓고도 제대로 된 반성도 하지 않는 그들을 더 이상 그냥 우리의 기억에서 지워서는 안되기에 우리가 지금 순분과 같은 그녀들을 위해 해야할 일은 무엇이 있는지 마음이 무거워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