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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된 도서관 ㅣ 큰곰자리 22
플로랑스 티나르 지음, 김희정 옮김, 이노루 그림 / 책읽는곰 / 2016년 1월
평점 :
도서관을 소재로 한 책은 나에게도 무척 흥미롭지만 우리 아이의 흥미를 끄는 모양이다. 책의 분위기는 <로빈손 크루소>를
연상케한다. 하지만 책을 읽는 동안 나도 아이도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래도 바다를 떠다니는 것이 배가 아니라 도서관이기 때문이다.
나와 아이는 도서관을 즐긴다. 도서관에 가면 많은 사람들이 저마다 무슨 책인가에 빠져 있는 모습이 보기 좋다. 바다를 떠다니는 도서관이긴 하지만
뭔가 흥미진진한 일이 펼쳐질 것 같은 예감에 아이도 모험을 떠나는 기분으로 책을 읽는다.
도서관에 남아 있던 6학년. 갑자기 도서관이 바다에 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지만 두려움도 잠시 혼자가 아니기에 그래도 조금 위안이 된다.
더군다나 또래 친구들만 있는 것이 아니라 선생님들도 있으니 더욱 그렇다. 책 속에 등장하는 인물을 보면 우리가 흔히 교실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친구들의 모습이 있다. 개구쟁이 사이드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상황이 사람을 변화시킨다. 어찌보면 앞으로 구조가 될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막막한 상황에서 나름 도서관은 규율이 생기고 역할 분담이
이루어진다.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 남은 음식도 살펴보고 음식이 없을 때는 이를 대신할 무언가를 궁리한다. 이런 위기 상황 가운데 낚시를
하다니... 살기 위해서는 인간은 필요에 따라 움직인다.
이 책을 읽으면서 문득문득 많이 든 생각은 이런 상황 속에서 책의 즐거움을 찾아나설 수 있다는 점이 놀라웠다.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 주고, 아이들 역시 책을 찾아 읽고... 그리고 책 속에서 지혜를 얻고 실제로 지식들을 직접 체득한다는 점에서 산교육이 이루어지는 움직이는
바다 도서관이 멋지게 느껴졌다. 생활에 필요한 지식들을 묻고 배우고 경험하고 찾아나가는 모습이 정말 멋졌다.
책 속에서 또 하나 인상적이었던 것은 개구쟁이 사고뭉치같은 사이드에 대한 것이었다. 처음과 달리 시간이 지나자 사이드는 선생님을 돕는
모험가 같은 아이로 바뀐 부분이 나오는 장면이었다. 사라 선생님이 사이드를 '신선한 바깥 공기와 자유만 있으면 뭐든지 해내는 아이였구나'라고
생각하는 장면에서 다양한 아이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저마다 잘하는 것이 있는데 우리는 교실 안에서 차분히 학습하지 않으면 남에게 피해를 주고
사고만 치는 아이로 치부해버리는 경향이 있지 않나 싶다. 각자에게 맞는 교육 환경이 주어지면 아이들은 충분히 변화할 수 있는 존재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